워크샵

6월 202011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조직 내 저항을 인정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6)

 

위기관리, 조직 내 저항을 인정하라

기업 내에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업무를 시작하는 많은 실무자들이 최초 하는 착각이 있다. 우리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부분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위기의 특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실제 발생하지 않으면 거의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어쩌다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그건 나의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나가버린 위기는 돌아다 보는 것 조차 금기시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이끌고 있는 실무자들은 일단 모든 구성원들은 위기에 대해 신경쓰기 싫어하고, 위기관리 프로세스에 포함되기 조차 꺼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해 플랜을 짜야 한다. 많은 기업들과 함께 일해 보면 위기관리 워크샵이나 트레이닝에 조차 참석을 꺼리는 구성원들이 많은 것을 본다. 단 몇 시간도 투자하기 힘들다는 푸념이다. 심지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하는 몇 개월 동안 수십 번의 워크샵이 진행되는 데도 불구 CEO께서는 한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으시는 기업도 있다. (사실 위기 시 그가 리더 아닌가?)

위기요소진단을 할 때에는 그나마 간단하게나마 설문지에 메모해주는 직원들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역할과 책임(R&R)을 나누자 하면 손사래를 친다. “설문조사까지 해 줬으면 됐지 뭘 또 바라나?” “왜 내가 위기관리팀에 들어가야 하는데?” “요즘 업무가 얼마나 바쁜데, 자꾸 이런 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건가?” 당연한 저항이다. 일이 더 많아 지기 때문이다. 책임이 더 과중해 지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그 자체가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제 정신이라면 이런 일을 누가 하려 하겠는가?

위기관리 구축 업무를 하는 실무자들의 딜레마는 여기에서 시작되고, 이것을 극복하게 되면 이미 절반의 프로젝트는 끝나게 된다. 어떻게 이 딜레마를 풀어야 하는가? 일부에서는 CEO로 하여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조언한다. 맞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이 아주 정교하게 정치적으로 힘을 가진 집단이어야 한다 가이드 한다. 그렇다. 어떤 위기관리 전문가는 기업 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팀이 프로페셔널하게 트레이닝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사내에서 인하우스 컨설턴트의 역할을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신뢰와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 하는 거다. 상당히 바람직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자문하면서 필자가 얻은 아주 소중한 솔루션은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실행 가치다. 이 가치를 통해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실무자들은 이해와 공감과 협조와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는 실제 위기 발생시 가장 중요한 내적 자산이 된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이해나 공감의 경험이 없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위기 시 하나의 의사결정체로 승화할 수 있겠나?

실무팀과 CEO, 실무팀과 임원진, 실무팀과 팀장그룹, 실무팀과 현장그룹, 실무팀과 외부 컨설턴트그룹이 다양한 조합들에 있어 반복적이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중 필수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의 첫 단추는 충분하게 (충분하게 라는 단어를 수십 개 쓰고 싶다)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 공감대를 구축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꿰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외부 컨설턴트들이다. 실무자들이 마주앉기 힘든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외부 컨설턴트들과 함께 자주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기간이 6개월이라면 CEO와 최고위 임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간을 3분의 1로 잡아도 좋다고 본다. 그들의 머릿속을 읽고 그들 각각이 가지는 방향성을 하나로 묶어 위기관리 시스템의 백본(backbone)을 세우는 데 시간 투자를 아까워하면 안 된다. 미팅을 어랜지 하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보고를 하고, 그림을 그려 보여드려야 한다.

기타 실무 임원들과 팀장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그 다음이다. 이미 일정기간 CEO 및 최고위임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다면, 이미 이들에게도 30%이상 그 물이 들어있게 마련이다. (정상적으로 최고 보쓰들에게서 물이
들지 않는실무임원들이나 팀장들은 문제다) 이들에게 지금까지 공유했던 CEO와 최고위임원들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실무선에서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고, 시스템 구축에 동참해 줄 것을 절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때까지도 그들이 순순히 투항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런 일은 절대 없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라. 그들과 잡담을 하고, 담배를 나누어 피우고, 맥주잔을 기울이면서라도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라. 몇몇 저항이 심한 팀장들의 경우 사정이라도 하라. 관심 없어 하며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원하는 팀장들의 경우도 좋다. 일단 그 아래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망치라 주문하지 않도록 만 양해를 구해라.

우리 회사 직원들이 나빠 그렇다 생각하진 말라. 그들도 스스로 하고 싶거나 꼭 해야 한다 생각하는 일은 밤새워 하는 중요한 인재들이다. 그들을 우리와 다르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들을 이겨야 한다거나, 그들을 항복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유치하다. 항상 그들은 그러게 마련이고,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업무를 맡은 우리들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편안하게 받아들여라.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 실무자들은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크게 상처입고 포기한다.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공유하기 위한 최초 위기관리 워크샵. 참석 조차하지 않는 많은 조직 실세들을 보면서 한숨짓는다. 위기관리 트레이닝. 어렵게 참여한 임원들이나 팀장들이 고개를 가로지거나, 심지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한다. 기타 미팅 시 모이지도 않고, 협조공문을 돌려도 답신이 없다. 심지어 자신들을 피해 다니면서, 전체 회의 시에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 한다. 당연한 프로세스다. 낯설어 하지 말아라.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라. 그래서 기업내의 커뮤니케이션 파트에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업무를 맡기는 거 아니겠나?

 

# # #

9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공감에 대한 인색함

최근
연이은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많은
일선
실무자
분들을
만나고
있다.
이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항상
많은
insight
들을
얻고
있는데,

중에
하나가
일선
실무자들에게는공감에 대한 인색함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CEO

임원
분들은
비교적
후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시는데, 일선 실무자들인 팀장급과 이하는 공감에 비교적 인색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는 사람이 나빠서가 절대 아니다.


원인을
찾아보면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공감을
표시하는

자체가
책임을
인정하는
처럼
받아들여질

있고
이어
자신이
해결해


없는
수준까지를
요구
받을까
두려워하는
으로
해석된다.

요는
임파워먼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감을
표시하는
부분에
자유로움을
주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좀더
소비자나
이해관계자
중심적인
임파워먼트
부여가
필요할

하다.

 

특이한
것은
공감을
표시했었던
전례가
있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실무자들의
공감
표현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부분이다. 내부에서 확실한 공감 표현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거나 확실한 전례관련 공유가 존재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있다는 증거다.

CEO
임원
분들이
미처
모르시는
일선에서의
그런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흥미롭다.

 

 

8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워크샵으로부터의 Insight 정리

어제 하루 종일 클라이언트를 위한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했다. 항상 비슷한 유형의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유사한 insight들을 얻고는 하지만, 반복될 때 마다 흥미로운 insight들은 다음과 같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 없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기 않고,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모른다 생각하는 것이지, 가만히 앉아서 한두시간만 이야기 하다보면 기업 내부 주체들에게 위기들은 새롭지 않다. 그들이 상상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위기들만 찾아내서 책상위에 올려 놓더라도 아주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의 그림이 그려지게 마련이다.

현실적인 위기관리 방식은 우리들의 머릿속에 있다
외부 코치에게 솔루션을 달라고 하지 말자. 외부 코치들은 솔루션을 클라이언트의 머릿속에서 끌어내는 사람들이다. 정답은 기업 내부 주체들 머릿속에 있다. 한명 두명 여러명이 모여 위기요소 하나 하나에 대한 솔루션을 고민해 보면 99% 아주 훌륭한 솔루션이 도출되게 마련이다.

위기관리는 전사적인 업무다
어떤 하나의 위기 요소도 단 한개의 부서가 혼자 관리 할 수는 없다. 보통 실패하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발생시  일개 부서만 바쁘다. 평소에도 부서간에 커뮤니케이션의 벽이 높다. 협력이라는 것 보다 정치적 갈등이 더 세다. 하지만, 위기시에는 협업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서만 완전에 가까운 위기관리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항상 생각하자
What If?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론칭하건, 새로운 프로모션을 기획하건, 새로운 이벤트를 설계하건 What If?를 기억해야 한다. 본능적으로 그러한 게임을 거북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가능한 이 What if?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플랜들을 고안해 내는 습관이 위기관리에 있어서 매우 필요하다.

위기관리에 대한 워크샵을 한번만 해보자
십수년이 된 기업도 사내적으로 모든 임원들이 모여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해 본적이 없는 곳들이 꽤 많다. 강의형식으로 수십번 진행을 해도 임원들의 실행능력이나 사고전환은 기대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강의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완전하겠다)

싫던 좋던 인정하고 싶건 하고 싶지 않건간에 모든 위기요소들을 책상위에 올려 놓고 그 솔루션을 고안해 내는 워크샵을 한번만 해보자. 대부분의 임원들은 낯설어한다. 하지만, 언제 임원 모두가 함께 모여 우리 회사의 위기에 대해 머리를 짜내고, 상상을 하고, 역할을 나누고, 반복해 숙지할 수 있었나? 누가 그런 기회를 그들에게 주었었나?

홍보팀이 진정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싶다면, 일단 CEO와 임원들이 참석하는 워크샵을 진행할 것. CEO와 임원들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핵심으로 놓고, 그들을 훈련하고 자극할 것. 홍보팀 스스로가 그들과 함께 뒹굴면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강조할 것.

그 후에 예산을 받을 것. 반대로 하지 말 것.



6월 02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흥미로운 위기관리 워크샵

김관상 교수는 “개신교가 불교나 천주교에
비해 언론 창구가 단일화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온 것 같다”면서 “신실하고 탁월한 분의 인맥 활용과 위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위기 대응 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개신교의 장차 예상되는 위기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
크리스챤연합신문]

개신교측에서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했다고 한다. 개신교측의 위기관과 위기대응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그것이 개신교의 핵심(!)인 목사님들의 위기관과 합치하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마치 그룹 오너들이 지배하는 재벌기업내의 위기관 그리고 그들의 시스템과 비슷한 유형이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5월 302009 Tagged with , , , , , , 3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책상위에서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문제가 생긴 이유는 뭘까. 커피빈은 “아이스커피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는데, 직원 손에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드시
전용 세정제로 1분 이상 손을 씻도록 하고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규정이 있어도 이를 지키는 직원들이 소홀히
하면 위생 문제가 언제든지 생겨날 수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실제로 규정에 따라 손을 씻더라도 무심코 얼굴을 만지게 되면 피부의
세균이 손으로 옮아간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돈 계산을 하고 바로 음료를 만드는 등 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
동아일보]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람으로 인해 위기가 발생하는 사례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시스템안으로 구겨 넣느냐, 시스템을 사람에게 맞추느냐 하는 것은 각 기업마다 각 이슈마다 다른 스타일로 구현을 해야 하겠지만… 사람은 가장 중요한 위기요소임에 틀림없다.

만약 사람이 시스템에 쉽게 녹아들어가거나, 시스템이 정한 바를 예외없이 따라간다면 위기라는 게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사람이기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이들간에 공감대를 이루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절대 책상위에서 하는 게 아니다. 

5월 27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에서 배운 insight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하면서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면서 이 시스템 관리 부분이 의학적인 것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보통 기업의 위기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네가지 정도의 위기들로 단순하게 나눌 수 있다. (의학적 비유)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위기. 이런류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럴줄 았았어. 진작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 놓을껄 그랬지….진짜 아쉽네~” 유전적으로 일부 장기가 좋지 않은데도 몸을 혹사하다가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이런 위기가 발생 할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사전에 발생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었던 위기다. “예상은 했었지만…어쩔 도리가 없었어…” 이런 말을 하게 하는 위기다. 원체 장기가 약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온 케이스 같다.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멀쩡하다가 갑자기 얼토당토 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케이스다. 이전에 알았더라면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한다. 몰라서 대비를 못한 거다. 보통 이런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럴줄 알았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대비를 했지…” 건강했었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신을 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아무런 예측도 못하고 또 딱히 미리 대비도 할 부분이 없었거나 했어도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었던 위기. 보통 이런말을 하곤한다. “어짜피 알았어도 수가 없었어…팔자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평소에 건강했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는 환자와 비슷하다.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번째 위기다.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상황들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들이 제일 많다는 거다. 무관심 또는 배째라 현상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사전통제할 방법이 없어 그냥 ‘운’에 맞기면서 지내다 맞는 위기가 그 다음이다. (Ostrich 현상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를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껀데?”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앞의 케이스들은 시스템으로 흡수 하기전에 완화(mitigation)하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이 방지되곤한다. 보통 클라이언트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하면 나타나는 사소한 위기 요소들은 거의 다 여기에 포함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다 시스템에 집어 넣을라고 하다가는 체한다!)

클라이언트와 장기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첫단추로 어제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회사만의 특성인데…

사소한 완화대상 위기요소들이 극히 드믈게 나타났다는 부분이다. 이 결과 부분을 좀더 깊이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은 ’10여년이상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들 보다 훨씬 많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이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생존과 비지니스의 차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활동들을 해왔을 것이다. 위기요소진단과 함께 기업문화 그 안에 들어가 느껴보니 더욱 확신이 간다.

즉, 좋은 기업문화가 곧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겠다.  

 

4월 292009 Tagged with , 10 Responses

3일간의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

모 미국계 회사와 함께 지난 3일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을 마쳤다. 앞으로 두번의 서브 워크샵이 남았다.

해외 에이전시 수석부사장인 호주 출신 시니어 한명과 영국 출신 쥬니어 한명이 우리와 함께 CRO 코칭팀을 만들었다. 이 CRO라는 것은 최근에 만들어 진 서비스 프로덕트라고 한다. 기존 미디어 트레이닝의 개념을 모든 이해관계자들로 확장해 키워 놓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 NGO, 커뮤니티, 미디어가 중심이 된다. 모두가 기업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형성 프로그램을 워크샵 형태로 설계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회사들에서도 필요하다면 한번 서비스 해 볼 생각이다)

3일 동안 한국측의 메인 코치로 참석했지만, 사실 코칭을 한다는 임무보다 ‘어떻게 이 서비스 프로덕트를 한국화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았다. 마치 십여년전 일본 동경에서 미디어 트레이닝 서비스팩을 처음보고 ‘이걸 어떻게 한국으로 가져가서 한국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과 비슷한 감정이다.

이렇게 클라이언트를 위해 외국 에이전시들과 협력 워크샵을 진행하다보면 반복적으로 얻는 insight들이 있다. 잊혀지기 전에 먼저 정리를 해 보려 한다. 인하우스나 에이전시 AE들도 어느정도 감안해 볼만 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협력 워크샵의 insight

유익한 점

1. 항상 느끼지만 외국 에이전시 선수들은 개념을 도식화 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기초적인 주장이나 원리인데 얼핏 보면 멋진 로켓 사이언스 같아 보인다. 아무튼 이렇게 일러스트레이션화 된 개념들은 워크샵 참석자들에게 잘 흡수되도록 전략적으로 개발 된 것들이다.

2. 일방향 주입보다는 참여를 중심으로 한다. 팀을 나누고, 팀에서 발표자를 추천받고, 그 추천자로 하여금 자신들의 생각을 프리젠테이션 하게 한다. 이 부분은 트레이닝과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상당히 좋은 워크샵 방식이다.

3. 준비를 상당히 많이 했다는 느낌을 준다. 비싼 서비스이니 에이전시가 많은 시간투자를 했었어야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어느정도 팩이 생기면 그 팩을 조금씩만 개정하고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에 더 익숙해 한다. 하지만, 잘 된 워크샵과 그렇지 않는 워크샵은 준비 부분에서 갈린다.

4. 코칭을 한다. 설교나 강의가 아니다. 코치들은 그냥 듣는다. 단, 아닌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교정을 해 준다.

5. 영어 공부를 하게 해 준다.

6. 시간과 어젠다를 여유있게 작성하고, 깍듯하게 준수한다.


항상 아쉬운 점

1. 왜 본사에서 온 외국인 임원 그리고 에이전시에서 파견된 외국인 코치, 이 둘을 위해 20여명의 사람들이 하루 종일 영어로 진행되는 워크샵을 진행해야 하나? 이 워크샵은 목적은 영어 학습이 아니다. 공장에서 커뮤니티 릴레이션즈를 20년간 해 오신 시니어 공장장분도 영어 때문에 그 안의 경험과 insight를 적절하게 쏟아내질 못 하신다. 그럼 이는 누구를 위한 워크샵인가?

2. 영어로 표현하면 약간 멋드러진 면이 없지 않아 그렇지…실제 외국 코치들이 진행하는 슬라이드들을 보면 내용이 상당히 원론적이다. 경험을 베이스로 했다기 보다는 아카데믹 하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국에서 한국말로 진행했다면 여러가지 비판을 받았을 내용과 챠트들이 영어로 포장해 놓으니 그럴싸하다. – 이 부분이 한국 시장을 위한 로컬라이제이션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다.

3. 전반적인 워크샵 준비 부분에는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만, 한국 시장만을 위한 insight들을 개발해 확정하고 워크샵 자료에 집어 넣는 노력은 약간 부족한 게 아닌가 한다. 흔히 중국이나 일본과 한국 시장 및 사회를 그럭저럭 비슷하게 퉁치려 하는 경우들이 있다.

4. 항상 자료의 한글 번역이 어색하거나 타이포들이 수두룩 하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번역회사들에게 한마디만 하자. “둘 중 하나를 해라. 잘 하던가, 싸게 받던가”

5. 외국인 코치들과 로컬 워크샵 참석 클라이언트 임원들과는 어느정도 이상으로는 관계가 깊어 지지 않는다. 한국 코치들은 비지니스적 목적으로라도 임원들과 워크샵 전후에 친해지려는 노력들이 있는데, 외국인 선수들은 이 부분에 신경을 우리같이 많이 쓰찐 않는다. (물론 사람에 따라 틀리지만…) 예를들어 워크샵 첫날 상호간에 어색함 해소를 위해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고기집에 외국인 코치들과 국내 파트너사 코치들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제공한다고 해 보자. 외국인 코치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1차에서 고기 몇점과 물을 마시다 호텔로 돌아가버린다. 로컬회사 임원들은 내일 있을 워크샵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맥주잔을 부딪히고 있는데 말이다.

6. 조금 이성적인 가격을 받았으면 한다. 이 부분은 외국 주재 에이전시라서 그런 것이다. 한국말을 쓰는 한국인 임원들로만 이루어진 한국 사업부문에 왜 외부 외국인들이 와서 아주 기초적인(그러나 로컬라이제이션은 덜 된) 인프라에 대해 영어로 브리핑을 해야 하나. 또 그 임원들은 왜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 단어들로만 우스꽝 스러운 토론을 진행해야 하나. 왜 한국 사업부문에서 그 외국인 코치들의 엄청난 호텔비와 비행료 그리고 식사대금 및 프로페셔널피를 감수해야 하나? 한국에서 한국인 코치들에게 한국만을 위한 경험적인 insight들이 더해진 한국어 서비스를 그들의 반값에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비핵심 워크샵 비용들을 빼기만 해도 예산은 이성적 수준에 다다른다)



외국기업 인하우스를 위한 워크샵 조언

1. 본사가 보내주는 전문가에만 만족하지 말 것
2. 무슨일이 있어도 워크샵 참가 인원 중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로 워크샵을 진행 할 것 (물론 자료는 두가지 언어를 병기)
3.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소수 워크샵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통역 서비스를 제공 할 것
4. 충분히 자료가 로컬라이제이션이 되어 있는지 사전 검토할 것
5. 워크샵을 진행한 이후 참가자들의 개선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


모두가 다 잘 되었으면 한다.

3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 요소 진단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CEO들께서 이렇게 명령을 하셨다고 치자. 가장 처음 시작해야 할 일은 그럼 뭘까? 매뉴얼을 만들까? 교육을 시킬까? 훈련을 하나? 무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위기’에 대한 기업 내 공통된 정의 규정 작업이다. 이 칼럼을 읽는 홍보실무자들은 CEO들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에게 한번씩 질문을 해보자. “(우리 회사가 겪을 수 있는) 위기라면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CEO께서는 보통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현재 세계적 경제 침체속에서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개발해 내는가 겠지?”등등으로 답변 하실 것이다.

마케팅 임원은 “우리의 브랜드가 새롭게 리뉴얼되는 데 그게 잘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야” 영업임원은 “요즘 도매상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크게 반발할 조짐이 있는데 그게 위기지” IT임원은 “우리 기업 서버가 갑자기 손 쓸 새도 없이 다운이 되거나 외부에서 해킹을 당하면 큰일인데…” 인사 임원은 “새로운 인재들을 점점 발굴하기가 힘들고, 끌어오기가 힘드니 그게 위기”라고 말할 것이다.

위기에 대한 내부의식 공유
한 개의 회사에서 이 ‘위기’라는 정의는 각 부문별로 팀 별로 그리고 직급별로 성별에 따라 수천 개 이상의 정의가 존재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각자가 바라보는 위기가 다른 상대방에게는 별로 큰 위기로 인식되지 않을 수도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위해 소규모 부문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다들 자기 설움이 제일 크다. 타 부서에서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위기 요소들에 대해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IT부서 팀장에게 감사팀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직원의 공금 횡령’이라는 요소는 별로 피부에 와 닿는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 ‘위기’에 대한 공통된 정의와 범위를 100% 공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외부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용역을 발주하더라도 이러한 내부 의식 공유는 미리 완결을 지어 놓는 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천 수만의 직원들이 자사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로 정렬된 것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첫번째 단추고, 그 후에 내부적으로 위기 요소 진단을 실시하는 게 그 다음이다. 위기 요소 진단은 영어로 Crisis Vulnerability Audit이라고 불린다. 정확하게 해석을 하자면 ‘위기 취약성 진단’이다.

보통 이 진단 작업은 설문지, 인터뷰, 소프트 사운딩, 사례 연구, 워크샵 등의 형식을 빌어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이 소요되는 아주 큰 작업이다. 이 진단의 목적은 기업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위기가 기업 자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확인
이 프로세스가 마감되면 외부 컨설턴트들이 회사 구성원 각자에게 ‘귀사에게 어떤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누구나 “이런 이런 위기들이 발생 가능하며, 각각 이런 이런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공통되고 대략적인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했는데, 이 위기 요소 진단 부분은 위기라는 적을 아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프로세스라는 이야기다. 보통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위기 요소는 10개 이하로 필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너무 많은 백화점식의 위기 요소 리스트화는 실제적 대응 시스템의 구축 보다는 전시(display)를 목적으로 하는 리스트와 매뉴얼에서 그 수명을 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통해 최초 발견된 수백 또는 수천개의 위기 요소들이 전부 다 매뉴얼을 통해 관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해당 위기가 발생되기 이전에 충분히 개선작업과 완화작업을 통해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통제하지 못할 위기 요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하나 하나 확인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하나의 작업만으로도 실제 발생될 수 있는 위기의 많은 부분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자체가 대비적 의미에서 위기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음주부터는 DIY(Do It Yourself)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을 몇 회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해 볼 예정이다. 아주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9월 252008 Tagged with , , 2 Responses

You Need To Get Out, NOW!

Wine Library TV를 운영하고 있는 와인 마케팅 전문가 Gary Vaynerchuk가 Web2.0 keynote 연설로 들려 준 아주 자극적(?)인 스토리다. 상당히 자극적이라 전염성이 있다. 이 선수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가장 키 메시지라면:

“If you’re pumping out good shit, people will follow.  But if
you for a second – for a 1/2 second – don’t believe in what you are
doing … you need to get out, now.”


굳이 번역을 하자면…

“만약 니가 다른 선수들보다 잘나가고 있으면, 사람들은 너를 따를 거야. 하지만, 만약 단 일 초나 2분의 1초라도 니가 하는 짓이 못 미더우면…그 짓을 때려치워야 해, 바로 지금 당장.”

이 선수는 도미노 피자 가맹점 점주들을 위한 워크샵 기조연설에서도 이렇게 이야기했단다. “You Are Fucked!!!!!”

이 동영상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나 스스로 믿고 있는건지. 그리고 진짜 평생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건지. 만약 이 일을 때려치운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질문이 “너는 너 자신을 믿냐?”하는 건데…이런 어려운 질문을 이 녀석이 오늘 아침 던지고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