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6월 18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 위기관리? 의지가 문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 위기관리? 의지가 문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는 일사불란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일부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그 속도와 역량에 있어 평소와는 다른 체계성을 보이곤 한다. 주요 그룹사들을 위시로 한 대기업들의 경우 기업 위기에 대한 정의는 중견그룹이나 중견기업들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부어 관리해야 하는 위기가 그들 나름대로는 따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중견기업들은 대부분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의
문제를 고민한다. 일부 규제기관들과의 마찰을 걱정하며 위기관리 준비를 한다. 생산시설이나 직원들의 상해 유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 한다. 그들의
위기에 대한 정의는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가치들과 연결되어 있다.

 

반면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생존성장이라는 가치보다는 유지
강화라는 가치와 연결된 위기 정의들이 더 많아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부분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진과 같은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가치들이 위치하고 있다.
더 큰 그림을 보고 이를 고민하는 것에는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그 외 작은 위기들에 대한 관리 디테일이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시작되어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이슈도 그렇다. 대기업들이 주요 타겟이 되어 마치 그들이 경제민주화에 반하는 세력인양
평가되고 있다. 이 근간에는 대기업들이 큰 그림만을 봐왔을 뿐 평소 디테일 한 사려 깊음이 모자랐다는 과거들이 존재한다.

 

대기업들 내부에서 평소 여러 경제민주화
이슈들에 대한 꼼꼼한 바라보기가 있었었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여러 기업 위기들은 대부분 사전에 해소되었을
유형의 것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려 깊음과 바라보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이런 디테일 한 고민들이 진행되려면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전제되어야 하는 법이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관리 의지만 있다면, 관리하지 못할 기업 위기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가능하다. 상당히
한국적인 시각에서 그렇다. 골목상권에 진출에 대한 논란도 그렇다. 최근
대기업들이 이 논란에 대처하는 전략은 이전에 전개했던 골목상권 진출 관련 사업을 매각하거나 포기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또한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선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관리 할 수 있는 이슈를 지금까지 덮어왔던 것은 그들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그 의지를 발휘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밀어내기나 대리점 압박 등과 관련한 불공정
이슈들도 그렇다. 평소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이 자사의 그러한 시장 행위들을 전혀 몰랐을 수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런 이슈를 최근에야 처음 접했을 리도 없다. 정치권이
처음 알게 된 이수도 아니다. 해당 기업들의 오너나 최고경영자들이 해결 의지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선 실무그룹들은 이를 당연한 관행으로 정의하고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해 왔던 것이다. 규제기관들이나 정부도 일부 그렇다.

 

평소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명령에 일사불란
하게 반응 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기업의 직원들이 왜 여러 위기들은 사전에 별로 관심을 갖거나 관리하려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왜 이슈가 위기로 화해 그 심각성을 더하면 그때 가서야 만신창이가 된 뒤 의지를 가지게 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평소
위기관리 의지를 갖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해 보자.

 

먼저 사회적 이해관계자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공유해야 한다. 기업내부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은 물론 전사적으로 이해관계자(stakeholder)’ 개념을 폭 넓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한 이 이해관계자 개념은 절대 사라지거나 약화될 수 없다. 이전에 투자자, 고객, 언론, 정부, 국회, 직원 등에
국한했던 이해관계자 개념을 사회적 약자들, 거래처, 공급자, NGO,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들과 SNS 공중들에 이르기 까지 대폭 확장해야 한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자사의 사업영역들과 방식들에 대해 민감하게 리스닝 할 수 있어야 좀 더 적극적인 위기관리 의지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전사적으로 위해 한 이슈나 위기에
대응 하기 위한 집단의사결정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유명무실 한 위기관리위원회와 실질적
의사결정을 하는 오너의 2중적 의사결정시스템이 일원화되는 체계를 지향해야 한다. 평소 사회환경 스캔과 모니터링을 통해 잠재적 이슈나 위기요소들이 활발하게 의제화 되어 오너와 위기관리위원화가
함께 논의 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트레킹 하고 발발 이전에 소멸시키거나, 방지하는 여러 작업들을 하나의 집단의사결정 체계 내에서 일사불란하게 진행하자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90%인 사전 예방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위기관리 관제센터(control tower)에 대한 개념과 내부 조직 체계를 디자인해야 한다. 자사의
모든 이슈들과 위기요소들을 국제공항의 관제센터가 각국의 비행기들을 관제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관리하도록 일선 특정 그룹을 지정 해 운영해야 한다. 이들로 하여금 잠재적인 이슈들과 위기요소들을 찾아내고, 모니터링하고, 의제화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대응
실행을 통제하고 관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는 현실적으로
홍보그룹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평소 자사를 둘러싼 오프라인 및 온라인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온 부서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내부적 이슈나 위기 모니터링 및 관제 기능까지 추가해 주면 균형감
있는 위기관리 관제센터가 형성될 수 있다. 해외 선진기업들의 경우 이 위기관리 관제센터의 상설화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부문 하에 감사(audit), 법무(law), 윤리경영(Moral Management), 준법(compliance), 대관(government relation)기능 등을 통합 편제 해 전사적 위기관리 관제 전반을 책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상의 제안들 또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의지에 관한 것들이다.
스스로 위기를 관리해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실행하지 못할 체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업이 위기관리 의지를 빨리 창출해야만 하는 외적 요인들은 무엇이 있을까?

 

최근 한국에서는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감지되고 있다. 일부는 그러한 이해관계자 영향력의 성장을 소셜미디어와 연계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 발전 전에는 이해관계자들 각각의 생각들이 하나로 뭉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언제든 어떤 것이든 기업과 관련한 이슈에서 공분(public rage)이 형성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 빠르게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기업에게 상당히 위협적이고 불안한 환경이 된 셈이다. 평소 위기관리 의지를 가지지 못한 기업들에게는 재앙적인 환경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 외부 환경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들은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있는 선진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들을 일궈 나가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선진 시장에서의 이해관계자 환경이다. 위기관리 의지를 가지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각 선진국
시장 환경은 한마디로 혼돈(chaos)이다. 현지에서 어떤
이슈와 어떤 위기요소가 상존하는지, 잠재하는지,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없다. 당연히 대형 이슈나 위기가 실제 발생하게 되면 그때 가서 허둥지둥 모면이나
무마를 시도하게 된다. 한국에서 통했던 일부 사후 위기관리 활동들이 그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되면 이미 기회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대부분의 환경들이
기업내부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의 위기관리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위기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
기업들은 상당한 고초를 겪을 것이다. 반면 선제적으로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여러 내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은 더욱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이러한 기업 진화에 대한 사례들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많은 선진사회에서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먼저 의지를 가지자.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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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에서 배운 insight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하면서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면서 이 시스템 관리 부분이 의학적인 것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보통 기업의 위기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네가지 정도의 위기들로 단순하게 나눌 수 있다. (의학적 비유)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위기. 이런류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럴줄 았았어. 진작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 놓을껄 그랬지….진짜 아쉽네~” 유전적으로 일부 장기가 좋지 않은데도 몸을 혹사하다가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이런 위기가 발생 할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사전에 발생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었던 위기다. “예상은 했었지만…어쩔 도리가 없었어…” 이런 말을 하게 하는 위기다. 원체 장기가 약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온 케이스 같다.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멀쩡하다가 갑자기 얼토당토 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케이스다. 이전에 알았더라면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한다. 몰라서 대비를 못한 거다. 보통 이런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럴줄 알았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대비를 했지…” 건강했었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신을 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아무런 예측도 못하고 또 딱히 미리 대비도 할 부분이 없었거나 했어도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었던 위기. 보통 이런말을 하곤한다. “어짜피 알았어도 수가 없었어…팔자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평소에 건강했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는 환자와 비슷하다.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번째 위기다.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상황들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들이 제일 많다는 거다. 무관심 또는 배째라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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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사전통제할 방법이 없어 그냥 ‘운’에 맞기면서 지내다 맞는 위기가 그 다음이다. (Ostrich 현상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를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껀데?”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앞의 케이스들은 시스템으로 흡수 하기전에 완화(mitigation)하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이 방지되곤한다. 보통 클라이언트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하면 나타나는 사소한 위기 요소들은 거의 다 여기에 포함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다 시스템에 집어 넣을라고 하다가는 체한다!)

클라이언트와 장기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첫단추로 어제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회사만의 특성인데…

사소한 완화대상 위기요소들이 극히 드믈게 나타났다는 부분이다. 이 결과 부분을 좀더 깊이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은 ’10여년이상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들 보다 훨씬 많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이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생존과 비지니스의 차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활동들을 해왔을 것이다. 위기요소진단과 함께 기업문화 그 안에 들어가 느껴보니 더욱 확신이 간다.

즉, 좋은 기업문화가 곧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