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트레이닝

6월 082009 Tagged with , , , , , , 3 Responses

PI(President Identity)와 미디어트레이닝?

가끔 PI(President Identity)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미디어트레이닝을 문의하는 클라이언트가 있으시다. 보통 미디어트레이닝은 평시 마케팅 및 PR을 위한 미디어트레이닝 타입(김연아나 보아가 받았다는 형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미디어트레이닝(보통 CEO나 위기관리팀들이 받는 형태) 그리고 PI(President Identity)를 진행하는 VIP용 미디어트레이닝이 있다.

이 중 가장 어려운 미디어트레이닝 형태가 PI(President Identity)를 위한 케이스다. 물론 PI 전략과 VIP를 위한 메시지들이 확실하게 세팅되어 있을 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그런 사전 전략과 메시지 세팅이 없는 경우는 상당히 힘들다. (코치가 힘들면 클라이언트 VIP는 수십배 더 힘드시다)

기본적으로 PI라는 것이 실제 VIP의 철학과 인품 그리고 전략적 방향성이 잘 융합된 형태로 발전 해 최종에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최소한의 전략과 메시지 세팅까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디에 촛점을 맞추어야 할찌 정말 고민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사실 코치의 이런 고민은 당연한 부분이다. 클라이언트를 그냥 돈 주머니로만 보지 않는다면 당연하다)

더 난감한 것은 PI와 관련한 전략과 메시지들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도 전혀 없으면서 PI를 위한 미디어트레이닝 예산을 한번 뽑아달라 하시는 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다.

마치…도산대로 BMW매장에 갑자기 들어오신 고객이 세일즈 컨설턴트에게 ‘BMW가 얼마에요?’하시고 뭍는 상황같다. 세일즈 컨설턴트가 ‘고객님 어떤 모델을 원하시나요?’하니 ‘그냥 대략적으로 얼마에요?’하신다. ‘대략적으로는 O천만원대정도에서 O억원짜리 모델도 있습니다. 고객님께서 특히 관심 두고 계신 스타일이 있으신지요?”하고 다시 되 물으면 이러신다.

‘그냥 적당히 크고 잘 달리는 차로 하나 주세요. 얼마죠?’


그 매장안의 세일즈 컨설턴트의 마음이 바로 그렇다. 무조건 돈을 주겠다고 하니 얼른 BMW7시리즈 초대형 세단 하나를 추천해 버리면 안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분들과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공유만이 서로에게 가장 좋은 딜을 허락한다. 일방적인 문서 요청과 제출로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프로세스를 먼저 알자. 무엇이 먼저이고 나중인지를 말이다.   

6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It Tells All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노코멘트다. (직무대행인) 차장과 중수부가 알아서 할 일이다.

▲노코멘트

▲대답 안 해도 되겠지.

▲결과적으로 수사가 잘 진행되지 않았잖아. 사건에 대한 언급은 내 몫이 아니다. 노코멘트이다.

▲그거는 답을 하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노코멘트

▲사건에 대해서는 얘기 안 한다고 했지 않나.

[연합뉴스]


보통 미디어트레이닝시에 절대 하지말아야 할 것(Don’ts)으로 ‘노 코멘트 (No Comment) 하지 말라’고 하는데…이번 임채진 검찰총장의 퇴임 인터뷰에서는 이 노코멘트라는 말 자체가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노 코멘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뜻이 있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위기시에 노 코멘트하지 말라는 주문이 있는 것 같다. 듣는 사람이 그 메시지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30년에 가까운 검사생활로 질의와 응답에 달인인 검찰총장 답게 인파이팅하는 포지션 세팅이 눈에 띈다.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뚜렷하게 선을 긋고 그 안에 머물렀다.

‘노 코멘트’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떠나는 것 같다.

5월 152009 Tagged with , , , 2 Responses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가장 클라이언트와 첨예하게 대립(?)해야 하는 세션이 인터뷰 실습 세션이다. 보통 쥬니어 코치들은 질문방법을 너무 너그럽게 가거나 논리적으로 헛점이 있는 불완전한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묻고는 한다. “혹시 질문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온 책이 없을까요?” 여기서 질문을 잘 한다는 의미는 일반인들의 ‘잘하는 방식’이 아닌 트레이니분들을 좀더 강하게 밀어 붙여서 트레이너분들 스스로 논리적인 구조를 강화시키시도록 훈련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최근 서점에 들러 그들에게 적절한 팁들이 담긴 책을 발견했다. 야호!

제목만 읽어도 어느정도 내공이 쌓이는 느낌이랄까?

목차구경.

같은 말을 결론에서 되풀이하라 _ 선결문제 요구
개인의 일을 전체의 일인 양 위장하라 _ 결합
‘거의’라는 수식어를 슬쩍 집어넣어라 _ 은밀하게 감춰진 한정어
결과가 어떻든 무조건 비난하라 _무조건 탓하기
과거에 다 해본 것이라고 응수하라 _ 냉소적인 논증
그 말은 독재적이라고 딱지 붙여라 _ 발생학적 오류
그것도 모르냐고 넌지시 암시하라 _ 삼척동자도 안다
그것은 예외일 뿐이라고 받아쳐라 _ 예외를 통한 입증
끝에 가서 딴소리를 하라 _ 전제들을 부정하는 결론
내 주장이 틀렸다는 걸 입증해 보라고 반격하라 _ 입증책임 전가
너무 뻔한 실수는 범하지 말라 _ 부정 전제에서 긍정 결론을 도출하는 논증
눈물을 자아내게 하라 _ 동정심을 유발하는 논증
늘 중간을 선택하라 _ 중도를 이용한 논증
다다익선의 법칙을 이용하라 _ 다수를 이용한 논증
다른 대안은 깎아내려라 _ 대안의 폄하
단어를 애매한 뜻으로 사용하라 _ 애매한 단어
단어의 의미를 슬그머니 축소시켜라 _ 외연 축소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하라 _ 돌을 걷어차는 논증
대중을 선동하라 _ 대중을 이용한 논증
돈이 힘이다 _ 재력에 의한 논증
둘 다 좋지 않다고 말하라 _ 거짓 딜레마
때로는 가난도 무기가 된다 _ 가난을 이용한 논증
말을 중의적으로 표현하라 _ 애매한 표현
모순된 전제를 두 가지 제시하라 _ 모순된 전제들
모호한 말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라 _ 울타리치기
미끼는 넉넉히 준비해 두어라 _ 훈제 청어
미심쩍을 때는 일부보다는 전부를 언급하라 _ 실존적 오류
반대의 싹부터 잘라놓아라 _ 우물에 독약 타기
변화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고 주장하라 _ 미끄러운 비탈길
복잡한 말로 상대의 혼을 빼놓아라 _ 중개념 부주연
불순한 동기를 폭로하라 _ 후건 긍정
비교하는 말을 여러 개 제시하라 _ 네 개념
상대방도 똑같다고 비판하라 _ 피장파장
상대방을 그가 속한 집단의 이미지로 평가하라 _ 분할
상대방을 볼품없는 존재로 만들어라 _ 허수아비
상대방의 유추를 뒤집어라 _ 잘못된 유추
상대방의 주장을 극단으로 만들어라 _ 폭주 기관차
상대방이 바라는 것으로 바람을 넣어라 _ 낙관적인 생각
상대방이 숨기려는 이익을 들춰내라 _ 정황적 대인 논증
상대방이 의도하지 않은 것을 짚어내라 _ 강조
생생한 비유로 깎아내려라 _ 기만적 유비추론
수세에 몰리고 있다면 엉뚱한 것이라도 끌어들여라 _ 논점 일탈
어려운 말로 상대의 기를 죽여라 _ 전문용어를 통한 현혹
연결성 없는 자료라도 갖다붙여라 _ 동시에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잘못된 인과관계
연속된 사건은 무조건 인과관계에 있다고 하라 _ 연속으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잘못된 인과관계
예·아니오로만 대답하게 만들어라 _ 흑백논리
오래 된 것이 좋은 것이라고 우겨라 _ 전통의 강조
완벽하지 않다고 트집 잡아라 _ 실현 불가능한 완벽성
유머를 써서 관심을 돌려놓아라 _ 부적절한 유머
은근슬쩍 태도를 바꿔라 _ 주장 바꾸기
이도저도 안 될 때는 상대를 깎아내려라 _ 인신공격적 대인 논증
이미 지나간 사건이면 확률 법칙을 들이대라 _ 사후 통계
이전의 실패는 액땜이라고 말하라 _ 도박꾼의 오류
이중잣대를 들이대라 _ 특별 변론
일반화시켜 상대를 공박하라 _ 지나친 일반화
일부를 가지고 모두를 끌어내라 _ 부당 주연
일부인지 전부인지 애매하게 표현하라 _ 부당 환위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가정하라 _ 우연
자신의 편견을 정당하다고 우겨라 _ 선험적 추론
잘 모를 때는 반대증거가 없다고 하라 _ 무지에 근거한 논증
전문가를 앞에 내세워라 _ 권위를 이용하는 논증
‘전부’라는 말을 쓸 때는 주의하라 _ 집단 특정
종교나 정치 문제에서는 논증을 순환시켜라 _ 순환 논증
지겹게 만들어라 _ 반복을 이용하는 논증
지적인 상대일수록 감정에 호소하라 _ 감정에 호소하는 논증
진실인 듯한 부정 전제를 제시하라 _ 부정 전제
진짜 이유는 끝까지 숨겨라 _ 사소한 반대
질문 안에 질문을 숨겨라 _ 복잡한 질문
처음 한 말의 뜻을 살짝 비틀어라 _ 반론을 모면하기 위한 재정의
최신 정보를 앞세우라 _ 새것을 이용하는 논증
추상적인 개념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라 _ 실체화
특정 사례만 집중 공격하라 _ 사례를 반박하는 논증
편견이 담긴 말을 적절히 선택하라 _ 감정이 실린 말
한 가지 원인만 끝까지 고집하라 _ 전건 부정
한 단계를 생략하고 넘어가라 _ 이심전심을 이용한 생략 삼단논법
한두 사례를 가지고 일반화시켜라 _ 성급한 일반화
한쪽 면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켜라 _ 편향된 분석
확인할 길 없는 수치를 도입하라 _ 부당 정밀화
힘이 있으면 논리보다 힘을 내세워라 _ 힘에 의한 논증

[출처: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5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5 Responses

선생님들도 미디어트레이닝 좀 받으시죠!

어제 불만제로 학교내 정수기편을 보면서 학부모로서 화가 난 부분이 있다면 교장 및 교감 선생들을 비롯한 학교 선생님들의 취재 협조 자세였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교장 교감 선생님들도 미디어 트레이닝 좀 받으시라 하는 거다.

이번 정수기 이슈를 바라보면서 학부형들이나 시청자들이 헷갈리는 것은 “학교측의 포지션은 대체 무엇인가?”하는 부분이다. 정수기 업체야 이 프로그램에서 주된 비판의 대상이 분명한데, 학교는 왜 자신들의 포지션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마구 서로 뒤섞여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도와주는가 하는거다.

왜 교장이나 교감이 취재진에게 화를 내고 논리적이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들을 해대느냐 하는거다. 더구나 황당한 것은 일부 학부형 대표들도 포지션을 학교측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형 모임은 학생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포지션으로 정해야 하는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학부모 모임은 학생들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학부형 개인들의 정치단체라는 느낌이 들게 되는 이유다.

학교측도 절대적으로 학생 중심적인 포지션을 취해야 했었다. 학교측이 교장이나 교감중심적인 포지션을 취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황당해 하고 화가나는 거다.

얼마전 모 고등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이 결핵에 집단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이때도 학교측에서는 학생중심적인 포지션을 가지질 않았다. 학교가 교장과 교감 중심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한 학교내 비위생문제, 성폭행문제, 건강문제, 교육의질문제, 입시비리문제, 뇌물문제 등등이 풀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는 것 아닐까.

일단 철학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언론을 대하는 정신과 자세 그리고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좀 트레이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학교의 체면이나 권위에 대해서는 병적인 보호본능을 보여주면서 그를 위한 노력은 전혀 없는 선생님들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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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MBC 불만제로]

3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개선의 기회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발끈하자 바이엘쉐링은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아·태지역 대표가 발언할 때 배석했던 홍보 담당자는 “정확한 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소극적이라는 말을 했지 단정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정부가 잘못한 일이라면 고쳐야 하고, 보도가 잘못이라면 정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본사에 문의했지만 투자사항은 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들었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내(홍보담당자) 생각엔 R&D센터 검토는 2년 전쯤부터 시작돼 현 정부와는 상관없는 일일 것”이라고 발을 뺐습니다. [조선일보]

전형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사례라고 본다.

1. 외국인 (현재 해당 임원은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사 임원의 언론 인터뷰를 위해서는 가장 첫번째 가이드라인이 “한국 정보 및 규제기관등에 대한 어떠한 부정적인 언급도 피하라”인 것이 보통인데…아태대표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정확하게 사전에 공유되었는지 궁금하다.

2. 아태대표라는 분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으셨을리 없는데, 투자사항 및 프로세스에 대한 (사내 대외비 분류) 언급을 기자 앞에서 하신 것 자체도 문제다. 이에 대해 사후에 해명을 하려고 해도 본사에서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3. 아태대표와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할 때 배석했던 홍보담당자가 ‘예상되는 민감성’에 대해 사전 교정 또는 사후 해명 시도를 적극적으로 했었는지 궁금하다. 해명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애드립)을 밝히는 것도 사실 적절한 메시징은 아니다.

내일 신문에서 읽기 싫은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


사실 해당 실무자 측면에서는 할말이 많고 억울하고 힘든 부분도 있으리라 본다.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이번 기회가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3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은 확신이다

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가공품 멜라민 파동을 겪으면서 식약청이 밟는
수순은 이처럼 매번 똑같았다. 처음엔 위험 식품에 대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
고 발표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고 잊을 만하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진다.


(중략)

그런 와중에 감기약 파동이며, 쓰레기 만두, 기생충알 김치 등 식품 파동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부산하게 법석 떨다 다시 원위치하는 식약청의 자세도 꿋꿋하게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칭을 진행하다보면, 많은 위기상황에 관련 된 메시지들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 메시지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류의 메시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된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알기 원하는 바는 왜 그 위기가 발생했고,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를 했고, 앞으로 어쩔꺼냐 하는 것인데 위의 메시지는 바로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같이 코칭을 진행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나 일부 인하우스들이 코칭세션이 끝나고 모여 이런 말들을 나누곤 한다는 거다.

“사실…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메시지가 약간 너무 무성의 한 것 같지 않아요? 약간 믿음이 간다기 보다는…뭐랄까 그냥 이 상황을 일단 면피하려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시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내 생각은 이렇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메시지는 실패한 것이다. 그런 뒷받침없는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에게도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것은 메시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거짓말이나 확신없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스스로 불안하다. 오디언스는 그 불안함을 느낀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있다.

11월 272008 Tagged with 0 Responses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 다른 언어 시장에서…

모 기업 해외본사 커뮤니케이션팀에서 한국 지사로 내려보낸 Key Messages 팩을 들여다 보고 있다. 본사에 있는 클라이언트사 커뮤니케이션팀 임원은 “아주 잘 만들어진 키메시지들이야. 한국에서도 충실히 커뮤니케이션됐으면 해…Thanks.”…했다.

영어로 읽어 볼 때는 끄덕 끄덕 했는데…막상 한국어로 말로 옮기려 하니 이게 장난이 아니다. 너무 과도하게 단어 하나 하나에 민감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똑같은 단어도 의역을 하는가 직역을 하는가에 따라 결과적으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되는가 ‘위기 강화’ 커뮤니케이션이 되는가 갈리기 대문에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항상 가장 커뮤니케이션 하기 어려운 부분이…

·   we regret…

이다.

간단하게 유감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상황에도 맞지 않는다. 딱하다고 하면 큰일 나겠다. 용서해 달라고 하면 안된다. 책임을 느낀다고도 하면 위험하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해도 영 적절치가 않다. 사과하거나…후회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아쉽다고 퉁치기에는 너무 큰 이슈다.

그 밖에도 여러 단어들이 영문 그 자체로 보면 그냥 중립적인 단어인데…국문으로 옮기면 아주 가치편향적인 표현으로 둔갑을 한다.

오후 미디어 트레이닝을 앞두고…계속 고민 중이다. 일부에서 보기에는 사서하는 고민일수도 있겠지만…아주 소중한 고민이다.

3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인터뷰는 생물(生物)이다

모 회사 중역 분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물으셨다. “이렇게 우리가 핵심 메시지를 놓고 훈련을 하면 뭐 합니까? 일단 TV 방송과 인터뷰를 하면 앞뒤가 다 자르고 자기네 맘대로 편집 해서 내 보내는데……”<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한 중견회사 CEO께서는 이러신다. “난 언론사 기자들 안 믿어. 자기네들이 쓰고 싶은 데로 어떡해서든 쓰더라고. 아니라고 해도 믿질 않고, 진짜 이게 아닌가 보다 자기 스스로 느껴도 정해진 방향으로 기사를 만들더라고……”

 

기자들도 약간 사실과 다른 기사를 쓸 때가 있다. 심지어 작문이라고 불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감에 의존한 기사들도 일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들은 일반인들보다 이성적이려고 노력한다. 그들에게는 사실 확인이 지상 명제다. 그들에게도 양심은 있고, 취재원을 향한 앙심은 기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

 

한가지 기억하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이에서는 항상 Chemistry (불가사의 한 화학적 상호 반응)라는 것이 존재한다. 처음 마주대하는 사람도 십 년을 사귄 듯 하게 정감이 가는 사람이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인터뷰 시에는 이 Chemistry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인터뷰는 살아있는 생물(生物)이다. 매우 민감하고, 상하기 쉽다. 항상 조심스럽게, 그리고 복잡성을 염두에 두고 다루어야 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TV에 방송 되었으면…’ 하는 말이 실제 방송 때는 빠져버릴 수가 있다. 별것도 아닌 말들만 고스란히 남겨 자극적인 발언으로 둔갑되기도 한다. 이 정도되면 인터뷰이는 이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하는 극도의 서운함과 황당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최근 사례를 하나 구경하자. 얼마 전 서울시의회에서 학원들의 24시간 교습을 허용하는 안을 추진했는데, 찬반 논란이 거셌다. 여러 TV뉴스들에서 이 이슈를 둘러싸고 논리를 펼치는 찬반진영의 대변인들을 인터뷰했다. 찬반 각각의 인터뷰 녹취를 구분해 정리해 봤다.

 

반대측

 

SBS 인터뷰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기획국장>

규제 철폐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이고 그리고 아주 현실적으로는 사교육 업체의 배만 불리는 행위입니다

 

MBN 인터뷰 <전교조 대변인>

우리학생들이 앞으로 24시간 학원 수업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새벽에 학원에서 수업을 받으면 학생들은 잠을 언제 잡니까

 

MBC 인터뷰 <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선생님 학원 다녀 오겠습니다는 말처럼 학원서 수업하고 학교에서 자는 역전현상 나타날 것

 

MBC 인터뷰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첫째 아이들 건강, 둘째 사교육비..”

 

KBS 인터뷰 <전교조 대변인>

이것은 사교육의 횡포에 학생과 학부모를 무방비로 방치하겠다는 겁니다.”

 

YTN 인터뷰 <참교육학부모회 언론정보출판위원장>

학생들 건강에도 해로운 거고요. 학습 효과 면에서도 바람직한 게 아니거든요. 뭔가를 학습을 하면 자기 나름대로 머리 속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숙련 시간이 필요한 건데……”

 

추진측

 

SBS 인터뷰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

학생들의 건강은 학부형이나 학생들이 선택해야 할 문제이고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권을 우리가 도와줘야 되지 않느냐

 

MBN 인터뷰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

건강을 이유로 든다는 것 자체가 건강은 부모나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지 그걸 굳이 국가가 나서서 애들 건강까지..”

 

MBC 인터뷰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

자식을 10시까지 보내든 12시까지 보내든 자율에 맡기는 거지.” “관에서 아이들 건강까지 책임질 수 없다 본인과 학부형 책임이다.”

 

KBS 인터뷰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

각종 규제로 인해 오히려 부조리가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규제는 철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YTN 인터뷰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푸는 것의 일환도 될 수 있고, 학생이나 학부모들한테 학습 권을 줄 수 있는 일환으로……”

 

일관되게 찬성 측을 대변하신 서울시의회 모 위원장은 자기 측의 핵심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다. 각 방송사 마다 답변 방송 내용이 각기 다르다. 물론 실제 현장에서 인터뷰 할 때는 자신들의 핵심 메시지 (KBS YTN 보도에서 엿 보이는 키 메시지)를 전달했겠지만, 여러 방송사에서 편집되었다. 대신 더욱 감정적인 부분이 방송되었다. 인터뷰는 살아있는 생물이라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이런 실수들을 종종 저지르게 된다. 조심해서 철저히 핵심메시지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측의 핵심 주장에 대한 적절한 대응 메시지도 사전에 찾지 못했다. 전달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전문 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감안해도좀 심했다.

 

반면 반대측의 여러 주장들은 어느 정도 일관성을 가진다. 아이들의 건강이라는 것을 우선 순위 첫 번째로 놓고 여러 단체들의 주장이 그 맥을 함께 한다. 훈련 받지 않아도 진정성은 통하는 것일까? 인터뷰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기억하자. 무조건 언론을 욕하지는 말자. 이해해서 잘 다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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