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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1편] 로펌에서 언론 대응하지 말라던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과 회사 관련해 일부 내부 고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수준으로 사실확인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로펌 자문을 얻어보니 그냥 조용히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하더군요. 회장님께서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 질것이라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죠?”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이해하기로 현재 그 내부고발성 이슈는 추후 법적 판단까지 준비해야 하는 민감한 이슈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언론으로부터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실 것이고요, 정부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로부터도 다양한 개입이 예상되는 이슈로 보입니다. 물론 고객이나 직원 등의 여러 이해관계자들도 그 이슈에 큰 관심을 나타낼 것입니다.

만약 로펌이 정확하게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조언 했다면,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소송전략상으로 회장님이나 회사가 논란에 대해 사전에 왈가왈부 않는 것이 더 결과적으로 이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너무 자세한 내용들이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목적으로 흘러 나가게 되면, 규제기관들의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요청일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략적 침묵’을 조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그 이유는 확인해 보셔야 하겠습니다.

한가지 그에 더해 내부적으로 점검하셔야 할 것은 과연 법적 최종 판단을 받기 까지 자사가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압력을 감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수개월에서 수년 후로 예상되는 최종 법적 판단까지 ‘침묵’만으로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위기관리를 종종 사각의 링에 올라간 권투 경기로 비유하곤 합니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라는 엄청나게 강한(?) 상대의 다양한 공격에 맞서 싸우는 선수를 회장님과 회사라고 비유해 보시죠. 법적 판단이라면 이는 곧 최종 라운드인 12라운드 이후에 내려지는 판정을 의미할 것입니다.

현재 질문해 주신 회사의 상황은 겨우 1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11개의 추가 라운드가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남아 있는 모든 라운드 내내 KO당하지 않고 견뎌내야 합니다.

중간 중간 쓰러져 카운트를 받더라도 절대 KO는 당하지 않고 견뎌야 합니다. 그로기 상태가 12라운드 동안 지속된다 해도 일단 KO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 있어야 최종 판정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관리 12라운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죠. 게다가 최종 라운드까지 가더라도 긍정적인 판정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유효한 펀치를 지속적으로 날리며 상대방에 맞서면서 12라운드를 이끌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링 밖의 코치가 이렇게 주문 합니다. “어차피 체력적으로 우리가 승산이 있으니 펀치를 날리지 말고, 상대방 주먹을 피해 다니기만 하세요” 다양한 펀치를 날리는 무서운 상대를 피해 다니면서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피하는 와중에도 유효한 여러 펀치들을 두들겨 맞게 될 것입니다. KO패 당하지 않으려 애 쓰지만, 여러 번 눈 앞이 아찔해 지기도 하겠죠.

이런 경우 그렇게 기대하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좋은 결과를 기대하려면 12라운드 기간 동안 열심히 전략적으로 맞서 대응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방으로부터의 무수히 많은 펀치를 맞고도 견뎌낼 수 있는 맷집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 ‘위기관리 실행’없이 12라운드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모해 보이지요?

맞습니다. 비록 로펌의 조언이 ‘무시와 무대응’이라 한다 해도, 최소한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필요합니다.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여론의 법정을 무사히 지나가기 위한 노력 없이 법정으로 바로 들어가는 기업이나 셀러브리티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기업이나 셀러브리티가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론의 법정과 실제 법정은 다르다. 실제 법정은 여론의 재판결과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법조인들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 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여론의 재판이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실제 법정에서 여론의 재판 결과에 반한 판결이 났을 때, 자사가 아무렇지 않게 바로 회복 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위기관리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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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언론 이외의 것들을 더 공부하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홍보실이 사내 위기관리팀을 이끈다고 한다. 일부 기획실이나 비서실이 그 기능을 하는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홍보실의 위치가 그렇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홍보실이 사내에서 가장 먼저 부정 이슈나 위기관련 정보를 접하기 때문이다. 외부 언론이나 여러 정보원들로부터 문제를 감지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의미다.

물론 일부 내부적인 이슈나 위기인 경우에는 그 감지 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위기관리팀이라는 부서별통합체가 운영되고, 정기적으로 내 외부 이슈들을 감지 점검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홍보실이 위기관리팀을 이끌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언론을 상대하여 해당 이슈나 위기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부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슈나 위기를 발견하고, 이를 키우고, 대대적으로 그 이야기를 퍼뜨리는 것이 언론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옛적에는 “언론만 잠잠하게 만들어라”는 지시가 홍보실에 자주 떨어지곤 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팀내에서 가장 바쁘고 정신 없는 부서가 홍보실이다.

홍보실이 다가오는 이슈나 위기를 방지하기는 힘들다 해도, 해당 이슈나 위기가 수면위로 올라 왔을 때 그 이후 대응에 있어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홍보실을 위기관리팀 내 좌장으로 여긴다.

그러면 홍보실은 회사의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어떤 역량을 보유해야 할까? 일상적으로 접하고 관리하는 언론에 대한 역량은 물론 기본이 된다. 하지만, 그 역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부 기업 홍보실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 감지 및 분석 업무를 같이 실행하기도 한다.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구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여론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하나의 권력이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충분할까?

위기관리 관점에서 홍보실은 위기관리팀내 운영자의 역할을 한다. 컨트롤 타워 역할도 한다. 위기대응을 위한 내부 토론 진행자 역할도 한다. 위기대응 전략 개발을 위한 전략가 역할도 한다. 경험 쌓인 정무감각으로 구조화된 메시지 메이커의 역할도 한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기존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그런 역량들은 충분한 것일까?

우선 성공적인 위기관리팀 리더로서 홍보실의 위상이 더욱 더 공고해 지려면 다음과 같은 추가 역량이 필요하다.

첫째, 홍보실은 법을 알아야 한다.

법을 공부하자. 돌아보면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나 위기들 중에서 법과 연관되지 않은 것은 매우 드물다. 기업관련 법도 수 없이 많다. 공정거래관련 한 법도 항시 회사를 괴롭힌다. 세법관련 한 내용들도 위협적이다. 생산 제품과 관련된 각종 법규들도 수두룩 하다. 고객정보와 관련 된 법들, 광고 및 마케팅과 관련 된 법들, 노조와 관련된 법도 알아야 힘이다. 각종 법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정확한 시각이 있어야 좋다.

위기관리팀내에 법무팀이 있기 때문에 홍보실이 법까지 손을 댄다는 것은 좀 오버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번 위기관리를 해 본 실무자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법무팀으로부터 그리고 때때로 로펌으로부터 홍보실이 원하는 충분한 정보를 얻은 적이 있었나? 일부 얻은 적이 있다면, 그들로부터 제공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있었나? 혹시 우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보고 알아서 하라 하고 홍보실은 꿀 먹은 벙어리 포지션을 유지한 적은 없었나?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했다. 성공적인 위기관리 매니져가 되려면 법을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관리팀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둘째, 홍보실은 재무를 알아야 한다.

재무팀은 뭐하고, 홍보실이 재무까지 챙겨야 하나? 이런 질문도 들어본 적 있다. 그건 월권 아닙니까?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경험 있는 홍보실무자들은 지난 회사의 M&A 과정이나 언론의 실적 취재에 대응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유상증자와 무상증자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문의를 받고 네이버를 들락거렸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뭘 알아야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할 것 아닌가? 홍보실장이 이해를 못하겠으니, 재무팀장을 기자에게 연결 시켜주는 것도 위험한 일이었다.

홍보실 사람들에게 이제부터 MBA 공부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라는 것도 아니다. 재무재표와 일상적으로 회사와 관련해 자주 이슈화 되는 재무 정보들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여러 취재를 통해 해당 재무 관련 정보들을 이해하고 질문한다. 그에 응대하는 홍보실 실무자들이 기자들 보다 모를 이유가 어디 있나? 기자가 이해하는 수준만큼만 일단 공부하자. 그 이상이면 더 좋고.

셋째, 이해관계자들을 연구하자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영향력자들 말이다. 그들을 알아야 실제적인 대응이 가능해 진다. 기업 주변을 둘러보자, 소비자단체들이 있다. 식약처가 있다. 공정위가 있다. 국세청이 있다. 기표원이 있다. 관세청이 있다.  경찰이 있고, 검찰이 있다. 국회가 있다. 이 이외에도 업종마다 회사마다 더욱 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관 업무를 하는 팀이 해당 이해관계자들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 내부로 들어가 이해관계자 맵을 함께 그려보고, 대관부서를 인터뷰 해보면 우리가 꼽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상시 관리에는 많은 빈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기업들에서는 어떤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때부터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기표원이 어떤 기관인지 공부 하고, 그들이 이전에 유사한 건으로 내렸던 결정들을 모아 본다. 어떻게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기표원 내 담당자가 누구인지 섭외 한다. 관련해 경험 있다는 로펌을 알아보고 그들을 대응 회의에 참석시킨다. 다 좋다.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이끄는 홍보실은 해당 이해관계자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은 미리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홍보실이 법을 알고 재무를 알고 이해관계자들은 연구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우선 앞에서 이야기 했던 상황들처럼 답답함이 없어진다. 법무나 재무팀에게 정보를 구걸하는 과정이나, 받은 정보를 보고 느끼는 답답함이 사라진다. 더 좋은 것은 법무나 재무팀의 대응 전략과 논리를 홍보실이 재평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들이 전문가니까 그들의 논리가 옳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홍보실이 정무감각을 통해 그들의 최초 논리를 검증할 수 있게 된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 보다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가 없다.

그 다음 홍보실이 위기관리팀을 제대로 리드할 수 있게 된다. 다른 부서들을 제압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일단 이야기가 된다. 토론이 가능해지고, 특정 부서의 정치적 논리에 치우치지 않게 된다. 각 부서들이 홍보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홍보실이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논리를 제시하게 되면 그들은 그 자체를 존중하게 된다. 홍보실이 힘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홍보실이 법과 재무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연구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이라면, 홍보실이 ‘경영자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산부서는 생산 언어를 사용한다. 법무부서는 법무 언어를 사용한다. 재무부서는 재무 언어를 사용한다. 인사 부서는 인사 언어를, 마케팅 부서는 마케팅 언어를, 영업부서는 영업 언어를 사용한다. 그것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최고 경영자들은 각 부서들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들은 ‘경영자의 언어’를 사용한다.

이전 홍보실을 한번 돌아보자, 스스로 너무 ‘홍보 언어’만 사용하지는 않았나? 그 주제나 내용들이 대부분 ‘언론’에 대한 것들로만 채워지지 않았나? 경영자들이 이해하고 듣고 싶어하는 ‘경영자의 언어’로 경영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 적이 있었나? 그런 모든 것들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자들이 홍보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이유로 홍보실을 믿지 못하겠다 하고, 홍보실은 항상 비용만 축내는 부서로 역할을 한정 받은 것은 아닐까? 만약 홍보실이 스스로 ‘경영자의 언어’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면, 지금과는 달라진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위기관리는 경영(management)이다. 위기관리를 하면서 홍보를 이야기하고, 언론만을 이야기하는 홍보실은 제대로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없고, 제대로 인정받을 수도 없다. 제대로 된 공부와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한 위기관리팀내 리더십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들에게 위기관리를 위해 ‘경영자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일단 그들을 그 언어로 설득하고, 인정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실행 차원에서 더욱 더 효과적인 홍보/커뮤니케이션 언어가 구현 가능해 진다.

일상적으로 기자를 만나고, 모니터링하고, 기사를 수정하고 하는 일로도 야근을 밥 먹듯 하는데, 어떻게 법과 재무 같은 어려운 공부를 하라는 것인가?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연구를 하려면 그것도 예산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홍보실 직원들이 위에서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해 종종 문제가 되는데, 무슨 여유로 공부를 하나? 말이 쉽지 나이 마흔이 넘어서 공부하기가 어디 쉽나? 등등 홍보실무자라면 많은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홍보실이 스스로를 위해 ‘뜻을 먼저 세우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뜻을 세우고 일관되게 정진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안 되는 것을 되게 만드는 곳’이 홍보실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그렇게 많은 영향력자들을 많이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데 익숙한 부서가 홍보실 말고 또 있을까?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올해부터 공부를 해 보자. 홍보실이 성공해야 회사가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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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6편] 황당한 사과 광고와 메시지, 왜 이럴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한 회사에 대해 여러 언론에서 상당한 의혹을 제기하며 사정기관 개입을 주문하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회사가 해당 의혹에 대해 사과광고 비슷한 걸 냈더군요. 문제는 사과 형식이나 메시지가 전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이런 실수는 왜 반복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에서 위기관리 매니저들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위기관리를 할 줄 몰라서 못하는 것인 아니다. 어떻게 해야 문제가 풀릴지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걸 말하기가 참 어려워서 그렇지…” 이 말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위기관리 성패에 대해 외부 시각으로 평가 하는 데에도 기본적으로 참고해야 할 내용이고요.

일단 사과문 형식이나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경험상 그 회사가 어떻게 사과하는지 잘 모르고, 한번도 사과해 본적이 없어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 회사는 이미 여러 번 사과를 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엔 이상한 실수를 저질렀을까 하는 것이 의문인 거죠.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 시각으로 보아 ‘이상한/괴상한’ 형식이나 메시지가 실제로 표출되는 경우 그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비선의 개입’ 또는 ‘이질적 인사의 개입’이 큰 이유가 됩니다. 평소에 해당 기업에서 정상 홍보업무를 하고 있던 임원, 팀장, 직원들이 있었던 회사에서 이런 이상한 대응 방식이 나오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뿐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사과/해명 메시지를 몇 줄 구성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인력들이 투입됩니다. 총 10줄이 안 되는 짧은 사과/해명문이라 해도 최종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로 그 짧은 메시지가 나오는 데에는 상당히 많은 수 인력의 깊은 고민이 전제됩니다.

A라는 표현은 안 된다. 대신 B라는 표현을 쓰자. 아니다. B라는 표현도 민감하다. 차라리 A-1 표현은 어떤가? 아니다 다 위험하니 차라리 C 표현으로 대체하자. 이런 논의들이 지속 반복되고, 여러 부서 인력들에 의해 검증을 거치게 됩니다. 일반인들은 그 짧은 메시지에 뭐 그렇게 고생을 하는가 하겠지만, 공식 입장문이라는 것의 중요 중대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시각에서 황당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 길고 긴 고민의 과정에 소위 ‘비선’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회장님이나 대표님과 친하다는 전문가(?)가 나타납니다. 전혀 해당 상황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분일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했다는 분들도 비선으로 불쑥 나타나 한마디씩 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기존에 전략이나 논리를 중심으로 공식 입장문을 가다듬던 정규 부서와 인력들의 입은 더 이상 열리지 못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해당 비선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그들의 크리에이티브 함에 박수를 칩니다. 왜 우리 인력들은 이런 상큼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가 하십니다. 점점 더 의사결정은 위태로워 집니다.

정말 회사를 위한다면 이 정도 단계에서 “위험합니다. 그렇게 메시지가 나가게 되면 이런 이런 반응들이 예상됩니다.”라는 사전 경고 메시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할 상황이 되 버립니다. 어쩔 수 없이 내부 담당 임직원들에게는 못 마땅한 메시지가 공식 입장으로 표출됩니다.

당연히 그 이후에는 엄청난 후폭풍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후 대응도 문제가 됩니다. 해당 공식 입장문에 대한 부정적 사회 반응을 취합 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하는 것도 내부에선 힘이 듭니다. 마치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이 부정 상황에 책임을 지십시오’라는 행위 같아 보일 수 있어서 입니다.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위기 시 가장 주의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 ‘비선’의 갑작스러운 개입입니다. 그들 중에는 실제 기업 위기관리 경험이 일천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가시성만 높아져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무언가 일거리를 주기 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위기 대응에 있어서 ‘오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큰 성과나 변화 비슷한 것을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는 절대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 아닙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이란, 검증된 그룹에 한 해 한정적이며 효율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치의는 내부 위기관리팀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그들의 이해와 숙련도에 기반해 진행되는 게 맞습니다. 외부 컨설턴트는 특수한 진단이나 수술에 단련된 전문의라 보시면 됩니다. 주치의를 도와 수술 집도를 할 수 있지만, 주치의의 메쓰를 뺏어 던져버리고, 자기가 수술대를 장악하면 안됩니다. 훌륭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그런 상황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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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새책 소개] 기업의 입

증명사진_기업의 입 입체 표지

얼마전 지인들과 저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다른 외국 사람들이 지은 미디어트레이닝 책을 보고 있다는게 이상하지 않나?”

그게 이상하다고 느낀게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부터 기존 제가 썼던 미디어트레이닝 칼럼들과 실제 우리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하는 미디어트레이닝 서비스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의 시간동안 미디어트레이닝 현장에서 기업 대표와 임원들과 나누었던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을 하나 하나 기억 해 묶었습니다.

얼마전 한 기업 대표님과 임원분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왜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할까요? 왜 기자를 찜찜하다며 피할까요?”

대표님과 임원분들은 그 질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걸…’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기업이 언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기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입니다.”

대부분 언론을 두려워 하고 피하는 사람들의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기업이나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고,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론을 두려워하거나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 책 ‘기업의 입’은 마땅히 해야 할일을 이미 한 기업들을 위한 책입니다. 단지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준비되어있지 않은 기업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기업의 입은 직접적으로는 대변인(spokesperson)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광의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책은 기업을 대표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대변인, 자신 스스로를 위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유명인, 클라이언트를 대신해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에이전트 모두를 위한 기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책 ‘기업의 입’ 프롤로그로 책을 위해 고생하신 코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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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입_The Mouth of Corporation

프롤로그

90년대 후반 어느 날이었다. IMF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우울하고 위태한 나라들 중 하나이던 당시였다. 내가 다니던 홍보대행사에게 한 글로벌 합작회사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업무 요청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자사 아시아태평양 경영진들과 홍보담당자들을 모아 위기관리 세션 및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귀 에이전시에서 이번 트레이닝을 지원할 컨설턴트를 한 명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협업해서 트레이닝을 진행해주었으면 합니다.”

당시 담당 컨설턴트였던 나는 그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쿄에 가보니 한국에서 온 클라이언트사 한국지사(합작사)대표와 홍보실장이 나를 반겼다. 한국인이라고는 나와 홍보실장, 딱 둘이었다.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방송 기자 출신 영국인 컨설턴트와 일본계 미국인 컨설턴트들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물론 미디어 트레이닝 속 실제 질의응답 훈련도 영어로 진행되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한국지사의 한국인 홍보실장에게 질의응답들 중 일부를 한국어로 묻고 돌아온 한국어 답변을 분석해 코칭 해 주는 것이었다.

같은 한국인끼리 여러 외국인들이 보는 앞에서 기자역할을 하는 내가 한국어로 질문하고, 그 홍보실장은 한국어로 답변했다. 메인 컨설턴트인 영국인이 내게 이렇게 물었다. “제임스, 어때? 이 홍보실장은 정확하게 준비된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며칠간의 트레이닝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날 밤, 도쿄 호텔에서 그 홍보실장과 단 둘이 맥주를 마셨다. “왜 내가 영어로 기자 인터뷰를 해야 하지? 한국 기자들이 영어로 질문할 리 있어? 한국 언론에 대해서 영국인이 무얼 알까?” 그 홍보실장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IMF로 많은 한국 회사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외국인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던 시기였다. 그들이 기준이 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한국에서 한국어로 한국적인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이십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나는 그때의 꿈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차려 일하고 있다. 당시 나와 같았던 컨설턴트들 수십 명과 함께 현재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한국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과 자문을 진행한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 임직원들도 더 이상 외국어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한국과 중국의 언론환경을 혼동하는 외국인 컨설턴트들과 일하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컨설턴트들도 한국적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우리를 존경한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할 수 없는 트레이닝과 자문을 우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를 설립한지도 8년이 지났다. 우리 컨설턴트들은 연간 최소 70~80회 이상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국내 대기업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고위 임원들은 이제 일대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다. 기업 신임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우리를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는 기업과 조직 리더의 수는 연간 최소 1000여명이 넘는다. 그간 수천 명의 한국 내 기업 및 조직 리더들과 함께 ‘메시지의 전략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0년전 일본 도쿄에서 품었던 컨설턴트의 작은 꿈이 한국 내 시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 책을 쓰는 현재도 정부 부처의 한 고위 관료는 기자들과 ‘오프더레코드(비보도전제)’를 기대하면서 역사에 남을 엄청난 실언을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향해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다양한 실언과 냉소를 뱉어 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언론의 부정적 취재에 대응한다면서 앞뒤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메시지를 계속 쏟아낸다. 국회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의 답변은 더욱 더 당황스럽다. 연이은 사회적 공분(公憤)은 식지 않는다.

기존 지상파를 넘어 인터넷언론과 종편들이 생겨나면서 뉴스 보도의 방향성은 사회 비판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부정적 여론화에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 공분이 언론을 먹여 살리는 셈이 되어 버렸다. 이를 위한 언론의 취재 경쟁은 가열되고 취재 기법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자들의 취재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당연히 맥락이 보도되기 보다는 취재원의 입에서 나온 단어, 표현, 사례 한 조각에 쌍 따옴표가 붙여진다.

소셜미디어의 출현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전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더 이상 공적 커뮤니케이션과 사적 커뮤니케이션이 분리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기업과 조직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개인적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든 말은 자의건 타의건 보도와 공유를 전제로 하는 벌거벗은 환경이 되었다.

모든 게 바뀌었다. 하지만, 한가지는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아 보인다.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고위 리더들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마인드가 그렇다. 아직도 그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기자들 앞에서 ‘비보도전제’를 외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리더들이 남아 있다. 다가오는 TV 카메라와 PD와 육박전을 마다하지 않는 리더들이 남아있다. “내가 못할 말을 했나? 그렇다고 내가 틀린 말을 했나?”하며 적절하지 않은 말을 기자에게 전파하는 분들이 여기 저기 남아있다.

몇 시간에서 며칠만 지나면 금방 거짓말로 들통날 이야기를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리더들이 아직 존재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고발 프로그램 PD와 기자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힌다. 홍보실을 통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을 한 노련한 PD와 기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는’ 일선 직원들에게 접근한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나 조직의 일선은 아직도 상당 부분 방치되어 있다.

잠입취재, 비밀녹화와 녹취, 일선 직원들과의 인터뷰, 여러 소스를 통한 자료 취합, 소셜미디어에 대한 취재, 확인되지 않은 분절적 정보에 대한 즉각적 기사화, 아니면 말고 풍의 온라인 언론들… 유사 이래 현재와 같이 기업이나 조직을 위협했던 미디어 환경은 없었다. 당연히 기업과 조직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기업의 입’을 훈련하고 준비해야 옳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로서 두 번째 꿈이 있다면,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커뮤니케이션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 리더나 창구의 입을 잘 관리하면, 지금과 같이 언론을 관리하려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들은 언론 기사나 보도를 통해 황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메시지, 소비자가 기대하는 메시지,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당연히 들어야 하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기업과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리더들은 그러한 실행을 반복해서 스스로 신뢰와 권위를 쌓아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원칙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이야기하는 훌륭한 리더십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적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한국을 좀 더 살만한 나라,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없는 사회, 기업과 조직이 실제로 존경 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언론이 보도하는 뉴스를 ‘재미없게’ 만들어 보자. 사회적 공분이 사라질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다.

‘행복하게 살자’는 단순한 가훈을 걸어 놓고, 남을 먼저 행복하게 만들려고만 노력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게 하는 우리 식구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감사하고 싶다. 멀리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자랑스러운 딸 다운과 매일 아침 남편의 구두 끈을 손수 메주는 지극 정성의 아내 지현에게 항상 감사한다. 이 책을 위해 자료를 관리하고, 후배 미디어 트레이너로서 상당 부분을 정리 해 준 스트래티지샐러드 송동현 부사장과 조아름, 강명석 컨설턴트, 강소이 코치에게도 감사한다. 이와 함께 한국을 행복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에 매일 정진하고 있는 스트래티지샐러드 모든 컨설턴트들 하나 하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 행복하자.

2017. 6. 7.

정용민 씀

증명사진_기업의 입 표지

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7편]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점점 많은 취재 요청을 받고 하는데요.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을 겸해서 대변인 형태의 포지션을 구하려고 합니다. 대표이사인 저를 대신해 언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할 텐데요.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역량은 일단 기본으로 하고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정당 단체 등에서는 그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함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대부분 말씀하신 대로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대변인으로서의 업무는 모두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은 첫째로 일정기간 이상 ‘대언론 관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던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일상적으로 장기간 대화 해 본 경험을 보유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대변인 역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대언론관계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정무 또는 여론감각을 지닌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과 장기간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의 방향을 읽고 이에 따라 언론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적 시각을 보유해야 좋은 대변인이라고 봅니다. 자사의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자는 절대 좋은 대변인이 아닙니다.

셋째로, 전문적인 훈련을 여러 번 거친 실무자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점인데요. 쉽게 말해서 국내 대변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타입이 많습니다. 직접 기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대변인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들의 역량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제대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이를 필드에서 반복 경험하며 성장한 보다 균형 잡힌 파이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변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직접 질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표이사가 좋은 대변인을 키운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대변인을 만들고 싶다면, 고용한 준비된 대변인을 항상 옆에 놓고 상호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십시오. 조직이나 사람을 대변(代辯) 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하기 원하는지를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 대변이 가능합니다.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략 등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스스로 항상 대변인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대변인으로부터 정제된 메시지를 재청취하고, 각각을 토론하면서 상호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전 어느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대표이사 스스로 말을 많이 해야 대변인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외부로 정제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 많은 대변인을 뽑아 놓으면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자만하는 대변인이 자기 생각대로 기업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경험 있는 대변인들 중에는 현란한 애드립으로 이슈를 넘기는데 익숙한 대변인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논리로 언론을 설득하는데 치중하는 대변인도 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내부 충성에만 치우쳐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열심인 대변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공유 받은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어지는 스킨십으로 대변인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 버린 대변인도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먼저 대변인과 대화하십시오. 대변인에게 질문하십시오. 대변인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십시오. 언론을 통해 자신의 회사가 어떤 기업으로 이해 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변인에게 자문 얻으십시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이 ‘외부에서 볼 때 훌륭한’ 대변인을 만듭니다. 반대로 나쁜 대변인은 그런 내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대표가 대변인을 키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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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8편]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되지 않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언론에서 우리 회사와 관련 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거든요. 물론 일부 국민들이 볼 때에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긴 한데요. 기본적으로 법적 문제가 없는데도 여기 저기에서 기사화 하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사회에서 기업 시민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그 성장을 유지해 나갈 때에는, 일반 시민들과 같이 항상 지켜야 하는 사회적 룰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지켜야 하는 법, 윤리, 도덕, 에티켓, 매너 등등과 더불어 기업 시민들은 더욱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공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법’을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봅니다. 일단 법은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처벌이 따르는 것이라 더욱 더 기업측에서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법을 지키지 않고 사업을 편법으로 영위해 나가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여기에서 일단 논외로 합니다.

기업 시민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도 법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합니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해당 기업이 최소한의 ‘법’을 지키지 않아 왔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그 기업은 상황을 관리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이 법을 지켰다는 것은 기본이면서 당연한 행동이 됩니다. 이 의미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법을 지킨 것’이라 강조하는 것이 별반 차별화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법적 책임을 넘어서 여론적인 책임까지 아우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떳떳한 것’입니다. 법적으로나 여론적으로 별반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법을 지켰다고 해도, 그 해석이나 적용에 따라 논란이 일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여론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그간 기록과 입장을 기반으로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실행되는가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런 측면에서 법과 여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 시민 관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업은 법적, 여론적인 책임은 물론, 그보다 훨씬 높은 사회적 기준을 자체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발생될 가능성이 희박함은 물론, 기업 구성원들이 가지는 자긍심은 극대화됩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그를 상회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이 수준은 ‘당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상황이 도래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기준들보다 훨씬 높은 이런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사의 높은 기준과 여러 사회적 고려 수준들을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 커뮤니케이션이 유효하게 진행되면, 공중들은 당연히 해당 기업에게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기업이 법적 기준만을 겨우 지켜 놓고, “떳떳하다”거나 “당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대부분 ‘로펌’이나 ‘법무부서’에서 주장하는 바와 일치 합니다. ‘이런 이런 부분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우리 회사는 법을 지켰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죠. 사회적 수용성에는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최고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단호하고 심플해 보이니 해당 의견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라는 농담도 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해외 선진국들에서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법을 지키고, 여론적인 책임을 다하고, 그보다 훨씬 높은 자체적인 기준을 잘 관리하고 유지해 나가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라 평가 받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기업에서 더욱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방법이 바로 그런 과정과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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