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5월 262021 Tagged with 0 Responses

[The PR 기고문]통제가 곧 관리라는 개념이 사라져 간다

[The PR 기고문]

통제가 곧 관리라는 개념이 사라져 간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들의 최근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면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기업이 기업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위기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업이 내부 임직원을 통제하지 못한다. 내부 정보의 흐름 또한 통제하지 못한다. 내부 기록을 통제하지 못한다. 지금까지의 관행이나 습관도 통제하지 못한다. 거래처는 물론 여러 파트너사도 통제 대상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이에 더해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나 미디어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언론을 어떻게든 관리해 보려던 노력은 이미 옛 무용담이 되었다. 경찰, 검찰, 국세청, 식약처, 관세청, 국회, 금융관련 기관 어느 하나도 예전 같은 통제나 관리가 여의치 않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라는 곳은 또 어떤가? 처음부터 통제라는 개념과는 멀었던 곳들이다. 인플루언서나 여러 빅마우스들은 통제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물론 ‘일부 가능하다’ 또는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도 아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 시각에서 모두를 자사의 의지대로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할 수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대부분은 ‘최대한 가능한 대로 해보자’ 또는 ‘필요한 방법을 찾자’하는 수준에서 여러 통제불가능성을 관리하려 애 쓸 뿐이다.

그러나, 통제 불가능한 것들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관리 방식을 통해 최대한 부정적 변수를 제거해 나가는 일인데, 통제되지 않는 수 많은 변수들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한다는 것은 참 웃긴 말이다.

통제를 전제해서 쓰여진 매뉴얼과 교과서

통제되지 않는 것은 절대 관리되지 않는다. 심지어 통제되는 것을 가지고도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많은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교과서들은 통제가능성을 전제로 쓰여져 있다. 예를 들어 ‘위기관리를 위해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그 구성원들은 훈련 시키라’는 조언을 보아도 그렇다. 이 조언에는 지명 받고 훈련 받은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통제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상당부분 반론이 나온다. ‘내가 왜 위기관리위원회에 소속 되어야 하지?’ ‘평소 일도 많아서 매일 야근 하는데 위기관리 업무까지 맡으라면 좀 곤란한데’ 이런 생각들이 있을 수 있다. 통제불가능성이다. 훈련을 받고도 ‘이 훈련을 받아서 어디에 쓰라는 건가?’ ‘이 한번 훈련으로 내가 제대로 위기관리를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하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이 또한 통제와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대표이사도 통제불가능하긴 마찬가지일 수 있다. 위기관리 조언에 의하면 ‘필요 시 CEO가 나와서 문제를 해결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한다. 그런 조언을 들은 대표이사가 마음 속으로 ‘나는 기자나 외부 사람들하고 진행하는 이런 부정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기록에 남기 싫은 데’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기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완전한 통제불가능성이다. 대표이사가 외부로 나서기를 꺼려 하는데, 억지로 그를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부는 이미 통제불가능 그 자체

직원들이 쓰고 공유하는 블라인드 앱에 들어가 보자. 어디에 통제가능이라는 개념이 적용될 수 있을까? 아무리 감사팀과 법무팀이 내부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 해도 소용 없다. 정보유출을 적발한다고 하는 다양한 수사 내용까지도 외부로 유출된다. 유출자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그 의지가 다시 비판 받게 된다.

직원들이 가지는 퇴근 후 술자리는 통제가능 할까? 그들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하루 종일 떠들어 대는 내용들은 통제가능 한가?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통제해야 하며, 얼마나 그런 노력이 가능할까?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어떤 기업의 홍보팀장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었을 때 창구를 홍보실로 일원화 하라는 요청도 종종 무시됩니다. 그걸 함구령이나 내부에서 말을 맞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임직원이 많습니다. 심지어 홍보실이 직원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만든다는 비판까지 나오곤 합니다.” 이게 현장의 이야기다. 통제되지 않는 것이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어떤 직원이 회사관련 한 내용을 자기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지인이 알려와서 해당 게시물을 내려달라 이야기했거든요. 그랬더니 자기를 회사에서 감시하는 거냐고 오히려 화를 내고 사표를 낸다는 둥 항의를 하더라고요.” 이런 케이스들이 늘고 있다는 하소연들이 많다.

내부 교육이나 훈련 내용도 이제는 외부로 흘러나가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함부로 직원이나 내부 구성원들을 통제하려 했다가는, 아니 통제하려는 시도나 의지만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된다. 위기관리에 참여해야 하는 임직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위기관리 업무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새롭다.

더욱 통제 불가능한 외부 환경

뭔가 통제 할 수 있어야 상황을 관리할 것 아닌가?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여기저기 나온다. 문제가 불거진 뒤 수천에서 수만 건씩 치솟는 트위터, 커뮤니티 게시물들은 아예 포기한지 오래다. 유투브 영상이나 각종 종편 방송 내용들이 확산 공유되는 것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된지 오래다.

소위 물타기나 밀어내기 같은 온라인 기술이 적용된 지 한참이지만, 항상 개운하지가 않다. 몰려드는 밀물을 양동이로 퍼내는 기분이다. “윗분들이 어떻게든 해보라 하시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작업입니다. 실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하는 실무자들이 상당수다. 무언가 해서라도 작은 변화를 보여야 윗분들이 위기관리를 그나마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주 예전 가판에 떴던 기사를 밤늦게까지 네고 해서 가판에서 빼내던 추억과도 비슷한 현상이다. 일단 나왔던 기사를 빼 내었으니 홍보실이 할 일은 한 것이다라는 자위가 당시 실무자들의 위기관리 목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언론을 비롯한 모든 여론 기반의 미디어는 통제 불가능한 것이다. 일부 기사를 빼고 수정하고 하는 것이 진짜 위기관리였는지, 그를 통해 언론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 생각했는지 물으면 실무자들이 확신에 찬 답을 하지 못하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것은 수 십 년 전에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위기관리 서적에는 ‘미디어는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개념이 기반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그런 전제를 아마추어라고 손가락질 하던 실무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런 손가락질은 사라져간다. 진짜 통제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론을 감히 통제?

여론을 통제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매력적이고 강력한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권위주의 독재 정부에서는 매번 여론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기업들도 그런 개념을 기반으로 일부 여론을 움직여 보거나, 제한 하려는 시도를 함께 하기도 했다. 아주 예전 이야기다. 지금은 어떤가?

여론이 사회적 공분 수준으로 치달아 큰 곤욕을 치른 기업이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이 답이 될 것이다. 오너나 대표이사가 물러나야 했던 케이스들도 많다. 대대적 배상과 개선책을 발표해 가며 머리를 조아리는 경우가 이제는 일반화 되었다. 비판 여론을 잠재워 보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럼에도 여론의 공분으로 위기관리에 실패한 일부 경영진들은 ‘초기 여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초기에 제대로 여론만 관리했더라면 그렇게까지 최악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시각은 자사가 여론이라는 어마어마한 힘을 통제 가능한 대상이라 보는 것이다. 이런 시각이야 말로 현실을 억지로 외면한 것일 수 있다. 여론은 통제 불가능하다.

비판 여론을 관리하는 것과 여론을 통제한다는 개념은 전혀 다른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비판 여론을 관리하는 것 조차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여론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하는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도가 여러 통제불가능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늘어난다. 내외부 관계자의 뒷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추가적 내용이 고발되기도 한다. 여론을 향한 관리 시도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난타전으로 번지기도 한다. 여론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란 단순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다.

위기 원점을 통제하라고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원점을 먼저 관리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참 말이 쉽다. 만나주지도 않고, 만나는 경우 더욱 더 격렬해지고, 만나서 하는 모든 이야기가 언론이나 온라인에 올라오는 경우 이런 원점을 어떻게 통제하거나 관리하라는 이야기인가?

자칫 아마추어 같은 생각을 하고 진정성만 가지고 원점을 만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사람이 제일 무섭더라. 성악설을 믿는다. 이런 이야기가 위기 시 원점을 관리하는 업무를 해 본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목욕 욕조에 물이 넘치기 시작하면 마른 걸레를 가지러 가기 전에 수도 꼭지를 잠그라”는 말이 있다. 이 명언의 비유에서 ‘수도꼭지’가 바로 원점이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채 아무리 마른 걸레를 쌓아 놓고 닦아 내도 넘치는 욕조를 감당 해 내기는 어렵다.

어떤 기업에서 생산시설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 계속 문제 제품이 나왔다.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미팅이 열렸다. 앞 서와 같이 수도꼭지를 잠그자는 의견이 나온다. 문제의 생산시설을 일단 멈추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최고경영진은 아직까지 소비자 불만 제기 수가 적고, 해당 문제가 법적으로나 안전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생산과 판매를 중단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을 낸다. 사실은 그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성과를 맞추지 못하게 되면 자신의 인사가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내부의 위기원점도 통제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다. 원점은 통제 불가능한 것이 당연해 보일 정도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해냐 하나?

다시 아주 예전 해외 국가에서 쓰여진 교과서와 매뉴얼들을 좀더 꼼꼼하게 읽어 보자. 우리가 잊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투명하라. 거짓말 하지 말라. 더욱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신속하게 하라. 이런 조언들을 기억해 보자.

이런 부분이야 말로 통제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 같아 보인다. 그렇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미래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팁들이다. 투명하라는 조언은 문제 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평시에 돌아보고 문제 될 부분을 스스로 개선하라는 의미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내부 문화를 만들라는 조언이다.

거짓말 하지 말라는 조언은 더 나아가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나 문제를 아예 만들지 말라는 의미다. 거짓말 해야 하는 상황이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급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해진다. 이 또한 평시 돌아봄의 주문이다.

더욱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은 전략을 가진 창구들이 전략대로 움직이라는 의미다.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량이나 빈도는 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자체가 사람의 본능이다. 그런 일반성과 본능에 반해서 더 많고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은 전략을 가지라는 의미다. 전략에 기반해서 자사의 투명성과 진실을 더욱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가 된다.

신속하게 위기관리하라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 조직이 신속하게 움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신속하게 관리될 수 있는 위기만 만들라는 의미도 된다. 의도를 가지고 위기를 만들어 내지 말라는 것이다. 심각한 수준까지 위기를 숙성시키지 말라는 의미다. 뻔히 관리할 수 있는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 폭발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필요하다 생각하는 통제. 그리고 그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관리. 위기 시 가장 필요한 두 가지 가치는 어떻게 보면 평시 돌아봄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는 노력과 대체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평시 기반이 조성된다면 위기 발생 시 누구도 어떻게도 통제할 이유가 없는 위기관리 환경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가 투명하고, 떳떳하게 철학과 원칙에 따라 움직일 수만 있다면, 왜 내부 인력을 통제해야 하나? 왜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제해야 할까? 왜 규제기관을 통제해 보려 시도해야 하나? 왜 정보와 자료들을 통제해야 하나? 통제가 곧 관리라는 개념을 버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 # #

7월 12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5편] 급하면 누구라도 먼저 뛰어 들어야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누구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빨리 위기관리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재고 저것 재고 하다가는 시기를 놓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무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위기관리 업무를 가장 우선으로 놓고 전사적으로 임직원들이 집중해 신속히 실행하라는 의미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내용이 각자 통제되지 않은 사적인 개입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절대 위험하니 삼가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통제’ 개념이 그 기반입니다. 무엇이든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통제되고 관제되지 않는다면 위험한 대응 방식입니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들도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시간적인 통제와 의사결정 전략에 있어 통제가 중요합니다. 자사가 통제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면 그 의사결정 자체가 아무리 멋지다 해도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뿐입니다. 적절한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위기대응에서의 개입 또한 마찬가지 통제가 중요합니다. 사내에서 지정된 위기관리위원회 차원 이외에 통제가 불가능한 부서, 개인의 사적 개입은 경계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쏟아지는 언론사 문의에 여러 부서 직원들이 각자 친한 기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자사 해명을 실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십시오.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온라인은 어떻습니까? 위기 시 자사에게 쏟아지는 온라인상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수백 명의 직원들이 맞서 여기 저기 각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자신들이 아무리 강력한 온라인 영향력자라고 해도 이런 개인적 개입은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훨씬 더 많습니다.

위기 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각자 지인 관계인 각종 규제기관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관과 홍보담당자들을 건너 뛰어 사적으로 여기 저기에서 개입을 하는 형국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위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대응 실행들은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공식적으로 지시되지 않았고, 공유되지 않을 실행은 위험하니 삼가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사심에 기반한 사적 활동이라도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다시 회사가 됩니다. 위기 일수록 임직원의 사적 개입, 비밀스러운 작업(?) 등은 조직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위기관리 실패 케이스들을 보면 위와 같이 위로는 기업 오너 및 대표이사에서 아래로는 일선직원까지 통제되지 않는 어지러운 사적 개입들이 공히 목격됩니다. 이 때문에 부정 보도를 준비하는 언론사 편집국장과 데스크는 갑자기 수 십 명의 지인들에게 해당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어지러운 전화를 받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인정과 인맥에 의지하는 청탁들입니다.

분명히 로펌과 법무팀이 해명자료를 가져오기로 되어 있는데, 규제기관 담당자들에게는 별별 라인으로 전화가 들어옵니다. 그 연락 내용에는 대부분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 정보들이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규제기관 담당자들은 당황스럽고 짜증만 납니다.

온라인에서는 더욱 더 소란이 커집니다. “이건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별별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 공중들을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폄하 합니다. 서로 감정이 상해 말싸움과 막말이 시작됩니다. 상황이 관리되기는커녕 더 긁어 부스럼을 만들게 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중앙에서 통제되는 체계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선에서 아무리 실행 역량들이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중앙에서 적절하게 내려지는 전략에 기반한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메시지들도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창구도 그렇습니다. 그래야 외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일사 분란하게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판단하게 됩니다.

그 만큼 또 다른 제2, 제3의 위기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위기관리를 통제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이나 대응 방식의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집니다. 어떤 실행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확연하게 평가됩니다. 여러 면에서 통제되지 않는 사적 개입보다는 통제 하에 있는 체계적 대응이 훨씬 안전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하듯 ‘호떡집에 불 난 것’ 같아 보이는 위기관리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 # #

7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04편]창구일원화? 그건 너무 쉬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일원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강조를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창구일원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다른 기업에서는 창구일원화가 그렇게 어려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주문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든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문이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가?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불가능합니다. 저도 수 십 년 동안 수 많은 조직들을 지켜 보았지만 하나의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차선책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죠. 기업의 경우 그 창구는 홍보실이 될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고,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어 버리면 해당 조직에서는 창구를 일원화 해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러면 좋고요.

홍보실 이외에는 어떤 부서나 임직원이라도 언론의 취재에 응하면 안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회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저희 규정상 언론으로부터의 문의는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류의 답변 방식이 바로 창구일원화 방식입니다.

이런 답변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편하고 쉬울 정도로 규정이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다면 참 훌륭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 방식을 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실제로 창구일원화 실행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입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구일원화 훈련을 해 보면 임원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창구일원화를 목적으로 정해진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못 견딜 만큼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말을 기자에게 뻔뻔하게(?) 반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답변이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기자가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정해진 답변을 반복 반복 반복하는 임직원들이 조직에서는 필요합니다.

대표이사나 기업의 오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습니다. 종종 대표이사는 그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임직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위해 부단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께서는 편안하게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게 만들어 온 창구일원화 원칙은 깨져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관리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하고, 그냥 창구일원화란 쉬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있는 조직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열에 일곱 여덟 가량의 임원들은 어떻게든 기자에게 답을 줍니다. 아주 미세한 정보의 조각이라도 전달을 하고 맙니다. 이건 자신의 의견이라는 말꼬리라도 붙입니다.

기자와의 심리적 싸움에서 지고, 부적절한 답변들을 하게 됩니다. 오프더레코드를 외치거나,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까지 애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답을 주었는지 끝까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수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아주 흔한 실수들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설화에 빠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 없이는 실행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입니다. 훈련을 통한 창구일원화가 그 기본이고요.

 

# # #

12월 05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8]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8]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국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들 중 가장 중요한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 하면 필자는 관제탑의 부재를 꼽을 것이다. 사내에 위기관리를 리드, 관제, 통제하는 부서가 평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관제탑을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사결정과 관제는 전혀 다른 의미다.

인천국제공항에 한 해 내리고 뜨는 비행기들은 2010년 기준 약 20여만대에 이른다고 한다. 하루 평균 500~600대의 비행기들이 드나드는 셈이다. 이곳에는 어떤 비행기가 언제 어떤 활주로에 착륙 또는 이륙해야 하는지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비행기 조종사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관제탑이다.

관제탑은 컨트롤타워라고도 한다. 현장과 직접 연결이 되어 있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모니터링 가능하다. 또한 비행기들은 관제탑의 지시와 지원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준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 비행기 조종사가 자신의 비행기를 아무 때 공항 아무 곳에나 착륙 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다. 자신의 사정에 따라 관제탑의 지시를 거부하고 독단적인 기동을 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 모든 비행기들의 흐름은 관제탑에 의해 계획되고, 결정되고, 지시된다.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일선에서 대처하여 비행기 조종사들과 함께 대응하는 역량도 관제탑은 가지고 있다.

기업 내 위기관리 시스템을 들여다 보자. 우리 회사 내에 위기가 발생하면 이와 같은 관제탑의 역할을 하는 부서는 어디인가? 위기 발생 시 실제 현장에서 위기 대응 활동들을 하는 수많은 부서들과 더 많은 실무자그룹들을 한눈에 모니터링 하는 부서가 존재하는가? 셀 수 없이 많아 평소에도 그 활동 내역들을 잘 알기 힘든 수많은 이해관계자 접촉면들에 대해서는 관제나 통제가 가능한가?

예를 들어 대기업으로서 우리 회사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기업 공식 SNS채널들을 한번 세어 보자. 각 계열사별, 사업부별, 브랜드별, 캠페인별 등 생각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채널들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큰 위기 시 이들 모두가 하나의 입장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체계가 필요한데 이런 체계를 사내에서 어떤 부서가 책임지고 있는가?

많은 CEO들이 위기 시 대응 명령과 함께 즉시 실행이 이루어 지리라기대하곤 하는데 현장에서는 결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의도적인 지체가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각 대응 부서와 실무자들의 사정과 역량에 따라 지시된 대응 업무의 실행은 천차만별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천차만별의 실행 조차 어느 부서도 지정되어 관제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위기 시 많은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스스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마케팅이 홍보부서에서 대응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을 잘 모르고, 생산과 기술 부서는 서울에서 영업부서들이 위기관리 하고 있는 내용들을 알지 못하는 꼴이다. 회사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에 대한 관제탑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혼돈이다.

위기관리 성공을 바라는 CEO라면 하루빨리 위기 발생 이전과 이후를 아우르는 사내 관제탑 기능을 정의하고, 가장 최선의 부서를 지정 해 이 역할과 책임을 부여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위기관리를 위한 관제 부서의 사내 통제력을 지원하기 위해 관제탑 협업에 대한 관련 규정을 위기관리 매뉴얼에 명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실제 지정한 관제탑 기능의 부서가 정확한 역할을 실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좋다. 많은 위기 대응 협력 부서들이 관제탑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지 점검도 필요하다. 규정에 따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관제탑의 리드를 잘 따라주고 있는지도 CEO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

흡사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관제탑 없이 운영되는 시골 공항들과 같았다. 활주로에는 온갖 종류의 비행기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엉켜 있거나 접촉 사고를 내고 있었다. 비행기 조종사들간에 오가는 고성들이 관제기능을 대신했던 것이다우리 비행기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들이 각각 정확한 이착륙들을 하고 있는지 관제탑을 만들어 관리하자. 이 또한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CEO가 리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관리(management) 체계가 되겠다.

 

#  #  #

2월 072011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검증하라, 추정하지 말라, 부정어 반복말라, 일관되게 입장을 지켜라: 합참의 메시지

위기나 이슈시 위기관리 주체는 가능한 정확한 메시지를 검증을 반복해 릴리즈 하는 게 상식이다. 추정이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부정적 표현이나 의혹 그리고 루머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입이나 문장으로 반복 서술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번 정한 포지션(입장)은 일정 시간 동안 메시지에서 일관되게 지켜져야 한다. 포지션이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들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서 인용한 합참측의 포지션과 메시지를 기반으로 이런 원칙들을 분석해 보자.

합참은 “UDT 작전팀이 선교로 진입 후 해적과 교전할 때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해 해적 7명을 사살했다…[연합뉴스]


==>
여기에서 합참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했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도 객관적으로 입증 불가능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일단 이 메시지가 합참의 포지션 같다. 일관되게 지켜져야 옳다.

  해양경찰청에서 UDT 작전팀의 권총 탄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1발은 교전간 발생한 유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정확한 것은 국과수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메시지에 부정적 표현들이 너무 많다. 합참은 그대로 부정어를 반복 전달했다. 불필요한 표현들을 빼면 이렇게 수정할 수 있다. “해양경찰청에서 추정 발표한 1발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정확한 것은 국과수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 : 기억할 것 ‘추정’과 ‘가능성’등은 사용시 절대 주의해야 할 단어들

합참 관계자는삼호주얼리호 선교에서 교전이 발생했을 때 작전팀은 근거리 조준사격을 했기 때문에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것으로 본다오발탄은 조준을 잘못한 탄환이고, 유탄은 다른 곳에 맞고 튄 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합참은 기존 포지션을 기반으로 그 1발이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것으로 본다’고 또 ‘추정’했다. 추정할 필요가 없다. 추정은 아무 긍정적 효과가 없다. 추정은 항상 위기를 악화시킨다.

==> 그리고 논리적으로도 기존에 UDT 작전팀들이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는데, ‘조준을 잘 못한 탄환’과 ‘다른 곳에 맞고 튄 탄환’은 엄격히 보면 합참이 주장한 포지션에 둘 다 모순되는 옵션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부가 설명이다.

가능한 메시지를 스스로 통제할 것. 방만한 메시지 전달 후 뒤늦게 매체나 오디언스들을 통제하려 하지 말 것.

11월 182009 Tagged with , , , , , , , , , , 8 Responses

가장 부러운 선배들…











홍보 일을 하면서 능력 있고 부러운 선배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분들에게 가장 부러운 것이 있었다면 그들의 인간미, 근성 그리고 체력이었다. 나이가 먹어 감에 따라 그러한 그분들의 강점들이 나보다 10여 년
이상 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부러워진다. 고갈되지 않는 체력…

10년 전까지 부러웠던 선배들 (하늘 같아 보였다)

어렵게 전화를 걸어 ‘선배…OO일보 산업부장
아시죠? OOO씨요. 혹시 그분과 친하세요? 이러 저러해서 민감한 건이 있는 데 연결 좀 해주세요. 소주 한잔
같이 하시죠?’하면 흔쾌히 바로 약속 잡아 해당 부장을 모시고 나오시는 모 선배

“형님…방금 전 OOO일보 가판에
우리 회사 관련 해 OOOO이런 기사가 났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요.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하면 여기 저기 전화 하셔서 제목도 바꾸어 주시고, 민감한 숫자도 일부 빼주시는 모 선배

“형…저는 출입기자랑 거의 다 친한데 OOO뉴스 OOO차장이랑은 아무리 해도 친해 질 수가 없네. 어떻게 해야죠?”하면 바로 “걔?
내 대학 동창이야. 진작 말하지…오늘 저녁
다 같이 먹자”하시는 모 선배

“선배…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이 걸 어떻게 위에다가 설명을 하죠?” 물으면 바로 “야…내가 알아보니까 그 기사는 OOO때문이야. 그 때 OOOO했었으면
문제 없을 걸 너네 회사 OOO이 키운 건이야.” 아주
명쾌하게 기사 발생의 전말을 설명해 주시는 모 선배

“용민아…OOO일보에 인사 이동 낫다. O씨가
산업 부장 됐어. 빨랑 연락해라. 그리고 …OOO일보 OO부장이 부친상을 당했다고 해서 나 내려가는데 같이
갈래? 내가 픽업하마..”하는 모 선배


공통적으로 이분들을 보면 언제나 깨어 있고, 언제나 그들과 가까웠다. 항상 식사와 커피 그리고 술잔들을 그들과 나누는 듯 했다. 말로나, 논리로나, 이상으로 PR을
바라보기 보다는 몸으로 직접 느끼는 분들이었던 것 같다.

주니어였던 나는 그들에게 의지했고…그들이 나의 구세주였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혼자 끙끙대던 고민들을 그들은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깨끗이 해결해 주는 해결사였다.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선배들이었다.

앞으로 10년 후 가장 부러운 선배들은 어떤 모습들일까?

10년 전 그들처럼 무언가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분들이겠지…

단, 그들이 가까운 사람들이 기자들만은 아니겠다. 파워
블로거들일 수도 있고, 파워 트위터러이거나,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일
수도 있겠다.

대화도 “선배 제 트윗 좀 리트윗 해주세요”라거나 “블로거 OOO씨 아세요?
혹시 한번 연결 좀 해 주실래요?”하는 투가 되겠다.

하지만…한가지 확실한 건…

그 선배들이 이전 10년 전 선배들처럼 확실하게 해결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이전의 매체는 일부에서 누가 뭐라 해도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매체들이었다.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몇 가지 툴과 역학들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환경은 다르다. 그게 문제다.

그래서 더더욱 10년 후 어떤 선배들이 되어야 할까 고민해야 한다.








10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완벽하면 더 불리하다?

완벽하면 더 불리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30일 (금) 14:06:5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들어 TV 고발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고발 프로그램(탐사 취재 프로그램)으로 인해
기업들은 물론 정부기관들과 각종 조직들이 매주 하소연들을 늘어 놓고 있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만나면 거의 대부분 해당 프로그램들에 대한
억울함과 비난을 늘어 놓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담당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선이 다각화 되고 통제
불가능해졌다. 예전에는 출입기자들이 본사 홍보실을 통해 취재협조 요청을 하고 자료를 받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일선 영업점이나
지국 또는 공장에까지 언론 접촉 가능성이 극대화 되었다. 특히, 고발 프로그램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일선 직원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
넣기 일쑤다.

둘째, 취재방식이 더욱 다양해 졌고, 공격적이 되었다. 매복 카메라, 몰래 카메라, 잠입 취재, 녹취 등 취재의
방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방송사 PD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속속 뛰어들면서 그 취재나 편집 방식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일부에서는 법적인
대응을 하려 하지만, 사후 약방문이다.

셋째, 인터넷의 활용이 극대화 되고 있다. 고발 프로그램의 PD들이 블로그를 시작했고,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제보들을 접하고 있다. 프로그램 자체를 제보 중심으로 가져가는 프로그램도 있다. 충분한 제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완전한
플롯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숨쉴 구멍이 없다.

문제는 이렇게 눈에 띄게 발전해 가는 방송 프로그램의
고발성 취재방식들에 비해 이에 대응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의 준비나 훈련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매주 그리고 며칠에 한번씩 다른 회사들과
조직들이 고발 프로그램에 의해 ‘바보’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재수 없어서 걸렸다’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욱 큰 문제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만약 저런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면 좀 더 잘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이 옳다.

일부 기업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을 한다. “어떻게 인터뷰를 하고 대응을 해도 편집된 것을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 져요. 그러니까 아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죠” 맞다. 일부만 맞다. 특히 인터뷰를 안 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은 틀리다.

고발 프로그램들의 편집 후 결과들을 잘 보라. 인터뷰에 응하거나 인터뷰를 거부한 사람들 중에 정확하게
자신들의 메시지만을 전달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고발 프로그램의 특성상 정확한 메시지만을 반복해 전달한 사람에게는 건질만한 화면이 없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인터뷰에 응한 대변인들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하고, 화를 낸다.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마구 변명과 추측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해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이야기한다. 가끔은 안하무인으로 기자를 대하는 사람도
있고, 카메라 바로 앞에서 어떻게든 무마 하려 시도한다.

이 모든 움직임과 메시지들이 모두 스스로 떳떳하고 공식적인 모습인가 한번
자문 해 보자. 그렇게 인터뷰를 해 놓고 나중에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만 탓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합리화다.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한 ‘꺼리’를 제공하고 나서 그 ‘꺼리’를 물은 제작진을 탓하는 셈이다.

끊임없이 훈련 받고, 항상 주의하고, 본능적으로
전략화 되는 게 맞다. 대변인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일선의 실무자들도 그에 반이라도 해야 옳은 시대가 왔다. 완벽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란 상식의 수준에 있다. 엄청나게 높이 올라가 있는 기술이나 테크닉이 전혀 아니다.

그런 상식적인 기술을
가르치거나 훈련시키기 위해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들은 분명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항상 완벽하지 못해 발생한 우리 조직의 ‘희극화’에 대해
항상 고발 프로그램 탓 만 하는 건 영속적인 기업이나 조직이 할 일이 아니다.

시스템이 완벽해지면 고발 프로그램을 탓 할 일은
적어진다. 준비되지 않는 실무자들이 남 탓할 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생각해 유사시 탓할 거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완벽한 시스템에
욕심을 내지 않는 건 혹시 아닐까?

# # #

10월 14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제일 나쁜 직원은 누굴까?

조직을 위해 가장 나쁜부류의 직원은 어떤 타입일까? 어제 퇴근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직원들이 여러가지 타입들이 있어 보이지만 정리하면 크게 4가지 타입으로 정리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상사: “블로그 하세요. PR담당자로서 상당히 필요합니다.”

  • A: “네,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잘하지는 못해도 실제로 실행을 한다.)
  • B: “네, 알겠습니다.” (답변만 하고 실행은 안한다. 나중에 핑계가 많다.)
  • C: “네…” (솔직히 하길 싫다. 그냥 답변만 했다. 나중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하기 싫다 어렵게 답한다)
  • D: “…………..” (답변도 안하고 당시에는 고개 정도만 끄덕인다. 나중에 실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하셨었나요?” 한다. 아무 관심도 없었던 거다.)

A, B, C, D 중에서 누가 조직에서 가장 나쁜 부류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A,C,D의 경우는 그래도 낫다.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A 경우는 조직에서 포상을 해야 하는 모범 모델이다. C 경우에는 그 선수가 해당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개념을 개선시키거나, 아니면 그와 다른 업무를 지시하면 된다. D 경우에는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미끼를 제공하거나,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을 가하면 된다.

그러나 B의 경우는 사실 답이 없다. 핑계는 수천만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를 권고하거나 지시하는 입장에서 자칫 이 부류들은 지시에 잘 따르는 부류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A 타입과 종종 혼동이되곤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행이 없다는 데서 큰 차이가 있고, 이런 부류들이 중장기적으로는 조직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도로 저해 하는 주범들이 된다.

일각에서 핵심 가치를 1000번 강조하라, 700번 강조하라 하는데…B 타입에게는 이런 반복 조차 소용 없다. 핑계는 반복에 의해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강한 기업 내부에서는 구조적으로 B타입의 인력들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있는데, 그 이유가 타당하다. 성공적 경영을 위해 아주 당연하다.

7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6월 02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내일은 어제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한번 위기가 발생하면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그 총탄이 다시는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의 위기와 그 영향들을 소비자나 중요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머릿속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 또는 ‘아무 일 없는 듯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제품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무력을 빌어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전 예방에 더욱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 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유형들을 다 끌어내서, 그 중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중점 관리하는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9% 이상은 홍보담당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 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내일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6월 02일 10:46:43 / 수정 : 2008년 06월 02일 10:4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