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서빙된 가든 샐러드에서 반숙이 된 3cm가량의 잘라진 뱀머리가 나왔다. 한 고객이 이 이물질을 발견하고 해당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강력하게 항의. 매니저 나와 음식물을 일단 수거 후 해당 고객에게 머리숙여 사과. 추후 보상책등을 알려주겠다고 고객 연락처를 구한 후 상황 관리 종료.
이 상황을 두고 “자…그러면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하고 물어보자. 해당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위기관리 의사결정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위기관리 관련 학자]
A 레스토랑은 일단 해당 이물질이 진짜 뱀의 머리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그 이물질이 뱀의 머리로 확실하게 확인되었다면, 어떻게 그 이물질이 그 음식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라. 그것이 일부 직원의 탬퍼링이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음식재료에 섞여 들어갔는지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정직하게 확인결과를 공개하고, 해당 소비자에게 사과한 후,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수립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안그러면 실패 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CEO]
아니, 뭐 이딴 일이 다있나? 내 사장생활 10년만에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그 뱀머리인가 뭔가는 어떻게 거기 들어가있나? 매니저를 불러와라.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일단 그게 뱀머리건 아니건 그리고 그게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차치하고…언론에서 기사화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라. 해당 고객에게는 어떤 보상이라도 해서 입을 막아라. 이게 공론화되고 회자되면 이번 주총에서 문제가 많다. 홍보팀과 CS팀은 밖으로 나가서 발로 뛰어라. 무슨일이 있어도 조용하게 넘어가야 한다.
[홍보임원]
기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거 골치 아프다. 최근 먹거리쪽에 기자들 관심이 많아서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 막기 힘들다. 특히 OOO경제가 문제다. 그쪽하고 평소에 사이가 안좋은데 큰일이다. OOOTV쪽은 누가 담당할 건가? 그리고 그 고객이 블로그나 뭐 그런데다가 글 안올리게 CS쪽에서 빨리 해결을 좀 해달라. 고객이 설치면 힘들다…
[CS임원]
해당 고객을 만나봤는데…심상치가 않다. 친구가 OOOTV 기자라더라. 홍보팀에서 대처해 주었으면 한다. 고객이 그러는데…자기 아이가 놀라서 정신적인 피해보상까지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일단 수천만원은 요구할 것 같은데…보험쪽에서 처리가능한 액수를 훨씬 웃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보험사쪽에다가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일단 무료시식권 50만원짜리를 제시해 놓았는데…반응이 안좋다.
[마케팅 임원]
아니…지금 내일부터 새로운 유기농메뉴 TVC가 나가는데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TVC내리거나 미룰수는 없다. 홍보팀에서 어떻게든 회자 안되게 막아달라. CS쪽에서도 사장님 말씀하신 것 처럼 돈을 쓰더라도 입을 막아라. 이번 TVC잘 안되면 끝장이다.
[법무임원]
홍보팀에게 말해둔다. 이번건으로 기자들과 통화하거나 이야기하지 말아라. 괜히 긁어 부스럼이다. 그리고 CS는 해당 고객이 비상식적인 금액을 요구하면 그 요구사항들을 녹음하거나 이메일로 받아라. 추후 소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일부 찌라시같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기사화하면 다 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 홍보팀은 그 부분을 강력하게 인식시켜라.
[구매임원]
우리 식자재는 미국 FDA승인된 업체들에서 글로벌 공동구매를 한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었다. 근데 이런 이물질은 당황스럽다. 납품업체에게 방금전 문의하니 불가능하단다. 특히 뱀이라는 생물체 부분이 나온게 의심스럽다. 이 부분은 과학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좀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술분석 임원]
뱀머리는 일단 수거했고 분석중이다. 2주정도 걸리면 그게 어떤 종류이며 어떤 상태인지를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판별할 수 있겠다. CS와 홍보팀에서는 급하겠지만…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이물질에 대해 추측하지 말아달라.
[대관부문 임원]
방금전 식약청에서 전화가 왔다. 이 소식이 들어간것 같다. 해당 고객이 찔렀는지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 라인을 좀 세워야 겠다. 일단 해당 이물질 수거까지는 인정할까? 이물질 내용분석은 추후에 나온다고 하고 일단 넘어가야 하나?
[소셜미디어 팀장]
트위터에서 소스를 알수는 없는데…관련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아마 이물질 발견 고객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다른 고객들이 해당 사건을 보고 트위팅을 한 것 같다. 아직 우리 회사명은 대화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향후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나?
[CEO]
아무튼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해당 관련해서 언급되거나 회자되면 관련 부서들은 책임을 져라. 무슨일이 있어도 죽을힘을 다해 방어해라.
[레스토랑 매니져]
제가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하겠습니다. 어떤 문제이건 제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일이고, 책임이 무거우니 제가 먼저 옷을 벗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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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를 위해 대응전략과 방법을 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엇갈린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이 선행된다. 대부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주장들은 비전략적이고 본능적이다. 또한 자신의 업무 이해관계에 충실하다.
누구도 회사 전체의 시각으로 모든 의사 타진 결과들을 취합, 분석, 정렬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부분 CEO의 직관으로 위기관리가 진행되곤 한다)
이 Chaos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 오너십과 리더십을 가지기는 더더욱 힘들다. 많고 다양한 내부의 이해관계자들이 학자들이 맨 위에서 이야기한데로 그대로 순순히 따를 가능성도 희박하다. 회사의 철학을 이야기하기에는…다들 정신이 없다.
One soultion fits all하는 솔류션이란 위기관리에 애초 존재 불가능하다. 그래서 외부 코치들이 필요한 것이다…하지만, 외부 코치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부 잘못된 결정을 고집을 하게되는 원인도 one solution fits all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러니고…혼동이다. 그게 위기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