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7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의사결정의 다이나믹스

A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서빙된 가든 샐러드에서 반숙이 된 3cm가량의 잘라진 뱀머리가 나왔다. 한 고객이 이 이물질을 발견하고 해당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강력하게 항의. 매니저 나와 음식물을 일단 수거 후 해당 고객에게 머리숙여 사과. 추후 보상책등을 알려주겠다고 고객 연락처를 구한 후 상황 관리 종료.



이 상황을 두고 “자…그러면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하고 물어보자. 해당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위기관리 의사결정 참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위기관리 관련 학자]
A 레스토랑은 일단 해당 이물질이 진짜 뱀의 머리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그 이물질이 뱀의 머리로 확실하게 확인되었다면, 어떻게 그 이물질이 그 음식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라. 그것이 일부 직원의 탬퍼링이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음식재료에 섞여 들어갔는지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정직하게 확인결과를 공개하고, 해당 소비자에게 사과한 후,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수립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안그러면 실패 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CEO]
아니, 뭐 이딴 일이 다있나? 내 사장생활 10년만에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그 뱀머리인가 뭔가는 어떻게 거기 들어가있나? 매니저를 불러와라.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일단 그게 뱀머리건 아니건 그리고 그게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차치하고…언론에서 기사화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라. 해당 고객에게는 어떤 보상이라도 해서 입을 막아라. 이게 공론화되고 회자되면 이번 주총에서 문제가 많다. 홍보팀과 CS팀은 밖으로 나가서 발로 뛰어라. 무슨일이 있어도 조용하게 넘어가야 한다.

[홍보임원]
기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거 골치 아프다. 최근 먹거리쪽에 기자들 관심이 많아서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 막기 힘들다. 특히 OOO경제가 문제다. 그쪽하고 평소에 사이가 안좋은데 큰일이다. OOOTV쪽은 누가 담당할 건가? 그리고 그 고객이 블로그나 뭐 그런데다가 글 안올리게 CS쪽에서 빨리 해결을 좀 해달라. 고객이 설치면 힘들다…

[CS임원]
해당 고객을 만나봤는데…심상치가 않다. 친구가 OOOTV 기자라더라. 홍보팀에서 대처해 주었으면 한다. 고객이 그러는데…자기 아이가 놀라서 정신적인 피해보상까지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일단 수천만원은 요구할 것 같은데…보험쪽에서 처리가능한 액수를 훨씬 웃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보험사쪽에다가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일단 무료시식권 50만원짜리를 제시해 놓았는데…반응이 안좋다.

[마케팅 임원]
아니…지금 내일부터 새로운 유기농메뉴 TVC가 나가는데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TVC내리거나 미룰수는 없다. 홍보팀에서 어떻게든 회자 안되게 막아달라. CS쪽에서도 사장님 말씀하신 것 처럼 돈을 쓰더라도 입을 막아라. 이번 TVC잘 안되면 끝장이다.

[법무임원]
홍보팀에게 말해둔다. 이번건으로 기자들과 통화하거나 이야기하지 말아라. 괜히 긁어 부스럼이다. 그리고 CS는 해당 고객이 비상식적인 금액을 요구하면 그 요구사항들을 녹음하거나 이메일로 받아라. 추후 소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일부 찌라시같은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기사화하면 다 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 홍보팀은 그 부분을 강력하게 인식시켜라.

[구매임원]
우리 식자재는 미국 FDA승인된 업체들에서 글로벌 공동구매를 한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었다. 근데 이런 이물질은 당황스럽다. 납품업체에게 방금전 문의하니 불가능하단다. 특히 뱀이라는 생물체 부분이 나온게 의심스럽다. 이 부분은 과학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좀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술분석 임원]
뱀머리는 일단 수거했고 분석중이다. 2주정도 걸리면 그게 어떤 종류이며 어떤 상태인지를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판별할 수 있겠다. CS와 홍보팀에서는 급하겠지만…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이물질에 대해 추측하지 말아달라.

[대관부문 임원]
방금전 식약청에서 전화가 왔다. 이 소식이 들어간것 같다. 해당 고객이 찔렀는지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 라인을 좀 세워야 겠다. 일단 해당 이물질 수거까지는 인정할까? 이물질 내용분석은 추후에 나온다고 하고 일단 넘어가야 하나?

[소셜미디어 팀장]
트위터에서 소스를 알수는 없는데…관련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아마 이물질 발견 고객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다른 고객들이 해당 사건을 보고 트위팅을 한 것 같다. 아직 우리 회사명은 대화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향후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나?

[CEO]
아무튼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해당 관련해서 언급되거나 회자되면 관련 부서들은 책임을 져라. 무슨일이 있어도 죽을힘을 다해 방어해라.

[레스토랑 매니져]
제가 책임을 지고 사직을 하겠습니다. 어떤 문제이건 제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일이고, 책임이 무거우니 제가 먼저 옷을 벗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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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를 위해 대응전략과 방법을 정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엇갈린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이 선행된다. 대부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주장들은 비전략적이고 본능적이다. 또한 자신의 업무 이해관계에 충실하다.

누구도 회사 전체의 시각으로 모든 의사 타진 결과들을 취합, 분석, 정렬하기 힘들다. (따라서 대부분 CEO의 직관으로 위기관리가 진행되곤 한다)

이 Chaos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 오너십과 리더십을 가지기는 더더욱 힘들다. 많고 다양한 내부의 이해관계자들이 학자들이 맨 위에서 이야기한데로 그대로 순순히 따를 가능성도 희박하다. 회사의 철학을 이야기하기에는…다들 정신이 없다.

One soultion fits all하는 솔류션이란 위기관리에 애초 존재 불가능하다. 그래서 외부 코치들이 필요한 것이다…하지만, 외부 코치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부 잘못된 결정을 고집을 하게되는 원인도 one solution fits all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러니고…혼동이다. 그게 위기관리다.

7월 262008 Tagged with , , , , , , , 1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내부가 먼저다!

내부가 항상 먼저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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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홍길동 홍보팀장은 사내전화를 받았다. 고객만족팀장의 전화다. “음…홍 팀장님, 저 잠깐 3층 회의실에서 미팅 좀 할 수 있을까?” “네? 무슨 일이?” “아니…조금 민감한 문제라서…10분 후에 3층에서 뵙시다.” “네”

홍 팀장은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 “제품 사고군…” 무겁게 3층으로 내려가니 고객만족팀장이 회의실에 들어오고 문을 굳게 닫는다. “저…홍 팀장. 홍보팀에서 협조를 좀 해주실 사항이 있습니다. 어제 저녁 저희 안양지점에서 보고가 들어왔는데… 안양 사는 소비자 OOO씨가 우리 OO제품을 구입했는데 그 안에 조그만 나사 같은 이물질이 있었나 봐요. 그 집 애가 그걸 먹다가 그만 식도에 걸려서…”

홍 팀장은 온몸이 쭈뼛해진다. “혹시… 죽었나요?” “아뇨…아뇨…애가 죽지는 않았는데…어젯밤 서울 OO 병원으로 이송 되 식도수술을 했대요. 근데 이 아버지가 절대 합의 안 한다, 용서 못한다 그러네. 문제는 그 애 삼촌이 OOO TV 기자예요. 그것도 사회부…”

홍 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물어본다… “기자 이름이 뭐래요?” “흠…뭐라더라.. 조OO 기자라던가?” “조 기자라…조 기자…” 홍 팀장은 일단 상황파악을 위해 보고일지와 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정보, 그리고 조 기자의 이름 등을 적어가지고 사무실로 올라왔다.

이제부터 또 난리다. 홍 팀장은 OOO TV 출입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 기자에 대한 신상을 묻고 개인휴대전화 번호를 얻었다. 출입기자 왈 “홍 팀장, 왜 그래? 사회부랑 무슨 관계가 있어? 뭐 일 터졌어?” “아니야… 그냥 아는 사람이 있다 해서, 전화번호나 줘 봐” “에이…아닌 것 같은데…그 선수 까칠한 선수야..조심해” 홍 팀장은 더 심난해진다.

위기, 홍보팀 혼자 해결하려 해선 안돼
홍 팀장은 조 기자에게 미리 연락을 취해 자초지종을 설명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기다리면서 대응할 것인지 고민한다. 무심한 사장님은 고객만족팀장에게 무조건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하라고만 지시하고 휴가를 떠나셨단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일단 상황설명과 회사측의 메시지를 만들었다. 홍보팀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 오라 했다. 두 시간만 있으면 어떻게든 메시지들이 정리 되니 대응이 가능하겠다.

오전 11시…홍 팀장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그 조 기자다. “네, 홍길동입니다.” “네…홍 팀장님이시죠? 저 OOO TV의 조OO입니다. 어제 안양에서 OO제품 이물질 사고가 났다는 데 알고 계시죠?” “흠…네…조 기자님. 저도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저희가…” “아뇨..됐고요. 거기에서 나온 게 나사라고 하는데 알고 계시죠?” “네, 조그만 이물질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니…이물질 종류가 아니라 그냥 나사예요. 제가 아침에 OO 병원에서 의사한테 그 나사를 넘겨 받았거든요. 아주 큰 나사예요…삐쭉한…” “아…네…” “그게 어떻게 들어간 거죠? 회사 입장을 말해주세요.”

   
 
 

홍 팀장은 문제의 이물질 유입에 사과를 하고 회사의 배상 방침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또 한번 절절한 사과를 하는 데 조 기자가 말을 자른다. “홍 팀장님. 내가 그런 말 들으려고 전화한 게 아니고요. 이게 왜 여기 들어가 있냐는 거죠? 생산과정에서 들어간 거죠? 봉지 보니까 OO지역에서 만들어진 건데 거기 공장에서 들어간 거 맞죠?” “조 기자님…그 이물질이 일단 저희 쪽에 수거가 되어야 저희가 분석을 해서 유입경로를 추적할 텐데…아직 저희가 그 물질을 회수하지 못해서…” “아…참…답답하시네. 그냥 예, 아니오만 대답해 주세요. 거 선수끼리 뻔한 소리 마시고. 이 공장에서 들어갔겠죠? 그렇죠?”

홍 팀장은 미디어 트레이닝 기억을 더듬어서 또 답변을 한다. “조 기자님, 이번 사안은 단순하게 생각해서 예다, 아니다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 피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서 이에 적절한 배상과 시정조치를 강구해야 하는데…” “에이…진짜…알았습니다. 일단 끊을게요” 딸깍!

홍 팀장 이마에서는 땀이 흐른다. 전화 인터뷰를 딴 것 같지는 않은데 그 기세로 봐 아마 인터뷰를 위해 오후에 찾아올 기세다. 조 기자가 다음엔 어떤 내용을 취재 할까? 누구에게 연락을 할까 예상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왔다. 간단하게 먹는 둥 마는 둥 국수를 한 그릇하고 뛰어 올라왔는데 책상전화가 울린다.

“어이…홍 팀장, 나 OO 공장장인데…거 OOO TV 조모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우리공장 제품에서 뭔 나사덩어리가 나왔다고……어떻게 그런 게 들어갈 수 있냐 묻더라고. 이거 대답해야 하나? 홍보팀에 전화해보라고 했는데 막무가내더라고.” 헉…홍 팀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뒷골을 만진다. “그래서 어떻게 답변하셨습니까? 공장장님?” “응..뭐 내가 아는 게 없어서…그런 경우는 없을 텐데…아마 만약에 그게 나사라면 컨베이어 라인 그 위 천장부근에서…” 으악…끝장이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홍보팀 중심 ‘하나의 목소리(one voice)’를~
홍 팀장은 조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홍 팀장은 긴급히 각 부문임원들에게 이메일과 SMS를 보내 상황을 브리핑하고 외부전화를 홍보팀으로 일원화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점심시간…다른 부문 직원들은 화기애애하게 그룹별로 식사들을 하고 있다.

그때 영업 부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홍 팀장, 뭐..이런 일을 지금 알리면 어떻게 해. 우리 OO마트 담당하는 영업 직원에게 방송국에서 전화 왔었다고 하던데…그 직원이 어젯밤에 고객 불만 접수 한 걸로…” 홍 팀장은 아예 주저 앉아버리고 싶어진다. 고객만족팀장에게로부터도 전화가 온다. “홍 팀장님, 그 소비자 아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우리팀원 하나 보내서 이물질 수거할려고 했는데…거기서 몸싸움이 좀 있었나 봐. 애 아빠가 멱살을 잡고 해서…근데 그 자리에 TV 방송국에서 나와 있었다고 해요…”

끝장이다. 더 어쩔 수가 없다. 그날 저녁 OOO TV 뉴스에는 다친 아이, 의사 인터뷰, 최초 접수 받은 회사의 영업직원, 회수과정에서의 몸싸움, 공장장의 원인발표(?), 그리고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선언까지가 드라마틱하게 꾸며져 방영되었다.

일반적으로 위기를 홍보팀이 혼자 해결하려 하면 꼭 이런 결과를 낳는다.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에 항상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해야 진정한 하나의 목소리(one voice)가 가능해진다. 모든 외적 활동이나 메시지들은 홍보팀장에게 공유가 되어야 하고, 홍보팀에서는 안팎의 메시지들을 관리해야 한다. 내부의 합의되고 일치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가 위기를 관리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7월 25일 17:41:37 / 수정 : 2008년 07월 25일 17:43:39
7월 11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왜 1위 업체들이 슬픈가?

N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보통 위기(Crisis)에 대한 정의는 각 회사마다 각기 다르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N사의 일련의 해프닝들은 종합적으로 위기임에 틀림없다.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위기 상황 자체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을 수거하고 이물질을 검사하고, 원인을 밝혀내고, 배상을 결정하고…하는 프로세스를 위기관리라고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우리회사는 이렇게 위기를 정의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이며,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근 N사의 대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분이 “문득 왜 이렇게 유독 N사에게만 해프닝들이 연이어 벌어지는지?”를 물어왔다. 아마 어제 또 터진 애벌레 사례 때문이겠다.

물론 음모론을 이야기 하신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다 뭐다 하는 것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시각을 같이 할 수는 없다. 그냥 기업으로서 왜 이런 일련의 해프닝들이 N사에게만 집중되는 듯이 ‘보이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 식음료 업계의 구조를 먼저 감안해야 한다.

1. 라면시장에서 N사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이는 유사 과점형태로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S사에 비해서도 판매량은 약 5배가량 우위에 있다. 이 의미는 순수 소비자 컴플레인의 수를 단순 비교해도 경쟁사보다 5배가 더 많다는 뜻이다.

2. 사입(주인이 가게내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보통 맘앤팝(소형가게로 우리나라 유통점 수의 대다수를 차지)의 경우 여러개의 라면을 동시 진열 판매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진열 공간의 한계때문에 가장 많이 팔리는 must stock 제품만이 선별적으로 진열 판매된다. 따라서 경쟁사의 제품들이 제한된 공간에 진열 판매될 가능성은 N사에 비해 매우 적다.

그 다음이 context 적인 측면이다.

3. N사의 생산과자에서의 이물질 발견을 시작으로 연이어 터진 여러 이물질 보고들로 소비자들의 해당 제품 및 연관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전같으면 그냥 버리고 넘어갔을 여러 사소한 이물질들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 분위기가 됬다.

4. 최근 N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화가난 일부 소비자들이 더욱 색안경을 쓰고 이슈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low profile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설픈 수위 변화들이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 다음은 시스템적인 부분이다.

5. 좀더 강력하게 유사한 소비자 컴플레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처리방식이나 규모가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 같았으면 CEO의 재량으로라도 강력하고 즉각적 배상진행으로 일정기간 소비자 컴플레인 노출 비율을 급격히 하락 안정 시킬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고 있어도 계속 터지는 것인지…잘 모르겠다.

6. 생산과정에서의 품질관리에 여전히 한계를 들어내고 있는것은 아닌가. (회사에서는 아니라는 포지션이지만…누가 아나…)

마지막으로 언론의 역할 부분이다.

7. 현재 N사와 관련된 제보나 해프닝은 기사 꺼리가 된다. 언론은 이 꺼리를 어느정도 찬반적인 시각에서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N사는 괴롭다. 개인적으로 인하우스 시절을 떠올리면서 “내가 만약 N사 인하우스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답이 없다. 회사의 철학이나 시스템을 실무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EO를 탓하기도 뭐 하다. CEO 마음대로 조직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참여가 소비되야 한다. 그런데 지금 N사에게는 그런 여유로운 소비 환경이 미처 주어지지 않고 있다.

결론은 low profile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태풍의 중간에서 아무리 노를 저어봤자…힘들기만 하다. 이 세상 어떤 컨설턴트들을 데려다 놓아도…지금 N사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low profile일 것이다. 이젠 위기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팔자와 운의 영역인 듯 하다.

4월 28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조금 심한 공식 멘트

주말 노컷뉴스가 보도한 맥도널드 햄버거에서도 이물질 발견, 매장측 성의없는 사과 에서 제품 이물질에 대한 한국맥도널드의 공식 반응이 참 독특하다.

본사역시 사과를 앞세우기 보다는 보상이 어렵다는 식의 해명만 거듭했다. 맥도날드측은 “이물질로 사람이 다친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처리하는 보상을 받을 수 없고 이번은 특별한 경우로 솔 자체에는 이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전화 통화를 통해서 홍보 담당자의 여러 멘트들 중 일부를 취사 선택해 기사화 하기는 하지만…이번엔 조금 심했다. 누가 심했던 건지는 기자와 홍보담당자 둘 만 아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심했다.

4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허둥대지 말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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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위기는 예견이 가능하다. 심지어 자연재해도 각종 예보 시스템을 통해 많은 부분 예견은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의 경우 전문가들은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강조한다.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었고, 그 이면에는 300번의 이상징후가 감지됐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한 법칙이다.

그러면 이 300번의 이상징후에 왜 미리 주목하지 않았을까? 항상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듣는 비판이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요소에 항상 주목하고 모니터링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위기요소에 대해 기업내의 최고 의사결정자가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더 나아가 공식적/비공식적으로라도 ‘그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정립과 플랜을 짜 놓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당위성이다. 실제로는 자주 허둥댄다. 당황하고, 긴장하고, 메시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주저한다. 이게 현실이다. 홍보담당자의 위기 대비 유형들을 세가지로 나눠본다.

전혀 정보가 없는 유형
기자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홍보담당자가 기자로부터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유형이다. 전혀 징후를 모니터링 하지 못했고, 관련 부서로부터의 사전 정보가 없는 유형이다. 이 때 가장 큰 원칙은 ‘기자와 오랫동안 이야기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기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먼저 입수해서 무기가 많다. 반면 홍보담당자는 그 무기에 바로 대항할 힘이 없다. 일단 숨을 돌리고, 사건에 대해서만 묻자. 기자는 우리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그에 답변을 하면 안 된다. 물론 답답해 보인다. 그래도 책임질 수 없는 실언을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자세하게 기자로부터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서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물론 전화를 끊고 나면 바로 CEO에게 보고를 하고 공식적인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가능한 빨리 답변을 주어야 한다.

사전 징후를 알고 있었으나 대비를 하지 못한 유형
이런 경우는 보통 홍보담당자들은 속으로 전화를 받으며 이렇게 생각한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물론 앞이 깜깜해진다. 긴장을 하게 되고, 자꾸 변명을 하게 된다. 보통 훈련 받지 않은 홍보담당자들의 경우에는 전화를 할 때 진짜 이 사람이 해당 사건에 대해 예견을 하고 있었던 건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기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기자에게 홍보담당자가 이미 그 사건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주면 좋지 않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으면 항상 후퇴하자. 기자의 전화 대응은 앞서의 사례와 같이 일단 숨을 돌리고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벌자. 준비가 되었으면 그 때 빨리 다시 통화를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해온 유형
이런 유형은 조금 대응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일단 기자에게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 인터뷰 자세로 돌입한다. 책상을 정리해 놓고 그 위에 우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한 공식 발표문(official statement)과 예상질의응답(expected Q&A) 팩을 가져다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단어의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은 그대로 핵심 메시지 내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예측이나 예단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예상 질의응답에서 예측해 놓지 못한 돌발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일단 미루어야 한다. “그 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미 준비가 되었을 때는 항상 홍보담당자에게 ‘애드립’의 유혹이 따른다. 절대 금물이다. 자극적인 비유나 표현도 자제하자.

일단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위기가 발생되면 홍보담당자는 수 십에서 수 백 통의 전화를 짧은 시간 내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 매체에서 한 명의 기자가 한 통의 전화만 걸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일종의 패닉 상황에서 일대일로 답변을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위험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한꺼번에 입장을 공개하는 공식 발표문 (official statement)를 전체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자청해야 한다.

물론 두 방식 모두 철저하게 준비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N사의 과자 이물질 파동은 약 한달, 그리고 D 참치 캔의 이물질 파동에도 약 2주간의 준비기간이 홍보담당자들에게 있었다. 준비 기간이 없는 위기는 없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잘 준비하는 것이냐가 문제다. 그래야 허둥대지 않는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07일 13:38:23 / 수정 : 2008년 04월 07일 13:40:26
4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진짜 이유가 뭘까?

국내 최대의 식품회사 N사가 3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성분을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사진만보고 몇일만에 성분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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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어류통조림 회사인 D사가 2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유입 경로를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10시간만에 알아냈다. 그 10시간 중에서도 실제 실험은 10분 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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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4일간씩이나 밝혀 내지 못하던 아동 성추행범의 위치를 대통령의 항의 방문 한번이 단 6시간만에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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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1. 기업이나 경찰이 일을 잘 못하는 것일까?
2. 아니면 식약청이나 대통령이 일을 무지무지 잘하는 것일까?
3. 그것도 아니라면 다들 자기일들을 대충 대충하는 것일까?

뭘까.

3월 282008 Tagged with , 3 Responses

위기의 심리학 2

오늘자 한겨레에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께서 쓰신  칼럼에 매우 공감이 간다. 새우깡의 이물질, 참치캔의 칼날 사건과 치즈에서의 다이옥신 사건은 거의 동시에 일어 났는데 공중들의 관심은 ‘이물질’에만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 몸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식품속에 포함된 ‘유해성분’이다. 식품 바깥에 걷도는 이물질은 혐오스럽다 해도 그 위해가 한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물질에 더 집착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보다 더 심각해 보이는 법이다. 매우 흥미로운 심리다. 그냥 지나쳐 갈 뻔한 insight다.

그러면 이 사건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관심을 끌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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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인정 할 때와 안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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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트레이닝 교재에서는 함부로 자사의 잘못을 인정하지 말라고 한다. 또 어떤 교재는 우선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한다. 이런 주장들 사이에서 실무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결론을 말하면 객관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부분은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인정하면 안 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인정을 하건 안 하건 항상 chemistry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단 인정을 해버리면 그 다음에는 다시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법적으로 소송들이 예상될 때에는 이러한 인정이 매우 큰 부담이 되곤 한다.

 

인정 이전에 책임을 통감하자. 그리고 인정 할 수 없는 부분은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하자. 무엇이 키 메시지가 되어야 할지 알자. 여기에서 키 메시지는 사실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 되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는 서브 메시지로 남겨야 한다.

 

보통 오디언스들이 위기 시 기업을 비판하는 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을 인정하냐 아니냐하는 사실관계나 법적 책임의 관계 이전에 감정적 인정을 구하는 것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 감정적인 인정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 일단 감정적인 인정을 실행했다고 해도, 사실관계 확인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을 놓친 경우들이다.

 

항상 오디언스의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라고 한다. 기업을 대변하는 홍보담당자라고 하더라도 위기시에는 자유롭게 모드변환을 해보면서, 메시징을 해야 한다. 사실관계 여부보다 감정이 우선되는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사랑하는 딸이 학교에 간식거리로 가져간 통조림에서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유리조각이 나왔다고 상상을 해보자. 아버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나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자. 놀람, 두려움, 안도, 분노, 혼란스러움이 믹스가 되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치명적인 부상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섬뜩함을 함께 공감해보자.

 

이 공감대 안에서 어떤 답변을 이 제품을 생산한 회사로부터 듣고 싶을까 생각해보자. “고객님, 이 제품에서 발견된 유리조각은 저희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유입될 수 없는 이물질입니다. 그 이물질의 유입경로를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저희가 조사를 해 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위안이 될까? 이 화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유입경로나 이 회사의 생산시설이 최첨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화난 상대를 위하는 방법은 최대한 그 상대의 심정을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 공감의 수준을 극대화해서 화난 상대가 느끼는 절망의 수준 이상까지를 함께 해주는 것이다. 감정을 관리해 주어 추후에 이성적인 메시징의 전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객님,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자녀분께서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저도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고객님께서 그런 이물질 때문에 얼마나 맘이 상하고 놀라셨는지 이해가 조금은 됩니다. 고객님,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 이물질이 어디서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꼭 밝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님과 고객님 자녀분의 안전입니다. 다시 한번 자녀분이 해당 제품으로 이상이 없으신지 확인해보시고, 저희 담당직원도 곧바로 찾아 뵙고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이런 불편을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이런 정도의 공감적인 표현도 지나치진 않다.

 

위의 답변이 고객에게 한 답변이라면 언론에게도 비슷하게 말하자. , 언론은 감정과 이성에 약간 균형을 주어 답변해야 한다는 점만 감안하자.

 

이번 이물질 유입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해당 소비자와 국민 여러분들께 우리 회사 임직원 일동은 깊이 사죄 드립니다. 우리 회사에게는 소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소비자가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했고, 현장에 담당인력들을 투입해서 소비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해당 이물질의 성분분석과 유입경로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저희 담당인력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여 전문가 분석을 통한 후 즉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해 원인을 구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가 적절하다.

 

분명히 이 답변을 들은 기자는 이렇게 물어 볼 것이 틀림 없다. “아 예, 그렇습니까? 근데요. 팀장님 보시기에는 이 유리조각이 어떻게 들어갈 수가 있었다고 보세요?” 여기에서 다시 홍보담당자는 ‘100% sure’‘100% true’의 메시지 간에 혼동을 겪게 된다.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현재 ‘100% true’인 답변이 없다면 확실한 이유가 밝혀지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가 정답이다.

3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거짓말 하지 말자

아침에 출근을 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낯선 식약청 출입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홍보팀장님이시죠? 지금 제가 소비자 제보를 하나 받았는데요, 그 회사 제품 OOO에 코끼리 발톱이 들어있다는 내용입니다.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나요?”<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갑자기 기자로부터 이런 전화 문의를 받았다고 상상 해보자. 보통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답변을 할 까? 진실을 말할까? 변명을 할까? 아니면 거짓을 말할까? 누가 감히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까? 아니다. 실제로는 거짓말들을 많이 한다.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저희가 창사 50년 동안 그런 희한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경우는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는 사례 같은데요” “저희 공장의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그런 이물질이 유입될 수 없습니다” “생산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어디에선가 유통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사를 해봐야 하겠습니다등등 홍보담당자들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종종 한다.

 

창사 50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으면 되는데, 바로 그 다음날 작년과 재작년에 그 제품에서 코끼리 발톱을 발견한 사례가 소비자들의 추가 제보로 밝혀지면 어쩔 텐가?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장담한 것은 좋았는데, 기자가 계산해본 결과 하루에 OOO제품의 생산량이 1 5000만개였다고 밝혀지면 어쩔 텐가. 하루에 하나 정도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1년이면 300여 개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 생산과정에서 절대 그런 물질이 유입될 수 없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난달 공장 재 개장 행사를 하면서 코끼리곡예단이 공장에서 퍼레이드를 했었다는 기록이 나오면 어떨까?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식약청 조사 결과 제품의 사전 개봉 부위가 없었다고 밝혀지면 어쩔 건가?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은 A B라고 말하는 것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A B일 것이라 추측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A A’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항상 A A라고 말해야 하고, A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확인해보겠다고 하고 재빨리 확신할 수 있는 증거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위기시에 위협적인 언론의 질문을 받으면, 홍보담당자나 대변인들은 사실과 추측을 혼동하는 오류를 법한다. 소위 말하는 ‘100% sure’ 하더라도 증거나 사실가 없으면 그건 ‘100% lie’. 결론적으로 기자는 물론 오디언스 전체를 속이려 한 것이 된다.

 

우리나라는 사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이 거짓말에 관대하다. 따라서 기업의 대변인들도 종종 애드립수준으로 확실하지 않은 말을 포장하곤 한다. 반대로 그렇게 크게 심각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 너무 신중하게 ‘100% sure’를 추구하는 홍보담당자도 답답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기자들도 사실 있다.

 

그러나,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이 거짓말쟁이(liar)가 되는 것은 그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 없다. 나중에 그 거짓에 대한 사과를 한다고 그 신뢰성이 다시 살아날까? 아니다. 한번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날수 없다. 살아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좀비(zombie).

 

위기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홍보담당자와 대변인들이 죽지않기 위해서 미디어 트레이닝은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메시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인 메시징이 중요하다. ‘100% sure’‘100% true’가 서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를 모르는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은 항상 생명을 조심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3월 18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속의 홍보팀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위기관리’였다. 자세히 말하자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위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시각’과 ‘자세’들이었다.

오늘 아침 지면과 방송에 도배가 된 모 제과업체의 이물질 사건을 바라보면서…인하우스 시절 그 당황스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식음료회사에는 가장 바쁜 파트 중 하나가 고객상담실이다. 보통 한팀을 꾸려 운영을 하거나 몇명이 맡아서 전화를 받기도 한다. 몇몇 회사들은 아예 이 파트를 아웃소싱해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아웃소싱 업체들의 경우 그냥 ‘접수’가 목적일 뿐 ‘해결’은 해주지 못하니 한계가 있겠다)

한번은 전화가 걸려왔다. 보통 출입기자들은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주는데, 사무실 전화로 돌려 받은 전화는 모 주간지 기자였다. “홍보팀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OOO신문 OOO기자라고 하는데요. 거기 OO에서 OOO이 나왔다는 제보가 있어서요…그거에 대해 좀 취재를 해볼라고 하는데요…”

이 전화를 받고 처음 드는 생각은 ‘뭐야. 이거…’였다. “O기자님, 그것과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좀 해주시겠습니까? 뭐가 나왔다구요?”

“아니…거기서 OO만들죠? 거기서 OOO이 나왔다구요. 한 소비자가 저희쪽에 제보를 했어요. 거기 소비자상담실에다가도 신고를 했는데 뭐 접수 받기만 하고 처리가 되는 둥 마는 둥 했다더라구요…근데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가 있지요?”

“O기자님, 저희가 좀더 자세하게 알아볼수 있도록 그 제품을 저희에게 보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희가 분석을 해서 원인규명을 해보겠습니다. 보통 이런경우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혼입이 된 건지,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측에서 혼입이 된 것인지가 먼저 규명이 되어야 하거든요…”
 
“제품은 없고, 사진만 있어요. 이거 이메일로 보내드릴테니까. 잘 보시고 전화주세요” (딸깍)

이메일이 왔다. 아주 잘 찍은 사진에는 심난한 광경이 들어있다. ‘f……u….c…..k…..’

보쓰에게 보고를 했다. 생산중역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 ‘어떻게 여기에 이런게 들어갈 수 있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소비자 상담 담당자를 불러 ‘이런 신고가 이전에 있었냐’고 물었다. 이메일들이 왔다갔다 하고, 전화를 몇통하고, 회의를 몇분동안 선채로 해야했다.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이런 1차 반응들이다.

보쓰: Fuck…이거 못나가게 막어. 어디야 이거 취재한다는데가?
소비자상담실: 어….네…그거 한 한달전인가 신고 접수된거예요. 우리 영업직원 보내서 제품 수거 분석할려고 했는데…만나기를 거부하고 해서…계속 try해보라고 했는데…
생산담당: 어?? 그게 들어갈수가 없는데…이상하네. 실제 제품을 봐야 하겠는데요?

기자에게 이야기 해 줄 답이 없다. 이 관계자들의 답변을 종합해서 메시지를 만든다면…

“한달전에 접수된 사건으로, 저희가 제품을 직접 보고 분석을 해봐야 확실한 원인규명이 되겠습니다. 제발 쓰지는 말아주세요…네?” 이런 멍청한 답변이 된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그들의 관여는 여기에서 ‘끝’이었다는 거다. 이제부터 홍보팀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 되버린거다. 그들은 그냥 자문이었지, 위기관리의 실행자가 아니었다. 그 이후 수십통의 전화와 몇번의 기자미팅 그리고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 일단…상황이 어느정도 종료가 되었다.

그러자 이런 공통적인 2차 반응들이 나왔다. 더욱 당황스러움.

“잘했어. 근데 얼마나 들었어?”

오늘 기사들을 보면서…얼마나 이 회사 홍보팀이 힘들까 생각한다. 홍보팀이 무슨 죄인가? 항상 악역을 해야하고, 힘들게 집에 못들어가면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그래서 소방수라고도 불리는데. 회사에서는 홍보팀을 좀더 잘 대우해 줘야 한다. 이들이 거의 유일한 위기관리 실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