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1월 25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오디언스들은 표리부동 때문에 실망한다

 

 

PR 학계나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기업이나 개인이나 평소 훌륭한 편판 또는 명성(reputation)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기(Crisis)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사이트다.

따라서 명성관리(Reputation Management)란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와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난다고 한다. 심지어는 명성관리가 곧 위기관리를 위한 하나의 보험이라는 주장도 있다. 평소 선행을 많이 해 놓아야 위기시에 그 덕을 본다는 뜻이다. [필자주: 선행으로만 명성이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행이 명성 구축을 위한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나 유명인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평소 선행을 통한 명성 구축에 힘쓴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에 스스로 공감을 하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소의 선행 그리고 명성구축의 활동들이 실제 위기시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평소의 명성구축 활동이 해당 위기의 유형과 완전하게 배치되는 것일 때 가장 그 파괴력이 큰 듯 하다.

예를 들어

국세청 홍보대사를 하면서 정직하게 세금 내자는 캠페인을 하며 명성을 쌓은 연예인이 갑자기 탈세 용의자로 몰리는 경우 여성 폭력 방지 캠페인에 앞장 서던 연예인이 아내를 폭행해 문제를 빗는 경우 성매매 방지 운동을 나서 하던 연예인이 조직적 성매매와 연루 된 경우 청소년 유해 약물 방지 운동을 이끌던 유명인이 마약으로 적발되는 경우 제3세계 어린이 구호에 앞장 서던 유명인이 현지 어린이 성추행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

이런 유형들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평소에 쌓은 명성이 위기시에 더 족쇄가 되어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닐까?’하는 반론을 제기한다. 물론 일부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들의 위기 케이스에서 핵심은 명성자체가 아니다. 평소의 명성구축과 관리 프로세스에 있어 진정성(authenticity)이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부분이 비판 받아야 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오디언스들은 배신감과 실망을 느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모든 기업이나 개인들은 실수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오디언스들은 인정한다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에 맞는 개선 의지와 활동을 보여주면 어느 정도 용서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위기를 발생시킨 그 주체인 기업이나 개인이 표리부동 했었다는 부분, 그리고 그러한 표리부동에 대해서 심각하게 사과하고 뼈를 깎는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위기관리란 아픔을 동반한다. 그 아픔을 위기관리 주체는 외부에서 온 것이라 잘 못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픔은 스스로가 생성시킨 것이고, 스스로 받아들여 해소해야 하는 대상이다. 아프지 않고 나을 수 있는
위기란 없다.

 

 

3월 10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가 힘든 이유

얼마든지 전체 가전시장의 불황을 탓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간의 자만을 반성하고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대리점 사장단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협력과 단결을 약속했다. 이 사건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의 수많은 전설 중 백미로 꼽히는 ‘아타미 회의’ 장면이다. 이를 계기로 본사 영업본부장으로 복귀한 마쓰시타는 전사
차원의 논의를 거쳐 지역별 판매회사망을 조직하는 등 회사를 부활시켰다. [
중앙일보]



위기관리와 관해 일본의 마쓰시다의 위기경영을 본받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다가 실행한 위기관리 사례에 대해 중앙일보에서 하나의 예를 들었다.

일본기업들의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국민성과 비슷하게 상당히 사과에 익숙(!)하고 사과 이후에 관대함을 느낀다. 반대로 우리는 사과에 상대적으로 인색하고 사과를 해도 그리 관대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위기관리가 좀 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사과의 효력은 사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사과 이후 개선 활동의 품질과 진정성에서 효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사과 하면 됐지…뭘 더 바래…이런 식으로 사과에 임하니까 효력이 의심되는 거다.

또 사과의 효력은 사과 주체의 무게감(명성)과도 비례한다. 문제는 무게감 있는 인사(오너 또는 CEO)는 절대 사과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게 딜레마지만.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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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진정성 부족을 넘어…

이날 토론회도 KBS 2TV ‘미녀들의 수다’를 본뜬 토크쇼 방식이라 한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는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 역시 너무 가볍다. 그리고 무엇보다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벤트용으로 급조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아쉽다. [
한국일보]



통하였느냐?


한나라당이 어제 발표해 오늘 실행했다는 국민소통 이벤트 제목이라고 한다. 어제 발표문에서 한나라당은 ’23일을 국민 소통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오디언스와는 관계 없는 하루 전 일방 통보다. 국민 소통 이벤트의 이름도 이름이지만…진행방식이나 공지하는 타이밍이 정말 아쉽다.

기자는 진정성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수백번 반복된 지적을 해 주었다. 하지만…이 정도면 진정성 부족은 차치하고…뇌나 사고능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방법론과 커뮤니케이션 철학은 일반적인 사람의 그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 주변에 에이전시들이 있다면…좀 진정들 하자. 돈벌이와 국가철학을 맞바꾸지 말자. 제발.

10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 , , 3 Responses

어짜피 편집하면 당할텐데…

[질문] 미디어 트레이닝 잘 받았는데요…제가 실제로 인터뷰를 해 보니까 문제가 있습디다. 내가 한 말들이 아주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자기네 맘대로 편집해서 따다 붙여 쓰더라구요. 인터뷰 잘해 봤자 말짱 도루묵인거죠. 자기네들이 쓰고 싶은 부분만 쓰니 어떻게 당해 내겠어요?

[답변] 맞습니다. 분명 취재 기자나 PD들에게는 편집의 기술이 있겠지요. 어떻게든 그분들이 엮어놓은 스토리에 짜 맞춰질 수도 있겠지요.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행하는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지금 여러분들께 바라는 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훈련을 받으시고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치나 기회를 가지게 되시면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라 하는 겁니다.

말씀하신 편집의 기술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뿐입니다. 일종의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는데, 가능한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 내용을 ‘섹시하게 만들 그 무엇’을 최대한 사전 배제하시라는 것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목적은 현란한 말 솜씨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기자나 PD를 찜쪄 먹을만큼 전략적이 되는 것도 사실 기대하지 마십시오. 단, 말실수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세요. 회사의 포지션에 인관되게 align하는 것에 신경 쓰세요. 자세를 바르게 하시고, 공감을 나타내시고, 겸손하시고, 긍정적이세요. 그 것 뿐입니다.

일선에 계신 여러분이 언론에게 하실 수 있는 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이나 권한을 넘어서는 위험한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확실하지 않은 사항을 그냥 습관적으로 추측하거나 예상하지 마세요. 그냥 자신에게 허락 된 메시지만을 진정성을 가지고 반복하세요. 그게 전부입니다.

만약 이러한 것에 익숙해 지고 이를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부정적으로 편집될 꺼리가 없을 겁니다. 위기시에 가장 잘 된 인터뷰는 편집과정에서 보도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인터뷰입니다. 여러분들이 회사의 대변인이 아닌 이상 함정을 만들어 진행하는 취재에서 여러분들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터뷰 답변이 편집에서 제외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겁니다. 그 정도면 됩니다.

더 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9월 29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진정성은 어디에 존재하나?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의 화자들에게는 ‘진정성’이라는 큰 가치가 요구된다. 진정성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진정성이 있게 ‘느껴지는가’, 없게 ‘느껴지는가’가 핵심이겠다.

어제 모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내 뒤편의 테이블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젊은 엄마의 생일을 맞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전체가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중으로 보였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할머니가 4-5살짜리 손녀딸에게 말한다.

할머니: “OO아. 오늘이 무슨 날이지? 엄마 생일이지? 엄마~생일 축하드려요 해.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아기 손녀딸: “엄.마. 생.일.축.하.드.려.요~”

할머니: “이제 엄마 말 잘 듣고…건강하게 잘 자랄께요. OO아…따라해…이제 엄마말 잘 듣고…건강하게 자랄게요…”

아기 손녀딸: “엄.마…엄마 말 잘듣고…’겅’강하게 자랄게요…”

이 대화를 등 뒤로 들으면서 느낀 몇 가지. 화자는 분명 할머니다. 4살짜리 손녀딸은 대변인이다. 청자는 엄마다. 4살짜리 아기가 오늘이 엄마 생일인 것을 어떻게 알겠으며, 생일이면 생일 축하한다는 형식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관습을 어떻게 기억했겠나. 거기에다 앞으로 말 잘 듣고, 건강하겠다는 다짐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커뮤니케이션에 청자인 엄마는 감격해 한다. 그 메시지가 시어머니의 조종(?)을 통해 나온 말인 줄 알면서도 아이를 보고 그 메시지에 기뻐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이게 진정성의 힘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진정성이란 청자의 마음에 있다는 증거다. 화자의 태도나 화자의 메시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깊이 청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입장으로 돌아와서는 평소에 명성을 잘 관리하고 신뢰(Trust) 기업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위기 시에 청자 마음속의 진정성을 보험금처럼 되찾아 먹을 수 있다는 거다. 기업은 스스로 아기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