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복심 (腹心) : 마음속 깊은 곳. 또는 그곳에 품고 있는 심정. 마음 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전략
[정용민의 미디어트레이닝] 오바마 vs. 롬니의 2012 선거 토론회 : 준비와 결과
[정용민의 위기관리] 체계가 곧 매뉴얼이란 의미는 아니다
먼저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기본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대외비다. 그 존재유무에 대해서도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 공개하거나 자랑할 만한 주제가 아니다.
외부 언론이나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혹시 이번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 했습니까?”라 물으면 “네, 그렇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대응했습니다.”까지가 전부다. 해당 매뉴얼은 공개하거나 그에 대해 세부적으로 왈가왈부할 주제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움직여 대응하는 체계 그 자체만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매뉴얼에는 외부 공개 시 문제가 될 소지의 내용들이 들어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회사에 OOO위기 발생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인 OOO은 내부의 누가 컨택, 정보제공, 관리한다는 내용들이 들어 있고, 그 대상 이해관계자들의 주요정보와 기타 어프로치 전략들이 들어있는데 이런 대외비 문건들을 어떻게 외부공개 하고, 어떻게 열람시킬 수 있겠는가? 일종의 경쟁정보이기도 하고, 일종의 불법정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차라리 해당 매뉴얼은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전략적일 때가 있다.
체계와 매뉴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체계가 있다 없다를 놓고, 위기관리 매뉴얼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판정을 내리려 시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체계와 매뉴얼에는 그리 정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해당 위기를 매뉴얼화 해 놓지 않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뒷 부분에서 부연 설명] 또한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매뉴얼만 구축해 놓은 기업들도 수 없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매뉴얼’을 보고 체계유무를 가늠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위기에 매뉴얼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매뉴얼화 되지 못할 위기관리 체계가 상당수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뉴얼은 모든 위기요소들에 골 고르게 분포되는 게 맞는다는 주장은 틀린 주장이다. 예를 들어 국내기업들의 현실에서 오너나 CEO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류의 매뉴얼은 존재할 수도 없을뿐더러, 존재해도 그 의미가 없다. 누가 기업 오너에게 ‘조사해 보니 회장님께서 위기요소라 우리가 회장님과 회장님 가족들의 탈법이나 범법행위를 대비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할 수 있나? 모든 위기를 매뉴얼 화 해서 관리한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
기업은 말할 수 없어서 말하지 않을 때도 있고, 말하지 않아야 해서 말하지 않을 때도 있다. 문제는 기업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따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그 기업을 판단한다는 부분이다. 그래서 영원히 이는 전략의 문제이고, 딜레마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오프더레코드(Off-The-Record) : 존재할까?
![최근 기업 위기시 트위터 활용 전략 비교](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1769059287.png?fit=1150%2C795)
최근 기업 위기시 트위터 활용 전략 비교
최근 기업 위기들을 중심으로 트위터를 통한 위기 대응 전략들을 비교 해 봤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평소 운영하던 기업 트위터를 위기시 해명, 사실 규명, 루머 대응, 사실 확인, 지속적 프레임 관리 채널로 활용 할 듯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해당 트위터 계정을 위기관리 채널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는 듯 하다. 이런 경우 어떤 전략적 내부 기준을 가지고 기업 트위터를 활용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해당 기업의 CEO나 일선 직원들이 사적인 트위터 개입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는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특히 기업 트위터가 침묵하거나, 개입 이전에 이루어지는 CEO의 사적 개입은 그 전략적 기준과 내부 시스템적 차원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일관되게 CEO가 모든 위기에 개입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
최근 농협과 신라호텔 사례에서는 기존 기업 트위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업들이 이전과 같이 오프라인 언론을 통한 위기관리 방식으로만 SNS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이는 위기 발생 직후 어쩔 수 없는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기관리 자산에 관한 큰 인사이트를 주기 때문에 주목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 밖 일반적으로 기업 공식 트위터를 잘 관리해 온 많은 기업들은 기업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위기시 적절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대응 메시지가 오프라인에서의 위기 대응 메시지와 통합되는 부분이나, 전략적으로 정확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지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해 볼 여지가 있다.
*** 위 도표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 전략에 적극성 강화 현상: M과 S사 케이스
우유제조업체인 M사의 최근 논란에 대해 위기발생 초기부터 M사는 Not Guilty 및 High Profile전략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물론 회수조치에 대한 빠른 대응도 눈에 띈다.
결국 M사는 국내 다른 조사기관들 여러 곳을 통해 동일한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로 안전성을 공히 인정받게 된다. 이에 대한 결과 또한 high profile전략을 통해 강하고 일사불란하게 전달하고 있다.
기존 많은 기업들이 위기 발생 초기 not guilty를 주장하면서 high profile 대응을 하고서는 후반부에 들어서 말꼬리를 흐리거나, low profile전략(우리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더 떠들어서 뭐 좋을 게 있나…하는 내부 분위기 변화에 근거)으로 급선회하는 사례들을 볼 때 확실히 다른 강력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었다.
국내 기업으로는 아마 최초 일 것으로 보이는 (혹시 이전 유사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CEO가 직접 해명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 출연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까지
진행 했다.
M사의 CEO 동영상 ‘고객님께 드리는 편지‘
이 또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온라인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벤치마킹 한 아주 실험적인 도전이었다.
식품회사인 S사의 위기관리의 경우도 최근 들어 많은 변화를 보인다.
S사가 Not Guilty를 주장한 위기 사례에 대해서는 끝까지 신속하고 일관된 high profile전략을 고수하면서 전략적 대응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S사는 자사와 특정종교간의 루머를 퍼뜨린 네티즌에 대한 고소를 통해 법정의 판결을 받아냈다. 또한 이물질 식빵 자작극을 통해 자사에게 피해를 입힌 경쟁업체 운영주에게도 고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다.
이 두 회사의 위기관리에 있어 우리가 주목할 만한 부분은 두 회사 공히 상당히 빠르고 정확한 상황분석을 실행했다는 점이다. 언론 노출 이전에 이미 핵심 사안에 관한 상황분석과 확인을 끝내고, 상당 수준의 확신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었던 게 성공적 위기관리의 요인이었다.
이전 많은 다른 기업들이 언론 노출직전까지 상황파악과 원인규명에 실패하거나 시기를 놓쳤던 부분과 상당히 비교된다.
또한 이 두 회사는 상당히 일관된 전략적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포지션이 흔들리거나,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간에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했다.
마지막으로 이 두 회사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상당히 도전적 실험들을 진행했다. CEO의 해명동영상 제작과 게시 (물론 소극적인 확산 전략이었지만)가 눈에 띈다. 블랙 컨슈머에 대한 강력한 (보기 드문) 법적 대응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유사사례를 방지하려는 노력 등은 크게 살만하다.
딱 한가지, 이상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두 회사의 전략적 대응과 활동이 하나로 합쳐지면 어떨까 한다. CEO 리더십과 전략적 법적 조치가 하나로 합쳐지면 not guilty & high profile 전략이 좀 더 완성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물론 이 결정은 여러 가지 관계 측면에서 고려해야 했겠지만) M사의 경우 불완전한 조사결과와 성급한 발표로 상당부분 자사에 임팩트를 입힌 해당 조사기관에 대한 더욱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 S사의 경우에는 반대로 그러한 강력한 법적대응과 리더십이 온이나 오프를 통해 CEO 커뮤니케이션으로 전달되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위기관리 활동들과 전략들이 목격되어 매우 고무적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더 잘 개발된 전략을 가지고 일관적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존 위기관리를 위한 언론관계중심 시각에서 몇 발자국 더 나아간 것 같아 흥미롭다.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2087998062.png?fit=603%2C79)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이번과 같은 CEO들의 트위터상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이기 때문에 그 때마다 새록 새록 이야기를 할 주제들은 점차 없어지겠다. 단, CEO 트윗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논쟁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좀더 전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홍보담당자들 중심에서)
미도리님의 블로그에서도 읽게 되었지만, 실무자들이 바라보는 여러 핵심 중 하나는 기업 CEO의 트윗과 트윗을 통한 논쟁을 기업 홍보팀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회사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CEO 트윗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방어,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하는 듯 하다. CEO 트윗에 대한 기업의 입장은 ‘개인의 활동일 뿐‘이라는 포지션으로 보인다. 이 포지션만으로 보면 멋지다. 훌륭하다.
관련 포스팅: 트위터 하는 CEO vs. 모니터링 하는 홍보팀
하지만, 문제는 CEO께서 진짜 기업 홍보실이 원하는 것처럼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시고 계신가 하는 점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을 트윗 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더라도 전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상당한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CEO와 기업 홍보팀이 공히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관점의 선택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이라면 (기업=CEO 일체론) 지금과 같은 홍보팀의 상황관리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CEO와 홍보팀이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과 다른 상황관리란 전략적인 가이드라인 개발과 시스템 공유다. 그 대상은 CEO다. CEO는 회사의 이름을 달고, 실명을 달고 생활하는 한 언제나 공인이다. 이 사실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동일하다. 스스로 싫다 해도 회사를 대표하는 대변인이다. 대변인은 회사에서 정해준 (허락된)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을 따라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한다.
만약 그런 복잡한 가이드라인이나 시스템에 머무르기 싫다면 (안철수씨 처럼) CEO는 지금이라도 ‘비실명‘ 트윗을 하면 된다. 그때 가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만 해도 된다. 비실명하에서는 누구도 자신과 기업을 비난하지는 않게 된다. 기업에게도 부담이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에는 ‘혼란스러움’이 핵심인 듯 하다. CEO 스스로도 자신의 실명 트윗을 운영하는데 있어 매번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 트윗을 바라보는 기업 홍보팀의 입장도 혼란스러울 뿐이다. 트위터리안들과 많은 공중들도 그 혼란스러움을 들여다보고 또 혼란스럽다.
일부에는 ‘CEO가 위기나 논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그건 사실상 기업에게 위기나 논란이 될 수 없다‘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극단적 현실성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해당 CEO나 홍보팀은 아무리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게 사실 아닐까? 그러면 문제는 있다는 거 아닌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혼란스러움을 줄이는 방법은 CEO와 홍보팀이 모여 앉아 전략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이젠 더 이상 ‘개인적 활동’이라는 포지션은 버리고, 좀 더 진중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한다. 모여 앉아 덕담으로 시작해 전략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
이정환닷컴에서 이정환 기자께서 지적하신 마지막 부분에 특히 공감하면서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3)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을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느끼는 시스템의 핵심은 아마 ‘누가(Who?)’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를 어떻게(How?)라고 생각하는데, 누가(Who?)에 관한 이야기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하면 순간 놀라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어떻게(how?)를 모른다기 보다는 ‘누가(Who?)’ 이번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몰라 서로 대응을 미루고 허둥댄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물론 가시적으로 대응책임이나 역할을 미루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 위기관리에 있어 실질적 오너십이 없다는 이야기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일개 부서나 한두 명의 직원이 진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위로는 CEO로 부터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전사적 관심과 대응역량을 집중하는 총체적인 경영이어야 한다. 일상 업무에서 담당부서와 업무분야가 정해져 있듯이,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부서별 또는 개인별 담당 대응 위기 유형과 대응 업무 프로세스가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게 좋다.
위기가 예측 가능할수록 관리의 승률이 높듯이, 위기에 대응할 ‘주체’들이 정해져 있어 대응을 진행할 담당자 또한 예측 가능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고 난 뒤 대응 담당부서와 개인을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대응 방식이다. 일단 그 해당 부서나 개인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 위기의 발생원인과 대응방식에 대해 추후 비판 받을 가능성이 많은데도 깊은 오너십을 투여하기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위험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밑져야 본전인 일에 왜 갑자기 책임을 지려하겠나?)
또한, 급작스러운 위기관리 오너십의 일방적 부여는 해당 부서나 개인에게 미리 대비하면서 훈련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인력이 준비되지 않은 인력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위기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한번도 기자를 만나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본적이 없는 위기관리 업무 담당자가 바쁜 와중에 기자들의 전화를 무심코 받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90%이상은 기자에게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취재전문가인 기자에게 말려드는 거다. 사실 이는 해당 담당자가 멍청하거나 부주의해서가 아니다. 사전에 한번도 이런 대응 훈련을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런 일은 홍보실에서나 하는 일로만 알았던 거다.
A타입의 위기. 누가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하느냐? B타입의 경우 누가? C타입의 경우 누가?…이런 ‘누가(Who?)’의 오너십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사전 사후 관리 그리고 대응훈련을 통한 역량강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누가(Who?)’의 가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냥 ‘알아서들 열심히!’라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위기관리의 실패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부분이 그런 안이한 생각이다. 안이한 구조화고, 안이한 대비 수준이 문제다.
자, 이런 위기에 누가 오너십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대응 할 것인가?
![농심켈로그 vs 삼양밀맥스 : 전략과 커뮤니케이션](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1519853386.png?fit=1150%2C584)
농심켈로그 vs 삼양밀맥스 :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최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식품 이물질 이슈 두 개. 각 사의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서로 다르다.
농심켈로그 이물질 이슈. 회사측에서 Guilty를 인정하고 사과. 홈페이지에 사과문 게재.
몇일 뒤 발생한 삼양밀맥스의 이물질 이슈. 식약청에서는 일단 해당사가 Guilty인 것으로 판정했으나, 해당사는 Not Guilty를 주장하면서 대응하고 있음.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게시나 팝업 없이 low profile.
위의 농심켈로그 케이스는 전형적인 인정과 사과 프로세스를 거쳤다.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한 사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삼양밀맥스 케이스는 조금 다르다. 일단 Not Guilty를 주장하면서 대응한다면 어느 정도 회사 내에서 확신 또는 승산이 있다는 의미겠다. 회사 브랜드와 관련 된 문제라면 Not Guilty를 주장하기 위해 가능한 high profile전략을 택하는 것이 브랜드와 명성을 위해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어리둥절해 하는 소비자들과 자세하고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거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관한 이야기 이전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런 대응이 좀 더 해당사를 믿음가게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제분공업협회 같은 경우에는 올해 1월경 밀가루에 관련된 오해를 해소 하고자 블로거들을 초청해 간담회까지 했었다. 이 경우에는 상당히 적극적인 이슈관리 전략을 선택했었다. 그러나 삼양밀맥스는 약간 다른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본다)
일단 식약청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면 그에 대한 재검토 결과도 기대된다. 그 때까지 침묵하려는 전략인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결과적으로 어떤 전략이 유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침묵과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은 무엇이 다를까?
로우 프로파일. 기업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가장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영어로 low profile이라고 하는 것은 Behavior or activity carried out with deliberate restraint or modesty so as not to attract attention (TFD.com)
즉, 오디언스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방식이다. 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전략이다. 강력한 퍼블리시티를 통해 오디언스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이 그 반대다.
문제는 종종 위기시에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로우 프로파일 전략과 침묵을 서로 혼동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언론의 취재의뢰나 해명요청 그리고 소셜미디어상에서의 대화시도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로우 프로파일로 잘 못 알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특정 이상 규모의 위기시 ‘침묵‘은 즉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전략으로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고 정확한 사실에 대한 최소한의 규명이 초기에 있었다면 로우 프로파일로 다른 오디언스들의 추가적 관심이나 이목을 끌지 않게 될 것을 ‘침묵‘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상황적으로 평가를 해 보면 위기시 ‘침묵‘은 거의 모든 오디언스들의 이목과 관심 그리고 비판을 이끌어 내었던 실패한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남게 되곤 한다. 항상 반복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단순하게 노 코멘트를 해도 왜 지금 그 사안에 대해서 코멘트 할 수 없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한 노코멘트다. 입을 막고 침묵하는 것이 전략적인 침묵은 결코 될 수 없다.
또한 제한되고 설명되지 않는 충분하지 않는 정보만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것 또한 절대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될 수 없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은 불필요하고, 장식적인 정보들을 추가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로우 프로파일 전략에서는 가장 중요한 핵심 정보들이 충분하게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단 한방으로 오디언스들의 의혹을 날릴 수 있는 핵심 정보가 딜리버리 되는 것이 바로 로우 프로파일이다.
만약 그렇게 한 방짜리 핵심 정보가 부족하다면…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면…반대로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로는 핵심적인 이슈가 언제쯤 취합될 것이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누구와 함께 생각을 같이 하는지 등등을 오디언스들과 끊임 없이 대화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침묵, 로우 프로파일, 하이 프로파일…그리고 핵심정보의 보유 유무 그리고 수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래서 항상 어렵다. 그래도 ‘침묵하지 말자‘는 원칙은 언제나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