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체계

11월 06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믿습니까?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믿습니까?

 

기업이나 정부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많은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부재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곤 한다. 그래서인지 기업 경영진들은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어야 위기관리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도 사회적으로나 업계에 어떤 큰 사건이 있으면 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이런 질문을 실무그룹들에게 하곤 한다. “우리도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경영진들이 가지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가치의 핵심은 심리적 안정감으로 보인다. 회사 직원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면서 나름 많은 고민들을 하고, 체계를 돌아 보았으니,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때문인지 실무그룹들은 경영진들을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의 분량과 부피를 극대화 하려는 노력들을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모든 위기 유형에 맞추어 세부 대응안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두툼함을 넘어 여러 본의 별책들로까지 구성된 백과사전식 위기관리 매뉴얼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든든함이 생긴다.

 

실무 그룹들의 생각은 어떨까?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해 경영진들이 가진 것과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반응들이 많다.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들에게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 보유 사실을 설명하며 잠시 홍보목적의 자신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신뢰하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믿음이 없다기 보다는 좀 찜찜하다는 느낌들이 많은 것이다. 왜 그럴까?

 

실무그룹들은 일선에서 위기관리 업무를 해본 경험들이 있고, 앞으로 위기관리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처음 위기관리 경험을 했을 때에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고 이에 따라 대응 했다기 보다 부서의 경험과 본능들을 가지고 대응 했었다. 이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위기대응 경험 때문에 이후 만들어 진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해서는 부정적 태도들을 보이곤 한다. 한마디로 매뉴얼대로 해서 위기관리가 되는 줄 알아?”하는 생각이다.

 

또 실무그룹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비현실성과 두리뭉실함에 대해 반감을 표하기도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너무 정형화 되어 있어서, 그때 그때 대응을 달리해야 하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들을 종종 표현한다. 일부는 불이 났다고 칩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는 불을 정해진 담당자들이 최단시간 내에 꺼야 한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근데 그걸 누가 모릅니까?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말고 불을 세부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꺼지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하면서 답답해 한다. 백과사전 분량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두고도 그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에 목말라 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심리적 안정의 도구로, 실무자 그룹들은 경영자들을 위한 보고 문건으로 간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실에서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을 찾지 않고 다시 종전의 단발적 위기대응으로 이어지는 이유들이 대부분 이 때문이다. 놀랍게도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위기관리 매뉴얼을 들여다 보지 않는다. 그러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대신 평시에 위기관리 그룹이 위기관리 매뉴얼 내용들을 머릿속에 넣어 완전 숙지하고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분량도 아니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지금처럼 위기관리 매뉴얼을 몇 년마다 경영진들의 지시가 있을 때 한번씩 개정해 주는 공식 문서로만 그냥 보유 하고 있는 것이 최선일까? 현실적으로 쓸모 없다는 의견이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어쩌면 좋을까?

 

기업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놓으면 그것이 어떠한 형태든 해당 매뉴얼의 수명은 어느 정도될까? 여기에서 수명이란 최초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경영진들과 위기관리 실무그룹들에게 브리핑 해 그들이 어느 정도 매뉴얼 윤곽을 기억하고 매뉴얼 존재를 기억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의 실제 수명은 6개월에서 1년을 채 넘지 못한다. 실무자들이 바뀌고, 팀장들과 임원들이 바뀐다. 조직이 개편되어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에 수록된 위기관리 조직도가 옛 것이 된다. 새롭게 자리가 바뀐 직원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존재 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흔히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이 있었어? 그걸 어떤 부서에서 만들었지?”하는 이야기들을 사내에서 하곤 하는데 이 때문이다.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을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 위기관리 실무그룹들은 정기적으로 매뉴얼에 기반한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경험해야 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기업들이 따르고 있는 아주 당연한 기업 위기관리 체계와 프로세스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가만히 놓아두면 이내 사라져 버리는 짧은 생명력을 가진다. 그렇다고 실무자들이 매일 매일 보고 묵상 하고 반복 학습 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 내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을 가진 위기관리 매니저 그룹들이 리드해서 진행하는 정기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여기에서 명심해야 하는 것은 해당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기반하지 않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마치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자칫하다가는 일선의 본능과 직관에 의한 경험들을 강화 발전 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은 기본적으로 기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현실적인 검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실제적 위기상황을 설정해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위기 대응 업무들을 실행해 보는 것이 핵심이다. 위로는 경영진들이 중심이 된 위기관리위원회의 가동에서 일선으로는 상부 보고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등 전사적 대응 체계를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된 그대로 세세하게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위기관리 매뉴얼상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면 이 또한 이상적인 결과다. 발견된 문제점들을 개선 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수정하면 된다. 위기관리 조직상의 변화가 있으면 그에 따라 다시 위기관리 조직을 구성 운용 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업데이트 된 조직도로 매뉴얼을 수정하는 식이다. 미처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에 수록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기유형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해 보고 그 결과를 분석해 기존 위기관리 매뉴얼을 강화 할 수도 있다.

 

지속 검증되고 수정되고 업데이트 되어 강화된 위기관리 매뉴얼보다 효과적인 기업 위기관리 체계가 없다. 이런 류의 매뉴얼은 공식 문서의 의미를 넘어 전사적으로 체득화 된 위기대응의 뼈대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경영진을 비롯한 위기관리 그룹들은 정기적인 위기관리 매뉴얼 기반 훈련과 시뮬레이션들을 통해 실질적 경험도 가지게 된다. 이는 비단 개인적 자신감을 넘어 조직적인 믿음으로 까지 발현된다.

 

점차 이 과정이 지속되면 실무그룹들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불신과 불만들이 줄어들게 된다. 훈련과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의견들을 개진 하게 된다. 그 의견들은 전문가들의 분석과 정리를 거쳐 위기관리 매뉴얼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된다. 스스로 만들어 운용하는 진짜 매뉴얼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위기관리 매뉴얼을 귀찮은 보고용 문서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활용하는 친근한 게임북의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경영진들은 기존 가졌던 막연한 안정감보다는 더욱 강력한 신뢰감을 가지게 된다. 위기관리 조직과 역량에 대한 신뢰감이 배가 되는 것이다. 어떤 특정 위기가 경쟁사들에게 발생했을 때 예전처럼 우리에게도 저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줄어든다. ‘우리 조직은 저런 위기가 발생하면 최소한 저 회사보다는 훨씬 나은 대응을 하도록 훈련되어 있다는 자신감이 기반이다.

 

우리 위기관리 매뉴얼을 믿습니까?”라고 직원들에게 물어보자. 지금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진짜 믿고 신뢰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돌아보자. 조금이라도 마음속에 찜찜함이 있다면 그 것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더욱 정확하게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관리하는 방식과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진들과 실무 그룹들에게 신뢰와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위기관리는 실행이다. 빨리 실행하자.

 

# # #

7월 02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7]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도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선 병사들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실행으로 옮겨 전력을 운용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 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가 바로 워룸(War Room·비상 상황실)이다.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보면 워룸의 품질이 보인다. 워룸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도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선 병사들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실행으로 옮겨 전력을 운용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 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가 바로 워룸(war room)이다.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보면 워룸의 품질이 보인다. 워룸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딱 하나만 제안하라고 하면 필자는 워룸(war room)을 제안하겠다. 일부 전문가는
매뉴얼이 중요하다 하고, 일부는 감지 시스템이 또는 관제 시스템이 중요하다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있다. 아무리 빨리 감지가 되고 실행 활동들에 대한 관제까지 잘 이루어져도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면 감지나 실행 자체가 별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워룸(war room)이란 원래 군사용어에서 왔다. 군사학 사전에 따르면 워룸이란 기밀실로도 불리며 상황도 또는 도표식 현황 및 기타 요구되는 관계사항을 유지하는 사령부급 별실로써 이곳에서 상황 브리핑 및 회의가 실시되며, 보안유지를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곳이라 되어 있다. 기업의 위기를 일종의 전쟁으로 볼 때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그룹들이 모여 상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을 도출하고 실행을 명령하는 특정 장소가 바로 워룸이 되겠다.

워룸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빠르고 통합적인 상황파악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 보고라인과 협의라인들간의 중복 또는 누락 커뮤니케이션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임원들끼리도 한자리에 모여 앉지 않는 이상 협의를 통한 적시 의사결정들은 불가능해 보인다. 강력한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필요해도 이를 지원 할 수 있는 상황파악과 전략논의가 특정 장소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실제적인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중요한 워룸의 존재가치는 최고의사결정자인 CEO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분야의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토론과 조언 청취가 원할 해 진다는 데 있다. 앞선 통합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체계가 바로 워룸이다.

세 번째 워룸의 가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직접 실행을 관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실행 명령과 그 이후 실행결과에 대한 피드백 공유가 지속 가능해진다. 일선에서 지속 보고되는 모든 위기대응 활동들이 한자리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정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빨리 종료 시킬 수 있는 역량들을 갖추게 된다.

워룸은 본사 대형 회의실을 평소에 지정 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출입기자단과 여러 사내 혼란 등을 경계 해 제3의 장소에 위기관리 워룸을 지정하는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워룸이 기밀유지가 가능한 장소이며 위기관리 대응 지휘가 가능한 설비들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그룹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감지와 보고라인을 가능한 단축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또한 감안해야 한다.

기업에게 일정 수준 이상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에 정해진 위기관리위원회 모든 구성원들은 간사의 지시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는 워룸에 집합한다. 감지 그룹은 위기관리위원회가 집합한 워룸에서 통합적 상황 브리핑을 실행하고, 이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토론과 전략 도출작업을 실시한다. CEO는 최종 위기대응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각 부서들은 주관, 유관 배분에 따라 각 부서 실행단에게 실행 활동들을 하달한다. 이 프로세스가 워룸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위기관리 활동들이다.

최근에는 이 워룸에 상황판을 넘어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통합적 모니터링 센터가 설치되곤 한다. TV, 신문 등을 비롯한 언론 모니터링들과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 여론을 감지할 수 있는 설비들이 운용된다. 이 모니터링 결과들이 사내 위기관리 인트라넷에 접속되어 특정 위기관리그룹들에게 공유된다.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 임원들은 속속 올라오는 위기대응 실행결과들을 인트라넷을 통해 점검하고, 쌍방향 컨퍼런스콜과 영상 회의등을 통해 의사결정 기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브레인이 되는 장소가 바로 워룸이다. 하루 빨리 워룸에 관심을 갖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