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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1편] 로펌에서 언론 대응하지 말라던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과 회사 관련해 일부 내부 고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수준으로 사실확인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로펌 자문을 얻어보니 그냥 조용히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하더군요. 회장님께서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 질것이라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죠?”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이해하기로 현재 그 내부고발성 이슈는 추후 법적 판단까지 준비해야 하는 민감한 이슈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언론으로부터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실 것이고요, 정부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로부터도 다양한 개입이 예상되는 이슈로 보입니다. 물론 고객이나 직원 등의 여러 이해관계자들도 그 이슈에 큰 관심을 나타낼 것입니다.

만약 로펌이 정확하게 ‘언론에 대응하지 말라’ 조언 했다면,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소송전략상으로 회장님이나 회사가 논란에 대해 사전에 왈가왈부 않는 것이 더 결과적으로 이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너무 자세한 내용들이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목적으로 흘러 나가게 되면, 규제기관들의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으니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요청일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략적 침묵’을 조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그 이유는 확인해 보셔야 하겠습니다.

한가지 그에 더해 내부적으로 점검하셔야 할 것은 과연 법적 최종 판단을 받기 까지 자사가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압력을 감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수개월에서 수년 후로 예상되는 최종 법적 판단까지 ‘침묵’만으로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위기관리를 종종 사각의 링에 올라간 권투 경기로 비유하곤 합니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라는 엄청나게 강한(?) 상대의 다양한 공격에 맞서 싸우는 선수를 회장님과 회사라고 비유해 보시죠. 법적 판단이라면 이는 곧 최종 라운드인 12라운드 이후에 내려지는 판정을 의미할 것입니다.

현재 질문해 주신 회사의 상황은 겨우 1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11개의 추가 라운드가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남아 있는 모든 라운드 내내 KO당하지 않고 견뎌내야 합니다.

중간 중간 쓰러져 카운트를 받더라도 절대 KO는 당하지 않고 견뎌야 합니다. 그로기 상태가 12라운드 동안 지속된다 해도 일단 KO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 있어야 최종 판정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관리 12라운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는 것이죠. 게다가 최종 라운드까지 가더라도 긍정적인 판정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유효한 펀치를 지속적으로 날리며 상대방에 맞서면서 12라운드를 이끌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링 밖의 코치가 이렇게 주문 합니다. “어차피 체력적으로 우리가 승산이 있으니 펀치를 날리지 말고, 상대방 주먹을 피해 다니기만 하세요” 다양한 펀치를 날리는 무서운 상대를 피해 다니면서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요? 피하는 와중에도 유효한 여러 펀치들을 두들겨 맞게 될 것입니다. KO패 당하지 않으려 애 쓰지만, 여러 번 눈 앞이 아찔해 지기도 하겠죠.

이런 경우 그렇게 기대하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좋은 결과를 기대하려면 12라운드 기간 동안 열심히 전략적으로 맞서 대응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상대방으로부터의 무수히 많은 펀치를 맞고도 견뎌낼 수 있는 맷집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 ‘위기관리 실행’없이 12라운드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모해 보이지요?

맞습니다. 비록 로펌의 조언이 ‘무시와 무대응’이라 한다 해도, 최소한 유효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필요합니다.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여론의 법정을 무사히 지나가기 위한 노력 없이 법정으로 바로 들어가는 기업이나 셀러브리티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기업이나 셀러브리티가 실제 법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여론의 법정과 실제 법정은 다르다. 실제 법정은 여론의 재판결과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법조인들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험 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여론의 재판이 얼마나 혹독한지, 그리고 실제 법정에서 여론의 재판 결과에 반한 판결이 났을 때, 자사가 아무렇지 않게 바로 회복 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위기관리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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