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1월 13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4]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4]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들을 보면 최근에는 주말이 매우 취약하다. CEO가 해외에 나가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CEO가 일부 정상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거나타이밍을 맞추지 못할 상황에서도 위기는 발생한다. 임직원이 위기 시 CEO 부재나 유고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을 멍하게 바라보고만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미리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

위기관리 체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들 중 하나는 누가(who)’라는 주체에 대한 규정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여러 사내 규정에 누가특정 위기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체계다. 평소 정상 상황에서는 기존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로서 안정성을 가진다.

하지만, 기업 위기들은 CEO가 정상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유고 시에도 종종 발생된다. 최근과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주말에 발생하는 돌발적 위기들이 많다. 일단 주말에는 임직원들의 물리적 집합이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평일에 비해 어렵다. 당연히 CEO의 의사결정이 적시성을 가지기 힘들어진다.

CEO가 글로벌 경영을 위해 해외 출장 중이거나 장시간 비행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위기는 발생할 수 있다. 브라질로 가는 CEO가 탄 비행기 착륙시간을 기다리며 급박한 위기대응을 미루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오늘 발생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CEO가 귀국하시는 날짜만 꼽고 있다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겠는가.

물론 화상회의 시스템과 각종 커뮤니케이션 장비들을 통해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장소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실시간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체계가 가동하기 힘든 CEO의 일부 유고 시에 대한 의사결정 대행 규정도 꼭 필요하다. 국가 원수에 의한 위기대응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 권한을 총리가 대행하도록(헌법 71·정부조직법 12) 정해져 있는 것과 같은 예다.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CEO 유고 시 선임 부사장이 CEO의 위기대응관련 역할과 책임을 대행 한다같은 규정들이 있다. 물론 CEO 대행인 선임 부사장이 따라야 하는 모든 대응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규정들은 위기관리 매뉴얼 상 기존 CEO의 일반적 위기대응 R&R로 규정된 것이다. 이를 통해 CEO의 예상치 못한 유고 시에도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대응 지시들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이런 규정에 현실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대응은 책임에 관한 것인데, CEO를 대행하는 선임 부사장이 의사결정 시 스스로 그러한 책임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사후 평가에 대한 고민도 생긴다. 실제 CEO가 위기관리 현장에 복귀 후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하고 기존 의사결정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CEO 대행에 의한 의사결정에 대해 전사적 호응이 생기기 힘든 경우들도 있을 수 있다. 이 부분들은 현장에서 목격되는 실제 상황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자신의 유고 시 위기대응 의사결정을 대행 할 차상위자 권한과 책임을 규정해 이에 따른 충분한 권한이양(empowerment)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상 다른 규정의 경우 업무 매니저들이 정리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 유고 시 대행 규정의 경우 매니저나 임원급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 CEO가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부 유고 시 CEO 대행 규정의 목적은 위기 시 CEO의 유고로 인한 전사적 혼란을 즉각 방지 해소하는데 있다. 나아가 신속 정확한 적시 의사결정을 통해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함이다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 같은 CEO 유고 시 대행규정에 큰 관심을 투영하거나, 체계적 규정을 가지고 있는 곳들이 드물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는데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해외 체류 중이라 국내 기자 브리핑을무리하게 지연시킨 사례들도 있다. 반면 CEO가 유럽 출장 중임에도 국내 위기관리위원회가 집단 리더십을 발휘 해 위기대응에 즉각 나선 기업도 있다.

누가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라는 규정만큼 위기 시 위력을 발휘하는 조항이 없을 것이다. 만약 자사의 위기관리와 대응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면, 누가라는 부분을 한번 세세하게 점검해 보길 바란다. 그냥 잘 하자거나 신속하게 하자하는 주어 없는 조항들이 많으면 위기관리에 나아짐은 있을 수 없다. CEO 유고를 예상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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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3]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위기발생 직후 해당 상황을 스냅 샷처럼 찍어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최악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강력한 목표를 세워 대응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살아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 바로 바라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위기발생 직후 해당 상황을 스냅샷처럼 찍어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최악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강력한 목표를 세워 대응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살아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모니터링(monitoring)이라는 업무가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이 모니터링이란 상황감시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위기도 전조가 없을 수는 없다. 기업들이 위기발생 직후 당황해 하는 것은 발생 이전 전조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했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모니터링을 했었다 하더라도 일부 이상한 현상을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전조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업무가 90%이상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왜 이렇게 모니터링이 중요한가? 그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위기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 최초 전조로부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 또는 퇴화를 반복하며, 갑작스러운 팽창으로 순식간에 겉잡을 수 없는 수준의 재앙으로 변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정의하는데 있어 그때 그때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스냅사진 찍듯 상황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의미의 모니터링이 아니다. 해당 위기 상황이 살아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추적해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올바른 위기관리 모니터링이 되기 위해서는 몇 시간 후 또는 며칠 후 해당 위기상황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예측(forecasting)이 가능 해야 한다.

위기대응을 위해 열리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의 경우 내부적으로 취합되고 보고되는 사안들이 이미 현재의 상황이 아닐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좀 더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습관처럼 위기 상황에 대한 지나간 스냅샷만을 보고 위기관리위원회가 의사결정 하게 되면 이미 실행 시점에서는 때를 놓친 진부한 명령이 돼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위기관리위원회는 과거에 어떤 상황이 있었냐는 검토와 리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변화 전개 가능할 것이냐 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검토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살아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생명체다. 예측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예측이 쉽거나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그 만큼 다양한 변수들과 불규칙한 변화 모멘텀들이 위기상황 주변에 자양분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훌륭한 기업들도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위기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CEO는 살아있는 위기를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위기관리위원회로 하여금 해당 위기의 변화 시나리오들을 좀 더 구체화하라 요구해야 한다. 미리 해당 상황이 어떤 상황으로 점차 변화할 수 있는지를 여러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분석하라 지시하는 것이다. 태풍이 다가올 때의 일기예보를 떠올리면 가장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진로들에 대한 예측과 강도에 대한 예측들이 통합적으로 분석되어 몇 개의 시나리오들로 구체화되는 형식이다.

하나의 위기상황에 있어서도 여러 상황 변화 시나리오들이 도출 될 수 있다. 이들 시나리오들 중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위기관리위원회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의사결정 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분에 주목하자. 이런 시나리오 위에서 세부 위기대응에 있어 해당 기업은 역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실행 플랜을 마련해 이미 발생한 위기상황의 진로를 블로킹하거나 변화시켜야 한다여기에는 아주 명확하고 강한 목표(goal)가 필요하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방지 또는 방어하는 위기관리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일부 또는 전부 그대로 경험하는 기업의 위기관리다. 살아있는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통합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예측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에 기반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수립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강한 목표를 세워 그대로 실행하는 길뿐이다. 살아있는 위기를 정교하게 다루는 작업이 위기관리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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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⓷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최고경영자(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 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영국속담에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는 부정적 반응들을 보인다. 특히 경영자들은 낙관주의적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비관주의자가 돼버리면 회사가 어떻게 되겠느냐 한다.

정확하게 새겨야 할 표현이 있다. 분명히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 앞에 최선을 기대하라는 표현이 있다. 낙관주의의 기본을 놓지 말라는 의미다. ‘최악(the worst)’이란 의미도 그렇다. 흔히 최악을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최악에 대비하라하는 주문은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각 부문별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 배분을 전제로 한다. 배분되어 있는 부문별 역할과 책임은 해당 부문이 리드해 관리해야 할 위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가능하게 한다. , 스스로 리더십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위기를 해당 부문이 미리 알고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시스템에서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은 좀 더 정확한 모습을 가진다.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물론 전 직원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최악을 그리게 된다. 특정 업무분야에서 일정기간 재직한 부문 구성원이라면
‘A라는 위기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은 이런 이런 것이다는 공감대를 가진다. 이런 공유된 예측 가능한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이다.

현실은 어떤가일부는 이렇게 간단한 최악을 예측하는 습관이나 훈련도 부족해 보인다. 외부에서 “OO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듯 한데요. 어떠세요?”라 질문하면, 그런 실무자들은 그럴 일은 없어요라는 식으로 단정지어 답변 한다. “그래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라 재질문하면, 그들은 뭐 굳이 상상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라 답변한다.

하지만 위기란 확률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실무자들의 설마또는 별로라는 주관적 느낌이다. 이는 평소 실무적으로 최악에 대한 예측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심리적으로 꺼리는 고질적 습관 때문이다.

또한 다른 실무자들은 경영진 앞에서 최악을 이야기하면 자신들의 업무 능력이 저평가되지 않을까 두려워해 최악을 거론하지 않는다. 항상 최선책의 제시에도 경영진들은 의심을 품고, 조바심을 내는데, 최악에 대한 예측과 설명을 곁들이면 살아 남을 프로젝트가 있겠느냐 생각한다. “막상 시작되면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다 관리 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경영진들에게 부정적 느낌을 줄 필요가 있나요?”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다.

이렇기 때문에 CEO로서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최악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가?” 습관적으로 질문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실무자라면 대부분 최악의 상황을 마음속으로 미리 예측하고 있다. , 경영진 앞에서 깊이 설명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이를 질문을 통해 확인 해 주는 것이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과 기업문화를 만드는 CEO의 습관이다. 그들로 하여금 최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해 주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갖게 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CEO께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항상 확인 하시니, 문제 발생이 가능한 상황들을 예측해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들을 강구해 보고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 이런 프로세스와 사고방식은 구조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 발생 직후 혼란한 시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전사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구체화 할 수 있다발생 한 위기와 관련 해 각 부문들이 그려내는 최악의 상황들을 하나로 모으면 전사적인 최악의 상황을 목도할 수 있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한 대비는 당연히 가능하게 된다. 더 나아가 그러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많은 위기관리 활동들로 상황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 결국 예측 가능했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부는 불행히 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이에 대비한 플랜B(비상계획)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준비될 것이다.

최악을 이야기하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감정이다. 특히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불편한 생각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우울하게 까지 한다. 이해한다. 하지만,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을 준비하는 것은 CEO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습관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인해 최선에 대한 기대 조차 종종 포기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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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성공 사례 vs 실패 사례 : 위기관리

 

실무자들과 위기관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케이스들이 좀 어디 없을까요? 찾아보면 온통 실패한 사례들 밖에 없어서요…”

이해한다. 실무자들이 윗분들에게 보고를 하거나,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서 어떤 기업의성공사례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안다.

그런데 위기관리의 완전한 성공사례가 왜 부족할까?

  • 위기관리가 진정 완전했다면 대형 위기는 발생 이전에 완화가 되거나 방지가 되기 때문이거나
  • 위기관리가 진정 완전했다면 위기 발생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려 미처 일반 공중들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위기의 경우 일반공중들에게 가시화되고, 언론에 회자되어 대서특필 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위기들은 거의 내부에서 수습이 되거나, 발생 직후 조치에 의해 처리되곤 한다. (물론 이 부분은 가시화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기준. 위기가 없었다는 것은 아님)

성공사례라고 해서

‘OO기업이 OOO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OO일보에서 산업면에 대서특필 하려 했었음. 그러나 OO기업 홍보실장과 CEO가 OO일보를 방문해 해명하고, 여러 약속을 해 해당 기사를 일단 내렸음. OO기업은 추후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취해 해당 문제가 해결되었음

이런 류의 사례들은 수없이 많지만, 성공사례를 원하는 실무자들에게는 약간 김빠진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그렇게 원하던 그녀를 보고 실망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여기에서 코칭을 한답시고

이번 사례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첫째, 평소에 모니터링을 강화하자. 이 기업은 출입기자가 이 기사를 작성할 당시 다른 지인 기자들을 통해 해당 기사가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수해 초기에 대응했다. 둘째, CEO가 직접 나서서 편집국을 찾아 방문했다. 이 얼마나 리더십이 빛나는 부분인가? 셋째, 풍부한 광고비와 교섭력을 배양하자. OO기업이 해당 OO일보에게 한 약속을 기억하자. 위기관리는 예산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교훈이다.”

이런 식으로 코칭을 한다면 실무자들이 해피 해 할까?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는 항상 실패 사례를 면밀하게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왜 이 기업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게 이런 불행을 맞게 되었는지, 왜 초기대응이 이 정도밖에 안됐는지, 왜 이런 식으로 밖에 대응 활동들이 이어지지 않았는지

왜(Why)’라는 시각으로 그들의 한계와 실수들을 곱씹어 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우리도 똑같은 한계와 실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심과 개선 의지를 북돋아 준다.

최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선택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항상 기억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행동방식 아닐까 한다.

p.s. 물론 CEO분들에게는 성공사례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하나의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8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최악을 대비하기는 그렇게 어렵다…

[가정에 근거한 샘플 위기 보고]

올해 가을엔 사상 최대의 흉작이 예측되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의 1/4인 천만명이 단기적인 기아상황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 토론]

  •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천만명이 일주일가량 소비할 수 있는 기초 식량만이라도 당장 확보하자.
  • 그저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일단 대략 예상되는 식량 부족분의 절반 가량만 확보해보자.
  •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거해 예산확보와 대비를 하는 것은 사후 부담이 너무 크다. 초가을까지 추이를 계속 지켜보자.
  • 왜 자꾸 최악의 경우만을 산정하나? 미리 흉작이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 아닐까?
  • 불길한 이야기는 하지말자. 다 함께 노력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 예전에도 그렇게 흉작이 온다는 경우들이 있었는데 거의 예측이 빗나갔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는다.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이야기일 뿐이다.


신종 플루에 대해 미국 보건부 장관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기사들이 줄줄이 게재되고 있다.

특정 위기시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과 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는 것’에는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그 도출된 최악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대비하는 활동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산들을 넘어가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최악의 상황 도출이나 산정은 실무자들의 forecasting이지만, 그에 근거한 대비는 매니지먼트의 decision making이라는 이야기다. decision making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을 균형적으로 취합해야 하고, 여러 지적과 현실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산이라도 넘지 못하거나 중간에 넘어지면 그 결정은 절대 이루어지지 못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조직들도 최악의 상황을 도출해 내기는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