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10월 17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17편] 부정기사, 어떤 대응 옵션을 택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매체에서 이상하게 연속으로 우리 회사와 관련한 부정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기자 한 명이 우리 회사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만나자고 해도 만나주지도 않고요. 법무쪽에서는 소송을 하라고 하는데요. 여러 옵션들 중에 무엇을 택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런 류의 위기 때문에 고민하시는 기업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에서 ‘위기’란 정확하게 어떤 것일까요? 이런 류의 케이스에서 대부분 기업들은 위기의 핵심을 ‘부정기사’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게 보면 위기의 핵심은 해당 기자가 가진 ‘악감정’입니다. 그 핵심을 놓치게 되면 관리도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가장 신속하게 파악되어야 하고, 가장 집중적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대상은 그 기자의 악감정입니다. 그 악감정의 뿌리를 면밀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악감정에 대한 해소는 그 대상 기업 고위 임원들의 리스닝에서 시작됩니다. 직접 해당 기자를 만나 그 속에 있는 악감정을 들어보고, 가능하다면 그 악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물론 그 악감정의 뿌리가 어디고,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해결책 마련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를 위한 노력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 기자를 둘러싸고 있는 편집국 지인들을 통해서라도 시도는 해야 합니다. 이런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고위 임원들이 직접적으로 그 악감정 해소 작업에 나서지 않으려 하거나 주저합니다. 악감정을 최초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악감정이 생겨버렸다면 빨리 푸는 노력도 기업 입장에서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단계로 아무리 악감정을 풀려 해도 풀리지 않고, 그에 기반한 부정기사는 계속되고, 그로 인해 회사가 망가져 간다면 그 때는 기업 자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언론중재위 제소와 소송이라는 옵션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옵션입니다.

법무부서와 로펌 등을 통해 해당 기사들을 법적으로 분석하고, 언론중재위 제소와 소송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악감정을 가지고 연속 기사를 쓰는 기자는 스스로도 법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스스로도 해당 기업이 소송을 걸어 올 것이라 예상 하고 그에 따라 기사를 조심하면서 주의 깊게 쓰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측에서 기사 속 법적 문제를 찾으려 해도 잘 찾아지지 않는 경우들이 이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일부 기업에서는 무리하게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사 및 재판 과정에서 해당 기자가 시간적 재무적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적절한 견제 조치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모든 의사결정은 정무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 회사에게 악감정을 품고 부정 기사를 연속으로 쓰는 기자와 완전하게 척을 질 것인가? 적절하게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화해하는 수순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이도 저도 추가 부담이 너무 크므로 부정기사를 그냥 무시하면서 견디는 선택을 할 것인가? 최고의사결정자는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 의사결정을 위해 고민해 보아야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한 부정기사들이 지속적으로 양산될 때 결국 우리 회사가 입는 피해 수준은 어느 정도일 것인가? 해당 기자의 악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베팅 할 수 있는 것들과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언론중재위 및 소송을 진행할 때 승소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그 기간 동안 추가적인 기자의 부정기사들 양산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 해야 할 것인가? 판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호간 악감정을 가지고 충돌하는 상황은 또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판결로 인해 우리가 최종적으로 취할 수 있는 실제 이익은 무엇인가?

이런 다양한 고민들이 선행되곤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고민에 대한 답은 ‘기자의 개인적인 악감정을 풀어 위기의 핵심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비용 및 효과 대비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언론중재위나 소송을 통해 해당 기자에 대한 한풀이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위기의 핵심이 관리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판결 결과 기업이 압도적 승리를 했더라도, 이미 수많은 부정기사로 입은 피해는 원상복구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다른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분하고 원통하고 돈이 아깝고 힘들고 해도 해당 위기의 핵심을 관리하는 것은 해야만 하는 대응입니다. 감정을 버리고 회사를 위해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목적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그보다 더 좋은 위기관리는 기자의 악감정을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겠습니다. 그것이 평시 위기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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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성공 사례 vs 실패 사례 : 위기관리

 

실무자들과 위기관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케이스들이 좀 어디 없을까요? 찾아보면 온통 실패한 사례들 밖에 없어서요…”

이해한다. 실무자들이 윗분들에게 보고를 하거나,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서 어떤 기업의성공사례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안다.

그런데 위기관리의 완전한 성공사례가 왜 부족할까?

  • 위기관리가 진정 완전했다면 대형 위기는 발생 이전에 완화가 되거나 방지가 되기 때문이거나
  • 위기관리가 진정 완전했다면 위기 발생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려 미처 일반 공중들이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위기의 경우 일반공중들에게 가시화되고, 언론에 회자되어 대서특필 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위기들은 거의 내부에서 수습이 되거나, 발생 직후 조치에 의해 처리되곤 한다. (물론 이 부분은 가시화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기준. 위기가 없었다는 것은 아님)

성공사례라고 해서

‘OO기업이 OOO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OO일보에서 산업면에 대서특필 하려 했었음. 그러나 OO기업 홍보실장과 CEO가 OO일보를 방문해 해명하고, 여러 약속을 해 해당 기사를 일단 내렸음. OO기업은 추후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취해 해당 문제가 해결되었음

이런 류의 사례들은 수없이 많지만, 성공사례를 원하는 실무자들에게는 약간 김빠진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그렇게 원하던 그녀를 보고 실망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여기에서 코칭을 한답시고

이번 사례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첫째, 평소에 모니터링을 강화하자. 이 기업은 출입기자가 이 기사를 작성할 당시 다른 지인 기자들을 통해 해당 기사가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수해 초기에 대응했다. 둘째, CEO가 직접 나서서 편집국을 찾아 방문했다. 이 얼마나 리더십이 빛나는 부분인가? 셋째, 풍부한 광고비와 교섭력을 배양하자. OO기업이 해당 OO일보에게 한 약속을 기억하자. 위기관리는 예산이 없으면 할 수 없다는 교훈이다.”

이런 식으로 코칭을 한다면 실무자들이 해피 해 할까?

실무자들에게 위기관리는 항상 실패 사례를 면밀하게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왜 이 기업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게 이런 불행을 맞게 되었는지, 왜 초기대응이 이 정도밖에 안됐는지, 왜 이런 식으로 밖에 대응 활동들이 이어지지 않았는지

왜(Why)’라는 시각으로 그들의 한계와 실수들을 곱씹어 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우리도 똑같은 한계와 실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심과 개선 의지를 북돋아 준다.

최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선택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항상 기억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행동방식 아닐까 한다.

p.s. 물론 CEO분들에게는 성공사례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하나의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