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대응

11월 30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75편] 공장 사고 발생을 대비 해 필요한 준비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이 전국에 여러 곳 있습니다. 막상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관리 매뉴얼에 따라 해당 사고 관리는 어떻게든 진행됩니다. 문제는 공장 주변 언론을 포함 한 이해관계자 관리인데요. 기본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국 각지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고 발생 시 주변 이해관계자 관리에 대한 이슈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사고 상황 등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해당 상황에서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해 미리 훈련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지역 생산시설에서 사고 발생 시 발견되는 공통적 대응 상황을 한번 둘러 보죠. 먼저, 공장으로 밀려오는 지역 언론과 주민들을 공장 직원들이 최대한 차단하곤 합니다. 이게 기본적으로는 안전확보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취재방해나 은폐의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입니다. 공장 입구에서 기자들을 밀치고, 방송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고 때리고 하면서 초기 대응에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언론이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 브리핑에서도 종종 문제가 목격됩니다. 평소 훈련 받지 못한 공장장이나 안전 팀장 등이 과도하게 자세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말려 들어갑니다. 이를 들은 화난 지역 주민들에게 곤욕을 치릅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대형 사고의 경우 언론 취재가 이어지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머물 수 있는 기자실을 설치해 주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장 현장에 가보면 실제 기자실 설치 운용이 가능한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기, 인터넷, 통화장비시설 등등이 전혀 여의치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적당한 공간이 아예 없는 기업도 있습니다.

지역 공장마다 훈련 받은 언론 대응 담당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평소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홍보성 언론 대응은 본사 홍보실에서 처리 가능하지만, 위기 시에는 초기부터 본사 홍보실이 직접 관여 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본사 홍보실 직원들이 지역으로 파견 되기 전까지라도 초기 대응을 담당 하는 공장 내 직원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정해져 있어도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당연히 초기 대응 실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의사결정 하기에 충분한 현장 정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지역 공장들도 꽤 많습니다. 현장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사후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고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보고를 하더라도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되거나, 누락이나 생략이 발생합니다. 본사에서 생각하는 사고와 현장에서의 실제 사고간에 갭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공장 내 역할과 책임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집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공장장이나 핵심 임원들은 언론, 지역주민, 관공서, 조사 기관, 노조, 피해자들 등등에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게 됩니다. 매뉴얼상으로는 현장의 위기관리 센터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게 되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호출과 문의와 연락,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거기에 본사 보고까지 여기저기 챙기다 보면 실제 현장의 위기관리가 진행은 되고 있는지 지휘라인이 모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기업의 공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관리에만 집중하고, 이해관계자 관리에서는 발을 빼려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소극적이고 반응만 하는 대응으로 민감한 시기를 일단 모면해 보고자 합니다. 창구 통제도 잘 되지 않아서 여러 직원들이 갖가지 메시지들을 전파 합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계속 희박해 지는 것이죠.

일단, 이상의 모든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본사 차원에서 설치 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이 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실제 가서 눈으로 현장을 보고, 현장에서의 한계와 어려움을 들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간단한 대응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현장의 직원들이 사고 발생 시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할 수 있을지, 언론 대응 역할을 맡은 현장 직원은 잘 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실이나 피해자 캠프 등은 정확하게 어느 곳에 설치 가능한지, 설치에 필요한 구체적 설비와 물품들은 무엇인지 같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잘 되어 있겠지…’ 하는 막연함이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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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직후 언론 응대- 취약성을 점검해 보자!

특별한 형태의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다음과 같은 위기 유형별 취약성 패턴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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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 위기유형의 경우 최초 위기발생 직후인 Phase 1 기간 동안 언론으로부터의 정보 수요는 증폭된다. 이때 일정 시간 동안 일정 분량까지는 기존 홍보팀에서 핸들링 할 수 있는 수요가 되지만, 급격하게 증폭되는 언론의 정보 수요는 금새 홍보팀의 최대 수용 가능치를 넘겨 버리고, 일선이나 유관부서에게까지 정보 수요가 전이된다.
문제는 Phase 1 구간에 노란색으로 칠해진 홍보팀 핸들링 구간에서는 좀 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홍보팀들의 경우 평소 많은 경험과 일정 수준 이상 준비가 되어 있어, 초기 언론 정보 수요 핸들링에 있어서는 큰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
반면 취약성이 존재하는 부분은 Phase 1 구간내에 오렌지색으로 칠해진 ‘일선 및 유관부서 핸들링’ 구간이다. 위기발생 직후 몇 시간내에 언론으로부터의 인터뷰나 취재요청이 일선 매장이나, 공장, 현장, 지점, 지사, 기타 부서들에게 전이되는 상황인데, 이 상황 이전에 홍보팀이 전사적으로 one voice 체계를 전파하지 못하면 오랜지 구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사실 Holding Statement만 가지고도 충분한 구간)
그 이후 Phase 2상황에서 적절한 시간내 홍보팀과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위기관리통제센터를 만들게 된다. 이후 곧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언론 정보 수요에 적극대응(e.g. 기자회견 등)하게 되면 Phase 3과 4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더 이상 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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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유형보다 홍보팀이 주관이 된 전사적 one voice 시스템이 더욱 더 신속히 전파되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사건 및 사고시가 되겠다. 일단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본사 홍보팀은 사건 및 사고 지역과 물리적 거리, 시간적 거리, 심리적 거리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 및 사고 발생 직후 언론으로부터의 정보 수요를 현장과 홍보팀이 동시에 해소시켜야 하는 부담을 떠 안는다.
이 상황에서 홍보팀과 현장이 one voice로 동시 통합되지 않으면, 해당 위기는 상당히 심각한 국면으로 전환되곤 한다. 이전의 일반적 유형의 위기시에는 홍보팀–>일선 및 유관부서의 순서였지만, 이 경우는 일순간에 동시 체계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점이 다르다.
앞서의 유형이 홍보팀이 정리한 holding statement를 일선 및 유관부서에 하달 공유하는 형태의 시스템이라면, 이 사건 및 사고 유형은 홍보팀과 일선 및 유관부서가 함께 상황분석 및 holding statement 개발을 동시 진행 공유해야 해서 훨씬 더 힘들고 어렵다.
일반적으로 위기 시 ‘오락가락’ ‘좌충우돌’ ‘왔다리 갔다리’라는 언론으로부터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이 경우 Phase 1에서의 업무공조 실패, 통합적 상황파악 부재, holding statement의 부재 또는 부실한 공유가 그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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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이슈나 논란이 위기화되는 경우에는 또 다른 취약성을 목격할 수 있다. 본격적 이슈화 이전에 홍보팀의 핸들링 가능 영역에서의 언론 정보 수요가 형성될 때 빨리 홍보팀이 주가 된 이슈관련 holding statement와 위기통제센터 구성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타이밍을 흘려 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왜냐하면 홍보팀 스스로 ‘이 이슈는 산발적이어서 우리가 핸들링 할 수 있다’라는 감을 가지고, 관련하여 공유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 이슈화가 지속되면서 일선 및 유관 부서에게 까지 언론의 어프로치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 홍보팀은 일선 및 유관 부서 공유를 시작하곤 한다. 위기통제센터 구성에 대한 결정도 이 경우 당연히 늦어진다.
즉, 앞의 두 유형과는 달리 가시적이고 위협적인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거나, 피부에 와닿지 않는 유형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폭발적 정보 수요에 대비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체계에 대한 논의에 있서, 위의 세가지 유형상 공히 발견되는 취약성은 ‘빠른 상황파악 및 의사결정, 그리고 그에 기반한 입장 정리와 핵심메시지 공유의 실패’에 기인한다. 이런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평소에 발생가능한 위기를 예측하고 반복적으로 통합적 상황분석, 빠른 의사결정, 전사적으로 빠른 입장정리와 핵심메시지를 공유하는 연습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는 수 밖에 없다.
빨간색 구간을 보라. 위기관리는 홍보팀의 영역보다 전사적 의사결정의 영역이 훨씬 크다. 이것이 빨리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