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회사 직원들과 새로 오픈 한 바베큐 구이집을 시험삼아 방문 했다. 거의(?) 유일한 점심 메뉴는 김치 라면 전골이다. 5인분을 시키고 전골이 상에 올랐다.
김치전골육수에서 냄새가 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두부에서 이름모를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 반찬으로 나온 시금치에서도 염소류의 기분 나쁜 냄새가 배어있다. 모두들 맨밥에 다른 반찬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니 무슨일인지 다른 테이블에서는 우리 처럼 인상을 찌푸리거나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우스갯 소리로 한번 가정을 해 보았다. 손님의 컴플레인에 대한 99% 식당들의 예상 반응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냄새 같이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시금치도 그렇구요.
식당측: 네. 그럴리가 없는데? 무슨 냄새가 나요? 그럴리 없는데 이상하다. (초기 부정)
손님: 드셔 보세요. 냄새가 나죠?
식당측: 어…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회피)
손님: 다른 분들 한테 한번 드셔보시라고 하세요. 저희는 냄새가 나서 못 먹겠어요…
식당측: 아니 아무 냄새도 안나는 데 약간 민감하신 것 같아요. 이상 없는 것 같은데…(소비자 탓으로 치부)
손님: 다른 손님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나요? 이런 냄새를?
식당측: 아뇨. 다른분들은 아무 말씀 없는데요. (거짓말, 숨김)
손님: 아무튼 저희는 못 먹겠습니다. 다른 전골로 갈아 주시던지 아니면 그냥 일어 날께요. (화난 소비자)
식당측: 손님이 이상하신거예요. 드시기 싫으시면 드시지 마세요. (해결 보다는 조기 위기종결 시도)
손님: 돈은 어떻게 해요? 계산 안해도 되죠? (최소한 배상 요구)
식당측: 아니 아무렇지도 않는 음식 가지고 왜 그러세요. 이상하시네. 돈 내시던가 말던가 맘대로 하세요. 나참… (소비자 자극을 통한 자신에게 유리한 위기 종결 시도)
손님: 나 참… 됐습니다. 자 여기요. 계산이요. (포기. 재구매 안한다는 결심)
식당측: 돈 받으면서 (인상 찌푸리고…묵묵부답. 이후 안심)
<종결>
그러나, 1% 훌륭한 식당은 이럴 것이다.
<시작>
손님: 아주머니 이 전골에서 수돗물 처럼 역한 냄새가 나네요.
식당측: 어? 그래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왜 그렇지요? 이것참… (공감 표현)
손님: 한번 드셔보세요.
식당측: 네…네…제가 보기에는 별반 모르겠는데, 냄새가 나면 안되지요. 새걸로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
손님: 아니 됐어요. 그냥 갈래요.
식당측: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계산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꼭 원인을 알아내서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번에 오실 때에는 절대 이런일 없게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 해결 방식 실행)
손님: 네. (기분 나빴지만…재구매 안한다는 결심까지는 하지 않음)
<종결>
오늘의 그 바베큐집의 반응은 어땠을까? 확실한 99%의 일반 식당이었다. 떠드는 1%의 소비자인 우리를 무시하려 한 99% 중 하나였던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모두 이렇다. 5000원짜리 insight.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5 Responses to 일상에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