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오픈한 후 일때문에 이번 여름 휴가는 그리 휴가답게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 여러 좋아하는 블로거분들의 블로그에 남겨지는 휴가 후기들을 하나 하나 읽어 보면서 간접(?) 휴가 기분을 내고 있다.
지난주 부터 와이프와 ‘이렇게 휴식없이 지내다가는 정신 건강에 무리가 오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년말 휴가를 좀 길게 가지자 플랜을 세웠다. 직원들에게도 이번 여름에 열심히 일하는 대신 연말에는 유럽회사 만큼 휴식을 넉넉하게 가져가자 했었다. (하지만…연말에 일이 몰려 오는 꿈을 꾼다. 행복한 불길이랄까…)
미리 연말 휴가지 비행기편과 호텔을 예약 했다. 비행기편이야 마일리지와 연결이 되어 있으니 좋으나 싫으나 모 항공사를 선택해야 하지만…호텔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작년 여름 휴가때 보아둔 그곳 바닷가를 바라보는 호텔을 예약했다. 당시 바라보면서 입지로 보나 시설로 보나 그리 뭐 빠지지 않는 곳이라 생각했었던 그 호텔이다.
호텔을 예약해 놓고…하루가 지났다. 그러다 갑자기 그 호텔의 이용후기들이 궁금해진다. 한국에는 알려져 있지 않는 호텔이었기 때문에 미국 Expedia나 Tripadvisor의 이용후기들을 하나 하나 찾아 읽어 보았다.
그렇게 맘에 들었던 외모와는 달리 투숙객들의 일부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아침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패키지였는데 투숙객들의 글을 보면 아침식사라기 보다는 그냥 풀바에서 도기백을 나누어 주는 형식이란다. 내부시설은 낡았단다. 한 투숙객은 자신이 묵은 18층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는데 8번을 스톱했다 불평을 한다. 그리고 고층에서도 들리는 풀바의 야간 소음이 대단하단다.
전체 이용후기들은 수십개였는데 이 중 3-4개가 부정적이다. 나는 온라인상의 대화를 분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중립을 지켜보려 했지만…결국 그 부정적 소수의 의견 때문에 예약을 캔슬했다. 나름대로 큰돈을 그런 호텔에 지불할 용기가 없었다.
대신 더 예전에 보아두었고, 또 최근 한 블로거분이 묵으셨다는 그 호텔을 찾아 새로 예약을 했다. 물론 이번에는 그 호텔에 대한 이용후기들을 먼저 읽었다. 100%에 가깝게 매우 긍정적인 후기들이 대부분이다. 이전 호텔과는 후기의 톤앤매너가 다르다. 만약 이게 온라인 후기 관리에 힘입은 것이라면 이 새 호텔은 관리를 완벽하게 한거다.
온라인상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나쁜 의견들과 글들 그리고 대화들. 이들은 마치 문신과 같다. 알리즈와 로라리즈는 한 동영상에서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공중들의 인식(perception)은 젖은 시멘트에 남겨진 발자국과 같다’고 했는데…온라인상의 부정적 대화들이 바로 그렇다. 일단 남겨지면 새로 복원하기가 힘들다.
예전 종이신문에 실린 부정적인 기사는 사라졌어도 온라인에 남겨진 발자국은 영원하게 된거다. 이게 바로 우릭 기업들이 이전보다 더욱 더 완벽한 서비스와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절체절명한 이유다.
‘100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 못하면 다 잘못했던 것이다’는 말 보다 온라인에서 적절하게 다가오는 말이 없다. 너무 너무 완벽하기 힘든 세상이다.
예전 같이 일하고 대충 대충 위기를 관리하려 하면 이제는 영원히 망하는 세상이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