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4월 302008 Tagged with , , 1 Response

Crisis Management Simulation Sketch

어제 진행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현장 스케치다. Game to learn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게임은 앰부쉬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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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움직이는 컨트롤러들과 워룸(war room)안의 수북한 문서들 그리고 현황판들…공격적인 분위기와 압박. 그리고 그 와중에 쉴새없이 움직이는 두뇌싸움. 전략과 전술 그리고 메시지라는 것들을 책속의 텍스트가 아니라 눈으로 직접 목격 할 수 있다. 너무나 매력적인 일이다.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Crisis Management Simulation

어제는 오랜만에 full day 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을 진행했다. 클라이언트사의 임원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위기 시나리오들에 따라 실제 위기를 관리하는 활동들을 시뮬레이션하는 세션이었다.

총 15개의 위기 시나리오들이 방송과 서면으로 하달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대응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항상 이 시뮬레이션을 main controller로서 진행하다가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들이 있다. 이 공통점은 실제 위기시에도 똑같이 목격되는 기업들의 취약점이 아닌가 한다.
 
1. 위기관리팀으로 구성되어 한자리에 모인 임원들의 반은 할일이 없다.

2. 위기 대응의 실무 일은 꼭 한두사람에게 몰린다. 그게 꼭 홍보팀이다.

3. 증상에 대한 대응에 치중한다. 큰 그림을 보기 힘들다.

4. 의사결정이 360도로 균형있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5. 위기관리 전략팀과 실행팀에 갭이 존재한다.

6. 위기 상황 파악에 있어서도 장소적 시간적 갭이 존재한다.

7. 역지사지 할 만큼의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다.

8. CEO가 없으면 의사결정이 힘들다. 최소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

9. CEO는 위기시 나서면 안된다는 편견이 공유되어 있다.

10. 언론을 제일 신경쓴다.

위기 관리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위기의식 공유

2. R&R의 확인

3. 팀워크 개발

4. 자신감 확보

우리의 클라이언트들이 위의 10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아래 4개의 목적을 달성해 만족해 했으면 좋겠다. 어제 시뮬레이션 세션은 클라이언트나 우리 컨설턴트들에게도 매우 만족스러운 세션이었던 것 같다. 시뮬레이션 말미에 임원들 앞에 나서서 자신이 담당했던 stakeholder feedback을 주는 쥬니어 컨설턴트들을 바라보면서…뿌듯했다. 클라이언트와 우리 컨설턴트들 그리고 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4월 25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위기는 범죄랑은 다르다

최근 여러 식품 기업들 그리고 대형 그룹사들의 연이은 ‘위기’ 발생으로 이쪽 PR업계에서는 ‘위기관리 서비스’ 수요가 대폭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련의 상황들을 목격하신 기업 경영진분들의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셨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몇개 상황은 정확하게 ‘위기’라고 단정 짓기에는 약간 찜찜한 케이스들이 섞여 있다. 기본적으로 ‘위기’와 ‘범죄’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사건이나 이슈의 본질이 다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 또한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물론 인하우스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일 가능성이 많다. 위기를 ‘부정적인 이슈 및 사건’으로 해석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그런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PR이나 이슈관리, 위기관리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전제가 있다. ‘커뮤니케이션 주체인 기업이나 조직이 올바르다(right)’는 전제다. 기업의 실수나 부주의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비록 이번 사건이 있었지만…우리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옳은 생각(right thinking, mantra)이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다.

“아이..시끄럽게 생겼네. 재수가 없어. 거 소비자 하나 지독한 놈 만나가지고 여럿 고생하네..” 이런 생각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 진정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 도리어 이런 생각을 깔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오디언스들은 자연스럽게 그 나쁜 생각을 느끼게 되고 위기는 더욱 더 심각하게 전환된다.

더구나…기업의 범죄일 경우에는 할말이 없다. 위기관리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회사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법적인 처리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위기는 ‘관리’를 통해서 ‘더욱 완전한 회사’가 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기업에게는 ‘이런 회생의 기회’를 줄 수도 없고, 주어서도 않된다.

일본의 유끼지루시 식품이 미국산 쇠고기를 일본산 쇠고기로 repack을 해서 팔려다가 적발이 됬었다. 옳바른 생각을 가진 기업이라면 ‘위기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옳바른 생각’에 기반한 것이 아닌 ‘범죄’였다. 옳바른 사회라면 이런 범죄 기업에게는 ‘회생의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 일본 사회는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옮겼고, 이 회사는 도산했다. 어떻게 보면 이 사회의 결정은 사회차원의 ‘위기관리’라고 본다.

모 회사가 가입자들의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하다가 적발되었다. 분명 기업의 범죄다. 옳은 생각이 아니었다. 이 기업에게 지금 어떤 ‘위기관리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가?’하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회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물음에만 답변을 하면된다.

 

4월 102008 Tagged with , , , , , 6 Responses

위기관리의 Mechanics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변수들과 주체 그리고 객체들에 대한 역학들을 살펴보자.

1. 위기는 밖에서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나 정부 그리고 업계에서 먼저 알고 나중에 우리회사가 제일 나중에 아는 위기들도 많다. 소비자가 클레임을 하면서 위기가 전개된다거나, NGO의 전화를 받으면서 사건이 악화된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공정위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내 PC의 하드를 뜯어내고 있다거나, 갑자기 회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이 날아온다.

2. 출입기자 이외의 기자들이 들이닥친다.

평소에 그렇게 친하던 우리 출입들은 어딜갔나? 사회부 기자 선수들이 날아다닌다. 평소에 시경캡이랑도 좀 친해 놓을 걸. 법조출입 기자들은 어떻게 뚫지…도와줘 출입들. 아니 불만제로 PD랑 극작가는 왜 자꾸 번갈아 전화를 거나 이거.

3. 길다 길어 의사결정

사장님은 부산 지점에 내려가셨고, 임원들은 다 자리에 없다. 홍보팀장인 내가 전체 집합을 시킬수도 없고, 사장님 전화는 10번을 걸었는데 묵묵부답이시다. 회의중이니까 나중에 걸라는 데 이걸 어쩌나. 일이 터졌다고 소리를 지르고, 강제로 전화를 연결했는데도…일단 서울 올라가서 보잔다. 기자들 전화가 1분에 10통씩 오버랩된다.

4. 다들 팔짱을 낀다

법무팀장 잠깐만요…네 왜요? 이게 문제가 터진 것 같은데…엥? 그런거에 왜 기자들이 관심을 두죠? 별거 아닌데? 그리구 우린 할말도 없는데? 아니 그래도 뭔가 우리의 입장이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요. 홍보팀장님. 그거 이야기 하지 마세요. 기자들 전화 받지말아요. 그냥 별거아니라고 해서 넘어 가시던가.

5. 나만 흥분했나?

사장님, 부사장님들, 아무래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내일조간부터 해명광고를 실어야 하겠습니다. 이거봐 홍보팀장, 예산있나? 올해 홍보예산 남은거 있어? 네? 아뇨. 아무래도 이건 특별예산을 끌어와야 하겠는데요. 그럼 어디서 그돈이 나지? 이것봐 마케팅 부사장, 돈 좀 있어? 쩝…이번 분기에 예산 이미 프리징했는데요. 그럼 영업 부사장, 한 5억 어디서 땡길 때 없나? 네? 5억이요? 지금 이번 분기 예산이 이미 5억 초과라서요…흠…그럼 홍보팀장 조중동만 가자. 있는 돈으로 어때?

6. 본사가 더 괴롭혀

헬로..디스이스힘 스피킹. 하이..앨리스. 하와유두잉.. 왔? 오케이…오케이…바이 투나잇. 라잇나우? 오케이…두잉마이베스트. 본사에서 퇴근도 안하면서 official statement를 만들어 보내란다. 일단 만들었다. 기자들의 전화는 빗발치는데…홍보팀장인 나는 영문으로 내부보고용(?) statement를 만든다. 고치고 또 고치고…실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는 이 statement를 훨씬 넘어선 고차원적인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홍보팀장은 기본적이고 아주 드라인 한 문장을 꾸미고 있다. 영어로 보낸 official statement…새빨간 수정본이 온다. 또 고친다. 다시 컨펌. 또 반은 빨갛다. 또 수정. 결국 영문 다섯문장짜리 official statement가 완성됬다. 한국말로 옮겨 놓으니…이건 바보문장이다. 이걸 어따 쓰나?

7. 직원들이 무서워

아침이 밝았고, 어제 하루종일 받아쳐냈던 기자들의 통화 내용들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 되었다. 홍보팀장인 내말을 제대로 알아먹은 기자들이 거의 없다. 각자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사를 꾸며 올렸다. 이것봐라…MBC에서는 내가 뒷부분에 한말을 꼭지를 발라 방영한다. 우물쭈물..하는 목소리다. 아침 사내 이메일에서는 마구 항의가 온다. ‘우리회사 홍보팀은 뭘하는겁니까?’ ‘오늘자 부산일보는 보셨나요?’ ‘여기 광주 지역신문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는데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사를 빼야지 가만히 놔둬도 되는겁니까?’ 죽을라고…이 피끓는 대리 녀석들.

8. 조금만 기다려 볼까?

홍보팀장 오늘 그건으로 기사 몇개나 났나? 예 TV3사 포함해서 전체 다 났습니다. 아주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언제까지 갈 것 같아? 흠…오늘도 기자들이 우리 처리 방침에 대해서 계속 물어오는 걸 보니 며칠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 아무래도 조금씩 잦아 들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사실… 홍보팀장. 조금만 기다려보자. 기자들 그동안 조금 잘 다스리고. 거 해명광고 한번 나가면 돈이 너무 많이들어. 광고대행사에서도 조금만 기다리자더라구. 네??? 돈좀 아끼자. 네…

9. 니가해라 인터뷰

홍보팀장님이시죠? 저는 KBS OOO인데요. 요즘 이 건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그래서 그런데 사장님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사장님 인터뷰요? 그게 좀…혹시 그냥 제가 하면 안될까요? 아뇨…이 사안이 조금 중대한 거라서 될수 있으면 고위 임원급 이상이 해주셔야 하는데요. 잠깐만요. 누가할까??? 임원 그룹이 20명인데…아무도 없다. 맘 놓을만 한 분이. 그리고 이 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분도 거의 없다. 사장님이 안 나서시면 아무도 없다. 회사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죽겠네…

10. 거 블로그에 뜬 것 좀 끌어내리지?

이거봐 홍보팀장. 우리 아들이 어제 그러던데…뭐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났다던데? 그거 알아? 네…블로거들과 각종 카페들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그냥 놔두는거야? 그거 끌어 못내려? 거 들어보니 애들이 거의 장난치는 거더만, 제 정신 아닌 애들도 많고…그거 그냥 놔두기야? 네? 저…블로그는 잘 못 건드리면 아니 건드린 만 못하게 되서요…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전부입니다. 거…참…홍보팀이 문제가 있어. 자기일 처럼 처리를 안하네…당신 이름이 온라인에서 막 욕먹구 있다고 생각해봐. 거 가만히 놔두겠어? 확 그새끼들 모가지를…

11. 대행사는 뭐한데?

아니 홍보팀장 잠깐 들어와봐. 우리 대행사에 매달 얼마줘? 천만원? 아니 근데 그렇게 주는 데 왜 기사를 못막아? 그돈 가지구 걔네들 다 뭐해? 어제같이 그런 MBC뉴스 정도 빼줘야 하는거 아니냐? 홍보팀장이 너무 대행사 싸구 도는거 아니야? 대행사는 굴려야 해. 어제 그 MBC 뉴스 사이트에서 못 내리면 일 관두라고 그래. 아니다. 그 대행사 사장 당장 들어오라구 그래. 내가 한마디 해야 겠어. 못하면 관두라구. 한달에 천만원이 누집 강아지 이름이야?

12. 기자들 술 좀 사줘

홍보팀장, 거 기자애들 술 좀 사줘. 그냥 소주 한두잔 먹고 털자그래. 홍보팀장이 되가지고 그런거 정도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경쟁사는 아무말 없는데 왜 우리만 이래…당장 오늘 저녁부터 기자들 몇몇 만나서 잘 봐 달라고 하면서 술한잔 사. 네…회사카드 가지고 나가겠습니다. 어…근데 거 예산 잘 한도있게 써라. 50만원 이상은 안된다. 그냥 진동횟집에서 세꼬시 시켜서 한판 먹구…소주 댓 병 까 보내. 괜히 좋은 술집가지 말고. 돈 없어.

13. 아니 꼭 그런 애들한테 돈 써야 해?

홍보팀장. 아니 거 뭐야…그 이름도 모르는 찌라시에 광고를 줘야 해? 아무리 200만원이라도 좀 그렇다. 거 그냥 쓰라 그러지? 흠…그게요. 그 친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파괴력이 좀 있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네티즌들 반응이 안좋아서 같이 쓸려 넘어갈 수 가 있어서요. 그래도 그렇지…만약에 다른 애들도 달겨들면 어떡해 그때 다 줄꺼야? 지하철에 수십개두 넘던데…어쩔꺼야 그때는? 그래서 그냥 회식비 지원이나 구독료 등으로 풀라고 합니다. 다른데 눈에 안띄게요. 쩝…그러면 200은 너무 많아. 홍보팀장이 가서 한 100이하로 쇼부좀 봐라. 쩝…

14. 내년도 PR플랜 다됬어?

홍보팀장. 왜 전화가 이렇게 힘드냐? 아무리 일이 터졌다고 해도…사장님 보고는 들어가야지. 내년도 PR플랜 빨리 완결해. 그거 이번에 마케팅 플랜 하면서 같이 보고해야 해. 듣고있어?

15. 우리 회사 홍보팀에 실망이야

인트라넷을 보면 글들이 줄을 잇는다. 홍보팀은 무얼하고 있나요? 기자X들을 왜 관리를 못하나요? 우리 그 많은 광고비는 어디다 쓰나요? 이 OO일보의 O기자는 왜 유독 우리를 더 부정적으로 공격하나요? 혹시 우리 회사라 무슨 억하 심정이 있는건 아닌가요? 나는 우리 회사에 왜 홍보팀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니네들이 와서 해봐라. 결과적으로 위기 이후에 잘 했다 칭찬 받는 홍보팀은 거의 없다. 긍정적인 기사가 매일 나와도 부정적인 기사 한번은 꼭 인트라넷에서 회자가 된다. 그리고 곧 만만한 홍보팀은 밥이 된다. 안동 지점의 신입사원 까지 욕을 한다…

# # #

홍보팀장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몇가지 부류로 나뉜다.

1. 복지부동형. 욕먹을 짓은 절대 안한다. 전화도 피하면서…그냥 태풍이 지나가길 빈다.
2. 적극개입형.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 모든 언론 인맥을 동원하고 24시간 뛰어 다닌다.
3. 허둥지둥형. 뭘 어떻게 할 찌 모른다. 회의만 하고, 사장님 보고만 들어간다.
4. 선무당형.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본사가 시키는데로 선무당 칼을 흔들어댄다. 조중동 선별 해명 광고에, 기자회견 한다면서 조중동은 챙기면서 연합뉴스를 안부른다.
5. 막무가내형. 배째라고 한다. 우리는 떳떳하고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정치권에 줄을 대서 해결하려고 까지 한다.

결론은 모두다 위기가 끝나고 나면 욕을 먹는다. 그게 홍보팀장들의 운명이다.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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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어제는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다시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 하는 게 전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업의 위기 상황을 소비자나 중요한 stakeholder들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또는 아무일 없는 듯 하게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과자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단순 무식한 방법으로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후관리 보다는 사전 예방에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적 유형들을 다 끌어 내서, 그 중에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제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0% 이상을 기존 홍보담당자들이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

4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 , 1 Response

김치 파르페

세스가 Meatball Sunda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스가 자기 Meatball Sundae를 구입한 독자들과 전화 컨퍼런스를 한다는 군요.

지난 몇주간 미디어 트레이닝과 위기관리 수업을 몇 차례하고 여러 기업들의 홍보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꾸 이 세스 고딘의 Meatball Sundae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여러 문답에 있었습니다.

  • 왜 N사 홍보팀은 소비자 컴플레인이 최초 발생했을 때 부터 언론에 공개 되었을 때 까지의 한달간 Expected Q&A와 Talking Points 전략들을 더욱 정교하게 개발하는 데 실패했을까?
  • 왜 D사 홍보팀은 식약청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 왜 S사는 지렁이 빵이 자작극일 경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뒷흥정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을까?
  • 왜 리콜을 소비자들을 ‘위한’ 하이프로파일 전략이라고 생각할까?
  • 왜 우리나라의 CEO는 위기시에 맨 앞에 나서지 않는가?
  • 왜 우리 홍보팀은 위기가 벌어지면 제일 홀로 바쁠까?

그리고 홍보 컨설팅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나면 똑같이 Meatball Sundae가 생각이 납니다.

  • 그래? 이번 신제품 컨셉이 뭐지? 어떤 차별성을 강조할껀가?
  • 클라이언트사에서 하필이면 그런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고집하시는 이유가 뭔가?
  • 실제 다른 경쟁사들이 이런 이야기를 전혀 안 하고 있나?
  • 진짜…이 메시지가 진실인가?
  • 꼭 이 프로그램을 해야하는 이유가 사내 정치적인 이유말고는 하나도 없는건가?
  • 예산 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지에 1면을 헐어 떡하니 나가고 싶다는 그 욕심은 이해를 하지만…왜 대기업은 돈이 많이 드는 여러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전방위로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본적은 없나?

세스 고딘이 홀로 Meatball Sundae를 실제로 만들어 ‘Disgusting’하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저는 김치를 파르페에 얹어서 비슷한 PR적 비유를 하고 싶습니다.

위기관리나 기업의 운영에서 ‘경영철학’은 가장 중심이고, 성공의 핵심 요인입니다. 브랜드 PR에 있어서도 강력한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한 강력한 차별화가 핵심입니다.

각종 마케팅 교과서가 ‘성공한 위기관리’ ‘성공한 마케팅’ ‘성공한 브랜드 PR’에 대해서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해 주고 있지만, 꼼꼼히 분석을 해보면 그들은 일선의 trick을 통해서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강력한 철학이 있었고, 공유가 있었다. 우리가 환호(wow)하는 그들의 성공방식은 그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아무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게 아닙니다. 아무나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 브랜드나 기회를 잘 잡아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실무자들의 뼈를 깍은 단순한 노력들은’ 그냥 파르페위의 김치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습니다…절대…
     

4월 032008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위기관리의 경제학

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은 식품회사나 다른 여타 회사들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 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이번 새우깡, 참치캔, 빵, 떡복기떡, 소시지…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 되는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되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참치캔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지렁이를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에서는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홍보 임원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제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년전 기업관에서 그리 멀리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당연히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그 이윤은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더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아직 뿌리깊게 공유되지 않아 있는게 현실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나이브한 생각이군…’할수도 있겠다. 나 스스로도 인하우스 시절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기업의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하게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위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 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겠다…)

이렇게 대증적인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인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자 디지털 타임즈에 안병한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가 올린 기고문에 동감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3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지휘관의 의도를 살리자

 

군대에서는 각 병사마다 전쟁 발발 시 자신이 가장 먼저 맡아 해야 할 일을 카드로 만들어 평시에 외우도록 한다. 보통 그 조그마한 카드에는 최초 군장을 챙겨 OO지점에 있는 탄약고로 이동하여 탄약 OOO발과 수류탄 OOO발을 수령, OOO 지점으로 신속히 이동하여 OOO한다이런 식의 최초 행동 프로세스가 자세히 명기되어 있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수 많은 병사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빨리 기억해서 전체적인 혼란을 줄이고, 효과적인 방어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런 개인임무카드에 대한 학습과 암기 훈련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분명 연습상황에서만 유효하다. 수많은 병사들이 각자의 개인임무카드에 명시된 행동 프로세스들을 완전 암기해 숙지해 놓았다 하더라도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그 행동 프로세스를 100%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자신은 탄약고로 이동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동하려는 순간 그 탄약고가 폭격을 받아 불기둥에 휩싸였다고 치자. 그러면 이 병사는 그 다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탄약이나 수류탄 수령 없이 그냥 정해진 장소로 이동 매복하고 있으면 될까? 아니면 탄약이 보충 되어 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마냥 기다려야 하나?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자세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절차와 프로세스들을 명기해 놓았다. 그러나 그 프로세스는 매뉴얼을 위한 것이지 실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경험상 그렇지 않은 적이 더 많다.

 

일부 매뉴얼에서는 대응 시간대까지 정해서 신속한 행동 프로세스를 요구하고 있는데, ‘위기 발생이 감지된 후 3시간 내에 CEO가 주재하는 위기대책 회의를 소집해 회사의 공식적인 결정을 도출하고 즉각 발표한다는 프로세스가 있다고 치자. 사장님은 브라질로 출장을 가 있다. 그 다음 전권을 이양 받아야 할 기획 부사장은 어젯밤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있다. 지금은 새벽 2시라서 위기관리팀 구성원인 최고 경영진들 중 3분의 2가 출장 또는 연락이 안 된다. 이 때 실무자들은 어떡해야 하나?

 

보통 날이 새기까지 기다린다. 브라질로 계속 전화를 해 사장님을 찾아 나선다. 새벽 술에 취한 경영진들의 휴대폰에 수 십 개의 문자메시지를 넣어 놓는다. 이것이 위기관리에 있어서 매뉴얼과 프로세스 중심 사고의 병폐다. 실제 위기를 일선에서 관리하는 실무자들에게 영혼을 뺏고, 자기결정에 따른 적절한 최초 조치를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계획 되로만 전개되는 전쟁은 없다. 매뉴얼대로만 움직여주는 위기도 없다. 사람에게는 본능이라는 것이 있고, 조직인에게는 조직을 위한 본능이 존재한다. 이 본능을 십분 활용할 때 전쟁이나 위기관리는 성공한다.

 

좁다란 인도를 따라 길을 걸을 때,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미리 고민을 하고 상대방이 이렇게 피하면 나는 이렇게 피한다는 식의 수많은 시나리오들을 머릿속에 넣지 않아도 우리는 그냥 부딪치지 않고 잘 걸어간다. 마주 오는 상대방의 발걸음과 눈빛으로 0.5초도 되지 않아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고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된다. 여기에서 보행자의 마음에는 부딪히지 말자는 간단한 개념만이 존재한다.

 

위기관리에서는 이 개념을 지휘관의 의도 (CI : Commander’s Intent)라고 부른다. CI는 보통 간단한 한 문장 정도의 명령문 형식으로 존재하고 공유된다. 지역 전투시에 지휘관의 의도는 교전 발발 이후 OO시간 동안 이 지역을 사수한다가 되겠다. 기업의 특정 위기 시에는 소비자의 안전이 최 우선이다가 될 수 있겠다. 불타는 남대문을 바라보는 소방수의 머릿속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조기 진화하라 CI가 남아 있어야 한다.

 

일선과 저 멀리 있는 의사결정자들간에는 항상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상당량의 시간차도 있다. 멀리서 지나간 상황을 보고받아 내리는 결정은 거의 효과를 상실한다. 일단 공유된 CI가 있다면 그냥 일선은 일관되게 그것에만 따르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사후에 CI에 충실했다고 벌하면 안 된다. CI에 근거한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옳은 것이라는 믿음이 조직 내에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 교과서에서 성공한 위기관리로 회자되는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 여기에는 존슨앤존슨이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던 CI가 있었다. 신조(credo)라고 불리는 이 존슨앤존슨의 CI는 위기 시에 바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 존슨앤존슨의 신조에는 분명히 ‘We believe our first responsibility is to the doctors, nurses and patients, to mothers and fathers and all others who use our products and services’ 라고 쓰여져 있고 수 십년 동안 반복해서 공유되어 왔었던 것이다.

 

자사의 제품에 독극물이 투입되어 소비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 나자 존슨앤존슨은 그냥 이 CI에 충실했다. 소비자들을 위해 모든 제품을 다 수거해 말끔하게 다 없애버렸다. CI에 충실한 결정이었고, 이 결정에 대해 나중에 비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공유된 CI의 소중함이다.

3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High? or 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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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는 최단 말미에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이냐,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이냐 하는 거다.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해당 위기가 전적으로 자사의 책임일 때나 전혀 책임이 아닐 때 공히 채택 가능하다.

 

자사의 책임일 때 하이 프로파일 전술은 자사의 개선 의지를 강조해서 소비자들로부터 그 의지에 대한 인정을 받기 위한 적극적 행동들을 실행하는 것이다. 반면, 해당 위기가 자사의 책임일 때 로우 프로파일 전술을 택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자칫 복지부동’ ‘침묵으로 비추어져서 여론을 자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이 로우 프로파일은 위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영향 받는 이해관계자가 극소수에 머무를 때 한정적으로 상호 이해에 기반해 채택할 수 있는 전술이다.

 

자사의 책임이 아닐 때 하이 프로파일은 한마디로 자사의 억울함을 대대적으로 호소하는 전술이다. 소비자들로부터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자사의 책임이 아니면서 로우 프로파일을 선택하는 것은 앞서서와 마찬가지로 위기의 규모와 이해관계자의 규모가 크거나 많지 않을 때 없었던 일로 하자는 망각 유도 방식이다.

 

고민은 하이 프로파일에 있다. 특히 자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나서 하이 프로파일 전술을 구사하려고 한다면 과연 어떤 것들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실무자들의 고민이다. 이 하이 프로파일 활동들을 해야 하는 핵심 목적은 무엇인가? 자사의 개선 및 재발 방지 의지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시각에서 위기가 목격되었으면 가장 먼저 그 책임자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겁니까?”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무엇을 할 겁니까?” “믿어도 됩니까?” 이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주고 더 한발자국 나아가서 그 질문을 상회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하이 프로파일 전술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80년대 초 미국 타이레놀 사건과 2007년 미국 완구 회사 마텔 사건을 들 수 있다. 소비자 일반의 기대수준을 상회하는 대응방식이어야 효과가 있는 타입이다. 그리고 이러한 하이 프로파일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각종 미디어들을 통해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진행해야 시너지가 있다.

 

수많은 실패 사례들은 거의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부분적인 리콜이라던지, 지역적인 리콜이 그 사례들이다. 이러한 로우 프로파일 전술에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 또한 기대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한정적인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이 그 효력을 발휘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와중에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하거나, 다른 사건이 더해지면 그 다음은 더욱 통제 불능이 된다.

 

이는 곧 늦장대응으로 비춰지며, ‘쉬 쉬가 된다. ‘안이한 대응이 되며 복지부동으로 공감대를 이룬다. 따라서 위기시의 로우 프로파일 전술은 어느 정도 폭탄을 안고 가는 형국이 되므로 그렇게 권장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하이 프로파일이 한 명의 기자가 호기심으로 물어온 잠재적 이슈에 대해 출입기자 전체에게 대대적으로 사전 경고 또는 설명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기자들이 모르고 있던 우리회사의 부정적인 이슈들을 끌어 내서 떠들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이 프로파일이냐 아니냐 하는 판단의 핵심은 오디언스의 부정적인 반향의 수준,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크기와 수에 따라 그에 적절하거나 그들을 ‘압도’하는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야 이것이 진정한 위기 대응이나 위기 관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월 202008 Tagged with , , , , , , , , 1 Response

N사와 타 케이스와의 차이

1. CEO가 전면에 나서서 심각성을 표현하지 않는다
2. 일간지 전면에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하지 않는다
3. 사후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2차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다
4. 중국공장에 대한 언급에 대해서 중국정부에 사후 책임을 져야 할찌도 모르는데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거나 무시하는 듯 하다. (마텔도 초기에 중국공장을 핑거 포인팅했다가 직후 사과를 공식으로 했다) -하단 영상 참조

 

위기관리적인 측면에서 오늘자 조선일보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농심의 이번 사태 대응이 위기에 닥친 기업들이 저지르기 쉬운 전형적인 오류들을 다 모아놓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컨설팅회사의 한 컨설턴트는 “고객 관련 사고가 났을 때 기업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은 ‘침묵’, ‘거짓말'”이라며 “이번 사건은 바로 그런 점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침묵이라는 부분은 N사가 2월 소비자컴플레인을 받고도 한달을 쉬쉬했다는 의미인 듯하다. 또, 거짓말이라는 부분은 N사가 그 이물질이 쥐머리인데도 불구하고 ‘성분을 알수 없는 원인미상의 이물질’로 주장하고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 소비자컴플레인을 받자마자 제품 리콜을 하거나 할수있는 기업은 없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이물질 성분 분석과 원인규명인데 여기에는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자칫 성급한 판단이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리콜결정이나 guilty 선언은 권장되지 않는다.

단, 소비자컴플레인을 받았고 이 사항이 소비자에게 심각한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면 ‘원인 및 성분 미상의 이물질이 들어있는 제품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분석 기간은 O일 정도 예상하니 해당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발표를 공개적으로 해서 조사진행 기간동안의 추가 소비정도는 막아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물질에 대해서도 사실 정확한 성분분석이 불가능했다면 그 이전에 ‘쥐머리’라고 인정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일부에서는 눈으로 판단해서 쥐머리인데 무슨 소리냐라고 하지만, 그건 감정의 부분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그를 입증하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의미다. N사가 책임이 자신의 것이라는 인정을 했지만, 이는 불미스러운 상황을 조성한 책임이지, 세부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쥐머리 이물질에 대한 책임은 분명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N사는 tactical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N사에서는 high profile 전술로 recall을 이해하면 안된다. recall은 high profile 전술이 아니다. 언론이 다른 케이스보다 지속적으로 적극적이며 공격적이다. 실제적으로 전 일간지 사과 또는 해명광고의 타이밍을 놓친 결과다. (SK-II 케이스를 참고할 것)

오너와 CEO가 결단을 해야 한다. N사의 위기관리 전략 중 ‘조기진화’는 이미 물건너 간 듯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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