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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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위기가 벌어지면 한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어제는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시는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공유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나온다. 이러한 이해는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근간이기 대문에 매우 중요하다.

 

방탄유리의 기능을 한번 생각해 보자. 방탄유리가 테러리스트의 총알을 막아내기는 하지만, 그 방탄유리 자체에는 다시 돌이 킬 수 없는 큰 흠집을 남긴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최악의 결과만 피했다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자평 하는 게 전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업의 위기 상황을 소비자나 중요한 stakeholder들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 위기관리 서비스를 의뢰하면서 일부 클라이언트는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의 회귀또는 아무일 없는 듯 하게 조용한 언론 반응을 목표로 삼아 SOS를 친다. 이 지구상 어떤 위기관리 회사도 이런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 어느 인하우스도 마찬가지다.

 

과자 내 이물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어떻게 침묵하게 할 수 있을까? 예전 군사독재 시절처럼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단순 무식한 방법으로 기사를 긁어 내기라도 하면 되나? 수백 만개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복제되고 논의되는 정보의 흐름을 청평댐 강물 막듯이 막아버리면 될까?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 상처가 깊을 것으로 예상될수록 사후관리 보다는 사전 예방에 힘쓰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떤가? 우리 평생 또는 CEO 재임 기간 중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그런 심각한 위기에 대해 선뜻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진 않는다.

 

기업의 위기 요소 진단 (crisis vulnerability audit)을 해보면 이런 기업내의 현실의식은 뚜렷하게 그 형체를 나타낸다. 진단을 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위기의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성의 두 축이다. 간단히 말해서 한 기업에게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위기적 유형들을 다 끌어 내서, 그 중에서 가장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높은 것을 제일 중점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활동이 이 진단이다.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보면 어느 기업이나 거의 90% 이상을 기존 홍보담당자들이 알고 있고, 이미 겪었던 일들이 주요 위기 유형으로 대두된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 돈을 들여서 진단을 해봐도 딱히 별다른 게 없다하는 축과 우리가 예견했던 결과 그대로다. 문제가 있는데도 개선하지 못한 우리가 문제다라고 하는 축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그렇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위기들이 발생했었는데, 왜 계속 재발이 되는 건가요? 사전에 대비를 해서 통제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경우 답변은 여러 개이지만 가장 안타까운 답변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이 없어서요또는 이게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이거든요

 

기업이나 사람은 불행히도 자잘한 위기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게 된다. 어머니께서 해 주신 밥에서 머리카락이 자주 나오는 집의 경우 손님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밥 속의 머리카락도 그 집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뽑아 내고 먹는다.

 

이런 부정적인 면역력을 개선하는 첫 단추는 CEO의 의지와 결단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결코 그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사실. 현재 우리가 예전 같다 생각을 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현실을 인식한 CEO의 개선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절대 어제 같은 오늘은 없다. 내일도 오늘 같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