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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OO했었더라면…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면…바로 이거다.

“우리가 이전에 OOOOO 했었더라면…”


예를들자면:

  • 우리가 평소부터 블로그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대화들을 해 왔었더라면…
  • 우리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위기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팝업창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알고만 있었더라면…
  • 우리가 비상연락망을 업데이트 해 놓았었더라면…
  • 우리가 한번이라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더라면…
  •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한번 받아 봤었더라면…
  • 우리가 이런 소비자의 협박에 대해 조금이라도 대책을 세워 놨었더라면…
  • 우리가 작년에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었을 때 개선을 했었더라면…



이런 OOOO했었더라면…이라는 말은 위기관리에서 가장 흔하게 듣지만, 가장 안타까운 말임에 틀림없다.

위기가 발생하고 코칭을 하게 되면 이에 연관된 반응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서 우리의 대응 메시지들을 소비자들과 빨리 공유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진작 블로그를 하나 만든다 만든다 하면서 아직 만들지를 못했어요. 블로그만 있었어도 이렇게 허망하게 당하지는 않을텐데…”

아니…왜 이렇게 임원분들이 소집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요? 무슨 다른 일이라도?

“글쎄..그게요. 비상연락망이 작년꺼라서 임원들 리스트가 옛날 정보들이더라구요. 전화번호가 바뀌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비서들도 최근에 바뀐 사람들이 있고해서요. 진작 좀 업데이트를 했어야 했는데…”

벌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셨어요? 저희가 와서 사전 코칭을 조금 해드릴려고 했었는데요…

“아이구…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말실수들을 조금 했는데 그 기자에게 사정을 했지만 도통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구요. 인터뷰전에 조금이라도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코칭을 받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이 이슈는 작년 이맘때 저희가 한번 겪었던 똑같은 이슈 아닌가요? 그 때 저희가 공식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렇지요. 근데 사실 그때 이후로 개선을 하지 못했어요. 뭐…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하질 않아서. 올 해는 그냥 어떻게 넘어가나 했는데 이렇게 또 걸렸네요. 그 때 그냥 개선을 해 버렸어야 했는데…”


문제는 이 OOOO했었더라면…하는 key learning들이 또 잊혀질 때다. 한번 이상 이런 말들을 반복하게 되면 그 기업이나 실무자들에게는 별로 기대하기가 힘들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던 걸 기억한다.

“틀린문제를 다시 한번 풀어봐. 왜 틀렸는지를 알아야 다음번에 똑같은 문제를 잘 풀수 있어”


당시 나 자신도 틀린문제는 다시 쳐다 보기 싫었다. 그리고는 다음 시험때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문제를 떡하니 다시 틀리곤 했다. 기업도 초등학교 5학년짜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곳들이 많다.


6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세부) Crisis Management at Online

주말동안 클라이언트의 온라인상 위기를 함께 관리하면서 일선에서 느낀 많은 insight들과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기록을 남겨 놓는다.

  • 게시판들을 통합하라 -수십개의 자매사이트들 중 게시판은 통합관리해라

1사 1개 홈피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본사 홈피 이외에도 각 지점별, 브랜드별, 지역별 홈페이지들이 많게는 수십개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각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어떻게 통합 관리 할 수 있는가는 위기시 매우 절실한 문제다.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은 모든 관련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하나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모든 홈페이지의 게시판들은 본사의 게시판 하나로 forward 연결되게 만들어 위기시 본사 게시판 하나에서만 관리를 해주면 되겠다.

  • 사과광고 팝업도 다시 한번 제고해보라 – 팝업차단 기능은 어떻게 하나

요즘에는 팝업차단설정을 기본으로 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기업의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이 들어갔을 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팝업창이 뜨는지 아닌지를 잘 알수가 없다.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 게시가 가장 유효한 방식인지는 한번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러나 제작 시간측면에서 홈페이지 맨 앞장을 갈아 새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지도 의문…)

  • 사과광고 팝업의 사이즈는 가능한 큼직하라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의 목적은 가시성 확보다. 큼직해야 한다.

  • 사과광고 팝업창 디자인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시간이 없다. 디자인 무시하고 회사 로고 넣지 않아도 된다. 컨텐츠만 질실하면 백지배경으로 뜨는 팝업도 된다.

  • 다른 팝업들은 일단 내려라

기본이다. 다른 프로모션 관련 기존 팝업들은 다 내리고 난 후에 사과광고 팝업 하나만 살려 놓자.

  • 댓글이나 게시물을 지우지 말라

일부 홈페이지 관리 에이전시들은 위기 대응 초기에 부정적인 게시물들이 늘기 시작하면 일부 게시물들을 지운다. 위기시 민감한 소비자들의 게시물들은 절대 지우지 말아야 한다. 지워서 득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자극할 뿐이다.

  • 댓글이나 게시물을 허용하라

댓글이나 게시물 차단 설정도 풀어라. 왜 평소때 안하던 짓을 해서 민감한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하나.

  • 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닫지말라

이건 자살 행위다. 그들에게 소통의 라인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귀를 막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위기시 기업은 모든 소통라인을 폭 넓게 열어 놓는 것이 좋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은 소통에서 쾌감을 느낀다.  

  • 홈그라운드에서만 싸우라

다음의 아고라나 각종 위기의 발생지인 포럼등에서 자사의 입장을 해명하고 싸우지 말아라. 온라인상에 통하는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다수의 법칙’이다. 물론 사워서 이길 확률도 없지만, 친절하게 댓글로 커뮤니케이션 해도 적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자사의 홈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그들에게만 진실되게 커뮤니케이션해라.

  • 비판적인 그라운드에서 댓글로 승부 하지 마라

아무 소용없다. 다수에 맞서 투쟁하려 하지 말아라. 게릴라도 아니고.

  •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라

기본이다.  

  • 역할을 나누어 정확하게 성실히 실행하라

위기가 발생하면 다들 바쁘다. 정신이 없다. 흥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주저한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 위기관리 일선 업무가 비게 된다. 다들 사과광고문구에 대해 토론하고 문구를 다듬는 동안 모니터링은 전혀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을 수 있다.

  • 경쟁사를 의식해라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

항상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이 섞여 들어온다. 이 부분을 관심있게 분석해라.

  • 네티즌을 잘 분류해서 바라보라 – 90%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간주해라

네티즌을 100%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다고 100% 이성적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저 가능한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 그들에게 집중하라

온라인상의 위기에서 공격적인 그들의 주장과 이동범위들에 무조건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체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네티즌에게 좀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퍼나르는 확산자의 역할을 한다)

  • 빨리 대응하라.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실행해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히 중요하다. 그런데, 또 실제 위기에서는 공히 이 원칙을 잘 못 따른다.

  • 지켜보더라도 준비하고 지켜보라

대응의 포지션에 있어서 적극대응과 일단 지켜보자라는 대응간에 공통점이 있다면 일단 모든 준비는 그 이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 거다. 완전히 준비해 놓고 기다려도 기다리자.

  •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을 버려라

위기시에 운(Luck)에 의지하는 것 처럼 멍청한 짓은 없다. 운도 노력하고 준비한 기업에게만 온다.

  • 논리와 역지사지의 감을 적절히 칵테일해서 의사결정해라

위기시 급박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100% 논리적인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평소에 꾸준한 대응훈련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느정도 감에 의지한 의사결정도 필요할 때가 많다.

  • 관점은 철처히 소비자관점에 머물러라

모든 대응 포지션, 메시지, 방식, 태도…소비자 관점에서 진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최대화 된다.

  • 최고책임자가 나서라

일선에 나서라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최고책임자가 expose되야 한다. 예를들어 사과광고 팝업창의 명의 같은 부분…

  • 네티즌과 대화하기 전에 소비자들과 대화하라

온라인상의 위기라서 온라인에서만 대화하려 하지말고, 오프라인에서 실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하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기 바른 별개의 세상이 아니다.  

  •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한발자국 먼저 하라

내부 포지션 확립이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한발자국 먼저 되는 것이 좋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직원들이 외부로부터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전직원이 한목소리와 자세를 견지해라

이 또한 기본이면서도 잘 안 지켜지는 부분이다.

  • 확산에 대해 다각적으로 대비하라

온라인은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오프라인으로의 확산에 다각적인 Plan B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 멀리보라

하나 하나의 댓글과 공격적인 트랙백 그리고 게시물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이럴때일 수록 크게보고,  멀리보자. 그렇다고 무감감해지자는 말은 아니다.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분일 수록 크게 멀리 보면서 그림을 그려주자.

Thanks to my client for these great insights…

5월 252008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실제적인 고민

토요일 오후 기분좋게 산책을 하다가 압구정 모 유명 성형외과 앞을 지나가게 됬다. 상당히 연력이 있고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병원이다.

그 병원 앞에서 사람 몇이 모여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보아 하니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메이크업까지 한사람은 모 방송사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리포터였고, 6미리 카메라에 모자를 눌러 쓴 사람은 그 방송 촬영 VJ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심각하게 리포터의 취재 이유를 설명 듣고 있는 사람은 그 병원 사무장 정도가 되 보인다.

“이런 이런 제보가 있어서 그 제보에 대해서 입장을…”하고 설명을 하는 리포터를 바라보는 병원 사무장의 인상이 갑자기라도 한대 칠 태세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길가까지 그 취재진들을 끌고 나와 씩씩 거리는 모습이 남일 같지 않다.

지난주 우리 클라이언트 중 하나도 불만제로 프로그램의 취재 대상이 되어 힘겹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 준비과정에서도 여지 없이 ‘실제로 부정적 취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예전 힘들었던 경험들을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느낌도 들었다.

어제 그 병원측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가만히 보아하니 그 성형외과 시술자 중에 트러블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 반복적으로 여러 환자들의 컴플레인이 접수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 방학 같은 성형 시즌을 맞아서 방송사에서는 성형 부작용에 대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고, 그 취재 대상 병원 중 하나로 그 병원이 지목되었던 것 같다.

흔히들 이런 취재를 받으면 취재 거부를 한다. 그런데 이 취재 거부라는 것이 참 일방적인 개념이다. 이 세상에 취재거부에 성공한 기업들은 사실 극히 소수다. 그리고 기자나 PD측면에서도 취재 거부에 담담히 ‘네, 알겠습니다”하고 물러서는 선수들은 진정한 선수가 아니다.

일단 취재 요청이 들어오면 ‘하기 싫어’ 라던가 ‘하지 말지’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취재 요청에는 단 두가지 대응방식 밖에 없다.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가’ 아니면 ‘밝게 나오는가’다.

  •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 방식: 얼굴에 안개 처리, 음성변조로 우스꽝 스럽게, 어두운 다리 샷, 정지화면, 땅에 밀려 떨어진 카메라 샷…
  • 밝게 나오는 방식: 대변인이 정상적으로 앉은 상반식 클로즈 샷, 음성변조 없는 전화 통화…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뻔하다. 일단 취재요청을 받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때 처럼’ 되지 않는다. 절대. 그런데…이런 현실을 애써서 눈감으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피하려 한다. 덮으려 한다. 어떻게 해서든 취재를 막으려 한다. 불가능하다.

요즘같은 세상에 MBC나 KBS에 누굴 안다고 전화를 해서 사정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윗사람이 한마디 해서 기사를 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더 큰 일을 만드는 시초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면, 그 성형외과에서는 이렇게 하소연을 할 것이다. “아니, 입장을 바꿔 놓고 이런 보도가 나가면 어느 누가 우리 병원에서 시술을 받으려고 하겠어요? 우린 망합니다.” 이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병원 상호를 안개처리하고, 병원장이나 해당 의사 인터뷰에 음성변조를 해 주었었지만 요즘 영악한 소비자들은 어떤 병원이라는 것을 바로(순식간에) 안다.

그 병원 게시판에는 항의 게시물들이 들 끓을 것이고, 네이버 같은 곳에서는 수십개의 포스팅들이 올라갈꺼다. 취재 응대는 곧 망하는 길이다. 맞다.

그럼 어떻게 하나?

병원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해당 성형 부작용 환자들에 대한 병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정리하는 거다. 입장을 정리해서 한번 돌려 읽어보자. 공감이 가는지를 확인해 보자.

그 입장이 ‘변명’으로 느껴진다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있다거나, ‘너무 병원의 일방적인 이야기’라거나, ‘거짓말’이라거나, ‘무례하다거나’ ‘피해 환자에 공감하지 않는 면’이 있다면…

간단하게 말해서…’제대로 할말이 변변하게 없다면’

밝은 방식으로  당당하게 취재에 응해서 ‘사과 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담담하게 소비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망할 것이 뻔하다? 그냥 진작 부터 망할 만한 일을 해 왔던 거라 생각하자. TV 보도 때문에 망했다 억울해 하지 말고.

이게 바로 실제적인 고민이다.  

이러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