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7월 21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휴가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최근 한 핵심 측근에게 ‘지금 국민 모두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내가 한가하게 휴가를 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李대통령 “이럴때 휴가가도 되겠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가장 신경써야 할 포지션 중 하나가 ‘위기가 우리의 통제하(under control)에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분이다. 자칫 이 부분이 위기의 관리 및 극복에 대한 ‘객기’나 ‘허세’로 비춰지면 절대 안되지만, 적절한 위기관리 방안을 수립했으며 이에 대해 일단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면 이런 ‘통제하’ 포지션은 오디언스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신’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이나 세계 여러나라 지도자들은 자신의 기업이나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될 때 휴가철이 다가오면 고민을 하게된다. 물론 휴가지나 휴가기간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휴가 자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상 고민이다.

대통령이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떠나자니 국민들이 ‘위기인데도 아랑 곳하지 않고 팔자 좋다’ 말할까봐 신경을 쓰게되는거다. 또 반대로 휴가를 과감하게 포기하자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극대화 될 것이 뻔하다. 대통령도 휴가를 반납하고 위기와 싸우는데…정말 문제가 있기는 있나 보다…하게 되는 거다.

이도 저도 못하는게 이 휴가에 대한 형국이다. 그러나 확실하게 대통령이나 기업의 CEO가 위기시 휴가를 가야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의 문제는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 대안이 존재 하는가 하지 않은가’에 달려있다 말할 수 있다. 극복을 위한 실질적 대안이 있다면 휴가를 가는 게 좋다. 그 반대라면 휴가를 취소하면 된다. 이 두가지는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후유증을 제한할 수 있겠다.

문제는 실질적 대안이 없으면서도 휴가를 가는 지도자나, 실질적 대안이 있는데도 그냥 오버액션으로 휴가를 취소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분들이다. 비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휴가도 커뮤니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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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역할은 나누라고 있는 것

역할은 나누라고 있는 것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이른 아침 출근길 운전 중 홍길동 홍보팀장은 알 수 없는 번호에서 걸려온 휴대전화 콜을 받았다. “저 안녕하세요. 저 OO일보 OOO인데요. △△△차장에게서 팀장님 번호 받아 전화하는 겁니다. 급하게 확인 좀 해 주실께 있습니다.” 불길하다. 출입기자가 아니다. “저 O기자님. 제가 운전 중인데요. 바로 회사로 들어가는 데 한 십분 정도 후 제가 이 번호로 전화 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아…네…저 급하니까. 빨리 전화 주세요.” “근데…확인 하실 게 어떤 일인가요? 먼저 간단하게만 이라도…” “아뇨. 이따 말씀드릴께요. 빨리 전화 부탁합니다.” 딸깍.

홍 팀장은 회사 도착까지 한 십 분간 여러 가지 가정들을 떠 올린다. ‘공장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우리 제품에 이상이 있어 무슨 제보가 들어간 거 아닌가?’ ‘얼마 전 회사에 M&A설 소문이 도는데..그것 때문인가?” 맑은 아침이지만 갑자기 홍 팀장의 마음에는 구름이 잔뜩 낀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미리 출근해 있는 홍보팀원들을 다 모은다. “여기서 기자들에게 전화 받은 사람 있어?” “무슨 어제부터 도는 이야기 들은 사람?” “사내에 무슨 꺼리가 있을게 있나?” 답변들은 다 한가지로 “아니오”다. 더욱 홍 팀장은 막막해 진다.

홍 팀장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잠깐 고민 하다가 아까 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네..아까 전화 드린다고 했던 OOO입니다.” “네…O팀장님, 저…거기 사장님 이력이 어떻게 되시죠? X대 출신에 예전에 OOOO 활동하시고 하셨지요?” “네..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아뇨. 근데 최근에 왜 거기 사장님께서 가지고 계셨던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셨지요? 한 80억 원어치 되시는 것 같은데…” “네? 그거야…”

왜, 스트레스 홍보팀장 혼자 받나?

   

홍 팀장의 머릿속에 불꽃이 튄다. 아 이거 큰 건이다. “O기자님, 무슨 말씀이신지 일단…만나서 이야기하시죠. 제가 계신 그곳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아뇨…저희 마감 아시잖아요. 제가 정신이 없어요. 일단 제가 물어보는 부분만 컨펌 해 주세요.” “저희 사장님 관련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방금 그 보유주식 매각문제도 제가 파악을 해야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누구랑 이야기해야 하나요? 혹시 CFO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통화하고 싶습니다.” “저…O기자님, 그럴게 아니라 제가 알아보고 바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전화를 끊고 손목시계를 내려다 봤다. 8시다. 뭔가 대형 이슈가 터진 것 같은데 사장님이나 임원들이 전원 출근하려면 앞으로 한 10~20분은 더 있어야 한다. 사장님에게 1보를 보고 하자니…너무 아는 게 없다. 사장님에게 전화로 횡설수설하느니 주변 정보들을 더 찾을 필요가 있겠다.

홍 팀장은 평소 친분 있던 같은 OO일보 산업부장과 증권부장에게 주변 정보를 얻으려고 전화를 한다. 그런데 둘 다 전화 통화가 안 된다. 회의 중 인가. 전화해 달라는 문자를 넣어두고. 사장님께 어떻게 보고를 드리고 설명을 드려야 하나 궁리 한다. 최근 정치면과 사회면 그리고 증권면에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세부 모니터링을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바로 밑 김 과장에게는 재무팀 동기를 통해 왜 사장님이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을 매각했는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 등등을 우회적으로 알아보라 지시했다.

홍 팀장은 고민한다. 사장님께서 출근하셨단다. 사장실로 무겁게 올라가고 있는 동안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아까 O기자가 다시 전화를 해 온 거다. “O기자님, 바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사장실 복도를 걸어간다. OO일보 증권부 O부장 전화가 울린다. “O부장님, 죄송한데…바로 전화드릴께요” 사장 비서가 사장실로 홍 팀장의 입장을 알리는 순간. 다시 홍 팀장의 휴대폰이 울린다. 아까 재무팀에 자초지종을 알아오라고 지시했던 김 과장의 보고전화다. “어, 김 과장, 뭐래?” “네…팀장님. 이게 좀 복잡하고 심각합니다. 사장님께서….” “알았다”

사장님 앞에 선 홍 팀장이 보고를 한다. “사장님, 오늘 아침 OO일보 측에서 문의가 왔습니다. 사장님 신상과 최근 주식 매각 관련 사안 인데요…” “아. 그거? 벌 것 아니야. 개인적인 일이니까 신경 쓸 거 없다 그래. 왜 기자들이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홍 팀장이 너무 느슨한 거 아니야?”

홍 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사장님, 제가 보기에 이번 이슈는 상당히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최근 정치 상황과 회사 경영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저희가 정확하게 사실을 파악 해야…” “아니..거…당신 일이나 똑바로 해요. 기자들한테도 쓸데 없이 신경 쓰지 말고 지네들 일이나 잘하라고 하고…”

직감적으로 큰 문제다 느낀 홍 팀장은 ‘일단은 막아야겠다’는 결정을 한다. 사장실에서 뛰어 내려오자 마자 홍 팀장은 OO일보로 차를 몰아 간다. 전화가 계속 울려댄다. 전화들을 계속 받으면서 문제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헐레벌떡 OO일보 편집실에 들어 선다…여기저기 눈길도 주지 않는 데스크들의 바쁜 모습을 거스르면서 편집국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시작한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

   

홍 팀장은 어디선가 따르릉 하는 자명종 소리를 들었다. 눈을 뜬 홍 팀장은 온몸이 다 젖어 몸을 일으킨다. 어제 기자들과 마신 술에 머리가 깨지는 것 같다. 오늘은 토요일 아침 9시. 꿈이다. 너무 너무 바빴고 죽을 만큼 고민 됐던 꿈이다. 자신의 홍보팀원들 얼굴이 스르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많은 녀석들은 내가 그렇게 바쁠 때 무얼 한 거야. 사장님은 역시나 관심이 없으시더군. 이거 진짜 그런 일이 생기는 거 아니야… 아침 마음이 너무 심난하다.

홍 팀장은 생각한다. “다음주 출근 하면 꼭 ‘위기발생시 업무분장’을 다시 해 봐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있던 업무분장은 도대체 어땠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 모니터링은 폭넓게 잘돼가고 있는지, 예전에 알고 지냈던 여러 부장들과도 간만에 전화 한 통씩 돌려봐야지. 그리고…”

대부분의 홍보팀장들은 위기시 이렇게 개인전을 펼친다. 시간과 정보의 압박 때문에 차라리 내가 혼자 하는 게 낫다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홍보팀 내 역할은 분담을 하라고 있는 거다. 혼자 다 하는 게 잘하는 게 결코 아니다. 여럿이서 완벽하게 손발을 맞추는 게 잘하는 거다. 위기는 팀워크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 스트레스를 혼자 받나.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7월 21일 14:50:50 / 수정 : 2008년 07월 21일 14:52:30

이번 기고문에서는 약간 글의 형식을 바꾸어 봤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스타일인데…피드백을 봐서 재조정을 해야 하겠다. 🙂

7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홍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모니터링이다. 오프라인 매체들은 물론이고 온라인 매체와 각종 소셜 미디어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홍보팀의 중요한 업무가 됐다. 군대로 치자면 홍보팀의 모니터링 활동은 전방 철책 안에 들어가 있는 수색대의 업무들과 같다. 위기 발생 전조를 실시간으로 입수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최초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파수견(watchdog) 기능이다.

이미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전조가 없이 발생하는 위기는 매우 드물다. 거의 모든 위기 사례들에서도 일종의 전조는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러한 전조를 초기에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큰 재앙으로 발전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일선에서는 이 모니터링을 상당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부담스러운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홍보 실무자들은 이러한 모니터링 업무에서 좀더 자유로워 지려고 노력한다. 홍보팀의 신입 막내들 수준에서 일선 모니터링을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만큼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전조 없는 위기 없다…‘워치독’중요
위기관리와 같이 모니터링도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말을 한다. 위기로 전이 가능한 전조를 재빨리 발견했다고 쳐도 보고과정의 지연 또는 보고 후 대응 부재로 인해 결국 ‘욕먹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전조를 적시에 잘 발견해서 보고하고, 적절한 처리가 되었다 손 쳐도 모니터링 담당이 한 일은 거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 전조를 직접 관리해 해결한 사람이 능력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홍보 업무를 하는 분들의 거의 공통적인 환경이겠지만, 아빠가 홍보를 하는 집은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모니터링 담당자가 되곤 한다. 심지어는 부모님들과 가까운 친인척들도 ‘9시 뉴스’에 우리 회사 관련 보도가 나오면 바로 전화들을 걸어오곤 한다.

   

홍보 담당자들도 사람이다. 이들에게도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고, 밤낮이 있다. 이들에게도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는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 또는 사각 시간대를 치고 들어오는 위기가 꼭 문제다. 출입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9시반 경 CEO로부터 울리는 휴대전화는 홍보팀장들에게는 거의 지옥의 콜이다.

“어이…당신 MBC 뉴스 봤어? 거기에 왜 우리 회사가 그렇게 언급되는 거야?”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날이면 홍보팀장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른다. 아무런 전조가 없었기 때문에 보도가 나가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일단 확인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어떤 말이 가능할까.

모니터링 후 신속 보고로 연결돼야
홍보팀장이 출장이나 휴가를 가면 꼭 문제가 터지는 회사도 있다. 모니터링 보고를 받을 수 있는 국내면 모르겠는데, 시차가 다른 해외출장 때 라든가, 유럽이나 남태평양 섬에서의 모니터링은 정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정기적으로 회사 일을 점검한다고 느려 터진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 체크를 해보지만 이미 일이 번진 후다. 한국에 남아 있던 홍보팀원들은 임원들과 CEO들에게 내외부적으로 융단폭격을 받아 엉망진창인 상태가 되었고, 초기 대응이라고 한 일들이 완전히 ‘멍청한’ 대응들로 반향이 일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해 본 홍보책임자 분들이라면 아마 ‘차라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을 것이다.

기업에서 홍보팀 같이 일년 365일 24시간 불안한 상태로 대기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 만큼 CEO분들은 홍보 조직을 가엾이 여겨 주었으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잘 되도 본전이고, 잘 못 되면 큰 실책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24시간 대기 모드에는 우울함이 저변에 깔려 있다. 조마조마한 것이다.

실무자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 좀 더 체계적인 오프라인 온라인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예전처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연구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모니터링을 모니터링에서만 끝내기 보다는 좀 더 신속한 보고체계와의 연계,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분석 보고 시스템의 도입 등이 좀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본 골격이 되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홍보담당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7월 11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왜 1위 업체들이 슬픈가?

N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보통 위기(Crisis)에 대한 정의는 각 회사마다 각기 다르지만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N사의 일련의 해프닝들은 종합적으로 위기임에 틀림없다.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위기 상황 자체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을 수거하고 이물질을 검사하고, 원인을 밝혀내고, 배상을 결정하고…하는 프로세스를 위기관리라고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기관리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우리회사는 이렇게 위기를 정의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들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이며,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근 N사의 대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분이 “문득 왜 이렇게 유독 N사에게만 해프닝들이 연이어 벌어지는지?”를 물어왔다. 아마 어제 또 터진 애벌레 사례 때문이겠다.

물론 음모론을 이야기 하신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다 뭐다 하는 것에도 나는 기본적으로 시각을 같이 할 수는 없다. 그냥 기업으로서 왜 이런 일련의 해프닝들이 N사에게만 집중되는 듯이 ‘보이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 식음료 업계의 구조를 먼저 감안해야 한다.

1. 라면시장에서 N사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이는 유사 과점형태로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S사에 비해서도 판매량은 약 5배가량 우위에 있다. 이 의미는 순수 소비자 컴플레인의 수를 단순 비교해도 경쟁사보다 5배가 더 많다는 뜻이다.

2. 사입(주인이 가게내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보통 맘앤팝(소형가게로 우리나라 유통점 수의 대다수를 차지)의 경우 여러개의 라면을 동시 진열 판매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진열 공간의 한계때문에 가장 많이 팔리는 must stock 제품만이 선별적으로 진열 판매된다. 따라서 경쟁사의 제품들이 제한된 공간에 진열 판매될 가능성은 N사에 비해 매우 적다.

그 다음이 context 적인 측면이다.

3. N사의 생산과자에서의 이물질 발견을 시작으로 연이어 터진 여러 이물질 보고들로 소비자들의 해당 제품 및 연관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전같으면 그냥 버리고 넘어갔을 여러 사소한 이물질들도 절대 지나치지 않는 분위기가 됬다.

4. 최근 N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화가난 일부 소비자들이 더욱 색안경을 쓰고 이슈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low profile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어설픈 수위 변화들이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 다음은 시스템적인 부분이다.

5. 좀더 강력하게 유사한 소비자 컴플레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싯점인데도, 처리방식이나 규모가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 같았으면 CEO의 재량으로라도 강력하고 즉각적 배상진행으로 일정기간 소비자 컴플레인 노출 비율을 급격히 하락 안정 시킬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고 있어도 계속 터지는 것인지…잘 모르겠다.

6. 생산과정에서의 품질관리에 여전히 한계를 들어내고 있는것은 아닌가. (회사에서는 아니라는 포지션이지만…누가 아나…)

마지막으로 언론의 역할 부분이다.

7. 현재 N사와 관련된 제보나 해프닝은 기사 꺼리가 된다. 언론은 이 꺼리를 어느정도 찬반적인 시각에서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N사는 괴롭다. 개인적으로 인하우스 시절을 떠올리면서 “내가 만약 N사 인하우스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답이 없다. 회사의 철학이나 시스템을 실무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CEO를 탓하기도 뭐 하다. CEO 마음대로 조직이 변화하는 데는 시간과 열정 그리고 참여가 소비되야 한다. 그런데 지금 N사에게는 그런 여유로운 소비 환경이 미처 주어지지 않고 있다.

결론은 low profile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태풍의 중간에서 아무리 노를 저어봤자…힘들기만 하다. 이 세상 어떤 컨설턴트들을 데려다 놓아도…지금 N사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low profile일 것이다. 이젠 위기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팔자와 운의 영역인 듯 하다.

7월 11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내부고발자

[기자수첩] MBC 내부고발자 색출소동 [조선일보]

물론 MBC에게 이번과 같은 내부고발(?) 케이스가 위기라고 딱히 단정 짓기는 힘들겠지만…일반 기업들에게 내부고발자 처럼 난감하고 위협적인 위기 유발 요소가 없다.

솔직히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온다거나, 직원 한두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던가, 가격담합을 했다던가,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던가, 공장에 화재가 났다던가…하는 해프닝들은 어느정도 사후 관리가 가능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내부고발 케이스’의 경우에는 참 관리가 난해하기 그지없다. 삼성 케이스와 같이 핵심요직에 있던 인사가 내부고발을 결심하게 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공장의 팀장급이나 재무/마케팅/기획/법무/노무인사 등등의 핵심 팀장급 (업무상 내부 자료 접근이 가능했던) 직원의 내부고발 케이스는 관리 주체가 딱히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경우 대전략으로는 그 내부고발자가 고발한 내용전반과 그와 연관된 가능한 모든 부분을 먼저 오픈해 버리거나, 순순히 인정을 해버리는 것이 이해관계자들을 화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겠다. 하지만, 이 과정이 단순하지도 않을뿐 더러 법적인 문제들과 여러가지 향후 예상되는 부담들이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쉽지가 않다. 항상 균형이 중요하겠다.

문제는 회사가 이러한 내부고발자와 대립각을 세워 논쟁을 확산시키고, 폭로전을 전개하다 보면 결국 큰 손해는 회사가 받는다는 사실이다. 개인이란 상당히 무력한 존재 같지만, 실제로 이러한 위기시 개인과 맞닥 뜨려보면 딱히 회사측에서 어찌 할 방편이 없어 회사보다는 근본적으로 강한 존재라고 본다. Atom (원자)라는 것이 더 이상 깨질 수 없는 단위라는 뉘앙스가 있다던데 ‘내부고발사례’에서 개인은 이 Atom과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대기업에서는 임원들을 퇴직후나 사임후에도 일정 기간 재직 동안의 일정부분 소득을 제공하면서 개인별 사후 관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 이것이 모두 일종의 mitigation 시스템이겠다. 그러나 팀장급이나 단기 임원들의 경우 그 관리방법이 공식적으로는 없다.

회사가 문제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되지만…그게 현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인력관리라는 것은 위기관리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내부의 적을 키우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뜻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월 102008 Tagged with , , 5 Responses

N사를 위한 컨설턴트의 글

얼마전부터 자주 방문하는 고재열의 독설닷컴 블로그에서 최근 여러가지 이슈에 둘러 쌓여 있는 식품회사 N사를 위해 위기 개선 캠페인을 제안하고 있는 한 컨설턴트분이 고재열씨에게 보낸글이 실렸다.

농심 캠페인 담당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라면도 보수라면 있고, 진보라면 있나”

Insider로서 N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들과 그들만의 concern 그리고 position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서 큰 참고가 되었다. 컨설턴트분은 진실한 마음에서 N사의 철학을 이야기 하려 했고, 또 착한 실무자들의 태도들을 안쓰럽게 서술하셨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확인한 위기관리의 insight를 정리해 보면:

1.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 그러나 그 철학은 커뮤니케이션 될 때 가치를 발한다.

2. 어떤 기업이나 ‘품질은 언젠가는 인정받는다’고 믿는 믿음은 100년전 생산 철학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거의 모두가 소비자들이 분별할 수 없을 만큼의 우수한 품질력을 지니고 상호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노쇄한 철학은 시장과 공중 환경에 적절하지 않다.

3. 의사결정이 느린 이유는 상황파악이 느리거나 신중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이 아직 셋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계가 여러단계를 거치고 있다는 반증이며, 일선 실무단계에서 업무 숙련도에 있어 경쟁력있는 스피드가 나올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4. 중장기적이고 보여지기보다는 실제가 바뀌는 변화를 원할수록 도리어 더욱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좋다.

5. 큰 그림을 그리는 경영진과 단편적인 실행들을 추진하고있는 일선 실무진들간에 서로 align 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6. GMO/MSG같은 문제는 industrial issue다. N사 하나가 어떻게 해서 차별화하거나 활용할 이슈는 분명 아니다. 특히 N사는 거의 과점에 해당하는 1위 업체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

7. 오랫동안 1위를 하고 있는 업체들의 전형적인 기업문화와 포지션을 구경했다.

분명 이 N사는 회사로서는 역사적 기로에 있다. 모든 주변의 분들이 성심과 성의를 다해 도와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 먹거리 경제와도 관련된 이슈기 때문에 더욱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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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상황을 기록하고 공유하자

상황을 기록하고 공유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온라인상 위기 발생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기존 인터넷 언론은 물론 블로그와 같은 개인 온라인 미디어들이 관리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예전과 같은 위기관리의 시간표는 이제 소용이 없어져 버린 듯 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위기 관리에 있어서 ’24시간 내’에 대응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24시간이면 거의 모든 상황이 굳어져 버려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이전 오프라인 미디어의 뉴스 개발 단위가 하루 단위였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인해 초단위로 바뀌어 버렸다. 우리가 예전 서류업무를 손으로 필기 처리 했을 때는 아마 한 개의 업무 처리 단위가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렸을 일을 요즘에는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과 이메일, 메신저들로 몇 시간 또는 하루 이틀에 마무리 하는 변천과도 같다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어떻게 위기에 대한 대응을 초단위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의 압박을 이겨내면서 성공적으로 외부 언론들 및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예전보다 수십 배 늘어난 커뮤니케이션 대상들과 어떻게 우리 한정된 홍보 조직이 꼼꼼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현실적인 질문의 답이 바로 ‘사전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이다. 사전에 검증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위기 대응 역량’의 기본이 됐다는 것이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사내의 역할을 규정하고, 책임과 의무를 확정한다. 각 핵심 대변인들이 커버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대상들을 리스트화하고, 이들에 대한 분석을 수립하는 것이 1단계다.

2단계는 이러한 기본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해 보는 단계다. 가상 상황을 부여하고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팀 내부에서 상황 파악과 적절한 의사결정이 잘 이루어지는지, 포지션 결정이 정확하게 이루어 지는가를 본다. 또한 그 포지션에 따라서 언론을 포함 한 각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 공유 될 키 메시지들이 잘 정리되는지, 예상질의응답이 완벽하게 구축되는지를 점검한다.

   

3단계는 가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실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점검’해본다. 이러한 연결 프로세스를 정기적으로 점검 보강하면서 실무자들은 업무 숙련도를 상승시키고, 사내 전체적으로는 팀워크와 시스템 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실제로 가상 위기 상황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팀 내 커뮤니케이션 실행 상황을 분석해 보면 가장 익숙하지 않은 것이 ‘상황 및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록’ 부분이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위기를 처리하는 상황 관리 부분 다음으로 바쁜 곳이 바로 커뮤니케이션팀이다.

위기가 벌어지면 제한적으로 언론에게만 문의가 오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관련 정부 담당자, 거래처, NGO, 직원, 심지어는 집안 식구들에게도 오는 전화에 위기 관리팀이 모여서 업무를 봐야 하는 워룸(War room)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는 여러 커뮤니케이터들이 처리한 상황들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기록 정리해 공유해야 한다. 일단 언론의 경우에도 위기시 취재 방식이 단편적으로 홍보팀장의 유선상 이야기만을 참고하기 보다는 홍보임원, 마케팅 임원, 영업 임원 그리고 사장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크로스 체크를 한다.

이런 크로스 체크는 취재방식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며,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한 좋은 수단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커뮤니케이터들은 전체가 하나의 메시지로 묶여 통일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시지가 전달된 대상과 이슈 그에 대해 전달된 메시지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사내 커뮤니케이터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외부 커뮤니케이션 시에는 정해진 메시지 처리 시트(sheet)에 대상 이해관계자, 질문 내역, 전달 메시지 등을 자세하게 메모해 ‘상황 기록 공유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이 담당자는 실시간으로 이를 취합해서 조정 통제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기록과 공유는 완벽한 위기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7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7월 012008 Tagged with , 2 Responses

X에 분칠을 하면…

이전에 분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했었다. 오늘 아침 모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면서…참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몇십분짜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이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디어 트레이닝이 아니라 기업 철학의 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항상 실무자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테크니컬한 개선에 목말라 있다. 물론 이러한 갈증을 느끼는 실무자들은 어느 정도 성숙된 실무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슈에 몰입해 보면…이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자주 도출하게 된다.

반대로 좋은 기업 철학이 있었다면 좀더 이 실무자들이 멋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을 하기도 한다.

몇가지 오늘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1.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은 Perfect하다?
아니 완전한데 무슨 문제인가? 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반대하고 있나? 완전함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게 오직 유일한 문제인가? 하늘 아래 완전한 것은 없다. 그리고 실제 완전하다면…이런 문제들이 벌어지지 않는다.

2. 커뮤니티 주민들과 환경 NGO들은 모두 우리의 적?
같은편에 서는게 좋다고 했다. 항상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적으로 본다. 언론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맞서고 있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한다. 언론은 회사가 생각하는 그 ‘적의 편’이다. 그러니 잘 될리가 있나?

3. 전문용어 쓸테니 알아서 골라 들어라?
모르겠다. 어디서 어떻게 무슨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공학 박사들이나 알아 들을 단어들을 ‘은,는,이,가’로 연결한다. 매일 쓰는 이야기라도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아니다. 이 모든 jargon들은 노이즈고 오디언스를 화나게 한다. 자신들은 그것이 가장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정의들이라 착각한다. 비행기 엔진에 대한 이야기도 중학교 2학년이 고개를 끄떡이며 재미있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이다.

4. 2.0 공격은 항상 1.0으로 대응한다?
회사가 적으로 아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각종 2.0 미디어들을 사용해 회사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이전의 1.0 미디어로 반박을 한다. 마치 다련장포를 맞고나서 화살로 반격하는 듯 하다. 그러니 화가 나고…왜 사람들이 우리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 고민한다. 익숙하지 않다고 계속 1.0 미디어로 대응한다면 결과는 항상 뻔하다.

5. 감정은 과학으로 대응하라?
회사들은 왜 그렇게 과학적이어야만 한다고 고집할까? 비판은 감정적인 부분이다. 특히나 소비자들의 비판은 많은 부분이 감정적이다. 과학적인 부분은 그 감정을 촉발하는 스타터의 역할뿐이다. 라이터에서 발화한 불이 마른 산을 다 태우고 있는데…회사는 그 최초의 라이터에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저 멀리 타고 있는 산불 전체를 보지 않는다. 과학적인 논리들로 대응하는 것은 아주 아주 초기에 필요한 대응방식이다. 빨리 과학적 대응을 포기하는 것이 사는길이다. 동감, 공감하려고 노력해라. 그 이후에 과학적인 논리를 아주 쉽게 커뮤니케이션해라. 이게 진정성이다.

6. 대변인은 없어도 된다?
왜 언론이 공장에 가면 하이바를 눌러 쓴 공장 책임자가 지휘봉을 잡나? 언론훈련을 받았어도 이는 위험하다. 간단한 공장 소개 정도가 아니라 이슈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논박을 한다. 훈련 받지 않은 사람은 회사를 대표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훈련받은 홍보담당자가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생산과정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공부해야 한다. Expected Q&A에 대해서 상세하게 공부해야 한다. 모르는 부분은 현장에서 추후 제공을 약속하는 한이 있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인 생산 전문가들을 언론 앞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그저 거간꾼이 되어서는 안된다.

7. 문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해결책은 제시 안해도 된다?
이러니 문제가 커진다. 일단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이 따라야 한다. 해결책을 시원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논란은 계속된다. 최초부터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포지셔닝에 관한 문제다.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싸워야 하는게 맞다. 총력을 기울여서 싸워라.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렇지 못하다면…그럴 게재가 안된다면…운을 기다리지 말고 문제를 인정해라. 그리고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라. 이게 위기관리다.

매번 위기관리 프로젝트에 개입하면서 놀라고 있다. 현실에 대한 놀람이다.
 

6월 26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위기관리의 이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여러 클라이언트들과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또는 클라이언트를 위한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마감하고 나면…항상 공통적으로 얻는 insight가 있다. ‘위기’라는 정의에 대한 생각이다.

각기 다른 개체인 갑과 을이 함께 파트너십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하려 하면…그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것들이 함께 공유되고 align되어야 한다. 문제는 위기관리의 위기라는 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천차만별하다는 데 있다. 갑이 생각하는 위기와 을이 생각하는 위기가 일단 다르다면 그 프로젝트는 절대 잘 될수가 없다.

흔히들 위기라는 것을 재난과 동일시 하는 분들도 있다. 위기를 이슈로 한정하는 분들도 있다. 위기를 정책이나 규제상의 변화로 인식하는 분도 있다. 위기를 기술적인 문제점들로 인식하는 분도 있다. 위기를 경제학적으로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위기를 슬럼프로 인식하시는 분도 있다. 위기를 불화로 인식하는 분도 있다…

모든 위기관리 프로젝트의 첫걸음은 갑과 을간에 위기의 정의와 범위를 규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그 정의를 합의하고 공유한다고 해서…정확하게 결과물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 만큼 위기관리 프로젝트는 힘들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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