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11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는 마음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나 준비하려면 최소한 2주 가량의 스터디 기간이 필요하다. 만약 클라이언트사의 해당 이슈가 아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또 트레이닝을 받으실 임원분들의 담당 분야가 여러 개라면 그 기간 이상의 시간들이 소요된다.

오늘도 코치들에게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을 들었지만, 거의 매번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게 재미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초기에는 클라이언트에게 전달받은 수많은 자료들과 우리 코치들이 입수한 여러 정보들을 하나 하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꼭꼭 씹어 소화를 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비밀준수계약서에 일일이 서명을 하고 들여다 보기 때문에 항상 조용한 스터디가 진행된다.

이 시기에 가지게 되는 느낌은…


세상에…(Oh My God…)”

열에 여덟 아홉은 이렇다. 이 세상 어느 기업이나 조직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되새기지만…계속 스터디간에 흘러 나오는 혼잣말이 그렇다.

준비의 중반에 들어서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심화 브리핑을 받고 일반적인 대응 논리들을 접수하고, 검증하게 되는데 이 시기가 되면 한 절반 정도 클라이언트를 이해하게 된다. 왜 그런 논란들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그에 대한 클라이언트 기업이나 조직의 개선 및 대응 활동들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보통 이런 느낌이 된다…


그럴 수도 있겠…”

하지만 완전히 개운하지는 않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하는 느낌이 아래에 깔리기 마련이다.

최종 준비기간 동안에는 완전한 하나의 그림이 형성되고 논란의 양측 논리를 분석하고 저울에 올려다 놓고 들여다보는 기간이다. 이 기간이 되면 거의 클라이언트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균형적인 이슈 파악을 완료한 상태가 된다.

이 시기가 되면 비로소 이렇게 느껴진다.


어쩔 수가 없네…”

클라이언트의 지금이 이해가 되는 단계가 된 거다. 논란 하나 하나를 클라이언트는 너무 잘 알고 있고, 그 직접 당사자로서 엄청난 고민을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는 특별한 해답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된다.

막상 미디어 트레이닝 당일에 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회사를 위해 정말 고생들이 많으시다’라는 느낌을 더하게 된다. 회사를 위해 개인을 버리고 질문에 답하시고, 논리를 제시하시고, 설득을 시도하시는 임원분들의 열정에 놀라고 결국 박수를 드리게 된다.

점심 식사 이후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는 한마디를 더했다.


그 마지막 느낌을 20년 동안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 홍보팀 사람들은 심정이
오죽 하겠어? 어쩔 수 없다는 게
직한 거지…”

그렇다. 들어가보거나 들여다보지 못하면 말하기 힘든 부분들이라 그렇다.

1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빼지 말고 대신 강력한 논리를 팔자

 

 

회사에게 치명적인 이슈가 있다 치자. 위기의 속성상 통제 가능한 부분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들의 입을 막아낼 수도 없고, 그 의원들의 압력에 못 이겨 억지춘향으로라도 조사를 벌이는 검찰의 뒷덜미를 낚아 챌 수도 없다.

 

경찰이나 국세청 사람들을 온몸으로 막아 낸다 해도 위기는 그냥 그대로 커만 간다. 기자들의 키보드 자판을 하나 하나 해킹할 수 없으며, 신문이나 TV에서 연이어 나오는 기사 보도들을 보지 말라 일반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어느 하나 통제할 수 없다. 심지어 회사내부 직원들의 입 조차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이상과 같은 빅 마우스(big mouth)들의 이야기를 듣고 2차적으로 다가오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은 또 어쩔 건가? 평소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블로그에 달린 욕설과 실망의 댓글들은 어쩔 건가? 선진적인 시도라 박수를 받던 트위터에서는 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친한 팔로워들에게는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까? 홈페이지는 게시판이 폐쇄형이라 일단 안심인가? 회사로 빗발치는 항의전화들은 어떻게 할 것이고, 여러 이메일 상담라인으로 들어오는 비판과 문의들은 어찌해야 하나?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홍보담당그룹은 주로 언론에만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그 외의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우리 홍보조직의 담당이 아니라 분리해 생각하기도 한다. 왜 출입기자들의 문의에도 하루가 벅찬 우리가 블로그나 홈페이지 그리고 정부측의 문의에 응해야 하나 하는 거다. 현실적으로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

 

홍보부문에서는 어떻게든 기사화를 막아야 한다 생각한다. 보도를 내려야 우리가 산다는 전투의식을 가지곤 한다. 기사를 막고, 보도를 내리고, 표현을 완화하고, 접근차단을 실행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회사를 위해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이러한 중대한 위기시에 대중매체의 언로를 막는 것이 유효할까? (물론 완벽하게 그들의 언로를 차단할 수 만 있다면 스스로 자랑스럽기는 하겠다) 70-80년대 같으면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이 사실을 모든 홍보담당자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홍보담당자들이 할 수 있는, 좀더 정확하게 말해 시도 가능한 대응 활동이 이것 밖에 없다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실행(시도)을 하는 게 현실이다.

 

기사를 빼거나 보도를 내리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이지 말자. 미디어에게(to media) 이야기 하지 말고, 미디어를 통해(through media) 오디언스와 이야기 하자. 좀더 알기 쉽게 이야기 하자면, 미디어에게 우리의 논리가 먹히게 하자. 주요 빅 마우스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의혹제기 등에 맞설 수 있는 우리들의 메시지와 논리들을 빨리 개발해서 SOV를 극대화 하자.

 

기사나 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지 않는 것을 아쉬워 하자. 기자들을 만날 때도 위기시에 그들이 끄덕일 수 있는 논리적 설명을 가지고 만나는 게 맞다.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메시지들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막으려 말자. 빼려하지 말자. 노력과 그 시간투자 대신 논리개발과 지원 가능한 근거들을 충분하게 확보하자. 그리고 기자들을 만나서 우리의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그들에게 흡수시키자.

 

  • 아무리 생각하고
    논의를 해도 그런 메시지나 논리가 부재하다면?
  • 우리는 그러고 싶지만 (그럴 능력도 있지만) 윗분들이 그냥 그 이전 실행만을 선호하신다면?
  • 우리는 그렇게 하지만 그 결과를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면?

 

그러면 어쩔 수 없다 그냥 그 이전 그 방식으로 하자. 그 대신 그 방식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자. 스스로 전문가라면 그러자.

 

 

P.S. 위 포스팅을 써 놓고 읽게 된 중앙일보 김태진 차장의 블로그 포스팅. 김차장의 지적이 100% 현실은 아니겠지만, 해당 회사가 깊이 새겨 들을 만은 하다.

 

 

[이하 참고 포스팅: 김태진의 아우토반을 꿈꾸며]

현대차에서 ‘전략’이라는 것을 잘못 입에 올리면 화를 입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 자기 해당 본부의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회사 전체적인 장기 발전이나 브랜드 전략, 이미지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대해선 서로 못 본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보 전략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가격 올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를 막으면 잘하는 것이고 이런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면 홍보실은 말 그대로 초죽음이 됩니다. 점점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여론을 경영회의에 보고해 논의를 하고 현대차의 따뜻한 안방 역할을 해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등을 어루만지는 홍보전략은 찾아 보기 어렵지요. 오로지 ‘국민기업인 현대차가 잘 돼야 한다’는 90년대 기아차의 논리를 폅니다.

7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Know Media-언론? 다 알거든?

” 언론을 아셔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며 또 왜 다가오는지를 이해하셔야 진정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드리면 90% 이상의 CEO들께서는 이런 표정이시다.

‘내가 당신 태어나기 전부터 조선일보를 읽었을껄. 내 동창들 몇몇은 논설위원급이고…편집국장 하는 친구도 있는데 나한테 언론 강의를 해?’

아니다. 그렇게 언론을 이해하시라는게 아니다.

어제 MBC뉴스를 보고 있다가 어떤 이슈에 대해 지자체장들이 각기 다른 대응을 하시는 것을 보게됬다. 그분들은 다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었다. 그런데 하나의 이슈를 대하는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서로 달랐다. 왜일까?

A라는 언론이 있다고 치자. B라는 주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하기 위해 각종 정보들을 모으고, 부정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B이슈와 관련된 C기업(조직)을 찾는다. 그러면 C의 CEO는 어떤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로 응대를 해야 할까?

  1.  A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측면 지적에 정면 반박 한다.
  2. A 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3. A 언론이 미이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개선책을 제시한다.
  4.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 또는 조직들은 4번을 가장 흔하게 선택한다. CEO의 부재 또는 일정상 어려움을 들어 일단 피하려고 한다. 또 이 활동이 그래도 가장 흔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잘된 대응이라고 인식된다. (동의할 수는 없다)

그 다음이 1번이나 2번을 선택한다. 정면으로 핏대를 내세우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나름대로의 증거를 제시하고 여러가지 근거들을 쏟아부으며 대응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해당 기자를 ‘아…이게 아니었구나…’할 정도로 교화를 시킬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대부분의 기자는 현장에서 교화되지 않는다. (사실 그렇게 교화가 되는 기자는 사전준비와 취재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교정 노력의 경우에도 맨 뒷 보도에 ‘한편 이런 반응도 있다’는 식으로 가늠해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큰 효과는 볼수 없다. 하나의 변명으로 편집이 될 뿐이다.

가장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가장 바람직한 대응은 바로 3번이다.

단, 해당 이슈가 우리 회사 또는 조직에 치명적인 후폭풍으로 연결되지 않는 범위내에 존재할 때 선택가능하다. (하지만 보통 99%의 자잘한 대언론 이슈들이 대부분 이 영역내에 떨어진다)

해당 기자가 취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라는거다. 반론을 들어 공정하게 50:50의 재미없는 보도를 위해 그 먼 자리에 와 인터뷰를 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일단 기자가 B라는 이슈에 대해 부정적 톤앤 매너를 가지고 기사를 디자인해 왔으면…

  1. 기자의 지적에 어느정도 같이 공감을 하는 게 필요하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한점도 없는 이슈일 때만 그 반대일 수 있다)
  2. 그 문제점을 세부적으로 확정해서 모든부분이 문제인 것은 아니고 ‘여기부터 여기까지만’ 문제라는 포지션을 확정하자
  3. 그 세부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일부 사과를 하고 개선책을 제시하자


보도 꼭지에서는 마지막 3번째 메시지만 편집이 되어 나갈 확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보도의 흐름에 있어서 C라는 조직이 해당 B이슈에 대한 A언론의 지적에 공감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면서 개선을 약속했다는 안정된 스토리라인이 태어나게 된다.

일종의 윈윈윈(시청자-기자-기업) 현상이다.

이 구조가 한부분이라도 깨어지면 해당 보도는 위험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좀더 자세하게 풀어보자.

언론을 이해 좀 하자.

 


6월 04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WDYS 시리즈3] What Do You Say?

동일한 이슈를 가지고 두 정부부처가 대변인(?)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아무리 편집의 묘(!)라고 해도…하나의 이슈에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표현이 다를 수가 없다.

두 부처의 언론 인터뷰 방식을 감상해 보고, 어떤 부처가 좀 더 전략적인 wording과 정리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생각해 보자.



What do you say?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좀 더 나았으면 하는 점…

얼마전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한 내용을 늦게 정리 해 본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8일 이와 관련해 “식재료 일부를 중국산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매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모션은 1년치를 미리 계획하기
때문에 맥모닝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껏 이로인해 고객에게 불평을 들은 사실도 없고 똑같은 재료라면 보다 저렴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맞다”고 덧붙였다. [
한국경제]



좀 더 나은 메시지가 없을까?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포지션은 이렇다.

맥도날드가 값싸고 믿을 수 없는 중국산 머핀을 몰래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겉으로 가격을 인하 했다 광고 한거 아닌가?



이 포지션을 좀 더 들여다 보면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측의 포지션을 한번 정리해 보면

  •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이렇다.

이 둘간의 포지션에서 상쇄가 될 수 있는 메시지들은: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 아니다.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미리 결정된 사항이다.


이 논란에서 맥도날드측의 핵심 포지션은 ‘원산지가 바뀌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인 듯 하다.

인터뷰를 통해서 전달해야 했었던 공식입장을 좀더 가다듬어 보면:

  • 맥도날드는 전세계 각지에서 가장 믿을만 하고 우수한 식재료들만을 공급 받고 있습니다.
  • 따라서 가격인하와 식재료 원산지 변경의 관련성에 대한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 이 두가지 이슈는 아무 관련 없는 별개 이슈이며 각각 소비자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쓰지 않았어야 하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 중국산
  • 사실
  •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
  • 불평
  • 똑같은 재료
  • 보다 저렴한 것
  • 맥도날드 입장


문제가 어려우면 항상 원칙을 강조하자. 그리고 그 원칙은 타겟 오디언스에 STICK하자.

5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재수 없어서 걸린 케이스로 보기에는…

기저귀·생리대에 ‘벌레’‥경악 [MBC]

14일 MBC뉴스에서 보도한 기저귀 및 생리대 벌레 케이스는 사실 아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고질적인 이슈다. 단순 검색을 해 봐도 2006년, 2008년에 이어 올해도 뉴스를 탔다.

2006년 11월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3월, 6월, 7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각종 블로그, 동영상, 카페 등등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게시되어 있다.

MBC에서도 인용을 했지만 특히 이번 케이스에서 업체측의 대응은 추후 기사들의 논조를 결정하는 큰 역할을 했다.

해당 회사 측은 별다른 해결책을 찾는 대신
문제가 되면 제품을 교환해주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SYN▶ 해당 회사
관계자

“그거 자체(기저귀나 생리대)에 약을 쳐서
벌레를 막을 수는 없잖아요.
(벌레가 몸에 들어가면 어떡해요. 애기 몸에?)

“아, 그게 들어가지가 않고, 벌레 구조상
그렇게 찾아 들어가지가 않고요.”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MBC]


화면만으로 봐서는 업체를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코멘트인 것 같지는 않다. (확실하지 않음) 홍보담당자의 멘트라고 해도 오랜시간 반복된 인터뷰 질문을 맞받아 내다가 일부 실수한 표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주 흔한 일이다)

몇가지 이번 케이스와 여러 관련 보도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얻은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 이런 고질적인 이슈가 완전하게 개선되지 못 하는 것은 완전하게 개선 하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하지만 업체들은 항상 공정에 개선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메시징.

“방충업체의 조사결과는 위로 보도돼 제조공정이나 품질관리공정에 반영할 것”



  • 벽하게 개선이 불가능 하다면 차선책으로 유사 상황 발생시 대응방안이 구체화 되어 있어야 하는데 대응 방식이 항상 ‘해명’에서 그치고 있음. (쌀벌레의 생태에 대한 설명 중심)


  • 포지션에 있어서 ‘소비자들의 느낌과 감정’을 충분히 읽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 핵심. 한마디로 찜찜함을 이해해야 하는데 업체측이 이 부분에 대한 메시지를 핵심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듯 함


  • 메시지에 있어서 타겟 오디언스에 맞춘 메시지가 아니라 업체측에 중심을 맞춘 메시지들이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나 생각 됨


  • 해결방안이 전무하다는 논리는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 힘든 논리임.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검토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함


  • 기저귀나 생리대 업체의 대변인은 여성이어야 하는 게 좀 더 메시지 흡수성을 높일 수 있는 전술이 아닌가 함. 아기를 기르고 있는 엄마이면 좀 더 좋겠음.


  • 좀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함. 해당 업체로 기사에 언급되고 있는 곳에서는 아직도 해명 또는 사과광고 팝업을 홈페이지에 띄우고 있지 않음. 최초 보도 이후 거의 하루가 지났음. (MBC 보도에서는 익명 처리되었지만, 일부 기사들에서는 정확한 회사명이 언급되고 있음)



이렇게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많이 놀랐다. 대응도 업체중심적으로 일관된 것에 또 놀란다. 어짜피 업체가 교환 및 환불을 해 주어야 하는 주체라 손해를 보게되는 이슈인데도 더 나아가 소비자를 화나게 하는 소비자 불만 처리 시스템도 놀랍다.

재수 없어서 걸린 케이스로 보기에는 힘들다.

4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워룸이 고생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동들이 당초 청와대가 내세웠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비경상황실과 관련해
청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운영한 ‘워룸’의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실 활동과
관련해선 청와대 일각에서 “전략은 내놓지 않고 상황만 점검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중앙일보]



기업을 대상으로 워룸을 설치하고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것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기업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각 프로세스별 포지션을 정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해 실행조직에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여기서 한다.

이 워룸에 대해서는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현실에서 보면 기업들은 워룸 경영 자체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워룸에서 지시 된 대응 활동들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이 워룸의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 양주회사가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양주병을 강력하게 홍보를 했다고 치자. 어느날 부산에서 모 기자가 일선 유흥업소 업주의 제보를 받아 해당 양주병이 쉽게 위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반향이 크다 판단이 된다면 말이다. 일단 본사 워룸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모여 ‘어떻게 이런 단순한 기술로 우리의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이 뚫릴 수 있나?”하는 상황파악을 하게 되겠다. 생산 및 기술 임원들이 허탈하게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그러면 그 다음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룸에서는 토론을 통해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포지션을 공유한다. CEO께서 “그러면 이 기술이 결코 위조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면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개선책을 가지고 실행을 해야 한다.”하는 포지션을 정했다.

CEO는 생산기술 임원에게 언제까지 이 위조방지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다. 해당 임원은 ‘2주 가량’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기획 임원에게는 생산측과 공조하면서 개선된 위조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얼마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지 보고하라 지시한다.

마케팅 임원에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강조하는 광고와 POS물들을 배포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영업 임원들에게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적절한 셀링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절대로 해당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 한다.

마지막으로 PR팀에게 ‘당장 부산으로 내려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기사 게재를 어떻게든 막아 보라’ 지시한다.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가능한 시간을 벌자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때 부터다.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생산기술 임원은 이전 위조 방지 시스템을 납품 한 외국계 제조회사 담당자들을 불렀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본사 기술팀의 의견을 물어 본다 했다. 1-2주를 달라 한다. 문제는 CEO에게 2주내에 개선책을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확인이 그 정도 걸린단다. 무조건 일정을 당겨서 어떻게든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못하면 남품 계약 해지라 소리를 친다. 하지만, 이 회사말고는 납품을 하는 곳이 없다.

기획에서는 생산측에서 시간이 지연 될 듯 하다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추가 예산을 뽑을 수 있냐면서 생산이 문제라고 고개를 저으며 앉아 있다.

마케팅에서는 광고야 내릴 수 있지만, POS 배포를 중단하라면 2주 이상을 POS 출하를 중단하거나 예전 구형 POS를 대신 배포해야 하는데…브랜드 매니저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산측에 전화를 걸고 기획에게 항의를 한다.

영업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는 도매상들이나 업소주인들이 다 아는 상식’이라면서 아무리 셀링 스토리를 가지고 가도 말이 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각 지점들까지 캐스케이딩이 안되고 각 지역에서는 하달한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

PR팀에서는 PR팀장이 일단 KTX편으로 부산에 내려가긴 했는데..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해당 기자 수배가 안된다. 해당 신문사에 가 데스크들을 만나 보았는데 갑작스럽게 왜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고 이해를 못한다. 광고국에서는 언제 본사에서 광고 한번 해 준 적 있느냐 되레 항의를 한다. 지점장이 나서서 학맥을 동원해 보지만…어쩌다 보니 데스크 부터 광고 국장까지 감정만 상하게 되었다.

억지로 고급 술집에서 데스크와 해당 취재팀을 묶은 접대를 제안했는데. 별반 호응이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면서 손가락질을 한다. 겨우 마케팅에 전화를 걸어 해당 신문사에 광고와 지역 캠페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올라 오는데…KTX에서 전화가 울린다. 지점장 전화인데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지방국세청에 인터뷰를 요청했단다.

이게 워룸의 한계다. 아주 간단한 이런 이슈에도 대응하는 실행 프로세스에 한계가 있으면 아무리 워룸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실현이 되질 않는거다.

조그만 회사의 조그만 이슈도 이럴진데 국가 수준의 워룸이 100% 그 효력을 발휘하긴 힘들겠다. 모두가 다 이상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위기관리란게 그렇다.

4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OO했었더라면…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면…바로 이거다.

“우리가 이전에 OOOOO 했었더라면…”


예를들자면:

  • 우리가 평소부터 블로그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대화들을 해 왔었더라면…
  • 우리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위기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팝업창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알고만 있었더라면…
  • 우리가 비상연락망을 업데이트 해 놓았었더라면…
  • 우리가 한번이라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더라면…
  •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한번 받아 봤었더라면…
  • 우리가 이런 소비자의 협박에 대해 조금이라도 대책을 세워 놨었더라면…
  • 우리가 작년에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었을 때 개선을 했었더라면…



이런 OOOO했었더라면…이라는 말은 위기관리에서 가장 흔하게 듣지만, 가장 안타까운 말임에 틀림없다.

위기가 발생하고 코칭을 하게 되면 이에 연관된 반응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서 우리의 대응 메시지들을 소비자들과 빨리 공유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진작 블로그를 하나 만든다 만든다 하면서 아직 만들지를 못했어요. 블로그만 있었어도 이렇게 허망하게 당하지는 않을텐데…”

아니…왜 이렇게 임원분들이 소집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요? 무슨 다른 일이라도?

“글쎄..그게요. 비상연락망이 작년꺼라서 임원들 리스트가 옛날 정보들이더라구요. 전화번호가 바뀌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비서들도 최근에 바뀐 사람들이 있고해서요. 진작 좀 업데이트를 했어야 했는데…”

벌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셨어요? 저희가 와서 사전 코칭을 조금 해드릴려고 했었는데요…

“아이구…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말실수들을 조금 했는데 그 기자에게 사정을 했지만 도통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구요. 인터뷰전에 조금이라도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코칭을 받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이 이슈는 작년 이맘때 저희가 한번 겪었던 똑같은 이슈 아닌가요? 그 때 저희가 공식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렇지요. 근데 사실 그때 이후로 개선을 하지 못했어요. 뭐…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하질 않아서. 올 해는 그냥 어떻게 넘어가나 했는데 이렇게 또 걸렸네요. 그 때 그냥 개선을 해 버렸어야 했는데…”


문제는 이 OOOO했었더라면…하는 key learning들이 또 잊혀질 때다. 한번 이상 이런 말들을 반복하게 되면 그 기업이나 실무자들에게는 별로 기대하기가 힘들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던 걸 기억한다.

“틀린문제를 다시 한번 풀어봐. 왜 틀렸는지를 알아야 다음번에 똑같은 문제를 잘 풀수 있어”


당시 나 자신도 틀린문제는 다시 쳐다 보기 싫었다. 그리고는 다음 시험때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문제를 떡하니 다시 틀리곤 했다. 기업도 초등학교 5학년짜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곳들이 많다.


4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Digital-driven word of mouth

이번 도미노 케이스에서도 이전 모트린 케이스 처럼 트위터의 확산성이 다시한번 여실히 들어났지만, 앞으로도 이 트위터 자체는 하나의 큰 위기 요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본다. 사실 이번 도미노 케이스에서도 위기의 발아는 유투브에서 시작되었지만, 트위터가 해당 위기를 한시간만에 전세계로 배달을 했다. (도미노의 30분 배달 서비스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트위터와 필적할 만큼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서비스를 어느정도 대체하고 있는 문자(SMS)가 가지지 못하는 소셜 미디어적 공유 성격이 위기시 진면목을 발휘한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어떻게 보면 기업에게 위기발생에 대한 가장 앞선 탐지기로서의 역할을 마이크로 블로그들이 해 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남은 문제는 이 마이크로 블로소스피어를 기업들이 적절하게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가 하는 시스템에 관한 문제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트위터상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여러가지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Monitter

TweetDeck

Twist

Twittermeter

Tweetstats

Twitterscoop

Twitturly

Tweetscan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유사 모니터링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예전 90년대까지는 위기관리를 할 때는 종이신문 모니터링이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자 툴이었다. 그 이후 200년대들어 급속하게 인터넷을 통한 종이 신문 기사 검색이 위기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미 기존 미디어들로 부터 오는 위기의 성격이나 속도들이 온라인을 따라잡지 못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위기관련 이슈화가 온라인에서 촉발되고 확산되고 성장되어 가는 스타일로 진화했다.

아쉬운것은 우리나라 홍보담당자들의 많은 수가 아직도 아날로그와 오프라인 마인드에 익숙하다는 부분이다. (각 그룹사의 40-50대 홍보 중역분들을 한번 만나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위기관리 강좌나 워크샵에서도 오프라인 시대 이야기를 반복한다)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선뜻 나서 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본능이다. 문제는 그렇게 우리들이 본능에만 충실하다보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힘들다는 거다. (현실적 딜레마인 것은 확실하다)

위기는 이제 날아 다닌다. 각종 매체들과 툴들도 높이 날고 있다. 사람인 홍보담당자들만 종이 신문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위기가 승리하는 주요한 이유들 중 하나다.



 
 

4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4 Responses

PR 에이전시 AE들을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모 PR 에이전시 AE 전체를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연속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모든 이론 트레이닝을 마치고 진행한 첫번째 인터뷰 실습 세션이었다. (AE들의 숫자로 인해 총 3-4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각 AE들이 각자의 클라이언트의 주요 이슈 하나를 꼽아 실제 전략적인 인터뷰 원칙에 따라 실습을 진행했다. 이번 세션을 통해서 얻은 몇가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AE들은 클라이언트의 비지니스 정보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는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전이다. 희소하지만 정확하고 업데이트 되어진 정보야 말로 PR 담당자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적 그라운드다. 문제는 PR AE들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이 인하우스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인데…이 문제는 좀더 폭넓은 모니터링과 업계 공부등을 통해 inside-out하는 방식이 아닌 outside-in 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겠다. 물론 인하우스와의 지속적이고 상호이해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다.

2. 포지션을 항상 먼저 정하라 했는데 여기에 경험이 없는 AE들이 대부분이다.

포지셔닝은 화자가 말을 하는 방향과 근간을 정해주는 아주 필수적인 작업이다. 장자연 케이스를 예를 들자면 장자연 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자는 것이 자신의 포지션인지, 아니면 인권침해를 이유로 실명공개에는 반대하는 게 자신의 포지션인지 먼저 정해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거다. 얼핏 생각하면 A or B같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당 이슈에 대해 포지션을 정하려 해 보면 절대 쉽지가 않다. 하나의 이슈에 실제로는 수십개의 포지션이 존재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시 관련 기업의 포지션은 가능한 ‘궁극적인 인간의 가치’에 근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표 식약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식약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조치는 한국독성학회/발암원학회 의견, 전문가 회의,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 단체 회의와 중앙 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결정됐다”면서 “의약품에 함유된 미량의 석면은 먹어서는 위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위해물질은 미량이라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무기체인 기업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이익에 근간하거나, 위기에 대한 포지션이 정확하지 않거나, 왔다 갔다 하면 항상 위기 관리는 실패한다. 타겟 오디언스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화나게 하기 때문이다.

3. 위기 커뮤니케이션 주제를 한정하는 기술이 아직 미숙하다.

하나의 이슈에 하나의 주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한개의 이슈에는 수백에서 수천개의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이 존재하고, 또 그 수백배가 넘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터는 그러한 혼돈(Chaos)속에서 일정한 원칙을 가지고 경계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은 선택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 주제는 기업이 원하는 주제를 잡는 것이 아니다. 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어하는 주제를 핵심 주제로 한정하고 그에 대해 깊이 있는 기업측의 포지션을 개발해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공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먼저 하라는 원칙을 기억하자)

위기에 얽힌 부차적인 다른 이슈들과 시각들을 아무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로의 게이트 키퍼이자 의제설정자인) 기자가 물어보는 시각에 대해 충분하게 기업의 핵심 메시지를 연결해 제시하자. 전략적으로 논의 주제를 다양화 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정하고 먼저 확정한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자.

4. 논리적인 핵심 메시지 구축 경험이 적어서 실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힘들어 한다

평소에 클라이언트를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셀링스토리를 전달하는 데는 그리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기자들에게 쏟아 붓는데도 익숙해 보인다. 문제는 위기시에 어떤 논리적인 메시지 성을 쌓아야 하는가 인데…이 부분에는 그리 익숙하지가 않은 듯 하다.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치고 들어 오더라도 방어가 가능한 논리적 성벽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참 어렵다. 하나의 핵심 메시지는 여러개의 검증가능한 근거들로 지원되어져야 하고, 이렇게 다양한 근거들을 기반으로 하나 하나의 핵심 메시지가 빈 구석 없이 구축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핵심 메시지가 위에서 이야기 한 한정된 이슈를 100% 커버하지 못한다거나, 전혀 다른 이슈를 커버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맥킨지등이 이야기하는 MECE 기법을 통해서라도 구조적으로 핵심 메시지들을 디자인하고 그 논리적 지원망을 구축해 보자.

5. 커뮤니케이터의 성격이 커뮤니케이션에 묻어난다.

이는 개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사실이지만, 기업을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일단 개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이나 스타일은 가능한 접어 놓는게 좋을 것 같다. 회사의 포지션에 어울리는 당당함, 단호함, 간결함, 자신감, 죄송함, 애석함, 안타까움, 사죄함 등의 표현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그대로 담겨 있어야 좋은 기업 커뮤니케이터겠다.

아무튼…PR AE들이 한 블록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전략 커뮤니케이션 스킬 트레이닝은 유효하다. AE들을 위해서 그러한 시간을 만들어 준 해당 에이전시의 CEO도 멋진 분이고, CEO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심성의껏 준비하고 참여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많은 AE들도 멋지다.

20대 중반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AE들이니 앞으로 10년후에는 대단한 전략적 기업 커뮤니케이터들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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