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4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10 Responses

베이비 파우더 3사의 사과 메시지 리뷰

B사와 U사 그리고 H사의 사과 메시지들을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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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시지들을 적정 수준의 사과와 사건 개요에 대한 해명 그리고 해당 제품의 처리 방침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가장 자세하고 강력한 개선책에 대해서는 B사가 많이 강조를 하고 있고, 메시지의 정렬이나 일관성에 있어서는 U사가 심플한 메시지들로 적절하게 잘 구성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H사의 메시지다. 여기서 H사는 해당 석면 이슈와 관련 된 제품을 제조시기와 해당 제품으로만 최대한 한정 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H사의 사과문에 보면 이런 대목들이 들어있다.

  • 폐사의 라꾸베 베이비파우더 1품목(2009.1.29.일 제조분)에 대해서만 석면이 미량 검출되었음을 통보받았습니다.
  • 원료 업체로부터 1월에 공급받은 탈크 (활석)로 생산한 제품에 한하여 석면이 미량 함유된 것으로 파악된 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능한 문제의 범위를 확정하여 너무 불필요하게 이슈를 키우지 않는 것이 기본인데 H사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잘 딜리버리했다. 그럴 듯 하다.

3월 15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그들에게는 최소한 위기가 아니다

고 장자연 문건이 공개된 뒤 연예계는 이래저래 뒤숭숭하다. 물론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용중 일부는 당사자가 겪었다는 실제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어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다” “요즘같은 세상에 말이 되느냐”는 측과 “연예계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신인
여자연예인들이 심야에 작품관련 주요인사나 광고주의 술자리에 참석하는 일은 지금도 있다”는 측이 엇갈린다.

이런 지적은 ‘연예가 X파일’ 같은 문건이 공개됐을 때도 무성한 소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실체를 확인하지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됐다. [스포츠조선]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위기관리 주체들에게 갈등이 있는 법이다. 어떤 한 업체의 이슈이면서도 이게 동시에 업계 이슈일 때는 업계내 업체들에게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이 불꽃이 어디까지 번질찌 예측이 안된다는 거다. 그렇다고 나서서 포지션을 밝히기에는 스스로에게 위험부담도 크고 업계에서 왕따 가능성도 있어 고민인거다.

단, 예측가능한 위기 발전 범위라는 것이 이전 사례에 근거해서 어느정도 일부의 일탈행위로 스스로 한계를 짓고 사그러지는 정도인데…이것도 위기관리 주체의 전략이나 포지션과는 관계없이 외부의 힘에 의해 규정된다는 게 불안한 거다.

재미있게도 이번 케이스는 이런 혼동의 상황에서도 각 업체들의 내부 포지션이 동일하지 않다는 거다. ‘호랑이 담배 이야기’나 ‘요즘 같은 세상’을 파는 포지션이 있는 반면, ‘지금도 있다’는 180도 다른 포지션이 있다는 게 재미있다.

일단 위기시 혼돈(chaos)하에서는 일정 기간동안 가능한 일치된 포지션들이 업계에 견지되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안되는 거다. (경쟁구도, 상호 원한, 업계내 갈등, 비전략적 사고방식, 관심없음 등이 그 이유)

상식적으로 이런 (단순한) 수준의 업계 이슈는 다른 업계라면 깨끗하게 밝혀지는 게 어렵지 않다.

예를들어 불공정 거래(공정거래 위반)라는 이슈만 해도 밝히기 어려워 보이지만, 각 업체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내부고발자들이 수없이 나오고, 실체 관련 인사들의 위법적 기록들이 존재하면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큰 제재를 받게 되는 게 상식이다. 언론에게도 이런 이슈는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주제다.

문제는 이번 연예계 이슈는 주요 이해관계자들 중 아무도 깨끗한 해결을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심지어 언론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관련된 인사들은 물론 해당 주체인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혼돈(chaos)에서도 그들만은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들에게는 최소한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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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새로운 밸런싱 법칙?

물론 식음료 분야만의 얘기가 아니다. 증권가에선 경영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금요일 오후 늦게 실적 공시를 쏟아낸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같은 대형 악재는 금요일 공시의 단골 메뉴다. 금요일 장 마감 이후,특히 야간에 내놓는 ‘올빼미 공시’는 악재를
희석시키는 꼼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래서 기업 홍보담당자들은 농반진반으로 “PR(피알)이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홍보전략 측면에서야 나쁜 소식을 꼭 알려야 한다면 사실상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만한 날도 없다. 그냥 쉬고 싶거나 놀러갈 계획 잡느라 바쁜 소비자들이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을 테니까. [
한국경제]



웃기는 말로 ‘No Media, No Crisis’라는 말이 있다. 언론보도가 없으면 위기도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아주 극단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일말에 동의를 할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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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측면에서 또 실무자 측면에서 부정적인 뉴스꺼리는 분명 부담이고, 실제적인 위협이다. 이런 실제적인 위협에 대해 ‘감수’하고 구태여 월요일이나 목요일에 앞당겨 발표를 해야만 한다는 기업 내부의 공감대는 사실 있을 수 없다.

홍보
이론에 ‘밸런스 법칙(Balancing Act)’이라는 것이 있다. 공중의 알권리(Public’s Right to Know)와
공중이 알고 싶어하는 욕구(Public’s Need to Know)에 밸런스
를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말에 부정적인 이슈를 릴리즈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중의 알권리는 일부 인정해 주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공중의 알권리를 기업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물론 릴리즈도 하지 않는다 – 기업들이 실제로도 종종 이런 선택을 한다 – 일종의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공중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가 아닌가 인데…그렇게 꼭 알고 싶어하는 욕구는 없을 것이라는 기업의 사전 판단에도 일부 근거하는 거 아닌가 한다. 예를들어 설탕 값이 15.8% 올랐다고 대부분의 공중들이 주말여행을 포기하면서까지 토요일에 온라인에서 설탕값 인상에 대한 항의 댓글을 달고, 아고라 토론방을 개설하고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기업은 생각하는 거다. (극적인 비유지만…)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기업이 별로 공중의 알권리도 존재하지 않고, 공중이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주제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대대적으로 릴리즈해 주목 받으려 노력하는 경우는 그럼 뭔가 하는거다. 모 선박회사가 어떤 중동국가에게 커다란 유조선 12채를 오더 받았다는 것이 공중들의 알권리나 알고 싶어하는 욕구와 얼마나 관계가 있냐는 거다. (일부 투자자들 빼고 말이다)

기자도 주장하는 것 처럼 어느정도 균형을 좀 맞추라는 거다. 새로운 밸런스 법칙(New Balancing Act)이 아닐까? 물론 어려운 이슈다.


  





 



2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청와대 문건에서 배우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이번 청와대 국민소통비서실 모 행정관의 이메일 문건 케이스도 전형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 포지션이 오락가락했다 : 최초 기자들의 문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 오후 “청와대가 경찰청에 공식적으로 문건을 보내거나 지침을 내린 적 없다”고 말했다. 최초부터 단언을 한 것이다. 물론 공식문건과 사적 이메일을 분리하려는 전략이 있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최초 부터 너무 빨리 단언을 했다.

위기발생시 상황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을 때는 항상 원칙적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있다.

현재 해당 이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사실을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


이 메시지 이외에는 모든 메시지가 사족이다. 향후에 아주 위험해 질 수 있는 시한폭탄 사족이다. 만약 여기에 전략을 좀더 가미한다면, 원칙을 한번 강조해주는 것이 있을 수는 있다. 이번 케이스에서 강조할 수 있는 메시지라면…

그러한 메시지는 현재 청와대가 가지고 있는 공식 입장과 완전히 다르며,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사안이다.
현재 청와대는 해당 이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사실을 확인 중이다.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사실을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


대신 이러한 강화된 포지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난 뒤에는 좀더 엄격한 사후 처리가 있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내부조사중이다’했다. 해당 행정관을 조사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 하는 지적이 나오자. 문건 형식이 다르다고 했고, 조사해보니 행정관의 개인 이메일이었다고 해명을 했다. 결국 공식문건이냐 개인 이메일이냐를 떠나서 왜 그런 문건의 존재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오리발이었냐 하는 반응들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One voice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저기 기자들이 지인이나 친분관계들로 취재 전화를 해 대기 때문에 그 수많은 청와대 관계자들 중 누구에게 언제 문의전화가 올찌 모른다. 자신은 그것인 quotation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하는 말도 기사에서는 매우 민감한 quotation으로 기사화된다. “홍보하는 분이 홍보하는 사람에게…”라는 말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공식 메시지가 아니면 다 마이너스다.

3. 구두경고에 그쳤다: 여기에 제2의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사건을 청와대가 상당한 수준의 국민신뢰 위해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포지션을 다시한번 강조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행정관보다 좀 더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았느냐 하는 억측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처리방침이다. 선제적이고 과감하지 못하다.

4.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전략으로 비춰지게 되었다: 모든 정치적인 이슈들은 항상 꼬리 자르기가 대세다. 너무 일반적으로 자주 반복이 되어서 기업들에게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은 전략적 선택이다. 좀더 해당 이슈에 대해 심각성을 보여주면서 가시적인 재발방지 대책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강력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위기관리는 철학이 기반된 시스템이 한다.   

10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핵심 메시지가 뭐 이래…?!

어제도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는데 맨 말미에 클라이언트 중 한분이 질문을 해 주셨다. 실제로 인터뷰 트레이닝을 받으신 분들 중 한분이다.

“제가 인터뷰 트레이닝 하면서 핵심 메시지로 반복한 부분이 있는데…홍보전문가로서 그런 평이한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은 약간 수준이 떨어지거나, 성의나 해결책이 없이 립 서비스만 한다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요?”

아주 핵심을 이야기해주셨다. 어제 인터뷰 트레이닝에서는 일선 실무자들(팀장급)이 사고 현장에서 언론의 인터뷰 의뢰를 받았을 때를 설정해 진행했었다. 보통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사고 수습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취재기자들이 들이 닥치면 현장을 관리하는 팀장은 3중고를 겪는다.

첫째 고통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것, 둘째는 기존 현장 사업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셋째는 들이닥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원래 위기관리 매뉴얼상에서는 Role & Responsibility가 확정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러한 R&R을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어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나 몰라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게 문제다. 이 클라이언트사도 매뉴얼상으로는 ‘언론 인터뷰는 홍보실이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현장과 홍보실이 위치하는 본사는 길게는 1시간 거리까지 위치 한다. 사건이 터지고 언론이 들이닥친 후 한시간 동안 현장의 언론이 달려오는 홍보실 담당자를 기다려 줄까 하는 게 문제인거다.

어제 현장 관리 팀장들이 만들어 활용한 핵심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는 데로 그에 대한 재발방지 조치가 발표될 것입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중에서 반복, 반복, 반복한 핵심 중 핵심 메시지는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였다.

여러번의 공격적이고 위험한 기자들의 질문들에 대해 가능한 이런 핵심 메시지에 머물렀던거다.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현장 관리자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에게는 가장 큰 가치기 때문이다.

앞의 질문자께서는 스스로 답을 하시면서도 이런 메시지가 약간 두리뭉실하다고 느끼신거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에 실체가 없지 않나 하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핵심메시지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게 특성이다. 핵심메시지는 제목일 뿐이다. 세부적으로 그 핵심 메시지를 지원하는 근거들이 같이 제시될 때 아주 완벽하게 잘 설계된 매시지팩이 완성된다. 그러나 그 완전한 메시지 팩이 현장 관리자의 몫은 아니다. 특히나 사고발생 직후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공유되기 전에 현장 관리자가 전달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위의 것 말고는 사실 없다. (답답하거나 두리뭉실해도 어쩔수가 없다)

단, 사고 이후 일정 시간이 흐르고 회사 내부적으로 확정 공유된 세부 디테일들이 존재하게 되고,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다르다. 아까 말했던 핵심메시지와 그를 지원하는 세부 메시지들을 충분히 전달해야 성공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 메시지라면:

“먼저 이번 사고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세가지 사고방지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첫째 시스템은….둘째 시스템은…셋째 시스템은…이러한 계획에 따라 저희 임직원 모두는 더욱 안전한 OOOO 환경을 고객 여러분들께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디테일들이 강력하게 구조적으로 구축되 제시되어야 안정감있고 수용성있는 메시지가 된다. 이것이 하나의 핵심 메시지팩이 된다. 인터뷰 트레이닝은 이러한 물리적 시간을 사전에 보장받지 못한 상태를 가정해 실행한다. 위기의 특성에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평상시 경영 전반이나 일정 이슈를 가지고 일반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는 다르다. 그 때는 디테일의 구조화를 통한 핵심 메시지 팩은 필수다.

8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평소에 잘하자

평소에 잘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홍 팀장은 아침 출근 후 여느 때와 같이 커피 한잔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랩탑을 켰다. 최근 경쟁사와 여러 부문에서 부딪히는 사례들이 많아서 매우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어젯밤 늦게 대학교 같은 과 후배로 유력 경제 주간지인 주간OOOO에 다니는 한 기자로부터 이메일이 한 통 들어와 있다. ‘홍 선배, 잘 지내죠? 다른 게 아니고…우리 쪽에서 선배 회사 취재 중이야. 방향이 쫌 그런데……선배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하세요.’

이 녀석…전화를 하지. 전화 걸어보니 받지 않는다. 제 앞길도 힘든 신입 기자가 그래도 선배를 챙겨 준 게 고마워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 “이거 뭐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지…참…답답하네…” 홍 팀장은 혼자 뇌까린다. 팀원들을 다 모아 밤새 취재 문의가 들어왔었는지 확인하고,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쓰라 지시했다. ‘무슨 이슈인지 알아야 접촉을 하지…’

게다가 그 주간지 O국장하고는 이전 단체 술자리에서 약간 안 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서로가 껄끄러운 사이다. 일단 그 주간지 모회사인 OO일보 O부장에게 지금 그 주간지가 어떤 기획을 하고 있는지 좀 알아달라 부탁했다. 얼마 후 전화가 왔다. “홍 팀장, 알아봤는데…좀 세다. 크게 갈 거 같아. 당신네 사업부진에 관한 건이라는데 자세하게 말 안 해. 얼핏 말하던데 한 6P정도라던가?” “네…6…6P요…?”

평소 시간ㆍ예산투자에 관심 쏟아야
‘뭐가 6P씩이나 나갈게 있나? 우리 사업 부진이야기야 뭐 한 두 해 기사화 된 게 아닌데…뭐 특별하게 더 부진한 것도 아니고…’ 홍 팀장이 머리를 쥐어 싸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홍 팀장이시죠? 저 주간OOOO 김OO인데요. 몇 가지 여쭤볼게 있어서요..” “네, 김 기자님, 말씀하시죠.”

“네…홍 팀장님, 최근 OO사업부문 매출이 어떤가요? 그게 지금 그 정도까지 된 게 언제부터 그랬죠?” “김 기자님, OO부문의 경우 아직도 그 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습니다. 전체적 시각으로 보시기 보다는 분야를 세분해서 보시면…” “네, 압니다. 그러니까, 그쪽 지난 한 5년간 매출 추이 자료 좀 만들어 주시고요…” 각종 자료 요청을 받아 놓고 전화를 끊었다.

불길하다. 아래 조 과장에게 자료 정리를 지시해 놓고, 홍 팀장은 사무실을 나선다. ‘그 주간지 그 국장이랑 평소에 좀 잘 해 놓을걸’ 홍 팀장은 후회한다. 가까운 O그룹 홍보실 마 부장에게 도움요청 전화를 한다. “형님, 주간 OOOO에서 우리 회사 조진다는데, 좀 도와주세요.” “어? 거기가 왜? 당신네 뭐 잘 못했냐?” “아뇨…사업 부진관련이라는 데…” “후후…당신네 사장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 그거 위험한데…”

며느리 마음은 며느리가 안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형님이 좀 도와줘요. 저 좀 살려주는 셈 치고” “거기 OOO이가 실세야. 나랑 친한데…너도 알지? “네..근데 그 분이랑 나랑 좀 그래…그래서 더 죽겠어요” “그래도 가서 무릎 꿇어야 하지 않겠냐? 그 선수랑 계속 그럴 건 아니잖아? 아무튼 내가 알아 볼게. 상황을…”

조급한 마음에 아주 오래 전 OO일보 부장까지 지내다가 지금은 계열사 사장으로 가있는 O사장님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그래요…홍 팀장,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또, 극한 상황을 대비해서 마케팅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부사장님, 주간OOOO에서 저희 회사 실적을 가지고 상당히 큰 기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케팅에서 쫌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뭐?…사장님 오신지 얼마나 됐다고…어떻게 해서든 그 기사 처리해요. 예산 지원 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홍 팀장, 당신네 X됐다. 안되겠어. 그게 조금 사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당신네 경쟁사 쪽 고위 임원하고 연결돼 있는 것 같은 냄새도 난다.” “네??? 우리 경쟁사요?” 식은땀이 또 솟는다. 얼마 전부터 트러블이 있었는데 총 반격을 해오는 것 같다.

O 사장께서도 똑 같은 답변을 해오셨다. 큰일이다. 다시 홍 팀장은 마 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진짜 죄송한데요. 저희가 얼마든지 베팅 할 의향이 있으니 어떻게든 기사 정리가 안될는지 한번 그쪽 반응을 타진해 주시겠어요?” “당신네가 돈을 쓴다면 뭐 어떻게 쓴다는 거야?” “마케팅 쪽에서 6P라고 하니까, 6P 다 광고를 밀어 넣어서라도 어떻게든 정리 해 달라고 했어요…아니면 연간 광고계약으로 가든지…어떻게든…” “알았어. 급하긴 급한가 보군…후후…”

30분 후 다시 마 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안되겠다. 못한데. 조금만 빨랐어도 좋은데 오늘이 너무 늦었다.” 뭐…오늘 오전에 취재 요청이 있었는데 무슨. “기사가 다 나왔대. 다 끝났어. 그냥 사내에 먼저 공지하고 윗 분들 놀라지 않게 하는 수 밖에 없겠다.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 “네…형님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기업 차원의 체계적인 인맥 관리를~

   
 
 

홍 팀장은 최후 수단으로 직접 그 주간지 사무실을 찾아간다. 홍보팀 여직원 신 대리와 김  주임을 불러 시원한 맥주 한 박스와 닭튀김 몇 박스를 직접 들고 주간지 사무실에 들어갔다. 저쪽 구석에서 지난번 껄끄러운 술자리 때문에 서먹해졌던 O국장이 홍 팀장네를 쳐다 본다. “O국장님,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안녕하셨죠?” “홍 팀장…웬일이야? 여기저기서 전화 많이 받았어,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 하나?”

“국장님, 보통 때 같으면 모르는데요, 저희 사장님이 새로 부임 하신지가 얼마 안돼 사내 분위기가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가면 문제가…” “이런 기사? 이런 기사가 뭔데? 당신이 내용을 알고 있어?” “네? 아니요, 전체적으로 저희 사업 부진에 대한 내용이라고 들어서요…” “누가 그래? 그런 거 아니야. 전체적으로 우리가 그쪽 회사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을게 있어서 그래도…전체적으로 균형 맞춰서 썼으니까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을 거야”

“국장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희 쪽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걱정 마, 그리고 여기저기서 전화하지 말라 그래. 당신이 직접 오는 건 괜찮지만…O선배, O사장, 마 부장에 왜 OO그룹 쪽이 다 나서고 왜 그래?  그거 역효과란 거 몰라?” “죄송합니다. 제가 모자라서요……” “됐어. 그냥 기다려. 기사에 문제 있으면 나중에 이야기하고. 잘 가.”

직원들과 들고 들어갔던 맥주와 닭튀김은 그냥 주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돌아 나왔다. 신대리가 위로를 한다. “팀장님, 저희가 할 일은 다한 것 같아요. 저희가 알잖아요. 힘내세요…” 그래. 홍 팀장은 길거리에서 미국 출장 중이신 사장님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홍보팀에서 진행한 여러 노력들을 말씀 드렸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죄송스럽게도 기사화 될 것이라는 보고를 드렸다. 사장님께서 전화 저 건너에서 한숨을 쉬신다. “홍 팀장, 홍 팀장이 안 된다면 정말 안 되는 거지. 하지만, 우리 회사 정도가 유력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은 조금 문제네요. 경쟁사하고도 자존심 문제고… 알았습니다.” 홍 팀장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휴대전화를 끊는다.

보통 홍보팀의 네트워크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여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딱히 정확한 답변이 없다.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면 모두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생성부터 유지 확장 성장 단계별로 가장 핵심은 ‘시간과 예산’이다. 평소 시간투자와 예산투자 없이 위기시에만 찾아 나서는 네트워크는 당연히 부실할 수 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홍보팀장이나 임원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기업이 의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기업 차원의 네트워크’는 분명 ‘개인 차원의 네트워크’와 질이 다르다. 홍보팀장의 개인적인 ‘형님, 아우’ 사이에 목을 메고 있는 기업은 항상 불안하다. 사실 그것 조차도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6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PR 선문답] 어디 없나?

[질문] 이번 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블로고스피어, 기타 소셜미디어 그리고 아고라 같은 토론방에서의 여론 움직임에 저희 회사는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회사에 대해 저희 소비자들과 포텐셜 소비자들간에 블로고스피어, 소셜미디어, 각종 토론방등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가고 있는지를 알수가 있을까요?

[답변] 아직 완벽하게 블로고스피어나 기타 온라인상의 미디어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분석하는 능력은 없습니다…일부 서비스들이 부분적으로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그 정확성이나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비지니스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약간…무리가…

[질문]그러면 이 큰 영역이 모니터링되지 않는다는 거군요?

[답변] 테크니컬리 그렇습니다.

[질문]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블로깅을 하는 환경 운동가가 하나있는데…이 친구와 균형잡힌 대화를 할 수 있는 프로 블로거를 에이전시내에 가지고 계신가요? 저희가 그런 능력이 없으니 프로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요…

[답변] 일단 기업 블로그를 여시거나 이슈 블로그를 별도로 하나 설치 하실 수는 있는데…거기에 대한 운영과 대화진행은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지금 업계에서도 딱히 그정도 수준의 역할을 감당해 줄 프로 이슈 블로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질문] 아…그게 또 어려우신가보군요. 그러면…저희가 내부에서 홍보팀 직원중 하나를 우리 기업이나 이슈 블로깅을 위한 전담 직원으로 훈련시키고 싶은데…블로깅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가능할까요?

[답변]음…블로깅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새로운 대화방식을 익혀나가야 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한다는 게 좀…그리고 사실 그런 훈련을 시켜서 비지니스 블로거로 직원들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프로들도 아직은 좀…

[질문] 아니…그럼 우리 회사에게 블로깅이 매우 중요하다, web 2.0 환경에 적응을 해라 하시는데…우리에게 해줄수 있는 게 뭐죠? 모니터링도 안되고…블로깅 지원도 안되고…우리 직원들에 대한 훈련도 힘드시다니…?

[답변] 그냥 저희는 insight를 드리는 거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허허허허…..(이 새끼 비싼밥 먹구 아주…)

PR업계를 위한 비지니스 블로깅 서비스의 3가지 전제

1. Web 2.0 모니터링 /분석 능력
2. 프로페셔널 블로거 (이슈, 위기, 브랜딩, 기업 담당)
3. 프로페셔널 비지니스 블로깅 트레이닝 능력

일단 이상 3개 없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돈벌 생각 하지 말란 말이지…언감생심이란 말이지…

5월 20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M&A) 경쟁사 견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질문 4) M&A는 승패가 갈리는 승부판인데, 경쟁사 또는 경쟁 컨소시엄에 대한 견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맞다. 어떻게 보면 M&A 커뮤니케이션의 꽃이 바로 경쟁사 견제 지원이라고도 말 할 수 있겠다. 분명히 승부가 갈리는 승부판이고, 각각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력과 명성을 보유한 인수 경쟁사들이기 때문에 공정한 승부가 진행 될 듯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또 다양한 논리들로 포장 되어져 공유된다. 이러한 견제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일정한 상호 견제의 커뮤니케이션 장치들이 원할하게 움직여 주면 미처 매각주체들이나 정부에서 감지 하지 못 했던 게임의 룰이 새로 생성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매각 이후의 치명적인 논란을 미리 한번 필터링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인수를 성공한 회사에게 어느 정도 면죄부를 주는 통과 의례의 의미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견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패배’하고 ‘인수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승부판에서 이러한 구도는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인수 경쟁사들에 대한 견제방식으로 잘 사용되는 형식은:

1. 자금력을 문제로 삼기
2. 경쟁제한 구도를 문제로 삼기
3. 국민감정 또는 애국심을 자극 하기
4. 비지니스 윤리적 측면으로 문제 삼기 (이해상충등)
5. 전력 들추기
6. 경험 없음을 꼬집기
7. 인수후 시너지를 평가 절하하기
8. 컨소시엄 파트너들을 문제 삼기
9. 자금형성 과정 및 출처에 대한 의문 제기 하기
10. 진정한 인수의지에 물음표 붙이기
11. 인수 목적에 대해 물음표 붙이기
12. 정치적인 배경 들추기
13. 기타 유언비어 배포하기

일반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볼 때에는 아주 dirty play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형식들은 M&A 경쟁에서 반복적으로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반대로 이러한 방식들을 미리 알고 M&A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자사에 적용해 각각에 대한 대응 논리를 만들어 M&A 커뮤니케이션 플랜과 사전 시뮬레이션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입찰을 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어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까지도 주된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은 이상의 13가지 주제들이 대부분이다. 계속 반복 강화되어지는 주제들도 있고 생겼다가 사라지는 주제들도 있다.

보통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각 경쟁사 또는 컨소시엄에 대해 위의 13가지 항목들에 대한 적용 가능성들을 리스트화 해서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곤 한다. 우리 회사의 이야기는 하지 못해도 경쟁사들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기자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각 경쟁사들이 안고 있는 키 이슈들을 짚어 주는 것이다. 물론 우리회사에 대한 이슈들은 경쟁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짚어 주곤 한다.

기자들에게는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경쟁사들을 분석해 주고, 판을 큰 흐름에 따라 읽어주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고맙다. 짧아도 몇개월 가는 이 M&A 레이스에서 단계마다 좋은 이슈들을 정리해서 브리핑해 주는  커뮤니케이터는 당연히 존경 받을만 하다. (비밀준수 범위와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물론 세부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쟁사에 대해 확실한 상황판단을 가지고 법률적인 고증을 거친 평가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말 그대로 해당 경쟁사의 아픈 곳을 찌르는 창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마타도어 수준의 근거 없는 비방은 기자들에 의해 단기간에 검증되고 외면 받는다. 물론 부정적인 후유증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구두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거나, 자료를 정리 해 주지도 않는다. 그냥 한정식집에 앉아 전문가의 입을 빌어 술 한잔에 이슈 하나 식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다. 부담 없는 분위기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이슈들을 말이다.

5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4 Responses

위기와 논란에서 살아 남는 방법들

여러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 그리고 정부기관, 각종 공사들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사례들을 보면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들이 각각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사업은 한정적이지만, 위기관리에 관한 부분은 거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적용을 하려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 본사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주요한 벤치마킹 소스가 된다. (물론, 한국 현지에서의 적용성 또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모든일에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겠다. 이 과정을 따라서 차곡차곡 해나가야 큰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상황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를 한번 정리 해 본다.

위기/이슈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 10 steps

Step 1)) 상황을 파악하라.
Step 2)) 포지션을 정해라.
Step 3))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라.
Step 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Step 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하라.
Step 6)) 대변인(spokesperson)을 선정해 활용해라.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Step 9)) 오디언스들을 참여시켜라.
Step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라.
<출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각 step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Step1)) 상황을 파악하라.
경청하라는 말과 같다. 위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주변의 스테익홀더들을 관찰해봐라. 논란의 경우 그 논란을 일으키는 주체들과 그 논란을 감상하는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관찰, 경청,분석하라.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고, 어떤 키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누가 대변인인지를 분석하라. 이 부분들을 모르면서 싸우면 100전 100패다.

Step2)) 포지션을 정해라.
다음은 우리 포지션을 정할 차례다. 원칙은 ‘홀로 되지 말라’는 거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초원에 혼자 서서 싸우는게 안전 할까 아니면 가까이 있는 얼룩말 무리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게 좀더 안전할까. 적은 최소화하고, 큰 mass의 편에 서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는 ‘오디언스를 알아라’는 말과도 통하는 원칙이다. 단순하게 mass를 찾아 서는게 아니라 리서치와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리성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mass가 동질성을 인정해 준다.
 
Step3))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라.
보통 실무자들은 키메시지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예상질의 응답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다보면 답변이 상당히 자사중심적이고 완고하고 딱딱해진다. 핵심은 키메시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키메시지가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나 논란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모든 질문들을 뽑아 책상위에 올려 놓아라. 백개도 좋고, 천개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한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받기 싫은 X같은 질문들은 꼭 챙겨야 한다는 거다. 나중에 그 질문 한방에 쓰러지기 싫다면. 그리고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달아라. 좋은 답변을 다는 법? 답변을 달아서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줘바라. 꼼꼼하게 읽어 달라 해라. 욕먹은 부분은 고쳐라. 반복해라. (오디언스의 머리로 생각하라)

Step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완성된 예상질의응답들을 보면서, 반복되는 답변 메시지들을 모아 추려라. 풍성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fat을 제거해라. 간결하게 다듬어라. 머릿속에 쏙들어갈 수 있게 packing을 해라. 키메시지는 몇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신경쓸 필요없다. 사내에서 공유될 때 아무런 시각자료나 문서에 의지하지 않고 구두로 차근차근 기억해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이면 오케이다.

Step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해라.
이때부터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를 해왔던거다. 오피셜 스테이트먼트와 홀딩 스테이트먼트란 간단하다.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핵심은 자사의 포지션이고, 서브 핵심은 개선 또는 관리 방안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스테이트먼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이곳이다. 서브핵심은 매우 중요하고 이게 없으면 ‘말장난’이 된다.
 
Step 6)) 대변인을 선정활용해라.
대변인을 활용하라 카운셀링하면…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유명 코미디언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또는 뜨는 아이돌 가수들을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홍보비용들이 비효과적으로 줄줄새고 있다. 홍보대사는 홍보예산이 남아서 처리가 곤란할 때 파르페 위에 체리 하나 올려 놓듯이 그냥 데코레이션 정도로 가라. 효과없다. 특히 위기시에는. 이 대변인이라는 의미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과 개선 및 관리 방안을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줄 커뮤니케이션 아울렛이다. 대변인에게는 뇌(brain)가 있어야 하고, 신뢰(credibility)가 있어야 하고, 명성(reputation)이 있어야 한다. BCR이라고 부른다. 당연 입(mouth)도 있어야 겠다.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대변인이 선정되어 가동이 가능하다면 이 때부터는 이 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거다. 총알은 키메시지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다. 예상질의응답은 방탄 조끼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라. 회의실 앞 칠판에다가 키메시지를 하나씩 써 올려라. 프로젝터로 쏘아 올리는 것도 좋다. 단, 칠판에 꽉차게 하나의 메시지만을 올리는 거다. 그 메시지를 모두 읽어라.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이라도 읽어라.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라. 이것이 message based brain storming이다. 전문가는 물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먼저 고민한다. 프로그램이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지 않고 하는 고민은 ‘앙꼬 없는 찐빵’만을 산처럼 쪄 놓는 꼴이 된다.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취약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Endorsment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3자인증그룹을 ‘나눠먹기’나 ‘서열의식’ ‘열외없는 대우’…이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를 일으킨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오디언스들에게 물어라. 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인정해주거나 한번 검증해주면 진실로 믿겠는지 물어봐라. 분명히 도지사님이나, 시의원님들, 국회의원님들이나 대통령이 아닐수도 있다. 이슈에 따라 틀리지만…서열이나 유명인사가 아닐수 있다는 거다. 제3자 인증그룹의 발견과 확보는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에게 줄 큰 돈을 차라리 평상시에 이 제3자인증그룹을 구성관리 하는 데다 쓰라고 하고 있다)

Step 9)) 오디언스를 참여시켜라.
너희들만의 잔치로 만들지 말아라. 아무리 대변인이 들끓고, 제3자인증그룹이 앞장서 나서도…결국 오디언스들이 바라보고만 있으면 소용없다.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들을 참여시켜라. 이메일하게 하고, 전화하게 해라, 댓글을 달게 하고 답변을 해줘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얼굴을 맞대어 주라. 찾아가서 마주하라. 그들로 하여금 제안하게 하라. 우리는 같은편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강력하게 공유해라. 좋은 의미에서 공범의식을 공유하자는 거다. 분명 좋은 의미다.

Step 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해라.
초기에만 허둥대다가 상황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으면 거의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은 갑자기 low profile로 전략을 바꾼다. 이게 일반적인 움직이라고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오디언스들에게는 그 초기 기억이 뇌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쥐머리새우깡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그 혼입과정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생산자의 과실이 아닐수도 있는데도…그냥 기억은 쥐머리새우깡뿐이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다. 상황이 달라지고 나아졌으면 계속 일관된 강도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해라. 오디언스가 “됐다 됐어…이젠 완전히 오해가 풀렸다. 알았다”할 때까지 개선된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이는 추후에 유사한 위기나 논란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  # #

정리를 해 봤다. 말이 쉽다고도 한다. 하지만…위기때는 누군가는 쉬운 말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컨설턴트의 일이니까.

12월 2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인터뷰 기술을 익혀보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언론 홍보 전문가는 인터뷰 기술(skill)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로 판가름 난다. 인터뷰 기술이란 얼만큼 “Do’s와 Don’ts’에 대해 자세하세 알고 있으며 그것을 준수하는데 익숙한 가로 평가된다.

미디어 트레이너들이 제시하는 Do’s와 Don’ts는 인터뷰의 상황이나 유형별로 천차만별이며 그 숫자도 수 백 가지가 넘는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Do’s와 Don’ts들만을 추려 몇 회에 나누어 다루어 보기로 한다.

언론 인터뷰 시에 해야 하는 일들(Do’s):

답변하자
기자의 질문에 항상 답변을 하자. 만약 말하지 못할 상황이거나 이슈라면 왜 말을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라도 설명하자. 묵묵히 입을 다물고 답변을 거부하는 것은 오디언스들을 화나게 하는 짓이다.

진실을 말하자
사내 비밀까지라도 전부다 말해 버리라는 뜻은 아니다. 오디언스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신중히 생각해서 말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들만을 이야기하자

인간적으로 이야기하자
호소력이라는 가치는 위기시에 언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다. 이 커뮤니케이션은 분명 인간과 인간이 서로 통하는 것이다. 이때 화자(話者)가 가장 인간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답변은 짧고 간단하게 하자
언제는 자세하게 이야기 하라고 했지 않나? 그러나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과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같은 의미는 아니다. 핵심적인 세부사항을 짧고 잘 정돈되게 이야기하는 것을 훈련하라는 말이다. TV 뉴스 인터뷰이의 반 이상은 거의 자신의 멘트 뒷부분이 잘려 나가는 황당함을 겪어봤을 것이다. 방송이라면 더더욱 바이트(Bite)를 신경 쓰자.

답변 하기 전에 질문을 끝까지 듣자
자신의 성격을 잠시 서랍에 넣어두고 기자를 만나라고 했다. 성급한 마음을 가지거나, 초조해하지 말자. 질문을 다 듣고 난 뒤에 마음속으로 ‘하나, 둘 (2박자)’을 세면서 조금만 뜸을 들여 답변을 해 보자. 한결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질문에 잘못된 정보가 들어있거나 부정확한 가정 등이 들어있으면 항상 교정하자
뿌리가 잘 못되면 싹이 잘 될 수가 없다. 물의 근원이 더럽혀지면 하류가 맑을 수도 없다. 항상 기자의 질문을 진지하게 경청하자. 만약 잘 못된 가정이나 정보, 수치들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교정해 주자. 답변을 하기 전에 명확하게 그 부분에 대해 정정을 하고 이해를 구하자. 일부 프로페셔널 한 기자들은 일부러 이런 잘못된 가정이나 부정확한 정보를 인용해 인터뷰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질문의 톤에는 영향 받지 말고, 항상 긍정적이며 발전적으로 대답하자
부정적인 질문에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하면서 답변하지 말자는 거다. “이번 4/4분기 매출이 최악이었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이번 4/4분기의 실적이 나빴던 이유는…” 이렇게 답변하지 말자는 거다. “이번 분기 실적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부정적 표현을 반복하면 강조되며, 각인된다. 조금이라도 피해 보자.

답변은 항상 키 메시지를 맨 앞에 끌어다 놓고 시작하자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는 연습을 하자. 중요한 것을 맨 앞으로 끌어내자. 키 메시지를 맨 앞에 말하고, 그 다음에 그 증거와 사례들을 제시하자. 물론 어렵다. 쉽지 않다. 훈련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항상 언론 화법은 일반 화법과 다르다는 생각을 잊지 말자.

항상 근거를 준비하자
주장만 하고 ‘왜냐하면…’이나 ‘예를 들면…’을 제시하지 못하면 말짱 허사다. 만약 주장만 하고 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모든 기자들은 100% 다시 물어본다. “그렇게 주장하시는 근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재차 이런 질문을 받는 인터뷰이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다. 근거 없이 “그냥 믿어주세요”는 절대 안 통한다.

만약 키 메시지를 강조하려면 일화를 들어도 좋다
스토리를 형성해서 더 이해하기 쉽고, 인용하기 쉽게 인터뷰를 풀어나가는 기법이다. 한 개의 일화는 수 십 마디의 설명을 대체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자의 성격이나 생각들을 원고지 수백 장으로 정리하는 것보다, 짧은 일화 몇 개를 제시하면 독자들의 이해는 더욱 빨라지고, 기억도 오래가는 법 아닌가.

정확히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인터뷰는 퀴즈대회가 아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자. 추측을 하거나, 대충 얼버무리거나, 가정해서 대답하진 말자. 그럴 필요가 없다. 위험도 많다. 단, 인터뷰를 마친 뒤 빠른 시간 내에 확인을 해서 다시 알려 주겠다고 하자.

인터뷰를 마치고는 휴대폰을 항상 켜 놓자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은 항상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 재 컨펌을 요청한다. 수치나 사례들에 대해서도 몇 번 다시 확인을 할 수도 있다. 기자에게 언제든 불확실한 게 있으면 연락 달라 하자. 다음날 깜짝 놀라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12월 28일 15:24:16 / 수정 : 2007년 12월 28일 15: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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