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

9월 10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가장 어려운 질문

살아가면서 일을하면서 여러 질문들을 받지만 참으로 답변하기 힘든 질문들이 있다.

“아빠, 왜 하늘은 파랗지?” – 이건 과학적인 상식을 가지고 주절 주절 답변이 가능하겠다.

“아빠, 왜 살아?” – 난감하다.

클라이언트들의 질문 중 난감한 것들,

“어떤 클라이언트를 주로 서비스하시죠? 혹시 IT쪽 성공 케이스가 있습니까?” – 뭐…답변이 가능은 하다.

“왜 우리가 PR을 해야 하죠?” – 흠………………………………………………

어디서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 할까. 참으로 참으로 난감하시다.

고민이다. 고민.

– 포텐셜 클라이언트 미팅을 앞두고

7월 032008 Tagged with , , , , 4 Responses

한명의 AE가 몇개의 클라이언트를 담당할 수 있나?

보통 PR 에이전시 AE들끼리 만나면 서로 이름 다음으로 물어보는 것이 “어떤 클라이언트를 담당하고 계신가?”하는 것이다. 에이전시의 이름보다 솔직히 더 중요한 것이 클라이언트명이다.

그런데 일부 AE들은 3-4개 정도의 클라이언트명을 들어 자신을 소개하곤 한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지나가면…”하나도 서비스하기 힘든데…어떻게 그렇게 많은 클라이언트에게 동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내 경험상으로도 AE시절 담당 클라이언트가 3개 이상 넘어가면 일단 일정 관리가 힘들고, 집중도가 급락했었다. 스트레스는 관리하기 힘든 수준이 되는 반면…서비스의 품질 또한 급격하게 저하된다. 특히나 출입기자단이 서로 다른 이종 분야를 한꺼번에 담당하게 되면 거의 재난 수준의 결과물들이 생산된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우리 하나만 해 주세요”하려면 일단 retainer fee가 담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대한 AE가 우리일에 commitment를 가지고 main job으로 대해 주기만을 바랄뿐이다.

일선 AE에게 2개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맡기는 것은 에이전시 사장의 욕심이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에이전시 AE들의 년봉 수준을 감안할 때 Retainer base client 2개를 맡고 있으면 최소한 회사와 AE 양쪽에 어느 정도 적절한 gain이 남게된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

특히나 언론관계/프레스 오피스 기능은 절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2개 이상은 현실적으로도 무리가 있다. 클라이언트 만족도에 있어서도 위험수위에 다다르게 된다.

에이전시측에서 더 많은 gain을 얻기 위해서라면…AE당 클라이언트 배정 비율을 무리하게 늘리는 전략 보다는 billing amount를 늘리는 전략이 더 이상적이다. 그 방식으로는 기존 클라이언트에게 프로젝트를 연속적으로 제안하고 적극적 비지니스 확장을 꾀하던가, 아니면 제공하는 서비스의 분야와 품질을 업그레이드해서 부가가치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PR 에이전시 비지니스를 70년대 청계천 신발공장 라인 돌리 듯 하는 접근은 AE나 클라이언트 모두에게 무리다. 경영 원칙 또는 mantra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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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Thank You

감사합니다.

인하우스 시절에는 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인하우스가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에이전시에게 큰일을 주었으니 당연히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설날이나 추석 때 집으로 배달되어 오는 에이전시들의 선물을 보면서 이들이 나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곤 했었다.

어제 저녁 한 클라이언트 홍보팀과 저녁을 했다. 인하우스 팀장님께서 식사가 시작할 즈음에 봉투 하나를 꺼내셨다. “저희의 마음입니다. 그냥 마음이에요…”

사각봉투속에는 카드안에 클라이언트 인하우스 전원이 친필로 빼곡히 적은 “감사합니다”는 말들이 적혀 있다. 얼마전 20시간동안 클라이언트에게 홍보실무 교육을 진행했었는데…이에 대한 감사의 말들을 적어 주신거다.
 
강사료가 만약에 1000만원이었다고 해도 이 보다 기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클라이언트로부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수도 있다. 현장에서는 그러지 않았지만…마음속에 눈물이 났다. 사실 내가 더 고맙고 감사했다.

평생 이 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들로 부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살수 있기를…훌륭한 클라이언트들에게 진정 고마움을 느낄수 있기를…

P.S. 덕분에 어젯밤은 과음을 했다. 기쁜 과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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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2007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새로운 경험 – Outbound PR

모 대형 금융사를 클라이언트로 최근에 자그마한 실험을 한번 했다. 베트남에다 보도자료를 하나 내는 것인데, 결과가 참 좋고 배운 것이 많다.

우리의 글로벌 제휴사를 통해 현지 보도자료 릴리즈를 했다. 보도자료 내용은 한국에서 진행 된 베트남 관련 행사를 현지에서 퍼블리시티하기 위한 것이었다. 역시 내용이 먼나라 이야기로 들릴만 한 것이었다.

담당 AE도 ‘과연 이런 내용이 현지에서 기사화가 될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 로컬 상황에 맞게 편집을 해 보라고 베트남 제휴 에이전시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별 다른 편집없이 민감한 몇개의 표현들만 제하고 그냥 간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며칠이 지나니 깔끔하게 포맷화된 보고서가 이메일로 전달됬다. 열어보니 아주 예쁜 에이전시 로고 밑에 기사들의 이미지와 영문 시놉시스가 달려있다. 무려 35개가 넘는 기사량이다.

베트남 언론 환경을 파악하지 못한바라, 각각의 매체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클라이언트도 기뻐하고, 예상을 뛰어 넘는 퍼포먼스에 박수를 보냈다. 기분이 좋아 베트남 담당자에게 칭찬 이메일을 해 주었다. 홍콩 오피스에도 cc를 넣어 주었다.

내 칭찬에 대한 감사 이메일도 참 상냥하다. 언제든지 클라이언트를 위해 다시 일해 주겠다고 한다. 클라이언트도 기뻐하고. 중간에 있는 우리도 기쁘다.

예전에는 외국 에이전시에서 일을 받아서 했었는데…이제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화가 되면서 외국에 일을 주고 있다. 큰 변화다. 기쁜 변화다.

12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Fusion Power for Professionalism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처음 맡았던 클라이언트는 GM이었다. 뉴욕에서 고학을 하면서 핫도그로 점심을 때우곤 했는데, 그 단골 핫도그집 주인인 터키 아저씨의 차가 캐딜락 드빌이었다. 1불 20센트짜리 핫도그와 75센트짜리 Coke을 마시면서 바라보던 캐딜락. 그 캐딜락이 내 클라이언트가 된 거다.

내가 알바를 하던 집 주인의 차는 렉서스였다. 주말에 자기의 렉서스를 자랑하기 위해 우리 주인은 나와 내 와이프를 자기 렉서스에 태우고 뉴욕 웨스트포인트의 한 식당까지 드라이브를 하곤 했다. 부럽던 렉서스. 내가 GM을 마감하고 다시 맞게 된 클라이언트는 렉서스였다.

GM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가 너무 싫었다. 솔직히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것은 ‘내가 일을 할 줄 못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두려웠던 것이었다.

토요타 렉서스일을 하면서는 일을 좀 알게되면서, 일이 너무 귀찮았다. 쓸데없는 일들을 너무 열심히 해야 하는 클라이언트이 시스템이 미웠다. 그러나 지금 내가 그렇게 지겨워했던 토요타의 Kaizen 정신은 내 사무실에 여러 이미지와 표어로 장식되어 있다. 현재 우리 CK의 핵심 철학이되어 있다.

오비맥주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는 회사내의 alignment 시스템에 적응을 못했다. 내부 결제 다큐멘테이션을 맥킨지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논리성과 팩작업도 너무 싫었다. 그러나 지금 이만큼의 조직관리개념이나 팩 수준은 이때의 덕이다.

투덜대기만 했던 국정홍보처일, 청와대일, 국민연금일, 한국전력일…모두 이제 지나고 보면 그들로 인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음은 많아지고 넓어지고 깊어진다. 공통된 결론은 문제의 중심은 나였다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주변은 거의 완벽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서 배움을 갖지 못하고 불평만 했던 내가 문제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서 배움을 얻게 되었다. 그만큼 성장했다는 거겠지.

항상 사람에게 배우는 자세…바로 Kaizen 철학이다. Kaizen.

11월 292007 Tagged with , , , , 4 Responses

PR에이전시 AE의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꼬이기만 하여 되는 일이 없을 때 흔히 이 말이 사용된다. 다시 말해서 머피의 법칙은 자신이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우연히도 나쁜 방향으로만 일이 전개될 때 쓰는 말이다. (네이버사전에서)

PR 에이전시 AE의 머피의 법칙

1. 클라이언트 회의에 늦었을 때 잡아 탄 택시의 운전사는 항상 길을 잘 모르고, 네비게이션도 없다.

2. 기자간담회날에는 꼭 핸드폰 충전을 깜박하고 예비 밧데리도 안가져간다.

3. 항상 택시로 이동중일때 기자에게 급한 자료 요청이 온다.

4. 제안서를 내는 날 아침엔 항상 프린터나 복사기가 고장이 난다.

5. 항상 퀵서비스 아저씨는 클라이언트가 한시간내로 달라는 소포만 늦게 배달한다.

6. 급하게 이메일로 오고가면서 여러번 수정한 첨부 파일은 항상 저장하는 것을 잃고 그냥 닫아버린다.

7. 급한 오후 2시 보고가 있는 날 식당의 점심은 항상 늦게 나온다.

8. 하루종일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 안오다가도 다른 외부 미팅을 나갈려면 전화가 온다. 그것도 회사전화로.

9. 금요일 퇴근 30분전엔 항상 클라이언트에게 주말까지 마감해야 하는 업무 이메일이 온다.

10. 수십번을 읽고 고친 보도자료에도 항상 한개정도의 오타가 있다.

11. 포토세션을 마감하고 도우미들을 돌려보내면 꼭 뒤늦게 사진기자가 한두명 나타난다.

12. 프레스 투어가면 꼭 늦어서 뒤따라 오는 기자가 있다.

13. 일요일날 간만에 휴대전화를 곁에 안두고 있으면 기사 확인하는 기자의 다급한 부재중 전화가 두통이상 찍혀있다.

14. 어쩌다가 기자랑 저녁 약속 있는 날 다른 친한 기자들한테 좋은데 조인하라는 콜이 온다

15. 휴대폰 전화 한통도 안오다가 어쩌다 온 기자 전화를 받고 있는 동안에 꼭 다른 기자의 콜이 찍힌다

16. 큰 접대가 있는 날 전날에는 꼭 우연히 친구들이나 회사 회식으로 과음을 한다.

17. 사진으로 뽑은 행사 도우미는 항상 현장에서 못알아본다. 꼭 뽀샵에 속는다.

18. 클라이언트와 회의하다가 오랫만에 우연히 퍼블리시티 아이템을 발견해 관심을 가지면 항상 그 실체가 없거나 부족하다.

19.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은 종종 오후 1시다. 가는시간 1시간 빼면 점심은 언제 먹나.

20. 길은 꼭 막힌다. 한강 다리나 남산터널은 너무 길다.

21. 기자보다 늦은 날 점심 식당은 꼭 못찾고 헤멘다. 게다가 주변에 주차장이 없거나 못찾는다.

다른 AE들은 어떤 머피의 법칙이 있을까…궁금하다…

머피의 법칙속에서 살아가면서 항상 우연히 좋은일만 생기는 샐리의 법칙(Sally’s law)을 꿈꾼다.    

11월 16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경쟁 비딩에 관하여

보통 우리나라 PR계에서는 에이전시 선정에 있어서 경쟁비딩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말경까지만 해도 경쟁비딩으로 얻은 클라이언트보다 수임으로 관계를 맺게된 클라이언트들이 훨씬 많았다.

특히 당시에는 CK가 Hill & Knowlton의 국내 associate였기 때문에 이러한 수임 관계는 더더욱 많았다. 일반적으로 예비 클라이언트로부터 전화나 이메일이 온다. 그 예비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그것도 생략하고 “이런 이런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가? Fee structure를 보내달라”는 식의 빠르고 단순한 프로세스로 클라이언트 관계가 시작된다.

지금보면 약간 ‘성의없는’ 비지니스 계약같지만, 원래 PR업계는 그랬다. 비정상적이 아니었다.

경쟁비딩이라고 해도 각각의 에이전시들이 자신들이 왜 해당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적합한 에이전시인지를 설득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에이전시의 소개, 강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지금까지의 클라이언트 서비스 결과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면 된다. 보통 현재 외국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프로세스로 익숙하게 성장해있다.  얼마나 이 에이전시가 믿음이 가는가, 좋은 서비스 트랙을 걸어오고 있는가,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업계의 레퍼런스들은 어떤가를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집중적인 질의 응답을 통해서 얼마나 이전의 성공적인 퍼포먼스가 실제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져 얻은 것들인지를 확인한다. 그게 전부다. 외국 클라이언트와 마주 앉아 있으면 이 클라이언트가 우리 회사를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주 진지한 경험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나, 한국인이 중역으로 포진해 있는 외국계 기업,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등에서 실시하는 경쟁비딩은 약간 이상한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주로 공부하고 싶어하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한 정보 보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들어 오라고 한다. 플랜을 짜 가지고 오라고 한다. 뭔가 쌈팍한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한다. 솔직히 가만히 들으면 그럴듯 하다. 창의적인 면을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비딩 형식은 PR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짧아서 생겨난 시스템이다. 어떻게 RFP 한장이나 그것도 생략한 채 ‘우리회사의 발전적인 PR방안’이라는 3개의 단어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세우고, 키메시지를 만들고, 예산과 타임라인을 짜는가 말이다.

그런 플랜을 전체적으로 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프로그램들이 실행되거나 실행 가능한 부분들은 거의 없다. 경험상으로도 PR에이전시에서 경쟁적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프로그램들은 거의 경악스러운 수준인 것들이 많다. 왜냐하면 PR에이전시들은 우리가 하고 있는 비지니스 자체에 아직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 필요없는 일을 쓸데없이 하는 것이다.

좀더 에이전시 자체에 대해 공부 하는 시간으로 경쟁비딩을 가져 갔으면 한다. 아무데도 쓸데없는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기 위해 PR AE들이 허무한 시간을 보내면서 밤을 세우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PR은 광고나 프로모션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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