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

1월 152009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무에서 유를 창조? 새마을 운동?

[미팅 샘플 A]

클라이언트: PR 플랜이 필요합니다. 올해 부터는 연간 플랜을 짜서 갑시다.

에이전시: 마케팅 플랜이나 브랜드 플랜 같은 비지니스 플랜을 주시면 거기에 맞춰 PR 플랜을 잡아 보겠습니다.

클라이언트: 그러니까 마케팅 플랜을 잡아 오라구요. PR이랑 같이.

에이전시: 마케팅 플랜이 아직 안 세워지신건가요?

포텐셜 클라이언트: 그건 에이전시에서 해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미팅 샘플 B]

에이전시: PR 플랜을 짜려면 예산을 얼마나 책정해 놓으셨는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클라이언트: 아직 예산 정확하게 잡히지 않았어요. 그냥 플랜만 짜봐요.

에이전시: 그래도, 어느정도 예산이 가능한지 알아야 프로그램을 구성할 텐데요.

클라이언트: 그냥 좋은 아이디어랑 프로그램들 다 만들어 봐요. 한번 보게…



사실 인하우스 홍보팀에서 예산작업 만큼 힘들고 중요한 일이 없다. 일부 회사에서는 인하우스 PR 업무의 절반 이상이 예산작업이다. 한마디로 예산만 관리 잘 해도 어느정도 능력 있다 인정을 받을 때도 있다. (인하우스에서 PR이야 워낙 특수직종이라 주변에서 별로 콩나라 팥나라 하질 않는다…부정적인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데 내 경험도그렇지만 친한 인하우스 홍보팀장들에게 물어봐도 연초나 연말에 예산이 깨끗이 확정되는 경우들이 드문 것 같다. 워낙 여기 저기서 소위 품파이 식으로 예산을 각출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년간 PR 플랜을 짤 때까지는 모든 예산과 이에 따른 회사 차원의 비지니스 플랜이 80-90%가량은 확정이 되어져야 한다.

항상 PR은 가장 마지막에 플래닝을 한다.

문제는 임원들께서 비지니스 플랜을 한꺼번에 보고하고 확정받기를 원하셔서 비지니스 플랜이 어느정도 확정된 동시에 PR플랜도 함께 가져오라 하는 경우들이다. 이때에는 주요 비니니스팀들과 PR팀이 함께 프로그램을 하나 하나 결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지니스팀들과 홍보팀들간에 장막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따라서 일부 기업에서는 홍보담당자가 년간 비지니스 플랜을 미처 보지도 못한 채 나름대로 백지에서 부터 시작하는 PR 플랜을 구성해 가는 경우들이 생긴다. (물론 이 플랜이 온전할리가 없다)

인하우스에서 PR담당자가 인정을 받으려면 마케팅, 영업, HR, 생산, 기획 등 비지니스 팀들과 친해야 하고, 그들을 위한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되어야 한다. 그들 각각에게 확정된 내년도 비지니스 플랜을 받아 그것들을 취합해 PR 플랜을 만드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산을 확정하자. (총알이 몇개나 있나 알아야 전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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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비지니스 플랜을 다 모으고 모으자. (자발적으로 부문장들이 가져다 주면서 잘부탁해요 하는게 제일 이상적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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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지니스 플랜을 충분히 이해하고, PR 에이전시와 함께 PR 플랜을 잡아 나가자.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실현가능성, 효과 그리고 예산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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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플랜 캘린더가 제대로 된 플랜의 모습이다. 뒷장부터는 각각의 PR 프로그램들을 각각 자세하게 서술해 주면서 예산을 붙여 주면 된다.


비지니스 플랜과 예산 플랜 없이 나온 PR 플랜 처럼 흉칙한 것이 없다.



P.S. 근데…PR 에이전시 AE들도 이런 프로세스를 아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백지부터 플랜을 세우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게 진짜 PR 플랜이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개념 없이 일하는 것 처럼 소모적인 것이 없다. 명심.

12월 19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수천 수만개의 위기 개념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단계를 꼽아 보라고 하면 맨 첫 단계를 꼽고 싶다. 여러 클라이언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가장 공통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이 첫 단계 부분이다.

먼저, 클라이언트가 생각하고 원하는 ‘위기’ 그리고 ‘위기관리’라는 것이 에이전시가 생각하고 진행하고자 하는 ‘위기’와 ‘위기관리’의 의미와 서로 다르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첫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요즘에는 온라인에서도 위기가 많이 발생하니까요…각종 해킹이나 이메일 테러등에 관한 관리 매뉴얼도 조금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들어 서버다운이라던가, 대규모 바이러스 피해라던가 말이죠. 여기에 대해서 얼마나 경험이 있으신가 궁금하군요…”

또 어떤 클라이언트는 이렇게 물으신다.

“이 비지니스 자체가 국가기관하고 연계되어 있는 문제라서 그 쪽하고 서비스 계약이 만료가 되면 그게 우리에겐 가장 큰 위기인 듯 해요. 만약 우리가 정부쪽하고 트러블이 생기거나 이슈가 이상한 쪽으로 쏠려서 서비스 제공 계약이 해지되거나 갱신에 실패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번 고민을 해주세요.”

또 이러시는 클라이언트도 계시다.

“우리에겐 아주 고질적으로 노조문제가 심해요. 우리 노조들이 한노총과 민노총 두개예요. 이번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이 노조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 심도있는 정보들이 시스템화 되었으면 해요. 노조관련 위기관리를 많이 하셨으니 괜찮으시겠지요?”

그래도 요즘에는 이렇게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고민이라도 해 오신다. 예전에는 이렇게 물어오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우리 회사와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를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어떻게 기자를 접촉해야 하고, 어떻게 뺄 수 있는지 그 프로세스하고 정보를 집어 넣어주세요.”

또는

“매뉴얼에는 우리 출입들 뿐 아니라 데스크 전체하고, 사회부, 정치부, 사진부까지 다 리스트업을 해서 넣어주세요. 그 분들 하나 하나 출신지역, 출신학교, 휴대폰, 주소까지 가능하면 체계화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이렇게 클라이언트분들은 각각 서로 다른 위기와 위기관리 개념을 가지고 계신다. 정부관계자들과 접촉을 해 보면 그분들은 ‘위기’로 테러, 주요 시설 화재 또는 방화, 원자력 발전소 사고, 지진, 전쟁, 대규모 자연재해, 대통령 유고 등을 떠올리며 토론을 하신다.

어떤 교수님들은 환율급락 및 급등, 외환보유고 급락, 주식시장의 붕괴, 기업의 자산 건전성 약화…등등을 위기로 정의하고 진단과 해결책을 기고하신다.

어떤 카운셀러들은 부부의 위기, 가정의 위기, 자녀 양육의 위기, 성 정체성의 위기등을 위기로 개념 정립하시고 토론 하신다. 

IT, 생산, 기술, HR, 기획, 영업, 마케팅, 총무, 법무, 교육, 비서…회사내의 모든 부서가 서로 각기 다른 위기 개념을 가지고 있고, 더 들어가보면 회사 구성원 하나 하나가 서로 다른 위기 개념을 보유하고 있다. CEO와 홍보이사간에 위기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 또 사장 비서와 총무부 임원의 위기 개념이 서로 다르다.

이런 상황을 그냥 간과하고 막상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나면 꼭 클라이언트로부터 불만의 피드백이 돌아오게 된다. “우리는 코끼리를 그려달라고 했는데 캥거루를 그려 왔다”고 화를 내게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실무자들은 에이전시가 그려온 캥거루를 자신들이 원래 생각했었던 코끼리로 힘겹게 재수정해서 윗분들의 보고를 올리는데 윗분들은 “아니 왜 악어를 그려 오랬는데 코끼리를 그려왔느냐?”면서 실무자들을 깰때다. (아무도 공통된 위기관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원한다면 사내에서 위기에 대한 공통된 개념과 시각 그리고 범위등을 먼저 완벽하게 세팅해야 한다. 이 부분을 그냥 우습게 보아 넘기면 인하우스나 에이전시나 모두 흐르는 강물에 글을 쓰는 것과 같다. 아무 쓸모 없는 짓을 시작하게 되는거다.  

   

12월 082008 Tagged with , , , , 9 Responses

일방적 추측

흔히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대화의 방향을 통제한다. 사람은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게 되니까. 질문을 내치는 사람은 드물다. 질문을
받으면 대개는 생각해 보게 되고 대답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하며, 추측을 토대로 말을
늘어놓는 데 익숙하다. 그 추측이란 게 사실은 얼마나 일방적이며, 잘못될 수 있는 것인가?
[한겨레]

한국리더십센터 고현숙 부사장께서 기고하신 글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가져왔다. 오늘 오전에 우리 팀장 하나가 포텐셜 클라이언트 미팅에 다녀왔다면서 보고를 했다. “그 인하우스 담당자분이 에이전시 출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인하우스 조인한지 얼마 안되신…”

내가 물었다. “어느 에이전시 출신이시래?” 팀장이 말한다. “그건 안 물어 봤는데요.” 내가 물었다. ‘왜? 물어보지 않거나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아니요. 그냥…”

궁금하다. 왜 우리는 상대방에게 묻는 대신에 추측을 할까? 특히나 제안이라는 부분은 추측에 근거하면 안되지 않나.

11월 19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자와 미디어 트레이닝

가끔은 클라이언측에서 요청을 받아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현직 또는 전직 기자분들을 모셔서 함께 하는 경우들이 있다. 클라이언트측에서는 미디어 트레이닝 내용 중 특히 인터뷰 Q&A중 민감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 세션에서는 해당 기자분을 트레이닝 장소에서 격리 요청하거나, 먼저 세션을 마치고 돌아가시기를 권한다.

재미있는 것은 아주 드물게 기자가 미디어 트레이닝 인터뷰 세션을 참관하게 되면 그후 공통적으로 이렇게 평을 하는 것이다.

“흠…근데요…그렇게 공격적인 질문에 그렇게 평이하게 답변을 하시면 질문하는 기자가 상당히 성의 없게 답변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서 안 좋습니다.”

“그렇게 안전하게 답변하는 취지는 이해하겠는데요…조금 알맹이가 없네요.”

“같은 말만 반복하시니까…조금 너무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꺼리를 전혀 발견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기자들이 싫어합니다.”

맞다. 분명한 기자들의 시각이다. 아주 좋은 조언이다.

그러나 코칭을 받으시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괴로운 표정이 되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틀림 없다.

‘아니, 오늘 하루 종일 저 미디어 코치는 안전하게 답변하라, 키 메시지를 반복하라고 했는데,
저 기자는 또 그렇게 하면 기자가 싫어한다고 하고, 기사 꺼리를 던지라고 하고 그러네…
우리 보고 어쩌라는 거야?’

결론을 말하자면 둘 다 맞다.

하지만, 답변 주체가 다른게 문제다. 답변 주체가 회사를 대표해서 훈련을 받아온 대변인 (CEO, 홍보임원, 홍보팀장)들이냐, 아니면 위기상황이 발생해 어쩔수 없이 언론과 맞닥뜨리게된 현장 실무 책임자냐 하는 게 다르다.

평소에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 본 경험이 없는 모든 조직원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유일 무이한 지상과제다. 최대한 애드립을 방지하고, 예측을 거부하고, 가정에 민감하고, 단언하지 않는 방식이 최고다. 약간은 답답해 보이더라도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는 것이 최고다. (기자들도 전문적인 홍보담당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이렇게 대응해도 그리 화를 내지는 못한다.)

당연히 훈련받은 프로 대변인들은 좀더 풍성하게 꺼리를 가지고 트레이드를 한다. 이들은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이미 몸에 익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더 많은 사례, 수치, 계획, 분석결과등을 제시할 수 있다. 메시지를 좀더 미디어 프렌들리하게 디자인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을 꼭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도 안다.

기자들은 이런 사람들의 답변 방식을 이야기 하는 거다. 하지만…그 외 분들은 기자들이 원하는데로 이렇게 하시면 위험하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꼭 기억하셔야 한다.

11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6 Responses

컨설팅에서 항상 승리하는 방법

성공적인 컨설팅을 진행하는 데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경험상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뽑으라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꼽겠다.

거의 모든 컨설팅 프로젝트의 대략적 해답은 클라이언트의 마음속 또는 머릿속이 있었다. 단지 클라이언트들은 그들의 마음속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해서 눈앞에 그대로 보여주기를 원할 뿐이다.

일부 선배들은 그게 바로 컨설턴트의 일이라고 한다.

PR 에이전시 업무도 마찬가지다. 인하우스의 마음속에 항상 해답이 있다. 일부 쥬니어들은 인하우스가 “이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하고 물어온다면서 나의 의견을 묻는다. 나는 거의 매번 되묻는다. “인하우스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AE들은 거의 대부분…”글쎄요. 거기서도 어느 한가지를 딱히…”한다.

AE가 틀린거다. 인하우스는 자신이 인지 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마음속에 어렴 풋 하게나마 선택과 해답을 가지고 있다. AE가 그것을 모르는 것은 인하우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하지 못해 공유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하우스의 마음을 완전하게 읽는 AE 처럼 서로간에 편한 관계가 없다.

한 번 그리고 두 세번 인하우스의 심중을 읽다보면 그 안에서 대부분 원칙을 발견하게 된다. 많은 업무들이 이렇게 공유된 원칙에 준해서 진행이 된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위험한 칼날이 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공유된 원칙에 근거해서 일을 해 나가다만 보면…분명 오래되지 않아 이런 반응을 인하우스로부터 얻게된다.

‘왜 당신네는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나요? 왜 먼저 챌린지 하지 않는거죠?” 맞다. 익숙함은 순간의 편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실시간으로 케이스 별로 인하우스의 마음을 업데이트 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이런 대화를 상상하면 설명이 비슷하게 되겠다.

인하우스가 에이전시에게 다섯 손가락을 펴 보라고 한다. 이에 에이전시가 다섯 손가락을 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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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그 다섯 손가락들 중에서 어떤 손가락으로 제 콧구멍을 파야 시원할까요? 한번 의견을 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네…흠…다른 케이스들을 보고 제 경험과 몇 명에게 서베이를 해 본결과 그래도 이 두번째 검지 손가락이 가장 파워풀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아니…근데 말이지. 내 콧구멍이 그렇게 크지가 않아서 말이죠. 좀더 deep dive해 보시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아…그러시면 일단 엄지손가락과 검지는 제외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가 리서치를 해 본결과 방향지향성이라던가 근력에 있어서 그 다음은 새끼 손가락이 아무래도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흠…아주 Typical해요. 저희는 좀더 differentiated approach를 원하죠. 그렇게 Typical하게 가려면 왜 우리가 컨설턴트들을 부르겠어요. 좀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제안해 보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아 그렇군요. 그러면…저희가 외국 동영상 사례등을 통해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 한 결과…약지가 아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름대로 사이즈도 compromise 가능하고, 근력이라던가 여러면에서 우수하더군요. 저희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추천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흠 그래요. 재미있네요. 하지만…보통 그 손가락은 우리가 약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약간 깨끗한 용도로 써야 할 것 같다는 TOM이 걸리네요. 그 손가락을 콧구멍에 넣는다…뭔가 이게 이상해 보인다 이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맞습니다. 빙고. 역시 인하우스시네요. TOM 부분에서 그럼 아주 적절하게 더러운 부분과 relevancy를 가져가고 있는 가운데 중지가 최선이겠네요. 해외 사례나 국내 일부 사례에서도 욕설로도 사용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합니다. 아주 소중한 insight를 주셨어요.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이 배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역시…그렇군요.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예요. 역시 컨설턴트분들이 노력해 주시니 결과가 아주 상큼하네요. 좋아요. 다음주 월요일에 저희 CEO께 최종 보고하시죠. 대표 컨설턴트께서 영어로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런 대화 플로우를 상상해 보자.

상당히 길고…저효율적이고…힘들다.

처음부터 이 에이전시의 컨설턴트들은 인하우스와 여러 번에 걸쳐 밥과 술 그리고 사우나 등지를 전전해 보았어야 했다. 회의시에 그 인하우스가 어떤 손가락을 선호하는지를 눈치 채는게 좋았다. 그리고 간간히 술잔을 부딪히면서 손가락 하나 하나의 의미에 대해 깊은 간을 보는게 좋았다.

그런 방식이 수백에서 수천만원 짜리 서베이나 FGD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서 충분히 마음을 읽은 후…첫 컨설팅 보고서에 수백 페이지의 논리들을 앞세워 결론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최선이라고 보여짐’ 했으면 됐다.

인하우스가 답을 모른다. 인하우스가 어떤 선택을 할찌 갈등 하고 있다. 인하우스가 우리의 의견을 원한다…는 말은 쥬니어들의 느낌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마음을 읽자.

11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PR AE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들?

PR AE가 자신의 Career Track을 디자인 할 때 가장 영향력을 많이 끼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더 촛점을 줄여서 ‘Search Firm이나 Potential Employer가 PR Agency AE에 대한 reference check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누군가?’

많은 경우 다음 순위와 같다.

1. 클라이언트 (장기간 서비스를 받았던 클라이언트 – current or former)
2. 기자 (해당 AE가 장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다고 주장하는 업계 출입)
3. 같이 일을 해 본 동료 선배 (보통 현재는 다른 회사에 가 있는 the formers)
4. 같은 PR 에이전시 업계에서 일하는 타사 AE들 (이 경우는 최초 추천 사례가 많음)
5. 현 에이전시의 상사 또는 선배 – 이런 경우는 거의 흔치 않음.

자신의 커리어 관리를 전략적으로 하려면 어떤 priority를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야심차고 진짜 똑똑한 AE라면 이들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 행간의 의미가 뭘까…

11월 072008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왜 PR이 잘안될까?

PR을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이유가 뭘까?

클라이언트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상상을 해 봅니다. 답을 가만히 더 생각해보면…이렇습니다.

인하우스에서 PR을 담당하면서 PR 에이전시를 관리하는 사람이 어느 레벨에 있는 사람인가에 따라 그 회사 PR의 퍼포먼스가 달라집니다.

이 세상 어떤 조직도 평사원이나 대리급이 조직내에서 파워를 가지고, 예산을 결정하거나 분배하고, 회사내의 철학과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광고대행사가 큰일을 이루어 내며 강력한 퍼포먼스를 가져가는 것 처럼 인식되는 것은 그 광고 업무의 관리 및 결정자가 마케팅 최고 임원 또는 CEO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PR이 잘되지 않는 기업들과의 업무 통화는 이렇습니다.

인하우스 평사원: 이번 이벤트에 우리 사장님이 같이 하실꺼니까, PR에 각별히 신경써 주세요. 기사 많이 나와야 합니다.

에이전시 AE: 흠…저희가 기자들에게 행사 설명을 했는데요…별로 그림이 안된다고 하세요. 혹시 사장님께서 한복을 입으시거나…별도로 어떤 특별한 깜짝 이벤트를 하실 수는 없으실까요? 기자들이 그러면 좀 될 것 같다고 해서요.

인하우스 평사원: 음………………………………안될꺼에요. 그냥 가세요. 기자들 더 만나보시고 와달라고 사정해 보세요. 일단 기사는 어떻게든 나와야 합니다. 부탁해요.

보통 이렇거나 이와 비슷하게 부정적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하지만, 일부 인하우스 임원급과 일을 진행할 때는 동일한 대화 내용이 이렇게 바뀌곤 합니다.

인하우스 임원: 이번 이벤트에 우리 사장님이 같이 하실꺼니까, PR에 각별히 신경써 주세요. 기사 많이 나와야 합니다.

에이전시 AE: 흠…저희가 기자들에게 행사 설명을 했는데요…별로 그림이 안된다고 하세요. 혹시 사장님께서 한복을 입으시거나…별도로 어떤 특별한 깜짝 이벤트를 하실 수는 없으실까요? 기자들이 그러면 좀 될 것 같다고 해서요.

인하우스 임원: 오호. 그래요? 오케이. 아주 좋아. 그렇게 그림을 만드신다 말이지? 내가 사장님한테 말씀드리고 결정해서 알려줄께요. 고마워요. 아주 아디어다. 그거.

어떤 일이든 무슨 일이든 결정이 됩니다. 그러면 일은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PR이 큰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평가를 받게 되는거지요.

입사 1-3년차 인하우스 담당자와 실무 1-3년차 AE 둘이 마주 앉아 무슨 큰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그렇게 되도 큰일이죠. 가능한 야심찬 인하우스 쥬니어분들은 내부에서 싸움꾼이 되어야 합니다. 조정자가 되고, 정치가가 되야 합니다. 그래야 에이전시와 큰일을 꾸미고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좀더 나은 평가를 받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시는 인하우스 프론트라인의 벽을 넘길 수 있는 멋진 전략과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퍼부어야 합니다. 100개에 하나가 실행되더라도 계속 아이템을 던져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가 무언가 큰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말이 쉽죠.

 

11월 042008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피드백의 힘

주간회의를 마치고…

쥬니어 시절에 가장 두려운 것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피드백이었다. 클라이언트나 기자들 또는 같은 동료들로 부터 진정한 피드백을 받는 것은 흔치는 않았지만 솔직히 너무 두려웠다. 당시에는 홍사모라는 PR인 커뮤니티가 있었던 시절이고 1만명이 넘는 PR실무자들과 전공학생들이 멤버들이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의 피드백 또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제는 많이 변했지만 당시에는 내 스스로 주변으로 부터의 피드백에 대해 맞서 싸우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만큼 피드백은 두려웠고, 인정하기 싫은 면들이 많아 보였다. 나 자신 스스로가 실패자 같이 느껴졌고, 이 피드백 때문에 앞으로 나의 갈길이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았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다음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나는 피드백을 꼽고싶다. 적절한 피드백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특히나 상사로부터의 피드백은 항상 소스라치게 쓰지만…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힘’이 된다. 클라이언트들로 부터의 피드백. 가끔은 이건 아닌데…하다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었구나…하는 공감과 이해의 여유를 가지게 된다.

피드백이 없으면 카이젠도 없다.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는 잘 알지 못한다. 멘토가 필요한 이유나 모니터가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나에게 쓴소리를 하는 상사. 미울만큼 날카로운 클라이언트. 상처를 받을 만큼 잔인한 동료. 자신을 처절하게 울리는 기자들. 이들 모두가 자신에게 힘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 배울점만을 챙기는 것은 아니다. 그게 문제다. 피드백은 분명 큰 힘이다.  

10월 31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Media Coaching with Great People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미디어 코칭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행복이다. 기나긴 세션이 지나고 나면 “아이고 다리 아프다…”하지만 행복하다. 우리 컨설턴트들도 “힘들어요…” 하지만 행복해 보인다.

클라이언트가 성장하는 배만큼 우리는 먼저 성장한다. 모두가 행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비지니스. 꿈의 비지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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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PR 문답] 왜 사과를 해야하죠?

[클라이언트] 우리가 잘 못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왜 우리가 소비자에게 사과 한다고 발표를 해야 하죠? 그건 너무 가는 거 아닌가? 당당하게 우리 잘못 없다 이야기하는 게 위기관리 아닌가?

[컨설턴트] 먼저 한가지 물어보겠습니다. 귀사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확실한 증거를 내세울 수 있으신가요? 과학적인 근거라던가? 물증을 내세우실 수 있다던가?

[클라이언트] 에이…, 상식적으로 그게 그렇다는 거죠. 아무리 그 원인을 조사해 봐도 알 수가 없는데, 솔직히 우리 회사 잘못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죠? 결과가 나와야 아는데 그 결과가 안 나오니까 우리 잘 못도 아닌 거 아네요?

[컨설턴트] 흠. 그러면 그 잘잘못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클라이언트] 지금 상황에서는 안 나오죠. 아마 영원히 원인이 규명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과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하는거죠.

[컨설턴트] 법적인 결론 이전에 여론의 법정에 서서 자사의 무죄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없으면, 그 회사는 여론상 유죄입니다. 공평하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여론의 특성이죠. 여론이 귀사에 대해 guilty를 판결했는데, 귀사가 사과나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클라이언트] 아니 우리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를 하라는 말인가요? 계속?

[컨설턴트] 사과를 너무 두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사과의 범위를 전략적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사건 발생 자체에 대한 유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는가, 사건발생 원인까지 사과를 포함하는가, 그 사고발생으로 인한 피해들까지 더욱 폭넓게 사과에 포함시키는가 등 사과의 범위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클라이언트] 일단 사과하면 끝이지 뭐 그 범위가 중요하겠어요? 일단 사과하면 나쁜 놈들이 되는거죠…

[컨설턴트]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진정성이라는 것의 전달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오디언스들과 같은 편에 서려 하는 진정성, 그리고 그 이후 전략적으로 범위가 규정된 사과의 표현이 오디언스들의 마음을 여는 거지요. 거기에 실체가 있는 재발방지 또는 개선대책들을 제시하면 오디언스들의 인식은 개선됩니다. 정상참작을 받는 거지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결과는 정반대가 되겠지요.

[클라이언트] 아닌 것 같아요. 우리는 떳떳해요. 그래서 우리는 떳떳하고 문제없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사과는 우리 사례에는 맞지 않아요.

[컨설턴트] 물론 그 결과는 지나고 나서 봐야 하겠지만, 저희가 권장해 드리는 어프로치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만약 귀사의 무죄를 확실히 확증할 기회가 있으면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면 일단 그런 포지션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지난 여러 케이스들의 경우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요.

[클라이언트] 싫습니다. 회사는 개인과 달라요. 항상 완벽하고 흠결을 보이면 안 되죠. 오디언스들에게도 그런 우리의 모습이 통할 것이라고 봅니다.

[컨설턴트] 클라이언트가 항상 선장이시죠. 정 그러시다면 일단 그렇게 가시죠. 오디언스들의 반응들을 지속적으로 트랙킹 하도록 하겠습니다.

[클라이언트] 네. 그래 주세요.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보여드리죠.

위기관리에 정답은 없다. 수학과 같이 공식도 없다. 위기관리는 PR과 같이 예술이다. 여론을 다루는 예술이다. 위기관리 전략에 있어서 항상 누가 맞고 그른 게 사실 없다. 오디언스가 판단하기 나름이다. 점점 그렇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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