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PR 문답] 왜 사과를 해야하죠?

[클라이언트] 우리가 잘 못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왜 우리가 소비자에게 사과 한다고 발표를 해야 하죠? 그건 너무 가는 거 아닌가? 당당하게 우리 잘못 없다 이야기하는 게 위기관리 아닌가?

[컨설턴트] 먼저 한가지 물어보겠습니다. 귀사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확실한 증거를 내세울 수 있으신가요? 과학적인 근거라던가? 물증을 내세우실 수 있다던가?

[클라이언트] 에이…, 상식적으로 그게 그렇다는 거죠. 아무리 그 원인을 조사해 봐도 알 수가 없는데, 솔직히 우리 회사 잘못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죠? 결과가 나와야 아는데 그 결과가 안 나오니까 우리 잘 못도 아닌 거 아네요?

[컨설턴트] 흠. 그러면 그 잘잘못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클라이언트] 지금 상황에서는 안 나오죠. 아마 영원히 원인이 규명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과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하는거죠.

[컨설턴트] 법적인 결론 이전에 여론의 법정에 서서 자사의 무죄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없으면, 그 회사는 여론상 유죄입니다. 공평하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여론의 특성이죠. 여론이 귀사에 대해 guilty를 판결했는데, 귀사가 사과나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클라이언트] 아니 우리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를 하라는 말인가요? 계속?

[컨설턴트] 사과를 너무 두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사과의 범위를 전략적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사건 발생 자체에 대한 유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는가, 사건발생 원인까지 사과를 포함하는가, 그 사고발생으로 인한 피해들까지 더욱 폭넓게 사과에 포함시키는가 등 사과의 범위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클라이언트] 일단 사과하면 끝이지 뭐 그 범위가 중요하겠어요? 일단 사과하면 나쁜 놈들이 되는거죠…

[컨설턴트]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진정성이라는 것의 전달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오디언스들과 같은 편에 서려 하는 진정성, 그리고 그 이후 전략적으로 범위가 규정된 사과의 표현이 오디언스들의 마음을 여는 거지요. 거기에 실체가 있는 재발방지 또는 개선대책들을 제시하면 오디언스들의 인식은 개선됩니다. 정상참작을 받는 거지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결과는 정반대가 되겠지요.

[클라이언트] 아닌 것 같아요. 우리는 떳떳해요. 그래서 우리는 떳떳하고 문제없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사과는 우리 사례에는 맞지 않아요.

[컨설턴트] 물론 그 결과는 지나고 나서 봐야 하겠지만, 저희가 권장해 드리는 어프로치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만약 귀사의 무죄를 확실히 확증할 기회가 있으면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면 일단 그런 포지션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지난 여러 케이스들의 경우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요.

[클라이언트] 싫습니다. 회사는 개인과 달라요. 항상 완벽하고 흠결을 보이면 안 되죠. 오디언스들에게도 그런 우리의 모습이 통할 것이라고 봅니다.

[컨설턴트] 클라이언트가 항상 선장이시죠. 정 그러시다면 일단 그렇게 가시죠. 오디언스들의 반응들을 지속적으로 트랙킹 하도록 하겠습니다.

[클라이언트] 네. 그래 주세요.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보여드리죠.

위기관리에 정답은 없다. 수학과 같이 공식도 없다. 위기관리는 PR과 같이 예술이다. 여론을 다루는 예술이다. 위기관리 전략에 있어서 항상 누가 맞고 그른 게 사실 없다. 오디언스가 판단하기 나름이다. 점점 그렇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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