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처음 맡았던 클라이언트는 GM이었다. 뉴욕에서 고학을 하면서 핫도그로 점심을 때우곤 했는데, 그 단골 핫도그집 주인인 터키 아저씨의 차가 캐딜락 드빌이었다. 1불 20센트짜리 핫도그와 75센트짜리 Coke을 마시면서 바라보던 캐딜락. 그 캐딜락이 내 클라이언트가 된 거다.
내가 알바를 하던 집 주인의 차는 렉서스였다. 주말에 자기의 렉서스를 자랑하기 위해 우리 주인은 나와 내 와이프를 자기 렉서스에 태우고 뉴욕 웨스트포인트의 한 식당까지 드라이브를 하곤 했다. 부럽던 렉서스. 내가 GM을 마감하고 다시 맞게 된 클라이언트는 렉서스였다.
GM일을 하면서 클라이언트가 너무 싫었다. 솔직히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것은 ‘내가 일을 할 줄 못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두려웠던 것이었다.
토요타 렉서스일을 하면서는 일을 좀 알게되면서, 일이 너무 귀찮았다. 쓸데없는 일들을 너무 열심히 해야 하는 클라이언트이 시스템이 미웠다. 그러나 지금 내가 그렇게 지겨워했던 토요타의 Kaizen 정신은 내 사무실에 여러 이미지와 표어로 장식되어 있다. 현재 우리 CK의 핵심 철학이되어 있다.
오비맥주로 회사를 옮기고 나서는 회사내의 alignment 시스템에 적응을 못했다. 내부 결제 다큐멘테이션을 맥킨지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논리성과 팩작업도 너무 싫었다. 그러나 지금 이만큼의 조직관리개념이나 팩 수준은 이때의 덕이다.
투덜대기만 했던 국정홍보처일, 청와대일, 국민연금일, 한국전력일…모두 이제 지나고 보면 그들로 인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음은 많아지고 넓어지고 깊어진다. 공통된 결론은 문제의 중심은 나였다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주변은 거의 완벽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서 배움을 갖지 못하고 불평만 했던 내가 문제였다. 지금은 많은 사람에게서 배움을 얻게 되었다. 그만큼 성장했다는 거겠지.
항상 사람에게 배우는 자세…바로 Kaizen 철학이다. Kaiz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