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8월 03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상식이 통해야 성공한다

위기관리, 상식이 통해야 성공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대응은 기본적으로 ‘선택’에 대한 문제다. 그 선택의 주체는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가 되겠다(일부 임원이나 일선 직원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아니다).기 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최초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단계 명령으로는 상황파악 및 분석. 이런 질문에 대해 실무자들은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 ‘현재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실행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상황파악과 분석의 품질이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단편적이거나 편향적인 상황 분석과 보고는 항상 문제 있는 의사결정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외부 컨설턴트들이 행하는 제3자로서의 인풋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조직의 상황파악 결과는 자아중심적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아무리 부정해도 사실이다). 또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그 중심축이 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을 파악하는 것 또한 외부 이해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상황파악 및 분석이 품질 있게 이루어지면 그 다음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게 되는 의문은 ‘이 상황이 누구의 책임 또는 잘못인가?’하는 것이다. 포지션을 설정해야 하는 단계다. 이 포지션은 먼저 내부적인 책임 여부(guilty or not guilty)의 판정선상에 있어야 하며, 외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 또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부적인 판정이다. 여기에서 정직함과 투명함 그리고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품질이 관건이 된다.

일단 책임 여부의 포지션이 정해지면 그 다음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가 가지는 의문은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부분이다. 책임소재 파악과 달리 당면한 문제를 조금 더
지켜 볼 것인가 아니면 즉각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타이밍의 고민이 여기에 위치한다. 기업이나 조직들이 이 이전단계까지는 빛의 속도를 내다가도 이 타이밍의 결정단계에서는 긴 고민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이 의사결정과정부터는 외적인 상황변화와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가능한 정확하게 전망(forecasting)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자신 나름대로의 ‘감(instinct)’을 가지고 “이렇게 되지 않겠어?” 또는 “아마…이렇게 될 거야” 하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예측에 확신을 주진 않는다. 그래서 논의는 맴돌고 결국 이런 ‘감’을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결론은 ‘일단 좀 더 두고 보자’ 하는 식으로 대부분 마무리된다(이 부분이 실기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응 타이밍 문제는 전문성·논리 필요
대응 타이밍에 대한 문제는 상당한 전문성과 논리를 요하는 부분이다. 가능한 한 파악된 정확한 현재 상황과 각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가시화해 바라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후 전개될 상황변화와 그 임팩트를 가능한 한 자세히 분류하여 시나리오 옵션들을 만든다. 그리고 가시화하여 한눈에 들어오게 브리핑한다.

이 단계에서 최고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그 시나리오에서 우리가 받을 임팩트는 무엇인가? 만약 우리가 그 임팩트를 피하기 위해 A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또 B방식으로 대응하면 그 다음 임팩트는 어떤 것인가? C방식은 어떤가?’ 하는 세부 정보들이다. 당연히 그런 최고의사결정자들의 필요정보를 시나리오 각각에 정리하는 것이 옳다. 특히 이 부분에서 내부 실무자들과 외부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의 품질이 반영된다.

그 다음 과정은 순전히 최고의사결정자의 숙고 단계다. 모든 시나리오와 그 각각의 옵션들에 대한 가능한 검토와 숙지가 끝난 뒤 최고의사결정자는 가장 핵심적 결정(포지션 및 대응의 타이밍)을 내리게 된다.

결국 최고의사결정자가 포지션과 대응 타이밍을 결정하면, 그 다음은 또 내부 의사결정 속력이 빨라진다. 정해진 포지션과 타이밍에 맞춘 실행 활동들은 실무진들이 시스템을 베이스로 해서 결정 보고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어떤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하는 부분들을 실무그룹들 간 연결하게 한 뒤 보고한다. 그에 따라 예산이 제안되고 결정된다.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대응활동의 기조와 효용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해 실행 명령을 내린다. 실무자들은 그에 따라 실행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보이는 이유는 현재 많은 의사결정들을 상식에 의거해 진행하지 않고 있거나, 실행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상식적인 프로세스다. 그래서 상식적인 기업만 위기관리를 한다.

11월 18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확신에 찬 주장에는 그 만큼 강력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철도공사의 주장과 달리, 철도노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측은 객실 난방 장치의 깨진 석면 시멘트판을 공개하며
비산 위험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어, 향후 새마을·무궁화호의 석면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석면 자재가 쓰인
새마을·무궁화호 29량은 현재까지도 운행을 계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이어질 조짐이다. [
프레시안]

이 공사 측의 위기 대응 메시지가 참 흥미롭다. 노조와 NGO측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논점들에 대한 핵심 메시지는 이렇다.

“세 가지 석면 자재 모두 비산 위험이 없어 승객들의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
[
프레시안]

상당히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다. 당연히 기자들이라면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십니까?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입니까?’하고 질문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사실들이 정확하게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충분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근거들로
제시된 사실들을 보자.


  • 석면이 함유된 보온·단열재가 사용된 차량은 1990년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이는 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총 수(1457량)의 10.1퍼센트에(148량)에 불과하다
  • 석면 테이프와 석면포의 경우, 석면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06년 이후 (이들 자재를) 비석면으로 교체해 왔으며, 2009년 11월 현재 전체 교체 대상 148량 중 80.4퍼센트인 119량을 완료했다
  • 나머지 29량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 특히 문제가 된 객실 난방 장치의 경우, 고형물인 ‘석면 시멘트판’으로 제작돼 있어 비산 우려가 없다
  • 스테인리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석면이 직접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구조


승객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주장을 지원하는 가장 가까운 근거는 이들 중 마지막 부분들이다. 석면 시멘트판이라 비산 가능성이 없고, 스테인레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비산 가능성이 없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근거가 아니다. 과학적이거나 실험을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인 공기관의 조사결과도 아니다. 단순하게 유관으로 관찰 가능한
일선 담당자들끼리의 추측에 가깝다.

실제 방송사에서는
객실내 난방 장치로 인해 말라 경화된 석면 시멘트판이 부스러져서 공기 중에 날리는 모습을 촬영해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스테인레스 덮개 자체에도 난방 공기가 순환 가능하도록 구멍이 상당수 뚫려있었다.

확신에 찬 주장을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려면 충분한 근거들이 아주 정확하게 제시되는 게 옳다. 그냥
상식 수준에서라도 그 근거 하나 하나에 고개를 끄떡일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

8월 13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16개 전국 시도의 핵심 메시지 비교

기술적으로 브랜드와 브랜딩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브랜드. 예전 노인들은 ‘레떼루’ ‘메이커’ ‘상표’등등 비슷한 뉘앙스의 어휘를 사용했지만…자라오면서 느낀 브랜드라는 것은 일단 ‘차별화’였다. 내가 나이키를 신고 학교를 가면 나는 스스로 차별화가 된 것이었고, 프로스펙스를 신은 친구와도 다른 무엇이 있다 생각했던거다.

만약 나이키와 프로스펙스 그리고 페가수스와 월드컵들간에 아무 차별화가 없으면 브랜드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BMW와 벤츠 그리고 벤틀리가 상호간에 아무 다름이 없어 보인다면 그건 문제다. 하다못해 몇천원짜리 햄버거에도 맥도널드의 빅맥과 버거킹의 와퍼간에는 다름이 있는데…우리나라 어마 어마한 시와 도의 브랜드들은 어떤가 한번 보자.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OO
다이나믹 OO
희망의 도시, 일류 OO
Fly OO
It’s OO
첨단산업 문화수도 1등 OO 1등시민
OO for You
세계속의 OO
OO중심, OO 세상
잘사는 OO 행복한 도민
한국의 중심 강한 OO
천년의 비상 OO
녹색의 땅 OO
Pride OO
Feel OO
도민의 시대 새로운 도전 OO

[질문]

1. 각각의 OO 부분에 해당 도시 또는 도명을 정확하게 채워 넣을 수 있나?
2. 해당 도시와 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자기 지자체의 브랜드 메시지를 찾을 수 있나?
3. 각 OO부분을 다른 도시명이나 도명으로 바꾸어도 말이 안되는 메시지가 있나?
4. 각 시도가 주장하는 위의 메시지에 대한 실제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5. 시도의 브랜드 메시지가 현재상황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희망사항을 반영한 것인가?

위의 다섯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이 궁금하다.

브랜드나 CI 대행사들은 행복할것 같다. 나날이 새로와서…



관련 포스팅:
2009/01/20
한국 대학들의 커뮤니케이션

9월 10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가장 어려운 질문

살아가면서 일을하면서 여러 질문들을 받지만 참으로 답변하기 힘든 질문들이 있다.

“아빠, 왜 하늘은 파랗지?” – 이건 과학적인 상식을 가지고 주절 주절 답변이 가능하겠다.

“아빠, 왜 살아?” – 난감하다.

클라이언트들의 질문 중 난감한 것들,

“어떤 클라이언트를 주로 서비스하시죠? 혹시 IT쪽 성공 케이스가 있습니까?” – 뭐…답변이 가능은 하다.

“왜 우리가 PR을 해야 하죠?” – 흠………………………………………………

어디서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 할까. 참으로 참으로 난감하시다.

고민이다. 고민.

– 포텐셜 클라이언트 미팅을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