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

11월 18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확신에 찬 주장에는 그 만큼 강력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철도공사의 주장과 달리, 철도노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측은 객실 난방 장치의 깨진 석면 시멘트판을 공개하며
비산 위험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어, 향후 새마을·무궁화호의 석면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석면 자재가 쓰인
새마을·무궁화호 29량은 현재까지도 운행을 계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이어질 조짐이다. [
프레시안]

이 공사 측의 위기 대응 메시지가 참 흥미롭다. 노조와 NGO측에서 제기한 여러 가지 논점들에 대한 핵심 메시지는 이렇다.

“세 가지 석면 자재 모두 비산 위험이 없어 승객들의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
[
프레시안]

상당히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다. 당연히 기자들이라면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십니까?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입니까?’하고 질문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사실들이 정확하게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충분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근거들로
제시된 사실들을 보자.


  • 석면이 함유된 보온·단열재가 사용된 차량은 1990년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이는 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새마을·무궁화호 열차 총 수(1457량)의 10.1퍼센트에(148량)에 불과하다
  • 석면 테이프와 석면포의 경우, 석면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06년 이후 (이들 자재를) 비석면으로 교체해 왔으며, 2009년 11월 현재 전체 교체 대상 148량 중 80.4퍼센트인 119량을 완료했다
  • 나머지 29량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 특히 문제가 된 객실 난방 장치의 경우, 고형물인 ‘석면 시멘트판’으로 제작돼 있어 비산 우려가 없다
  • 스테인리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석면이 직접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구조


승객 안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라는
주장을 지원하는 가장 가까운 근거는 이들 중 마지막 부분들이다. 석면 시멘트판이라 비산 가능성이 없고, 스테인레스 덮개로 씌어져 있어 비산 가능성이 없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근거가 아니다. 과학적이거나 실험을 전제로 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인 공기관의 조사결과도 아니다. 단순하게 유관으로 관찰 가능한
일선 담당자들끼리의 추측에 가깝다.

실제 방송사에서는
객실내 난방 장치로 인해 말라 경화된 석면 시멘트판이 부스러져서 공기 중에 날리는 모습을 촬영해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스테인레스 덮개 자체에도 난방 공기가 순환 가능하도록 구멍이 상당수 뚫려있었다.

확신에 찬 주장을 핵심 메시지로 가져가려면 충분한 근거들이 아주 정확하게 제시되는 게 옳다. 그냥
상식 수준에서라도 그 근거 하나 하나에 고개를 끄떡일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