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팀

1월 172011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통제센터에 투자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21)

 

위기관리, 통제센터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에 대해 기업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략 두 그룹으로 그들의 시각이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첫 그룹은 “우리에게 발생 가능 한 위기들을 어떻게 다 관리할 수 있나? 그건 교과서에나 있는 상당히 이론적 관점”이라는 생각을 한다. 또 다른 그룹은 “사실 모든 위기를 다 관리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관심과 준비를 통해 상당 부분의 위기는 실제 관리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기업마다 사업분야와 기업철학 그리고 구성원들의 생각들이 달라 두 그룹 중 어떤 그룹의 생각이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준비하는 것이 준비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다’라는 원론적 부분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이 다음 질문이 된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에게 발생 가능한 모든 위기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내 다양하게 대비해야 하겠다’는 강박적인 개념을 제시한다. 이런 생각은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우리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위기요소들을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전제로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일부분 소모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과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진단작업을 통해 50가지를 도출했다고 치자. 그러면 곧 그 50가지 위기요소들 각각에 대한 대비 및 대응 프로세스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할까? 불가능하다. 그리고 가능하다 해도 그건 매뉴얼상 문서 작업으로만 끝난다. 실행 가능성이나 효과가 미지수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하루 종일 위기관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공부 거리를 주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실패한다.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것도 금물이다. 

일부 기업이나 정부 조직에게서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목격한다. 수십 개에서 백여 개에 이르는 프로세스와 위기관리팀의 구성 그리고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들을 들여다 보면 우리 같은 전문가들 조차 이해 이전에 압박을 느낀다. 이렇게 형식적인 시스템은 실제 위기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면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발생 가능한 그 수많은 위기요소들을 하나하나 고려하는 게 소모적이라고 본다면,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옳을까? 핵심은 ‘사람’이다.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대부분 사람이고, 위기를 관리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군대를 생각해보자, 군은 가능한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대비하도록 훈련되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그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핵심은 사람이다. 군인 한 명 한 명과 군인들을 구성하는 편제 그리고 그들의 훈련/대비 수준이 그들 전력의 핵심이다. 최첨단 장비와 무기들을 운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실제 적진에 들어가 승리의 깃발을 꼽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인 군인 한 명 한 명의 훈련과 팀워크를 등한시 하고, 큰 그림에서의 상황 예측과 대비란 공허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핵심도 기업내부의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가 된다.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구성되어야 하는 그룹이다.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의 ‘두뇌(Brain)’역할을 해야 하는 핵심인력들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평소 자신들의 업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특정 위기시 자신과 자신의 부서에 부여된 비상업무를 얼마나 원활하게 잘 진행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회사에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부서의 어떤 직원들이 함께 모여 해당 위기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일부 기업은 관련된 두세 개의 복수 부서 직원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한다. 어떤 기업은 상황에 따라 CEO를 필두로 여러 부서 임원들이 모두 모여 위기상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 어떤 기업은 위기의 규모와 유형에 따라 실무 그룹의 ‘위기관리팀’이 관여하는 위기와, CEO그룹의 ‘위기관리팀’이 관여하는 위기를 나누어 대응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특정 인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첫 단추이자,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보통 기업의 위기는 이 함께 모인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의 의사결정에 따라 위기관리 성패가 좌우된다. 상황분석과 위기관리 경험 그리고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이 그 다음 고민해야 할 주제다. 

누가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를 리드하는가? 그리고 그의 역할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그의 리더십 아래 움직이는 각 구성원들의 정확한 역할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명령의 이 프로세스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책들은 무엇인지 미리 고민하고 시스템화 해야 하겠다.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통제센터의 그 다음 숙제는 훈련(Training)이다. 우수한 인력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는다고 위기가 자연스레 관리되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맡겨진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실제 위기와 유사한 사례들을 정기적으로 경험해 보고, 대응해 보게 하는 훈련이 그 다음이다.

그들로 하여금 경험을 통한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위기에 대한 개념과 정의 그리고 ‘위기시 나는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실질적 깨달음이 있어야 위기관리가 쉽다. 항상 위기관리가 어려운 기업은 이런 전제들이 부실한 경향이 있다. 위기관리, 사람에 먼저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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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코칭 워크샵 insights 정리

 

얼마 전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위한 Monthly Crisis Workshop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Crisis Management Coaching- Process and How to.

몇 가지 주요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준비된 미팅]

 

  •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해오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상황을 가능한 분석할 것.
  •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해당 상황을 가능한 파악함과 동시에 해당 상황에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것.
  •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각각 어떤 중요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해당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것.
  • 1차 이해관계자 맵을 draft라도 만들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 참가할 것, 준비된 미팅.

 

 

[클라이언트 의견 청취]

  • 클라이언트와의 (준비된) 미팅을 통해 추가적이거나 세부적이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주의 깊게 청취할 것. (그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bias를 얻으면 안됨. 클라이언트와 같은 심정이 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잃을 우려가 있음)
  • 클라이언트 미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세스는 CEO의 insight를 청취 분석하는 것임. (현실적 위기관리에 있어서 CEO Insight는 등대의 역할을 함)
  • 그 이후 위기관리팀으로부터 실행 가능한 포지션과 실행안들을 청취할 것.
  • 이해관계자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고, 실행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포지션들과 실행안들을 통합해
    로드맵을 일단 만들 것.

 


[
의사결정 지원]

  • 이제는 통합적 위기 로드맵을 만들어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보고하고 그들이 최선의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단계
  • 통합적 위기 로드맵은 필히, 타임라인, 이해관계자, 변수분석, 포지션별 대략적 실행안 등이 통합되어 있어야 함.
  • 코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 예상되는 결과와 recommendation들을 삽입해야
    한다는 부분.
  •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가 옵션들중 최선의 것을 선정하고 결정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 위기관리 코치들이 선정하거나 결정하면 절대 안됨.
  • 일단 포지션과 실행안들이 최선의 것으로 결정되면 위기관리 코치들의 임무는 1차 종결.

 

 

[위기관리 실행 모니터링 로드맵 업데이트]

  • 클라이언트가 실행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가까이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에 따른 변화들을 모니터링 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
  • 변화 수정된 로드맵들을 가지고 2차 3차 4차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함.
  •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확한 모니터링과 로드맵 기반 결정으로 해당 위기의 휴지기와 잠재기 결정을 리드해 해당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 것.

 

유의점 정리

  • 코치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위기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확한 맥을 짚고 있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의 bias를 철저하게 경계할 것. 코치/카운셀러들은 객관적, 중립적 시각을 클라이언트에게 파는 포지션이 되어야 함
  • 모든 현실적 위기관리 해법은 클라이언트 특히, CEO의 머릿속에 들어있음. (절대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생각하지 말 것)
  • 전략적인 포지션들과 실행옵션들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되, 클라이언트가 그것을 기반으로 쇼핑하게 할 것. 코치들이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님.
  • 코치들은 실행하지 말 것. 지원 할 것. (매우 중요!!!!!!!!!!!!)
  • 상황의 휴지기 판결을 위해 가능한 가시적인 로드맵을 지원해 의사결정을 리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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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2010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위기대응: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주목해 보자!

기업에서 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가 발생하면 보통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의 미팅이 이루지는 게 시스템이라고 한다. 한 발자국 나아간 기업들은 이특정 수준 이상의 위기에 대한 정의 그리고 범위 및 수위를 사전에 규정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위기시에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의 헤쳐 모여 하기에는 너무나 큰 현실적 장벽들이 존재한다. 풀타임 위기관리 매니저들이 아닌 이상 각 부분의 담당자들은 자기 부문의 일이 가장 중요한 1차적인 업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이슈나 논란 등은 홍보담당자들이 스스로 또는 일부 관련 부서와 협업하는 체제로 위기대응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서 홍보그룹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1차적인 방어막을 구축하는 재료가 된다.

해당 이슈가 법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당 이슈를 어떤 부서와 함께 협업해서 대응해야 할 성질의 것인지, 어디에서 어떻게 대응논리와 정보지원을 받아야 할 것인지, 누구와 함께 네트워킹을 해서 대응 정보들을 공유할 것인지,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과 조언들을 어떻게 선별 수용 그리고 적용해야 하는지 등등 수 많은 의사결정의 순간들이 순차적으로 쏟아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상적인 많은 부정적 이슈들과 해프닝들은 홍보담당자들의 순발력에 의존하거나, 책상머리 담화 또는 소규모 퀵 미팅으로 대증 처치 되곤 한다. 한 두 명의 책상 대화로 이렇게 저렇게 로직이 구성되고, 쥬니어 홍보팀 직원들의 타이핑으로 정리가 되곤 한다.

예상질의응답을 만들기에는 시간과 심적인 여유가 모자라고, 일단 대응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1차 배포하는 것이 그 급선무가 된다. 기자들로부터의 논리 지적이나 돌발적인 자료요청 등에는 또 대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먼저 쳐 들어가고 보는 형국이다.

나중에 위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면 항상 찜찜함이 남는다. 바쁘게 열심히 뛰어 무언가는 하느냐 노력 했는데사후에 생각하니 아슬아슬했다는 생각이 든다. 논리로 설득시키지 못한 일부 기자들을 다른 방식으로 묶어 놓느냐 고생한 것이 경험담이 된다.

샤프한 직원 한두 명의 책상머리 담화와 내외부 전문가들의 협업에 의한 통합적 의사결정간의 차이는 아주 미미해 보인다. 하지만, 투자와 관심에 따라 그 결과 차이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선택의 문제다.

10월 012009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한달 여간 아주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그 동안 수십 번의 위기관리
워크샵과 트레이닝 그리고 시뮬레이션들이 진행되었다. 한꺼번에 정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사이트들이지만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 본다.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그 장애들.

위기관리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진정 중요한 분이 안 계시다
CEO
를 비롯해 실제 위기관리팀을 이끄실 가장 상위 의사결정권자는 워크샵과 시뮬레이션에 좀처럼 참여하시지 않으려 하신다.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그 이하 위기관리팀간의 간극은 무엇으로 메워야 하나.

지역에서의 이해관계자 관계자 중요하다. 하지만, 실탄이
없다

최근 들어 지역관계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둔다. 지역정부, 지역NGO, 지역주민, 지역
관공서, 지역 언론, 지역 커뮤니티들관심은 있는데 실행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그 어려움의 핵심은
지역에서의 담당자 및 예산 부재다. PR팀에서는 풀 수 없는 영역이다.

R&R은 체험으로 빛난다
매뉴얼상에 줄줄이 엮여 있는 R&R(Role & Responsibility). 책을
읽듯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체험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는 기억할 필요가 각자에게는 아직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속도와 정확성
그러나 실제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속도를 잡아먹고, 정확성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런 본능에 저항해야 위기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보고(report)만 잘해도 성공
일선에서 위기관리란 보고가 90%. 일상적인
보고가 아니라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보고다. 문제는 이러한 보고 프로세스 어디에선가 병목 또는 숙성의
시간들이 존재한다는 것

일선에서는 철학보다 액션 가이드라인을 원한다
우리회사는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우선주의를좋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그 뒤가 문제다. 그건 그렇고 막상 우리 공장에 들이닥치는 지역 TV 탐사취재단은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까? 그들에게는 그게 골치
아픈 문제다.

공감? 그것도 나에게 여유나 권한이 있어야
위기시 이해관계자와 공감하라 한다. 오케이. 우리가
공감하고 싶지 않아서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기발생시에는 공감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우리에게 보상권한을 주었나? 일부 책임을 인정하거나 실행하게 해
주었나? 본사의 결정이 주인데 일선에서의 공감 표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거 아닌가.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람을 때리거나 밀칠 만큼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고가 발생해 달려드는 TV 카메라들을 보면만약 내가 여기서 막아내지 못해 우리 회사에게
큰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죠. 의식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그 사람들의 팔을 낚아 채거나 밀치게 되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대변인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 논리적이지만 상당부분 감성적인 사람. 많은 정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사내에서 권한을 많이 부여
받은 사람. 인간적인 사람수 많은 요건들을 공통적으로
만족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나 업무 분야로 대변인을 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모두다 하기 싫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중요한 일
그게 위기관리다. 대변인이고회사를 구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회사 그 자체로서 해당 이슈를 바라 보라
인간 홍길동. 전무 홍길동. 55세 홍길동. 박사 홍길동. 대학 다니는 세 아이의 아버지 홍길동. 다 잊는 게 좋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나는 곧
회사다. 내가 하는 말은 홍길동의 말이 아니라 살아있는 회사의 말이다.
다른 이름이나 성별, 나이, 학벌, 사회적 위치는 없다.

위기시 감정에 주목하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위기시 흥분한다. 그리고 모든 위기에는 피해 받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화나거나 실망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의 그런 감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그들에게 목마른 솔루션은 이성적 설명이나 논리적 해명이 아니다.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위기시 모든 직원은 애사심이 끓어 오른다
좋다. 하지만 그것이 패거리 정신이거나 마피아적 단결이어서는 안 된다. 회사를 사랑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일인가? 옛적 신문 윤전기에 손을 집어 넣거나
신문배달 트럭 앞에 들어 누워 나를 밝고 가라 소리쳤다는 그런 거 말고

문제는 확실히 알았다. 끝?
문제를 아는 것이 개선의 시작이다. 시뮬레이션이나 미디어트레이닝이 끝나면 다들 해방감에
젖는다. 몇 시간 동안의 압박과 스트레스에 벗어난 느낌이다. 번지
점프가 끝난 그 느낌에 대해 100% 이해한다. 하지만 그
때부터가 시작이다. 발견된 문제점들에 대해 리스트화 하고 하나 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게 옳다. 개선을 위해.

 

해피 추석.

8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실행은 다른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위기가 발생했다. 상황분석도 좋다. 포지션을 빨리 세팅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핵심 메시지를 개발하고, 위기관리팀원
각자에게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것도 오케이다. 이제는 실행을 해야 한다. 이때 실무자들이 갑작스럽게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내가 담당한 이해관계자들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지?’하는 부분이다.

실행에 대한 문제다. 시스템을 구성할 때 위기관리팀원들 각자에게 역할을 분담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담당자 하나 하나의 평시 업무와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하기 마련이다.

언론관계를 담당하고 있던 팀에게는 위기시 언론관계 일체를 전담하게 한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던 팀에게는 위기시 주요 정부 및
공공기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일체를 맡긴다. 마케팅에게는 대 소비자관계, 영업에게는 판매망 관계를 전담하게 한다. HR에게는
위기시 직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를 고안하게 한다. 각각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은 평시 그들의 관계형성 역량과
경험들을 전제해 편성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실무팀이나 담당자가 해당 역할을 부여 받았을 때 그 역할을 수행할 역량과 네트워크 그리고 자신감이 존재하는 가
하는데 있다. 위기시 대관업무 역할을 부여 받은 대관업무팀장이 내심 ‘내가 평소 식약청에 우리 업종 담당자와 별로 친하지가
않는데……’ 한다던가, 언론관계 담당자가 속으로 ‘이번 기회에 우리 출입기자 리스트를 대폭 업그레이드 해야겠구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역할을 분담할 때 이미 충분한 역량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 데스크 작업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분배한다. 당연히 현장에서는 시스템과 실행간에는 엄청난 갭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전략과 실행간 벽을 허무는 일은 매우
힘들고 심지어는 불가능해 보이기 까지 한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해서 각 실무담당그룹들이 주어진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과 네트워크 관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차후 노력을 시작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해당 업무들이 해당 실무그룹의 핵심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위로부터의
주문은 단순히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만 남아 곧 잊혀지게 마련이다.

CEO나 임원진들은 이런 실무차원에서의 실행의 벽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들이 있다. 이들은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으니 우리는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한 안정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마치 이 상황은 군대로 비유해보면 군단장과 사단장들이 실제 일선 병사들이 전쟁수행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작전계획을 짜는 형태와 같다. 문제는 일선병사들이 기초 군사훈련이나 사격연습도 되어 있지 않는 경우들이다. 지도를 볼 줄도
모르고, 지뢰나 크레모아 같은 기본적인 무기들을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거다. 당연히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오합지졸들이 될
것이 뻔하다. 상층부의 믿음은 위기 발발 그 이전까지만이라는 이야기다.

시스템 구성과 실행은 분명 별개의 문제다. 전략성의 연결과 확장에 있어 별개라는 뜻이 아니라, 실행 역량이 전제가 되어야
실제 시스템 운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은 시스템상으로 부여된
역할과 책임을 해당 실무팀들이 실제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를 점검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약간이라도 문제나 부족함이 있다면 당연히 그들 각각에 대한 조직적 지원과 코칭 그리고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그들에게 예산 또한 부여되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과 위기관리 또는 커뮤니티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다 보면, 위에서 구성하는 시스템과 실무자들에게 제공되는 지원이 상호간에 격리 또는 단절된다는 하소연들이 제일 많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말초혈관까지 피를 돌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조직차원에서 이러한 고민과 지원은 필수적이다. 실무자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라는 이야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워룸(War Room):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보통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워룸을 설치 운용할 때 운용 장소 및 설비들을 운영하는 책임은 ‘총무팀’에게 있다. 긴급하게 매뉴얼상에 지정된 장소를 확보하고, 매뉴얼상에 규정되어 있는 각종 서비들을 준비해서 제한된 시간내에 설치하는 게 그들의 임무다. (군에서는 일봉의 보급 역할이다)

준비되어야 할 설비들이나 물품들은 크게 나누어 IT설비, AV설비, Telecom 설비, 회의설비, 문구류, 기타 생활설비(식사, 스낵, 수면설비 등)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워룸에 입장하는 위기관리팀원들은 각자 위기관리매뉴얼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지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워룸 내부의 설치에도 다양한 형식이 가능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황판이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발생, 진행, 관리 되고 있는지를 위기관리팀원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비쥬얼화 하는 공간이 중심이 된다.

이 부분에서 실행상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물리적으로 이러한 상황판을 기록, 업데이트, 관리하는 데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찰 해 보면 거의 99% 기업들은 위기관리팀원들중 상황판 관리 담당을 선정하고 그 책임을 맡기곤 한다. (생산 부사장이 상황판을 기록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렇지만,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워룸안에서 위기관리팀원들은 의사결정에 100% 헌신해야 한다.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황판 관리등은 그들의 부문별 비서 또는 실무담당자들이 일부 파견되어 진행 하는 것이 좋다. 외부 커뮤니케이션과 상황판 관리에는 보통 2-3명 이상의 과외 인력이 필요하다.

워룸을 운용하다 보면 자칫 실제 외부의 환경과 워룸이 격리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상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거나, 외부 공중들의 반응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트랙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보팀은 위기관리팀원으로 참석한 임원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워룸에서 별도로 격리된 공간에서 외부 공중들의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보고하는 것이 권장된다.

워룸은 기본적으로 격리되어있지만, 외부환경속에 있는 것과 같이 interactive하게 운용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당연히 이를 위해 외부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channel들이 존재해야 하겠다.

그 밖에 모든 위기관리팀원 각자는 자신에게 규정된 역할과 책임(R&R)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수행해야 한다. 보통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면, 시뮬레이션이 예정된 아침에 임원분들이 한자리에 모이시면서 항상 이런 질문을 하신다.

“오늘 내가 뭘 해야 하는거야?”

이렇게 위기 발생시 자신의 역할과 책임 부분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계시는 위기관리팀원들이 대부분이다. (인하우스 분들은 진짜 자신의 회사도 그런지 한번 확인을 해 보시라. HR임원을 한번 만나보시라. 일반적인 위기발생시 HR임원께서는 어떤 부분을 담당하시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계신지 간단하게 여쭤보시라)

각 부문별로 Emergency management R&R과 Communication management R&R이 동시에 존재한다. 예를들어 기획부사장 같은 경우 Emergency R&R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위기관리 예산의 설정이 있겠다. 그리고, 해당 위기로 회사의 분기 및 년간 비지니스 타겟이 변경되어야 하는지, 이사회등의 동의를 어떻게 거쳐야 하는지, 법률자문, 경영자문, 회계자문등을 어떻게 연결 활용해야 하는지, 위기관리 포지션과 프로그램들이 기존의 법적 규제와 상치되는 부분이 없는지, 정부 또는 관련 단체, 조합, NGO등의 반응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등등의 많은 역할과 책임이 주어진다.

Communication management R&R의 경우에도 위기관리팀에 소속된 각 부문은 부문별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target stakeholder그룹들이 규정되어 있다. 기획부문의 경우 (회사별로 기획부문의 역할이 다르기는 하지만…일반적으로) 해당 부문이 담당해서 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로 정부, 공공기관, 협회, 조합, NGO, 지자체, 지역핵심인사 등이 있겠다.

일부 기업들의 시뮬레이션을 보면 워룸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팀원들이 의사결정과 외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경험’을 위한 것이지, 실제적으로 그렇게 실행을 하라 하는 것은 아니다.

워룸에서는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공유해, 회사차원의 포지션을 정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Emergency Management Program들과 Communications Message and Program들을 실행 결정 그리고 명령하는 것이 전부다.

워룸으로부터의 명령을 받아 Emergency Management 및 Communication Management 실행은 워룸 외부의 실무자들이 직접한다. 여기에서 하나의 큰 장애물이 있다면, 워룸에서의 의사결정 결과가 외부의 실무자들과 얼마나 완벽하게 공유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단순한 실행명령으로는 완벽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HR과 PR팀이 함께 고민을 해야 하는 시스템적 과제다. 큰 원칙으로 완벽하게 내부 커뮤니케이션 및 공유가 완료된 이후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에는 ‘워룸 제3편 실제로 워룸 들여다 보기’라는 포스팅을 해 본다.

 

 

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워룸(War Room): 1편 존재의 이유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는 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전언이다. 하지만 본관에 집무실과 부속실 외에 각종 행사장이 많아 포기했다고 한다. ‘워룸’ 개념에 걸맞은 ‘벙커 상황실’의 아이디어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경호처장이 냈다. [‘한국판 워룸’에 힘 싣는 이 대통령, 중앙일보]

연초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하나 들린다. 바로 워룸(war room)이다. 원래 워룸은 전시에 통합적인 작전통제를 위해각 부문의 수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 맞추어 전시용 워룸은 지하벙커나 안전한 지역이 선호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형식의 워룸은 존재한다. (만약 기업에게 워룸이 무슨 관련이 있어…하고 생각하시는 PR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가 계시면 죄송하지만…공부를 하셔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몇가지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워룸, 또는 위기관리센터다. 실제로는 기업 위기의 90% 이상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들간의 한정된 대면 미팅 또는 전화통화나 이메일교신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실행이 명령되는데…이게 절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력과 효율성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비록 그것이 중요하다 할찌라도 통합적인 상황분석과 전략도출을 위한 토론이 없이 일개 개인 한두명에 의해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조직적으로도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해당 의사결정에 혼자 책임을 감당하려면 오케이다)

회사 인하우스들을 관찰해 보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고, 난감해 하는 것을 본다. 여기에는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다.

  • 사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주도 부문으로 설정되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파워가 없는 경우
  • 구태여 하나 하나의 위기를 크게 벌려 놓아 득되는게 뭐가 있냐 하는 암묵적 공감대
  • 평소에도 가뜩이나 바쁜 부문장들을 한자리에 소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을 두려워 함
  •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팀이 스스로 너무 바빠 별도의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무 이기주의
  • 위기관리팀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팀도 이해 못하는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의 위기시 워룸의 운영은 필수적이다. 단, CEO가 중심이 되어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위기관리팀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하는 이 워룸 시츄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위기에만 해당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CEO 또는 위기관리팀장(보통 홍보임원)이 내릴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워룸은 될 수 있는 한 일상적 업무공간과 격리되는 곳이 좋다. 보통 회사 맨 꼭대기의 대회의실 또는 별도의 사내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팀 규모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부문장들을 구성원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 2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중복되거나 상하 오버랩이 되는 구성원의 참여는 배제한다. (R&R을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매뉴얼상 위기관리팀이 소집완료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실행시 관찰을 해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소집완료 시간은 소집을 통보하는 주체가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옳다. 하지만, 긴급성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출장이나, 유고 또는 해당시기에 오프라인 참석이 불가능한 위기관리팀원의 경우에는 그 대체인력을 매뉴얼상에 규정해 놓거나, 부분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참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CEO가 해외출장 중일 때 원활한 의사결정은 온라인 컨퍼런스 시스템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워룸의 운용이 필요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

  • 위기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져가기에는 위험)
  • 좀더 심도있는 상황분석 가능
  • 대응 전략과 포지션 설정에 있어 주요부문장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적 의사결정 가능
  • 한자리에서 상황분석과 포지션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방안 및 메시지들이 원스톱으로 진행
  • CEO가 한자리에서 실행 지시 프로세스를 감독하고 실시간으로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음
  • 모든 위기상황이 통제하에 있다는 안정감 공유
  • 동시에 외부 전문가 카운슬을 참여하게 하면 내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인풋과 조언들을 동시에 획득 위기관리 진행 가능
  • 전사적 위기 대응을 통해 One Team 의식 강화

다음 포스팅에서는 ‘워룸: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정리해 본다.  

10월 062008 Tagged with , , 1 Response

Marriott 호텔의 Crisis Management Team

최근 Ragan의 기사를 보면 매리엇 호텔의 파키스탄 폭탄테러 사건을 둘러싼 매리엇 위기관리팀의 활동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보도되어 있다. 매리엇 위기관리팀은 벤치마킹할 부분들이 많다. 몇 가지 이번 위기관리를 실행한 그들에게서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빨랐다. 더 이상 말할 필요 없겠다. 이젠. (심지어 위기관리팀원 중 일부는 본사와 5분 거리에 살고 있어서 30분 내에 집합이 가능했다고 한다.)
2. 9.11 사태로 인해 이미 매리엇 내부에는 위기관리팀이 존재하고 있었다. (참고로 9.11. 사태 때 쌍둥이 빌딩 바로 옆 매리엇 호텔도 같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렸었다.)
3. 매리엇의 위기관리팀은 커뮤니케이터와 비커뮤니케이터를 포함해 총 5개의 실무팀으로 전체가 구성되어 있었다. 이 부분이 매리엇 시스템의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부분이다. 위기관리팀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그 팀의 구성 및 역할은:

  • The research and writing team: 15분 내에 사건 조사 결과들을 분석하고, 최초 statement를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그 후 한 시간 내에 자세한 설명을 가능하게 자료들을 준비해 해 준다.
  • The media team: 앞의 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들을 토대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 The internal communication team: 자료를 토대로 매리엇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 The community relations team: 적십자 구호단체나 ,FEMA 등 위기와 관련된 여러 협력 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 The logistics team: 이상적인 위기관리 실행을 위해 워룸의 모든 장비, 시설, 편의를 지원 제공한다.

4. 본사내의 위기관리팀과 외부 및 사내 의사결정권자들과의 핫라인이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모든 키 의사결정권자들과 법률자문과 같은 자문 인력들이 stand-by 셋팅으로 핫라인을 유지했다.
5. 매리엇 회장인 빌 매리엇의 블로그도 활용했다. (현재 70대인 빌은 직접 블로깅을 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구두로 받아적기를 한다고 한다) 이 블로그를 통해 회사의 입장과 상황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이를 통해서 빌 매리엇의 인터뷰라던가 컨퍼런스 콜등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다.
6. a first-hour document 룰이 있었다. 최초 10-15분 답변룰, 그리고 한 시간 내 심화 답변 룰 그리고 한 시간 내 문서화 작업 룰이 있었다. [Marriott의 first-hour template]
사용자 삽입 이미지
7.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주었다. 폭탄 테러 현장에서도 직접 위기관리팀에게 시시각각 변해가는 소식을 업데이트 해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메시지들을 꼼꼼하게 align 했다.
8. 직원들에게 직접 커뮤니케이션 했다. 매리엇의 사업 특성상 인터넷을 접하지 못하는 많은 직원들을 배려해 직접 매니저들이 스탠딩 미팅을 진행하거나, 회사내의 Marriott Headline News와 같은 소식지를 활용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9. 빌 매리엇이 직접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매리엇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Marriott Family Foundation 펀드 설립을 위해 10만 불을 기부했다.
10. 온라인 상에서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함으로써 많은 공중들로부터 좋은 댓글들과 감사의 글들을 받았고, 이것이 곧 브랜드 endorsement로 역할을 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위기관리를 잘한 기업은 거의 다 비슷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재미가 없다. 시스템이란 게 원래 재미없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에도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아주 재미있는 공통점들이 반복된다. 당사자에게나 관찰자에게나 아주 비싼 재미다.


5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에서의 포지션

조선일보에 광우병 관련으로 기고를 하나 했는데, 기고문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기고문 내용중에서 ‘핵심 메시지들이 과연 적절한 포지션을 담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라는 문장 표현을 읽고 ‘포지션’이라는 단어 옆에 굵게 (?)표시를 해서 그 의미를 물어왔다.

사전적인 의미로 포지션(position)이란: <네이버 사전>

라고 한단다. ‘경기등에서 선수의 위치’라는 정의가 눈에 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절한 우리말로 한다면 ‘입장’이 되겠다. 어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견지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Position Paper, Position Statement, Position Pack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우는 여러가지 ‘입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자료’들을 만들게 된다. 이는 꼭 외부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와 외부를 다 함께 아우르는 ‘입장’이다.

기자들이 물어보는 ‘정부의 공식입장은 어떤것입니까?”할 때 이 ‘입장’이라는 것과도 뜻이 맞닿는다.

위기가 딱!하고 터지면, 일단 위기관리팀이 소집이 되고,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초기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된다. 팀의 구성과 평소 시뮬레이션을 통한 반복적인 훈련과정을 통해 소집과 상황파악 분석의 절대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건너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아주 중요한 단계다.

모든 상황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고, 이 핵심 이슈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이 정리가 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인 포지션의 정리다. 입장정리다. 우리 회사가 어떤 입장을 견지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다.

이 포지션에는 정답이 없다. 100개의 위기상황들 중 하나도 똑같은 상황들은 없다. 그 위기를 마주한 기업이나 조직의 상황에도 결코 100% 공통점은 없다. 따라서 이럴 때는 이런 포지션이어야 한다는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지션에 대한 중요한 원칙은 분명 존재한다.

1. 다수 stakeholder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포지션을 정해라.
2. 될 수 있으면 같은 편에 서라.
3. 일관되게 지켜나가라.
4. 통합적으로 관리해라.
5. 그 포지션을 직접 눈으로 보여줘라.

이러한 원칙이 위기시 기업과 조직을 살리는 포지션의 근본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를 이해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한다.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할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 이지만, 내 경험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corporate mantra의 공유 정도다. 실현 정도다. 평소에는 거의 병적으로 떠들다가도 위기가 터져버리면 헌신짝 처럼 mantra를 내 던지는 기업들이 바로 이 실패의 초이스를 하는 곳들이다.

그래서 corporate mantra가 위기관리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초기 정부의 포지션은 무엇이었을까? 정부는 초기에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루머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필요한 반대입장을 확산 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 일부 국민들을 관리하고 사실관계를 이해 시키면 우리의 수입 재개 결정을 대부분 찬성할 것이다.”는 생각에 기반해 그들의 포지션을 정했던 듯 보인다.

요약하면 ‘우리는 성의껏 결정을 내렸다. 문제 없다. 한우농가들도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어 문제없다. 문제는 일부 국민들이 일으키고 있다’는 포지션이었다. <사실 일반 기업들의 대부분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초기에 이런 포지션을 정한다, 그러고 보면 정부만을 욕할 것도 없다.>

이 포지션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해결은 간단해 보인다. 문제가 뭐가 있어…할꺼다.

이 포지션의 맹점은 정부의 상황분석에 오류에 기반한다. 온라인상에서 정보의 확산성을 미처 정확하게 간파 예측하지 못했었던 거다. media 1.0의 시각에서 media 2.0 환경을 해석했기에 이런 초기 포지션이 정해진 듯 하다.

정부는 초기 이런 포지션을 실행으로 보여주었다.
 
<광우병이 복어독 수준이라니..> 연합뉴스 경제 | 2008.04.22 (화) 오후 3:34
靑 “쇠고기 수입은 지난 정부때 일 마무리한 것”  뉴시스 정치 | 2008.04.29 (화) 오후 3:58
[기자의 눈] 설익은 쇠고기 발언… 광우병은 서민 몫? 한국일보 경제 | 2008.04.29 (화) 오전 2:57
정부, “미국 쇠고기 믿어도 된다”(종합)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4:53
[일문일답]”과학적 근거에 의한 쇠고기 수입”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6:51
정운천 농림수산장관 “광우병 공포 선동 때문” 조선일보 사회 | 2008.05.02 (금) 오전 9:01

이런 분석적 측면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자신들의 포지션에 나름 충실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포지션 보다는 정부가 원하는 포지션을 택했다는 것과 될 수 있으면 같은편에 서라 했는데 반대편에 선 것이 오류라면 오류다. 큰 오류다.

그 포지션의 영향은 더욱 더 논란을 키웠고, 정부 포지션의 변화는 후반기에 들어 대통령 발언을 시작으로 180도 선회 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두가지 원칙을 뒤 늦게 나마 주워 들었다. 처음부터 이런 포지션이었으면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을 텐데 포지션 전략에서 안이했다.

다시 기업으로 돌아가 논의를 해 보면, 보통 위기관리팀이 일정시간 분석과 논의를 거쳐서 합의된 포지션을 결정한다. 이 포지션을 결정할 때는 여러가지 포지션의 옵션들을 앞에다 띄워 놓고, 하나 하나의 pros & cons들을 분석 한다. 이를 통해 phase별로 position을 달리 갈 것인지, 아니면 몇개의 포지션을 섞어서 그 범위를 넓히거나 줄일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을 가지고 끝까지 가볼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보통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해 밀고 나가는 케이스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예로 들자면 수년전 모 식품사의 유기농 녹즙 논란이나, GM 콩 사용 논란등에서 보여준 그 회사의 포지션이 그 예라고 할 것이다. 자사의 결백함을 철저하게 믿을 때만 선택된다. 그러나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phase를 나누어 단계적인 포지션을 선택한다. 그러나 앞서의 기본 원칙은 꼭 지키는 범위내에서 포지션을 정할 때만 성공한다.

일단 포지션이 결정되면, 이에 근거해 holding/official statement을 만든다. 또 이에 근거해 충분한 분량의 세부적인 expected Q&A 또는 FAQ를 만든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통합적으로 공유한다. 그리고 이 범위내에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만큼 실행에서도 벽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애초 이 포지션은 ‘완벽’해야 한다. ‘모순’이나 ‘헛점’ 그리고 ‘비논리적’인 포지션이면 실패는 따논 당상이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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