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분석

2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에 강한 회사 vs 약한 회사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위기관리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만나는 회사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위기를 겪은/겪고 있는 회사

위기를 대비하는 회사

이중 위기를 겪었거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회사들을 들어가 보면 여러 생각들이 교차된다. 여러 타입이나 특성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의 단계가 다단하고 결과 도출이 느린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아주 진땀을 빼곤 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상황분석에서 시작해 대응활동 실행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하염없이 시간을 잡아 먹어서는 위기가 관리 될 턱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위기 일선에서 급한 도움을 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들을 불러 놓고…이래 저래 회사 소개서니, 제안서니, 컨설팅 플랜이니, 매트릭스니…제출하라 부탁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반복하는 모습들을 본다.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치면서 2-3주에서 2-3달을 보내는 포텐셜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우리는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가 안 된다 스스로 자평 하는데 그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걸까?”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위기에 상당한 민감성과 대응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들은 항상 민감하고 빠르다. 사소한 의사결정은 핵심 인사들에 의해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무엇이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인가 안다. 그들은 교과서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빠른 업무를 진행하는 실제 인물들이다.

그에 반해 일부 기업들은 너무 느리다. 긴급한 위기속에서도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듭한다. 이미 위기는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버리는 느낌인데도 그러고만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와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일 아닌가…

8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실행은 다른 이야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위기가 발생했다. 상황분석도 좋다. 포지션을 빨리 세팅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핵심 메시지를 개발하고, 위기관리팀원
각자에게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것도 오케이다. 이제는 실행을 해야 한다. 이때 실무자들이 갑작스럽게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내가 담당한 이해관계자들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지?’하는 부분이다.

실행에 대한 문제다. 시스템을 구성할 때 위기관리팀원들 각자에게 역할을 분담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담당자 하나 하나의 평시 업무와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하기 마련이다.

언론관계를 담당하고 있던 팀에게는 위기시 언론관계 일체를 전담하게 한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던 팀에게는 위기시 주요 정부 및
공공기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일체를 맡긴다. 마케팅에게는 대 소비자관계, 영업에게는 판매망 관계를 전담하게 한다. HR에게는
위기시 직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를 고안하게 한다. 각각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은 평시 그들의 관계형성 역량과
경험들을 전제해 편성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실무팀이나 담당자가 해당 역할을 부여 받았을 때 그 역할을 수행할 역량과 네트워크 그리고 자신감이 존재하는 가
하는데 있다. 위기시 대관업무 역할을 부여 받은 대관업무팀장이 내심 ‘내가 평소 식약청에 우리 업종 담당자와 별로 친하지가
않는데……’ 한다던가, 언론관계 담당자가 속으로 ‘이번 기회에 우리 출입기자 리스트를 대폭 업그레이드 해야겠구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역할을 분담할 때 이미 충분한 역량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 데스크 작업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분배한다. 당연히 현장에서는 시스템과 실행간에는 엄청난 갭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전략과 실행간 벽을 허무는 일은 매우
힘들고 심지어는 불가능해 보이기 까지 한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해서 각 실무담당그룹들이 주어진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과 네트워크 관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차후 노력을 시작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해당 업무들이 해당 실무그룹의 핵심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위로부터의
주문은 단순히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만 남아 곧 잊혀지게 마련이다.

CEO나 임원진들은 이런 실무차원에서의 실행의 벽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들이 있다. 이들은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으니 우리는 어느 정도 위기에 대한 안정된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마치 이 상황은 군대로 비유해보면 군단장과 사단장들이 실제 일선 병사들이 전쟁수행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작전계획을 짜는 형태와 같다. 문제는 일선병사들이 기초 군사훈련이나 사격연습도 되어 있지 않는 경우들이다. 지도를 볼 줄도
모르고, 지뢰나 크레모아 같은 기본적인 무기들을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거다. 당연히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오합지졸들이 될
것이 뻔하다. 상층부의 믿음은 위기 발발 그 이전까지만이라는 이야기다.

시스템 구성과 실행은 분명 별개의 문제다. 전략성의 연결과 확장에 있어 별개라는 뜻이 아니라, 실행 역량이 전제가 되어야
실제 시스템 운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은 시스템상으로 부여된
역할과 책임을 해당 실무팀들이 실제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를 점검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약간이라도 문제나 부족함이 있다면 당연히 그들 각각에 대한 조직적 지원과 코칭 그리고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그들에게 예산 또한 부여되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과 위기관리 또는 커뮤니티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다 보면, 위에서 구성하는 시스템과 실무자들에게 제공되는 지원이 상호간에 격리 또는 단절된다는 하소연들이 제일 많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말초혈관까지 피를 돌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조직차원에서 이러한 고민과 지원은 필수적이다. 실무자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라는 이야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2월 14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더 큰 위기는 해석의 오류에서 온다

기업의 경우에도 보통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바쁜인력들 중하나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사람들이다. 인하우스 인원들이 충분하면 쥬니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각종 언론등을 모니터링 하면서 정기적으로 윗사람들에게 보고를 한다.

위기시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많이 그리고 자주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보고 받기를 반복할까? 위기관리 주체인 CEO 및 임원들이 제대로 된 상황분석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인풋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상황분석이 있어야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위기시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어떤 대화(conversation)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대화분석 또는 대화형 청취(conversational listening)을 진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위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읽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으로 360도로 입수되고 분석된 사람들의 생각들 (반응들)을 해석(decoding)하는데에서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이 순간이 동그라미를 세모로 해석하는 순간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위기관리 주체가 (장님이 아닌 이상) 이런 동그라미를 제대로 보고 있겠지 한다. 그러나 실제 위기관리 주체가 관리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전혀 이상한 세모를 그려 놓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것도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어 제시한 활동이라 믿으면서.

이론적으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라고 하면 위기관리 주체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도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컨설턴트는 외부의 모니터링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앞으로의 상황예측과 함께 위기관리 주체에게 제시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전부다. (이 단계에서는 일단 대응 전략 제안등도 아직은 불필요하다)

제시된 상황분석 보고를 기업의 CEO나 임원들이 고유한 사내 맥락에서 여러가지 자의적으로 해석(decoding)을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컨설턴트가 진입해 보았자 소득은 없다. (물론 컨설턴트가 클라이언트에게 받을 fee를 포기(!)하고 challenge할 수는 있다. 하지만…승산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기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황분석이 중요하고, 완전한 상황분석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위기관리를 위한 정확한 포지션이 정해진다고 말하곤 하지만…사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순서대로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현재도 청와대 이메일 파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부분도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뭐 그러면 할 수 없다. fee도 없는데 포기할 것도 없다…)  분명히 위기관리주체인 청와대의 의사결정그룹에게도 이러한 목소리들이 전체적으로 분석되어 보고 될 것이다.

그 분석과 보고 내용에 왜곡이 없다 가정하면 의사결정권자 및 그룹의 의사결정이 국민 전반의 목소리에 함께 정열(align)되는 것이 옳겠다. 하지만 그와 반대라면 분명히 어디인가에 문제가 있는 거다. 과정이 문제거나 의사결정자들이 문제다.

게다가 국민들의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 하거나, 이를 나르는 메신저들을 죽이려 하거나 하면 위기는 관리가 되질 않는다. 

   

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워룸(War Room): 1편 존재의 이유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는 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전언이다. 하지만 본관에 집무실과 부속실 외에 각종 행사장이 많아 포기했다고 한다. ‘워룸’ 개념에 걸맞은 ‘벙커 상황실’의 아이디어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경호처장이 냈다. [‘한국판 워룸’에 힘 싣는 이 대통령, 중앙일보]

연초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하나 들린다. 바로 워룸(war room)이다. 원래 워룸은 전시에 통합적인 작전통제를 위해각 부문의 수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 맞추어 전시용 워룸은 지하벙커나 안전한 지역이 선호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형식의 워룸은 존재한다. (만약 기업에게 워룸이 무슨 관련이 있어…하고 생각하시는 PR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가 계시면 죄송하지만…공부를 하셔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몇가지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워룸, 또는 위기관리센터다. 실제로는 기업 위기의 90% 이상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들간의 한정된 대면 미팅 또는 전화통화나 이메일교신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실행이 명령되는데…이게 절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력과 효율성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비록 그것이 중요하다 할찌라도 통합적인 상황분석과 전략도출을 위한 토론이 없이 일개 개인 한두명에 의해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조직적으로도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해당 의사결정에 혼자 책임을 감당하려면 오케이다)

회사 인하우스들을 관찰해 보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고, 난감해 하는 것을 본다. 여기에는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다.

  • 사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주도 부문으로 설정되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파워가 없는 경우
  • 구태여 하나 하나의 위기를 크게 벌려 놓아 득되는게 뭐가 있냐 하는 암묵적 공감대
  • 평소에도 가뜩이나 바쁜 부문장들을 한자리에 소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을 두려워 함
  •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팀이 스스로 너무 바빠 별도의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무 이기주의
  • 위기관리팀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팀도 이해 못하는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의 위기시 워룸의 운영은 필수적이다. 단, CEO가 중심이 되어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위기관리팀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하는 이 워룸 시츄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위기에만 해당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CEO 또는 위기관리팀장(보통 홍보임원)이 내릴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워룸은 될 수 있는 한 일상적 업무공간과 격리되는 곳이 좋다. 보통 회사 맨 꼭대기의 대회의실 또는 별도의 사내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팀 규모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부문장들을 구성원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 2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중복되거나 상하 오버랩이 되는 구성원의 참여는 배제한다. (R&R을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매뉴얼상 위기관리팀이 소집완료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실행시 관찰을 해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소집완료 시간은 소집을 통보하는 주체가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옳다. 하지만, 긴급성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출장이나, 유고 또는 해당시기에 오프라인 참석이 불가능한 위기관리팀원의 경우에는 그 대체인력을 매뉴얼상에 규정해 놓거나, 부분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참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CEO가 해외출장 중일 때 원활한 의사결정은 온라인 컨퍼런스 시스템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워룸의 운용이 필요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

  • 위기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져가기에는 위험)
  • 좀더 심도있는 상황분석 가능
  • 대응 전략과 포지션 설정에 있어 주요부문장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적 의사결정 가능
  • 한자리에서 상황분석과 포지션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방안 및 메시지들이 원스톱으로 진행
  • CEO가 한자리에서 실행 지시 프로세스를 감독하고 실시간으로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음
  • 모든 위기상황이 통제하에 있다는 안정감 공유
  • 동시에 외부 전문가 카운슬을 참여하게 하면 내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인풋과 조언들을 동시에 획득 위기관리 진행 가능
  • 전사적 위기 대응을 통해 One Team 의식 강화

다음 포스팅에서는 ‘워룸: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