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Management

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2017년 위기관리 무엇을 해야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매년 연말이면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들을 쓴다. 말 그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말이 되면 필자도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여러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느 하나 똑 같은 것이 없다. 발생 상황만 놓고 보면 이전의 것과 동일해 보이던 이슈나 위기도 점차 상황이 진행되고, 환경이 그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 되어 버린다. 당연히 대응 체계나 방식 그리고 전략들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또한 모두가 다르다. 체계적으로 훈련 되어 있고, 그간 실제 이슈나 위기를 관리 해 본 역량이 풍부한 기업이 있다. 반면에 어떤 기업은 규모에 비해 실제 대응 체계나 역량이 다른 유사 규모의 기업들에 비해 모자라는 곳도 있다. 홍보, 대관이나 법무 등과 같은 여러 주요 기능이 탄탄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실질적인 형태의 법무나 대관 담당자가 하나도 없는 기업도 있다. 홍보팀의 경험이나 훈련 수준도 제 각각이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냐에 따라 서도 이슈나 위기를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 생산 조직을 품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는 기업이 또 각기 다르다. 서비스업이 다르고, IT가 다르고, 또 그 중에서 스타트업들의 이슈나 위기관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관리란 이런 것이다’라고 하나로 정의하기는 점점 힘들어 진다. 어떤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선으로 보이던 대응 전략이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기업 문화 또한 다르니 심각한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표(오너)가 가시성을 보이셔야 할 때 입니다”라는 아주 당연한 조언이 조직내 광풍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라도 각각의 조직에 맞추어 각기 다른 대응 조언과 전략을 강구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다.

2016년 한 해를 돌아보면서도 수많은 기업들은 각기 다른 ‘다사다난’의 의미를 새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은 ‘다사다난’은 했어도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던 해로 기억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기업에게는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최악의 해로 기억되기도 할 것이다.

필자가 여러 해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많은 기업들과 대화하고 조언하고 직접 대표 및 임원들과 마주하면서 반복적으로 느껴왔던 인사이트들을 연말과 연초를 맞아 정리해 본다. 다양한 기업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이슈와 위기들을 다루며 기억나는 주로 아쉽고 아팠던 공통적인 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기본적으로 위기관리는 실패학에 기반한 개선(Kaizen) 전략이 좀 더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 받지 마라.

언제부터 인가 이슈나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이야기하면 많은 인하우스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것이 그 체계와 관련 없거나 기본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실행 한다는 것은 문제다.

트레이닝 시 대표이사나 임원들에게 회사의 주요 이슈들을 질문 해 보면 내부적으로 별반 정리된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 오히려 “이 경우 우리 회사가 어떤 메시지와 논리로 언론과 이야기 해야 하는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묻는 임원들도 있다. 이건 사실 문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어찌 보면 회사 내부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주요 이슈에 대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을 셋팅 한 후 그 각각을 검증해 보는 기회이여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내부 공유되어 있는 메시지와 논리 그리고 근거들을 대표와 임원들이 자유자재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을 만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이롭다. 아무런 준비나 커뮤니케이션 팩 조차 없이 진행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이제 최소화 되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 좀 그만 만들자

위기관리 매뉴얼도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 매뉴얼을 가지고 있을 만큼 갖고 있다. 문제는 그 매뉴얼이 존재한다 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문제는 해당 매뉴얼을 만들어만 놓고 공유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기적으로 교육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업데이트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몇 해마다 습관적으로 겉장부터 매뉴얼을 새로 만드는 기업들이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만든다. 더 슬픈 상황은 갑자기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매뉴얼 자문을 얻고 다니는 경우다. 그런 경우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위기 상황을 예상하시고 있어서 그러신가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로부터 그 회사는 몇 개월 후 바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회자되곤 한다. 엄청난 위기와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업의 실무자와 실무 임원들은 위에서 내려온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지시의 이유를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일단 위에서 ‘위기관리’를 말씀 하시니 먼저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야 하겠다 판단했을 것이다. 위에서 바랬던 위기관리 체계란 문서 더미인 매뉴얼이 아니었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뉴얼이 핵심이거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내부에서 진의를 확인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절실한 준비 방식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포기하지 말자

수년전만 해도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위기관리 대응은 ‘통제(control)’ 개념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에 대응 하는 조직이나 채널 그리고 메시지들을 중심으로 하는 ‘통제 가능한 부분들에 대한 통제’ 개념이었다. 이는 지금도 아주 당연한 핵심 개념이다.

문제는 그간 제대로 된 조직, 채널, 메시지들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게서 발생했다. 여러 번에 걸쳐 당하다 보니, 그리고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드는 게다. ‘온라인은 무엇으로도 답이 없다’하는 자포자기가 여럿 보인다. 차라리 체계를 만드는 수고를 하기 보다 사후에 청소를 하는 업무로 온라인 위기관리를 정의하는 곳들도 생겨 났다. ‘누가 무엇을 하더라도 온라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응 체계와 역량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점검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맞다.

법무팀과 로펌에만 목 메지 말자

VIP 위기나 대형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사내 법무팀이나 로펌 등과 함께 일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에서는 협업을 통해서 좀더 나은 대응과 환경 조성을 원한다. 그러나 실상으로 많은 경우가 커뮤니케이션팀이 법무팀이나 로펌과 완전하게 협력하기는 힘들다. 이 고민과 관련 해 몇 차례에 걸쳐 기고를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렇게 협조적이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는 않다. 또, 그들이 다루는 이슈의 성격에 따라서도 커뮤니케이션팀과 공유 하지 않는 부분들이 더 많다.

힘든 건 커뮤니케이션팀이다. 특히나 법조 기자들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들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팀에게 문의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팀 수준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입장을 피력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입을 다물게 되거나, 별 의미 없는 메시지들로 시간을 허비한다. 위에서 기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나은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도 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과 관련된 자격증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만한 경계를 넘는 업무까지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최소한 현 상황과 법적 쟁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향후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이면 충분한다. 더 나아가서 법무팀이나 로펌에게 문의할 때 핵심을 짚어 뽑아 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법조 기자들을 보자. 법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거나 취득 불가능한 지식이 아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여럿이 다양한 이슈들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것으로도 상당 수준 이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법을 아는 커뮤니케이터가 성공할 것이다.

홍보실은 홍보만 하지 말자.

기업내부에서 홍보실이 가장 가시적인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슈나 위기관리다. 홍보실에서 고위임원으로 은퇴하신 어떤 분의 말을 빌리자면 “이슈나 위기관리 체계를 사내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들에게 홍보부문의 실질적인 업무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외부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홍보실)가 내부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을 적절히 나누어 전달 한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그분은 “전략적으로 외부 컨설턴트들을 활용해 사내 최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것도 프로로서의 한 기술”이라고 했다.

이는 맡겨진 업무, 그리고 제한된 역할을 뛰어 넘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내외부를 아우르는 경영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비전을 가지는 홍보 임원들의 이야기다. 이슈나 위기관리라는 분야의 뿌리는 원래 경영학이었다.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이를 주로 다루는 것은 다분히 전술적이고 한국적인 업무 분장 환경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존과 같은 미봉책, 방어, 커넥션에 기반한 모면 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이제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치적인 역량 강화의 포석으로 이슈나 위기관리 업무를 다루어 보자. 책임질 수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행’에 대한 부담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자. 대신 체계를 논하고, 프로세스와 관제를 홍보실이 담당하면서 변신을 꾀해 보자. 전문 담당 분야에 기반해 사내에서 역할과 책임을 나누어 배분하고, 이를 관제 통제 하는 역할에 보다 집중해 보자. 더 나아가서 평가하고, 환류관리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지휘 해 만들어 보자. 현재와는 다른 더욱 더 강력한 조직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이 개념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2017년은 2016과는 다를 것이다. 달라야 한다. 물론 좋은 의미로의 다름이 되어야 한다. 아무것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짓이다. 개인적으로도 올 해 여러 이슈 및 위기관리 프로젝트들을 통해 얻은 아픈 인사이트들을 내년에는 최대한 실무에 적용 해 비슷한 실패를 방지 해 볼 생각이다. 클라이언트와 더욱 더 관련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경계할 것이다.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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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0편] 새해에는 우리에게 어떤 이슈가 발생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해는 그럭저럭 잘 지내긴 했는데요.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저희 부서에서는 매일이 살얼음판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을 해서 전반적으로 발생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파악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새해에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걱정입니다. 무엇을 좀 더 점검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위기요소진단을 이미 진행하셨 다니 어느 정도 발생가능한 위기유형에 대해서는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계신 셈입니다. 문제는 그런 문서상의 유형들이 어떤 구체적인 시기에 구체적인 형태로 발생되느냐 하는 것인데요. 정확하게 시기와 계기를 예상하고 특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정보들을 감안해서 예측 가능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렵습니다.

회사에 어떤 위기나 이슈가 발생 할 수 있는가는 사업 및 관리를 진행하는 각 부서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각 부서들이 “잘 모르겠다” 하는 것은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어느정도 특정 부서에서 경력이 쌓였다면, 우리 부서 업무들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다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실무적으로 문제는 각 부서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 한 위기나 이슈를 발견하고 정리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제3의 부서가 각 부서들의 업무로부터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대신 찾아내려고 합니다. 당연히 정확하게 찾아내기가 힘듭니다. 각 부서가 제대로 협조를 해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 부서별 전문성이나 경험 그리고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위기요소 진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CEO께서는 자사의 위기요소진단을 통해 미리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사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CEO의 선진적 생각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실무자들은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상향식이라는 개념으로 ‘각 부서들’이 자기 부서와 관련된 문제들을 발생가능성과 위해도라는 측면에서 도출 정리해 전사적 프레임으로 정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일부 각 부서에서도 미처 챙기지 못할 위기나 이슈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논란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 부서별로는 기획도 잘되었고, 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는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 것입니다. 각 부서별 위기요소진단에서는 별반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버리는 경우죠.

이는 전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와 부서 총괄 임원들이 책임지고 점검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물론 부서를 구성하는 조직원 모두가 민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요. 전사적 기준을 가지고 사회적인 논란에는 엄격한 사전 방지 관리를 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는 연말에 크리스마스고 설날이고 무조건 전직원이 등산을 합니다. 연말을 맞아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다 함께 맞이 한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볼 때 별반 문제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매년 진행합니다. 12월 말일이면 대형 버스들을 대절해서 지방의 명산으로 이동하고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기 위해 CEO를 포함한 전직원들이 험한 산을 같이 오릅니다.

근데 등산 하던 부장 하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시죠. 말일까지 야근을 거듭하다가 체력적인 무리가 온 겁니다. 초기 응급처치도 엉망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 생각 못한 겁니다. 훈련도 안되어 있었습니다. 사내 블라인드를 통해 외부 온라인으로 직원 사망사고가 전파됩니다. 무리한 회사 이벤트가 한 가장의 죽음을 불렀다는 제목이 붙습니다.

직원 가족들이 회사를 비판합니다. 연말연시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게 해주지 않는 회사가 야속하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원들이 불평을 쏟아 냅니다. 군대문화라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각종 인권단체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회사가 공개되고, 심지어 일부 불매운동까지 이어집니다. 그 위에 회사 창업자와 관련 한 흉측한 루머들이 도배가 됩니다. 이런 상황은 이와 유사한 연말 이벤트를 진행하는 회사들에게는 항상 발생 가능합니다. 이미 유사한 사례들이 여럿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적 논란 등은 회사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스스로 감지 예상해서 사전에 일정한 조치를 취해야 맞습니다. 하부 부서들이 걸러 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이 상향식이라 해서 최고 상위 그룹이 할 일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회적 민감성을 강화 해 위기를 예상하고 관리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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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9편]논란이 예상되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하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최근 전사적 캠페인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이게 좀 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별문제 없다고 보아 시작한 것인데요. 그래서 미처 부정적 시각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밀고 나가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의 특정 활동과 관련 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 한 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당 회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죠. 만약 실제로 회사의 특정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는 실무자나 담당 임원들의 사회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만드는 사회적 논란은 잠깐만 사전에 검토해 보았다면 일정 수준 이상 예상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그러면 왜 많은 회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사회적 논란을 무릎 쓰고 특정 활동을 벌여 나갈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논란은 예상되지만, 그렇게 크게 발전하기야 하겠나?하는 막연한 긍정 마인드를 가집니다. 그러고는 밀어 부칩니다. 또 일부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명 하고 잘 관리 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 유형들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속 해당 활동을 해 나가고,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접어 버리자 하는 복불복 마인드를 가집니다.

가장 문제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이니 밀어 부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보자 하는 배짱형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위협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일부는 여론을 만만하게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일에는 어느 정도 소란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사내에 존재하죠.

일단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사의 활동이 시작됩니다. 실무진들은 계속 환경을 모니터링하지요.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하나의 단초가 만들어 집니다. 갑작스럽게 해당 활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작은 여론들이 여기 저기 생겨 나기 시작하죠. ‘올 것이 오나 보다…’하는 상황에서 바로 눈깜짝할 사이에 광풍이 몰아 칩니다.

이런 기업에 대해 언론에서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십중팔구 기업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또는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기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대응을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 다음으로 이 논란이 되는 활동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 마당에 지속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활동을 일단 중지하겠습니다.”라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기업은 그나마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 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일부는 “내부적으로나 법적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지도 비판 받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해당 활동은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한 활동을 소란이 생긴다고 바로 접어버리게 되면, 유죄나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폄하 하면서 그에 맞서려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중도 나타납니다. 아무튼 사내적으로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면 해당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나 수정을 기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일을 구태여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면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실무자들이 보다 건전한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 또한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사업 검토를 하실 때 여론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논란 발생 가능성들을 두루 두루 타진해 보신 뒤 최종 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여로모로 적용해 보고 문제가 생길 부분을 실무차원에서 사전에 찾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다 여론을 두려워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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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8편]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되지 않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언론에서 우리 회사와 관련 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거든요. 물론 일부 국민들이 볼 때에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긴 한데요. 기본적으로 법적 문제가 없는데도 여기 저기에서 기사화 하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사회에서 기업 시민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그 성장을 유지해 나갈 때에는, 일반 시민들과 같이 항상 지켜야 하는 사회적 룰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지켜야 하는 법, 윤리, 도덕, 에티켓, 매너 등등과 더불어 기업 시민들은 더욱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공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법’을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봅니다. 일단 법은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처벌이 따르는 것이라 더욱 더 기업측에서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법을 지키지 않고 사업을 편법으로 영위해 나가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여기에서 일단 논외로 합니다.

기업 시민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도 법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합니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해당 기업이 최소한의 ‘법’을 지키지 않아 왔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그 기업은 상황을 관리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이 법을 지켰다는 것은 기본이면서 당연한 행동이 됩니다. 이 의미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법을 지킨 것’이라 강조하는 것이 별반 차별화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법적 책임을 넘어서 여론적인 책임까지 아우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떳떳한 것’입니다. 법적으로나 여론적으로 별반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법을 지켰다고 해도, 그 해석이나 적용에 따라 논란이 일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여론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그간 기록과 입장을 기반으로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실행되는가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런 측면에서 법과 여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 시민 관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업은 법적, 여론적인 책임은 물론, 그보다 훨씬 높은 사회적 기준을 자체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발생될 가능성이 희박함은 물론, 기업 구성원들이 가지는 자긍심은 극대화됩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그를 상회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이 수준은 ‘당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상황이 도래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기준들보다 훨씬 높은 이런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사의 높은 기준과 여러 사회적 고려 수준들을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 커뮤니케이션이 유효하게 진행되면, 공중들은 당연히 해당 기업에게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기업이 법적 기준만을 겨우 지켜 놓고, “떳떳하다”거나 “당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대부분 ‘로펌’이나 ‘법무부서’에서 주장하는 바와 일치 합니다. ‘이런 이런 부분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우리 회사는 법을 지켰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죠. 사회적 수용성에는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최고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단호하고 심플해 보이니 해당 의견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라는 농담도 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해외 선진국들에서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법을 지키고, 여론적인 책임을 다하고, 그보다 훨씬 높은 자체적인 기준을 잘 관리하고 유지해 나가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라 평가 받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기업에서 더욱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방법이 바로 그런 과정과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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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7편] 왜 “모른다, 기억 안 난다”만 하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도 국회 청문회 증인 출석을 앞두고 계신데요. 다른 기업 회장님들의 이전 출석 답변들을 분석 해 보면 ‘모른다. 기억 나지 않는다’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게 법적으로 전략적인 것이라 그런 건가요? 왜 이런 답변들이 많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특정 기업 경영진에게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라는 요청이 왔다면 그건 대부분 해당 기업에게‘법적 여론적 취약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청문회’니까요.

당연히 회장님께서는 법적 취약성을 적절히 커버하면서 동시에 여론의 합리적 의심까지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지시게 됩니다. 이 부분이 경찰이나 검찰 조사 환경과 다른 점입니다. 이를 위해 로펌이나 법무팀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과 보다 전략적인 답변을 준비 하시는 것이죠.

가장 좋은 답변은 이 둘을 동시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법적 취약성 커버에 더 현실적 우선 순위를 둘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둘 다 완전히 충족시킬 수 있는 답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순서에 있어서 법적 논란이 먼저 해소되어야 여론 관리에 있어서도 여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여론 관리를 우선으로 두게 되면 법적 대응 여지가 상당부분 제한될 수 있습니다. 기업 스스로 완전한 유죄를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감수하고 혁명적 개선을 하겠다며 선처를 구하지 않는 이상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특수 환경에서 대부분의 답변자가 택하는 포지션은 ‘바보(fool)’와 ‘악당(bad guy)’의 양대 포지션 중 ‘바보(fool)’의 포지션입니다. 이 포지션은 유효 시 법 및 여론상 비판과 책임을 두루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보(fool)’ 포지션에 의거한 핵심 메시지들은 답변자인 경영자분들이 암기 전달하기 비교적 용이하고, 답변자가 최대한 질의자의 의도를 통제할 수 있어서 선호됩니다. 주로 이런 포지션에 의거한 답변 메시지는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가 됩니다.

단, ‘바보(fool)’ 포지션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자들이 그 포지션에 대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해가 가능해야 합니다. 그 이해가 충분히 형성되어야 기술적으로 ‘바보(fool)’ 포지션은 공감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 그렇다면 모를 수도 있겠군’ ‘저것까지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공감이 있을 수 있으면 이 포지션은 유효해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상당히 많은 답변자들이 ‘바보(fool)’ 포지션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그 포지션에 대한 상식적, 합리적 이해를 도모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무조건 모르쇠’나 ‘꼬리 자르기’ 등등으로 비추어지게 되니 문제가 됩니다. 아주 위험한 답변 결과죠.

질문자인 국회의원들은 이 포지션을 흔들기 위해 여러 질문 기술들을 사용합니다. 답변자들을 단순한 ‘바보(fool)’로 비추어 지게 하기 보다는, ‘악당(bad guy)’ 또는 최소한 ‘바보인척 하는 악당’으로라도 보여지게 만들려 애를 씁니다.

청문회란 항상 이렇습니다. 답변자 입장에서는 실수하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준비된 핵심 메시지에서만 머무르고, 끝까지 체력과 멘탈 관리에만 이상이 없었으면 최소한 ‘지지 않은 게임’ 이라 평가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은 사전에 준비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합니다. 예상되는 주요 핵심 질문들을 답변자인 경영진들에게 이해시키고, 쟁점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를 위한 전략적인 핵심 메시지와 그 기반이 되는 논리에 대하여 충분한 숙지가 진행됩니다. 이와 더불어 실제 청문회장 분위기와 유사하게 질문자들이 질문 하고 답변자들이 답변 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청하는 청문회 답변은 이런 준비에 의해 전달되는 ‘연출’입니다.

단, 한가지 전략적인 답변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논란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인 경영 정보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적절한 팩트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략적 ‘바보’ 포지션은 결코 ‘무능’과 동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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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6편] 내년에는 뭘 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 해에는 조금 힘들 것 같고요. 내년에는 저희 회사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도 업데이트 했으면 하고요. 트레이닝이나 시뮬레이션이라는 것도 받았으면 하고요. 다른 기업들은 보통 무엇부터 시작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자사의 현황을 좀 더 정확하게 체크하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다른 회사 각각에는 다양한 현황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냥 따라서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체계 강화 프로젝트를 개시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PT를 받을 때도 그렇지 않습니까? “보통 몇 킬로 덤벨을 가지고 훈련하나요?” 물어서 덤벨의 무게를 정하지 않습니다. 일단 들어보고 힘들면 무게를 줄여서 시작하고, 너무 가볍다고 느끼면 그 이상의 덤벨을 선택 해 운동을 하죠.

“남들이 요즘 필라테스라는 걸 많이 하던데, 저도 필라테스를 먼저 해야 하나요?”하는 질문도 좀 우습습니다. 각각의 사람에 따라 필요하고 유효한 운동 타입들이 있는 거니까요. 다른 사람들이 한다고 그냥 따라 시작해서는 반대로 몸을 망치거나,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어느 수준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 회사의 업종을 볼 때 어떤 취약성들이 존재하는가 하는 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에 발생해 왔던 이슈나 위기 유형들을 검토 해 보았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체계라는 것이 어떤 것들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감도 내부에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취약성 진단작업은 사내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분들이라면 누구든 고민이 가능합니다. 최고경영자그룹에서 보는 취약성들도 청취 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여러 시각들과 자체적인 평가들 그리고 정보들을 취합해서 내부 논의를 시작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새해부터 이 피트니스 센터에 다니며 열심히 운동 하면, 연말에는 이런 이런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 거야. 몸무게, 체지방, 근육은 이렇게 변화시켜야 하겠어. 나아가서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등등에도 이런 효과가 나타났으면 좋겠군” 이런 그림이 회사 내부에서 그려져야 좀더 발전적인 위기관리 체계 강화 프로젝트가 개시되고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만약 위기관리 체계 강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내부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면 무언가 방향이나 절차를 잘 못 수행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트레이닝은 갑자기 왜 하게 된 거지?” “이 작업은 누가 지시한 거죠? 바빠 죽겠는데…” “이걸 해서 뭐하게요? 이런 거 예전에도 몇 번 했었는데? 효과가 없었거든요?” 내부 공감대가 없다는 의미죠.

일반적으로 기업들에서 잘 못된 처방을 받아 들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언론과의 접촉이 전혀 예상되지 않는 임직원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습니다. 매장이나 지점 등의 일선 창구들이 취약하게 열려 있는 상태에서, 온라인 이슈관리 체계에 집중합니다. 최고경영자그룹의 위기관리 경험 수준이 비교적 낮아 실제 위기 발생 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지역 일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만 실행합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본사 위기관리팀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이 빠집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홍보팀에서 과장 하나와 대리 두 명이 모여 만듭니다. 그나마 과장도 타사에서 입사한지 3개월된 분입니다. 실제 위기 대응 역량이 존재하는지 어떤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기관리 의식 고취를 위한 조찬 강의를 6개월마다 어랜지 합니다. 온라인 이슈관리 체계를 강화하라고 하셔서 포탈에서 밀어내기 대행사와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체계 강화 결과 보고를 합니다. 위기 발생 시 내부 알러트와 상황공유를 위해 모바일 알러트 시스템을 만듭니다. 그런데 그 알러트를 받는 분들이 대응 의사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 알러트에 매번 홍보팀만 움직입니다.

요즘 종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누가 만드냐고 하면서, 사내 인트라넷에 연결된 쌍방향식 위기관리 매뉴얼을 디자인합니다. 그러나 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서 몇 년째 프로젝트 개시가 지연됩니다. 매뉴얼에 대한 교육이라도 먼저 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예전에 만들어진 매뉴얼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실무자들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이유들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고통 받습니다. 자사에 대한 정확한 사전 진단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 때문입니다. 내년 플랜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까(what)’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 ‘왜 해야 할까(why)’를 먼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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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75편] 공장 사고 발생을 대비 해 필요한 준비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이 전국에 여러 곳 있습니다. 막상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관리 매뉴얼에 따라 해당 사고 관리는 어떻게든 진행됩니다. 문제는 공장 주변 언론을 포함 한 이해관계자 관리인데요. 기본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국 각지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고 발생 시 주변 이해관계자 관리에 대한 이슈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사고 상황 등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해당 상황에서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해 미리 훈련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지역 생산시설에서 사고 발생 시 발견되는 공통적 대응 상황을 한번 둘러 보죠. 먼저, 공장으로 밀려오는 지역 언론과 주민들을 공장 직원들이 최대한 차단하곤 합니다. 이게 기본적으로는 안전확보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취재방해나 은폐의 모습으로 비춰지게 되면 문제입니다. 공장 입구에서 기자들을 밀치고, 방송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고 때리고 하면서 초기 대응에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언론이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 브리핑에서도 종종 문제가 목격됩니다. 평소 훈련 받지 못한 공장장이나 안전 팀장 등이 과도하게 자세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말려 들어갑니다. 이를 들은 화난 지역 주민들에게 곤욕을 치릅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대형 사고의 경우 언론 취재가 이어지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머물 수 있는 기자실을 설치해 주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어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장 현장에 가보면 실제 기자실 설치 운용이 가능한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기, 인터넷, 통화장비시설 등등이 전혀 여의치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적당한 공간이 아예 없는 기업도 있습니다.

지역 공장마다 훈련 받은 언론 대응 담당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평소 시간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홍보성 언론 대응은 본사 홍보실에서 처리 가능하지만, 위기 시에는 초기부터 본사 홍보실이 직접 관여 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본사 홍보실 직원들이 지역으로 파견 되기 전까지라도 초기 대응을 담당 하는 공장 내 직원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정해져 있어도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당연히 초기 대응 실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의사결정 하기에 충분한 현장 정보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지역 공장들도 꽤 많습니다. 현장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사후 평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고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보고를 하더라도 상당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되거나, 누락이나 생략이 발생합니다. 본사에서 생각하는 사고와 현장에서의 실제 사고간에 갭이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공장 내 역할과 책임이라는 개념이 모호해 집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공장장이나 핵심 임원들은 언론, 지역주민, 관공서, 조사 기관, 노조, 피해자들 등등에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게 됩니다. 매뉴얼상으로는 현장의 위기관리 센터를 안정적으로 지휘하게 되어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호출과 문의와 연락, 보고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거기에 본사 보고까지 여기저기 챙기다 보면 실제 현장의 위기관리가 진행은 되고 있는지 지휘라인이 모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기업의 공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관리에만 집중하고, 이해관계자 관리에서는 발을 빼려 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소극적이고 반응만 하는 대응으로 민감한 시기를 일단 모면해 보고자 합니다. 창구 통제도 잘 되지 않아서 여러 직원들이 갖가지 메시지들을 전파 합니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계속 희박해 지는 것이죠.

일단, 이상의 모든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본사 차원에서 설치 되어 있는 위기관리팀이 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실제 가서 눈으로 현장을 보고, 현장에서의 한계와 어려움을 들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간단한 대응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현장의 직원들이 사고 발생 시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할 수 있을지, 언론 대응 역할을 맡은 현장 직원은 잘 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실이나 피해자 캠프 등은 정확하게 어느 곳에 설치 가능한지, 설치에 필요한 구체적 설비와 물품들은 무엇인지 같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잘 되어 있겠지…’ 하는 막연함이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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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4편]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규제기관이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조사 대비를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대표께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시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대기업은 물론 중견이나 일부 중소기업에게 까지 소위 말하는 ‘비선(秘線)’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비선(秘線)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몰래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좀 더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공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지 않은 인사나 조직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선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고문’ ‘자문’ 등의 비상근 인사들도 그 일종입니다. 그나마 이들은 대부분 특정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 그리고 커넥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전혀 회사와는 인연이 없어 보이는 ‘오너의 지인’들도 해당합니다. 수면 하에서 움직이는 유형들인데요. 전현직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장, 정치인, 언론인들이 주로 이에 해당합니다. 아예 그 배경이 미스터리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론 전직 인사라고 해도 실제 그 이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외부 전문가 그룹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부 임직원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곤 합니다. 사내 위기관리 조직과 갈등이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죠. 때때로 중간지점에서 협업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이 비선들이 실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전적들이 있으니 회사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신뢰하는 것이죠.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은 위기 자체를 사전에 방지 차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일부 강력한 비선은 그 효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러나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위기 시 공식 조직의 위기관리를 무력화 또는 활동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비선이 움직이면, 항상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과 활동이 상호 충돌하거나, 오버랩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때대로 반대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공식 조직은 움츠려 들게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공식 조직은 종종 무시됩니다.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식 조직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비선의 두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의 투명성을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위기관리 예산의 문제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예산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명하거나 합법적인 예산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전략에도 투명성이 없습니다. 무언가는 진행되는 데,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에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빈약하고 불투명해집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 회사는 불투명한 위기관리 주체가 됩니다.

비선의 세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 실패 시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해결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패 했을 때 비선보다는 가만히 있었던 공식 조직이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비선의 문제는 사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의 역량 성장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비선’만을 신임하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있다면, 공식 조직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가끔 홍보실장들이 모이면 “우리 홍보실은 별 힘이 없어요. 위기 시 오너나 대표이사를 만날 수도 없어요. 그들이 홍보실 의견을 듣지 않아요.” 하는 하소연들을 하곤 합니다. 공식 조직인 홍보실은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오너나 대표이사들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홍보실은 엉터리에요. 전략도 없고. 허구한날 기자들 접대나 하는 사람들인 걸요.” 이쯤 되면 이는 상호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선이 설치게 되기 좋은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환경은 오너나 대표이사가 사내에서 공식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키워 지속가능 한 체계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환경은 그에 더해 현존하는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하게 신임 받을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비선은 항상 그 사이를 노립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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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2014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16편]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든 월마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유력 일간지에 실린 유명 칼럼리스트의 칼럼. 그 칼럼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로 채워졌고 게다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도 들어있다면? 일반 기업들은 어떻게 할까? 자칫 반론이라도 제기하면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 기업들은 눈치만 보고 있지는 않을까? 세계적 권위지 뉴욕타임즈에 당당하게 빨간펜을 들이 댄 기업이 있었다. 월마트의 이야기다.

2014년 6월 19일 미국 뉴욕타임즈에는 퓰리처상 수상자이며 뉴욕타임즈 고참기자 출신인 티모시 이간(Timothy Egan)의 정기 칼럼이 실렸다. 칼럼의 제목은 ‘The Corporate Daddy, Walmart, Starbucks, and the Fight Against Inequality (의역하자면: 가부장적 기업들, 월마트와 스타벅스 그리고 불평등과의 전쟁)’였다.

제목에서와 같이 칼럼리스트 이간은 미국에서 최근 일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관련 정치적 논쟁을 다루면서, 박한 최저임금을 주는 대표적 회사들로 월마트와 스타벅스를 꼽았다. 이간은 이 글에서 “미국의 최대 고용주이며 세계 최대의 상장사이기도 한 월마트가 이 (최저임금) 문제의 큰 부분이며, 동시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월마트의 수 천명 직원들이 비참한 급여로 인해서 푸드스탬프(Food Stamp: 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나 메디케이드(Madicaid: 극빈층 의료비 지원 제도) 등 여러 생활보호 형식들을 찾아 다니고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비판 칼럼을 읽은 월마트는 다음날 자사의 블로그에 월마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인 데이비드 토바(David Tovar) 명의로 포스팅을 올려 대응 했다. 포스팅의 제목은 “Fact Check: The New York Times ‘The Corporate Daddy””였다. 의역 하면 “사실 확인: 뉴욕타임즈의 칼럼 “가부장적 기업들”에 대하여”인 셈이었다. 월마트가 뉴욕타임즈의 칼럼에 감히(?) 반기를 든 것이다.

거기에다가 한술 더 뜬 월마트는 직접 빨간펜을 들었다. 칼럼에서 언급되는 월마트 관련 부정확한 사실이나 부정적 의견에 대해 하나 하나 반론을 제기하면서 빨간펜으로 재편집된 수정본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수정본 상단에는 선생님이 학생에게 리포트를 평가 하 듯 “팀에게, 당신의 1차 초안을 공유 해 주어 감사합니다. 하단은 기고문에서 다루어진 부정확한 부분들을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들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월마트(WMT)”라 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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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의 칼럼에 대해 ‘1차 초안’이라고 부른 것이다. 기업이 유력지 칼럼리스트에게 쓰기에는 상당히 공격적인 표현이었다. 그 만큼 월마트는 뉴욕타임즈 칼럼의 내용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셈이다. 이어 블로그에 해당 칼럼을 붙여 놓고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려가며 여러 수정사항들을 적어 놓았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 월마트에서는 월마트 직원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위해 음식을 기부 받고 있을 정도”라 주장한 이간의 칼럼 부분에 빨간펜으로 화살표를 그리고 “확실히 해드리면, 이 경우는 직원들이 불행한 일들을 당한 일부 직원들을 스스로 돕고자 마련한 이벤트였다” 해명했다. 이간이 “월마트의 정규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불”이라고 쓴 부분에 월마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정규직 직원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2. 91불”이라고 교정 해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월마트의 공격적인 반격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엇갈린다. ‘뉴욕타임즈 같은 유력지에 그런 대응을 해서 과연 좋을 것이 있을까?’라는 의견부터 ‘대응방식이 약간 무례해서 칼럼리스트가 오히려 반감을 가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최근 미국 정치권내에서 불어오는 최저임금 인상관련 논란에 월마트가 말려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민감한 이슈와 비판이 뉴욕타임즈를 넘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로 확산되어 정설로 공유되고 굳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미 인쇄되어 버린 종이신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온라인 상에서라도 자사의 입장과 팩트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월마트의 블로그를 통한 빨간펜 전략은 그 신선함과 독특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뉴욕타임즈 칼럼을 읽은 사람들 보다 월마트 블로그의 빨간펜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이 더 많아 지게 되었다. 월마트의 이런 반격은 각종 언론에도 회자가 되었다. 수정본을 읽은 사람들은 더욱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되었고, 여러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새로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이런 식의 기업 대응이 유력 일간지들을 대상으로 가능할지 여부는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보도나 칼럼들에 대해 반론의 창구를 꼭 해당 신문이나 방송에만 한정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자사의 팬덤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그 팬들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실들을 반론 형식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식이나 방법론은 여러 것들이 있겠지만, 기업이 자사에게 부정적인 의견들과 부정확한 사실이 공유되는 상황이 있을 때 무조건 침묵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싸울 땐 싸울 줄 아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하단 이미지는 월마트의 실제 블로그 포스팅 이미지]

 

월마트 corporate 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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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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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62009 Tagged with , , , , , 15 Responses

스트래티지샐러드를 론칭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명이 한글로는 스트래티지샐러드이고 영문으로는 Strategy Salad입니다. 이 회사명을 전화나 구두로 이야기 해주면 정확하게 두가지의 반응들로 나뉩니다. (아주 칼로 멘 듯 정확하게 두 가지 반응입니다.)

한 반응은 “뭐야? 샐러드? 야채가게야? 아니면 샐러드 가게냐?”

또 다른 반응은 “와. 아주 재미있는 이름이예요. 프레시하고, 맛있고, 크리에이티브해요. 적절히 균형도 맞춘 단어들이고…맘에 들어요”

보통 앞의 반응은 국내기업 홍보팀분들이나 기자분들이고, 뒷 반응은 외국기업 홍보팀분들이더군요. 재미있습니다.

오늘자로 Strategy Salad를 공식 론칭했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 부티크입니다. 저와 함께 송동현 파트너가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리드합니다. 몇년 전 기자들과 그룹 홍보팀분들과 모여 광화문에서 홍어회에 소주한잔 하던 파트너가 이젠 사업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회사 론칭을 위해 여러가지 준비물(?)들과 각종 행정적인 절차들 그리고 자금 확보 및 지출등에 있어서 여러분들이 고생을 해 주시고 저를 편하게(!) 해 주셨습니다. 심적으로나 물적으로 후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My Jenny and Sean, Sammie, JS, JH, Hoh, HS, Juny, Mark, Ally, SY,  Wally, Chris, Tak and his all powerful collegues…

오늘 아침 약 100여분의 지인들께 론칭 보고 이메일을 드렸습니다. 축하 답변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부 기자분들은 기사로 선물을 주시기도 했는데…영 부담스럽습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또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보도자료를 냈었는데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 보도자료를 낸다는 게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저희 Strategy Salad의 로고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만히 보시면 네모 상자가 아른거리지요? 재미있어서 이거다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왜 로고 컬러를 블랙으로 했어요?” 또는 “아니 홈페이지까지 온통 블랙이야 이거…” 하시는데 블랙은 가장 고급스러운 컬러이기도 하지만 우리 회사의 이름 때문입니다.

Strategy Salad라는 회사명에 CJ그룹이나 웅진그룹 처럼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면 진짜 샐러드 바 같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일관되게 블랙으로 가자 했습니다. (나름 전략이 있었답니다)

새로운 Strategy Salad의 파트너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trategy Salad에는 파트너라는 직함과 코치라는 직함만 있습니다. 따라서 명함을 바꿀일이 거의 없지요. 에이전시의 직함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클라이언트에게는 거의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노랑 고양이건 빨간 고양이건 탁탁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제일이지요?)

앞으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가능한 최고의 SOV를 가져갈 예정입니다. 우선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간의 정의를 확실하게 구분할 계획입니다. 그래야 우리 Crisis Communication 시장이 생겨나고 더욱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도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노하우를 가지고 이를 기업 커뮤니케이션 2.0 차원에서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간 마케팅, 리뷰, 스폰에 익숙한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아주 낯선 실험이 되겠지만…앞으로 블로고스피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관되게 진행 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무실은 삼성동 아셈타워와 그 근방에 두개의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이 사거리를 지나가실 때 한번 연락주시고…앞으로 여러분들의 많은 지도와 편달을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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