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담당자

1월 282010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홍보담당자, 당신 어떻게 그럴 수있어?

기업이나 조직의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 볼 기회들이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없다. 인하우스 시절 사무실 책상 전화는 90% 이상이잘 못 걸려 온 전화들이었다.

제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하거나, 레이블이 상해 있거나,
그딴 광고를 하냐는 소비자들의 컴플레인들이홍보담당자 바꿔!’라는
요청 한마디에 내 책상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으면 소비자들의 거의 대부분은이나성난 표현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을까?

학계에서나 업계에서나 상식적으로도 홍보담당자들은 오디언스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한다. 얼핏 보면 상당히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화난 소비자가 전체 소비자들을 대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들게 마련이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무리 지어 달려들어 극단적 댓글들을 다는 성난 소비자 수백명이 우리
천만 소비자들 중 몇 퍼센티지를 차지하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거다.

출입기자 백여 명중 두세 기자가 우리회사의 프레스투어 플랜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 회사가 투어 자체를 캔슬시키거나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적절한 이유가 될 수 있냐 하는 거다.

화나서 전화를 끊은 국세청 하급 직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 우리 회사에 임팩트를 줄지 누가 알고,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말이다.

분명 홍보담당자들은 오디언스들의 중요한 여론을 읽는 능력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능력과 노력은 아카데믹하거나 인구학적인 타입의 것들이 사실 아니다.

회사의 입장과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안목이 가미되어야 하는 경험칙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수치가 중심이 된여론 모니터링 시스템이 백업을 해 준다면 더더욱 좋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여론으로 보이는 것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체의 여론과 다를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특정 정당/정파를 비판하는 여론만이 존재하고 그들만이 옳다는 전제하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하자.

“홍보담당자,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양심이
없어?”

이런 말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홍보는
중장기적으로 보는 게 조직을 위해 옳다. 매크로 마이크로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하지만의사결정은 길게 큰 숨을 가지고 내리는 게 지금까지 옳았었다.

부화뇌동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11월 12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래리킹 vs. 캐리 프리진 케이스 – I can’t hear you

 

 

래리킹이 멋지다는 것은 위트가 있다는 것 외에도, 아주 여러 가지 각도로 인터뷰이를 농락한다는 데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캐리 프리진은 왜 래리킹 인터뷰에 순순히 응했을까? 위 동영상을 보면 캐리는 자신의 서적을 홍보하기 위해 래리킹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구든 래리킹과의 대화에서 민감한 최근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을 것을 예상 할 수 있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답변 없이는 래리킹과의 인터뷰에 응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녀는 그녀의 과거처럼 나이브하게 인터뷰에 응했고, 침몰했다.

최초에는 최근 대형 소송을 취하한 것과 관련하여 질문을 받고 자신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동일한 질문과 질문의 로직이 반복되자 답변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고, 멍청하게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결국 래리킹이 승리했다.

몇 가지 코칭을 하자면…

* 질문에 끌려 다니지 말고 질문을 리드했었어야 했다.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고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야 만 했다. 반복적으로 프레임을 확정하는 것이다. 사실 시간에 쫓기는 것은 래리 킹이다.

* 답변을 반복하는 것을 멈추거나, 스스로 지루해 하거나, 반복하면서 화를 내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화가 난다. 이 감정을 컨트롤 해야 이길 수 있다.

* 인터뷰를 그만하고 싶다면 마이크를 빼놓고 “I can’t hear you” 같은 멍청한 메시지를 ‘화면 앞’에서 계속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버리면 그만이었다.

종종 이와 비슷한 인터뷰나 기자와의 대화를 목격한다. 자신이 팔고 싶어하는 것만을 위해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나이브하게 임하는 홍보담당자나 임원들을 본다. 하지만, 항상 주의해야 한다. 언론이나 기자가 우리를 홍보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자.


 

11월 12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누가 문제고 뭐가 문제인가?











기사나 보도는 취재원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속기록 형식으로 전부 게재할 수 없다. 기자의 역할은 그 커뮤니케이션 내용 중 가장 의미가 있는 내용을 필터링 해서 제한된 스페이스 또는 시간 내에
설명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프레이밍에 있어서 그 권한은 기자가 쥐고 있다. 취재원이 스스로 이렇게 이렇게 기사를 써달라
하는 게 통할 리 없다. 취재원은 A를 주된 프레임으로 생각하더라도
기자가 B부분을 핵심 프레임으로 생각하고 기사화 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나의 목업(mock-up) 사례를 보자. 위기시 기자와 홍보담당자간의 인터뷰 내용을 엮어 보았다. 트레이닝을 해 보면 많은 홍보담당자나 임원 분들은
이와 비슷한 톤과 매너로 인터뷰를 한다. 물론 기자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풍부한 이야기 거리와 프레임 옵션들을 제공해 주시니 말이다.

위 슬라이드를 보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자.

의도적인 질문을 한 기자가 나쁜 사람인가? 아니면 그 질문에 하지 않아야 할 메시지들과
불필요한 애드립을 전달한 홍보담당자가 나쁜 사람인가? 해당 회사의 차원에서 누가 제 역할을 하지 못
한 사람인가?

왜 우리는 기자들을 욕하고, 상종 못 할 사람들이라고 돌아서나? 왜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제 역할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관리를 경쟁자인 기자들 보다 못하나? 왜 우리는 그들처럼 훈련 받지 않나그리고는 잘 할 수 있다
자신하나?

누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아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11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빼지 말고 대신 강력한 논리를 팔자

 

 

회사에게 치명적인 이슈가 있다 치자. 위기의 속성상 통제 가능한 부분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들의 입을 막아낼 수도 없고, 그 의원들의 압력에 못 이겨 억지춘향으로라도 조사를 벌이는 검찰의 뒷덜미를 낚아 챌 수도 없다.

 

경찰이나 국세청 사람들을 온몸으로 막아 낸다 해도 위기는 그냥 그대로 커만 간다. 기자들의 키보드 자판을 하나 하나 해킹할 수 없으며, 신문이나 TV에서 연이어 나오는 기사 보도들을 보지 말라 일반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어느 하나 통제할 수 없다. 심지어 회사내부 직원들의 입 조차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이상과 같은 빅 마우스(big mouth)들의 이야기를 듣고 2차적으로 다가오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은 또 어쩔 건가? 평소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블로그에 달린 욕설과 실망의 댓글들은 어쩔 건가? 선진적인 시도라 박수를 받던 트위터에서는 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친한 팔로워들에게는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까? 홈페이지는 게시판이 폐쇄형이라 일단 안심인가? 회사로 빗발치는 항의전화들은 어떻게 할 것이고, 여러 이메일 상담라인으로 들어오는 비판과 문의들은 어찌해야 하나?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홍보담당그룹은 주로 언론에만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그 외의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우리 홍보조직의 담당이 아니라 분리해 생각하기도 한다. 왜 출입기자들의 문의에도 하루가 벅찬 우리가 블로그나 홈페이지 그리고 정부측의 문의에 응해야 하나 하는 거다. 현실적으로 이런 반응은 당연하다.

 

홍보부문에서는 어떻게든 기사화를 막아야 한다 생각한다. 보도를 내려야 우리가 산다는 전투의식을 가지곤 한다. 기사를 막고, 보도를 내리고, 표현을 완화하고, 접근차단을 실행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회사를 위해 위기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이러한 중대한 위기시에 대중매체의 언로를 막는 것이 유효할까? (물론 완벽하게 그들의 언로를 차단할 수 만 있다면 스스로 자랑스럽기는 하겠다) 70-80년대 같으면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이 사실을 모든 홍보담당자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홍보담당자들이 할 수 있는, 좀더 정확하게 말해 시도 가능한 대응 활동이 이것 밖에 없다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실행(시도)을 하는 게 현실이다.

 

기사를 빼거나 보도를 내리는 데에만 노력을 기울이지 말자. 미디어에게(to media) 이야기 하지 말고, 미디어를 통해(through media) 오디언스와 이야기 하자. 좀더 알기 쉽게 이야기 하자면, 미디어에게 우리의 논리가 먹히게 하자. 주요 빅 마우스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의혹제기 등에 맞설 수 있는 우리들의 메시지와 논리들을 빨리 개발해서 SOV를 극대화 하자.

 

기사나 보도가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지 않는 것을 아쉬워 하자. 기자들을 만날 때도 위기시에 그들이 끄덕일 수 있는 논리적 설명을 가지고 만나는 게 맞다. 기자들을 이해시키고 그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메시지들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막으려 말자. 빼려하지 말자. 노력과 그 시간투자 대신 논리개발과 지원 가능한 근거들을 충분하게 확보하자. 그리고 기자들을 만나서 우리의 메시지들을 전달하고 그들에게 흡수시키자.

 

  • 아무리 생각하고
    논의를 해도 그런 메시지나 논리가 부재하다면?
  • 우리는 그러고 싶지만 (그럴 능력도 있지만) 윗분들이 그냥 그 이전 실행만을 선호하신다면?
  • 우리는 그렇게 하지만 그 결과를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면?

 

그러면 어쩔 수 없다 그냥 그 이전 그 방식으로 하자. 그 대신 그 방식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자. 스스로 전문가라면 그러자.

 

 

P.S. 위 포스팅을 써 놓고 읽게 된 중앙일보 김태진 차장의 블로그 포스팅. 김차장의 지적이 100% 현실은 아니겠지만, 해당 회사가 깊이 새겨 들을 만은 하다.

 

 

[이하 참고 포스팅: 김태진의 아우토반을 꿈꾸며]

현대차에서 ‘전략’이라는 것을 잘못 입에 올리면 화를 입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 자기 해당 본부의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회사 전체적인 장기 발전이나 브랜드 전략, 이미지나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대해선 서로 못 본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보 전략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가격 올리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를 막으면 잘하는 것이고 이런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면 홍보실은 말 그대로 초죽음이 됩니다. 점점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여론을 경영회의에 보고해 논의를 하고 현대차의 따뜻한 안방 역할을 해주는 국내 소비자들의 등을 어루만지는 홍보전략은 찾아 보기 어렵지요. 오로지 ‘국민기업인 현대차가 잘 돼야 한다’는 90년대 기아차의 논리를 폅니다.

10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4 Responses

전혀 찝찝하지 않았나?

고 의원은 “이처럼 은행들이 마케팅 차원의 비용 지출을 사회공헌으로 포장해 은행연합회를 통해 매년 책자까지 발간, 배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회공헌에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은행연합회는 지난 5월 ‘은행 사회공헌활동보고서 2008’을 발간하면서 회원사의 작년 사회공헌활동 지출이 총 4천8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고 순이익대비 사회공헌금액도 6.04%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홍보실무자들이 사회공헌지출 부분 통계를 내고 홍보를 했다고 치자. 최소한
세부통계에 대한 숫자화 작업은 아니더라도 일선에서 해당 사회공헌지출액 자체에 대해 홍보를 했다 치자.

홍보하기 위해서는 해당 비용들의 세부내역들을 한번 들여다 보는 게 정상 아닌가. 일부 사회공헌지출로
꼽기에는 문제가 있거나 낯간지러운 부분에 대해서 모를 수가 없는 게 사실 아닌가.

눈을 찔끔 감거나 뭐 이정도야하면서 홍보를 한 거 아닌가.

반대로 실제 그런 지출이 논란이 될지를 모르고 그냥 홍보 했다고 해도 문제 아닌가?
만큼 전문성이나 디테일이 없이 홍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더 나아가서 이게 무슨 논란 꺼리냐 반문하고 이 사실을 지적한 국회의원을 욕하는 것도 문제 아닌가.
그 만큼 사회공헌에 대한 기본 철학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경쟁사들이나 남들이 다 하니까 사회공헌을 한다는 생각이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눈에 보이는 현상이 홍보되고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냐 이거다. 조금이라도 홍보담당자가 홍보하기 찝찝하면 아닌거다.


10월 212009 Tagged with , , , , , , 10 Responses

사실 기자의 말이 맞는게 아닐까?

어제 모 기자와 함께 저녁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기자의 후배기자가 어떤 기업의 부실한 매출과 최근 분위기에 대한 기사를 썼다. 그러자, 바로 해당 기업의 홍보담당자가 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해왔단다.

 

홍보담당자: “O기자님, OOO인데요. 방금 그 기사요. 사실
해석상의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좋아지고 있는 데 그렇게 표현을 하시면 저희가 좀 곤란해
지거든요…(여러 가지 설명) …좀 기사를 빼주시면
안될까요? 부탁 좀 드릴께요?”

 

기사를 쓴 기자: “이해는 하겠는데요. 저는 사실 있는 대로 썼습니다. 그리고 기사 빼는 거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데스크하고 두루 두루 상의해야 하는 문제예요. 저는 힘 없습니다.”

 

홍보담당자가 계속 전화와 사정을 하고 항의를 하자그 기자는 팀장인
어제 그 기자에게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기사를 쓴 기자: “선배,
OO
쪽에서 이번 기사보고 난리인데요? 이렇구 저렇구 해서 기사가 정확하지 않고, 문제가 있으니 빼 줄 수 있냐고 물어와서요…”

 

선배 기자: “, OO 홍보담당자 OOO이 나에게 전화 하라 그래.”

 

바로 홍보담당자가 전화를 해 왔단다.

 

홍보담당자: “O팀장님,
다름이 아니고요…”

 

선배 기자: “O선수. 기사가
틀렸으면 어디가 틀렸다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 고쳐줄게. 틀린
부분이 있어?”

 

홍보담당자: “아뇨그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

 

선배 기자: “O선수. 해석은
우리가 하는 거야. 그리고 전반적으로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게 당신네 회사의 현재 사정이랑 완전 달라?”

 

홍보담당자: “그렇지는 않은데그게 그런 기사가 나가면 조금 문제가….”

 

선배 기자: “사실이 아닌 내용들로 쓴 것도 아니고. 그 기사가 현실과 다르지도 않는데 기사를 빼달라고 하는 건 당신 회사 좋을라고 하는 이야기 아니야? 우리 취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그로 인해서 당신네 회사가 피해를
입게 된다면 소송을 해. 소송을 해서 우리 기사가 틀렸다는 걸 입증하란 말이야.”

 

홍보담당자: “아휴….O팀장님. 제발…”

 

 

많은 홍보담당자들이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바로 본능적으로 전화를 돌린다. 또 어려서부터 그러라고 훈련을 받았다.

 

기자들과 같이 앉아 저녁 식사를 하거나 소주 한잔 하다 보면여러
홍보담당자들이 내일자 기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피드백을 보내오는 내용들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별반 대응 논리나 사실관계 확인에 따른 정확한 대안 제시가 없다. 대부분이 인간적 사정들과 자사의 입장만을 토로할 뿐이다. 당연히
기자들은 그런 피드백에 대해 감정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홍보담당자들이 핵심 메시지를 확보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핵심 메시지 없이 인간적인 관계만을 내세우는 선수들이
더 많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도 현직에서는 많은 부분 그랬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 기자에 의하면 그 기사는 빠졌다고 한다. 어떻게 빠졌을까?

 

그 홍보담당자가 자신의 최고위 상사이자 그룹 홍보실 임원에게 SOS
친 덕분이었다. 그 홍보실 임원이 그 팀장 기자와 형제 같은 사이였고,
그 홍보임원이계열사 홍보담당인 OOO이를
내가 혼 낼 테니내 얼굴 봐서라도 좀 어떻게 해 줘했단다.

 

결국

 

핵심 메시지나 논리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도 현실이다. 바람 직
하거나 발전적이지는 않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현실이다.

 

재미있는 세상 아닌가.

 

 

9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잠들지 않는 토끼와의 갭을 좁혀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09월 15일 (화) 11:01:37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요즘 TV, 신문, 온라인 뉴스들 그리고 소셜 미디어상의 대화들을 보면 기업이나 조직들에게 ‘위기’란 이제 일상사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기의 발발 횟수와 분야도 다양해 졌지만, 위기 유지 및 소멸 기간도 예전보다 짧아진 감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로부터는 ‘온라인상에서의 위기 지속 기간이 최대 3일’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잠재적인 논란이라던가 해프닝들을 위기로 승격시키는 소스들을 보아도 예전보다 수백에서 수천 배 증가했다. 10년 전 위기관리라는
이야기에서 조중동에 기사를 빼러 뛰어 다니는 홍보담당자들의 이미지들을 기억하게 했다면, 지금은 PC에 수없이 많은 창들을 띄어
놓고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홍보담당자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개인이 곧 미디어가 된 세상에서 이런 현상은 당연한 것이 됐다.

셀 수 없이 많은 소스들로부터 위기의 지속기간 짧은 여러 위기들이 발생과 소멸을 거듭함에 따라 효과적 대응에
할애되는 시간은 그 만큼 더 짧아지고 집중적이 되었다. 예전에는 위기발생시 전사적 대응을 개시하는 시간이 반나절 정도(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언론의 마감시간 이전)면 인정되었던 것이, 이제는 한 시간대로 줄거나 아니면 분단위로 짧아졌다.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실시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식은땀이 나지 않나? (그래도 포기하진 말자!)

위기관리
담당자들에게는 참으로 암울한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발 맞추어 사실 새로운 인력이나 시스템 그리고 예산이 확보되지도
않는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출입기자단에 맞추어진 홍보 및 위기관리 시스템이 확장되어 업그레이드 되기에는 아직도 길이 멀어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매일같이 지뢰들이 터지고, 사라져가는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우리의 기업 명성과 이미지들은
부분 부분 훼손되어가고 있다. 손을 놓고 있다기 보다는 손을 쓸 겨를이 없다. 물론 활용 가능한 남는 손도 없다. 아예 온라인
부분은 접고 가자 해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눈 감고 귀 막고 있다고 해도 지금 이 시간 온라인상에서 우리 기업과 관련해 어떤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는지 불안하기 그지 없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환경과 이해관계자란 토끼는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24시간 변화하며 달리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 조직과 기업들의 위기관리 역량은 아직도 거북이 수준에 머무른다. 아직도
많은 홍보담당 임원들을 소셜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위기관리 및 대응 시스템에 대해 확실한 솔루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가 이에 대한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상당히 안타까운 이야기다)

갭(gap)을
줄여야 산다. 기업이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멸하고 마는 것과 같이, 생존을 위해서는 위기관리 환경에 대한 조직과
기업들의 좀더 발 빠른 준비와 실행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더 이상 예전 위기관리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머무르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러 위기 케이스들이 증언해 준다.

시스템 이전에 새로운 위기관리 2.0에 대한 기업의 시각과 철학도
업그레이드 될 필요가 있다. 이전의 통제(control)와 포커페이스(poker face)중심의 관점에서 오픈(open)과
투명성(transparency) 그리고 대화(conversation)의 관점과 노력들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 만큼 녹녹하지
않은 경영 환경이 도래했다는 의미다.

이전에 반복적으로 강조했어도 실행하기 힘들었던 ‘전사적 위기대응’이 필수인
시대가 왔다. CEO의 리더십을 그렇게 강조했어도 여의치 않았지만, 지금은 CEO의 관심과 리더십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홍보담당자들이 출입기자와 사회부 기자 그리고 TV 피디들을 찾아 다녔던 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이제 만인을 쫓아
다녀야 하는 악몽 같은 시대가 되었다. 메시지를 통제하고 대화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쳐다 보던 시대가 가고, 오픈 하고 대화하고
진정으로 소비자에게 “사랑한다” 말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

이솝 우화에서 잠들었던 토끼는 더 이상 잠들지 않는다. 우리 거북이에게는 더욱 더 힘든 레이스가 시작된 거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9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임파워먼트가 핵심

위기관리, 임파워먼트가 핵심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09월 02일 (수) 17:48:47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필자가 모기업 홍보팀장으로 회사를 옮기던 시절 그 회사 CEO와 최종 면접을 보던 때가 기억이 난다. 당시 캐나다인 CEO가 잡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내게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이 회사에서 PR 매니저라는 포지션에 대해
CEO께서 얼마만큼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주실 것이냐?”고 물었다.

홍보팀장이 CEO로부터
가능한 많은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받고 있어야 기존 PR과 위기관리에 있어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다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 CEO께서는 웃으면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는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얼마나 잘 하는가에 따라서 임파워먼트(empowerment)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는 답변을
하셨다.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이다.

평시에도 당연하겠지만 위기시 CEO를 비롯한 회사 전체가 홍보팀장에게
부여하는 임파워먼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칼럼에서 예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홍보팀장의 위기시 권한이라는
것은 전략적으로 최대화 될수록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아지는 법이다.

일단 권한을 풍부하게 이양 받은
홍보팀장은 초기 대응에 있어서 완벽에 가까운 처리능력을 보여준다. 항상 언론관련 위기에서는 전략적이고 강력한 초기대응이 전체적인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강력한 홍보팀장의 권한은 아주 유효하다. 일부 홍보임원들은 실제적인 언론관계
경험이나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았음에도 사내에서의 강력한 권한을 이양 받고 있기 때문에 언론관계에 있어서 아주 유리한 위치에 계신
분들도 있다.

반대로 아무리 언론관계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홍보실무자들이라도 사내로부터 부여 받은 권한이
제한되거나 터무니 없이 협소하다면 원활한 위기관리 및 초기대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많은 홍보실무자들이 이 부분에서 좌절을
하고, 하소연들을 하는데 이 부분은 각 회사마다 다름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앞에서 그 캐나다인 CEO가 이야기한 원칙을
들여다보면 그 원인을 유추할 수 있겠다.

보통 CEO와 회사내부에서 큰 임파워먼트를 받고 있는 홍보실무자들은
항상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법이다. 자신이 진행한 하나 하나의 업무에 대한 성공적 실적들을 상부와 CEO 그리고 오너에게
까지 적극적으로 세일즈 한다. 아주 수려한 보고팩을 잘 만들어 보고하기도 하고, 실제 부정적 기사의 관리 사례를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로 정리해 보고하기까지 한다.

같은 고철덩어리 한 주먹도 어떤 사람은 명검을 만들어 나라를 구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엿을 바꾸어 먹고 마는 것과 같다. 매번 주어진 고철을 엿과 바꿔 먹어 치우는 홍보실무자들에게 임파워먼트란 요원하겠다.


자들이나 데스크들을 대할 때도 해당 홍보담당자의 임파워먼트는 큰 아우라를 일으킨다. 비슷한 규모의 경쟁 회사라 해도 임파워먼트를
받고 있는 A사 홍보팀장이 제대로 임파워먼트 받지 못하는 B사 홍보임원보다 기자나 데스크의 대우나 비중 인식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내에서 보통 위기관리팀을 이끄는 홍보팀장은 기타 부문의 팀장들은 물론 각 부문
임원들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위로는 CEO와 아래로는 실행조직들을 각기 잘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완성된다.

사내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빨리 알아야 하고, 가장 많이
그리고 빨리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동시에 실행해야 한다. 실행의 결과를 사내 누구보다도 더 많이 보고해야 하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더 강력한 임파워먼트를 지속적으로 부여 받아야 한다. 이는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 것이고, 모든
직원들에 대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 제공을 위해서다.

회사가 이상적으로 잘 발전하고 있는가 아닌가는 얼마나
좋은 인력이 홍보부문에 배치되어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들이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얼마나 많은 권한을 부여 받고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면 그 회사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 위기시에 펄펄 날아다닐 수 있는 홍보담당자들이 있는 회사가 제대로 된 회사다.
반대로 전전긍긍하면서 눈치만 보고 복지부동하거나, 변명을 위한 보고서만 꾸미고 앉아있는 홍보팀이 있는 회사는 불행하고 불안하다.
우리 홍보팀은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나?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7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알수록 힘들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얼마 전까지 홍보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해 보면 위기관리란 ‘부정적인 기사나 보도를 막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는 분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최근에도 간간히 이런 정의를 내세워 새삼 놀라게 하는 홍보담당자들이 존재하긴 한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의도 그분들은 조중동과 KBS, MBC, SBS가 핵심이라고 정의를 하곤 했다.

당연히
이런 홍보담당자들에게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해당 언론사에 대한 사전 사후 관계형성과 관리가 그 핵심이었다. 일선에서 한 10년
이상만 기자관계를 진행해 온 정상적인 홍보담당자라면 교과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실소를 보내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OO일보 산업부장이 사스마리 시절부터 함께 했었어. 위기관리 시스템? 웃기지 말라 그래. 그거 막상 일터지면 아무 소용없어.
내가 가서 관리하는 게 곧 위기관리 시스템이지…”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위기관리 하신 것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시는 위기관리 활동을 하나 설명해주시지요?” 이 질문을 다시 해석해 보면 ‘혹시 3사 방송 중
8시나 9시 뉴스 보도를 빼 본적이 있느냐?’ 하는 뉘앙스의 질문이다.

   
 

 

최근
들어 많은 홍보담당자들이 현장에서 많은 공부들을 하고, 여러 전문가들과의 코칭 및 토론 등을 통해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기대와
이해도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이 기존 언론(traditional media)를 둘러싼
대증적인 위기관리 그리고 그 시스템에 집착하는 홍보담당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서 변화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부분이 이 ‘일부 홍보담당자들의 개념’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딱 10년 전과 비교를 해
보아도 이해관계자들의 유형과 범위는 훨씬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파워블로거라는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의
위기관리 대상의 의미가 아니었다. 10년전에 비해 미디어의 정의 또한 수십 수백 배로 확대되어 변화했다. 이제는 유투브나
트위터로 대표되는 생소한 미디어들이 위기관리의 도구이자 모니터링 대상이 되었다. 수없이 많이 떠 있는 하늘의 별들과 같이
미디어들은 분화했고, 또 서로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이렇게 변화한 이해관계자들과 미디어들이 서로에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위기시 관여도를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의 위기관리관은 어떤가? 10년전 또는 5년전에 비교해서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아직도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위기관리관으로 위기와 맞서 싸우려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모두 떠들고 있는데 자신들만
‘쉬쉬’하려 애쓴다. 트위터와 동영상들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CEO들이나 기관장들께서는 절대 온라인
기사들의 댓글을 읽지 않으신다. 부정적인 블로거의 포스팅을 읽지 못한다. 조직의 가장 윗 VIP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
거대한 조직은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지 조차 않는다. 달라진 게 없다.

홍보실무
자들에게 이렇게 달라진 위기관리 환경을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시스템 요소들을 하나 하나 쭉 불러 주면 한숨을
짓는다. 그걸 어떤 예산으로 누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위기 발생시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접점(POC: Point of Connection)을 도식화 해서 보여주면 더 큰 한숨을
짓는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관리 대상들이라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해당 시스템과 POC 자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의 수준에서 관리대상과 접점을 한정하는 것이 전략적이지 않느냐?”하는 반론이다. 문제는 현실에서는 그러한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해관계자들과 미디어들이 분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이 되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리 기업이나 조직의 입장을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 충분함이라는 전제가 선택과 집중으로는 도저히 극복될 수 없는 가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무자들
이 여러 가지 시스템 요소들과 커뮤니케이션 접점들을 들여다보면 엄두 조차 나지 않기 때문에 그 수립을 위한 도전 또한 매우
희박하다. 몸집이 큰 조류인 타조는 위협적인 상황이 다가오면 머리를 땅에다 파묻고 그 위협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린다 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머리만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심적인 위협이 반감하기 때문이다.

알수록
심난하고, 공부할수록 한이 없는 위기관리. 개인의 입장에서 접근했으나 조직적인 시스템으로 다가오는 위기관리. 기술의 문제로
매력을 느꼈지만 기업의 철학이라는 결론에 허탈해지는 게 위기관리다. 기업이나 조직의 예산 얼마로 깨끗하게 해결되는 재화도
아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실무자들은 항상 이렇게 이야기 하게 마련이다. “위기관리는 알수록 할수록 힘들다.” 동감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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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 공격적인가요?

얼마전 내가 진행했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한 기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배웠습니다. 그 반대로만 접근하면 되겠네요!”

홍보담당자들이 위기시 기자들의 공격적인 접근방법에 이렇게 이렇게 방어하는 게 좋다 강의를 했더니 그걸 반대로 다시 뒤집어 접근을 하신다 한다. 재미있는 생각이라서 같이 웃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우리 코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최대한 공격적으로 질문하라’는 부분이다. 사실 실제 기자가 공격적이면 또 얼마나 공격적일까? 지난 십여년동안 기자회견이나 각종 모임에서 기자들이 얼굴을 붉혀가면서 끝까지 말을 물고 늘어지는 상황은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았다. 그나마 당시에 그럴만 한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이 존재했었다.

현장에서 화난 기자나 집요하게 따라붙는 기자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흔치 않다. 또한, 그런 상황에 처해 그로키 상태에 몰릴만큼 CEO나 임원들을 커버하지 못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 코치들은 심하도록 공격적인 질문을 하게될까? 공격적인 질문은 답변자로 하여금 ‘의식의 마비’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면서 확보된 메시지를 반복 반복 반복 하라고 코치를 한다. 이런 일종의 ‘부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연습은 얼핏 보면 아주 간단하고 기계적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의 마비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 이런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극도로 힘겨운 커뮤니케이션으로 화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인 본능과의 싸움’이다. 자신의 성격과 습관을 넘어서는 고통이고, 인간으로서 전략적이라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챌린지롸 싸우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비전략적이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통해 CEO, 임원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들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것이 현실화되건 되지 않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식의 마비’현상을 한번 정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실패의 경험을 넘어서는 연습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신뢰할 수 있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얼마전 모 경제지 데스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그 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기자)OOO이를 이번 기자간담회에 보내 놓았더니…이번 비지니스건 관련해서 깊이 있게 알아온게 아니라 거기 OOO사 대표 개인 스토리를 기사 보고 올려 옿았더라구. 참나…그래서 몇마디 했어. 시장에 대한 개념이 없는거지…그게…”

그 만큼 요즘 기자들은 스스로 공격적인 것을 경계하는 것 같다. 가능한 출입처들과 친해지려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이 편하기 위해 출입처를 위한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다. 무조건 예전 처럼 출입처를 조지는 것도 함부로 가능한 게 아니다. 출입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자만 가장 잘 조질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출입처 하나 확실하게 조지지 못하는 기자는 그 출입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대부분 즐겁고 재미난 스토리만 찾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자와 홍보담당자들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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