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공공기관 정부부처들이 최근들어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아웃렛들을 양산해서 보유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이어야 봤자…출입기자, 홈페이지, 핫라인(소비자상담센터), 직통전화, 이메일, 또는 그 밖에 각종 POC물들이 전부였다.
반면 현재는 여기에다 기업블로그, 브랜드블로그, 트위터류의 마이크로블로그들, 각자 미니홈피에 이벤트 사이트 그리고 VIP의 개인 블로그 및 트위터까지 그 수나 종류가 수백배 더 증가했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이 증가함에 따라 내부에서 전달할 컨텐츠의 수가 함께 증가하지 못했다는 데에서 생겨난다. 또한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욕구나 필요성 또한 그 아웃렛의 증가와 함께 증가하지 못했다.
조직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인력의 수 또한 그 아웃렛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포맷을 충족시킬만큼 조직화되지도 못했다. 또한, 그 늘어난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스피드를 따라가거나 충족할만큼의 조직적 의사결정 스피드는 더더욱 갖추어지지 않았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제대로 된 ‘전략적 메시징’에 어려움을 겪는 조직들이다. 그런 조직들이 하나의 빅뱅 처럼 늘어난 대공중 또는 대소비자 접점에서 전략적인 메시징을 하고 있는 지는 큰 의문이다.
조직의 공식적인 입장을 포함하는 메시지들이 전략적으로 디자인되어 효율적으로 전달 되는 데 있어서 알바들이나 쥬니어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상적이라면 가장 고급의 정보를 폭넓게 가지고 있는 전문가 VIP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리드하시고, 그 아래 완전하게 align되어지고 트레이닝을 받은 전문가 운영자 그룹이 커뮤니케이션 아웃렛 각각에 충분한 인력으로 배치되어 있는 경우겠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영원히 불가능해 보인다.
그 차선책은 무얼까?
차선책은 컨트롤할 수 없이 늘어난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컨트롤이 가능할 수준의 아웃렛만을 남기고 남이 하니까 우리도 따라한 아웃렛들을 아쉽지만 정리하란 말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을 담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과 규모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직후에 이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메시징 기술의 훈련을 강화해 일당백의 전략적 메시지 메이커로 성장시키는 게 필요하다. 물론 충분한 정보의 공유와 학습은 필수다. (파트타임으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인력들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코치하고 또 모니터링하면서 전문적인 피드백을 실시간 개념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 VIP나 임원들이 직접 모니터링 하시기 불가능하다면 이런 외부 검증 시스템이 대안이다.
위의 세가지는 사실 모두 조직내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주문들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저 하늘의 별 처럼 많은 커뮤니케이션 아웃렛을 띄워놓고…대부분의 아웃렛을 무덤화하면서 “왜 우리는 소통이 이렇게 힘든가?”하는 반복적 아쉬움이 자연스레 없어질 확률보다는 그래도 현실성에 있어 낫다.
커뮤니케이션은 한번을 해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게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라고 한다.
전략적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 공격적인가요?
얼마전 내가 진행했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한 기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배웠습니다. 그 반대로만 접근하면 되겠네요!”
홍보담당자들이 위기시 기자들의 공격적인 접근방법에 이렇게 이렇게 방어하는 게 좋다 강의를 했더니 그걸 반대로 다시 뒤집어 접근을 하신다 한다. 재미있는 생각이라서 같이 웃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우리 코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최대한 공격적으로 질문하라’는 부분이다. 사실 실제 기자가 공격적이면 또 얼마나 공격적일까? 지난 십여년동안 기자회견이나 각종 모임에서 기자들이 얼굴을 붉혀가면서 끝까지 말을 물고 늘어지는 상황은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았다. 그나마 당시에 그럴만 한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이 존재했었다.
현장에서 화난 기자나 집요하게 따라붙는 기자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흔치 않다. 또한, 그런 상황에 처해 그로키 상태에 몰릴만큼 CEO나 임원들을 커버하지 못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 코치들은 심하도록 공격적인 질문을 하게될까? 공격적인 질문은 답변자로 하여금 ‘의식의 마비’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면서 확보된 메시지를 반복 반복 반복 하라고 코치를 한다. 이런 일종의 ‘부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연습은 얼핏 보면 아주 간단하고 기계적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의 마비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 이런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극도로 힘겨운 커뮤니케이션으로 화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인 본능과의 싸움’이다. 자신의 성격과 습관을 넘어서는 고통이고, 인간으로서 전략적이라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챌린지롸 싸우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비전략적이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통해 CEO, 임원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들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것이 현실화되건 되지 않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식의 마비’현상을 한번 정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실패의 경험을 넘어서는 연습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신뢰할 수 있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얼마전 모 경제지 데스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그 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기자)OOO이를 이번 기자간담회에 보내 놓았더니…이번 비지니스건 관련해서 깊이 있게 알아온게 아니라 거기 OOO사 대표 개인 스토리를 기사 보고 올려 옿았더라구. 참나…그래서 몇마디 했어. 시장에 대한 개념이 없는거지…그게…”
그 만큼 요즘 기자들은 스스로 공격적인 것을 경계하는 것 같다. 가능한 출입처들과 친해지려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이 편하기 위해 출입처를 위한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다. 무조건 예전 처럼 출입처를 조지는 것도 함부로 가능한 게 아니다. 출입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자만 가장 잘 조질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출입처 하나 확실하게 조지지 못하는 기자는 그 출입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대부분 즐겁고 재미난 스토리만 찾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자와 홍보담당자들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같다…
두개도 너무 많다
손 대표는 요즘 당 회의에서 “클린턴이 부시에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했다지만, 우리는 ‘문제는 물가야, 문제는 대학등록금이야, 문제는 민생이야’ 이런 말씀을 대통령께 드리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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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표가 예전 클린턴이 사용해 히트를 쳤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을 차용해 자신의 슬로건으로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 한다.
전략적 메시징 스킬 차원에서 핵심 메시지…히스형제가 이야기하는 ‘Message to Stick’은 일단 ‘하나’이어야 한다. 둘도 많다. <날이 예리하게 선 가느다란 창(槍) 끝을 생각하자. 뭉툭한 3지창 또는 2지창 보다 관통력은 당연히 더 낫겠지>
클린턴과는 달리 손대표는 물가야, 대학등록금이야, 민생이야… 이렇게 3개의 핵심 메시지를 주장한다. 너무 많다. <그래서인지 ‘바보야’라는 단어에만 눈길이 간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냥 ‘민생’이라는 내용의 큰 범위에 다 떨어지는 것들이다.
핵심 메시지를 하나로 만들라고 하면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내용들이 많아 주저하게 된다. 열손가락 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심정이 된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를 선정할 때는 열손가락 물어서 가장 아픈 손가락을 선정해야 한다. 욕심을 부리다보면 메시지는 생명을 잃는다.
근데 사실 모두들 이게 안된다. 요즘 유행하 듯 ‘도마뱀의 뇌’를 가져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