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기고문]
가능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공감 받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언론의 영향력은 아직도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건재하다. 위기 시 언론에게 공감 받지 못하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단 언론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훨씬 관리는 수월해 진다.위기관리는 최악의 상황(the worst)을 피해가는 과정이다. 그 최악의 상황에 대한 판정은 언론이 한다.
종이신문이 죽어간다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도 한다. 그러면 최근 발생하는 모든 뉴스들은 어디에서 온 것이며, 어떻게 확산되고 강화되는 것일까? 그 이전보다 훨씬 많은 뉴스들이 알려지고 사라져가는데 이 거대한 생산은 누구에 의한 것인가? 우리 모두가 인지 할 정도의 큰 기업 위기 관련 정보들은 대체 누가 계속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소셜미디어가 성장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위기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들도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형 위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발아 해 폭발 한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오프라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소셜미디어에서만 문제가 돼 독립적으로 위기화 되는 이슈들이 그렇게 흔한가? 언론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소셜미디어에서만 확산돼 기업에게 충격과 공포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아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소셜미디어상에서 회자되는 대부분의 뉴스들은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들을 통해 보도 된 것들이다. 아직도 언론에 의해 의제설정이 되고, 언론에 의해 프레임이 정립되는 프로세스를 거쳐 소셜미디어상에서 취사 선택되는 흐름을 가질 뿐이다.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언론들과 소셜미디어는 한 몸이고, 같은 줄기의 흐름을 가진다. 선후는 바뀔 수 있지만 서로 달리 다른 길을 따라 흐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불과 십 여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언론만 관리(?)하면 기업 위기관리의 많은 부분은 해소 되곤 했다. 지금은 언론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리고 소셜미디어 채널들까지를 광의의 언론으로 본다면 이는 하늘의 별들과 같이 바라볼 대상일 뿐 이미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 섰다. 여기에서 언론에 대한 관리 효율성 이야기가 대두된다.
기업 위기관리 시 주변 이해관계자에 있어 A는 관리해야 하고, B는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의 개념은 없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최대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을 뿐이다. 우선순위 측면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은 거의 대부분의 위기에 있어 상위 이해관계자에 속한다. 이는 기업이 위기 시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 대응하고 긍정적 이해와 공감을 빠른 시간 내에 이끌어 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의미다. 효율성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다는 대상들이다.
반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 대부분으로부터 이해나 공감을 받는데 실패한 경우를 생각 해 보자. 최초 위기 이후 더욱 더 많은 부정적 충격들이 더해진다. 위기관리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진다. 위기관리를 위한 예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소모된다. 아무 관심이나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위기에 관여하기 시작한다. 이래서 언론으로부터의 이해와 공감이 없이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물론 현실적으로 위기 시 언론으로부터 100%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여론이라는 마당이 100%를 허락하지 않는 다양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론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언론만을 바라보는 관점보다 언론을 통해 그 이후에 영향을 받아가는 다른 광범위 한 이해관계자들까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반이 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언론이 가장 먼저 우리를 위해 중심을 잡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입장과 메시지에 공감을 나타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기반으로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도 이해와 공감을 구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를 위해 언론에 대한 시각도 위기 시 ‘적(敵)’이 아닌 ‘우군(友軍)’으로 개념을 교정 해 볼 필요도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평소 언론에 대한 전략적 관점을 유지하고 일관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언론관계에 대한 관심과 투자 또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일부 CEO들은 언론관계를 투자대비수익(ROI) 측면에서 또는 소모적 비용으로 간주해 비판적인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위기 시 그들은 아주 훌륭한 보험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렇지만 언론에 대한 ‘평소’ 관리는 핵심이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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