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10월 14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대단한 프레이밍(framing) 공격

최 의원은 “정운찬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수입재개 후 1년간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선택권이 없는 전경에게만 먹였다”며 “이런 정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엄청난 프레임 기법이다. 선택권이 없는 전경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는 부분말이다. 대단한 프레이밍 공격에 행안부의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는 무얼까?

그냥 말도 안되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폄하하는게 옳을까?

9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맥락이 다르다

이 대통령은 촛불시위 때 두 번 사과했다. 그때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자신의 경험조차 꺼내지 못했다.
레이건-루스벨트 식이면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을 것이다. “만약에 광우병에 걸린다면 내가 먼저 걸린다. 나는 미국 대학에 연수
가서 미국산 쇠고기를 오래 먹었다. 그러나 PD수첩은 왜곡·조작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괴담을 앞세운 불법시위는 인정할 수 없다.” 소통의 민심은 이중적이다. 국민은 대통령이 고개 숙이길 바라면서도 법 질서 수호의
단호함을 원한다. 의연함을 기대하면서 겸손함을 요구하다
. [중앙일보, 박보균의 세상 탐사, 이명박, 소통에 능숙한 대통령 되려면]

중앙일보 박보균 대기자께서 미국 레이건과 루즈벨트 대통령의 소통(communication) 방식을 벤치마킹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좀더 나은 소통 능력을 제안하셨다. 커뮤니케이션학적으로 보아도 예로 든 두명의 대통령들은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였던 것에는 틀림없다. 박기자께서도 이들의 ‘일관성과 낙관주의’를 성공전략으로 꼽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박기자께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위와 같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제안을 우회적으로 하셨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국민들의 정서에 위의 메시지를 대입하는데는 무리라는 게 걸린다. 위의 메시지가 국민 대다수에게 아주 흡수력있는 메시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들에서 흠결이 없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성적인 국민들 중 누가 봐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의 과정이 투명 했었어야 했고, 수입 조건들 하나 하나에 국민을 위한 당당한 주권이 피부로 느껴졌어야 한다.

국민들 대다수가 ‘일부 국민들의 괴담에 의한 부화뇌동’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야 하며, 이들을 향하는 정부의 설득과 소통의 노력들에 대해 고개를 끄떡이는 분위기였어야 한다. 더더구나, 국민들 대다수가 국민들편에 서있는 커뮤니케이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가지고 있었어야 위의 메시지가 great message to communicate가 될 수 있다.

모든 예와 벤치마킹에는 항상 맥락(context)이 중요하다. 마이클 잭슨의 춤이 멋지다고 그 춤을 조용필이 따라하다가는 웃음꺼리만 된다. 박수를 쳐야 할 국민들을 어이 없게 할 수도 있다는 거다.

7월 092008 Tagged with , 0 Responses

목적과 수단은 align이 되야 한다!

경제계와 의료계의 주요인사들이 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는 이날 시식회에서 촛불시위 등 쇠고기와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저희가 먼저 먹겠습니다’]

이번 퍼블리시티 이벤트의 목적은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소모적 논쟁’이라는 것의 핵심은 무얼까? 소위 말하는 SRM과 30개월 년령 이상의 쇠고기 아닌가. 일반 살코기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는 논쟁의 예외 사항이다.

이 “SRM 주변 부위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불안해서 못 먹겠다”는 것이 이 분들께서 지적하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아닌가.

그렇다면…원하는 퍼블리시티 이벤트의 목적을 달성하시기 위해서는 ’30개월 이상의 늙은 미국소의 곱창과 대창’을 불판에 구워 드셔야 하지 않을까? 지난해 수입 통관시 묶여 있던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을 팍팍하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별로 본 퍼블리시티 이벤트의 목적 달성은 힘드실 것 같다.

항상 목적과 수단은 align이 되어야 한다는 basic insight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7월 03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보수단체의 홍보 이벤트

한 보수단체의 회원인 A모씨는 “쇠고기 시식회를 반드시 개최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라며 “본격적으로 유통이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널리 홍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머니투데이, 1만명 美쇠고기 시식파티 열린다]

이 보수단체가 기획하고 있는 소위 ‘홍보’ 이벤트에는 3가지의 문제가 있다.

1. 홍보 주체의 신뢰성 및 관련성

보수 단체는 분명히 쇠고기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아니다. 또한 쇠고기 안전성을 홍보해야만 하는 주체도 아니다. 만약 수의학/식품공학/의학 전문가들이 이러한 이벤트를 주최 한다거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업체들이 프로모션의 성격으로 이러한 이벤트를 한다면 또 모르겠다.

2. 홍보 주제의 부적절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 공유 없이 실행하는 ‘무조건 시식회’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눈에는 일종의 ‘자해극’ 정도로 보일 수 있다. 예전 영국의 모장관께서 광우병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딸에게 쇠고기 햄버거를 먹이는 퍼블리시티를 했는데…이런 단편적인 자해 이벤트는 ‘그들’ 사이에서만 효과가 있다.

3. 홍보 (서면상) 목적과 (실제) 동기의 상호 불일치
보수단체가 쇠고기 시식회를 왜 하는가에 대한 이유로 ‘말하는 것’과 ‘마음속에 있는 것’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현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쇠고기 이슈를 도구화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다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이 분들은 이번 이벤트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까? 참 궁금하다. 박수? 만세 삼창? 시식한 고기근수? 참석자수?

7월 032008 Tagged with , 0 Responses

Spin 냄새…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집에 손자들도 있고 해서 어제 (미국산) 쇠고기를 사다 가족들과 함께 먹었는데 괜찮고 맛있더라. 국민이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가족과 미(美)쇠고기 맛있게 먹어…”]

Wait a minute…

촛불집회참가시민들과 대다수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맛이 없다고’ 저렇게 반대를 하는 거였던가…?????????? 

국무총리께서는 12kg을 사셨다는데 얼마나 손주가 많으시면 그렇게 많이 사셨을까. 요즘같이 불철주야 바쁘신 와중에 손자들을 다 모아 진짜 드시기는 하신 걸까?

최근 청와대 뒷산의 촛불 구경, 아침 이슬 따라 부르기, 12kg 소고기 구입, 손주 이야기…

너무 spin의 냄새가 짙다. 첫번에 냄새가 나는 spin은 진정한 spin이 될 수 없는거 아닌가.

6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한국정부의 소통 노력

미 워싱턴포스트는 14일 한국과의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한 결정을 ‘재처방’할 수 있도록 미 정부가 도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서울의 쇠고기 불만’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조지 W 부시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도울 수 있는 범위는) 실질적으로 쇠고기 수입금지를 재개하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양국의 수출입업자가 자율규제 형태로 수출 쇠고기에 월령을 표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사람들도 미국인처럼 건강상 위험요소를 멀리하려는데 민감하고 가끔은 패닉 상태가 될 ‘권리’를 얻게 된 듯하다”며 “한국민들은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외세에 ‘조공’을 바치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13일 미국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출을 금지하라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더라도 한국민의 민심이 달래질지는 불확실하다며 한국민들의 정서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한국일보, WP등 미언론, 한국인정서 두둔 나서]

메시지, 타이밍, 연결성, 권위지 유형, 설득을 위한 접근방식(approach to appeal) 등으로 보아 한국 정부가 미국내 PR firm 또는 로비펌(lobby/public affairs firm)을 고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항상 한국 정부는 미국내에서 가장 좋은 track record를 가진 firm을 고용하곤 한다. 물론 fee도 가장 높을 것이다. 비싼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버시바우 대사의 메시지 분석

아래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버시바우 미대사의 메시지를 한번 살펴 보자.

“최근 타결된 한.미간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식품 안전 문제를 다뤘다. 국제과학기준을 존중한 안전한 협정이라 생각한다”

–> 국민들의 식품 안전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과학기준 즉, endorsement를 들어 안전 논란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만약 비허가 부위가 수입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거나 광우병이 재발할 경우 그에 대처하는 다양한 매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OIE를 기준으로 삼을 것”

–> 기본적으로 만약(what if…)에 대한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문제가 중차대하기 때문에 가정에 근거한 솔루션을 언급했다. 좀더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전략적인 메시징 기술이다. 다시한번 OIE기준을 endorsement로 재차 활용한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위기 이슈에 대해서는 위기관리 주체가 완벽하게 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오디언스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게 지나쳐서 개런티가 되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타결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이 국제 과학기준을 근간으로 했다는 것”

–> 중요한 것은…(이 부분은 전형적인 브릿징 기법이다)  답변 말미에 다시한번 국제과학기준이라는 endorsement를 세번째 활용했다. 이 부분이 키메시지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얼핏 봐도 우리나라 외통부 답변 보다는 훨씬 완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