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0월 14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대단한 프레이밍(framing) 공격

최 의원은 “정운찬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수입재개 후 1년간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선택권이 없는 전경에게만 먹였다”며 “이런 정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엄청난 프레임 기법이다. 선택권이 없는 전경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는 부분말이다. 대단한 프레이밍 공격에 행안부의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는 무얼까?

그냥 말도 안되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폄하하는게 옳을까?

6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7 Responses

포지션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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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발기된 대 광동제약 견제 프로그램이 몇일만에 해당 제약회사의 공식메시지로 잠잠해 지고 있다.

작년에 진행되었던 프로그램과는 견제 방식도 달라졌고, 기업의 대응방식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케이스라고 본다.

해당 제약회사가 타겟이 된 부분은 특정 언론사에 편중된 광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해당 제약사가 견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단체에 전달한 공식 메시지다.  홈페이지에도 팝업창으로 해당 제약사의 공식 메시지가 떠있는데…

포지션이 사려깊지 못하다.

일단 상황을 모면하고자 강력한 하이프로파일 포지션을 선택한 듯 한데…메시지에 아쉬움이 있다. (절대 보수다 진보다…또는 정치적인 편견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평가다)

메시지를 보면
특정 언론사에 편중하지 않고 동등하게 광고집행을 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더욱 소비자와 함께 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 두가지 메시지로 해석이된다.

이 메시지들은 이미 그 이전에는 해당 제약사가 특정 언론사에만 ‘편파적’인 광고를 집행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그러한 광고집행의 편중이 해당 제약사 소비자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음을 고백하는 듯 해 보인다.

사과(apology)라는 것은 논란이 되는 사건이나 활동에 국한한 것이어야 한다. 회사의 전략적인 비지니스 활동과 철학 전반에 대한 사과라면 그 문제는 달라진다.

간단히 이야기 해서…

“엄마, 잘 못했어요. 제가 엄마가 아끼시던 꽃병을 깨뜨린 거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이게 사과다. 잘못한 (단편적) 행동에 대한 사과란 의미다. 하지만…

“엄마, 저는 원래 나쁜놈이에요. 언제쯤 엄마의 꽃병을 깰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었어요. 이번에 기회를 잡아 꽃병을 깨게 됐네요. 제 근본적인 사악함을 용서해 주실 수 있으세요?”


이건 아니다. 일편 오버이고, 성당에서 신부님에게 하는 고해성사일 뿐이다.

사과에 있어 어디까지 사과하고 어떻게 표현하는가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라는 것도 안된다.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에 있어 광고집행 원칙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정치적이나 사상적 기준에 따른 원칙이 아니라 발행부수에 따른 효율성 원칙이었을 것이다. 또한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과 소비자 철학은 결코 연계하지 조차 않았을 것이다. (어떤 기업이 정치적 목적으로 광고와 소비자 철학을 연결하나?)

원칙적으로 해당 제약사가 집행해왔던 광고집행 논리는 비정치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잘못을 만들어 인정하는지 모르겠다. 사내적으로 ‘우리가 잘 못했다’는 공감대가 있을리가 없다. ‘일단 시끄러우니 여러가지 골치 아프니 사과하고 보자’하는 게 공감대일 것이다.

기업의 포지션으로서는 상당히 아쉽다. 향후에 타겟이 될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까 우려된다. 기업으로서 원칙과 진실에 충실하다면 아닌건 아닌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 본 포스팅은 정치적이거나 사상적 편견에 입각 해 쓰여진 글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러한 생각에 입각한 댓글은 사절합니다.

4월 142009 Tagged with , , , , , , , , , , , 4 Responses

우리나라에 위기가 존재하긴 할까?

지난 10여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라는 것을 옆에서 아주 가까이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우리나라 기업에게 진정한 의미의 위기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다.

수년전에도 이런 글을 한번 쓴적이있는 것으로 기억이 되고, 이 블로그에서도 아래와 같은 포스팅을 올린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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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진정한 위기란 없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회 각 기능들이 아직 정상적인 역할들을 각자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다.

사회 여러 이해관계자들 중에 하나라도 정확하게 해야 할 일을 하면 사회가 변화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구조적으로 소비자들이 비윤리적이거나 위법한 기업의 제품을 대체구매 할 수 있는 시장구조와 유통구조가 아니라는 점. 행동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소비자. 정치성향의 NGO, 언론의 권위/신뢰 부재, 정부의 비일관된 포지셔닝, 기업의 맨트라 부족과 같이 어느 한쪽이라도 강력하거나 정확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게 진짜 위기다.

기업 인하우스측에서는 마치 한여름 소낙비 처럼 지나가 버리고, 언제 비를 쏟아 부었냐는 듯 이내 활짝 웃어버리는 하늘을 보면서 안도하지만…이렇게 해서는 진정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위기는 1주일을 넘기는 케이스가 거의 없다. 위기의 지속과정을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 하는데는 물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 기준은 기업조직 내부의 민감성이다. 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CEO를 비롯한 직원들이 모두 해당 이슈에 촉각을 세워 민감해 있는 기간이 위기지속기간이라고 보겠다.

이 민감한 기간이 1주일을 넘기지 못한다면 진짜 문제라는 이야기다. 신문이나 온라인 지상에서 사라지면 이내 긴장을 푸는 조직은 분명 문제다. CEO나 실무자가 그렇다면 문제는 더 크다.

분명한 것은 외국기업들의 위기와 다르게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지속기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위기반복성은 그렇지 못하다는 거다. 또한 상대적으로 짧은 위기지속기간이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품질 때문이 아니라 외부적인 환경으로 인한 것이라는 부분에도 주목하자. (절대 기업이 잘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다는 이야기다)

비유를 하자면…

훌륭한 기업은 물에 빠져 한껏 물을 먹고 고생을 하다 이내 정신을 차려 헤엄쳐 나오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은 꼴깍 꼴깍 수면을 들락거리면서 물만 먹고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형상이다. 그렇게 당장 죽을만 하지는 않기 때문이겠다.

9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communication vs. business/politics

RSS리더를 통해 구독하고 있는 블로그 indepth story of에서 아주 재미있는 동영상을 하나 구경했다. 일본 광고 대행사와 인하우스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재미있는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상당히 리얼하다.

몇가지 이 영상을 통해 얻은 insight들은 다음과 같다.

  • 에이전시 경영진은 항상 yes person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 에이전시 경영진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professional communicator 이전에 Business person이기 때문. 따라서 에이전시 경영진이 yes 하는 것 보다 에이전시 실무자들이 공히 yes하는 PR이나 광고 프로그램이 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
  • 에이전시 실무자가 파는 논리가 돋보인다는 것. 사실 실무자 자신은 이해가 되지도 않고, 역겹기까지 한 결과물이지만 인하우스의 태클에 상당한 논리를 팔고 있다는 것. 논리를 팔지 못하는 에이전시는 좀비와 다를게 없다는 것
  • 인하우스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는 것. 항상 인하우스들은 에이전시에게 논리를 사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흔히 비논리성이 많은 영향을 과시한다는 것
  • 에이전시는 항상 조율자라는 것. Negotiation의 능력도 필요 하다는 것
  • 거의 모든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 많은 부분이 쓰레기라는 것
  • 많은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지니스와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  

  리얼하다. 그래서 재미있지만 한편으로는 심난하다.

4월 082008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자연스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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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하던대로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평소에는 절대 안하던 짓을 하면 부자연스럽다. 부자연 스러움은 자신은 몰라도 남들은 아는 법이다.

평소 가지 않던 재래 시장을 들리고, 평소에 마주 치지 않았던 할머니 생선 상인과 악수를 한다. 유기농 밖에 먹지 않는 사람이 MSG 국물에 절은 오뎅을 맛 있다는 듯 먹는다. 사지 않던 고추 무데기를 사면서 즐거워 하고, 자기 자식 다 키워 관심도 없었던 고등학교 학생들과 다정한 듯 포즈를 취한다. 목이 뻣뻣해 힘들었던 사람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큰절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스러움이다. 기존의 전형적 의미(meaning)에 자신을 결부하려 하는 것 만으로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 ‘오디언스를 알아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정신은 오디언스에게 물리적으로 다가 가라는 말이나 함께 하라는 의미 이전에…오디언스의 마음을 조용히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에 기반한 메시지를 만들라는 것이다.

점점 (알맹이 없는) 이벤트화 해가는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바라보면서…언제쯤이나 정상적인 행태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암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