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3월 132009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초등학교의 CI 개념 vs. PR Agency

오늘 비가오는 아파트 앞을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니 노란 우산들이 줄을 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노란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노란 버스를 기다리며 노란 우산을 들고 서있다. 이 아이들은 곧 노란 교실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노란 버스를 타고 집에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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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CI를 VI(Visual Identity)와 헷갈려 하기도 하지만, 이 리라 초등학교 만큼 강력한 VI를 견지하고 있는 국내 조직이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30-40년전 내가 바라보았던 그 VI가 아직까지 일관성(consistent) 있게 유지 강회되고 있다. 모든 학용품과 각종 유니폼 형식 그리고 건물과 기자재. 운송기관이 하나의 VI로 통합(integrated)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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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초등학교를 일반적인 어린이들의 수준으로 과소 평가하고 있는데..이 CI관점에서는 국내 어떤 기업도 이 보다 낫지 못하다. 리라의 경우 창업자와 현직까지 이어지는 리더십의 편집증(paranoid)적인 일관성에서 이 CI의 기본을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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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PR대행사들도 흔히들 홈페이지나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CI 및 이미지 컨설팅’등을 한다고 자랑한다. 클라이언트를 위해 브랜드 및 CI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전략적인 카운셀링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PR AE들은 주변을 둘러 봐라. 우리 에이전시가 리라초등학교의 수준에 미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라. 과연 우리에게 일관성과 통합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몰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라. 단 1%라도 그렇지 못하다면…할 수 있다는 말을 좀 빼라. 그게 정직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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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 AE들을 위한 반성]
2월 282009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해가 되지 않는 메시지들

커피빈 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매장은 커피빈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비밀번호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깨끗한 화장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도 “공용 화장실로 쓰다 보니 너무 더러워져서 지난해말부터 고객 전용 화장실로 바꾸게 됐다”며 “구매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비밀번호를 물어보면 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1. ‘일부 매장은 커피빈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커피빈이 직접 운영하지 않는 대부분의 커피빈 프랜차이즈는 왜 비밀번호 화장실을 운영하지 않나?
그 프랜차이즈점들은 깨끗한 화장실을 제공하기 위한 마음이 없어서인가?

2. ‘공용 화장실로 쓰다 보니 너무 더러워져서’

공용 화장실 vs 고객 전용 화장실이라는 구분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
구입 고객과 비구입 고객은 항상 별도 존재하는 집단들인가?

3. ‘구매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비밀번호를 물어보면 말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비밀번호로 모든 고객들을 번거롭게 하나? 모두가 이용 가능하다는 것인데…

기자들과 공중 그리고 이 브랜드들이 그렇게 concern하고 있다는 고객들이 궁금 해 하는 것은 사실 ‘왜’ 매장내 화장실에 비밀번호를 설치했느냐가 아니다.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브랜드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그럴 수 있냐’는 거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2월 25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엄마들이 원하는 것을 하라

완제품에 대한 멜라민 검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평범한 일반 과자를 먹이려다가 “우리 아기에게만은 좋은 것을 먹여야지”라며 37g에 2천
원이 넘는 과자를 사 먹여온 엄마들은 그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배신감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 측은 향후 대응에 대해 “해당 제품들에 대해 공장 출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시중에 유통된 제품들에 대해 당장 회수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식약청이 현재 완제품에 대해 멜라민 함유 여부를 검사 중이니 그 결과에 따르겠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회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 검출된 멜라민의 양이 최대 22ppm 수준인 데다 제품에 사용될 때 1만분의
1-2천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되기 때문에 최종 제품에서 농도는 검출한계인 0.1ppm 이하로 낮아져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연합뉴스]



이 제과회사의 경우 간단하게 의사결정을 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내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해당 브랜드 전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결정이기에 함부로 guilty를 선언하고 recall하는 프로세스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책임 한 조언일 수도 있겠다.

이 회사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99%이상 guilty —> (자발적) recall의 프로세스를 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회사의 포지션은 “우리 완제품에서 멜라닌은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 “검사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상당히 전략적으로는 잘 정리된 포지션이다.

문제는 여론의 법정이 조사결과 발표와 사후 조치를 기다려 줄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항상 반복되는 딜레마다.

일종의 해답이라면 기사에서도 제시한 것과 같이 ‘아이들에게 좋은 과자를 먹이기 위해 비싼 과자를 선뜻 사서 아이들에게 주었던 엄마들의 마음’에 답이 있다.

그 엄마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사실 엄마들은 이런 보도가 나오면 절대 오늘 아침부터는 해당 브랜드 제품을 사지 않는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그 제품을 리콜하고 하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엄마들의 이슈가 아니라는 거다. (어짜피 구입하지 않으니)

엄마들의 이슈는 이 회사가 우리에게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말이 거짓말이었냐? 하는 의문과 이 회사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일을 해주고 있는가?일 뿐이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회사가 브랜드가 엄마들과 아이들을 걱정해 주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같은편에 서서 공감하고 결과를 같이 기다리자 해야 한다.

리콜이 문제해결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라는 거다. 엄마들은 리콜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회사의 메시지와 행동을 기대하는 거다. 브랜드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2월 23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자발적 리콜 상상 – 식당에서

어느 중학교 앞 분식집

학생: 아줌마…이 떡복기 좀 보세요. 먹다 남은 것 처럼 이빨자국이 있어요. 이거 먹던거죠?

아줌마 1: 뭐? 야…먹기 실으면 먹지마. 별 미친새끼 다 봤어. 먹지마!

아줌마 2: 뭐? 에이 그럴리가. 아줌마가 방금전 새떡으로 만든건데. 아니야. 그냥 먹어도 되.

아줌마 3: 응? 어머…잠깐 봐바. 어디. 왜 그런게 섞여 있을까? 아니야…잘 봐 이 떡은 만들다가 잘라진 거야. 괜찮아.

아줌마 4: 뭐? 어머…그래? 아닌 것 같은데…아줌마도 잘 모르겠다. 그러면…아줌마가 다시 만들어 줄께. 찜찜하면 먹지말고 조금만 기다려. 다시 금방 해줄께. 미안하다. 새걸로 만든건데 그래도 네가 찜찜하다니…

분식집 주인 아줌마의 반응은 예전 기억들을 되살려 보면 거의 1-3번 사이에 있었다. 1500원짜리 떡복기에 대한 기억이다.

어느 초특급 호텔 레스토랑

손님: 여기요…웨이터. 이 스파게티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것 같은데요. 여기 좀 보시죠.

웨이터 1: 네? 아닙니다. 음식에 그런게 들어갈리가 없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손님 머리카락이 떨어진 것 같군요.

웨이터 2: 머리카락이요? 에이…그 정도는 빼고 드셔도 되요.

웨이터 3: 죄송합니다. 저희가 새로운 음식으로 바꾸어 드리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호텔 레스토랑 웨이터나 매니저들의 반응은 99% 3번이었다. 15만원짜리 코스 요리에 대한 기억이다.

분식집과 호텔 레스토랑의 차이는 가격이 아니라…브랜드고 철학이다. 호텔 웨이터 같은 분식점 아줌마가 있으면 그 분식점도 학생들에게는 레스토랑이다. 반대로 분식점 아줌마 같은 호텔 웨이터가 있으면 호텔 레스토랑도 동네 분식점이다.

같은 위기를 두고 갈라서는 분식점과 호텔 레스토랑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2월 232009 Tagged with , , , , , , , , , 3 Responses

왜 자발적 리콜이 힘들었을까

문제의 PCA사의 살모넬라 땅콩을 원료로 사용한 일부 국내 제과업체들은 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을까. 미국의 켈로그 같은 회사는 한국내 판매 16개 해당 제품들을 자발적으로 리콜했다. 왜 한국회사와 미국회사가 틀릴까.

왜 자발적 리콜을 하지 않습니까?

1. 원료에서 살모넬라균 검출 안됐다. 별 문제없다. 자발적 리콜까지 하면서 문제를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
2. 살모넬라균은 고열을 통과하면 거의 사멸한다. 문제없다. (먹어도 된다)
3. 한국내에서 켈로그야 얼마나 파나. 우리는 그 회사규모와 틀리다. 자발적 리콜하면 당연히 손해액도 우리가 많을꺼다.
4. 자발적 리콜은 사실 불가능하다. 원료 리콜했으니 더 이상 그런 제품 안만든다는 건 인정된 셈이고…시중에 풀려 있는 제품들은 사실 리콜하기가 어렵다. 많은 부분들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5. 만에 하나 자발적 리콜이니 뭐니 해서 이슈를 크게 만들어 놓은 후…건강과 관련해서 소송이라도 생기고 하면 누가 책임질건가?
6. 그럴 돈이 없다.
7. 그만하자. 그런거 윗 분들이 안 좋아하신다.

물론 국내 제과업체들도 피해자다. 그렇다고 소비자들과 적이 될 필요까지는 없다. 항상 위기관리에서 소비자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같은편에 서 달라고 하는데…그게 힘들다. 그게 힘든 이유는 본래부터 소비자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로만 사랑한다 외쳐댔던 것이지, 진정 그들을 위해 죽을만큼 사랑해 본적이 없다는 거다.


식품회사들은 이러한 리콜을 예상하고 보험에 가입해 놓았을 것이다. 이런상황에서 판단하기에 이러한 보험은 유사시 회사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지, 성실하게 소비자들을 위한 리콜을 자유롭게 결정하고자 가입했던 것은 아닌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를 말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가 세계적인 회사가 되지 못하라는 법이 있냐고 일갈한다.

하지만…자신의 자식들과 소비자의 자식들을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로 회사가 이끌어져 나가는 한…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그리고 세계화는 꿈일 뿐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다.

다시한번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 수준이 그 회사와 조직의 수준인 것을 깨달았다. 나아가서 사회의 수준이라는 것도…

2월 032009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강호순의 카파, 정성현의 리복에 숨겨진 비밀 [조선일보]

이전 Publicity Stunt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이 publicity의 borderline이라는 것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하나의 사례 같은 기사가 있다. 연쇄살인범이 노출될 때 함께 노출되는 의복이나 모자 같은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다.

기사를 쓴 기자는 연쇄살인범들의 모자와 의복에 대해 해당 브랜드 회사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두가지 다른 방식에 대해 다루었다. 첫째 사례는 이런 흉악범이 자사 브랜드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조취를 취했던 케이스고, 또 하나는 표면적으로는 무관심하지만, 내심 브랜드 노출에 무게를 더 두는 케이스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매니저들은 이러한 흉악범이 자사 브랜드를 입거나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한 반대하는 것이 맞다. 노출이나 인지도 확보는 긍정적인 상황에서 추구해야 할 명제다.

예전 모 명품브랜드 의상을 연쇄살인범 중 하나가 입고 나와 해당 스웨터가 매진 사태를 기록했다는 기사들도 읽은 적이 있는데…이런 판매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것이냐 하는 것에는 실무자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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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브랜드 관리에 있어서 일단 회사내에 사공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그리고 A다 B다 주장을 할 때 모두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 할 뿐, 과학적으로 A가 옳은 결정인지 B가 옳은 결정인지 검증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게 딜레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브랜드 매니저가 A라 주장을 해도 CEO가 B로 가라 하시면 어쩔수가 없다. 만약 B로 가서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쳐도 브랜드 퍼포먼스를 보고 할 때는 항상 ‘적절한 위기관리로 브랜드 자산을 성장시키는 데 (or 보호하는 데) 성공!’이라는 긍정적인면에 포커스화 된 보고를 하고 박수를 치게 된다. (모든게 주관적이라는 거다)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있다. 그게 정답이다.

P.S. 위의 조선일보 기사에서 야마가 무얼까? 리복의 ‘홍보대행사가 위기관리를 잘 했다’는 게 사실 기저에 깔린 야마다. 향후 비지니스 개발을 위한 아주 clever한 홍보대행사의 어프로치였다. 하지만, 그 클라이언트도 그렇게 생각할찌는…모르겠다. 이 또한 정답은 클라이언트의 마음속에 있다.     

12월 302008 Tagged with , , , , , 5 Responses

비딩을 통해 기업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오래전 내가 담당하던 토요타의 쇼이치로 회장이 한국을 방문 했을 때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한국의 자동차에 대해서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그 정도의 가격에 그 만큼의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쇼이치로 회장의 야마는 “어떻게 그렇게 싸게 잘 만드는 지 놀랍다”라는 거였다. 부품 단가를 관리하는 소싱 기술이 주요한 게 아닌가 한다.

이전 직장에서는 글로벌 소싱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것은 최초 소싱 단가 기준부터 시작을 하면 전세계 서플라이어들이 실시간으로 납품가들을 베팅을 하는 역경매 방식이라는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5달러로 시작된 POS 포스터를 장당 50센트까지 납품가를 떨어 뜨리고는 했다. 중국의 어떤 프린트 업체는 25센트에 낙찰을 맏고 난 뒤…도저히 이 비용에 맞출 수 없다면서 생산포기를 해서 전세계 담당자들이 발칵한 적도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역경매를 통한 아웃소싱은 불법이라고 들었다. 아무튼 기업들의 비용관리 노력은 이토록 눈물겹다.

문제는 비용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싱 업무의 목적이 무엇이냐다. 소싱의 목적은 ‘서플라이어들이 자신들의 마진을 최소화해서 자사에게 이상적인 비용수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 이상적인 비용수준이 해당 서플라이어 제품의 품질 하락과 맞물리면 안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가 아니라 ‘같은 다홍치마면 싼걸로’다.

그러나 실제적인 문제는 ‘같은 다홍치마들 중 싼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싼 다홍치마중에는 입다가 가져온 다홍치마도 있겠고, 검정 색깔 나일롱을 저질 염료로 염색한 다홍치마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전 직장에서도 소싱담당자들과 실무자들간에는 항상 갈등이 존재해왔다. 브랜드 매니저들은 “아니 우리 브랜드의 색깔이 제대로 포스터에 반영이 안되잖아. 이게 무슨 빨간색이야…핑크색이지?”한다. 하지만 소싱담당자들은 “우리가 포스터를 중국에 소싱을 해 년간 1억을 세이브했습니다. 사장님…”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딩은 망쳐도 소싱을 통한 1억 세이브는 박수감이다.

회사가 이렇게 가면 소싱의 원래 목적이나 의미가 없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소싱이 기업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무리한 소싱의 인프라에는 탐욕스러운 서플라이어들도 한 몫을 한다. 경쟁업체가 이기는 것을 보지 못하는 서플라이어, 어떻게 되든 납품 수만 맞추면 된다는 서플라이어, 품질은 무슨 개뿔이냐면서 자기합리화 하는 서플라이어들이 한몫들을 한다.

소싱이 잘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 탐욕스러운 서플라이어들
  • 가격 중심의 소싱 원칙
  • 소싱 담당자의 실적주의
  • 전사적인 품질 지상 주의 부재

등이 소싱 업무를 반기업적 업무로 진화시킬 충분한 인프라가 된다는 게 문제다.

PR도 마찬가지다. 품질을 희생하면 손해보는 쪽은 ‘클라이언트’라는 사실을 깨닫는 게 좋다. 앞에서 남는 몇백이 남는게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12월 102008 Tagged with , , , , , , , 11 Responses

너무 책을 많이 읽은거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이번에 새로나올 신제품의 론칭 캠페인에 관한겁니다.”

“아..네. 신제품을 론칭하시는 군요. 그러면 그 신제품 론칭 전략과 론칭하시면서 함께 하실 마케팅 프로그램들에 대한 플랜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PR 지원을 위해 참고해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말입니다.”

“아뇨. 에이전시에서 짜 달라는 거예요. 신제품 론칭 캠페인을…”

“네? 신제품 론칭 캠페인이 그럼 PR 캠페인이 아니라…전반적인 마케팅 캠페인…그러니까 BTL 중심의 그런 플랜을 원하시는 건가요?”

“저희는 신제품 론칭만 계획하고 있어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신제품 관련 소개하고요. 광고 소재정도예요. 그 다음은 에이전시쪽에서 다 알아서 짜오세요.”

“신제품 브랜드 매니저께서는 이 제품에 대한 올해 마케팅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건가요? 그럼?”

“그러니까. 에이전시쪽에서 마케팅 플랜을 짜가지고 오시라는 거예요. 참…답답하시네. 아…그리고 그 플랜을 짤때 IMC개념을 중심으로 짜 주세요…”

“IMC요? PR 이외에 다른 활동들을 저희가 기획을 해도 됩니까? 이를테면 TVC, 지면광고, 온라인, 이벤트, SP, 옥외, BI,…등등이요?”

“아뇨…그건 예산이 없어서 그렇게 까지는 못 가구요. 그냥 PR 프로그램이 이벤트로만 끝나지 않고..여러가지 매체를 통해서 확산됐으면 한다는 거예요. 주로 MPR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네? MPR이라면…???!!!”

“참…공부좀 하세요. 그러니까…세일즈하고 연결할 수 있는 그럼 의미예요. 세일즈도 올라가고 미디어 노출도 되고 그렇게요. 모르시는거예요? 아니면 모르는 척 하시는거예요?”

“아니요…알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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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비지니스를 망치기도 한다. 정확한 개념이 상호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지니스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짬밥과 검증된 마케팅 백그라운드 및 성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화가 아주 심플하다. 모든 용어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풀어서 꼼꼼하게 설명을 해 주고…항상 이렇게 묻는 선수들이다.

“자, 이해가 가지요? 제가 뭘 원하는지 아시겠지요?”

그리고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하자.

프로덕트 기획이 첫번째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브랜드 플랜이 존재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플랜이 있어야 한다. 이는 완전히 프로덕트 및 브랜드 플랜에 align되어져 있는 팩이어야 하고, 실행에 있어서 ATL과 BTL이 포함되어져야 한다. 또한 Sales integration도 포함되어져야 한다.


그 다음이…


PR 플랜
이다.

순서상 그렇다. 이 순서대로 존재해야 한다. 이중 하나라도 그 순서가 뒤바뀌거나 건너뛰어지면…그 다음부터는 예산탕진이 시작된다. 이는 엄격히 직무태만이고, 배임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상적으로 하고는 있어도…

12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브랜드의 추억

80년대초였다.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 운동화 한켤레를 사러 운동화 가게에 들어갔다. 그 운동화 가게에서 한 500m 떨어진 곳에는 그 당시 부잣집 아이들의 상징이었던 ‘나이키’ 대리점이 있었고, 그와 경쟁하려고 노력했던 매스티지(?) 브랜드 ‘프로스펙스’ 대리점이 그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나이키나 프로스펙스가 아닌 일반 운동화 가게에 나를 데리고 오신 어머니에게 불만이 많았다. 아주 어려서 부터 그곳에서 운동화를 사서 신었었으니 어머니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그곳으로 데리고 오신거다.

나는 잔뜩 볼멘 얼굴로 진열대를 두리번 거렸다. 당시 기억나는 대화들.

어머니: 얘가 신을만 한 운동화 좀 줘보세요. 너무 자주 신발이 닳아서…

가게 주인: 흠…너 발이 몇이냐? 음…그러면 이거 어떠세요. 요즘 애들 많이 신는건데 이거 잘나가요.

나: 이게 어디꺼죠? (당시 이는 브랜드를 의미함…)

가게 주인: 응. 이게 페가수스라고. 좋은 신발이야. 너 프로스펙스라고 알지? 그거하고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거야. 신발천이랑 밑창 거의 똑같아. 신어 봐.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름…)

나: 아뇨. 저는 이건 싫구요. 저건 뭐예요? (많이 본 듯한 유명 브랜드 디자인의 신발을 가리켰다)

가게 주인: 응? 어…이건 프로월드컵이라고 요즘 새로나온 신발이야. 사실 이게 나이키나 프로스펙스 보다 낫다. 재질도 그렇구…디자인도 좋잖아.

어머니: 아니 뭐가 그렇게 까다로와? 둘중에 골라 어떤거 살꺼야?

나: 에이…나 신발 안살래.

그리고 나는 그 가게에서 그냥 돌아 나왔다. 어머니가 따라 나오셨고. 그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이러셨단다.

“요즘 애들이 이름있는 신발만 신을라고 해서 문제예요. 사실 이 신발들이 나이키니 프로스펙스니 하는 것들 보다 품질은 훨씬 낫거든요. 애들이 겉멋만 들어서 그래요 요즘…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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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는 1880년대의 대화가 아니다. 당시에는 브랜드가 그냥 품질의 상징이었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괜히 브랜드를 찾거나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는 허파에 바람 든 녀석이거나 사기성 있는 기업이었다.

품질 좋은 상품만 만들면 팔린다…이게 당시 상점이나 기업 주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아주 오래된 추억이다.

그러나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그 운동화 가게 아저씨 같은 분들이 2008년 현재에도 계시다는 거다. 그것도 큰 회사나 브랜드를 이끌면서 활발하게 활동들을 하시고 계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에서도 극소수 일부만 이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하다. (말씀은 안하셔도…)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은 왜 클라이언트가 행복하게 pay를 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우리 활동의 가치를 몰라줘도 한참 몰라 주신다 불평을 한다. 품질은 다 똑같은데…왜 글로벌 에이전시만 찾느냐 한다. 우리가 그네들 보다 훨씬 일을 잘하는 데 왜 우리는 그들보다 pay를 적게 주시느냐 반문한다. 우리가 뭐가 빠지냐고 소리친다.

그 조그만 운동화 가게 아저씨는 지금쯤이면 그 이유를 아셨을까? 살아계시다면… 

11월 072008 Tagged with , , , , 6 Responses

이제 690번 쯤…

방금전 오랫만에 Internal Training을 끝냈다. 지난 달 한달 지방으로 출장을 다니는 통에 집중을 할 수 없었는데, 오랜만에 집중을 하고 생각을 하면서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우리 AE들이 저소득 전문직에서 머무르는 한 우리 CK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명 한명의 AE들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문분야를 개발하고 Paranoid로서 최소 2년만 미쳐보라고 했다. 큰 돈을 벌자고 했다.

회사 브랜드에 대해 공유된 Definition을 가지자고 했다. 이제 한 690번 가량 남았나 보다…700번 이야기를 할려면 말이다. 다들 잘 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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