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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7편]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해 동안 위기관리위원회 중심으로 다양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을 진행했습니다. 기본 트레이닝은 거의 다 받아 봤고요. 시뮬레이션부터 현장 대응, 시나리오 워크샵 등 다양하게 경험 했습니다. 근데 정작 CEO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이 좀 부족해서요. 어떤 게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인하우스 실무진들과 일부 에이전시에서 혼동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위기관리 트레이닝’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이 회사의 위기나 이슈를 전제로 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진행 될 때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의 범주에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곧 미디어트레이닝이다” 라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CEO에게 무엇이 가장 절실할까요?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기법에 대한 갈증은 아마 한참 뒤에 위치할 것입니다. 위기 시 CEO에게 가장 큰 고민은 쏟아지는 상황 정보들을 어떻게 해석 평가해야 할까, 그 기준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정보들을 취해 의사결정 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면 수많은 소스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 들어 옵니다. 주변 임원들마다 각자 자신의 해석과 솔루션을 쏟아 냅니다.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임원 모두가 CEO만 바라보면서 자신은 입을 닫아 버리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CEO는 외롭게 됩니다. 위기에 대응하는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결정을 자기 홀로 해야 한다는 부담과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런 CEO를 위해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평시 CEO를 대상으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트레이닝’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식은 전문가들의 어프로치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해 아주 핵심 적인 의사결정 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해 CEO가 전문가들과 토론 하면서 의사결정을 경험 해 보는 훈련도 괜찮습니다. 다른 여러 실제 케이스들을 같이 분석해 보면서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 고민과 옵션들을 전문가들과 같이 살펴보고, 반면교사 또는 타산지석을 찾는 훈련도 도움이 됩니다.

CEO를 위해 또 다른 훈련을 제안하자면, ‘우리 회사에게는 대체 어떤 형태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CEO의 평소 의문을 해소해 주는 훈련도 좋습니다. 위기요소진단이나 취약성분석 등과 같은 체계 진단 작업을 하게 되면, 그 결론이 나옵니다. 그 결론은 앞에서 언급한 ‘어떤 위기들?’에 대한 큰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놓고 CEO와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면서 훈련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그 큰 그림 속에는 CEO가 이미 알고 있던, 예상할 수 있던 형태의 위기도 있을 것입니다. 또 그 반대의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각 형태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 없이 ‘만약에(what if?)’를 질문하는 전문가들에게 CEO가 해결책을 설명해 보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식음료 회사를 설정해 보시죠. 회사 일부 음료 제품에 독극물을 풀어 넣었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를 가정해 보자는 것입니다. 범인은 일정 금액의 돈을 달라고 합니다. 돈만 준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를 식음료 회사 CEO 스스로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CEO의 생각이 정리 되면 전문가가 질문을 합니다.

“대표님, 만약 이런 경우 범인에게 돈을 주시겠습니까?” “얼마까지 가능 하실 까요?” “만약 돈을 준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만약 그 사실이 소비자나 경찰에게 알려진다면?” “돈을 주고도 독극물로 상해 받는 소비자가 나온다면?” “독극물을 풀었다는 제품의 유통 채널을 어떻게 확인 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제품을 일단 매장에서 철수 시킨다면?” 등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그에 대해 CEO는 자신의 전략과 생각을 정리 해 보면서 해결책을 같이 찾아 나가는 게임입니다.

위에서 잠깐 설명 드린 바와 같이 CEO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간단히 말해 ‘위기 대응 의사결정 훈련’이 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CEO에게 가장 좋은 위기관리 훈련은 CEO 스스로 실제 위기를 다양하게 자주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EO는 차선책으로 다양한 위기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각 형태의 위기를 놓고 깊이 있고 실제적인 의사결정을 해 보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다른 기업 CEO와 임원들이 했던 여러 고민과 옵션을 둘러 보면서 스스로도 의사결정을 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훈련을 받은 CEO는 달라집니다. 실제 위기 시 스스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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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95편] 대체 뭐가 위기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사내에서 위기요소 진단을 진행했었는데요.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전사적 또는 부서 관련 위기 유형들을 적어 모아 보라 해서 그렇게 정리 해 보았거든요. 근데 제가 볼 때 별로 위기라고 볼 수 없는 것들도 위기라 하더라고요. 대체 뭐가 위기고 뭐가 위기가 아닌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 기분을 이해합니다. 실제 기업에 들어가서 여러 부서 팀장들과 함께 위기 요소 진단을 해 보면 그런 질문이 종종 나옵니다. 보통 자신이 자사와 부서관련 해 위기라 생각하는 상황들을 적어 몇 개씩 공유하곤 하는데요. 그 다양성에 놀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별에 별 이슈들이 다 나오기도 하죠. 심지어 일종의 소원수리(?)나 내부고발(?) 같은 주제도 거론되고 해서 분위기가 이상해 지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과정이 마치 ‘장님들이 모여 코끼리를 만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코끼리의 발톱을 만져본 장님들은 “코끼리는 딱딱하고 두꺼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코끼리의 꼬리를 만져본 다른 장님들은 “코끼리는 길고 가늘고 부드러운 것으로 마구 움직이는 성격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일부 다른 장님들은 귀를 만지고 나서 “넓고 두꺼운 부채 같은 것이 코끼리입니다” 이야기합니다. 이 경우 다들 생각하는 ‘코끼리’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죠.

기업 내 ‘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무팀에서 떠올리는 위기란 ‘현금흐름 문제’나 ‘매출액의 하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팀에서는 재무팀 시각의 위기를 이해는 하지만, 그리 시급하거나 현재 상황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늙어버린 브랜드’나 ‘광고 전략의 실패’를 대신 위기라 봅니다. 인사에서는 마케팅의 그런 시각에 동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좋은 인재를 구하기 어렵고’ 또한 ‘사내 복지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그것이 더 위기라 합니다.

홍보에서는 부정적인 위기가 발생하는 데 ‘홍보예산’이 형편없는 것이 위기라 하소연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모니터링도 예산이 없어 제대로 못하고 있어 언제 문제가 터질지 조마조마 하다고 하지요. 법무팀에서는 지금 업계에서 문제 되는 ‘지적재산권’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내용이 손톱 및 가시 같은 위기라고 합니다. 어디 한 유형이라도 겹치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이걸 다 위기라 정리해야 하는가 아니면 어떤 기준을 두어야 하는가 고민이 될 것입니다.

맞습니다. 각 부서별로 보는 위기는 그런 것입니다. 그 다음은 그 각각의 위기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더 해 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추가 질문은 “그렇다면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은 무엇입니까?”입니다. 만약 그 답변이 아주 간단하게 나오거나, 반대로 아주 광범위하고 중장기적이라면 그것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다루어야 하는 우선 순위 높은 위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이물질 감지 센서를 더 구입해 생산라인에 장착하면 됩니다”라는 비교적 단순한 답변이 나온다면 그것은 매뉴얼로 관리할 위기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 “글쎄요. 저희가 더욱 더 열심히 일 해야 하겠지요”라는 거대한 솔루션 답변이 나오는 위기유형도 매뉴얼로 관리할 순 없는 위기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누가 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할까요?”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 역할을 ‘한두 부서’에서 담당해 관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뉴얼로 관리할 수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선 판매점 직원들의 서비스 품질 저하”가 위기라고 한다면, 이를 관리 할 부서는 매장관리팀, 교육팀 등 몇 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전사적으로 여러 부서들이 모여 머리를 맞댈 건은 아니라는 것이죠.

세 번째 질문은 앞의 두 질문을 통과한 위기로 “해당 위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모두 모여 긴급하게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위기유형들을 놓고 솔루션 존재 유무, 관리 책임 부서의 다양 유무, 관리 주체 수준의 적용 가능 여부를 따져 보아야 구체적으로 매뉴얼을 통해 관리해야 할 ‘위기’가 추려 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외 위기 유형들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관심 둘 필요 없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위기 유형은 그 자체로 관리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단 관리 방식과 주체들이 비교적 간단하거나 가능한 것일 경우에는 바로 해버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관리 방식이 구체적으로 복잡하고, 관리 책임 주체들이 여럿 연결되어 있고, 그럼에도 최고경영자들이 악화 시 개입해야 하는 것들을 보다 면밀하게 챙겨보자는 것입니다. “그건 위기고, 그건 위기가 아니야” 이런 말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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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42017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8편] 사내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만들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사내에 ‘위기관리팀’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부서를 하나 새로 만든다는 게 만만치가 않거든요. 실제로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어떤 부서 형태로 몇 명이나 두어 만들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성공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관리팀의 존재는 핵심 중 핵심이지요.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것과 새로 ‘설치’하는 것에는 조직적으로 큰 다름이 있다고 봅니다.

가끔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위기가 매일 매일 발생하는 게 아닐 텐데,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하면 그 소속 직원들은 매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이에 대한 답변은 여러 내용이 있지만, 이번에는 과연 위기관리팀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기존 조직과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위기관리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체계를 원하는 기업은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언드릴 수 있는 것은 ‘설치’ 보다는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부서들의 장과 그 차상위자들을 일단 선정 해 지명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그들이 모인 부서간 ‘통합체’를 ‘위기관리팀’이라고 칭하는 구성작업이 그 다음이죠.

비슷한 예로 지역에서 구성되는 ‘자체 소방단’을 생각해 보시죠. 식료품 가게를 하는 분, 이발소를 하는 분, 푸줏간을 하는 분, 연탄 가게를 하는 분 등등이 모여 화재 시 대응 하는 자체 소방단을 구성하지요. 평시에는 각자의 일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 일을 제쳐 놓고 일단 화재를 진압하는데 서로의 힘을 모읍니다. 이런 체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업 내에서도 기획, 법무, 대관, 홍보, 생산, 기술, 마케팅, 영업, 인사 등등의 부서들에서 지명된 임직원들이 하나의 통합체를 만들어 위기에 대응합니다. 이를 ‘위기관리팀’이라 부르죠. 새로 또는 별도로 팀을 구성해 매일 매일 위기관리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통합체가 최선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도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구성된 위기관리팀이 움직이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잘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민감성, 전략성, 경험, 훈련 수준, 정무감각 등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면 VIP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최고임원그룹은 위기관리팀에 속해 있어야 하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전사적 위기관리팀장으로 CEO를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부사장급을 자사의 위기관리팀장으로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가 하는 데에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팀장은 최대한 ‘권한부여’가 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의사결정이 조직내에서 가능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기업에서 위기관리팀 구조가 옥상옥(屋上屋)으로 설계된 곳들도 있습니다. 부서별 통합체인 위기관리팀이 존재하는데, 그 위에 최고위 임원들의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더 독특한 곳에서는 그 위에 CEO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의 특징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팀이 관리하는 수준의 위기들과 위원회 그리고 CEO를 포함한 차원의 대응 위기 유형들간에 상하 구분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문제라면 각 팀, 위원회, CEO간 위기 발전 단계에 대한 정의가 합치되지 않을 때 혼란이 생기고, 의사결정 단계가 다층화 되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길다는 게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권장되지 않는 구조이지요.

기업 내 위기관리팀의 구조나 위치 등에 대해서는 회사마다의 사정과 현실에 따라 달리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필수 원칙은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위기관리팀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이 구성원인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함. 둘째, 그들은 부서별로 부서내와 전사적으로 권한부여가 된 자들이어야 함. 셋째, 그들은 여러 발생가능 시나리오에 근거해 반복적으로 훈련 받은 그룹이어야 함.  넷째, 위기관리팀 구성이나 위치는 각 회사의 특성에 맞추어져야 하나, 초기대응의 신속성과 역할과 책임 배분의 문제는 절대 없어야 함. 마지막으로, CEO 및 최고위임원들은 위기관리 경험(직간접)을 최대한 보유해야 함. 이상과 같은 원칙만 따른다면 위기관리팀의 설치나 구성은 각 사에서 자유롭게 결정하시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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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7편]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점점 많은 취재 요청을 받고 하는데요.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을 겸해서 대변인 형태의 포지션을 구하려고 합니다. 대표이사인 저를 대신해 언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할 텐데요.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역량은 일단 기본으로 하고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정당 단체 등에서는 그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함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대부분 말씀하신 대로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대변인으로서의 업무는 모두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은 첫째로 일정기간 이상 ‘대언론 관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던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일상적으로 장기간 대화 해 본 경험을 보유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대변인 역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대언론관계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정무 또는 여론감각을 지닌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과 장기간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의 방향을 읽고 이에 따라 언론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적 시각을 보유해야 좋은 대변인이라고 봅니다. 자사의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자는 절대 좋은 대변인이 아닙니다.

셋째로, 전문적인 훈련을 여러 번 거친 실무자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점인데요. 쉽게 말해서 국내 대변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타입이 많습니다. 직접 기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대변인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들의 역량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제대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이를 필드에서 반복 경험하며 성장한 보다 균형 잡힌 파이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변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직접 질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표이사가 좋은 대변인을 키운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대변인을 만들고 싶다면, 고용한 준비된 대변인을 항상 옆에 놓고 상호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십시오. 조직이나 사람을 대변(代辯) 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하기 원하는지를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 대변이 가능합니다.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략 등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스스로 항상 대변인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대변인으로부터 정제된 메시지를 재청취하고, 각각을 토론하면서 상호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전 어느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대표이사 스스로 말을 많이 해야 대변인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외부로 정제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 많은 대변인을 뽑아 놓으면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자만하는 대변인이 자기 생각대로 기업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경험 있는 대변인들 중에는 현란한 애드립으로 이슈를 넘기는데 익숙한 대변인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논리로 언론을 설득하는데 치중하는 대변인도 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내부 충성에만 치우쳐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열심인 대변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공유 받은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어지는 스킨십으로 대변인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 버린 대변인도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먼저 대변인과 대화하십시오. 대변인에게 질문하십시오. 대변인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십시오. 언론을 통해 자신의 회사가 어떤 기업으로 이해 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변인에게 자문 얻으십시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이 ‘외부에서 볼 때 훌륭한’ 대변인을 만듭니다. 반대로 나쁜 대변인은 그런 내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대표가 대변인을 키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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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4편] 기업에게도 정무 감각이 필요하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국내 상황에선 기업들도 계속 몸을 사려야 하는 게 현실인데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고민입니다. 자칫 마케팅 활동을 개시하다 역풍 맞을 우려도 있고요. 저희 대표께서는 정무 감각을 좀 더 강화시키라 하시던데, 위기관리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의미는 뭔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같은 환경에서 기업들에게 가장 권장되는 역량이 바로 ‘정무 감각’이라고 봅니다. 원래 단어만으로 보면 ‘정무(政務)’란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감각이라는 말이 더해져 ‘정무 감각’이 되면 그 의미는 일종의 ‘(경영에 대한) 현실감각’으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도 이제 상시적으로 국민의 뜻을 예상, 감안해 의사 결정해야 할 일들이 점차 많이 진다는 의미겠지요.

정무 감각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해관계자들)의 여러 목소리를 듣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물론 그 목소리를 듣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해져 있는 옳고 그름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소리가 존재하고 그 목소리가 조직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감각적으로 판단하는 데 그 핵심이 있는 것이죠.

쉽게 생각해서 ‘여론에 따라 우리 회사에게 유리한 위치와 방향을 결정한다’는 의미로서 개념을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기업이 사회에서 생성, 성장, 생존한다는 개념이 이제는 일반화 되었기 때문에, 기업에서의 ‘정무’ 개념이나 ‘정무 감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 가능할 것입니다.

기업에게 ‘정무 감각’은 하루 아침에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관에서 ‘정무’ 업무를 해 본 경험 있는 임원이나 고문을 몇 명 뽑아 해결 되는 주제도 아닐 것입니다. 정무 감각이란 위로는 대표부터 아래는 실무직원들에게 이르기 까지 올바른 사회성과 사회 의식이 그 기반이 됩니다. 기반이 먼저 건전해야 합니다. 건전한 사회 시민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공유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내 규칙으로 흔히 “우리는 어떠한 종교적, 사회적, 인종적, 성적 편견도 배격한다”는 원칙이 공유되어 있는 데 그 경우와 비슷합니다. 그에 따라 인사, 구매, 영업, 마케팅, PR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그 원칙에 반해서 일부 편견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한 임직원은 그에 응당한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기준 적용이 반복되면서 강화되고, 나중에는 강력한 철학으로서 사내에서 가치를 발하게 됩니다. 이런 정확한 기준이 있어야 정무 감각은 개화 됩니다.

사내에 올바른 사회성과 의식이 존재한다면, 그 다음은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과 리스닝이 있어야 기업의 정무 감각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회 구성원들을 자주 접하고, 그들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넘어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혼돈스러운 환경에 접했을 때는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독특하거나, 창조적이거나, 특별한 의견을 찾아 듣기 보다는,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조언하고 있는 일반적 여론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그들의 조언은 기업으로 하여금 ‘하고 싶은 것’의 유혹에서 벗어나 ‘해야만 하는’ 일에 보다 집중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하니 특정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기존 광고는 잠깐 중지하는 것이 좋겠군요.” “작년까지는 해 온 그 캠페인은 최근 논란과 관련되어 있으니 다른 캠페인으로 대체하는 게 안전할 것 같군요.” “이 광고에서 이런 표현은 현재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다른 것으로 순화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내용들의 피드백들은 기본적으로 정무적 노력에 의한 것입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건전한 정무 감각과 노력만큼 회사에게 소중한 자산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실무자 그룹의 디테일 한 정무적 검토 능력은 단연 이상적인 자산입니다. 정무적 감각과 검토를 건너뛴 후 기업 스스로 논란을 발생시키고 나서 “이런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야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 왜 이런 것으로 공격을 하나? 우리가 못 할 짓을 한 것은 아니잖은가?”하는 사후 불평은 이제 그만하자는 것입니다. 올해는 회사 내부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개념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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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0편] 새해에는 우리에게 어떤 이슈가 발생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해는 그럭저럭 잘 지내긴 했는데요.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저희 부서에서는 매일이 살얼음판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을 해서 전반적으로 발생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파악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새해에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걱정입니다. 무엇을 좀 더 점검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위기요소진단을 이미 진행하셨 다니 어느 정도 발생가능한 위기유형에 대해서는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계신 셈입니다. 문제는 그런 문서상의 유형들이 어떤 구체적인 시기에 구체적인 형태로 발생되느냐 하는 것인데요. 정확하게 시기와 계기를 예상하고 특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정보들을 감안해서 예측 가능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렵습니다.

회사에 어떤 위기나 이슈가 발생 할 수 있는가는 사업 및 관리를 진행하는 각 부서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각 부서들이 “잘 모르겠다” 하는 것은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어느정도 특정 부서에서 경력이 쌓였다면, 우리 부서 업무들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다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실무적으로 문제는 각 부서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 한 위기나 이슈를 발견하고 정리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제3의 부서가 각 부서들의 업무로부터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대신 찾아내려고 합니다. 당연히 정확하게 찾아내기가 힘듭니다. 각 부서가 제대로 협조를 해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 부서별 전문성이나 경험 그리고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위기요소 진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CEO께서는 자사의 위기요소진단을 통해 미리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사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CEO의 선진적 생각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실무자들은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상향식이라는 개념으로 ‘각 부서들’이 자기 부서와 관련된 문제들을 발생가능성과 위해도라는 측면에서 도출 정리해 전사적 프레임으로 정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일부 각 부서에서도 미처 챙기지 못할 위기나 이슈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논란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 부서별로는 기획도 잘되었고, 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는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 것입니다. 각 부서별 위기요소진단에서는 별반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버리는 경우죠.

이는 전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와 부서 총괄 임원들이 책임지고 점검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물론 부서를 구성하는 조직원 모두가 민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요. 전사적 기준을 가지고 사회적인 논란에는 엄격한 사전 방지 관리를 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는 연말에 크리스마스고 설날이고 무조건 전직원이 등산을 합니다. 연말을 맞아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다 함께 맞이 한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볼 때 별반 문제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매년 진행합니다. 12월 말일이면 대형 버스들을 대절해서 지방의 명산으로 이동하고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기 위해 CEO를 포함한 전직원들이 험한 산을 같이 오릅니다.

근데 등산 하던 부장 하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시죠. 말일까지 야근을 거듭하다가 체력적인 무리가 온 겁니다. 초기 응급처치도 엉망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 생각 못한 겁니다. 훈련도 안되어 있었습니다. 사내 블라인드를 통해 외부 온라인으로 직원 사망사고가 전파됩니다. 무리한 회사 이벤트가 한 가장의 죽음을 불렀다는 제목이 붙습니다.

직원 가족들이 회사를 비판합니다. 연말연시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게 해주지 않는 회사가 야속하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원들이 불평을 쏟아 냅니다. 군대문화라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각종 인권단체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회사가 공개되고, 심지어 일부 불매운동까지 이어집니다. 그 위에 회사 창업자와 관련 한 흉측한 루머들이 도배가 됩니다. 이런 상황은 이와 유사한 연말 이벤트를 진행하는 회사들에게는 항상 발생 가능합니다. 이미 유사한 사례들이 여럿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적 논란 등은 회사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스스로 감지 예상해서 사전에 일정한 조치를 취해야 맞습니다. 하부 부서들이 걸러 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이 상향식이라 해서 최고 상위 그룹이 할 일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회적 민감성을 강화 해 위기를 예상하고 관리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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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4편]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규제기관이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조사 대비를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대표께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시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대기업은 물론 중견이나 일부 중소기업에게 까지 소위 말하는 ‘비선(秘線)’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비선(秘線)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몰래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좀 더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공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지 않은 인사나 조직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선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고문’ ‘자문’ 등의 비상근 인사들도 그 일종입니다. 그나마 이들은 대부분 특정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 그리고 커넥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전혀 회사와는 인연이 없어 보이는 ‘오너의 지인’들도 해당합니다. 수면 하에서 움직이는 유형들인데요. 전현직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장, 정치인, 언론인들이 주로 이에 해당합니다. 아예 그 배경이 미스터리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론 전직 인사라고 해도 실제 그 이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외부 전문가 그룹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부 임직원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곤 합니다. 사내 위기관리 조직과 갈등이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죠. 때때로 중간지점에서 협업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이 비선들이 실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전적들이 있으니 회사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신뢰하는 것이죠.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은 위기 자체를 사전에 방지 차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일부 강력한 비선은 그 효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러나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위기 시 공식 조직의 위기관리를 무력화 또는 활동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비선이 움직이면, 항상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과 활동이 상호 충돌하거나, 오버랩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때대로 반대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공식 조직은 움츠려 들게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공식 조직은 종종 무시됩니다.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식 조직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비선의 두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의 투명성을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위기관리 예산의 문제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예산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명하거나 합법적인 예산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전략에도 투명성이 없습니다. 무언가는 진행되는 데,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에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빈약하고 불투명해집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 회사는 불투명한 위기관리 주체가 됩니다.

비선의 세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 실패 시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해결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패 했을 때 비선보다는 가만히 있었던 공식 조직이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비선의 문제는 사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의 역량 성장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비선’만을 신임하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있다면, 공식 조직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가끔 홍보실장들이 모이면 “우리 홍보실은 별 힘이 없어요. 위기 시 오너나 대표이사를 만날 수도 없어요. 그들이 홍보실 의견을 듣지 않아요.” 하는 하소연들을 하곤 합니다. 공식 조직인 홍보실은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오너나 대표이사들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홍보실은 엉터리에요. 전략도 없고. 허구한날 기자들 접대나 하는 사람들인 걸요.” 이쯤 되면 이는 상호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선이 설치게 되기 좋은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환경은 오너나 대표이사가 사내에서 공식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키워 지속가능 한 체계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환경은 그에 더해 현존하는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하게 신임 받을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비선은 항상 그 사이를 노립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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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2016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45편]재판을 앞두고 언론 플레이가 좀 필요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이 검찰 수사를 받으시다가 어저께 구속이 되셨는데요. 사내에서 볼 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검찰에서 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경쟁사쪽에서도 자극을 한 거 같고요. 저희 홍보팀을 통해서 좀 강하게 나가볼까요?”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답변]

대관(對官)과 관련된 위기. 특히, 수사권이 있는 사법 기관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다른 일반 이슈나 위기관리와는 다른 생각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메시지와 팩트들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다름’이 있습니다.

질문과 같이 ‘검찰 조사가 진행되었고, 법원의 결정에 의해 구속이 집행’되었다면, 이 상태에서는 해당 기업이 공개적으로 장황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검찰과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소명하고 죄를 따져야 하는 회장의 현실을 봐서라도 회사의 공식 메시지는 제한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회장께서는 직접 “강하게 좀 여론전을 벌여라” 또는 핵심 임원들이나 회장님 가족들이 “왜 홍보팀은 언론 플레이라도 하지 않느냐?”하는 압박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요청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아주 위험한 명령이기 때문에 최대한 정확한 내부 이해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법률 전문가들을 통해서라도 자제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회장님이 구속되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무엇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되어야 할까요? 법정에서 합당한 판결을 받아 내는 것입니다. 그게 단 하나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법정에서 합당한 판결을 이끌어 내는 데 걸림돌이나 무리수가 되는 모든 활동들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언론 기사나 보도에 대해 초연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법에 따라 시비시비를 가리겠다. 공소장으로 말한다. 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등과 같이 공무집행에 있어 언론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합니다. 이 구도에서 재판을 받는 기업측의 언론 플레이가 법원의 더 나은 판단을 만들어 낸다는 확신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반면 자신의 공무집행에 부당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기업의 시도를 검찰과 법원에서는 부정적으로 받아 들일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광의로 보면 공무집행방해라고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이 의미는 재판 과정에 서 있는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목적 달성은 불가능해지게 되는 거지요.

변호사를 통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격렬하게 법정에서 충돌 할 수는 있습니다. 이는 게임의 룰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문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판을 받는 기업이 법정 바깥에서 무죄를 다투려는 시도는 게임의 룰도 아니며, 검사와 판사에게 인간적인 악감정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열등한 전략입니다.

그렇다고 재판 과정에 있는 기업은 자신의 메시지 없이 매번 노코멘트하거나 쉬 쉬 만 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변호사와 위기관리 컨설턴트의 조언을 구해 합리적 수준의 메시지들을 전달하는데 집중하셔야 합니다.

검찰이나 법원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매우 위험합니다. 수사 동기나 과정 그리고 결과가 잘 못되었다는 자의적 판단도 위험합니다. 재판장에게 유형 무형의 압력을 넣어 보려는 의도적 메시지도 위험합니다. 수사결과나 판결 자체를 예단 하거나,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브리핑하거나, 실제 법정에서 공유되어야 할 주장을 먼저 언론에게 공유하거나, 감정 섞인 메시지들을 마구 뿌리는 행위는 적절하지도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단, 자사의 입장 형식을 빌어 법정에서 주장할 큰 방향 정도를 간단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추후 무죄 입증을 받았을 때를 대비하는 안전 장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일희일비 하면서 자사의 입장을 계속 바꾸거나 강화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현재 재판과정에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브리핑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판결이 나오면 그 때 우리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메시지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이해합니다. 뭐라도 해서 회장님을 살려내자는 내부 목소리를 이해합니다. 만약 진정 그것을 원하신다면 로펌과 언론대응팀을 통합 해 일사불란하게 정보가 공유되고 상호 협조 할 수 있도록 ‘원 팀(one team)’ 체계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 후에는 프로들이 알아서 전략을 만들어 실행할겁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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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8]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1백억원이 소요될 수도 있는 위기를 1억원에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떤 회사도 이 정도 예산 투입은 마다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위기 시 일부는 그 1억원도 아까워 주저한다. CEO가 리드 해 평소 위기 유형에 따른 기본 위기관리 예산을 필히 설정해 놓자. 예산이 위기관리를 막아서는 안 된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내부에서는 흔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될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어떤 대응이라도 실행하려 여러 노력들을 한다. 하지만, 예산에 대한 고민은 위기에서도 생략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뜻이 급한 마음에 엄청난 예산을 펑펑 써서라도 생존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예산 때문에 많은 기업 내부 임직원들은 위기대응에 있어 상당 부분 주저한다. 평소 몇 백만 원 지출에도 보수적이었던 회사가 위기가 발생했다 해서 그 예산 지출을 간단히 승인 해 줄리 없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수억 원이 드는 신문지면을 통한 사과 해명 광고는 실제 실행 이전에 CEO의 승인을 준비하며 그 효율성에 대해 길고 긴 논쟁들을 하곤 한다.

쏟아지는 고객들의 전화를 관리하기 위해 콜센터 라인들을 충분히 증설하는 데에도 주저한다. 문제 있는 제품을 리콜 할 때도 예산작업 때문에 주저한다. 인력들을 동원하고 추가하고 외부 인력들을 활용하는데 있어도 예산은 골치 꺼리다. 심지어 그 예산적 한계 때문에 필수적 위기대응을 하지 못하고 가능한 주변적 활동만 유지하기도 한다. 그 만큼 예산은 위기관리에 있어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위기관리에 있어 예산이라는 주제를 가능한 신속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촌각을 다투는 혼돈의 시간 속에서 가능 대응 안들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예산 작업을 꼼꼼히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홍보나 재무파트나 로펌 등과 같은 외부 컨설턴트들이 대략적으로 잡아온 예산을 온전히 의지하기도 힘들다.

많은 기업 CEO들이 위기 발생 후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가는 예산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다. 급한 마음에 일부 지출 승인을 했었지만, 이후 연이어 올라오는 예산안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위기관리 마인드는 물 건너 간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소송 대응 비용이나 손해 배상에 대한 금액은 회사가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공포까지 안겨준다. 이런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CEO와 임원들은 사실 드물다.

이 주제에서도 역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평소 위기관리 유형에 따라 예산의 기본적 아웃라인을 미리 수립하고 있어야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 우리에게 A라는 유형의 위기가 발생하면 그 피해보상 규모는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할 것인지, 이를 부담하기 위해 보험의 필요성은 있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다. 로펌과 위기관리 펌의 지원을 받는다면 평소 관계를 맺고 있는 곳들과 기본적 예산 아웃라인을 받아 포함시켜도 좋다.

언론을 비롯한 여러 커뮤니케이션 채널 각각에 유입될 기본 예산은 어느 수준이 될 것인지 들여다 보자. 기타 상황관리에 소요되는 인적, 물적, 자금적 부담은 어느 정도에 이를 것인지 계산기를 두들겨 보자. 이를 통해 ‘A 유형의 위기에는 OO억원의 위기관리 예산이 기본적으로 소요 될 것이라는 예산안이 나와야 한다. 물론 이는 해당 위기 발생 시 기본 예산으로 신속하게 CEO에 의해 승인 가능해야 한다.

이런 준비 없이 대부분 기업들은 위기 발생 후 기초적 예산 작업을 시작한다. 위기 대응을 해야 할 시기에 위기 대응을 위한 관리 비용들을 산정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안이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의 대응 활동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머물러 있게 된다. 당연히 적시 대응이라는 가치는 훼손된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예산이 부가적으로 요구된다. 또 이에 대한 예산 작업으로 대응 시기는 더 늦게 되고 주저함을 반복하게 된다.

물론 아주 적은 금액까지 정확한 예산을 미리 만들어 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이 예산 확인 작업의 지연으로 인해 실기(失期)로 이어지면 안 된다. 그렇다고 일단 대응 한 뒤 예산적 부담은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것도 전략적이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예산에 대한 감이 없이 일단 처리 하겠다 공언한 뒤 실제 예산을 보고 놀라 처리 방침을 철회 축소하여 여론의 큰 반발을 불러오는 행태다. 이 모든 것에는 위기관리 예산을 평소 합리적으로 마련하지 못한 CEO의 탓이 크다. 사전 예산관리도 위기관리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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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7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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