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9월 11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PR문답] 우리 입장도 있는데…

[질문]

그러니까 위기시에 대다수 오디언스들의 편에 서라는 말씀이잖아요. 그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그들하고 적대적인 관계에 서지말고 무조건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해결책을 모색 하라는 것 아닙니까. 근데 문제는 말이지…그렇게 오디언스들 말만 듣고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우리의 입장은 뭐가 되는 겁니까. 진짜 이건 아니다 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는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숙이고 들어가면서 미안하다 잘 봐달라 해야 하냐 이거죠…

[답변]

그건 포지션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기시 기업의 포지션을 오디언스 대부분의 포지션과 일치 시켜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조건’ 일치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큰 줄기에서 같은 라인에 서있되,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같은 라인에 서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오디언스에게 먼저 충분히 주어야 다음 단계의 부분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수인 적하고 어떻게 대화가 가능한가? 적과는 싸움이 전부다. 대화는 타협이고 굴복이다. 불필요하게 적이 되지 말라는거다.

우리 회사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오해들이 있다고 치자. 그 오해들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라는 거다. 아무런 이유가 하나도 진짜 하나도 없다면 그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히면 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없다. 사회적 오해들 중 원인 없이 그냥 생겨나는 오해는 없다. (처녀가 잉태하는 경우가 없듯이)

그 원인을 알아냈으면 그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과 하라는 거다. 원인을 차치하고 오해에 대해서 비판하고 적이 되지는 말라는 거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든 원인을 제공한 사과를 하라는 거다. 그래야 일단 같은편에 설수 있는거다.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위기관리의 포지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해서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따르기 싫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게 본능이기 때문이다.

9월 0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관련 명언

2004년 가을 이맘때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세계최대의 맥주회사 인베브(InBev) 전세계 지사들의 홍보팀장급 이상들이 전부 모인 대규모 컨퍼런스가 있었다. 4일간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 하루를 꼬박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할애 할 정도로 당시 회사에서는 위기관리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주었었다.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당시 컨퍼런스에서 받았던 위기관리 브로슈어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내 눈을 잡아끈 문구가 있다.

Moreover, it is important to keep in mind that a crisis is not something to be ashamed of, but not handling a crisis properly is. [InBev, Brochure, Communicating Effectively When It Really Counts, 2004]

위기 자체가 부끄러운게 아니고, 그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게 부끄러운거야. 중요하니까 명심해.

참 정확하고 멋진 말이다. challenging insight다.

7월 09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시 의사결정 프로세스

조선일보는 오늘자 1면에서 MBC의 내부 대책회의 의사록을 이례적으로 기사화했다. 조선일보는 MBC의 위기관리 태도에 대해 비판을 하기 위해 이런 기록들을 기사화했겠지만, 위기관리 실무를 하는 우리들에게는 참 흥미로운 의사결정 프로세스로 참고 주제가 되겠다.

간단히 MBC측에서 이번 PD수첩건을 가지고 진행한 대책 논의는 다음과 같다.

“PD수첩 내용에 대한 섣부른 잘못 인정이나 사과는 재판이나 검찰 수사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발표하지 않고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MBC가 번역 또는 오역 문제를 방송하는 순간… 국민들은 ‘MBC가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MBC에 실망과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 패를 먼저 보여주기보다는 검찰의 패를 보고 난 후에 대응하는 게 낫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 내용을) 흘리고, 이것이 언론에 나올 때 MBC는 어쩔 수 없이 시인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다 당하느니 MBC가 먼저 털어버리는(시인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사장은 손을 놓고 있다는 외부 비판 등 경영진이 지는 부담도 있다. 정부와 정면 대결해서 끝까지 갔을 때 민영화와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먼저 잘못을 인정하자’는 견해를 피력했던 것이다. [조선일보, “PD수첩 잘못 인정하면 공격당한다” MBC, 사과않고 최대한 시간 끌기로]

 
이것이 바로 실제로도 빈번히 진행되고 있는 위기시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어느 기업이나 거의 똑같다. 윗 대화록에서 MBC를 우리회사로 바꾸어 놓으면 바로 우리회사의 의사록이다.

잘못에 대한 인정보다는 ‘시간 끌기’가 항상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유는 ‘순간적인 안정감’ 때문이다. 사실 잘못에 대한 인정 후 다가오는 장기적인 심리적 안정감보다 약간은 불안하지만 잠시 한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순간적 안정감이 심리적으로 더 편하기 때문이다.

상당히 바보같다고 하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세계최고의 MBA출신에 내노라하는 대기업의 CEO분들도 거의 그렇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6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PR 선문답] 어디 없나?

[질문] 이번 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블로고스피어, 기타 소셜미디어 그리고 아고라 같은 토론방에서의 여론 움직임에 저희 회사는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회사에 대해 저희 소비자들과 포텐셜 소비자들간에 블로고스피어, 소셜미디어, 각종 토론방등에서 어떤 대화들이 오가고 있는지를 알수가 있을까요?

[답변] 아직 완벽하게 블로고스피어나 기타 온라인상의 미디어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분석하는 능력은 없습니다…일부 서비스들이 부분적으로 모니터링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그 정확성이나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비지니스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약간…무리가…

[질문]그러면 이 큰 영역이 모니터링되지 않는다는 거군요?

[답변] 테크니컬리 그렇습니다.

[질문]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블로깅을 하는 환경 운동가가 하나있는데…이 친구와 균형잡힌 대화를 할 수 있는 프로 블로거를 에이전시내에 가지고 계신가요? 저희가 그런 능력이 없으니 프로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요…

[답변] 일단 기업 블로그를 여시거나 이슈 블로그를 별도로 하나 설치 하실 수는 있는데…거기에 대한 운영과 대화진행은 참 어려운 숙제입니다. 지금 업계에서도 딱히 그정도 수준의 역할을 감당해 줄 프로 이슈 블로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질문] 아…그게 또 어려우신가보군요. 그러면…저희가 내부에서 홍보팀 직원중 하나를 우리 기업이나 이슈 블로깅을 위한 전담 직원으로 훈련시키고 싶은데…블로깅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가능할까요?

[답변]음…블로깅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새로운 대화방식을 익혀나가야 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한다는 게 좀…그리고 사실 그런 훈련을 시켜서 비지니스 블로거로 직원들을 성장 시킬 수 있는 프로들도 아직은 좀…

[질문] 아니…그럼 우리 회사에게 블로깅이 매우 중요하다, web 2.0 환경에 적응을 해라 하시는데…우리에게 해줄수 있는 게 뭐죠? 모니터링도 안되고…블로깅 지원도 안되고…우리 직원들에 대한 훈련도 힘드시다니…?

[답변] 그냥 저희는 insight를 드리는 거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질문] 허허허허…..(이 새끼 비싼밥 먹구 아주…)

PR업계를 위한 비지니스 블로깅 서비스의 3가지 전제

1. Web 2.0 모니터링 /분석 능력
2. 프로페셔널 블로거 (이슈, 위기, 브랜딩, 기업 담당)
3. 프로페셔널 비지니스 블로깅 트레이닝 능력

일단 이상 3개 없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돈벌 생각 하지 말란 말이지…언감생심이란 말이지…

6월 112008 Tagged with , , , , , , 6 Responses

눈에 보이는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니다

최근들어는 일주일에 보통 한두개 정도의 크고 작은 위기 사례들을 접한다. 주말에도 연속되는 전화를 받아야 하고, 밤늦게까지 대응 문건의 파이널 터치를 해 주어야 한다. 시간을 다투면서 리뷰를 해야 하고, 번갯 불에 콩을 튀기듯이 해법을 제안 해야 한다.

예전 인하우스 시절에는 한달에 한 두번이던 소위 ‘위기’가 요즘엔 일주일 단위로 불어났다. 참 위기들도 다양하고 많다. 이제는 전화를 받으면 웃음이 나오는 케이스들도 있다. 물론 그 위급함과 중요도를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형식도 위기가 되는 구나…하는 실전에서의 흥미로움이다.

보통 위기라고 불리는 사건들을 들여다 보면서 가장 먼저 클라이언트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있다. “왜 이 사건을 위기로 보시나요?”다. 돌려서 말하면 “이 사건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하는 것이다.

사실 기업들이 스스로 ‘위기’라고 단정 짓는 사건들 중에 진짜 위기는 10%도 안된다. 만약  매일 모든 ‘위기’들이 다 기사화 되고 대대적으로 회자 된다면 하루에 신문은 64면도 모자르겠다. TV는 두시간 뉴스 보도를 해야 하겠다.

눈에 보이는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니다. 문제는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다.

예를들어 우리 제품에 바퀴벌레가 들어 갔고, 소비자가 그걸 삼켰다가 다시 뱉고 나서 TV에 제보를 했다. 회사 측면에서는 이 사건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이것은 단순한 사건이지 위기가 아니다.

왜 이 바퀴벌레가 우리 제품안에 들어가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자. 분명히 제품 용기 세척 프로세스가 있고, 또 제품 스캐닝 시스템이 작동을 한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 날까? 조사해보니 제품 용기 세척 기계의 노즐이 달아 제대로 세척작업을 수행하지 못한다. 또 스캐닝 기계가 노후화 되서 거의 100개 제품의 하나 꼴로 에러 스캔을 한다. 어떻게 이렇게 생산과정을 관리했을까?

그건 생산 비용절감 운동과 관계가 있다. 우리 공장은 전세계 공장중에서 가장 큰 비용절감기록을 수립해서 작년말에 표창을 받았다. 마른수건도 쥐어짜는 비용을 절감하다보니 감가상각 기간이 훨씬 지난 설비들을 일부 수리해 연장 사용하고 있었던 거다.

어쩔수가 없다. 새로 세척 시스템과 스캔 시스템을 교체 하자면 외국 본사에 특별 예산을 요청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다. 본사에서 우리나라 BU의 실적을 저평가하게 되고, 올해 생산 비용 절감 타겟을 분명 가지 못한다. 생산 책임자인 부사장은 목이 달아날 수도 있다.

본사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뜬금없이 날아 든 시스템 개선 비용 10억원을 지원 할 의사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분기 마감을 앞두고 있고, 다음 분기에도 실적 예상이 아주 암울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비용절감 타겟을 겨우 가고 있어서 밸런스를 겨우 맞추어 놓았는데…한국 때문에 빨간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내 놓을 수는 없다. 이는 본사 CEO의 평판에도 금이가고, 전세계 애널리스트들에게 폭격을 맞을 짓이다. 당연 실적 예상치를 실망시켰으므로 주가는 뚝 떨어지겠다.

이 시나리오 중에서 진짜 위기는 무엇일까? 바퀴벌레인가? 글로벌 차원의 무리한 비용절감 정책인가? 진짜 심각하게 분석을 해서 관리해야 하는 위기의 대상은 무엇일까?

국내 일선 실무자들인 과차장급 매니저들 또는 홍보 임원에게는 아무 힘이 없다. 이들에게 맡겨진 일은 일선에서 대증치료를 하면서 방어를 하는 역할이 어떻게 보면 전부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렇게 방어 하는 것 자체도 버겁다. (인력, 예산, 지원, 관심 부족…)

사실 이 블로그나 각종 기고문, 트레이닝들을 통해서 항상 기업의 맨트라들을 이야기한다. 위기관리는 기업 철학에 관한 문제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점점 실무자들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key learning이 참으로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갈증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우리 회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오는 한 블로거를 관리하고 몇몇의 포스트에 대응할 것인가?’하는 아주 현실적 이야기들이다. ‘SBS 8시 뉴스에서 취재를 해 갔다는데 이걸 어떻게 빼야 하는가?”에 대한 갈증이다. 그 나머지는 다 사치다.

5월 27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의 형성 법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세상의 모든 위기에는 일정한 형성 법칙이 존재한다. 이 법칙이 존재하는 이유는 위기가 발전하는 방향과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이 서로 철로길 처럼 평행을 이르기 때문이다.

먼저 위기가 발생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위기                        위기관리 주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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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      위기 상황 파악 (놀람, 부인)

전개 ———     위기 발전 추이 파악 (회피욕구)

성장 ———     위기 대응 전략 및 방식 논의 시작 (분노, 흥분)

폭발 ———     (급박하게) 위기 대응 실행 (체념, 기원)

연속폭발 ——-   위기 전략 재 점검, 실행 방식 수정 (다시 흥분)

대폭발 ——–    사과/해결책 발표 (완전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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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우리 아이에게 종기가 낫다고 가정을 해보자

증상                                     아빠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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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등이 빨갛고 가려움  ——  약국에 가서 피부약을 사서 발라 줌

약간 부풀어 오름  ———-  피부약을 바꾸어 보거나 병원에 데려감

아주 빨갛게 부풀어 아픔 —-  분명히 피부과에 아이를 데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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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팔등에 종기가 나서 고름이 차고 그 고름을 방치해서 고름이 터져 흐르고, 또 그 자리가 감염이 되서 더 큰 종기 자국이 생기고,,,하는 것을 두고 보는 부모는 없다. 맨위의 위기 대응 프로세스와 아래 아이의 종기 대응 프로세스의 차이는 ‘대응 실행(개입) 싯점’의 차이다.

왜 위기 대응 실행이 그렇게 느리게 시작될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일반적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1.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 경우
2. 이 상황에 섯부르게 개입 했다가는 안되겠다 하는 두려움
3. 그냥 지나가겠지 하는 안이함
4. 왜 우리가 나서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
5. Guilty 의식

일부 전문가들은 위기요소를 잘 asessment를 해서 ‘이 위기가 어느정도까지 성장할 것인가?’를 파악해 그에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crisis assessment는 사실 불가능한다. 모든 변수를 미리 예상하고 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과학/수학적 대응에는 현실적 제한이 따른다.

성공하는 위기관리에는 대응 실행의 속력이 핵심이다. 위기 전개 말기에서 성장 초기에 개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정확한 사실 판단하에 위기관리 전략에 기반해야 하고, 정확한 포지션과 메시지들 그리고 해결방안으로 무장해야 한다.

위기를 대비하면서 우리가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것은 이 반응 시간을 얼마나 줄이면서, 정확한 전략, 포지션, 메시지,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위기 대비 시스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5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여론에 순응하자

여론에 순응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면 위기시나 논란시에 공격적인 기자를 상대로 한 완벽한 방어가 가능 할까? 혹은 이런 트레이닝을 받아 봤자 악의 섞인 기자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분명한 것은 어떤 홍보담당자도 기자를 단순히 속이거나 이겨서 큰 여론의 흐름을 돌려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디어에 대해서 알고, 우리의 핵심 메시지를 알고, 인터뷰 스킬을 알고, 여러 위기대응 전략에 대해 익숙하더라도 여론의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도리어 그 큰 흐름을 거스르려 무리를 할수록 그 반향은 커져만 가고, 결국 자사에게 치명적 부메랑으로 되 돌아온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공감하고, 반론하는 수준이 홍보담당자와 대변인에게 맡겨진 최대의 역할이다.

물론 핵심 메시지를 사수하지 말라는 말이나, 우리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갖추어야 할 것은 준비된 메시지와 좀더 전략적인 대응 시스템과 능력이다. 이 시스템과 능력은 우리의 메시지를 적시에 정확한 대상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밑바탕이다.

여론의 흐름은 운명이다. 누구도 그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위기 사례들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여론을 거슬렀던 사례들이다. 이 시점에서는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 때가 되었는데, 침묵을 한다. 소비자들은 아픈데 심한 말로 그들을 두 번 죽인다. 책임지지 못하거나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강조해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불필요한 트러블을 만들지 말자는 게 요지다.

   

이러한 위기관리 자세는 우리 회사가 우리 제품이 그리고 우리 직원들이 함께 공명정대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만 빛이 난다. 만약 어디 한 곳이라도 숨기고 싶거나, 대충 지나치고 싶을 때는 이러한 위기관리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효력은 미지수가 된다.

위기시에 홍보담당자에게 맡겨진 역할은 입(口)의 역할이다. 팔과 다리의 역할이 아니다. 팔과 다리는 따로 놀고 있는데 입만 올바른 메시지들을 뇌까릴 수는 절대 없다.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성난 공중을 이해시키고 안정시키기는 힘들다.

공중은 기업을 용서할 준비가 돼있다는 말이 있다. 기업은 용서 받을 수 있고, 용서 받아 왔다. 위기시 공중들은 기업의 말을 먼저 듣는다. 그리고 어떻게 그 기업이 움직이는지를 본다. 말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으면 당연히 적대감과 배신감은 더 깊어진다. 용서하고 싶지 않아지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멋진 말과 알맹이 없는 메시지들’은 꺼져가는 불씨에게 뿌려지는 휘발유의 역할을 한다.

   

기자는 일부 한 두 번 속여서 (거짓말을 해서) 기사를 쓰게 하거나 쓰지 않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중을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 현재와 같은 다매체 그리고 개인 매체 시대에 있어서 100% pros와 cons는 존재하지 않는다. 섣부른 일선 기자의 ‘찜 쪄 먹기’는 우리 기업과 그 기자를 한 꺼 번에 나락으로 내 모는 위험 천만한 모험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23일 15:25:15 / 수정 : 2008년 05월 23일 15:36:56
5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4 Responses

위기와 논란에서 살아 남는 방법들

여러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 그리고 정부기관, 각종 공사들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사례들을 보면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들이 각각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사업은 한정적이지만, 위기관리에 관한 부분은 거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적용을 하려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 본사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주요한 벤치마킹 소스가 된다. (물론, 한국 현지에서의 적용성 또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모든일에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겠다. 이 과정을 따라서 차곡차곡 해나가야 큰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상황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를 한번 정리 해 본다.

위기/이슈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 10 steps

Step 1)) 상황을 파악하라.
Step 2)) 포지션을 정해라.
Step 3))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라.
Step 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Step 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하라.
Step 6)) 대변인(spokesperson)을 선정해 활용해라.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Step 9)) 오디언스들을 참여시켜라.
Step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라.
<출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각 step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Step1)) 상황을 파악하라.
경청하라는 말과 같다. 위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주변의 스테익홀더들을 관찰해봐라. 논란의 경우 그 논란을 일으키는 주체들과 그 논란을 감상하는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관찰, 경청,분석하라.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고, 어떤 키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누가 대변인인지를 분석하라. 이 부분들을 모르면서 싸우면 100전 100패다.

Step2)) 포지션을 정해라.
다음은 우리 포지션을 정할 차례다. 원칙은 ‘홀로 되지 말라’는 거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초원에 혼자 서서 싸우는게 안전 할까 아니면 가까이 있는 얼룩말 무리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게 좀더 안전할까. 적은 최소화하고, 큰 mass의 편에 서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는 ‘오디언스를 알아라’는 말과도 통하는 원칙이다. 단순하게 mass를 찾아 서는게 아니라 리서치와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리성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mass가 동질성을 인정해 준다.
 
Step3))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라.
보통 실무자들은 키메시지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예상질의 응답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다보면 답변이 상당히 자사중심적이고 완고하고 딱딱해진다. 핵심은 키메시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키메시지가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나 논란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모든 질문들을 뽑아 책상위에 올려 놓아라. 백개도 좋고, 천개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한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받기 싫은 X같은 질문들은 꼭 챙겨야 한다는 거다. 나중에 그 질문 한방에 쓰러지기 싫다면. 그리고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달아라. 좋은 답변을 다는 법? 답변을 달아서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줘바라. 꼼꼼하게 읽어 달라 해라. 욕먹은 부분은 고쳐라. 반복해라. (오디언스의 머리로 생각하라)

Step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완성된 예상질의응답들을 보면서, 반복되는 답변 메시지들을 모아 추려라. 풍성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fat을 제거해라. 간결하게 다듬어라. 머릿속에 쏙들어갈 수 있게 packing을 해라. 키메시지는 몇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신경쓸 필요없다. 사내에서 공유될 때 아무런 시각자료나 문서에 의지하지 않고 구두로 차근차근 기억해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이면 오케이다.

Step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해라.
이때부터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를 해왔던거다. 오피셜 스테이트먼트와 홀딩 스테이트먼트란 간단하다.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핵심은 자사의 포지션이고, 서브 핵심은 개선 또는 관리 방안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스테이트먼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이곳이다. 서브핵심은 매우 중요하고 이게 없으면 ‘말장난’이 된다.
 
Step 6)) 대변인을 선정활용해라.
대변인을 활용하라 카운셀링하면…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유명 코미디언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또는 뜨는 아이돌 가수들을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홍보비용들이 비효과적으로 줄줄새고 있다. 홍보대사는 홍보예산이 남아서 처리가 곤란할 때 파르페 위에 체리 하나 올려 놓듯이 그냥 데코레이션 정도로 가라. 효과없다. 특히 위기시에는. 이 대변인이라는 의미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과 개선 및 관리 방안을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줄 커뮤니케이션 아울렛이다. 대변인에게는 뇌(brain)가 있어야 하고, 신뢰(credibility)가 있어야 하고, 명성(reputation)이 있어야 한다. BCR이라고 부른다. 당연 입(mouth)도 있어야 겠다.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대변인이 선정되어 가동이 가능하다면 이 때부터는 이 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거다. 총알은 키메시지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다. 예상질의응답은 방탄 조끼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라. 회의실 앞 칠판에다가 키메시지를 하나씩 써 올려라. 프로젝터로 쏘아 올리는 것도 좋다. 단, 칠판에 꽉차게 하나의 메시지만을 올리는 거다. 그 메시지를 모두 읽어라.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이라도 읽어라.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라. 이것이 message based brain storming이다. 전문가는 물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먼저 고민한다. 프로그램이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지 않고 하는 고민은 ‘앙꼬 없는 찐빵’만을 산처럼 쪄 놓는 꼴이 된다.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취약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Endorsment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3자인증그룹을 ‘나눠먹기’나 ‘서열의식’ ‘열외없는 대우’…이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를 일으킨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오디언스들에게 물어라. 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인정해주거나 한번 검증해주면 진실로 믿겠는지 물어봐라. 분명히 도지사님이나, 시의원님들, 국회의원님들이나 대통령이 아닐수도 있다. 이슈에 따라 틀리지만…서열이나 유명인사가 아닐수 있다는 거다. 제3자 인증그룹의 발견과 확보는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에게 줄 큰 돈을 차라리 평상시에 이 제3자인증그룹을 구성관리 하는 데다 쓰라고 하고 있다)

Step 9)) 오디언스를 참여시켜라.
너희들만의 잔치로 만들지 말아라. 아무리 대변인이 들끓고, 제3자인증그룹이 앞장서 나서도…결국 오디언스들이 바라보고만 있으면 소용없다.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들을 참여시켜라. 이메일하게 하고, 전화하게 해라, 댓글을 달게 하고 답변을 해줘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얼굴을 맞대어 주라. 찾아가서 마주하라. 그들로 하여금 제안하게 하라. 우리는 같은편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강력하게 공유해라. 좋은 의미에서 공범의식을 공유하자는 거다. 분명 좋은 의미다.

Step 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해라.
초기에만 허둥대다가 상황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으면 거의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은 갑자기 low profile로 전략을 바꾼다. 이게 일반적인 움직이라고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오디언스들에게는 그 초기 기억이 뇌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쥐머리새우깡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그 혼입과정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생산자의 과실이 아닐수도 있는데도…그냥 기억은 쥐머리새우깡뿐이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다. 상황이 달라지고 나아졌으면 계속 일관된 강도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해라. 오디언스가 “됐다 됐어…이젠 완전히 오해가 풀렸다. 알았다”할 때까지 개선된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이는 추후에 유사한 위기나 논란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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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해 봤다. 말이 쉽다고도 한다. 하지만…위기때는 누군가는 쉬운 말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컨설턴트의 일이니까.

4월 282008 Tagged with , , , , , , , , , , 3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무조건 사과가 능사는 아니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일단 사과(apology)하고 보자? 너무 형식적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잘못을 저지른 기업들의 수 많은 사과(apology)들을 봐왔다. 리콜(recall)? 언제부터인가 사과의 가장 큰 표현이 되었다. 사실 위기 시 이 리콜(recall)이란 어차피 논란이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해 팔리지 않을 물건들을 먼저 수거하는 꼴일 뿐이다. 따라서 리콜(recall)은 사과(apology)의 표현이나 위기관리의 high profile전략은 근본적으로 아니다.

사과(apology)는 키 메시지도 아니다. 중요한 키 메시지는 ‘어떻게 현재의 부정적인 이슈를 해결할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재발을 방지할 것이냐’다. 따라서 이것이 셋팅 되어 전달되지 않으면 단순 사과(apology)는 별 소용이 없다. 원인파악도 못하고 사과만 하는 것도 소비자에겐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공감은 최대한 표시하되, 성의나 근거 없는 사과는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연인끼리 서로 싸울 때도 해당이 된다. 남자가 어떤 잘못을 했다 치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하는 말은 그냥 이 상황을 덮고 마음을 풀어달라는 표현일 때가 많다. 대신 ‘내가 이런 저런 일들을 잘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성이 많다.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다.

그렇다고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어떨까?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먼저 사과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보통 사내 법무팀의 의견일 때가 많다. 사건이 오픈 되었고, 언론에서 떠들기 시작했다. 각종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명과 제품명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락 내리락 한다. 매 분 마다 온라인 뉴스 포털에는 이 사건에 대한 기사들이 연이어 업로드 되고 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외부와 아무런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마치 태평양 한가운데 빠진 사람에게 구조선이 올 때까지 구명정은 무시하라 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다. 소비자 및 오디언스의 시각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일단 가장 먼저 그들과 공감하자고 했다. 공감한 바를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했다.

사실규명은 사실규명대로 하겠다 하자고 했다. 최소한 사실 규명 때문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을 머뭇거리지 말자는 거다. 책임소재는 사실 규명 이후다. 일단은 공감을 해주고, 아픔이나 상처를 함께 느껴주자. 거만, 안하무인, 막가파, 배째라, 무시일관, 아랑곳…이런 평가를 초반에 받지 말자는 거다. 일단 초기에 이렇게 평가돼 버리면 돌이키기가 너무 힘들다. 사실을 규명해보니 우리의 책임이 아니었다고 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실이 완전히 밝혀져서 우리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최종 판정이 나면, 그때 깨끗하게 사과하자. 이길 밖에 없다. 변명이나 다른 측에로의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절대 금물이다. 이때도 사과 메시지만을 키 메시지로 만들지는 말라고 했다. 재발방지 및 보상대책을 가장 중심으로 놓아 키 메시지로 하자.

일단 모든 위기는 발발함과 동시에 high profile로 가는 성격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은 high profile이 원칙이다. 몇몇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위기는 high profile로 관리하자. 우리가 잘 못해서 뼈를 깎는 아픔이어도, high profile로 커뮤니케이션 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혼심을 다 기울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크게 커뮤니케이션하자. 리콜만 해 놓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을 다 했다’고는 하지 말자.  제발.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28일 10:18:40 / 수정 : 2008년 04월 28일 10:19:19
4월 252008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위기는 범죄랑은 다르다

최근 여러 식품 기업들 그리고 대형 그룹사들의 연이은 ‘위기’ 발생으로 이쪽 PR업계에서는 ‘위기관리 서비스’ 수요가 대폭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련의 상황들을 목격하신 기업 경영진분들의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셨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몇개 상황은 정확하게 ‘위기’라고 단정 짓기에는 약간 찜찜한 케이스들이 섞여 있다. 기본적으로 ‘위기’와 ‘범죄’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사건이나 이슈의 본질이 다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 또한 확연하게 달라야 한다.

물론 인하우스의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일 가능성이 많다. 위기를 ‘부정적인 이슈 및 사건’으로 해석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도 그런 생각을 구경할 수 있다.

PR이나 이슈관리, 위기관리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절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전제가 있다. ‘커뮤니케이션 주체인 기업이나 조직이 올바르다(right)’는 전제다. 기업의 실수나 부주의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비록 이번 사건이 있었지만…우리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옳은 생각(right thinking, mantra)이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다.

“아이..시끄럽게 생겼네. 재수가 없어. 거 소비자 하나 지독한 놈 만나가지고 여럿 고생하네..” 이런 생각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면 진정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 도리어 이런 생각을 깔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오디언스들은 자연스럽게 그 나쁜 생각을 느끼게 되고 위기는 더욱 더 심각하게 전환된다.

더구나…기업의 범죄일 경우에는 할말이 없다. 위기관리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회사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법적인 처리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위기는 ‘관리’를 통해서 ‘더욱 완전한 회사’가 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기업에게는 ‘이런 회생의 기회’를 줄 수도 없고, 주어서도 않된다.

일본의 유끼지루시 식품이 미국산 쇠고기를 일본산 쇠고기로 repack을 해서 팔려다가 적발이 됬었다. 옳바른 생각을 가진 기업이라면 ‘위기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옳바른 생각’에 기반한 것이 아닌 ‘범죄’였다. 옳바른 사회라면 이런 범죄 기업에게는 ‘회생의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 일본 사회는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옮겼고, 이 회사는 도산했다. 어떻게 보면 이 사회의 결정은 사회차원의 ‘위기관리’라고 본다.

모 회사가 가입자들의 정보를 가지고 장사를 하다가 적발되었다. 분명 기업의 범죄다. 옳은 생각이 아니었다. 이 기업에게 지금 어떤 ‘위기관리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가?’하는 질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회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물음에만 답변을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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