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가 쓴 [이슈분석] 백화점·할인점에서 사용 못하는 ‘기프트카드’ 기사를 보면서 기업의 키 메시지가 왜 논리를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최기자는 기사에서 은행과 카드회사들이 상품권 대용으로 내놓고 있는 기프트 카드가 대형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통용이 안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야마를 강조하고 있다.
왜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습니까? 라는 기자의 답변에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이마트·롯데마트 등 일부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은 이렇게 답했다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
==> 이 메시지의 의미는 ‘우리는 받고 싶지만 가맹계약이 안되서 처리를 못 하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뉘앙스를 일단 준다.
주부 박모(여·30)씨는 이 유통업체들의 주장을 뒤엎는다.
“할인점에서 기프트카드를 줬더니 계산대 직원이 무심코 카드를 긁었는데 처리된 적이 있었다”
==> 이 메시지를 보면 이전의 유통업체들의 메시지가 ‘거짓’이었나 하는 의혹을 가지게 된다. 이 가맹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진다.
카드회사가 한마디 거든다.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가맹점이라면 기프트카드를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이메시지를 보면 ‘가맹계약’이라는 것이 이미 되어 있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면 왜 유통업체는 거짓말을 메시지로 활용 했을까?
업계 관계자가 그 이유를 털어 놓는다.
“상품권을 발행하는 유통업체들이 자신들 이익을 지키려고 기프트카드를 거부한다”
==> 차라리 처음부터 이렇게 말을 하지 그랬나? 왜 가맹점 어쩌구 해서 얄팍한 거짓말을 하나? 계산대에서 아줌마들에게 통하던 메시지가 언론에게도 통할 줄 알았나보다.
A백화점 관계자가 또 털어 놓는다.
“현행 규정상 상품권 액면 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다”
==> 이 것도 최초의 메시지로 속시원하게 털어 놓지 그랬나? 약간 구리다고 스스로 판단하니까 그냥 대충 가맹점 어쩌고 해서 넘기고 보자…한건가?
철도·고속버스·항공회사들 역시 승차권 매매 시 기프트카드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철도공사 관계자의 메시지는 또 어떨까?
“기프트카드는 소유이전이 자유롭기 때문에 현재 누구에게 카드가 넘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예약취소 대금반환 및 결제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약간 이해할 수 있는 거부 사유다. 아무리 비판적으로 봐도 일단은 유통업체의 메시지 보다는 훨씬 낫다.
회사원 김영구(33)씨가 결론을 내려 준다.
“기프트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회사들이 자기 이익만 챙기느라 소비자들 결제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 유통업체가 전달한 키 메시지인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는 결국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더욱 오디언스를 화나게 했고, 실망스럽게 했다. 마침내 오디언스들의 이해는 ‘그들은 자기이익만 챙기기 위해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liar들’로 귀결된다.
결론))
기업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왜 메시지를 전달할까? 오디언스에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다. 이 말은 통하지 않는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개인이 아니라 기업에게는 각별하게 전략적 메시지(strategic message)가 필요하다. 개인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과 이해관계자들을 이해 시키고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가 만약에 계속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 좀더 나은 전략적 메시지를 개발해 전달해야 한다. 기존과 같은 ‘시장 바구니 든 아줌마’들에게도 안 통하는 메시지는 갈아 치워야 한다.
아무리 논리와 현실을 감안해도 적절한 메시지가 구성되지 않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게 더 낫다. 이익과 시장원리, 기업 경영의 본질에 대해 차라리 털어 놓는게 더 낫다. ‘고객을 최우선’한다는 Mantra를 함께 포기 하면서 말이다. 둘에게 다 양다리를 거치려니 더 힘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