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 기자

11월 082007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기업과 미디어 칼럼)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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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미디어 사이트에 이번주부터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은 그 쪽에서 붙여 주었는데…쫌…아무튼 열심히 생각하면서 차근 차근 챙겨보려고 한다. 플리즈 위시 미 굿 럭!

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자들은 보통 언론사에 입사를 하면 ‘수습’이라는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 동안 신참 기자들은 취재 방법, 기사 쓰는 방법 등을 기초부터 응용까지 철저히 배운다. 이 과정은 마치 입대병이 논산 훈련소에서 받는 훈련만큼 혹독하고 자기 자신을 시험하게 하는 코스다. 24시간 주 7일 취재를 위해 어떨 때는 속옷 조차도 못 갈아 입고 경찰서 안에서 새우잠을 잘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취재 훈련을 받기도 한다.

이들의 멘토(mentor)인 선배 기자들은 매일 매일 시간대별로 취재 정보를 다그치고 이를 보고하기 위해 수습 기자들은 여기 저기를 필사적으로 기웃거린다. 결국 이 과정을 통해 수습 기자들은 ‘진짜 기사는 나이스 하게 취재해서는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것과 ‘정보는 얻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이고 집요하게 캐내야 한다’는 개념을 정립하게 된다.

이 기간을 거쳐 수습 딱지를 떼고 아주 ‘근성’ 있는 기자로 다시 태어난 신참 기자들은 각자 출입처를 배정 받는다. 일부 수습을 갓 뗀 기자들은 산업부에 발령 받은 후 ‘경찰서 취조’처럼 취재를 해 가끔 기업의 홍보 담당자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그 만큼 신참기자에게는 이제 공격적 취재 기법이나 기자로서의 근성이 훈련을 통해 완전히 익숙해 졌다는 뜻일 것이다.

반면 이 훈련 받은 기자들의 상대편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CEO나 홍보 담당자들을 한번 살펴보자. 홍보 담당자의 경우 입사 OJT를 받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기자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회사 내 홍보팀의 일상 업무를 주로 배우는 것일 뿐, 특정 이슈 하나 하나에 대해 언론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는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더구나 홍보 담당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사내 OJT가 있는 곳은 대기업 일부에 불과하다.

훈련 받은 기자 vs ‘적절히’ 훈련 받지 못한 대변인
기자들과 종종 인터뷰를 하고 여러 언론 행사 등에서 전면에 나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야 하는 CEO들의 경우는 어떤가? 훈련된 기자들의 기술적인 질문에 절대 실수하지 않을 만큼 훈련을 받았는가? 평소 말 잘하는 CEO와 언론에 말을 제대로 하는 CEO는 다른 의미다. 단순한 달변이 곧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안전성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회사를 대표해 언론에 회사의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CEO와 홍보 담당자들. 이들에게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바로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이다. 우리말로 적절히 옮긴다면 ‘언론 대응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외 대기업의 경우 홍보조직의 방침에 따라 미디어 트레이닝이 CEO들에게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또한 대형 회사의 고위 임원이 되면 필히 거쳐야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경영기법 훈련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을 포함한 여러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이 가장 효과적이고 또한 필수적이다. 그러나 언론은 기업의 메시지를 그냥 실어 주는 광고판이 아니다. 특히 기업에 특정 위기 사태가 벌어지면, 언론은 기업에 다분히 공격적이 되며, 논란이 되는 해당 위기에 대해 알고싶어 하고 큰 뉴스로 보도하고 싶어하게 된다.

훈련 받은 노련한 기자들은 이러한 위기 시에 해당 기업의 CEO나 홍보책임자 등과 같은 대변인(spokesperson)을 접촉하게 되고 해당 위기에 대한 회사의 입장과 원인 그리고 수습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적절히’ 훈련 받지 않은 대변인은 곧잘 실수를 범하게 되고, 노련한 기자의 기술적인 질문에 대책 없이 넘어가고 만다. 대변인의 말실수 하나, 잘못된 감정이입, 비전략적이고 즉흥적인 언론 대응이 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접할 수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이러한 예기할 수 있는 실수들을 시스템 구축과 사전 실습 훈련을 통해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일개 기업이나 조직을 대표하는 대변인이라면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필요한 한가지 목소리(one voice)만을 견지해야 한다. 한가지 목소리란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외부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정한 공식적이고 일관된 주장이나 논점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언론을 위한’ 메시징 기술
‘토킹 포인트(talking point)’라는 것도 있다. 이는 상황 및 이슈에 대한 충분한 이해, 해당 이슈에 대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적 논리 등이 기반이 되어 인터뷰 시 대변인이 ‘꼭 언급해야만 하는 정해진 답변’이다.

이 ‘하나의 목소리’ 또는 ‘토킹 포인트’는 큰 관점에서 설명하면 언론이 특정 이슈에 대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물어도 미리 정해진 동일한 답변을 얻게 만드는 기본적 언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이러한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훈련을 하는 것이다.

흔히 언론에서는 이 미디어 트레이닝을 단순히 ‘언론을 속이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훈련’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향도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미디어 트레이닝은 ‘언론에 정확하고 신뢰있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기술 훈련’이다. 언론의 오해와는 반대로 이러한 대변인들의 기술은 기자에게 그리고 기사 자체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대변인의 정확한 논리와 정리되어진 표현, 어휘, 자세 등은 기자에게 더욱 양질의 기사를 만드는 데 유익한 환경과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도 ‘훈련’ 받은 대변인으로서의 홍보담당자와 CEO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언론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노련한 대변인들이 많아져야만 기업과 미디어 간의 소위 ‘건전한 긴장관계’가 형성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에서는 매주 언론과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무엇이고, 어떤 훈련과정들로 전체가 구성되며, 각각 어떻게 진행되는 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생생한 시사 사례들을 통해 기업과 조직들에 대해 ‘언론과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델란드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7년 09월 14일 17:46:34 / 수정 : 2007년 09월 14일 17:47:09

by 우마미 | 2007/09/14 18:01 | Crisis & Comm | 트랙백 | 덧글(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