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위기관리 가이드 50

3월 112014 Tagged with , 0 Responses

[Free-Book]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이 글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가 2013년 1월부터 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정용민의 위기타파’ 기고문들을 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총 50편을 한꺼번에 모아 놓았습니다.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_Total_정용민_목차본

2014. 3. 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3월 082014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50]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총 50편 중 마지막 기고문이었습니다.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이를 인재(人災)라 한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라고도 한다. 이미 예견돼 있던 것이라 지적한다. 최초 위기를 숨기려 했다 비판한다. 대응이 형편없이 늦었다 비웃는다. 이해관계자들의 원통함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화를 낸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라며 칼날을 간다. 이 속에서도 기업들은 진화하지 않으니 문제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한두 명 정도의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이 또 위기관리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 업무에 매달린다. 평소에는 회사에 출근하시지도 않던 회장님께서 자주 보이시고,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대응책들을 마련하게 된다. 부서간 전화와 보고의 횟수와 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심지어는 상호간 휴대전화 연결에 충돌이 일어나 불통 사태까지 발생할 때도 있다.

일선에서도 수십에서 수백 명의 직원들과 외부관계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이루곤 한다. 누가 우리측이고 누가 이해관계자측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위기들을 관리한다. 이 틈새에 기자들도 사람들과 엉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면 당장 온 오프라인에 우리 회사가 악당같은 회사로 묘사돼버리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서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끄럽고 어지러운 시간들을 보내는 것. 이것이 위기의 특성이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혼돈(Chaos)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혼돈을 관리하려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한마디로 누가(who)’를 정하는 작업이다이런 위기상황은 누가 관리 책임을 질 것인가? 책임을 받은 지정된 부서나 개인은 어떤 활동들을 통해 위기관리에 임할 것인가를 미리 고안해 공유하고 그에 익숙함을 더하는 준비들을 말한다. 준비라는 말의 뜻은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다.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미리 바라보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걸음이다.

가시적으로 어떤 위기가 다가올 것인가를 예측이나 감지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우리 사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시스템 속으로 끌어 들여 활용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 다음이다. 각 실무 부서들과 임직원들은 절대로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설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기업에서는 몇몇 개인의 개인기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곤 하는데 그렇게 관리되는 위기는 사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위기는 아닌 셈이다. 위기는 어느 한두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서는 큰 문제를 의미한다.

회사를 구성하는 핵심적 기능들 하나 하나를 꼽아 누가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면 명실상부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후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문서와 챠트 등으로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던 그림 속의 시스템을 밖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노력들이 그런 것들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들을 위하여 지금까지 50번에 걸친 핵심적 조언들을 이어왔다. 이 칼럼을 계속 접해본 CEO라면 반복되는 단어들에 이미 익숙해 졌을 것이다. ‘평소’ ‘관심’ ‘질문’ ‘확인’ ‘커뮤니케이션’ ‘점검’ ‘역할과 책임’ ‘준비’ ‘공감’ ‘이해관계자’ ‘프로세스’ ‘모니터링’ ‘크로스 체킹’ ‘리스닝’ ‘워룸’ ‘의사결정’ ‘ASAP’ ‘역량’ ‘시간관리’ ‘리더십’ ‘훈련과 시뮬레이션’ ‘전문가 활용’ ‘예산’ ‘감사등등. 이 모든 것이 바로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라도 회사 내에서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CEO가 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뚜렷하고 정확한 위기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 그들에게 만약에?’라는 화두를 던져 스스로 체계를 찾고 만들게 하자. 시험해보고 반복해 보자. 정말 우리가 취약성을 극복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 결과를 가지고 모든 임직원들을 치하하자.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더욱 더 강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

성공하는 CEO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 리더십을 빌어 지난 1년간 반복적으로 강조된 상기 위기관리 조언들을 기억하고 지금 바로 실천하자여러 성공한 CEO들로 인해 부디 위기 없는 회사들과 한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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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2014 Tagged with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9]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뜻한다. 당연히 위기관리 활동도 정상적인 과정과 절차들로 진행되기는 힘들다. 실전에서 위기를 관리해야 할 임직원들이 사후 감사(監査)를 두려워해 꼭 해야 할 일을 주저 하면 안 된다.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위기라면 기업이 살아 남기는 힘들어 지는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닥치면 평소 진행하던 정상적 업무들은 대부분 그 정상성을 잃게 된다. 기본적으로 출퇴근이나 업무 내용들이 전혀 달라져버린다. 정해져 있는 예산들이 지출되어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선지출 비용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업무 진행 과정의 많은 부분들이 실행을 위해 가이드라인 내에서 절차를 건너 뛰어 우선적으로 생략된다.

문제는 일선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임직원들의 업무 환경에서 발생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실행과 실행의 연속에서 누군가가 (길고 긴) 절차를 밟으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다. 결재를 득해서 진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지는 것이다. 면대면 미팅을 통해 서면 협의를 진행하라는 요청도 들어온다. 인트라넷에 들어가 여러 상위자들에게 진행 허가를 득하라 해도 실무자들은 미칠 지경이 된다.

더구나 외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활동을 하는 담당자들은 더더욱 힘들다.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소요되는 비용과 접촉 비용들 그리고 여러 조사비용이나 관리 활동 준비 비용들이 즉시 허가되거나 확정되지 않으니 일단 오너십을 가지고 우선 집행 하는 실무자들이 꽤 생긴다. 무엇보다도 회사를 살려 보겠다 생각하는 직원들이 그렇다.

사실 위기관리 후 사후 감사에서 자유롭고 싶으면 아무 위기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안전하다. 최소한 위기관리 실행팀에 속하지 않으면 한층 안전해지게 마련이다. 절차를 밟느냐고 시간을 소비하더라도 기록으로 남겨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위한 위기관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피와 생존 본능에 기반한 현상들이 회사 차원에서는 이상적인 위기관리 환경은 절대 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위기관리 성공에 관심을 가지는 CEO라면 위기 시 진행해야 할 핵심 업무들에 대해서는 미리 감사팀과 함께 필요한 절차들을 들여다보고 단순화
된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위기관리를 위한 활동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정리해 최대한 실행 직원들에게 효율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특정 위기를 겪고 나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규정이나 프로세스들 중 어떤 부분이 실제 위기관리 활동에 걸림돌이 되었는지 확인 해 보고 개선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와 함께 위기관리 활동들에 책임을 가지고 있는 임원들에게 가능한 최대한 권한부여(empowerment)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구두로 즉시 지시하고 허가 할 수 있도록 실행 중심의 분위기가 최소한 위기 시에는 어느 정도 용인돼야 한다. 위기 시 모든 대응 활동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일단 신속히 행하고 그 다음에 정확성을 확보하라는 주문까지 하는 위기관리 전문가들도 있다. 사내의 규정과 감사의 압박이 위기관리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해하는 것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 이후 특정 부서를 감사 대상으로 지정하여 위기관리를 위해 지출 한 예산과 절차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감사팀이 모든 프로세스를 하나 하나 복기하면서 절차의 문제들을 지적하는 것이다. 사내 정치적 입지에 의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로 몰아가기도 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했느냐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위기관리 과정에서 우리 내부의 규정을 준수 했느냐를 평가 하는 셈이다.

이런 식의 사후 평가가 반복되면 그 회사에서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진행될 수가 없다. 점차 타조의 습성처럼 위기가 발생하면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고 움직이지 않는 직원들만 한없이 늘어 난다. 임원들은 위기 대응을 지시하거나 신속하게 실행하라는 명령하기를 부담스러워 하게 된다. CEO는 마음이 급한데 일선에서는 왜 그 실행이 즉시 이루어질 수 없는지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변명들이 올라오게 된다.

만약 실제 위기 시 아주 세세하고 당황스러운 부정적 변명들이 자주 올라 온다면 분명히 사내 규정과 절차들을 뜯어 보아야 한다. CEO를 믿고 일단 배분되고 지시된 실행들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진행 하도록 임직원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 이는 CEO에게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리더십이다. 평소 관심과 살펴봄이 그런 실전적인 리더십을 강화해 줄 수 있다. 모두가 안되면 되게 하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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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8]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1백억원이 소요될 수도 있는 위기를 1억원에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떤 회사도 이 정도 예산 투입은 마다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위기 시 일부는 그 1억원도 아까워 주저한다. CEO가 리드 해 평소 위기 유형에 따른 기본 위기관리 예산을 필히 설정해 놓자. 예산이 위기관리를 막아서는 안 된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내부에서는 흔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될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어떤 대응이라도 실행하려 여러 노력들을 한다. 하지만, 예산에 대한 고민은 위기에서도 생략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변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뜻이 급한 마음에 엄청난 예산을 펑펑 써서라도 생존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예산 때문에 많은 기업 내부 임직원들은 위기대응에 있어 상당 부분 주저한다. 평소 몇 백만 원 지출에도 보수적이었던 회사가 위기가 발생했다 해서 그 예산 지출을 간단히 승인 해 줄리 없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수억 원이 드는 신문지면을 통한 사과 해명 광고는 실제 실행 이전에 CEO의 승인을 준비하며 그 효율성에 대해 길고 긴 논쟁들을 하곤 한다.

쏟아지는 고객들의 전화를 관리하기 위해 콜센터 라인들을 충분히 증설하는 데에도 주저한다. 문제 있는 제품을 리콜 할 때도 예산작업 때문에 주저한다. 인력들을 동원하고 추가하고 외부 인력들을 활용하는데 있어도 예산은 골치 꺼리다. 심지어 그 예산적 한계 때문에 필수적 위기대응을 하지 못하고 가능한 주변적 활동만 유지하기도 한다. 그 만큼 예산은 위기관리에 있어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위기관리에 있어 예산이라는 주제를 가능한 신속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촌각을 다투는 혼돈의 시간 속에서 가능 대응 안들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예산 작업을 꼼꼼히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홍보나 재무파트나 로펌 등과 같은 외부 컨설턴트들이 대략적으로 잡아온 예산을 온전히 의지하기도 힘들다.

많은 기업 CEO들이 위기 발생 후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가는 예산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다. 급한 마음에 일부 지출 승인을 했었지만, 이후 연이어 올라오는 예산안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위기관리 마인드는 물 건너 간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소송 대응 비용이나 손해 배상에 대한 금액은 회사가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공포까지 안겨준다. 이런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CEO와 임원들은 사실 드물다.

이 주제에서도 역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평소 위기관리 유형에 따라 예산의 기본적 아웃라인을 미리 수립하고 있어야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 우리에게 A라는 유형의 위기가 발생하면 그 피해보상 규모는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할 것인지, 이를 부담하기 위해 보험의 필요성은 있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다. 로펌과 위기관리 펌의 지원을 받는다면 평소 관계를 맺고 있는 곳들과 기본적 예산 아웃라인을 받아 포함시켜도 좋다.

언론을 비롯한 여러 커뮤니케이션 채널 각각에 유입될 기본 예산은 어느 수준이 될 것인지 들여다 보자. 기타 상황관리에 소요되는 인적, 물적, 자금적 부담은 어느 정도에 이를 것인지 계산기를 두들겨 보자. 이를 통해 ‘A 유형의 위기에는 OO억원의 위기관리 예산이 기본적으로 소요 될 것이라는 예산안이 나와야 한다. 물론 이는 해당 위기 발생 시 기본 예산으로 신속하게 CEO에 의해 승인 가능해야 한다.

이런 준비 없이 대부분 기업들은 위기 발생 후 기초적 예산 작업을 시작한다. 위기 대응을 해야 할 시기에 위기 대응을 위한 관리 비용들을 산정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안이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의 대응 활동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머물러 있게 된다. 당연히 적시 대응이라는 가치는 훼손된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예산이 부가적으로 요구된다. 또 이에 대한 예산 작업으로 대응 시기는 더 늦게 되고 주저함을 반복하게 된다.

물론 아주 적은 금액까지 정확한 예산을 미리 만들어 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이 예산 확인 작업의 지연으로 인해 실기(失期)로 이어지면 안 된다. 그렇다고 일단 대응 한 뒤 예산적 부담은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것도 전략적이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예산에 대한 감이 없이 일단 처리 하겠다 공언한 뒤 실제 예산을 보고 놀라 처리 방침을 철회 축소하여 여론의 큰 반발을 불러오는 행태다. 이 모든 것에는 위기관리 예산을 평소 합리적으로 마련하지 못한 CEO의 탓이 크다. 사전 예산관리도 위기관리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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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2014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7]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자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큰 위기를 겪은 기업 내부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 “언제까지 조용히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야 하지? 이제는 좀 잠잠해지지 않았나?” 이에 대한 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략적인 기반 하에 내려져야 하는 아주 민감한 주제다. 핵심은 자칫 섣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기의 불씨를 되살리면 절대 안 된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언론에서 연속 3일 이상 지속 보도를 하는 기업 위기는 대형위기로 분류 될 수 있다. 그 만큼 기업 위기들은 여론 속에서 그 지속력이 짧아져 가고 있다. 일부 위기의 경우 대형이라도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이 특별히 여론을 자극하는 비상식적 대응만 하지 않으면 며칠 내 사라져 버리는 자연치유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여론의 습성을 활용하여 초기 대응에 집중하면서 여론과 공감하는 전략과 매뉴얼에 기반한 일사불란함을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일단 위기가 관리되었건, 자연스럽게 사라져 갔건 위기 이후 기업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불 같이 일어 났던 엄청난 사회적 관심과 비판들이 대부분 사그라지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격성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간 며칠에서 몇 주간 모든 비즈니스 활동들은 멈추어 있었다. 이전 계획되었던 마케팅 활동들과 각종 프로모션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에 계속 연기되고만 있다. 매일 울려대던 TV광고도 일정 기간 동안 중지하고 있다. 일선 업무들은 점차 정상화 되어가는데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은 과연 언제 재개 해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이론이나 획일적 잣대가 있을 수 없다. 기업 위기는 각 유형별로 상황 별로 천차만별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이를 놓고 위기 종결 이후 O주 이 후에는 기존의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개시하라는 획일적 주문은 있을 수 없다. 가능한 것은 기업 위기 이후 적절한 방법론을 찾아 지난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상기 수준과 평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 해 보는 것뿐이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지난 위기에 대해 부정적 상기와 평가들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는 이전과 같은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재개할 적절한 타이밍은 아닌 것이다. 이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이 어떤 방향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능한 지속 트레킹하면서 재개를 위한 때를 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좀처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잔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후 위기관리 측면에서 좀더 발전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위기 종결을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 이해관계자들의 머릿속에서 소멸될 때를 기다리는 전략도 있지만, 해당 기업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상기와 평가를 최대한 신속히 중립화 하는 개입 전략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와 같은 광고와 프로모션보다는 좀더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전략적인 어프로치의 홍보 및 광고나 색다른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기업의 최고위 리더십의 결심과 개선의지를 재강조할 수도 있겠다.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듯 광고 캠페인을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롭고 긍정적인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기도 한다. 그 방식이나 접근이 어떠한 것이든 기업 차원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위기를 종결하고 평가에 있어 중립화하는 시도들은 권장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사후 위기관리 활동들에 있어 조금이라도 섣부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섣부름이란 ‘(때가) 덜 무르익음’, 너무 빠름’, ‘배려나 사려 깊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런 무리수를 둔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기존에 얼마나 여론에 대한 전문적 시각을 보유하고 분석을 하고 있었는지 그 수준과 관련이 있다. 또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정상적인 사회성보유 여부와도 관련된 것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려는 CEO들은 위기 이후에도 끝까지 여론에 대한 케어와 관리(management)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섣부름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 최선을 다해 성공적 결과를 얻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좋은 결과는 사후 정상화의 시점을 부쩍 앞 당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 발생 시부터 시종 위기관리 자체에 성공하자는 굳은 의지를 갖자. 그리고 끝까지 여론을 바라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자. 섣부름이란 이 전제들이 부실 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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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6]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6]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말 많은 사람 부류들을 뽑으라면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그 중 빠질 리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들로부터의 말들은 더 많아 진다. 이 와중에 당황한 기업이 외부로 전문회사들을 찾는 데 있어 떠들썩함이 있으면 안 된다. 상호간 비밀준수계약도 필수다. 만약 이를 두고 공개 경쟁 비딩을 시키는 기업이라면 위기관리엔 마음이 없는 셈이다.

일상적으로 수십 년간 위기관리는 기업 인하우스가 알아서 하는 일로 여겨져 왔다. 잘되건 안되건 내부 인력들이 밤을 새우고 노력 해서 위기를 관리 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방식이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상식들이 하나 둘씩 바뀌어갔다. 외부 전문 회사들을 활용 해 내부 인하우스 인력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 하는 체계적 전략이 대두된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를 외부 대행에 맡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넌센스다. 그들이 남의 목숨을 살아 주지 않는 것처럼 우리 위기를 대신 관리해 주십시오하는 요청은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저희와 함께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하는 요청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 다수에게는 이젠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임원들이 초기 우려하는 것은 비밀 준수 여부다. 외부에서 투입된 그룹들이 과연 내부로부터 얻은 정보를 유출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실무 임원들에게도 공유 되지 않는 특급정보 외 에도 일부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 한 톨이라도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내부인사들이 많다. 아주 당연하고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법무법인을 비롯 많은 전문 펌(firm)들은 클라이언트와 아주 강력한 비밀준수계약(NDA)하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심지어 그 전문회사의 클라이언트를 외부 공개하는 것을 금하기도 한다. 당연 해당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스스로도 위기관리를 위해 OO회사를 고용했다라는 사실을 외부로 공표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업에서 위기 발생 직후 위기관리 전문회사들을 찾아 다니면서 정보유출 상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여기 저기 프로필을 요청하고, 미팅을 하고, 심지어 제안을 달라 하는 형식적 구매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전화 몇 통은 이 말 많은 광장에서 날 좀 보소!’하는 외침과 다름이 없다.

나중에 선임 된 위기관리 전문회사도 부담이 크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돌아오는 여러 사후 평가들이 수십 년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위기관리 자문이나 과정에서도 뜻하지 않는 변수들이 두드러질 수 있어 해당 전문회사들 스스로도 절대 알려지는 것을 즐겨 하지 않는다. 기업 인하우스나 전문회사나 공히 다 원하지 않는 정보들이 밖으로 흘러 나가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프로세스를 CEO는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외부로부터 조력을 구하고자 하는 CEO는 먼저 정확하게 외부 전문회사에게 위임할 업무들을 확정하라고 실무진들에게 지시해야 한다. 모든 것을 우리 내부 인하우스들이 최고로 잘할 수 있다 자평 한다면 외부 자문을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일부라도 그렇지 못하거나 자신이 없다면 달리 생각해 보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 나갈파트너를 찾으라는 것이다.

평소 신뢰할 수 있는 전문회사를 극소수 컨택 하자. 강력한 비밀준수 계약 하에서 프로페셔널하게 계약을 진행하고 신속한 조력 투입을 요청하자. 위기관리 전문회사의 경우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경험이 있다. 덜 당황 해 한다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구하고, 정해 놓은 일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세스를 밟으면 된다. 모든 과정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고, 불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은 과감히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가 지나간 후에야 손을 흔들기 시작하는 우스꽝스러운 대응을 면할 수 있다.

물론 내부적으로 구매정책과 프로세스가 있고, 사후 감사의 우려도 존재한다. 모든 업무들을 원칙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본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도 CEO. 실무자들에게 그 모든 과정들과 원칙들을 건너뛰라 이야기할 수 없는 사정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시 외부 조력을 구하는 과정과 단계들을 평소미리 구상 해 놓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해 놓은 그 파트너를 비상시 동원하는 형식으로 비밀준수와 신속성, 효과들을 안전하게 노리라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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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5]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들이 곧 위기관리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5]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들이 곧 위기관리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뻔히 인지되는 위기인데도 기업들은 미리 준비해 훈련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만 그런 일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며 실제 사전 대응은 없다. 가이드라인도 세우지 않고 방치한다. 최근 발생하는 위기의 많은 부분은 평소 고민 없음으로 인한 것들이다. CEO가 직원들과 함께 대비하고 함께 훈련 해보라. 그 과정이 곧 위기관리다.

다른 기업이 경험한 위기는 조만간 우리도 경험할 수 있다. 몇 년 전 골치 아팠던 위기는 다시 돌아와 우리를 새롭게 골치 아프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업에게 발생하는 위기에 있어 역사상 처음 발생하는 위기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미 수없이 많이 또는 흔할 정도로 여기저기 발생했던 위기들이다. 왜 이렇게 동일한 위기들이 자주 그리고 반복적으로 발생할까?

기업이 준비하고 훈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어찌 보면 생명체의 기본적 본능인 생존과 성장에 반하는 독특한 본능이다위험이 다가오면 일단 위험을 감지하자마자 생존을 위한 대응을 하기 마련인데 기업에게는 이 본능적 일사불란함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셈이다. 내부적으로 공통된 민감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조직 구성원들이 하나의 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다. 때로는 조직의 몸통이 위기감을 느껴도 조직의 머리가 그 감각을 고통이나 두려움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문제가 어떻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조직원들은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평소 발생을 전제하여 이에 기반한 훈련을 공유해야 한다. 조직이 민감하지 못하고, 여러 문제로 인해 위기감을 공유하지 못한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일단 훈련을 통해 민감성을 키우고, 위기감을 공유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훈련은 기업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위기관리 체계를 완성했다 자랑하고 보도자료를 낸다. 하지만,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관리 체계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이제부터는 해당 매뉴얼을 기반으로 한 반복적 훈련이 핵심이다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 매뉴얼을 들쳐보거나 암기하는 직원들의 수는 극소수다. 하지만,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직원들은 수백에서 수천이 다. 이들에게 일사불란 한 위기대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 생각 해 보자.

훈련이 반복되지 않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냥 공식문서일 뿐이다. 수백에서 수천 본에 이르는 실무 가이드라인들 중 하나다. 공유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고, 실행되지 않는 매뉴얼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신 반복적 훈련으로 공유되고 기억되는 실행 중심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실제 위기 발생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최근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CEO들이 기자들 앞으로 나와 머리를 조아려 사과를 한다. 앞으로 개선하여 재발을 방지하겠다 약속을 한다이런 기업적 의례(ritual)들이 이제는 거의 일반화 되어 있어 심지어 이 자체를 위기관리로 혼동하기도 한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만약 그 CEO들이 해당 위기를 미리 예상하여 대응하는 훈련에 참가해 보았다면, 해당 위기를 깊이 고민하고 그 현실을 스스로 들여다 보았었다면, 그 자리에서 생면부지의 기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위해 해당 주제를 임직원들과 토론해 보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다. 미리 고민해 보았었다면 지금 같은 폭발적인 고민들은 상당수 해소되었을 것이다.

가장 잘된 위기관리란 위기가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언론사 기자들로 하여금 기사를 쓰지 못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예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기업차원에서 관리, 완화, 방지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리드하는 훈련과 협업을 통한 고민들이 평소에 필수불가결하다. 위기를 정확하게 예상하고 이를 다 같이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훈련이 더욱 더 가치 있는 위기관리 과정이 된다는 의미다.

이런 훈련을 통한 실질적 사전 고민이 없으면 추후에도 CEO들은 계속 머리를 조아리고 용서를 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복적으로 CEO들을 바뀌어 갈 것이고, 새로운 CEO가 바통을 이어 또 머리를 숙여 이를 위기관리라 할 것이다. 평소 CEO 자신을 훈련하고 직원들에게도 훈련을 통한 땀을 요구하자. 평소의 땀을 위기 시 피와 바꿀 수 있는 극도로 훈련된 조직으로 지속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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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4]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4]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들을 보면 최근에는 주말이 매우 취약하다. CEO가 해외에 나가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CEO가 일부 정상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거나타이밍을 맞추지 못할 상황에서도 위기는 발생한다. 임직원이 위기 시 CEO 부재나 유고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을 멍하게 바라보고만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미리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

위기관리 체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들 중 하나는 누가(who)’라는 주체에 대한 규정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여러 사내 규정에 누가특정 위기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체계다. 평소 정상 상황에서는 기존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로서 안정성을 가진다.

하지만, 기업 위기들은 CEO가 정상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유고 시에도 종종 발생된다. 최근과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주말에 발생하는 돌발적 위기들이 많다. 일단 주말에는 임직원들의 물리적 집합이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평일에 비해 어렵다. 당연히 CEO의 의사결정이 적시성을 가지기 힘들어진다.

CEO가 글로벌 경영을 위해 해외 출장 중이거나 장시간 비행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위기는 발생할 수 있다. 브라질로 가는 CEO가 탄 비행기 착륙시간을 기다리며 급박한 위기대응을 미루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오늘 발생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CEO가 귀국하시는 날짜만 꼽고 있다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겠는가.

물론 화상회의 시스템과 각종 커뮤니케이션 장비들을 통해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장소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실시간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체계가 가동하기 힘든 CEO의 일부 유고 시에 대한 의사결정 대행 규정도 꼭 필요하다. 국가 원수에 의한 위기대응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 권한을 총리가 대행하도록(헌법 71·정부조직법 12) 정해져 있는 것과 같은 예다.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CEO 유고 시 선임 부사장이 CEO의 위기대응관련 역할과 책임을 대행 한다같은 규정들이 있다. 물론 CEO 대행인 선임 부사장이 따라야 하는 모든 대응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규정들은 위기관리 매뉴얼 상 기존 CEO의 일반적 위기대응 R&R로 규정된 것이다. 이를 통해 CEO의 예상치 못한 유고 시에도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대응 지시들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이런 규정에 현실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대응은 책임에 관한 것인데, CEO를 대행하는 선임 부사장이 의사결정 시 스스로 그러한 책임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사후 평가에 대한 고민도 생긴다. 실제 CEO가 위기관리 현장에 복귀 후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하고 기존 의사결정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CEO 대행에 의한 의사결정에 대해 전사적 호응이 생기기 힘든 경우들도 있을 수 있다. 이 부분들은 현장에서 목격되는 실제 상황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자신의 유고 시 위기대응 의사결정을 대행 할 차상위자 권한과 책임을 규정해 이에 따른 충분한 권한이양(empowerment)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상 다른 규정의 경우 업무 매니저들이 정리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 유고 시 대행 규정의 경우 매니저나 임원급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 CEO가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부 유고 시 CEO 대행 규정의 목적은 위기 시 CEO의 유고로 인한 전사적 혼란을 즉각 방지 해소하는데 있다. 나아가 신속 정확한 적시 의사결정을 통해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함이다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 같은 CEO 유고 시 대행규정에 큰 관심을 투영하거나, 체계적 규정을 가지고 있는 곳들이 드물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는데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해외 체류 중이라 국내 기자 브리핑을무리하게 지연시킨 사례들도 있다. 반면 CEO가 유럽 출장 중임에도 국내 위기관리위원회가 집단 리더십을 발휘 해 위기대응에 즉각 나선 기업도 있다.

누가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라는 규정만큼 위기 시 위력을 발휘하는 조항이 없을 것이다. 만약 자사의 위기관리와 대응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면, 누가라는 부분을 한번 세세하게 점검해 보길 바란다. 그냥 잘 하자거나 신속하게 하자하는 주어 없는 조항들이 많으면 위기관리에 나아짐은 있을 수 없다. CEO 유고를 예상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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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7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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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22014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2]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2]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에 있어 큰 예산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반대로예산 없는 위기관리는 상당히 볼품 없고 무기력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고 기업이 위기 시 무조건 예산만을 풍부하게 활용해서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경계 할 것은 예산을 노리는 이해관계자들이고주목해야 할 것은 전략이다.

광고를 주어 부정적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처럼 일차원적인 위기관리 노력은 없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은 평소의 업무일 뿐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기사와 광고를 교환하는 조건의 예산 활용은 일선에서는 극도로 위험한 시도로 종종 해석된다. 기자들에게는 저널리즘 철학과 체면이 있다. “돈을 줄 테니 기사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자존심 상하는 기업의 태도가 어디 있겠나.

대형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자칭하는 해결사들이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에게 이해관계자 관리에 있어 큰 예산의 활용을 조언하거나, 광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심지어 종이신문의 면을 몽땅 사서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의 메시지를 실어 주겠다고도 제안한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경영진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되곤 한다.

이에 기업들은 신문과 TV광고 시간을 잔뜩 사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을 넣는다. 정치적 메시지들을 반복 삽입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강조한다. 거대한 카피로 채워진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왜 이제야 이렇게 좋은 기업이 알려지는 것일까 싶게 유료로 개발 된 광고들이 인쇄된다. 일단 경영진들이 안심 하고, 깊이 있는 상황을 모르는 일반대중들이 이런 대응활동에 감화되는 듯 해 보인다.

실무자 입장에서도 골치 아픈 문제의 개선이나 재발방지보다 이미지 한 장으로 대변되는 광고가 쉽고 편해 보인다. 위기의 원인이 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 하는데 수천억 원을 써야 하는데 몇 억에서 몇 십 억 원짜리 광고 캠페인으로 해결이 된다면 남는 장사로도 보인다.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광고 밖에 없다는 것도 어찌 보면 현실적 변명이다. 당연 많은 기업들은 예산과 광고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하지만, 위기 시 기업 CEO는 예산과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정확히 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성공이 가능하다. 예산과 광고가 전혀 불필요하거나 소용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예산과 광고는 나중의 것이고, 항상 정당한 위기 해결책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예산과 광고가 위기관리 모든 활동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 정확하고 전략적인 개선과 재발방지책 없이 예산과 광고에만 의지해서는 위기관리의 진정한 성공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아무 위기관리 기반 없는 예산 활용은 부가적인 문제들을 초래하고, 무분별한 광고 하이에나들의 공격에 회사를 벌거벗겨 내 놓는 상황만을 만들게 되니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상황을 분석 해 그 기반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 공식입장을 언론을 통해 피력하고 여러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한다. 문제의 상황이 일정 수준 관리될 때까지 언론을 비롯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 결과적으로 일정 노력과 시간이 경주되어 문제가 관리되는 상황이 되면 기업들은 신문지면 등을 통해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게재한다. 언론에서는 이 시점을 위기관리가 1차로 마무리 되는 시점으로 해석하곤 한다. 해당 기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위기관리를 했는지가 정확히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과나 해명광고에 대한 언론의 해석이 ‘1차적 위기관리 종료에 국한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사과나 해명광고를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위기대응이라고 자체 해석하곤 한다. 어떤 전문가는 위기 발생 시 제일 먼저 광고면을 잡으라 조언 할 정도다. 일부는 광고에 불분명한 입장과 때때로 당황스러운 주장을 실어 2차 및 3차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과 해야 할 모든 것을 한 후 광고 하는 것이 옳은 대응이라는 점을 혼동한 것이다.

왜 수억 원을 들여 모든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는데도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가?” 물어보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되지는 말자. 예산과 광고보다 선행되는 전략과 그에 기반한 위기관리 대응에 더욱 관심을 가지자는 이야기다. 아무리 바빠도 이미지 보다 실체를 우선하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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