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준수계약

1월 282014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6]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6]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말 많은 사람 부류들을 뽑으라면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그 중 빠질 리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들로부터의 말들은 더 많아 진다. 이 와중에 당황한 기업이 외부로 전문회사들을 찾는 데 있어 떠들썩함이 있으면 안 된다. 상호간 비밀준수계약도 필수다. 만약 이를 두고 공개 경쟁 비딩을 시키는 기업이라면 위기관리엔 마음이 없는 셈이다.

일상적으로 수십 년간 위기관리는 기업 인하우스가 알아서 하는 일로 여겨져 왔다. 잘되건 안되건 내부 인력들이 밤을 새우고 노력 해서 위기를 관리 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방식이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상식들이 하나 둘씩 바뀌어갔다. 외부 전문 회사들을 활용 해 내부 인하우스 인력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 하는 체계적 전략이 대두된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를 외부 대행에 맡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넌센스다. 그들이 남의 목숨을 살아 주지 않는 것처럼 우리 위기를 대신 관리해 주십시오하는 요청은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저희와 함께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하는 요청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 다수에게는 이젠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임원들이 초기 우려하는 것은 비밀 준수 여부다. 외부에서 투입된 그룹들이 과연 내부로부터 얻은 정보를 유출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실무 임원들에게도 공유 되지 않는 특급정보 외 에도 일부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 한 톨이라도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내부인사들이 많다. 아주 당연하고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법무법인을 비롯 많은 전문 펌(firm)들은 클라이언트와 아주 강력한 비밀준수계약(NDA)하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심지어 그 전문회사의 클라이언트를 외부 공개하는 것을 금하기도 한다. 당연 해당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스스로도 위기관리를 위해 OO회사를 고용했다라는 사실을 외부로 공표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업에서 위기 발생 직후 위기관리 전문회사들을 찾아 다니면서 정보유출 상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여기 저기 프로필을 요청하고, 미팅을 하고, 심지어 제안을 달라 하는 형식적 구매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전화 몇 통은 이 말 많은 광장에서 날 좀 보소!’하는 외침과 다름이 없다.

나중에 선임 된 위기관리 전문회사도 부담이 크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돌아오는 여러 사후 평가들이 수십 년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위기관리 자문이나 과정에서도 뜻하지 않는 변수들이 두드러질 수 있어 해당 전문회사들 스스로도 절대 알려지는 것을 즐겨 하지 않는다. 기업 인하우스나 전문회사나 공히 다 원하지 않는 정보들이 밖으로 흘러 나가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프로세스를 CEO는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외부로부터 조력을 구하고자 하는 CEO는 먼저 정확하게 외부 전문회사에게 위임할 업무들을 확정하라고 실무진들에게 지시해야 한다. 모든 것을 우리 내부 인하우스들이 최고로 잘할 수 있다 자평 한다면 외부 자문을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일부라도 그렇지 못하거나 자신이 없다면 달리 생각해 보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 나갈파트너를 찾으라는 것이다.

평소 신뢰할 수 있는 전문회사를 극소수 컨택 하자. 강력한 비밀준수 계약 하에서 프로페셔널하게 계약을 진행하고 신속한 조력 투입을 요청하자. 위기관리 전문회사의 경우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경험이 있다. 덜 당황 해 한다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구하고, 정해 놓은 일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세스를 밟으면 된다. 모든 과정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고, 불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은 과감히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가 지나간 후에야 손을 흔들기 시작하는 우스꽝스러운 대응을 면할 수 있다.

물론 내부적으로 구매정책과 프로세스가 있고, 사후 감사의 우려도 존재한다. 모든 업무들을 원칙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본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도 CEO. 실무자들에게 그 모든 과정들과 원칙들을 건너뛰라 이야기할 수 없는 사정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시 외부 조력을 구하는 과정과 단계들을 평소미리 구상 해 놓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해 놓은 그 파트너를 비상시 동원하는 형식으로 비밀준수와 신속성, 효과들을 안전하게 노리라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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