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위기관리 가이드 50

3월 21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 스스로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지라

 
 
 

스스로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지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라면 매일 뉴스를 읽자. 다른 기업의 문제에 주목하자. 우리는 어떤지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생각하게 하며 질문을 반복하자. 얼마 후 문제에 먼저 주목하는 임직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선제적이고 민감한 조직으로 자라날 것이다. 곧 위기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기업이 위기를 겪는 이유는 그 위기를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상황을 미리 예상했었더라면 해당 위기를 감당하지 못한 채 어이없이 당하고만 앉아 있을 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거나, 허둥지둥 관리를 시도해보다 실패한다. 상당한 아이러니지만 사실 이것이 반복되는 기업의 역사다.

그럼 어떻게 기업은 많은 위기를 미리 예상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평소 CEO의 생각과 질문 하나가 위기관리형 기업문화 형성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매장 직원이 손님을 인종적으로 폄하하는 메모를 영수증에 했다더군요. 기분이상한 그 손님이 소셜미디어상에 그 사실을 퍼뜨려 전사적으로 곤경을 당하고 있다네요같은 이야기를 임원들과 나누는 것이다.

이 이야기 말미에 CEO우리 매장에서는 어떻게 주문 손님들을 식별하고 있죠? 혹시 우리도 영수증에 주문 손님의 인상착의나 주문 내용을 메모 하고 있나요?”라고 전국 매장을 책임지는 영업담당 임원에게 질문 해 보는 것은 좋은 시작이다. 물론 즉각적 답변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반복되는 시사적 질문은 기업의 위기 민감도를 높이는 자극제로서 큰 의미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이 경험했던 위기를 그대로 경험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에 휘말려 서로 유사한 위기를 나누어 경험한다.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은 이전에 스스로 경험했던 위기를 다시 경험한다. 이 모든 증상들은 평소 기업 내에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무뎌져 있어 발생하는 공통된 증상들이다. 평소 민감한 CEO의 질문이 있었다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OO사 고객정보유출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 회사는 작년 고객정보유출 경험 이후 현재는 어떤 수준인가요? 달라진 환경에 완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요?”하는 되돌아보는 질문도 좋다. “경쟁사측에서 이번 소비자 블랙메일에는 일사불란하게 잘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관련해서 로펌과 홍보팀의 협업이 눈에 띄던데, 우리는 어떤 협업 체계를 가지고 있나요?”하는 질문은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멋진 질문이다.

CEO의 위와 같은 질문 하나 하나가 평소에 계속 이어지다 보면, 임원들과 팀장급 매니저들은 지속적으로 미리 답변을 고민하게 된다. ‘최근 뉴스에 노로 바이러스 피해 사례들이 계속 회자되고 있는데, CEO께서 우리 신선 사업부에 질문하시면 이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임원들로 하여금 노로 바이러스 관련 대책을 마련해 빨리 보고 하도록 하세요라는 지시 의도를 형성해 주는 좋은 방법도 CEO의 질문이다.

, 이런 질문은 민감성을 해친다. “OO기업 참 바보 같은 회사야. 그 회사는 그럴 줄 알았어!” “얼마나 형편 없이 직원 교육을 시켰으면 그러겠어쯧쯧” “운이 나쁜 거지 뭐. 아무리 OO이라도 별 수 있겠어?” 이런 류의 CEO 질문이나 코멘트는 임직원들로 하여금 동일 또는 유사한 핑계의 로직을 학습하게 할 뿐이다. 얼마 후 발생한 자사의 위기에 대해 임직원들로부터 비슷한 변명을 듣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CEO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위기관리의 승률은 극대화 된다. 많은 위기들을 예상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대한 대비, 완화, 방지 등이 그 때부터 가능해 진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위기라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예상된 시점에 위기를 관리 개시할 수 있게 된다. 민감하지 못했던 기업보다 훨씬 유리한 체계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이렇게 불평 할 수도 있다. “자꾸 부정적 부분들만 들추며 미리 걱정 하다 보면 회사 분위기는 우울해지고직원들이 적정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사적으로 민감성을 가지게 된다면, 전 업무 분야에 걸쳐 사회, 비즈니스, 윤리, 안전상 문제가 생길만한 모든 부분들에 대한 감지와 개선이 가능해 져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긍정적 업무 환경이 보장될 수 있다. 명실상부 한 위기 없는사업 환경이 도래하는 것이다.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무조건 진행해 나가거나, 일부 문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리뷰와 고민을 하지 못하고 실행 해 버리는 업무들로부터 크나 큰 위기들은 다가온다. , 기업이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민감해야 할 이유를 다 함께 무시하기 때문에 큰 위기가 발아(發芽)한다는 의미다. CEO가 먼저 민감성을 키워 자꾸 질문해 보자! 전사적으로 최대한 고민하게 되면 이윽고 조직 전체가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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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 위기는 ‘만약’이 아니라 ‘언제’에 대한 이야기

 
 
3월부터 시작한 이코노믹리뷰 기고문입니다. 앞으로 50개 기고문을 플랜에 따라 올릴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 칼럼입니다.
 

위기는만약이 아니라언제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긍정적이고 즐거운 생각만 하고 살아도 삶은 짧아 보인다. 특히 비즈니스에 있어 항상 긍정적인 열정으로 회사와 사람들을 리드하는 것은 성공하는 CEO의 특징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도 나쁜 생각을 하기 꺼리는 습성이 있다. 기분이 우울해지고, 힘이 빠지고,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칠 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들이 이런 긍정 본능이나 원칙만을 따른다면 위기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세계의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CEO들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라고 주문한다. 본능적으로 최악을 상상하는 것은 비록 고통이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실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CEO들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고, 이에 대한 최선의 대비를 미리 해 놓는 것이 위기관리의 기본이라 설명 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런 원칙은 알겠는데, 사업을 하다 보면 어느 한 부분도 완전하거나 확신이 드는 곳이 없습니다. 매번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최악을 상상한다는 것은 상당히 소모적인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다. 일시적으로 소모적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다 지쳐 포기한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발생 될 수 있는 위기들을 모두 모아 보자 했었어요. 그런데 끝이 없더군요. 이것 저것 정리하다 너무 많아 일단 분석을 중지 했습니다.” 처음 십여 개 정도로 예상되던 위기들이 실제 들여다보고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수백 개를 훌쩍 넘어 버리니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인내하고 수행하는 기업이 위기관리 성공에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기업이 된다.

하나 하나 최악의 상황들을 상상하며 그때 그때 이에 대한 대비책들을 생각하다 보면 일정 기간의 고통이 지난 후 몇 개의 큰 유형들이 머리에 정리 된다. , 위기의 형태들은 수없이 많을 수 있지만, 비슷한 위기의 유형들은 몇 가지로 정리 된다는 뜻이다. 이는 위기의 발생 원인과도 그 맥락이 닿아 있다. 위기를 만들어 내는 원인들을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해도 기업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견뎌내야 한다. 단순 인내를 넘어 그 과정을 기업 문화 속에 녹여 모든 구성원들이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발생 가능한 위기의 유형들을 정확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기업이 바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을 이룬 기업이다.

더 나아가기 위해 죽음을 한번 생각 해 보자. 인간에게 이 죽음이라는 가장 큰 위기는 평생을 살면서 어린 시절에는 만약(if)’으로서만 의미를 가진다. 그런 위기가 과연 나에게 다가 올까 하는 생각이 짙다. 하지만 더 성장한 인간을 포함해 모든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위기는 기본적으로 언제(when)’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인간다운 삶을 살며 죽음이라는 위기를 슬기롭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 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이라도 죽음이 내 앞에 온다면 나는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확신을 준비하는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도 똑같다. 임직원들이 만약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만약 우리 제품에서 치명적인 유해성분이 검출돼 규제기관이 이를 적발하게 된다면?’ ‘만약 이번 구조조정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업무 정보를 가지고 내부고발자로 나선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기업들은 기업 위기관리에 기본이 된 기업이다. 하지만, 더욱 위기관리에 준비된 기업들은 전 구성원들이 언제를 생각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곳이다. ‘만약이 커야 언제가 된다. 언제란 완전히 준비되어 실패함이 적은 경지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위기관리는 언제에 대한 이야기다. 이 모두를 개념 치 않는 기업은 빨리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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