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를 통해 연재하고 있는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 (시리즈 부제는 ‘정용민의 위기타파‘) 중 1편에서 20편까지를 하나의 PACK으로 묶어 보았습니다.
CEO 위기관리 가이드 50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1]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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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 보자.
위기의 속성은 항상 안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좋은 이야기들이 위기를 만들지는 않는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게 뭐 좋은 이야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그냥 입 다물고 있자고” 나쁜 일이 벌어지면 일단 침묵하고 당사자들끼리 쉬쉬하는 게 일종의 사회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기업 위기 시 이러한 ‘노 코멘트’는 상당히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에는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 해 많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을 때 ‘노 코멘트’하는 것은 위기관리의 실패 확률을 극대화 시키기 때문이다. 위기 시 기업의 ‘노 코멘트’는 곧 ‘코멘트’다. 기업 스스로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잘 못한 것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습니다’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
흔히 노코멘트를 기자들의 취재에 맞서 입으로 ‘노 코멘트’라 말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명 보도자료 한 장 내지 않는 것도 노 코멘트다.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고 도망 다니는 것도 노 코멘트다. 취재를 위해 다가오는 TV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기자에게 발차기 하는 것도 노 코멘트다. 환경단체에서 회사에 보낸 공개질의문에 묵묵부답하는 것도 그렇다. 정부 규제기관에서 언제까지 입장을 밝혀달라 했는데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직원들이 본사 정문을 에워 싸고 회장님 면담을 요청하는 데 응하지 않는 것도 광의의 ‘노 코멘트’고 곧 다른 의미의 ‘코멘트’다.
CEO로서 자신의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사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상황은 최소화 하도록 평소 많은 준비를 독려하는 것이 좋다. 전략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일부 상황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규제기관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법적 판결이나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았을 때가 그 중 하나다. 매우 민감한 M&A이슈가 있을 때도 그렇다. 그러나 이 일부 노코멘트적 상황에서도 간단한 공식 멘트는 전달 하는 게 일반적이다. 향후 어떻게 대응 또는 개선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M&A관련 경우 공식적인 부인이나 왜 코멘트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입장을 가늠하곤 한다. 정확한 의미의 침묵과 노 코멘트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위기 발생 시 기업의 자기중심적 침묵은 곧 여론의 공간에서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버려 문제가 된다. 정보의 진공은 위기 시 기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위기 발생 직후 일정기간 동안 채워지지 않는 정보의 진공상태는 곧 다른 비정상 정보들로 채워져 버린다. 즉, 해당 기업에 반하는 불리한 정보들, 루머들, 억측과 추론들, 감정적 비판들로 모든 공간이 들어차 버리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대상들이 사라진다. 들어갈 여론 공간이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이다. 추후 힘겹게 어떤 코멘트를 해 위기관리를 시도하더라도 그 예후가 좋을 리 없다. 이미 해당 기업에게는 유죄 판결이 나버린 셈이다. 여론적으로 ‘무언가 잘 못한 것인 있으니 이 기업이 침묵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닌가?’하는 아주 상식적인 판결이 내려져 버리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전략적으로 다루는 기업들은 대부분 빠르게 자신들의 해석과 입장을 여러 루트를 통해 전달하려 노력한다. 전체적으로 여론의 공간 속에 자신들의 입장과 해명의 비중을 확보하려 애쓴다. 초기 여론의 공간을 장악 또는 일부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위기관리가 훨씬 수월해 진다.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할말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전략적으로 우리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선진 기업의 위기관리다. 조직의 본능에서 일단 벗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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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0] 첫 대응에 가능한 최대 역량을 집중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⑳
첫 대응에 가능한 최대 역량을 집중하라
평소 위기관리에 대한 전사적인 근육(muscle)을 키워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은 이제 위기발생시 기업의 적절한 대응을 24시간씩 넋 놓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감지, 보고, 분석, 공유, 의사결정, 실행의 흐름을 순식간에 해치우라고 주문한다. 위기가 불거질 때를 기다려 선수를 치는 순간을 노리는 기업들도 있다. ‘선수 필승’을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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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응에 가능한 최대 역량을 집중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평소 위기관리에 대한 전사적인 근육(muscle)을 키워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은 이제 위기발생시 기업의 적절한 대응을 24시간씩이나 넋 놓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감지, 보고, 분석, 공유, 의사결정, 실행의 흐름을 순식간에 해치우라 주문한다. 위기발생을 기다려 선수를 치는 순간을 노리는 기업들도 있다. 선수필승을 믿자.
대부분의 기업 위기들은 미처 사회적으로 알려지지 않거나, 발생하지 조차 않고 사라진다. 문제는 그 많은 기업 위기들 중 사회적으로 크게 알려져 버리거나, 폭발적으로 발생해 갑작스럽고 심각한 임팩트를 회사에 가져오는 극소수의 위기들이다. 전자에 주목하는 기업들은 평소에 웬만해서는 준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안심 하는 것이다.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10년 이상을 별반 위험하지 않게 일해온 현장 직원들은 외부 컨설턴트가 ‘안정 규정을 지켜야 안전관련 위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하면 그들이 현장을 잘 모른다고 비웃는다. ‘이것 저것 규정 다 따지다 보면 어떻게 일을 하는가? 그리고 나는 그런 것 없이도 10년간 아무렇지도 않게 일만 잘 해왔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직원들이 많은 기업의 경우에는 안전관련 위기에 대한 준비나 사전 훈련이 선행되지 않게 마련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만에 하나 발생해 회사에 큰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극소수의 위기에 주목하는 기업들이다. 지금까지 안전했었던 현장이 앞으로도 영원히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곳들이다. 이제라도 안전 규정을 좀더 실제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준수해서 앞으로 발생 가능할지도 모르는 안전 관련 위기를 미연에 방지해 보겠다 결심하는 기업들이다. 이를 위해 해당 기업들은 점검하고, 훈련하고, 세세하게 대비 한다.
기업 위기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주목’이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가 종종 갈린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초기 대응 타이밍과 전략을 놓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와 달리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내 체계를 찾아 보기 힘들게 된다. 많은 직원들이 각자 흥분 속에서 생존하려 애쓰고, 사내 정치적으로도 상황을 각자 정의하고 대응한다. 통합적인 일사불란함이란 사라진다. 허둥지둥 하는 많은 직원들 사이에서 CEO가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 까지 한다.
준비된 기업과 CEO는 위기 발생시 초기에 집중한다. 상황감지와 보고, 분석, 공유, 의사결정 역량을 초기에 집중한다. CEO 앞에 모든 사내 주관 유관 부서장들이 모여 앉는다. 발생 위기에 대해 빠른 상황 보고가 이루어지고, 통합적인 정보 분석과 공유가 이루어진다. 당연히 빠른 흐름 속에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따라오고, 이에 기반한 실행 명령들이 하달된다. 평소 위기관리 체계를 마련해 놓은 기업은 이 모든 과정에서 허비되는 시간과 인력 그리고 그들의 역량을 최소화한다.
초기 대응에 집중해 이미 발생한 위기를 초반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그 부정적 영향력을 끌어 내리는 데 많은 노력들을 다한다. 주변 환경을 보더라도 많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주목과 관심은 위기 발생 직후 극대화 되어 지속상승이냐 지속하락이냐로 단박에 흐름이 나뉜다. 그들의 부정적인 주목과 관심을 초기에 꺾어 놓을 수만 있다면, 적절한 상황관리 하에서 해당 위기를 관리할 가능성은 금새 커진다.
기존에 수립해 놓았던 위기관리체계, 인력, 그들의 책임과 역할, CEO의 리더십, 실행 역량, 실행 예산과 기타 다양한 지원 활동들이 위기 발생 직후 집중되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발생 후 24시간에 집중하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매체환경과 소셜미디어 여론들의 휘발성에 기반하면 이전의 24시간도 그렇게 빠른 시간은 이미 아니다. 이런 빛과 같은 대응 속도에 대한 주문은 평소 준비된 기업들에게만 해당된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CEO라면 초기에 모든 가능한 역량들을 집중하라. 이를 위해 평소 준비하라. 이를 위해 평소 훈련하라. 전사적인 반사신경(reflexes)을 극대화하라. 많은 조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초기에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이 성공적으로 수행 될 수 있도록 조직의 위기관리 근육(muscle)을 키워야
한다. 항상 미리 기다리다 선수(先手) 칠 기회를 엿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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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9] ASAP(As Soon As Possible), 위기관리 불변의 원칙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⑲
ASAP(As Soon As Possible), 위기관리 불변의 원칙
‘여론’이라는 법정에서 기업 위기가 3일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초대형 위기가 아닌 이상 대부분 위기는 하루 이틀이면 ‘여론 법정’의 판결을 받아 끝이 난다. ‘여론 법정’에서 항소는 없다. 위기관리란 전격전(電擊戰)의 성격을 띤다. 준비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처참하게 패할 수밖에 없다. 평소 준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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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P(As Soon As Possible), 위기관리 불변의 원칙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여론의 법정에서 기업 위기가 3일을 넘기는 경우들이 드물다. 초대형 위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위기들은 하루 이틀이면 여론의 법정의 판결을 받아 끝이 난다. 여론의 법정에 항소는 없다. 위기관리란 전격적(電擊戰)의 성격을 띤다. 준비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처참하게 패할 수 밖에 없다. 평소 준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위기 시 기업은 항상 위기 상황 자체나 이해관계자들 보다 느린 법이다. 느릴 수 밖에 없다. 위기관리를 위한 하나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단계들을 거친다. 구성원 상호간의 입장들이 충돌한다. 여러 이야기들이 일정 시간 오가야 결정이 된다. 그 과정에서 항상 준비되지 않은 체계들이 장애물이 되고, 예기치 않은 부실과 단절들과 사일로(silo)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CEO는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가 초기 대응 타이밍을 놓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질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그러면 어떻게 평소 체계를 갖추어야 실제 위기 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초기 대응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평소 준비 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시간을 하염없이 소비한다. 위기 발생 이후 첫 보도자료를 서둘러 만들어 내 보내도 그 내용에 있어 빠진 부분이나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들어 있어 사후에 두 번 세 번 보도자료를 내 보강하거나 해명 하는 사례들도 많다. 이해관계자들이 보기에는 아주 기초적인 정보 전달만 하는 제한된 기자회견도 사건 발생 이후 한참 이후에나 이루어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내 수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허둥지둥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매뉴얼이 있으니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위기발생 시 위기관리팀이나 위기관리위원회가 위기관리매뉴얼을 펼쳐서 페이지들을 넘기게 되면 이미 위기관리의 절반은 실패한 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평소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기관리팀과 위기관리위원회의 머릿속에 그래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좀 더 빨리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그렇다면 무조건 빨리 대응하는 것만 좋은 것인가?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지 않는가? 대체 언제가 적절한 타이밍인가?”하는 질문을 한다. 기업 위기 시 적절한 대응 타이밍이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위기에 대한 자사의 대응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그 때’다. 고객, 공중, 언론, 정부, 국회, 투자자, 직원, 거래처, NGO 등등 그 이해관계들이 누구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입니까?”하는 질문을 해 올 때가 기업이 대응해야 할 적절한 시점이 된다..
언론이 속보경쟁을 하고, 온라인과 SNS에서 정보소통 속력이 실시간으로 발전하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주목과 관심이 휘발성을 가지고 기업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10년전보다 수십에서 수 백배의 위기관리 스피드를 이해관계자들은 원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 ASAP(As Soon As Possible: 가능한 신속히)라는
원칙을 아직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미리 준비해 불필요한 체계상의 장애물들을 극복해 놓았어야 하는데, 그걸 알면서도 위기가 사라지면 다시 체계를 돌아보지 않게 된다. 준비하고 대응의 시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위기가 발생하면 그 때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위기관리에 그나마 성공했다 평가 받는 많은 기업 위기 사례들을 보자. 빠르게 대응해서 실패한 기업보다는 빠르게 대응해서 성공한 기업들이 훨씬 많다. 빠르게 대응했다는 것은 준비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해당 위기에 대해 평소 분석과 감지 보고 라인들이 활성화 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위기관리위원회도 이미 그 위기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실행에 있어서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평소 훈련 되어 있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위기관리는 전격전 [電擊戰]이다. 즉, 신속한 기동과 기습으로 일거에 적진을 돌파하는 기동작전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언론주목 기간을 기준으로 기업 위기가 3일을 넘기면 초대형 위기라고 본다. 대부분의 기업 위기는 하루 이틀에 여론의 판결을 받아 마무리 된다. 전격전도 이런 전격전이 없다. 위기라는 상대방은 전격전을 수행하는데 기업들은 전격전에 대응하는 적절한 준비가 없으니 여러 번 패하는 것이다. 실패의 이유는 항상 이리도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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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8] 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할 때 무조건 많은 관련자와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전문적 집단 의사결정이 안전할 수 있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자칫하면 비효율적인 논의만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CEO는 빨리 상황을 분석한 후 조용히 홀로 앉아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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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할 때 무조건 많은 관련자들과 전문가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전문적 집단 의사결정이 안전할 수 있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자칫 비효율적 논의만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CEO는 빠르게 상황분석 한 후 조용히 홀로 앉아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다.
기업의 규모나 비즈니스 영역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의 의사결정 그룹 규모는 20여명 가량이다. 구성원들을 보면 CEO를 비롯하여 각 부문의 수장들과 일부 실행 팀장들로 구성이 되곤 한다. 여기에 외부 자문단들 까지 참석 하게 되면 그 구성원 수는 두 배에 이르게 될 때도 있다.
시급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기업 위기 시 이러한 규모의 의사결정그룹은 종종 전략적이고 안전한 의사결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초기 위기대응에 있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집단의사결정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스피드 측면에서나 생산성 측면에서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험 많은 CEO의 경우에는 상황분석과 의사결정까지의 프로세스를 앵커링을 통해 효율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지만, 대부분 CEO는 그렇게 까지 커뮤니케이션이나 위기관리 경험이 없으니 빨리 결론 내리기가 종종 여의치 않다.
위기관리위원회가 활발하게 토론 하고 전문적 의견들을 골고루 쏟아내 검토를 하더라도, 최종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은 CEO에게 귀결된다. CEO가 길고도 다양한 각 부서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이유는 좀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함이지 그 이하나 그 이상도 아니다.
위기관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빠른 것이 영리한 것 보다 낫다.” 위기 발생시 기업의 빠른 초기 대응이 신중하고 영리하지만 느린 대응보다 낫다는 의미다. CEO가 이 조언에 귀 기울인다면 일단 위기 발생 초기에는 효율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집중 해야 한다. 6하원칙에 따라 어떤 위기가 발생했는지는 정확하게 취합 보고 받아야 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신속하게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어떤 주의점들이 있는지를 전문가들과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물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충분한 정보들을 취합했다 생각하면 바로 위기관리위원회가 머무르는 워룸에서 나와 홀로 앉아 조용하게 생각을 정리해 보자. 여러 정보들을 스스로 소화 해 우리가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신속히 결론을 내리자.
초기 대응에서 필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정리해 주는 것이다. 이에 연결된 대응 방법들은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추가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고, 세부적인 ‘해야 할 것들(Do’s)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Don’ts)’도 워룸에서 바로 정리된다. CEO는 해당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정의 해 주고,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의사결정 해 위기관리위원회로 하여금 실행전략들을 구상하게 해 주면 1차적 위기관리 업무는 끝이 난다.
CEO께서 “이번 상황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최선을 다해 우리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자.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서 듣고 그들의 의견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하자.”라고 입장을 정리할 수도 있다. 또는 “이번 상황은 결코 우리의 문제나 책임이 아니다. 강력하게 대응하고, 우리의 입장과 논리를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도록 하자. 이해관계들께 이해를 구하라”할 수도 있다. 대략적인 입지와 방향성에 대한 결정이다.
CEO의 이러한 짧지만 강력한 결정은 이후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이런 결정을 빨리 내려주면 그 아래 실무그룹들은 위기관리를 하기가 훨씬 수월 해 진다. 반면 많은 위기관리 실패 사례를 보면 CEO의 이러한 입장 정리가 지연되거나 잘 못 된 경우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입장정리가 지연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CEO께서 충분한 논의에만 의지해서 의사결정을 주저하거나, 위기관리 위원회에 충분하고 적절한 상황분석 보고 역량이 모자라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다. 잘못된 입장 정리의 경우에는 CEO 스스로 개인적 방향을 가지고 계시거나, 여러 변수들로 인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방향을 택하신 경우들이 태반이다. 결론적으로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빠른 것이 영리한 것 보다 나은 경우들이 많다. 빠르게 결정 해야 잘못되더라도 수정해 다시 실행 할 시간이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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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7]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관리도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선 병사들도 필요하지만, 전략을 실행으로 옮겨 전력을 운용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기 시 이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장소가 바로 워룸(war room)이다. 기업 위기관리 수준을 보면 워룸의 품질이 보인다. 워룸은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이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딱 하나만 제안하라고 하면 필자는 워룸(war room)을 제안하겠다. 일부 전문가는
매뉴얼이 중요하다 하고, 일부는 감지 시스템이 또는 관제 시스템이 중요하다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있다. 아무리 빨리 감지가 되고 실행 활동들에 대한 관제까지 잘 이루어져도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면 감지나 실행 자체가 별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워룸(war room)이란 원래 군사용어에서 왔다. 군사학 사전에 따르면 ‘워룸’이란 ‘기밀실’로도 불리며 ‘상황도 또는 도표식 현황 및 기타 요구되는 관계사항을 유지하는 사령부급 별실로써 이곳에서 상황 브리핑 및 회의가 실시되며, 보안유지를 위해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곳’이라 되어 있다. 기업의 위기를 일종의 전쟁으로 볼 때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그룹들이 모여 상황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을 도출하고 실행을 명령하는 특정 장소가 바로 워룸이 되겠다.
워룸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빠르고 통합적인 상황파악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중소규모의 기업들도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 보고라인과 협의라인들간의 중복 또는 누락 커뮤니케이션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임원들끼리도 한자리에 모여 앉지 않는 이상 협의를 통한 적시 의사결정들은 불가능해 보인다. 강력한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필요해도 이를 지원 할 수 있는 상황파악과 전략논의가 특정 장소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실제적인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중요한 워룸의 존재가치는 최고의사결정자인 CEO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분야의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토론과 조언 청취가 원할 해 진다는 데 있다. 앞선 통합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게 만드는 체계가 바로 워룸이다.
세 번째 워룸의 가치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직접 실행을 관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실행 명령과 그 이후 실행결과에 대한 피드백 공유가 지속 가능해진다. 일선에서 지속 보고되는 모든 위기대응 활동들이 한자리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정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빨리 종료 시킬 수 있는 역량들을 갖추게 된다.
워룸은 본사 대형 회의실을 평소에 지정 해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출입기자단과 여러 사내 혼란 등을 경계 해 제3의 장소에 위기관리 워룸을 지정하는 곳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워룸이 기밀유지가 가능한 장소이며 위기관리 대응 지휘가 가능한 설비들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무그룹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감지와 보고라인을 가능한 단축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또한 감안해야 한다.
기업에게 일정 수준 이상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에 정해진 위기관리위원회 모든 구성원들은 간사의 지시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는 워룸에 집합한다. 감지 그룹은 위기관리위원회가 집합한 워룸에서 통합적 상황 브리핑을 실행하고, 이후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토론과 전략 도출작업을 실시한다. CEO는 최종 위기대응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각 부서들은 주관, 유관 배분에 따라 각 부서 실행단에게 실행 활동들을 하달한다. 이 프로세스가 워룸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위기관리 활동들이다.
최근에는 이 워룸에 상황판을 넘어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통합적 모니터링 센터가 설치되곤 한다. TV, 신문 등을 비롯한 언론 모니터링들과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 여론을 감지할 수 있는 설비들이 운용된다. 이 모니터링 결과들이 사내 위기관리 인트라넷에 접속되어 특정 위기관리그룹들에게 공유된다.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위원회 구성 임원들은 속속 올라오는 위기대응 실행결과들을 인트라넷을 통해 점검하고, 쌍방향 컨퍼런스콜과 영상 회의등을 통해 의사결정 기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브레인이 되는 장소가 바로 워룸이다. 하루 빨리 워룸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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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6] 위기 시 평소 믿을 만했던 사람들과만 일하라
위기 시 평소 믿을 만 했던 사람들과만 일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자칭 전문가들은 위기 시 경계해야 한다. 평소 사내 위기관리위원회를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간 협업 조직으로 구성 관리하는 것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는 단체전이다. 우리 선수만으로 경기가 힘들다면 미리 외부 선수들을 검증 해 하나의 팀(one team)을 만들어 놓고 경기에 임해야 승산이 높아진다.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주변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다가온다. 특히 오너나 CEO에게 ‘우리가 도움을 주겠다’ ‘문제를 풀어 보겠다’ 유혹하는 많은 사람들이 연결을 시도한다. 법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면서 변호사법 위반 행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을 막아 주겠다며 다가오는 반 저널리즘 전문가도 있다. 시민단체 수장이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 다리를 놓겠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전문가들도 수없이 나타난다.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이슈들에 따라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었나 할 정도로 위기를 관리해 준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이런 신뢰 관계는 개인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평소 구조화 해 놓았어야 한다. 위기발생 사실을 알고 난 뒤 허겁지겁 주변 전문가들을 찾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활동이다. 일단 여러 전문가들에게 상담 받거나, 위기와 관련된 내용들을 논의 하다 보면 ‘대외비’ 내용들이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아무리 비밀준수 당부를 해도 법적 효력이 있는 NDA(non-disclosure agreement: 기밀유지협약)가 없는 이상 사후 비판이나 하소연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다가오는 아무 전문가든 우선 고용하고 본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여기저기 레퍼런스를 체크해 보고, 미팅을 통해 검증 해 보아도 평소와 같은 시간적 압박이나 심리적 상황이 이미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판별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인들로부터 받는 소개도 사실 미심쩍기는 매 한가지다.
평소 위기관리위원회 구조를 한번 들여다 보자.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일반적으로 가장 중심이 되는 축의 하나로 위기관리위원회 조직도가 실려 있다. 사내 최고의사결정그룹과 그 하부에 관제그룹을 포함 한 실행 조직의 구조들이 조직도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위기관리위원회가 사내 인력들로만 구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각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과 조직의 특성에 따라 외부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이나 지원 기능을 포함 하곤 한다.
로펌의 경우 평소는 물론 위기 시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로펌의 핵심 연결라인이 위기관리 위원회 조직도 내에 표기되어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지원 해 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사도 조직 내에 포함된다. 생산 안전 환경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외부 지원 그룹들도 위기 유형에 따라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식품회사들의 경우 위기관리위원회에서 해충 전문기업인 세스코와 협업하곤 하는데 이런 형식이다.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그리고 이슈들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외부 전문가 그룹들과의 협업 체계가 ‘평소’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기업 조직 내부의 인력들은 위기를 불러 일으킨 원인과 그 역사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룹들이다. 왜 이 위기가 발생했는지, 어떻게 발생 할 수 있었는지, 예전에는 이와 유사한 위기를 스스로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반면 외부 전문가 그룹들은 이런 유사한 위기들이 어떻게 발생해 마무리 되었는지는 좀 더 다양하게 이해하고 있다. 전문가로서 유사한 위기에 무엇이 유효하고, 무엇이 핵심이었는지를 경험했다. 경험과 그 반복을 통해 터득한 프로세스와 결과물들을 지원 해 줄 수 있다. 자문을 통해 그 이전 유사한 위기를 경험했던 어떤 기업들 보다 해당 기업의 실수를 적게 만들 수 있다. 이 부분이 내부 그룹과 외부 그룹이 협업해서 이루어 낼 수 있는 장점들이다.
핵심은 이 그룹들을 평소 조직하고 운용 해 본 경험 있는 CEO다. 이런 CEO의 리드를 통해 장기간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에서 회사와 전문가그룹들간 상호 이해와 전문성 교류가 이루어져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와 위기관리위원회 가동이 가능하다. 위기관리는 ‘단체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사내적으로는 모든 관련 부서와 구성원들이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축구경기와도 유사하다. 일부 지원이 필요한 포지션이 있다면 훌륭한 외부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한 팀(one team)으로 역량을 극대화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평소에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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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5]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劍)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기업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소송이 진행되곤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로펌을 고용해 상담을 받고 위기관리 전반과 이후 소송에 대비한다.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대형 로펌을 선호한다. 평소에도 일상적 자문관계를 맺고 있었거나, CEO나 오너 분들이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대형 로펌들을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고용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이나 소기업들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대형 로펌을 고용할 만 한 예산적 여력이 없는 곳들이 많다. 결국 소형 법무법인이나 지인 변호사들을 통해 위기관리를 진행하려 시도한다. 대형 로펌에 비해 소형 법무법인들이나 변호사 개인이 상대적으로 위기관리에 적합하다 적합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로펌이나 변호사가 항상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들에게 ‘예산안에서 가용한 최고의 로펌 또는 변호사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종종 한다. 일부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예산’이나 ‘전문성’에 대한 기존을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를 고용하기 보다, 지인에 의한 관계로 그들을 접촉하고 고용하곤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우연히 그 로펌이나 변호사가 해당 위기 유형에 적합한 경험을 가졌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위기관리를 위한 조언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지인을 통해 고용을 하더라도 그들의 전문분야와 위기를 잘 연결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특히나 그들은 기업 위기에 있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이 집단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한다. 자신들의 소송 대비 활동들을 클라이언트 사내 핵심 인사 일부에게만 상당히 비밀스럽게 제공하는 전략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다루는 정보와 자신들이 진행하는 업무 프로세스는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것들이어서 집단의사결정을 위해 여럿에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재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 때문에 핵심 인사들과 법무팀에게 공유된 선별적 정보를 함께 공유 받아 전략적 위기대응 방안을 세세하게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의 방향성과 주된 논리적 주장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도 정할 수 있는 데 이 기본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데 있어 그들의 타임라인이 제대로 공유되고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임라인과 메시지 개발들도 상당히 어렵고 부실해진다. 위기 시 법적 대응 인원들과 커뮤니케이션 대응 인원들이 상호간 소통하지 못 한 채 서로 다른 입장들과 논리들로 산발적인 위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대부분이 이 때문이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로펌이나 변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 받은 내용들을 1차 최소한의 필터링을 거쳐 사내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에게도 정기적으로 공유 해 주는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 절대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간에 괴리나 부조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법무와 커뮤니케이션관련 팀들이 ‘하나의 팀(one team)’ 의식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로펌이나 변호사를 구하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자. 그들의
이야기를 커뮤니케이션 팀으로 하여금 사회적인 논리로 증명하게 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을 사전에
로펌으로 하여금 검증하게 하자. 로펌의 법리적 주장에는 자칫 사람이 들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의 사회적 주장에는 자칫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이고 100%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기 보다, 둘을 합해 하나의 날 선 검을 만드는 것이다. CEO가 이렇게 만들어진 양날의 검을 지혜롭게 잘 부려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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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4] 위기일수록 이해관계자들에게 귀 기울여라
위기일수록 이해관계자들에게 귀 기울여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에는 항상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 입장들이 얽혀있다. 반면 기업은 그런 부정적 상황에서 자기 보호 본능에 의지하게 된다. 성공하는 기업의 CEO는 이런 본능 보다는 이해관계자에게 길을 묻는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위기 관리를 위한 결정을 한다. 맞서기 보다 그들과 공감하게 되면 위기는 사라지고 기업은 살아 남게 된다.
기업의 위기에는 항상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들이 엮여 있다. 대부분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 입장이 위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고객, 직원, 정부, 규제기관, 국회, 언론, NGO, 거래처, 지역주민, 투자자,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 공중에서 일반공중에 이르기 까지 이해관계자들의 유형 또한 매우 다양하다.
그들이 위기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 발생 이전이나 직후 이해관계자 각각의 입장 변화들을 예의 주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의 기본이 된다. 예를 들어 A사에서 생산한 유아용 베이비 오일에서 아기들에게 치명적인 유독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소비자단체의 조사 발표가 있었다고 치자. 해당 제품은 한해 수백억 원어치가 판매되는 A사의 주력상품이다. A사의 이번 위기에 관련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될까?
해당 제품을 구매해 자신의 아기들 피부에 발라주었던 부모들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될 것이다. 해당 상황을 유의해 바라보고 있는 정부 규제기관도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된다. 여러 소비자단체들도 중요하다.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들과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 공중들이 A사에게 위협적인 영향력들을 끼치게 된다. A사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놀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투자자들과 일반공중들도 기억해야 한다.
A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먼저 A사에게 최악의 상황은 어떤 것이 될까? 회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아용 베이비 오일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가 완전히 금지되는 상황이 되겠다. 재생산이나 판매가 가능해지더라도 아기 엄마들의 정신적 충격과 해당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판매량이 형편없어져 결국 회사의 존립을 흔들게 되는 상황이 되겠다.
앞에서 꼽아본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위기관리의 답이 나온다. 충격을 받고 자신의 사랑하는 아기의 건강을 우려하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된다. 규제기관, NGO와 언론의 지적과 비판 내용을 빨리 확인 해 봐야 한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여론들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는 작업들을 해 리스닝(listening)하면 정확한 답이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적절한 조치들을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을 최단기간에 수거하고, 해당 제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해 배상 프로그램을 개시하는 것과 같은 활동들을 벌이는 것이다. 문제가 된 유독 성분의 유입경로와 실제 유해성을 빨리 검증해 발표하는 것이다. 정부규제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언론에게 A사의 강력한 배상 플랜과 재발 방지책 등도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필요한 위기관리책들을 실행하지 않거나 적절하게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실제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그럴까?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해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상황을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이 아니라 자신 중심적으로 파악하고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업들은 이상과 같은 위기 시 분명히 유해성을 폭로한 소비자단체를 공격하려 시도한다. 놀라있는 엄마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문제 없다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리콜이나 배상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실행하거나 생략 해 보려 시도한다.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나 언론을 어떤 경로들을 통해서라도 무마하려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전략적인 위기관리라고 생각한다.
위기 시 기업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보호를 가장 먼저 떠 올리게 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위기 시 CEO 스스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고 혼란스럽다면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실패의 확률이 확연하게 줄게 될 것이다. 일단 초기 그들을 따라 위기 관리를 결정하고 그 다음에 자기 보호 본능을 떠올려 보아도 늦지 않다. 어렵지만 그래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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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3]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 바로 바라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위기발생 직후 해당 상황을 스냅샷처럼 찍어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최악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강력한 목표를 세워 대응한다. 선택과 집중이란 살아있는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모니터링(monitoring)이라는 업무가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이 모니터링이란 상황감시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위기도 전조가 없을 수는 없다. 기업들이 위기발생 직후 당황해 하는 것은 발생 이전 전조에 대한 모니터링에 소홀했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모니터링을 했었다 하더라도 일부 이상한 현상을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전조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모니터링의 업무가 90%이상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왜 이렇게 모니터링이 중요한가? 그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위기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즉, 최초 전조로부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 또는 퇴화를 반복하며, 갑작스러운 팽창으로 순식간에 겉잡을 수 없는 수준의 재앙으로 변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정의하는데 있어 그때 그때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스냅사진 찍듯 상황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의미의 모니터링이 아니다. 해당 위기 상황이 살아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추적해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올바른 위기관리 모니터링이 되기 위해서는 몇 시간 후 또는 며칠 후 해당 위기상황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예측(forecasting)이 가능 해야 한다.
위기대응을 위해 열리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의 경우 내부적으로 취합되고 보고되는 사안들이 ‘이미 현재의 상황이 아닐 것’이라는 인식을 해야 좀 더 올바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습관처럼 위기 상황에 대한 지나간 스냅샷만을 보고 위기관리위원회가 의사결정 하게 되면 이미 실행 시점에서는 때를 놓친 진부한 명령이 돼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위기관리위원회는 과거에 어떤 상황이 있었냐는 검토와 리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상황이 변화 전개 가능할 것이냐 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검토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살아 움직이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생명체다. 예측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예측이 쉽거나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그 만큼 다양한 변수들과 불규칙한 변화 모멘텀들이 위기상황 주변에 자양분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훌륭한 기업들도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위기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CEO는 살아있는 위기를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위기관리위원회로 하여금 해당 위기의 변화 시나리오들을 좀 더 구체화하라 요구해야 한다. 미리 해당 상황이 어떤 상황으로 점차 변화할 수 있는지를 여러 시나리오로 예측하고 분석하라 지시하는 것이다. 태풍이 다가올 때의 일기예보를 떠올리면 가장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진로들에 대한 예측과 강도에 대한 예측들이 통합적으로 분석되어 몇 개의 시나리오들로 구체화되는 형식이다.
하나의 위기상황에 있어서도 여러 상황 변화 시나리오들이 도출 될 수 있다. 이들 시나리오들 중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위기관리위원회가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의사결정 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분에 주목하자. 이런 시나리오 위에서 세부 위기대응에 있어 해당 기업은 역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실행 플랜을 마련해 이미 발생한 위기상황의 진로를 블로킹하거나 변화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아주 명확하고 강한 목표(goal)가 필요하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방지 또는 방어하는 위기관리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 위기관리는 예상되던 최악의 상황을 일부 또는 전부 그대로 경험하는 기업의 위기관리다. 살아있는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통합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예측능력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에 기반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수립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강한 목표를 세워 그대로 실행하는 길뿐이다. 살아있는 위기를 정교하게 다루는 작업이 위기관리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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