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위기관리 가이드 50

5월 31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2] 위기 시 주변 인문학도의 말을 듣자

위기 시 주변 인문학도의 말을 듣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임원들의 전공을 따져 가리라는 말이 아니다. 기업 위기의 특성을 잘 들여다보라는 의미다. 위기 시엔 항상 그 위기로 피해를 받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당황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들과 기업이 공감하는 데에는 공학적 사고보다는 인문학적 사고가 더 적절하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일부 임원들은 솔직히 우리가 무엇을 잘 못했습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그대로 해 왔었고 이번에는 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인데요라 이야기한다다른 일부 임원들은 우리가 간과한 것은 있었을지 몰라도그게 이렇게 까지 우리가 비판 받아야 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 자기합리화 한다. 위기 시 CEO 주변에는 이렇게 자기 중심적으로 자신들의 시각을 표현하는 임원들이 여럿 위치하게 마련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군가 이번 위기는 저희가 신중하지 못했고 사려 깊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건을 계기로 철저히 반성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합니다라 이야기한다 상상해 보자. 대부분의 임원들과 심지어 CEO 자신부터도 이질감을 느끼고 거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갈등과 불균형은 기업 위기 시 내부에서 벌어지는 아주 일반적이고 흔한 현상이다.

이런 주장들의 충돌 속에서 CEO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바로 내려지지 않으면 이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해당 위기는 내부에서 실제보다 과소 평가되거나 폄하또는 왜곡되어 정의(定義) 내려지게 된다. 위기 발생시 최초 내려지는 이러한 정의는 위기관리 전반을 지배하게 되고, 위기관리 성패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표적으로 이런 위기 폄하 분위기는 기업으로 하여금 큰 맥락을 제시하여 해당 위기의 영향이나 부정 수준을 평가절하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사내 중대 산재사고 위기에 맞서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불미스러운 재해 사망사고는 저희 직원 수를 감안해 볼 때 발생가능성은 겨우 1만분의 일 정도였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재해로 유명을 달리한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물론 그 가족들과 이 사건에 놀란 직원들의 감정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숫자들과 확률이 이야기되는 것이다.

유해물질 유출과 관련된 위기의 경우 이번 유출된 OO화학물질의 경우 유해물질로 분류되어 있기는 했었지만 OO%로 희석된 상태였기 때문에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생긴다. 이는 인근 공장에서 유해물질이 유출됐다는 TV 뉴스를 접한 아이 부모들의 놀람과 우려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이 별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별것도 아닌 일에 소란을 떨 필요는 없지 않느냐 하는 메시지로 해석되면서 해당 위기는 더욱 심각해 진다.

기업은 위기 시 자기 보호 본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때문에 CEO를 비롯한 많은 기업 구성원들은 자신들과 맞선 위기를 최초 부정하고, 상대적으로 폄하하게 된다. 그래야 해당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업 구성원들은 해당 위기 자체를 주로 들여다본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 관리할 수 있을까를 처음부터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서 다시 발생한다. 위기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피해, 아픔, 슬픔, 분노 그리고 불만들을 인간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되는 것이다. 상황관리를 위해서는 위기 그 자체를 봐야 하겠지만,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서는 그 주변의 사람을 동시에 바라봐야 하는데 사람의 감정을 놓치고 공감하지 못한 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니 종종 문제가 된다.

위기 시 기업은 최대한 인간화되어야 한다. 인간화 된 기업으로서 위기 주변에 관련되어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공감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서는 CEO 주변에 숫자확률이나 과학을 주로 이야기하는 공학도들보다, ‘사람감정공감을 이야기하는 임원들이 좀 더 많아야 한다.

실제 위기 시 부정적 상황을 잘 관리해 놓고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는 이유와 해명을 남발 해 위기를 재앙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업들을 본다. 그런 기업 대부분에서는 내부 의사결정 그룹에게 사람을 보는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것이 제일 큰 원인이다. 위기는 여러 사람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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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1]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는 한 정보에 대해 최소한 3개의 소스를 통해 반복 확인해 봐야 한다. 평소 보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 디자인된 것들이다. 위기 시 이런 정보를 단순히 신뢰하면 항상 제2, 제3의 문제를 초래한다. 직원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고되는 정보를 단순히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다.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한 정보에 대해 최소한 세 개 소스를 통해 반복 확인해 보아야 한다. 평소 보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 디자인 된 것들이다. 위기 시 이런 정보를 단순 신뢰하면 항상 제2, 3의 문제를 초래한다. 직원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고되는 정보를 단순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언론 보도나 기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실리는 표현이 있다. ‘오락가락’ ‘말 바꾸기’ ‘거짓 해명’ ‘부실 해명과 같은 표현들로 부정확한 해명을 지적한다. 해당 기업내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정확한 사실로 확인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 당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스스로는 정확히 해명 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과 다른 면들이 있었다며 속앓이를 하는 것이다.

CEO와 최고의사결정 임원들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정보의 정확성이다.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입수하고 분석하고 공유해야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누구보다 경험 많고 감이 좋은 위기관리 매니저들이라고 해도 부정확하거나 왜곡되어 있는 정보들을 놓고 이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와 같이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이상현상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내부 공유 정보를 단순 신뢰한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일상 공유되는 내부 정보는 대부분이 디자인되어 있는 정보로 간주된다. 보고하는 부서장의 의지와 방향에 따라 보고 정보들은 전략적으로 디자인되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공유된다. 따라서 그 정확성에 있어서는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게 되면 실제 사실과 다름이 일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위기 시 이 일부 다름이 전혀 다름으로 또는 해당 기업의 거짓말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에는 이 같은 평소의 습관을 잠시 미뤄놓고, 보고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크로스 체킹(cross checking)해야 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생산시설 안전 위기에 있어서도 CEO와 최고의사결정그룹은 일선의 여러 책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교차 질문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간과 초기 대응 활동들에 대해 보고 받은 그대로를 단순 신뢰하면 안 된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현장에서 여러 책임을 지는 직원들에게 입체적 확인을 해야 한다. 사고 전 안전규정 준수 여부에 있어서도 특정 책임자에게만 보고 들어서는 곤란해 질 수 있다. 관계기관 보고 체계에 있어서도 현장에서 올라오는 정보들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일부 CEO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나의 직원들을 먼저 신뢰하지 못하면 누구를 신뢰할 수 있겠나?” 맞다. CEO는 직원들을 신뢰함으로서 더욱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조언하는 것은 위기 시 직원을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고 정보를 단순 신뢰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위기 시 직원들은 거짓말하지 않아도 보고된 정보는 스스로 거짓말을 한다.

내부에서 공유된 정보를 단순 신뢰하여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공식입장을 정리하는 기업들이 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일선 업무 라인에서 단편적으로 보고된 내용들을 퍼즐링 해서 의사결정 하는 기업들도 있다. 심지어 본사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일선의 부분 정보 보고를 듣고 경험에 의해 해석하고 입장을 정리하기도 한다. 위기는 이 시점부터 재앙이 돼 버린다.

정확한 시실 정보를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충실하게 인지하고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해당 정보를 가지고 좀더 나은 전략적 입장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보유 정보들을 가지고 순차적이고 단계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게 된다. 흔히들 정보가 곧 힘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기관리 성공을 바라는 CEO라면 위기 시 보고되는 모든 정보에 대해 각기 다른 세 개의 소스에게 동일하게 각각 확인 해 보자. 각 소스에서 모두 같은 정보를 정확하게 반복하면 일단 신뢰 가능하다. 하지만 이 또한 철석같이 믿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발생한 북한군 전방 귀순 사건 케이스를 보면 합참의장은 아래 참모에게 6번 반복해 확인했었고 참모는 6번 틀린 정보를 반복 보고 했었다. 이 또한 언론으로부터 오락가락판정을 받았다. 위기관리란 이래서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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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10]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단,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발생 시 누구는 좀더 상황을 지켜 보자 한다. 두고 보자는 제안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대응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 계속 지켜보자고 만 하는 임원들은 다른 이유가 있어 위험할 수 있다.

회사에 큰 위기가 발생하면 다르다. 누구나 이건 어마 어마한 위기라 정의(定義)내리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모두가 해당 사건을 완전한 위기로 정의해 버리면 해당 회사는 빠져 나갈 구멍이 없는 셈이다. 당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빨리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생산시설이 대형 폭발을 일으켜 자사 및 협력업체 직원 여럿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치자. 이는 해석이나 정의가 필요한 문제가 아니다. 신속히 상황을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체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유해물질 유출 같은 점진적이고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적 사건이 발생하면 나타난다. 이 상황이 회사에 큰 위기인가 아닌가에 대해 내부에서 해석과 정의 내리기 논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상황관리는 서둘러 진행 하지만 그 외 필요한 여러 대응들은 느려진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때를 놓치고 생략된다. 이후 운이 나빠 해당 상황이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 때부터 해당
회사는 이를 위기라 정의 내리고 때 놓친 대응을 성급히 시도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관점에서 보아도 위기 발생 시 기업 자체가 느린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해당 위기에 대한 해석과 정의 내리는 과정이 지체돼 느려 보이는 것이다. 위기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위기라는 것이 발생 직후부터 분초를 다투면서 계속 진화(進化)하기에 더 골치 아프다. 파악할 수도 없고 걷잡을 수도 없는 위기에 많은 기업들이 당하는 셈이다.

위기 발생 직후 기업들 내부에는 두 가지 그룹들이 떠 오른다. 패닉에 빠져 있는 임원들이 한 그룹이고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이야기하는 그룹이 다른 하나다. 초기에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충분한 상황 파악과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패닉에 빠져있는 그룹은 해당 위기와 직접 관련이 적은 부서들인 경우들이 많다. 해당 위기에 대해 자세한 정보나 경험이 없어 허둥대는 셈이다. 그래도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관리된다.

반면 일단 조금 두고 봅시다이야기하는 부서들은 해당 위기에 직접 관련이 있는 대응 부서들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대응을 위한 정확한 확인의 시간을 벌기 위해 실무그룹으로서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이는 위기 발생 초기에 당연하게 필요한 신중한 접근이자 입장이다.

적정 시간이 흘러 상황 파악이 일정 수준 이상 완결되고, 내부적으로 대응 논의가 나오게 되면 그 후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들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이 시점에서 좀 더 두고 보자는 임원들의 주장이 실제 어떤 의미인지를 빨리해석해 내야 한다. 대부분 기업들이 이 해석 과정에서 또 실기(失期)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CEO는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는가?’를 위기관리 주관과 유관 임원들에게 질문해야 한다. 정확한 시점에 대한 정의와 그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 그들이 세운 기준을 요청해야 한다. 어떤 형식으로라도 정확한 시점에 대한 판단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좀더 두고 보자라는 주장은 상당부분이 무력감과 혼돈에 뿌리잡고 있다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징조다. 이때는 CEO의 경험적 감()과 회사의 철학에
기반한 원칙 중심의 위기관리 대응에 빨리 나서야 한다.

그들이 정확한 시점과 시점 판단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CEO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그 시점을 기다리라는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지켜보기만 할 뿐 대응을 준비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다. 모든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시점을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은 위기관리 체계다.

계속 조금만 더 지켜 보자고만 하는 임원은 문제다. 지켜보다 상황이 최악이 되면 그 때부터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은 더 큰 문제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이런 판단과 순서 정렬과 이에 소요되는 몇 시간 속에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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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2013 Tagged with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9]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 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했다. 자칫 잘 못하면 고객 신뢰 상실은 물론, 제품 판매금지, 심지어는 CEO의 검찰 수사까지도 연결 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법무부문장과 대관업무팀장이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분주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우선 CEO에 대한 검찰출두라도 막아 보려고 로펌도 선정하는 중이다.

홍보부문도 나름대로 해당 사실이 기사화 되는 부분에 극도로 민감하게 신경 쓰고 있다. 홍보팀 전원이 오프라인 언론은 물론 온라인을 뒤지면서 해당 사실을 다룬 기사들을 찾아 내고 있다. 기사를 쓴 기자들과 데스크들에 연락 하면서 머리를 굽실거린다.

마케팅 부문은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 띄울 해명문을 구상 중이다. 회사 SNS 채널들을 통해 어떤 메시지들을 공유해야 할지 여러 전략도 강구 중이다. 영업도 관련 제품들에 대한 처리 부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국 지점들을 독려중이다. 사내 중요 부문들이 하나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각자 진행 중인 것이다.

이쯤 되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는 회사에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긴 줄이 생기는 것이다. 초조한 듯 법무부문장이 CEO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고, 그 뒤에 대관팀장이, 그리고 홍보이사가 보고를 위해 서있다. 한 명 한 명 CEO실을 노크하고 보고 출입을 연이어 한다. 연속적으로 상황을 각 부서별로 업데이트 하고, 자기 부서의 대응 활동들을 CEO에게 각자 보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전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사내에 유일하게 CEO 한 분 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CEO에게 보고를 마친 각 부문장들이 아는 것은 현재 자신들이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뿐이다.

법무부문장은 자신의 로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도, 바로 옆 홍보부문에서 어떻게 언론기사들의 앵글을 바꾸고 있는지는 실시간 공유 받지 못하고 있다. 홍보이사는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자사가 로펌을 공유했는지 조차 모른다마케팅 이사는 홍보팀에서 이미 공식입장문을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홈페이지에 띄울 또 다른 버전의 해명문을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결국 홍보팀에서 작성한 공식입장문과는 전혀 다른 논리와 표현이 담긴 해명문을 떡 하니 홈페이지에 걸어 놓고 만다. 영업은 본사 부문들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거래처에게 영업직원들 각자가 애드립을 하면서 해명 하다가 다른 내용의 신문기사를 읽은 거래처 사람들에게 무안을 당하기도 한다.

한 건물 속에 함께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시스템. 가장 흔하고 가장 문제인 실패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물론 CEO에게 신속하게 각 부서가 보고 하고, CEO에게 모든 상황정보들이 집중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CEO가 인지하고 있는 모든 상황들은 통합적으로 모든 부문장들에게도 공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부문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일로(silo) 현상들과 비효율적인 정보 공유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CEO의 좀더 적극적인 원칙 실현이 중요하다. 홀로 들어와 위기 상황을 보고하는 임원이 있으면 돌려 보내자. 대신 나가서 다른 협업이 필요한 임원들과 함께 들어오라 지시하자. 위기관리 협업을 위해 함께 들어온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현재 각 부문들은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 부문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고,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는지 함께 한자리에서 공유하게 해야 한다.

다 함께 한자리에서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호 업데이트를 동시에 하는 시스템. 이런 집단의사결정 시스템이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타이밍을 맞춘 실행을 가능하게 하고, 좀더 정확한 상황인식과 대응전략 도출에 도움이 된다. 통합적이고 협업을 기반으로 한 일사불란한 위기관리 실행은 물론이다. 홀로 들어오는 임원은 꼭 돌려 보내야 한다. 그들을 큰 회의실로 모아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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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2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8]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8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평소 되던 것들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간단한 것조차 확인이 힘들다. 서로 잡음을 만들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도 불가능해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빨리 모여 앉아야 한다. 평소 준비한 별도 채널과 미디어를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관리된다.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평소 되던 것들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간단한 것 조차 확인이 힘들다. 서로 노이즈를 만들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도 불가능해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빨리 모여 앉아야 한다. 평소 준비한 별도 채널과 미디어를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관리된다.

정말 큰 규모의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채널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특히 소비자군이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의 경우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우선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기존 핫라인이 대부분 불통을 경험하게 된다. 잘 가꾸어 오던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들에 어마어마한 비판 댓글이 달리면서 통제 불가능한 마당이 되어 버린다.

기업 대표전화의 통화량이 급증하고, 홍보팀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전화에도 계속 벨이 울린다. 매장이나 공장 또는 지점들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그 여파가 여러 지역으로 번져 나가게 된다. 전략적 관리는커녕 유지도 힘들다.

내부적으로는 어떤가? 대표와 임원들간의 상황 파악이 힘들어진다. 팀장들이 각자 휴대전화 등을 통해 상황을 보고하려 하지만 상호 통화 성공 가능성은 뚝 떨어진다. 직원들의 일부는 상황관리를 지시하는 전화 통화와 내부 및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양면 통화만으로도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가 된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다 함께 모여 앉아 다 함께 상황을 파악하고 빨리 의사결정을 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매뉴얼상의 가이드라인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모든 채널이 다운되고, 모든 핵심 인력들이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실패를 거듭한다. 대표이사가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도 절대 여의치 않는 상황이 바로 위기다. 위기 발생시 언론에게 첫 번째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업 홍보실의 대부분은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채 홀딩 스테이트먼트 (상황파악 이전에 기본 입장만을 밝혀 시간을 버는 메시지)만으로 일정 기간을 버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평소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극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해 초기 대응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휴대폰이 없더라고, 정확하게는 휴대폰이 불통이 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인 내가 어디로 향해야 하고, 무엇을 확인 해, 언제까지 그 자리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채널을 통해 현 상황을 취합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고안하는 것도 좋다. 사내적으로 위기관리 포털을 위기 시 오픈 해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일선의 상황보고들을 한눈에 열람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체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물리적으로 한 장소에 대부분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마주 앉는 것이다.

위기관리 체계상으로 사내 특정 회의실을 지정해 대형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여 앉을 통제센터 또는 위기관리센터(일명 워룸, war room)를 구축해 놓도록 하자. 각종 모니터링 장비를 구비하고, 내부 의사토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장비와 설비들을 갖추자. 기업 특성에 따라 해외 사업부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글로벌 화상회의 시스템도 필요하다. 각종 유선 커뮤니케이션 장비들 또한 특별하게 구축되어야 한다. 워룸만의 위기관리 핫라인이 사내적으로 공유되어 급한 상황보고에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상황판이 적절한 형식으로 설치되어야 하고, 상황을 취합 기록 관리하는 담당자들이 평소 지정되어 위기관리 위원회를 지원해야 한다.

예산적인 제약으로 회의실 하나를 사전 지정해 장비와 설비들을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위기 발생 시 매뉴얼에 지정된 아이템들을 빠른 시간 내에 이전 설치하거나, 구입 설치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해볼 필요도 있다. 핫라인을 빠른 시간 내에 몇 배 이상 확충하는 방법론도 마련 해야 한다. 홈페이지 다운을 방지 또는 회복시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운용하는 방법도 고민해 놓아야 한다.

이렇게 기존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사라진다는 전제하에 극한의 준비를 하는 것이 실제 위기 시 빠르고 정확한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가 된다. 실제 위기 발생 시 죽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붙잡고 소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상호간에 혼란을 극대화 하는 자체 혼돈의 시간을 가능한 없애야 한다. 기존의 것들이 위기 시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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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7] 완벽 대비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완벽 대비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준비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정말 완벽히 준비됐다면 여러 구체적 질문들에 전사적인 답변들이 제대로 존재해야 한다. 기업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고 위해성이 강한 주요 위기들에는 한 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들이 일사불란하게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를 직접 확인해보자.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준비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정말 완벽히 준비 되었다면 여러 구체적 질문들에 전사적인 답변들이 제대로 존재해야 한다. 기업에게 발생가능성이 높고, 위해성이 강한 주요 위기들에는 한 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들이 일사불란하게 함께 대응 해야 한다. 이를 직접 확인해보자.

CEO가 위기에 민감해 임원들에게 자주 대비책을 질문한다. 임직원들 스스로도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한다. 중요 위기요소들에 대한 대비나 대응책들을 평소 마련 해 놓는다이런 기업문화는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기업문화다.

그러나 한가지 CEO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위기 대비에 있어서 모든 게 잘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위기에 민감해져 평소 대비 및 대응책을 마련하는 기업문화 속에서 주요 임원들은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하나의 핵심 경쟁력으로 간주하게 된다. , 많은 임원들이 서로 완벽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쟁이 선의의 것이고 실제 완벽을 향한 경쟁이라면 더욱 이상적이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위기요소들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들을 백화점식으로 세워 이를 자신과 자신 부서의 경쟁력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는 바람 직 하지 않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얕은 수준의 대비책을 여러 개 가지는 기업들을 오히려 취약하다고 평가한다.

위기요소를 진단할 때 그 기준은 발생가능성과 해당 위기의 위해성이 두 가지다.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는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아주 가시적인 위기를 뜻한다. 몇 주 내 닥쳐올 위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부규제기관에서 내사를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들었다면 해당 위기의 발생가능성은 극대화 된다.

반면 위해성이란 실제 발생 시 해당 위기가 가져올 회사에 대한 부정적 임팩트를 의미한다매출의 급격 하락. 광고와 심지어 브랜드를 접어야 하는 상황. 소비자 소송으로 상당 금액이 법정비용과 배상비용으로 지출되는 상황. 회사의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이사회에서 CEO의 거취를 결정하는 상황 등과 같은 충격들이다. 이 임팩트들을 미리 예상해 보는 것이다.

CEO와 임직원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관심을 두어야 하는 위기는 위와 같이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큰 위기들이다. 이에 대한 대비와 대응책들은 아주 완벽에 가깝고 심도 있게 잘 구조화 되어 있어야 한다. 심각한 위기 요소의 수는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수 개를 넘지 못한다그리고 이러한 중요 위기에는 전사적 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어느 한두 부서의 관리 시도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에 대비와 대응책의 핵심이 있다.

한 임원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표님, OOO건 관련해서는 저희가 충분한 대비와 대응책들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해당 위기가 발생하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CEO입장에서는 참 신뢰가 가고 믿음직한 이야기로 들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CEO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O상무님, OOO건의 경우 법무부서쪽 역할이 중심이 되는 건가요? 대관쪽이나 홍보쪽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건가요? 어떤 부서가 중심이 되는 게 맞나요?” 같은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게 좋다.

그러한 질문과 함께 보고하는 임원 외에 위기관리에 참여할 다른 유관 부서장에게 해당 위기의 대응책에 대한 구체적 질문도 해 봐야 한다. “O부문장, OOO건이 실제 발생하면 법무부문이 중심이 돼서 대응 한다 하는데, 여기에서 O부문장 부서의 역할은 주로 무엇이 될까요?” 이런 질문에 여러 임원들이 준비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명의 임원이 완벽하게 준비되어있다고 이야기해도 다른 임원들은 그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게 문제다. 함께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데 어느 한 명만 준비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전사적으로는 별반 의미가 없는 셈이다. 모든 임원들이 하나의 위기요소에 대해 모든 게 다 잘 준비되었다고 이야기해야 정상이다. 또한 준비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에 적절한 답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완벽하다 이야기하고 잘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항상 재검증해 보자. 최근 고객정보유출관련 기업 위기들은 대부분 이런 질문이 여러 부서들을 대상으로 평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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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6]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전혀 예측 못했던 위기를 맞아 당황스럽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위기는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 못했던 위기가 아니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위기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하루 빨리 위기요소를 발견해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자.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자. 그 위기요소를 관찰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자.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전혀 예측 못했던 위기를 맞아 당황스럽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위기는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 못했던 위기가 아니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위기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하루 빨리 위기 요소를 발견해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자.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자. 그 위기요소를 관찰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자.

십 여 년 전만 해도 기업 위기관리에 관해 이런 말이 있었다. “발생 가능한 거의 모든 위기 주제들은 직원들 각자의 책상 속에 들어 있다, 직원들은 자신의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대부분의 위기적 요소들을 이미 알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최근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 책상‘PC’로 바꾸어 표현해도 되겠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일반적 첫 과정이 해당 기업의 위기요소 진단 작업이다. 회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그와 관련된 위기 요소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내 분석 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컨설턴트들은 사내 보고서들을 분석하고, 해당 회사와 경쟁사들의 이전 사례들을 분석하고, 핵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베이 하고 인터뷰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은 단연 인터뷰.

핵심 직원들과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해 보면 그들 대부분이 실제 발생 가능한 위기 주제들에 대해 매우 정확하고 다양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일부는 자신의 특정 위기요소에 대한 언급이 회사에 오히려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깊은 설명을 꺼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많은 위기요소들은 이전에 내부적으로 오랜 기간 인지되어 왔었던 것들이다. 일부는 내부적으로 인지는 하지만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지속 잠재해 왔던 요소들이다. 아주 적은 일부는 개선이나 극복이 불가능하여 어쩔 수 없이 덮어 놓고 지내는 위기 요소들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평소 위기에 대한 CEO의 태도 또한 위기요소진단을 통해 함께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CEO가 직접 위기요소들을 보고받기 즐기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마련해 개선 해 나가려 하는 경우 위기요소진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들이 많이 나온다. “이미 대표님께서도 이 이슈는 인지하고 계십니다. ,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 보고 했는데 현실적 대응책이 없고, 현재로서는 일단 가능한 해당 위기 발생을 억제해 보자 하는 수준에서 일선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의 내용들이 종종 언급된다.

반대로 위기요소에 대한 CEO의 관심이나 해결책 강구 노력이 부족한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 비율이 많다. “혹시 제 인터뷰 내용이 실명으로 상부에 보고 되나요?” 또는 사실 이런 주제는 사내에서 몇 명만 알고 있는데요……” 또는 대표님이 이걸 아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만……”하는 답변들이다. 평소 내부적으로 일선에서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위기 요소들을 바로 윗선을 거쳐 최상부까지 보고해 보거나, 해결책을 스스로 강구해보지 못했던 환경들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더욱 최악의 상황은 이런 답변들이 나오는 곳이다. “이 사실을 대표님과 임원들께서도 이미 알고 계셔요그런데 아무런 개선지시가 없으세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겁니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알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거나개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고 방관하는 케이스다. 사실 많은 기업범죄나 경영자의 직권남용관련 위기들이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발생된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 이런 류다.

진정으로 자신의 기업이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CEO라면 외부 컨설턴트들을 불러 위기요소진단을 진행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 해 보자. ‘나는 CEO로서 일선직원들로부터 위기 요소들에 대한 정보들을 보고받는 것을 즐겼는가? 그들의 보고를 듣고 책임자를 단순 문책하는 대신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힘썼는가?’ 이 자문(自問)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CEO라면 그때 가서 외부 컨설턴트의 자문(諮問)을 받아도 늦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CEO가 스스로 태도를 바꾸어 사내 위기관리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자칫 중대한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위기 요소를 발견해 용기 있게 보고한 직원은 표창해야 한다. 그들이 내부적으로 손가락질 받거나, 오히려 문책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개 직원들이 업무를 해나가면서 인지한 위기 요소들은 일선 업무 책임자들로 하여금 취합되고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일선 업무 책임자의 의사결정 수준을 넘어서는 위기요소의 경우는 그 상위 책임자에게 동일하게 보고되고 관리되는 것이 옳다. CEO가 보여주는 태도의 변화가 내부적으로 위기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공유하며 해결해 나가는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의 역량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마치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었던 위기가 발생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평소 그러한 위기요소에 대해 CEO를 비롯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회사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위기요소를 직원들의 책상 속이나 PC속에 시한폭탄으로 그대로 남겨 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CEO를 비롯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인지할 수 있도록 책상 위에 올려 놓는 문화.
바로 CEO의 관심과 변화된 태도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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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5] 회사에 영향 미치는 그룹들을 잘 살펴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5
회사에 영향 미치는 그룹들을 잘 살펴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주주(Shareholder)의 시대에서 이제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시대가 됐다. 기업이 얼마나 올바른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는지는 위기 시 정확히 평가된다. 평소 그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던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들은 위기 시 적이 아니라 우리를 도울 지원군이다.

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들을 잘 살펴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주주(Shareholder)의 시대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시대가 되었다. 기업이 얼마나 올바른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는지는 위기 시 정확하게 평가된다. 평소 그들에게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던 기업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들은 우리를 안 되게 할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를 도울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라는 말이 있다. 영어로는 Stakeholder라 한다. 미국의 한 경영학자는 예전에는 기업이 Shareholders(주주들)를 위해 존재했었다면, 이제는 Stakeholders(이해관계자들)를 위해 존재한다주장 했다. 그 만큼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생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기업이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한 성공적인 성장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이해관계자에 대한 시각에 있어 혼동을 느낀다. 이해관계자들의 유형 중 가장 대표적 그룹인 언론, 정부 그리고 고객을 예로 들어 보자. 기업들이 언론을 보는 시각은 어떤가? 필자가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며 CEO들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기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체 중 절반을 훨씬 넘는 CEO들이 부정적이거나 아주 부정적인태도를 표현한다.

이런 태도는 한국의 구태적 저널리즘이나 독특한 언론토양에만 기인 한 것은 아니다. CEO들이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해 그들을 자사에게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평소 간주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왜 기자들은 항상 우리의 나쁜 점만을 물고 늘어질까?”하는 질문들이 우리 CEO들의 평소 시각을 나타내 준다. 언론은 원래 그런 사회적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들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라는 이해관계자는 어떤가? “왜 정부에서는 우리 사업을 방해하고 제한하려 안달인지 모르겠어. 자꾸
규제를 만들어 내잖아!” 이런 시각은 상당히 취약한 관점이다. 기업 위기관리에 임하는 CEO와 임직원들이 한계를 스스로 규정하는 발전적이지 못한 시각이다. 정부는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이해관계자라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이나 영업적 관점에서 그나마 고객은 인식적으로 대우를 받고 있는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다. 고객이 기업의 성공을 보장한다. 그들이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경우에 그들은 신이 된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 회사의 제품을 비판하는 고객은 어떤가? 매장에서 목소리를 키워 서비스를 비판하는 공격적 고객들은? 그들도 똑같이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다.

기업이 자신을 둘러싼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을 평소 정확히 정의하고 올바르고 발전적인 이해관계자 시각을 가지고 있을수록 기업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위기관리 또한 더욱 쉬워진다. 반대로 부정적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들과의 갈등과 충돌은 잦아지고 심각해 진다. 위기관리는 도저히 못할 짓이 되고, 항상 실패하는 게임이 된다.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들이 보통 그렇다. 뒤 늦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들이 그렇다. 그들 모두 해당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정확하게 바라보거나 파악하지 않아 초기에 심각성과 긴급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얼마나 고통 받고 두려워하고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우리 회사를 비판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평소 그들이 별로 탐탁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 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꺼려하는 것이다.

위기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우리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그들 각각에 대한 이해관계자적 정의와 시각을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우리 회사를 안 되게 하기 위해존재하는 그룹이 아니라는 전사적 시각이 필수적이다. 그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을 그들의 관점에서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도 있다그래야 우리에게 특정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연스러운 관점 이입과 그에 의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위기 발생 시 기업은 그 위기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 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해야 한다. 기업의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그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주는 그룹들이다. 해당 위기에 대하여 정확하게 언론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에게 정확하게 상황을 보고해 이해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각종 NGO들에게 성심껏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필요 시 고객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자사의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주주와 직원들부터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관리를 위한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고마운 존재들이고, 모두 존중해야 하는 대상들이다.

CEO가 먼저 정확한 이해관계자관을 수립하고, 이를 임직원들과 일관되게 공유하자. 그들로 하여금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을 리스트화 해 나누어 관리하도록 지원 해 보자. 역할과 책임을 부여 해 위기 발생 시 좀더 일사불란 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체계를 수립하도록 하자. 그들이 적이 아니라 지원군이 되도록 하는 첫 걸음이 바로 올바른 이해관계자관의 수립과 공유다. 지금이라도 찬찬히 주변을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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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 매뉴얼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 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매뉴얼 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 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구성원들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공장에 대형 화재가 났을 때나, 소비자단체에서 우리 제품관련 치명적 위해성을 지적했을 때나, 정부 규제기관에서 갑자기 회사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영장을 보여주었을 때 기업 내부에서는 공히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응 업무를 해야 하는 핵심 인력들끼리 전화통화가 여의치 않고 힘들어지는 것 말이다.

평소 업무를 할 때에는 시간적 압박이 없어 별반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법무부문장과 전화 연락이 잘 안돼도 다른 법무팀원을 통해 업무 요청을 전달할 수 있다. 몇 번 전화 하다 보면 언젠가는 연락이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게 마련이다. 문자를 남겨 전화 답변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 사실 평소에는 대형 미팅을 제안하지 않는 한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적다. 회의를 제안할 때에는 회의 참석 인원들의 각 스케쥴들을 모두 확인하고 미리 공지해 참석을 요청하곤 한다. 평소에는 이런 방식이 당연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위기가 발생하면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당장 법무, 대관, 홍보 부문장을 호출해 통화 해야 대응 업무가 적시에 진행될 수 있다. 문자를 남겨두고 한 없이 답신을 기다리고만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전문적 의견을 주어야 하고, 의사결정을 해 주어야 위기관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위기 시에는 대부분의 휴대폰들이 통화 중이다. 10여명의 핵심 임원들이 상황 파악과 상호의견 교환을 위해 서로 동시에 전화를 해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호 연결이 불가능하다. CEO 휴대전화에 몰리는 임원들의 전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CEO 스스로도 모른다. CEO가 지금 누구와 통화 중인지 모르는 임원들은 의아한 채 다른 임원들에게 또 전화를 돌린다. 상호간 통화 성공율은 계속 떨어지고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는 초기 일정 시간 동안 대응하지 못하고 패닉속에 빠져있는다. 아주 일반적 현상이다.

우리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제로 어떤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지 궁금하면 주말 아침을 지정해 보자. CEO가 토요일 아침 6시쯤 회사 대회의실에 나와 사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임무를 지닌 위기관리 담당임원에게 전화나 문자를 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을 명령하는 것이다. 실제 주말 아침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시간대다. 일부는 등산이나 골프 약속으로 지방에 머무르거나 이동 중일 수 있다. 일부는 멀리 여행을 떠났거나, 늦잠을 자며 휴대전화를 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필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중대한 위기가 발생했다 가정 해보는 것이다.

일단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제한된 정보환경에 처하게 된다. ‘회사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거지?’ ‘혹시 무슨 일인지 아는 게 있어?’ ‘아마 공장 쪽 문제 아니겠어요? 이런 아침에 상황이 벌어졌다면?’ ‘아냐 OOO기관 조짐이 심상치 않았는데 그건지도 몰라’ ‘대표께서는 이미 나와 계시다는 거야? 누가 보고 드렸지?’ 갖가지 추측들이 떠오르고 상호간 전화통화와 상황파악 노력들이 진행되면서 일정시간 패닉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움직이는 것은 한참 나중이다.

당연히 위기관리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 내에 정확하게 대회의실 위기관리센터(일명 워룸, war room)에 집합하는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예상보다 극소수가 된다. 매뉴얼에는 만약
특정부서 임원이 정시 소집이 불가능한 환경이면, 그 차하위 팀장급이 참석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이 규정도 사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전에 미처 경험해 보지 않은 혼란만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혼란의 경험들은 절실한 개선의 동기를 제공한다. 그래야 이후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좀더 원활환 정보교류와 위기관리위원회의 적시 구성완료가 가능해 진다. 구성원의 대체 소집 또한 무리 없이 가능해 진다.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신속한 상황파악과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사내 구성원들에게 살아있는 긴급함과 상호협력 의식을 심어 줄 수 있게 된다.

, 주말의 갑작스러운 소집은 한번 정도면 족하다.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이니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에 늦거나 연락이 안 되던 임원들을 사후 부정적으로 추궁하거나 패널티를 부여하지는 말자. 위기관리 체계라는 것은 위기에 대한 두려움 이전에 패널티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면 안 된다.

하나의 이벤트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정확하게 개선하게 만들면 그것으로 족하다. 필자의 경험상 시뮬레이션을 해 본 기업과 해보지 않고 처음으로 낯선 위기를 맞는 기업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위기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CEO께서는 주말 오전 반나절을 투자해 보길 권한다. 헐레벌떡 모인 위기관리위원회 임원들과 점심으로 막걸리를 한잔하며 토론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개선에 대한 토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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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⓷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최고경영자(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 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영국속담에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는 부정적 반응들을 보인다. 특히 경영자들은 낙관주의적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비관주의자가 돼버리면 회사가 어떻게 되겠느냐 한다.

정확하게 새겨야 할 표현이 있다. 분명히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 앞에 최선을 기대하라는 표현이 있다. 낙관주의의 기본을 놓지 말라는 의미다. ‘최악(the worst)’이란 의미도 그렇다. 흔히 최악을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최악에 대비하라하는 주문은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각 부문별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 배분을 전제로 한다. 배분되어 있는 부문별 역할과 책임은 해당 부문이 리드해 관리해야 할 위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가능하게 한다. , 스스로 리더십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위기를 해당 부문이 미리 알고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시스템에서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은 좀 더 정확한 모습을 가진다.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물론 전 직원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최악을 그리게 된다. 특정 업무분야에서 일정기간 재직한 부문 구성원이라면
‘A라는 위기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은 이런 이런 것이다는 공감대를 가진다. 이런 공유된 예측 가능한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이다.

현실은 어떤가일부는 이렇게 간단한 최악을 예측하는 습관이나 훈련도 부족해 보인다. 외부에서 “OO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듯 한데요. 어떠세요?”라 질문하면, 그런 실무자들은 그럴 일은 없어요라는 식으로 단정지어 답변 한다. “그래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라 재질문하면, 그들은 뭐 굳이 상상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라 답변한다.

하지만 위기란 확률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실무자들의 설마또는 별로라는 주관적 느낌이다. 이는 평소 실무적으로 최악에 대한 예측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심리적으로 꺼리는 고질적 습관 때문이다.

또한 다른 실무자들은 경영진 앞에서 최악을 이야기하면 자신들의 업무 능력이 저평가되지 않을까 두려워해 최악을 거론하지 않는다. 항상 최선책의 제시에도 경영진들은 의심을 품고, 조바심을 내는데, 최악에 대한 예측과 설명을 곁들이면 살아 남을 프로젝트가 있겠느냐 생각한다. “막상 시작되면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다 관리 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경영진들에게 부정적 느낌을 줄 필요가 있나요?”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다.

이렇기 때문에 CEO로서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최악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가?” 습관적으로 질문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실무자라면 대부분 최악의 상황을 마음속으로 미리 예측하고 있다. , 경영진 앞에서 깊이 설명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이를 질문을 통해 확인 해 주는 것이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과 기업문화를 만드는 CEO의 습관이다. 그들로 하여금 최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해 주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갖게 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CEO께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항상 확인 하시니, 문제 발생이 가능한 상황들을 예측해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들을 강구해 보고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 이런 프로세스와 사고방식은 구조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 발생 직후 혼란한 시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전사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구체화 할 수 있다발생 한 위기와 관련 해 각 부문들이 그려내는 최악의 상황들을 하나로 모으면 전사적인 최악의 상황을 목도할 수 있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한 대비는 당연히 가능하게 된다. 더 나아가 그러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많은 위기관리 활동들로 상황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 결국 예측 가능했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부는 불행히 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이에 대비한 플랜B(비상계획)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준비될 것이다.

최악을 이야기하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감정이다. 특히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불편한 생각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우울하게 까지 한다. 이해한다. 하지만,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을 준비하는 것은 CEO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습관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인해 최선에 대한 기대 조차 종종 포기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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