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2013 Tagged with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9]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 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했다. 자칫 잘 못하면 고객 신뢰 상실은 물론, 제품 판매금지, 심지어는 CEO의 검찰 수사까지도 연결 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법무부문장과 대관업무팀장이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분주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우선 CEO에 대한 검찰출두라도 막아 보려고 로펌도 선정하는 중이다.

홍보부문도 나름대로 해당 사실이 기사화 되는 부분에 극도로 민감하게 신경 쓰고 있다. 홍보팀 전원이 오프라인 언론은 물론 온라인을 뒤지면서 해당 사실을 다룬 기사들을 찾아 내고 있다. 기사를 쓴 기자들과 데스크들에 연락 하면서 머리를 굽실거린다.

마케팅 부문은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 띄울 해명문을 구상 중이다. 회사 SNS 채널들을 통해 어떤 메시지들을 공유해야 할지 여러 전략도 강구 중이다. 영업도 관련 제품들에 대한 처리 부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국 지점들을 독려중이다. 사내 중요 부문들이 하나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각자 진행 중인 것이다.

이쯤 되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는 회사에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긴 줄이 생기는 것이다. 초조한 듯 법무부문장이 CEO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고, 그 뒤에 대관팀장이, 그리고 홍보이사가 보고를 위해 서있다. 한 명 한 명 CEO실을 노크하고 보고 출입을 연이어 한다. 연속적으로 상황을 각 부서별로 업데이트 하고, 자기 부서의 대응 활동들을 CEO에게 각자 보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전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사내에 유일하게 CEO 한 분 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CEO에게 보고를 마친 각 부문장들이 아는 것은 현재 자신들이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뿐이다.

법무부문장은 자신의 로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도, 바로 옆 홍보부문에서 어떻게 언론기사들의 앵글을 바꾸고 있는지는 실시간 공유 받지 못하고 있다. 홍보이사는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자사가 로펌을 공유했는지 조차 모른다마케팅 이사는 홍보팀에서 이미 공식입장문을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홈페이지에 띄울 또 다른 버전의 해명문을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결국 홍보팀에서 작성한 공식입장문과는 전혀 다른 논리와 표현이 담긴 해명문을 떡 하니 홈페이지에 걸어 놓고 만다. 영업은 본사 부문들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거래처에게 영업직원들 각자가 애드립을 하면서 해명 하다가 다른 내용의 신문기사를 읽은 거래처 사람들에게 무안을 당하기도 한다.

한 건물 속에 함께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시스템. 가장 흔하고 가장 문제인 실패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물론 CEO에게 신속하게 각 부서가 보고 하고, CEO에게 모든 상황정보들이 집중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CEO가 인지하고 있는 모든 상황들은 통합적으로 모든 부문장들에게도 공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부문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일로(silo) 현상들과 비효율적인 정보 공유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CEO의 좀더 적극적인 원칙 실현이 중요하다. 홀로 들어와 위기 상황을 보고하는 임원이 있으면 돌려 보내자. 대신 나가서 다른 협업이 필요한 임원들과 함께 들어오라 지시하자. 위기관리 협업을 위해 함께 들어온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현재 각 부문들은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 부문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고,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는지 함께 한자리에서 공유하게 해야 한다.

다 함께 한자리에서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호 업데이트를 동시에 하는 시스템. 이런 집단의사결정 시스템이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타이밍을 맞춘 실행을 가능하게 하고, 좀더 정확한 상황인식과 대응전략 도출에 도움이 된다. 통합적이고 협업을 기반으로 한 일사불란한 위기관리 실행은 물론이다. 홀로 들어오는 임원은 꼭 돌려 보내야 한다. 그들을 큰 회의실로 모아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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