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

3월 082017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9편] 사과를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들어 저희 회사에 자잘한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마다 계속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를 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도 들고, 비판 여론도 좀 줄어 들더군요. 사과를 잘해야 위기가 관리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긴 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고 사람이고 문제를 발생시켰을 때는 당연히 사과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과가 위기를 관리 한다고 보기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의 실수나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받으면 어느 정도 화가 풀리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그러나 요즘 우리 기업들의 문제는 그 사과를 계속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사과해야 할 일을 반복적으로 만든다는 것이죠. 가장 좋은 위기관리는 사과 할 일을 미연에 방지해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문제를 일으켜 놓고 사과하는 대응을 하기 보다는, 그 이전에 이 일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까 미리 따져보고, 문제가 생길 일을 만들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 기업이 한두 번은 문제를 만들 수 있어 그의 사과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그 사과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에 대한 수용성은 대폭 감소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계속 되는 사과에 대해 “이 회사는 왜 문제를 찾아 고치지 않고, 사과만 반복하는 걸까?”하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죠. 진정한 사과에는 ‘개선에 대한 의지 표현’이 필수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반복되는 사과란 앞선 사과에서 개선의 의지를 거짓으로 표현했다는 증거가 되겠습니다.

일부에서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 사과가 반복되면 문제겠지만, 각기 다른 문제에 대해 각각 사과하는 것은 다른 의미 아닐까요?”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같은 실수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서도 계속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사과 또한 반복하는 것처럼 나쁜 것은 없겠지요. 하지만, 각기 다른 실수들을 여기저기에서 발생 시키는 것도 그리 좋은 조직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건 경영의 품질에 관한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대표가 횡령이나 배임의 논란에 휘말린 회사가 있다고 해 보죠.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회사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임원들의 집단적인 사내 성희롱 논란이 일어 났습니다. 비정상적인 기업 문화를 비판하는 여성 직원들의 고발이 이어졌죠. 그래서 그 회사는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해당 임원들을 인사조치하고, 사과를 했습니다. 몇 주 후 인턴으로 출근한 직원 하나가 회사에서 자살을 시도 합니다. 업무 강도가 너무 세고, 인턴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이 이유였죠. 회사는 이 또한 사과 하고, 개선을 약속합니다. 이런 회사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이 회사는 계속 각기 다른 논란과 문제들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각각에 대한 개선이나 재발방지 책도 일부 실행하고 약속했습니다. 하나 하나를 보면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공중들이 해당 회사를 바라볼 때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요? 이 회사는 참 문제가 많은 회사구나. 그러니까, 저런 부정적인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 구나. 또 다른 많은 문제들이 회사 내에 잠재해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나쁜 이미지를 각인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사과가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기 보다는, 사과를 통한 개선과 총체적인 돌아봄이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사과라는 실행이 ‘다시는 사과 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가 기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욱 더 조직을 민감하게 운영하고, 사전에 여러 문제 소지들을 같이 들여다보면서 문제를 만들지 말자는 공감대를 갖추어야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이라서 실수를 하는 것이죠. 저희도 사람이라서 실수를 합니다. 어떻게 실수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그렇게 실수를 하니까요. 하지만, 실수를 더 이상 저지르지 말자, 실수를 최대한 방지하자, 동일한 실수는 절대 저지르지 말자고 생각을 다잡는 기업은 위와 같이 실수에 관대한 기업과는 분명 다를 것입니다. 실수는 없앨 수 없으니 사과라도 반복하자 생각하는 기업도 사과할 일을 다시는 만들지 말자 생각하는 기업과 크게 다름이 있을 것입니다. 실수 후 사과를 하는 진정성에 따라 성패를 가르는 다름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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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7편]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점점 많은 취재 요청을 받고 하는데요.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을 겸해서 대변인 형태의 포지션을 구하려고 합니다. 대표이사인 저를 대신해 언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할 텐데요.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역량은 일단 기본으로 하고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정당 단체 등에서는 그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함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대부분 말씀하신 대로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대변인으로서의 업무는 모두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은 첫째로 일정기간 이상 ‘대언론 관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던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일상적으로 장기간 대화 해 본 경험을 보유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대변인 역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대언론관계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정무 또는 여론감각을 지닌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과 장기간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의 방향을 읽고 이에 따라 언론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적 시각을 보유해야 좋은 대변인이라고 봅니다. 자사의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자는 절대 좋은 대변인이 아닙니다.

셋째로, 전문적인 훈련을 여러 번 거친 실무자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점인데요. 쉽게 말해서 국내 대변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타입이 많습니다. 직접 기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대변인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들의 역량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제대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이를 필드에서 반복 경험하며 성장한 보다 균형 잡힌 파이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변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직접 질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표이사가 좋은 대변인을 키운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대변인을 만들고 싶다면, 고용한 준비된 대변인을 항상 옆에 놓고 상호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십시오. 조직이나 사람을 대변(代辯) 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하기 원하는지를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 대변이 가능합니다.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략 등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스스로 항상 대변인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대변인으로부터 정제된 메시지를 재청취하고, 각각을 토론하면서 상호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전 어느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대표이사 스스로 말을 많이 해야 대변인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외부로 정제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 많은 대변인을 뽑아 놓으면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자만하는 대변인이 자기 생각대로 기업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경험 있는 대변인들 중에는 현란한 애드립으로 이슈를 넘기는데 익숙한 대변인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논리로 언론을 설득하는데 치중하는 대변인도 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내부 충성에만 치우쳐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열심인 대변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공유 받은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어지는 스킨십으로 대변인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 버린 대변인도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먼저 대변인과 대화하십시오. 대변인에게 질문하십시오. 대변인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십시오. 언론을 통해 자신의 회사가 어떤 기업으로 이해 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변인에게 자문 얻으십시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이 ‘외부에서 볼 때 훌륭한’ 대변인을 만듭니다. 반대로 나쁜 대변인은 그런 내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대표가 대변인을 키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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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6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6편] 왜 거의 다 ‘인재(人災)’라고만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국가나 기업과 관련 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언론에서 ‘인재(人災)’라고 비판 하더군요. 당한 조직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데, 바로 인재(人災)라고 평가해 버리니 그 책임이 더욱 더 가중되는 것 같습니다. 왜 대부분의 사고가 인재(人災)라 불리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반대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인재(人災)의 반대말은 천재(天災)일 텐데요. 천재(天災)의 발생 가능성이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과 비교해 얼마나 될까요? 인재(人災)의 발생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는 사람의 수와 맞먹는다고 봅니다. 반대로 사람이 관여되지 않고 자연 스스로 움직여 사고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당연히 그 수나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물론 피해 수준이나 영역은 인재(人災)에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할 수는 있습니다. 즉, 인재(人災)라 자주 평가되는 것은 천재(天災)에 비해 인재(人災)의 발생 빈도가 훨씬 높아서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흔치 않은 천재(天災)라 할지라도 그 재앙을 예상이나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람의 역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진이라는 천재(天災)는 사람들이 충분히 예상이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예상이나 예측 둘 중 하나는 가능하죠. 그렇다면, 이에 대비한 적절한 대응 및 생존 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런 체계는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그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강진이 발생했을 때 대응 체계가 잘 되어 있어서 단 한 명도 다치지 않은 케이스가 있고, 동일한 진도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이 사망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앞의 대응 결과는 순수하게 운으로만 가능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천재(天災)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겠지요. 뒤의 케이스는 어떻습니까? 앞의 케이스와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다름이 있었을까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고, 그 준비나 운용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게 되겠지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고는 인재(人災)라고 불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실제로 사고 시 사람들이 문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현장의 관리 회사가 스프링쿨러나 경보 체계를 사고 며칠 전에 꺼놓은 경우가 있었죠. 물론 그 회사가 대규모 화재를 예상하고도 그런 일을 했었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규정을 따르지 않아 일을 키운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유형의 사고는 사람들이 정해진 규정이나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회에서 빈번합니다.

인명을 구조해야 할 사람들이 인명을 구조하지 않습니다. 안전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안전을 관리 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발견해서 사전에 조치해야 하는 사람들이 문제 발견에 관심이 없습니다. 적군의 침략을 경계해야 할 사람들이 경계를 소홀히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인재(人災)라 평가 받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사고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얼핏 천재(天災)라고 생각되는 몇몇의 대형 재앙에서도 사람들의 책임은 상당부분 존재합니다. 순수한 천재(天災)란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위기를 우선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 관점이 재난관리의 가장 기본 관점입니다. 그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에는 인재(人災)라는 평가를 받아도 별 할 말이 없습니다.

인재(人災)라는 억울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인재(人災)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면 됩니다. 먼저, 순전히 사람들이 발생시키는 사고의 빈도를 줄여나가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 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규정과 가이드를 숙지 시키고, 교육 훈련을 반복하고, 감시와 단속을 반복하는 것이 그런 노력이죠. 많은 선진 국가나 기업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사회적 위기관리입니다.

그 다음은 사고를 예상 예측하고, 그에 적절한 다양한 방식의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사전 노력을 하는 겁니다. 쓰나미가 예상되면 방파제를 높입니다. 화재가 예상되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경보 및 소화 체계를 강화합니다. 홍수나 지진이 예상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지, 초기대응, 사후 생존, 사후 복구 등에 대한 체계를 꾸준하게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인재(人災)를 최소화 시키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 사람들 개개인이 규정과 체계를 잘 따르면서 상시 관리해 나가는 노력입니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적시에 하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노력과 준수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들은 분명 인재(人災)입니다.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많다는 것은 곧 사람들에게 문제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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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2017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5편] VIP 직계 가족 관련 위기관리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일부 기업 VIP 자녀들이 문제를 일으킨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저희 회사에도 10~20대 연령의 VIP 자녀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 젊은 자녀들과 관련 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사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요즘 여러 기업들에서 2-3세 VIP 자녀들에 대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VIP 자녀들이 발생시키는 위기가 해당 개인의 문제를 넘어 회사에 까지 그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되니 회사 차원에서 고민 하게 되는 것입니다.

VIP 자녀들과 관련 해 발생되는 사회적 논란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갑작스럽고 우발적’인 사건 사고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리 감지하거나 예상 할 수 없는 시기와 장소 그리고 형태로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일단 해당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다툼의 여지가 적은’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해당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사회적 판정이 신속하고 간단하게 내려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길게 이어지기 보다는 초기에 잘 잘못이 판정 나 버리고, 책임과 처벌에 관한 논의가 바로 그 뒤를 잇는다는 것입니다.

몇몇 기업과 이야기 나누어 보면 이런 유형의 위기관리를 위해 대략 세 분야에서 시스템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시스템은 사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 훈련입니다. VIP 직계와 일부는 방계에 이르기 까지 대상 자녀들을 소그룹으로 모아 놓고 사회적 논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을 진행합니다. 여러 문제 케이스들을 소개하고, 그 와 관련되어 어떤 피해들이 개인과 회사에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라도 어떤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초기에 따라야 하는 대응 프로세스들을 훈련합니다. 문제가 있는 상황의 판별에 대해서도 훈련해 봅니다. 초기 상황 공유와 조언을 받아 움직이는 연습도 제공합니다.

두 번째 시스템은 VIP 가족 관련 상황 발생 시 대응을 담당할 팀을 구성해 놓는 작업입니다. 이미 인지하다시피 VIP 관련 위기의 경우는 전사적(?) 대응팀을 구성하거나, 여럿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정 된 대응 실행팀을 미리 선정하여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비서, 법무, 대관, 홍보 등의 핵심 대응 그룹 중 임원급들이 그 팀을 구성합니다.

이 팀의 경우 상시적 상황 모니터링을 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팀이 중심이 되어서 상시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일단은 VIP 가족들과 상호간 면식이 있어야 하고, 같이 진행하는 대응 활동에 있어 차후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의 상호 신뢰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시스템은 ‘핫라인’ 입니다. VIP 자녀들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 개인적으로 도움을 구하거나, 상황을 모면 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핫라인을 통해 문제 상황에 처한 자녀들이 바로 VIP 위기대응팀에게 연락을 취해 초기부터 상황 공유가 되도록 합니다. 필요 시 변호사나 여러 관계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하는 활동도 이 핫라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핫라인 시스템은 모든 셀러브리티(유명인)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핵심일 수 있습니다. 실패 케이스를 보면 상황 발생 초기에 셀러브리티가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 또는 모면하려 하다가 문제를 더 키우는 실수들이 반복됩니다. 비전문가들인 친구나 지인들이 사적으로 개입 해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셀러브리티 스스로 메시지나 행동을 통제하지 못 합니다.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사후에 회사 위기관리팀에게 통보되는 경우가 발생되곤 합니다. 이런 실수나 불완전한 대응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 핫라인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위기관리 시스템은 그들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선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했을 때 초기에 전문가들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번 발생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 사전 관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VIP의 가족들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수많은 전례에서 확실해 졌습니다. 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사전 사후 대응이 더 이상 배임이 아니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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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4편] 기업에게도 정무 감각이 필요하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국내 상황에선 기업들도 계속 몸을 사려야 하는 게 현실인데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고민입니다. 자칫 마케팅 활동을 개시하다 역풍 맞을 우려도 있고요. 저희 대표께서는 정무 감각을 좀 더 강화시키라 하시던데, 위기관리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의미는 뭔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같은 환경에서 기업들에게 가장 권장되는 역량이 바로 ‘정무 감각’이라고 봅니다. 원래 단어만으로 보면 ‘정무(政務)’란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감각이라는 말이 더해져 ‘정무 감각’이 되면 그 의미는 일종의 ‘(경영에 대한) 현실감각’으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도 이제 상시적으로 국민의 뜻을 예상, 감안해 의사 결정해야 할 일들이 점차 많이 진다는 의미겠지요.

정무 감각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해관계자들)의 여러 목소리를 듣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물론 그 목소리를 듣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해져 있는 옳고 그름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소리가 존재하고 그 목소리가 조직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감각적으로 판단하는 데 그 핵심이 있는 것이죠.

쉽게 생각해서 ‘여론에 따라 우리 회사에게 유리한 위치와 방향을 결정한다’는 의미로서 개념을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기업이 사회에서 생성, 성장, 생존한다는 개념이 이제는 일반화 되었기 때문에, 기업에서의 ‘정무’ 개념이나 ‘정무 감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 가능할 것입니다.

기업에게 ‘정무 감각’은 하루 아침에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관에서 ‘정무’ 업무를 해 본 경험 있는 임원이나 고문을 몇 명 뽑아 해결 되는 주제도 아닐 것입니다. 정무 감각이란 위로는 대표부터 아래는 실무직원들에게 이르기 까지 올바른 사회성과 사회 의식이 그 기반이 됩니다. 기반이 먼저 건전해야 합니다. 건전한 사회 시민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공유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내 규칙으로 흔히 “우리는 어떠한 종교적, 사회적, 인종적, 성적 편견도 배격한다”는 원칙이 공유되어 있는 데 그 경우와 비슷합니다. 그에 따라 인사, 구매, 영업, 마케팅, PR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그 원칙에 반해서 일부 편견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한 임직원은 그에 응당한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기준 적용이 반복되면서 강화되고, 나중에는 강력한 철학으로서 사내에서 가치를 발하게 됩니다. 이런 정확한 기준이 있어야 정무 감각은 개화 됩니다.

사내에 올바른 사회성과 의식이 존재한다면, 그 다음은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과 리스닝이 있어야 기업의 정무 감각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회 구성원들을 자주 접하고, 그들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넘어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혼돈스러운 환경에 접했을 때는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독특하거나, 창조적이거나, 특별한 의견을 찾아 듣기 보다는,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조언하고 있는 일반적 여론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그들의 조언은 기업으로 하여금 ‘하고 싶은 것’의 유혹에서 벗어나 ‘해야만 하는’ 일에 보다 집중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하니 특정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기존 광고는 잠깐 중지하는 것이 좋겠군요.” “작년까지는 해 온 그 캠페인은 최근 논란과 관련되어 있으니 다른 캠페인으로 대체하는 게 안전할 것 같군요.” “이 광고에서 이런 표현은 현재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다른 것으로 순화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내용들의 피드백들은 기본적으로 정무적 노력에 의한 것입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건전한 정무 감각과 노력만큼 회사에게 소중한 자산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실무자 그룹의 디테일 한 정무적 검토 능력은 단연 이상적인 자산입니다. 정무적 감각과 검토를 건너뛴 후 기업 스스로 논란을 발생시키고 나서 “이런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야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 왜 이런 것으로 공격을 하나? 우리가 못 할 짓을 한 것은 아니잖은가?”하는 사후 불평은 이제 그만하자는 것입니다. 올해는 회사 내부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개념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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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3편] 저 회사는 어떻게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법원에서 큰 결정을 했잖아요? 대부분 그 회사 총수가 구속될 것이라 예상 했었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많이 놀랐습니다. 저희 회장께서도 그 회사를 좀 벤치마킹 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라 하시던데요. 그 회사는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논란에서 항상 갈등을 겪는 부분이 그런 부분입니다. A회사가 위기관리를 잘 하니 그 회사 시스템을 벤치 마킹 해서 우리 회사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하는 생각이 여러 기업들에게 존재합니다. 그러나 또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A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분석해 보다가 포기합니다.

‘A사니까 이건 할 수 있는 거지. 우린 매출도 다르고, 예산도 없고, 그 정도 투자할 수준도 아니고, 윗분들이 그런 노력들을 지원 해 주실까 하는 면에서도 의문이 들고…’ 이런 자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자들은 이런 자각에 기반해서 ‘보다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가 갖출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찾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A사와 같은 대형 그룹사들이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하게 되면 일부 기업 경영자들은 실무그룹에게 “저거 봐 A사는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해? 불가능한 건 아니었잖아?”하는 질문을 하십니다. 맞습니다. A사와 B사와 C사가 했다면 그건 분명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핵심은 그 회사들이 그런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예산을 운용하면서, 어느 정도의 노력을 반복했는가를 먼저 살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퍼포먼스라는 것도 경영의 많은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하루 아침에 요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적인 퍼포먼스가 있었다면, 그를 위한 엄청난 수준의 투자와 노력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 분야에는 “‘엄청나게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엄청나게 많은 비가시적인 준비’가 필요한 법”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 ‘엄청나게 많은 비가시적 준비’에 한번 주목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일반 기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입니다. 기분 나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99.9%가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따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반대로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회사에게 구현 가능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무엇인가?”가 “A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벤치 마킹 해 볼까?”라는 질문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질문입니다. 먼저, 우리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점검해 보십시오. 그에 따라 각각의 유형을 들여다보면서 위기관리팀 스스로 필요한 역량과 체계가 무엇일까를 같이 고민해 보십시오.

우리가 이야기하는 ‘체계’란 ‘(담당자들이) 함께 장시간 동안 깊이 있는 고민을 여러 번 반복 한 뒤 적용 생산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고민이 오랫동안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에 왜 위기관리 체계가 부족한가에 대한 답은 ‘위기관리팀이 모여 깊이 있는 고민을 오랫동안 반복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놓습니다.

다 같이 모여 이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면, 그 절실한 체계를 구축하고, 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A사나 B사가 가지고 있더라도 그 정도 수준까지는 우리 회사에 적용할 필요 없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입니다. 반대로 A사나 B사가 이런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우리는 꼭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있다면, 이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챙겨 적용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A사는 계열사를 합쳐서 사내 변호사들만 300명이 넘는데요. 휴…” “우리는 법무팀도 변변치 않고, 사내 변호사는 겨우 한 명 밖에 없잖아? 그것도 노조관련 업무 하는 분이고. 우리는 틀렸어…” 이런 자조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입니까? 또 일부는 “우리는 A사가 아닙니다”라는 포지션으로 혹시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 강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대신 저희는 OO분야에 위기가 많이 발생 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내 법무팀 구성을 내년까지 OO분야 중심으로 대폭 강화 할 것입니다. 또한 OO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로펌 A, B와 자문 계약을 맺어서 초기 문제 발생 부분부터 적극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런 설명이 보다 강한 위기관리 역량에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고민하면 답이 나옵니다. 외부의 A사를 바라만 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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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2편]다가오는 위기, 딱 하나만 준비해야 한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해가 오자마자 큰 일이 하나 터질 것 같습니다. 최고경영회의에서 예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몇몇 부서에서는 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런 경우 부서 차원을 넘어 전사적인 차원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사적 대비 체계를 미리 다잡지 못한 기업들에게 사후에 “왜 예상되던 위기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처음에는 내부적으로 비밀스러웠다”는 이유를 댑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전사적으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던 이유라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꺼리는 문화도 있겠습니다만, 예상되는 단계에서 여기저기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한다 준비를 시키고 하다 보면 관련 정보들이 여기저기 새나가서, 위기가 훨씬 더 빨리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전사적’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를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응대’할 것이냐? 아니면, ‘제한적’인 대비를 통해 다가올 위기에 초기 ‘대응’해 볼 것이냐? ‘전사적’이라는 의미는 관련된 모든 부서들이 각각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제한적’이라는 의미는 일부 부서 또는 임원들이 중심이 된 소규모 조직 또는 개인적으로 대응을 준비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물론 해당 위기유형이나 예상되는 규모와 파장에 따라 ‘전사적’ 또는 ‘제한적’ 대응 체계에 대한 선택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단 어느 체계라도 선택이 되었다면, 공히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인력들은 ‘비밀준수’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철저하게 비밀준수 역량이 검증된 인력들이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한 그 형태가 ‘전사적’이건 ‘제한적’이건 다름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다음 핵심은 해당 준비 조직의 역량입니다.

다가오는 위기를 감지한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하부조직에게 ‘위기 대비’를 지시합니다. 그렇다면 그 지시를 받은 조직은 ‘우리는 이런 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조직은 이런 지시를 받으면 그 때부터 애꿎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개정합니다. 일부는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워크샵 같은 전혀 다른 솔루션을 찾아 어랜지 합니다. 일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니 모니터링에만 더욱 더 힘을 씁니다. 일부는 비밀준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여기저기 전문가들을 만나 선문답(?)을 하고 조언을 청취합니다. 시간은 가는데, 적절한 대응 체계는 좀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만약 지시를 받은 조직이 이런 활동들만 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제대로 된 위기관리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조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하나 꼽으라면 ‘위기관리팀이 주축이 된 시뮬레이션’ 작업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선 지시를 받은 조직들이 함께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각 부서에서 파악한 정보들과 향후 상황 변화 내용들을 상호간 공유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일로(silo)를 깨서 우선 원팀(one team)이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스텝은 각 부서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 위기 상황이 어떤 형태로 도래할 것이고, 어떻게 초기 전개 될 것인지 같이 예상해 보는 것입니다. 그 예상되는 상황에 따라 각각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반응들을 보일 것인지도 함께 예상합니다. 자사의 대응은 어떤 것들이 가능할 것이며, 각각의 대응들이 진행되게 되면 재차 예상되는 상황변화는 어떤 방향 일지 예측 해보아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처음 가는 먼 길을 운전하기 전 네비게이션으로 갈 길을 미리 쭉 훑어보고 길을 익히는 습관과 유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변수들이 있을 것인지, 어떤 대응이나 활동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세부적인 실행 부분에 있어서 제한이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등을 살펴 보고 공유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 그에 따라 성실하게 하나 하나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대비 방법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매번 깜짝 놀라는 기업은 C급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예상하고 대비한대로 차분히 대응하는 기업은 B급입니다. 위기가 예상되었을 때 해당 위기를 수면 하에서 해결해 버리는 기업이 A급입니다. 이 세가지 급의 핵심에는 공히 ‘대응 조직’이 있습니다. 그들의 역량이 성패를 좌우합니다. 위기는 예상되는 데, 대응 준비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의문이 든다면 빨리 대응 조직끼리 마주 앉으십시오. 그리고 시나리오를 짜보고 시뮬레이션 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실제 준비를 해 나가십시오. 그 수가 가장 상수(上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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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2017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1편] 위기관리, 평소 딱 하나만 해야 한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새해가 돼서 여쭤보는데요. 위기관리를 위해 딱 하나만 해야 한다 가정하면, 평소 어떤 걸 하는 게 좋을까요? 특별히 예상되는 위기나 이슈 그런 건 없는데, 일단 위기관리를 시작은 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 기업이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슈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해야 할 딱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운영’을 제안하겠습니다. 매뉴얼에 이미 나와 있어도 좋고, 매뉴얼 자체가 없어도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이 모이는 경영회의를 통해서도 좋고,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그룹을 일단 만들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룹의 이름이 무엇이라도 괜찮습니다. 위기나 이슈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실제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에 있어야 할 분들이 모인 실질적인 그룹이면 됩니다. 그분들을 하나의 목적으로 일단 그루핑 해 놓고, 정기적으로 미팅 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존 최고 경영회의처럼 말입니다. 정기 경영회의 아젠다를 월에 한번 정도 ‘이슈 트래킹’으로 잡아도 좋습니다.

정기 미팅에서는 발생 가능한 이슈나 위기요소를 정리해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각 부서에서 올라온 민감한 이슈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외부 환경에서 감지된 민감한 이슈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매월 그런 주요 이슈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서 의사결정그룹이 들여다 보는 정기 미팅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슈 트래킹 미팅’이라고도 합니다.

그 달의 이슈들을 쭉 설명 받고 나서,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하나 하나에 대한 대비, 관리, 방지, 완화 대책을 토론해 보는 겁니다. 더 나아가서 그 대응의 역할과 책임(R&R)을 주관 및 유관 부서별로 나누어 공유하는 것까지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다분히 정치적이기는 하겠지만, 이런 미팅이 반복되게 되면, 점차 최초에 가지던 분위기는 바뀌어 갈 수 있습니다.

그 다음달에는 이전달 점검 및 조치 했었던 상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다시 들여다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트래킹(tracking)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전달에 위기관리 위원회가 논의 했던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 진 것인지, 그 효과는 적절했는지 등등을 판단하는 겁니다.

다행히 초기 감지를 통해 지난달 공유했던 대응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면, 다음달 토론 주제에서 해당 주제는 빼버리면 됩니다. 다시 새로운 이슈나 위기 가능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하나 하나씩 해결 해 밀어 내는 방식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미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정기 미팅을 장기적으로 진행한 회사에는 몇 가지 역량적 성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 상황을 이미 감지하고 논의 해 왔던 것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둘째, 평시 반복적으로 대응안을 강구하고 실행하다 보니, 별도로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공유된 노하우가 생깁니다. 실제로 보면 대부분의 위기관리나 이슈관리는 유사한 대응과 R&R(Role & Responsibility)에 기반합니다.

셋째, 정확한 대응 주체가 신속 결정됩니다. 미리 정해 놓은 역할과 책임이 현장에서 바로 작동되는 것이죠. 넷째, 협업이 가능해 집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서들로부터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용이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신속해 집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실제 발생한 이슈나 위기에 대한 대응 이후 성패에 대한 기준이 생깁니다. 이미 수면 하에서 대응 관리 해 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에 대한 잣대가 어느 정도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실패 시에도 ‘저 부서의 잘 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 못’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발생한 이슈나 위기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하고, “상상하지도 못했다”는 기업들의 이야기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평소에 부정 이슈나 위기에 대해 관심은커녕 회사 내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창피함의 고백입니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 허둥지둥 역할과 책임을 따지고, 하소연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평시 이슈 트래킹 노력을 하지 못한 곳입니다. 당연히 대응은 부실하고 느리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나서 결국 실패한 이슈와 위기관리 결과를 두고 상호간에 핑거 포인팅을 합니다. “어떤 부서가 제대로 대응 못했다.” “아니다, 저 부서가 문제의 진원지다.” 이런 소모적인 논란을 시작합니다.

만약 이슈 및 위기관리를 위해 딱 하나만 먼저 해야 한다면? 하루 빨리 위기관리 위원회를 지정하고 트래킹 미팅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제대로 운영된다면 효과에 있어 다른 어떤 준비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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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80편] 새해에는 우리에게 어떤 이슈가 발생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해는 그럭저럭 잘 지내긴 했는데요.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저희 부서에서는 매일이 살얼음판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을 해서 전반적으로 발생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파악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새해에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걱정입니다. 무엇을 좀 더 점검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위기요소진단을 이미 진행하셨 다니 어느 정도 발생가능한 위기유형에 대해서는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계신 셈입니다. 문제는 그런 문서상의 유형들이 어떤 구체적인 시기에 구체적인 형태로 발생되느냐 하는 것인데요. 정확하게 시기와 계기를 예상하고 특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정보들을 감안해서 예측 가능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렵습니다.

회사에 어떤 위기나 이슈가 발생 할 수 있는가는 사업 및 관리를 진행하는 각 부서에서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각 부서들이 “잘 모르겠다” 하는 것은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어느정도 특정 부서에서 경력이 쌓였다면, 우리 부서 업무들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다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실무적으로 문제는 각 부서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 한 위기나 이슈를 발견하고 정리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제3의 부서가 각 부서들의 업무로부터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대신 찾아내려고 합니다. 당연히 정확하게 찾아내기가 힘듭니다. 각 부서가 제대로 협조를 해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 부서별 전문성이나 경험 그리고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 전사적인 위기요소 진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CEO께서는 자사의 위기요소진단을 통해 미리 발생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사전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CEO의 선진적 생각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실무자들은 많은 장애물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상향식이라는 개념으로 ‘각 부서들’이 자기 부서와 관련된 문제들을 발생가능성과 위해도라는 측면에서 도출 정리해 전사적 프레임으로 정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일부 각 부서에서도 미처 챙기지 못할 위기나 이슈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논란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 부서별로는 기획도 잘되었고, 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는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 것입니다. 각 부서별 위기요소진단에서는 별반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버리는 경우죠.

이는 전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와 부서 총괄 임원들이 책임지고 점검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물론 부서를 구성하는 조직원 모두가 민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요. 전사적 기준을 가지고 사회적인 논란에는 엄격한 사전 방지 관리를 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는 연말에 크리스마스고 설날이고 무조건 전직원이 등산을 합니다. 연말을 맞아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다 함께 맞이 한다는 취지입니다. 얼핏 볼 때 별반 문제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매년 진행합니다. 12월 말일이면 대형 버스들을 대절해서 지방의 명산으로 이동하고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기 위해 CEO를 포함한 전직원들이 험한 산을 같이 오릅니다.

근데 등산 하던 부장 하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시죠. 말일까지 야근을 거듭하다가 체력적인 무리가 온 겁니다. 초기 응급처치도 엉망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 생각 못한 겁니다. 훈련도 안되어 있었습니다. 사내 블라인드를 통해 외부 온라인으로 직원 사망사고가 전파됩니다. 무리한 회사 이벤트가 한 가장의 죽음을 불렀다는 제목이 붙습니다.

직원 가족들이 회사를 비판합니다. 연말연시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게 해주지 않는 회사가 야속하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원들이 불평을 쏟아 냅니다. 군대문화라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각종 인권단체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회사가 공개되고, 심지어 일부 불매운동까지 이어집니다. 그 위에 회사 창업자와 관련 한 흉측한 루머들이 도배가 됩니다. 이런 상황은 이와 유사한 연말 이벤트를 진행하는 회사들에게는 항상 발생 가능합니다. 이미 유사한 사례들이 여럿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적 논란 등은 회사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스스로 감지 예상해서 사전에 일정한 조치를 취해야 맞습니다. 하부 부서들이 걸러 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위기요소진단이 상향식이라 해서 최고 상위 그룹이 할 일이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회적 민감성을 강화 해 위기를 예상하고 관리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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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2017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9편]논란이 예상되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하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최근 전사적 캠페인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이게 좀 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별문제 없다고 보아 시작한 것인데요. 그래서 미처 부정적 시각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밀고 나가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의 특정 활동과 관련 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 한 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당 회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죠. 만약 실제로 회사의 특정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는 실무자나 담당 임원들의 사회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만드는 사회적 논란은 잠깐만 사전에 검토해 보았다면 일정 수준 이상 예상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그러면 왜 많은 회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사회적 논란을 무릎 쓰고 특정 활동을 벌여 나갈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논란은 예상되지만, 그렇게 크게 발전하기야 하겠나?하는 막연한 긍정 마인드를 가집니다. 그러고는 밀어 부칩니다. 또 일부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명 하고 잘 관리 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 유형들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속 해당 활동을 해 나가고,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접어 버리자 하는 복불복 마인드를 가집니다.

가장 문제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이니 밀어 부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보자 하는 배짱형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위협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일부는 여론을 만만하게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일에는 어느 정도 소란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사내에 존재하죠.

일단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사의 활동이 시작됩니다. 실무진들은 계속 환경을 모니터링하지요.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하나의 단초가 만들어 집니다. 갑작스럽게 해당 활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작은 여론들이 여기 저기 생겨 나기 시작하죠. ‘올 것이 오나 보다…’하는 상황에서 바로 눈깜짝할 사이에 광풍이 몰아 칩니다.

이런 기업에 대해 언론에서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십중팔구 기업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또는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기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대응을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 다음으로 이 논란이 되는 활동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 마당에 지속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활동을 일단 중지하겠습니다.”라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기업은 그나마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 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일부는 “내부적으로나 법적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지도 비판 받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해당 활동은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한 활동을 소란이 생긴다고 바로 접어버리게 되면, 유죄나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폄하 하면서 그에 맞서려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중도 나타납니다. 아무튼 사내적으로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면 해당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나 수정을 기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일을 구태여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면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실무자들이 보다 건전한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 또한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사업 검토를 하실 때 여론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논란 발생 가능성들을 두루 두루 타진해 보신 뒤 최종 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여로모로 적용해 보고 문제가 생길 부분을 실무차원에서 사전에 찾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다 여론을 두려워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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