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1월 232016 Tagged with ,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74편]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규제기관이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조사 대비를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대표께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시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대기업은 물론 중견이나 일부 중소기업에게 까지 소위 말하는 ‘비선(秘線)’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비선(秘線)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몰래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좀 더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공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지 않은 인사나 조직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선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고문’ ‘자문’ 등의 비상근 인사들도 그 일종입니다. 그나마 이들은 대부분 특정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 그리고 커넥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전혀 회사와는 인연이 없어 보이는 ‘오너의 지인’들도 해당합니다. 수면 하에서 움직이는 유형들인데요. 전현직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장, 정치인, 언론인들이 주로 이에 해당합니다. 아예 그 배경이 미스터리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론 전직 인사라고 해도 실제 그 이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외부 전문가 그룹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부 임직원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곤 합니다. 사내 위기관리 조직과 갈등이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죠. 때때로 중간지점에서 협업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이 비선들이 실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전적들이 있으니 회사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신뢰하는 것이죠.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은 위기 자체를 사전에 방지 차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일부 강력한 비선은 그 효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러나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위기 시 공식 조직의 위기관리를 무력화 또는 활동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비선이 움직이면, 항상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과 활동이 상호 충돌하거나, 오버랩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때대로 반대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공식 조직은 움츠려 들게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공식 조직은 종종 무시됩니다.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식 조직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비선의 두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의 투명성을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위기관리 예산의 문제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예산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명하거나 합법적인 예산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전략에도 투명성이 없습니다. 무언가는 진행되는 데,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에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빈약하고 불투명해집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 회사는 불투명한 위기관리 주체가 됩니다.

비선의 세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 실패 시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해결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패 했을 때 비선보다는 가만히 있었던 공식 조직이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비선의 문제는 사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의 역량 성장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비선’만을 신임하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있다면, 공식 조직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가끔 홍보실장들이 모이면 “우리 홍보실은 별 힘이 없어요. 위기 시 오너나 대표이사를 만날 수도 없어요. 그들이 홍보실 의견을 듣지 않아요.” 하는 하소연들을 하곤 합니다. 공식 조직인 홍보실은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오너나 대표이사들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홍보실은 엉터리에요. 전략도 없고. 허구한날 기자들 접대나 하는 사람들인 걸요.” 이쯤 되면 이는 상호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선이 설치게 되기 좋은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환경은 오너나 대표이사가 사내에서 공식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키워 지속가능 한 체계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환경은 그에 더해 현존하는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하게 신임 받을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비선은 항상 그 사이를 노립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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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7]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이코노믹 리뷰 기고문]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항상 책임을 동반한다. 이런 특성을 다루는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은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으로 나뉜다.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은 우선 주요 핵심 임원들이 원팀 마인드를 형성한다. 반면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은 누가 말에서 올 것인지에 주된 관심을 쏟아 사후 수습만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많은 학자들은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위기관리라 강조한다. 그것이 사후 위기관리 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사실 정확한 의미로 보자면, 부정적 요인들을 사전에 감지하고 관리해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모든 활동들은 그 자체가 경영(management)이라 볼 수 있다. 경영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그 경영 말이다.

경영적 노력의 실패 또는 실수들로 인해 발생하게 된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는 활동이야 말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고 부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를 사전적 노력과 사후적 노력으로 나누어 이해하려 하지만, 이런 분절적인 시각보다도 평소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곧 경영(management)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좀 더 발전적인 위기관리관이라고 본다. 당연 그 경영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위기들을 분석 해 보면 그 위기 특성에 있어 조직 자체가 상당 부분 부주의했거나, 사려 깊지 못했거나, 일정부분 의도적이었거나, 형편 없는 의사결정으로 인한 것들인 경우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위기관리의 실패가 아니라 경영의 실패라는 지적을 해도 딱히 다른 할말들이 없어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분은 위기가 발생하게 된 이후다. 많은 기업들이 해당 사건/논란의 책임을 물어 관련 임원들을 경질한다.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직 후 위기관리의 책임을 지는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기업의 낮은 관심과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해당 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을 묻는 다면 책임 질 사람은 경영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어야 맞다.

위기관리를 해야 할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할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다는 의미다. 새롭게 임명되어 그 책임을 물려 받게 된 임원들은 그러면 어떤 활동이 가능할까? 수습뿐이다. 새 임원들은 위기관리 보다는 수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문제의 원인과 발생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 방식들에 대한 돌아봄과 분석 개선 보다는, 신속한 수습과 사후 처리에 몰두하게 되니 동일한 위기 재발 시 더 나은 위기관리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새롭게 책임 지게 된 임원들 스스로도 일단 수습이 끝나면 다시 조마조마 해 지게 마련이다. ‘전임 임원도 이런 일로 경질 되었는데, 앞으로 재수 없이 또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나도 경질을 당 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위기 발생을 억제 예방하는 경영(management) 활동 보다는 운()에 의지하거나 위기 사실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는 시도(try)들이 조직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옛말에도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다. 이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장수가 그 전쟁을 가장 잘 아는 장수이며, 어떻게든 그 전쟁에 이겨 나라를 구할 책임을 진 사람이라는 의미다. 또한 장수에 대한 일관된 지원을 통해 그 장수가 국가의 신뢰에 힘입어 더욱 더 큰 충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이 지혜는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 오너나 CEO들은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안팎으로 창피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지 못한 것을 좀 더 창피해 해야 한다. 위기는 경영적 원인으로 언제나 발생 가능하다. 창피 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관리 할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제대로 된 조직은 그러한 경영적 실수와 문제들을 적절하게 관리해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그러나 어딘가 부족한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매번 장수를 바꾸고 수습에만 집중한다. 위기관리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임원들은 그저 소방수들로 전락하고, 그 와중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성공을 원하는 CEO라면 평소 경영적 시각으로 위기를 바라보자. 핵심 임원들로 하여금 그들의 전문성과 평소 구축한 체계에 따라 해당 위기를 즉각 관리할 수 있게 배려하고 지원하자. 그들을 말에 내려오게 하기 보다는 말에 오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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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2013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3]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㉓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돼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나가야 한다. 방어적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방어적 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 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되어야 해서 어렵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또는 생산과정에서나
기타 여러 활동으로 피해자가 생겨났다면 일단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그 피해자와 가족들과 공감하는 것이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조언한다.
우리 회사가 그 피해자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을 때 또는 별반 관련 없어 보이는 일부 피해 사례에 접해서도 회사는 우선 그들과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한다. 사려와 배려 깊은 좋은 인간의 모습으로 해당 기업을 포지션 하기 위함이다.

돌발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정신을 차리고 피해자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만은 아니다. 일단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그 피해자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입혔다는 증거가 있나요?”
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 우리의 제품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공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향후 소송이나 소비자관리
영역에서 우리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등등 기업이 위기 시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론적으로 수 없이 많아 보인다.

물론 위기 시 기업이 활용하는 공감전략이란 법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쓰이면 안 된다. 반대로 공감전략만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트릭으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공감이란 피해자 또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한 해당 기업의
인간화에 기반한다. 기업이
인간화 되어 아프다!”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아프다니 너무 걱정이 된다.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공감하면 그나마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다.

책임에 대한 인정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 시 많은 피해자들을 두고도 공감
생략하거나 비켜나가 커뮤니케이션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보다는 불특정 다수들에
대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한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하는 식으로 특정 상대방 이외의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이나 사과를 대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하는 평가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은
성공 확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상황을 장기화 하는 원인이 된다. 에두르는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확실한 문제해결 방법론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있다면,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우선 공감하면서 문제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들을 피하고 무시하면서 공감하지 않다가 문제가 커지고 사회화 되어 큰 논란이 되면 그 때부터 에둘러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최초부터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특정 대상 접근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위기관리 방식이다. 흔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 이야기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초기 공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해 문제를 키우는 실수들을 반복하는 것이다.

실행적 측면에서 공감과 책임에 대한 인정간 확실한
선을 긋기 힘든 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공감이란 정확한 공감 대상을 적시하고, 그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 확실한 결과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책임을 무조건 인정하는 표현, 지나치게 디테일 하게 문제의 핵심을 적시하고 이에 대한 배상 또는 보상책을 언급하는 표현, 과도한 감정 표현으로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방해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CEO들께서
기억하셔야 할 핵심은 위기 시 공감이란 위기관리를 위한
회사의 핵심 메시지를 강화 발전 시키기 위한 당연한 프로토콜이라는
점이다. 이 또한 평소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훈련이 반복되어야 실현 가능한 철학이라는 점도 명심하셔야
한다. 인간이 되는 것도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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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2013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Updated] 위기관리가 힘든 조직들의 공통된 특징들

 

위기관리는 (단어 장난을 조금 가미하자면…)일단 시스템(System), 스피드(Speed), 공유(Share), 양방향 실행(Symmetric Execution)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상식적이고 뻔한 가치와 원칙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업 문화와 철학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도전 또는 테스트라고 본다. 실무적으로 이런 테스트에 임하는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이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기업에서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처리 완료 할 수 있는 이슈가 있다면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이슈나 위기가 아니다)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증상들은 바로 이렇다. (다른 실무자 분들께서 실무적으로 추가할 insight가 있으면 언제든 추가 부탁 드립니다.)

평소의 기업 일반 증상들과 위기시 이상 증상들을 기반으로 정리해 봤다.

 

  1. 평소 실무자들과 이메일이나 전화 연결이 힘들다. 이메일 답변이 없거나 상당시간 지연되고, 전화 연결시 연결되는 확률이 상당히 저조하다.
  2. 평소 회의가 무리하게 많다. 그 시간대도 일반적인 비즈니스 시간대를 무시하면서 길다.
  3. 대부분 회의와 실행이 연결되지 않는다.
  4.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출장이 잦고 길다.
  5. 위기관리 부서내 담당자들간에 바톤 돌리기가 성행한다.
  6. 각 부서간의 silo thinking이 대단하다. 정보공유는 물론 정치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7. 평소에 이슈 예측이나 그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 논의 기회가 없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8. 평소에 구축한 효율적인 위기 대응 자료 DB나 플랫폼들이 없거나 적다.
  9. 본사에서는 상당 부분 자신들이 컨트롤 하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사나 지점에 대한 통제력이나 파악이 상당히 부실하다. (보고만 번지르르 해 본사를 행복하게 한다)
  10. 본사가 일선 인력들을 과신한다. 우리는 고품질의 인력들을 채용해 수준 높게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자신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런 노력과 다른 실행들이 종종 벌어진다.
  11. 일부는 위기관리를 위해 본사에서 지시한 사항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부정적인 보고나 핑계(excuses)만 공유된다.
  12. 심지어 위기관리를 일선에서 실행할 인력들의 역량이 전무하다. 홍보팀의 경우를 들자면 극단적인 기사나 보도들에 대해 지시 받은 일선 대응 활동에 전혀 자신 없어 하는 경우다. 그러니 당연히 회의실에서만 머무른다. 대관이나 법무, CS 등도 매일반.
  13. CEO가 일선 업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100% 이해란 힘들겠지만, 일선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14. CEO가 부재중인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를 대체해 의사결정을 못한다.
  15. 외국기업의 경우 저 멀리 본사의 의사결정 없이 어떠한 초기대응 조차 제한되거나,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16.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 및 실행 지시만 내리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에는 관심이 덜하다. 평소에도 지시만 있고 퍼포먼스 체크나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17. 일부 부서 또는 일부 직원에게만 위기관리 오너십을 부여한다. 당연히 해당 부서나 직원은 ‘밑질 수 밖에 없는 업무’에 불안해 하고 괴로워한다.
  18. 평소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아무런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는다.
  19. 평소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 조사 분석 활동이 부실하다.
  20. 대행사만 내세워 일선에서 위기관리를 실행하려 애쓴다.
  21. 위기관리 대응 보다는 사후 인적쇄신 또는 자아비판 풍토가 강하다.
  22. 실무자 및 경영진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욕이나 관심이 없다. 왜 B2B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나 하고 묻는다.
  23. 위기관리 관련 예산이 아예 없거나, 비현실적이다.

 

[이상 포스팅은 2011년 포스팅]

 

 

2013년 추가

 

  1. 오너나 CEO가 사적인 방식들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한다.
  2. 오너나 CEO 주변에 훈수를 두는 외부 분들이 많다. (심지어 사모님이나 아드님, 따님들이 훈수)
  3. 내부적으로 진언을 하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상당히 터부시 하는 기업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4. 우리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언론, 대정부, 대검찰, 대소셜미디어, 대NGO 대응 활동 전반)
  5. 위기 시 위기관리보다는 자기 부서가 무언가 했다는 사후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일이든 가시화를 시도한다.
  6. 기업 내 의사결정그룹들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이해하지 못 한 채 위기관리 실행을 지시한다.
  7. 위기 발생시 의사결정그룹내에서 미시적인 것들을 주로 논의하며 시간을 허비한다.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
  8. 오너나 CEO의 위기관리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는 그분들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임원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못한다.
  9.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리스닝하지 않는다. 일선에서는 리스닝하는데 의사결정그룹에 적절하게 보고되지 않는다.
  10. 반복적으로 경험을 하고도 매번 대응 준비라던가, 대응방식에 별반 나아짐이 없다.
  11. 내부적으로 누가(who) 어떤 위기를 관리하라 지명해 지시하기보다 그냥 다같이 하자고 한다.
  12.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13. 위기관리에 실패 한 이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14. 실제 위기관리를 리드하셔야 하는 CEO께서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열외하신다.
  15. 자사 위기관리 후 평가에 있어 내부적으로 성공한 부분들을 주로 공유한다.
  16. 최고경영진과 일선 위기관리 실행 실무자들간에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판단 기준이 다르다.
  17. 똑같은 위기인데도 매번 의사결정 기준이 바뀐다.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Jul, 2013)

 

2017년 추가

41. 대표이사에게 위기 상황을 보고를 위해, 일선에서는 PPT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

42. 비싼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놓았는데, 대표이사 알현이 힘들다. 그냥 부서 임원하고 팀장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와 일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위기관리 컨설턴트를 고영했는지도 대표이사가 모른다)

43. 대표이사부터 모든 임원들이 각자 자기가 아는 영향력자들에게 두서 없이 전화를 돌린다. (결과적으로 자사 위기를 홍보한다)

44. 평소에 갖추어 놓지 않고서 위기 때 급하게 만들어 무언가 할려고 한다. (말 앞에 카트를 맨다)

45. 오너나 대표이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변호사를 고용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46. 오너나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쓴다. 갖가지 클리쉐가 충만하다. 종종 검찰수사나 일부 고객들에 맞서 싸우려 한다.

47. 사내에 아직도 언론 기사를 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위임원들이 있다. 홍보팀 예산은 월 100만원이다.

48. 임원들이 심지어 포탈이나 소셜미디어도 장악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믿는다. 몇년전 국정원 사례를 든다. (3500명 댓글부대)

49.  일선에서는 10만원을 아껴보려고 고객들과 싸운다. 그러다 온갖 부정기사나 고발, 소송이 걸린다.

50. 일선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만나면 ‘창구일원화’ 개념은 약 30초 정도 기억하고, 허심탄회하게 기자에게 은밀한 이야기들을 설명한다.

51. 대표이사가 혼자 모든 결정을 한다. 다른 부서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위기 시에도 그냥 대표이사의 메신저 지시만 기다린다. 함부로 나서면 안된다.

52. 법무나 대관과 협의 없이 홍보만 뛰어 다닌다.

53. 홍보임원이 위기대책 회의 때 바쁘게 기자를 만나러 다닌다. 대신 회의에는 팀장이나 다른 홍보실 직원들이 대리 참석한다. 대표이사나 다른 부서 임원들은 다 참석한다.

54. 로펌의 의견에만 충실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그런 포지션 위험하다 해도, 대표이사께서 로펌을 믿으시니 그리 할 수 밖에 없다 한다.

55. 오너나 대표이사께서 지인인 60-70대 전직 고위관료 또는 정치인들에게 위기 대응을 문의한다. 특히 여론관리(?)에 대해 그분들의 의견을 묻는다. 오래된 답변들이 주로 돌아온다.

56. 내부고발자나 이슈 원점을 두고 ‘본때를 보여주어여 한다’는 내부 의견이 대세를 이룬다. 로펌이나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대신 ‘신속하고 과감한 합의’를 조언하는데도 분노를 삭이지 못한다.

57. 법정에서 자사의 결백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고, 여론과 12라운드를 벌인다.

58. 위기가 발생해서 거의 피크를 찍고 있는데, 위기관리전담팀을 만들거나, 위기관리 담당자를 뽑는다고 서치펌에게 연락한다.

59. 현재 타오르는 타사 위기 사례를 보고도 그게 자사에게도 곧 발생할 수 있다 믿지 않는다. 당연히 개선이나 준비가 없다.

60. 위기관리 예산을 오너나 대표이사가 대부분 쓰신다. (용도는 대외비)

 

임상 관찰과 컨설팅들을 통해 계속 추가 예정입니다. (last update in Aug, 2017)

7월 02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OO협회 기고문] 중소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12 체계: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고문: 중소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12 체계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자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중소기업에게 위기란 대기업과는 달리 조직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큰 충격이다. 대기업은 기존의 규모와 명성을 방어하는 데 위기관리의 초점을 맞추지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말 그대로 생존하기 위해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 반면
중소기업은 최고의사결정자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위한 체계를 만들면 충분히 강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대기업의 경우
사업의 복잡성과 다층적 조직 구조 때문에 중소기업과 같은 일사불란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에 대한 정의(定義)를 기본적으로 공유하라

중소기업들이 자신을 위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본에 대한 돌아봄이 있어야
한다. 위기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하고 공통된 시각이 자사 내부에 일반화 되어야 한다. 대표가 생각하는 위기와 일선 직원들이 생각하는 위기가 같은 것들이어야 한다.
일선에서 우리 회사는 고객 서비스가 문제가 될 것 같아하는
시각이 많다면 대표도 우리 회사 고객 서비스가 문제가 될 테니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어하는 동일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 여러 시각이 서로 다르고, 서로를 부정하다 보면 위기관리의 기본은 영원히 갖추어지지 않는다.

기업 철학은 유치한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의사결정그룹이 모두 모여 회사의 철학이 서술된 액자를 바라보라
말이 있다. 그 안에 답이 있다는 의미다. 기업의 모든 위기는
안전, 품질, 환경, 서비스, 고객, 사회, 준법, 윤리, 성공, 인간에
관련 한 것들이다. 기업 철학은 이 각각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을 미리 정리 해 놓은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이다. 위기 시 기존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철학을 해당 위기에 정확하게 적용하고, 답을 내는 기업들이 성공하는 기업이다. 반면 기업 철학을 액자에만 남겨 놓고, 위기
상황에만 몰두 한 나머지 기업 철학을 이야기하는 조언자들을 순진하다 이야기하는 기업은 위기관리의 기본을 무시하는 기업이다.

사람들을 하나 하나 바라보라

기업 위기는 사람과 관련되어 있다. 더욱 정확하게는 사회에서 기업이 살아가면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직원들도 아주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고, 고객, 정부, 국회, 규제기관, 언론, NGO, 거래처, 협력사, 투자자, 지역주민,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공중 등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기업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해관계자들의 폭과 그 관계의 깊이가 대기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좁고 얕다. 기본으로 돌아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는 깊이 해 놓는 것이 이롭다. 위기 시 왜 이 사람들이
우리를 괴롭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평소 위기관리의 기본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었던 기업이다.

평소 살펴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는 대형 위기일수록 기업
스스로 자발적으로 초래한 위기들이 많다. 기업 범죄나 위법 케이스들이 많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을 몰랐을
리 없던 위기들이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생산, 안전, 환경 관련 위기들도 그렇다. 평소 살피고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다. 직원들의 일탈도 그렇다.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문제들도 그렇다. 평소 위기는 꼭 발생한다
생각을 가지고 하나 하나 살피고 예방하는 노력들이 쌓여야 위기관리 체계는 운용된다. 사소함을 간과하는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좋은 일을 열 개 하기 전에 나쁜 일 하나를 하지
말라

중소기업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이 정도 성공했으면 사회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노블리스 오블리쥬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들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거나 문제로 비춰질 사업이나 관련 활동들을 먼저하지 않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 나쁜 일을 하기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척 했다는 비판보다는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라는 칭찬이 중소기업들에게는 더 큰 힘이 된다.

기본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돌아 보자. 기업 스스로 우리는 기본이 되었다 생각하게 되면 그 때부터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 구축을 개시 해보자. 위기관리는 성공적인 기업을 넘어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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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2012 Tagged with , , 0 Responses

[기고문] 위기관리가 힘든 기업의 특징들


위기관리가 힘든 기업의 특징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보다는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이 항상 더 많다. 만약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이 더 많다면 해당 위기는 사실 그리 위중한 위기가 아니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정말 심각하고 위중한 위기에 대해 평소 생각이나 대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관리에 종종 실패한다.
개인적으로도 생각해 보자. 북한과 마주 해 현재도 전시 대치 중인 우리나라의 국민들을 돌아보자. 40초 정도면 북한에서 발사한 포탄이 서울 한 복판 또는 집 앞마당에 떨어질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대비해 평소 우려하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가족간 비상연락망이나 대피소들을 알아보거나, 전시물품을 집안에 비치하는 가정은 몇이나 될까? 그렇게 위기란 막상 닥치기 전에는 위기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 부분이 문제다.
사전에 대비를 철저하게 하기 힘들다면, 많은 전례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학이라도 한번 돌아보도록 하자. 그들의 실패로부터 배울 점을 찾아보고, 우리는 조금 낫게 위기를 관리해 보자.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보인다.
첫째, 기업의 철학이 액자 속에만 들어있다. CEO나 임원 그리고 모든 직원들 머릿속과 마음속에 존재해야 할 안전에 대한 철학, 고객들에 대한 철학, 환경에 대한 철학, 품질에 대한 철학이 그냥 표구된 채 본사 강당에 붙어있다. 위기는 기업 철학을 시험하는 아주 정확한 리트머스라고 볼 수 있다. 훌륭한 철학을 확고하게 공유한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
둘째, 위기 시 핵심의사결정자들의 리더십이 부족하거나 부재하다. 위기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내려주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을 의미한다. 의사결정에 주저하거나, 이를 서로 미루거나 떠 넘기려는 내부 리더십을 가진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 보다 훨씬 취약하다.
셋째, 기업 내부 사일로(silo)가 강하다. 다른 부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평소나 위기 시 관심이 없다. 전체적으로 위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업 구성원들이 하나의 시각을 공유하지 못한다. 우리 부서가 주관이나 유관이 아닌 위기는 위기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전사적 위기대응이라는 주문은 현실화되지 못한다.
넷째, 협업의 경험이 별로 없다. 위기 시 올바른 상황정보 취득과 공유 그리고 대응 전략과 방식에 대한 논의가 위기관리 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위기 시 많은 부서들과 협력 조직들은 한자리에 모이거나, 집단적으로 의사결정 하는 것 조차 익숙하지 않다. 적시 위기대응은 불가능하다.
다섯째, 보고체계나 정보공유 체계에 왜곡들이 많다. 외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기업이 종종 모를 수 있다. 상대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때때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직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모르는 경우는 큰 문제다. 위기가 발생하면 거의 대부분의 보고 과정에는 왜곡이나 누락이 존재한다. 그 간극이 크면 클수록 위기관리에 실패할 확률은 높아진다.
여섯째, 상황관리에만 집중하고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않는다. 집에 불이 났으니 불만 끄면 위기는 관리되었다 생각하는 셈이다. 집 주변을 둘러싸고 불구경을 하던 많은 이해관계자들에는 아무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고, 불이 꺼졌으니 더 이상 뭐가 문제인가 한다. 위기 시 문제는 상황 그 자체보다 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게서 더 크게 다가온다.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이유다.
일곱째, 미디어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 그들은 통제할 수 없다. 기업이 위기 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은 기업의 의사결정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다. 더 나아가 기업을 구성하는 조직원들을 하나의 생각과 보이스로 통제하는 것이 전부다. 미디어나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 믿는다면 곧 상황 조차 통제할 수 없어져 버린다.
마지막 여덟째, 평소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진다. 위기는 종종 발생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만약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지?(What if?)’라는 생각이 평소에 반복적으로 세세히 존재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평범해 보이는 무심한 작업이나 결정 하나가 회사를 재앙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어렵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학은 현재도 기업 위기 시 지속 반복된다. 이를 알면서도 개선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기업은 실패로부터 배우고 집중해 개선에 먼저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이다. 위기는 기업이 스스로 제때에 해야만 하는 일을 적절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바로 지금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적기다. 바로 개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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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자신이 입사했을 때 있었던 많은 것들과 주변 사람들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더 밖을 내다보자. 소비자도 더 이상 그 때의 소비자가 아니다. 규제기관이나 NGO들도 세상의 흐름에 따라 이미 변화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고, 거래처, 공장이나 지점 주변의 커뮤니티들도 느리지만 변해갔다. 특히 미디어는 더 빨리 어지럽게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기업들에게 ‘종편’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생소한 단어였다. ‘블로그’나 ‘트위터’ ‘유투브’라는 개념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페이스북’이 다가왔고, ‘핀터레스트’나 ‘카카오톡’이 밀려와 회사주변을 맴돌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던 시장에서 이제는 모니터를 마주보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마케터들은 점점 더 소비자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기회들이 줄어드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홍보담당자는 기존 출입기자와 기울이던 술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더 많고 다양한 일에 새로 손을 대야만 살아남게 되었다. 영업담당자들은 언제든 소비자들의 컴플레인이 즉시 공공화 되는 것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생산담당자 또한 좀더 신중하게 원재료와 품질, 안전, 위생관리를 해야 한다는 압력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기업 내 담당자들도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많은 기업 위기 케이스들을 보자. 예전에는 그렇게 크게 발전하지 않았을 자그마한 해프닝들이 큰 위기로 폭발하는 사례들을 반복해서 목격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조그마한 해프닝에도 예전보다 더욱 경악하고 분노하고 쟁점을 만들어 서로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 구성원의 말 한마디, 잠깐 동안의 행동, 얼굴의 표정까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와 기업에게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간적인 변화도 기억하자. 하루 한번 신문 인쇄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전 미국의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을 때만 해도 속보는 오랜 시간이 지나 신문사 벽면에 설치된 커다란 칠판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유되었다. 영화관에 가야 생생한(?) 세계 대전 전투 속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TV가 발명되면서 그나마 시민들은 비교적 빠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우리 기들업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 신문과 저녁 방송을 보면서 위기를 관리했었다. 따라서 기업의 위기대응은 하루 정도 내에만 진행되면 별 이상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위기관리의 지옥’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예전 하루 단위였던 위기대응 타이밍이 이제는 분 단위까지 짧아졌다. 하루 종일, 기술적으로도 24시간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겨우 ‘발생한 위기를 놓쳤다’라는 핀잔을 듣지 않게 되었다. 수명을 2~3일 정도 가지는 소규모 롱테일 위기들이 한 달에도 몇 개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외부환경이 빠르고 다이나믹 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다른 일상 업무를 하는 부서들은 더더욱 ‘위기관리’를 특정 부서가 도맡아 해야 하는 특수 업무로 인식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해도 안되고, 적응도 힘들고, 관리하기는 더더욱 싫은 업무라 서다.

이렇게 많은 환경요소들과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그 접점에 있는 실무담당자들이 변했다. 반면 기업 체계 자체를 한번 들여다 보자. 지난 10년과 위기관리 시스템(체계)에서 어떤 진화들이 있었나?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통상적 위기들에 대한 매너리즘 속에서만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케팅이나 영업이나 IT부문 심지어 HR부문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체계를 가다듬는 벤치마킹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체계를 환경에 맞추어 점차 변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다시 한번 묻자. 우리의 위기관리 체계는 어떤가?

소비자들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컴플레인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일까? 예를 들어 우리 제품과 관련해 치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영상을 올려 전세계적으로 유통시키는 유투브 공중들과 NGO들이 있다면 이는 어떻게 관리할까? 파워블로거라 평가 받는 유명인이 신랄하게 포스팅 해 놓은 우리 제품의 부정적인 평가들에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맞을까?

트위터상에서 자신들의 ‘소비자 불만’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전파하고 시청을 부추기는 방송사들의 움직임에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우리 제품등과 관련 해 핀터레스트에 마구 올라가는 괴상한 사진들에는 아무 대응이 필요 없을까? 페이스북에서 여럿과 마구 싸우고 있는 우리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장 뒷동산 산맥을 휘젓고 다니는 모 방송사 탐사보도팀에게는 어떤 반응이 알맞을까?

우리도 몰랐던 사내 보유 고객정보들이 줄줄이 새나가고, 해킹을 맞아 길거리에서 유통되는 이 상황을 CEO와 임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고 대응하자 해야 하나? 우리의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목적으로 마구 만들어 놓은 300-400개의 브랜드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모두 어떻게 감독 관제 할 것인가? 일부 브랜드 트위터 운영자이 재기 발랄함을 넘어 북한을 찬양하거나 민족의 비극을 희화하는 애드립을 하는데 이를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또 저 무서운 내부고발자들은 어쩔 건가? 어떤 체계를 가지고 대응 할 것인가?

기업 위기관리 체계 전반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아직도 기업 내부에는 상호소통의 동맥경화가 남아있다. 부서 이기주의와 정치적 대립과 견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일선에서는 언더 리포팅 하고 상부에서는 오버해 추측한다. 아직도 기자들이나 PD들이 취재를 해 오면 아무나 맘대로 답변해버린다. CEO께서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소비자와 말다툼 하신다.

직원들이 소셜상에서 몰려다니거나, 아니면 아닌 체 모른 체하면서 몰래 문제를 일으킨다. 사내에 변변한 위기관리 위원회도 제대로 없고, 위기관리 매뉴얼은 야근 때 라면 받침으로만 사용한다. 윗분들은 언론기사를 막고 빼듯이 모든 것을 다 빼서 없애 버리라 주문하신다. 위기관리 체계는 별로 진화하지 않았다. 환경과 이해관계자들과 실무자들은 변해가는 데 기업 위기관리 전반의 체계화는 온데간데 없다. 대부분의 위기관리가 단편적으로 행해지고, 실무자들에 의지해 단순대응에만 머무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기업내의 위기관리 체계가 빨리 진화 해야 한다. 환경이나 이해관계자들 보다 기업의 체계와 실무자들의 역량이 더 빨리 변화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해가 쨍쨍 찌는 여름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주변과 우리 자신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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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은 빅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 한다

최근 소셜미디어 위기관리라는 주제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 소셜 상의 대화를 분석하거나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리드하려는 시도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이렇게 위기관리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컴퓨터 사이언스 계통이나 사회, 정치 또는 마케팅 리서치 계통에서 일하셨던 분들이 많아 보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리서치(research)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신문이나 방송 또는 정치선거상에서 리서치의 중요성이 비판 받을 수 없듯이 소셜미디어 데이터들에 대한 리서치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그러한 리서치 행위와 체계 자체가 기업 위기 시 위기관리의 근간으로 논의된다는 데 있어 보인다. 이런 주장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소셜미디어 현상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데에서 그 비즈니스 가능성을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는 어쩔 수 없이 공감한다. (사실 많은 소셜미디어 관련 비즈니스가 클라이언트 핵심 인력들의 이해부족을 기반으로 수주되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위기발생시 위기에 대한 정의를 내리거나, 위기대응 전략을 세우거나, 대응안들과 각각의 타이밍을 만들어 ‘결정’하는 업무를 통칭 ‘위기관리’라고 한다면 이 모든 업무에서 ‘실무자’들이 ‘결정’하는 부분들은 거의 없다는 데 주목하자. 기업이 위기를 맞아 외부로나 내부로 보여지는(visible) 모든 위기관리 행위들은 대부분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인가에 기반한다. 이 시각을 정확하게 견지해야 기업 위기관리를 체계화하거나 분석할 수 있다.

일부 마이너 한 위기의 경우 최고의사결정자의 인가가 직접적으로는 생략되는 경우들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해당 실무자들은 평소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일관되게 보여주신 의사결정의 기준에 큰 영향을 받아 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된다.

학자들이나 위기관리 컨설팅을 책으로 배우는 주니어 컨설턴트들의 경우 기업 위기에 있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해당 위기관리 주체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는 의사결정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외부 이해관계자의 태도가 부정적이라도 의사결정은 그에 따르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더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자평 되는 경우들도 많다.

반대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별반 큰 부정적 의미를 포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기업의 철학을 강조하면서 ‘over management’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 보면 이는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선제적 위기관리를 했다 평가할 수도 있지만, 일각의 내부 이해관계자들은 ‘불필요한 과잉 대응으로 부가적인 문제들을 만들었다’며 실패로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듯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인 ‘소셜 공중(Social Public)’에 대한 빅데이터적 분석은 위기 시 기업의 종합적인 의사결정에는 별반 영향을 끼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위기관리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핵심은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상황인식과 정의에 있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보아도 소셜미디어 여론 분석이 그들의 상황인식에 큰 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상당히 부풀려진 바램일 뿐이다. 소셜미디어 분석결과는 그냥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태도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데 있어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하는 점들이나 몇 개의 획일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아니다.

눈으로 직접 여론의 형성과정과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겠지만,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원하는 것은 멋진 그림, 자세함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각’이다. ‘정확한 감’을 빨리 원하는 것이다. 그나마 그 정확한 감도 VIP 자신의 감에 절반 이상을 의지하신다. 기존에도 일선에서의 보고서들과 리서치들이 위기관리 과정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위기관리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는 고맙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위기관리라고 오해하게 하거나,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전략적 위기관리 체계라 생각하게 해서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오게 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해 본 일선의 임원급들에게 물어보라. 데이터, 리서치, 분석보고서, 숫자, 예측, 변화추이 등등의 것들이 지금까지의 기업위기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었는지 물어보라.

순수 위기관리 체계의 관점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셜미디어 분석이나 빅데이터등에 대한 투자와 시간은 마케팅이나 다른 평시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양보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시뮬레이션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한다. 그 시뮬레이션 일부에 소셜미디어 분석 결과 보고와 공유 체계가 붙어주면 더욱 좋겠다. 그 뿐이다.

12월 212011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준비 해야 관리할 수 있다. 준비 없으면 관리 당한다

거의 모든 위기에는 전조(前兆)가 있다. 전조 없이 오는 위기는 드물다. 반면에 전조를 무시하고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흔하다. 기업은 항상 느리다. 위기는 그에 비해 쏜 살 같다. 최근의 이해관계자 환경을 보라. 10년 전보다 수백 배 빠른 스피드를 기업에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기업은 이들이 요구하는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예전 기업의 위기는 24시간을 기준으로 사이클이 변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24번 이상의 변화 싸이클이 목격된다. 기업의 위기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만큼 기업 위기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실시간으로 폭발과 해소를 반복한다. 기업은 이런 위협적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준비하라 했다. 미리 준비해야 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미리 예상하여 준비하는 것이 힘들다면, 전조를 보고라도 빨리 준비하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준비’ 자체를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주저한다. 고민한다. 그 동안 시간은 간다.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은 절대 기업의 편이 아니다.

위기대응 체계가 있으면 전조를 보고 해당 위기관리를 위해 기존의 체계를 재편제하거나, 점검 준비 강화하면 된다. 문제는 기존에 위기대응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일부 체계만 존재하는 기업의 경우다. 이들은 앞의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밀린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공부(준비) 해 놓은 기업이 전조를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데 항상 더 빠르다. 공부(준비)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기업은 아예 위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허겁지겁하면서도 전체적인 준비가 더디고 느리다. 위기관리를 잘하고 잘 못 하고 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 생각 하는 일부 기업들에게 취약점이 더 많기도 하다. 이에 반해 어느 부분이 덜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기업이 더 강하다. “우리는 강력한 홍보팀을 보유하고 있다” 말하는 기업들이 엄하게 소셜미디어상에서 구멍을 보이거나, 대관업무에서 실패하는 것을 본다.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모두가 강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어느 구멍이 문제인지 꼼꼼히 돌아보는 게 좋다.

위기의 전조는 항상 기업에게 말한다. “준비하는 게 좋을 껄?” 그러나 기업 구성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왜 내가 준비해야 하지?”하며 고민만 한다. 위기는 한 발자국 한발자국 가까워 오는데 계속 고민만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민만 하다 위기를 알몸으로 맞는다. 준비된 게 없으니 침묵한다. 내부에서는 고민이 많고 나름 위기관리 중이라 생각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왜 저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지 궁금해 한다. 이내 욕 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전략적 침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적 침묵은 완벽한 준비의 토대 위에서만 겨우 존재 가능하다. 준비 안된 채 침묵하는 것은 그냥 어쩔 수 없는 ‘말 없음’이다. 별로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입을 다무는 셈이다. 불행하게도 준비 안된 벙어리에게 이해관계자들은 그리 관대하지 않다. 그들에 의해 관리되는 상황으로 위기를 더 키우고, 적대적인 일부에 의해 우리 기업은 관리되어진다. 스스로의 전략과 노력을 통해 관리하는 것을 포기하니,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억지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진짜 위기를 맞게 되는 거다. 실패하는 원인은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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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011 Tagged with , , , 6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가 위기요소여서는 안된다

기업 소셜미디어들이 많아지면서 이와 함께 기업 트위터들의 메시지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비판을 하는 트위터러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셜미디어 붐이 일어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인간화’하라는 조언들을 많이 했었다. 문제는 이 ‘인간화’ 전략 자체가 아니라 이 인간화 전략이라는 것이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의 부실로 ‘개인화’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는 항상 위기를 부르게 된다. 이전의 언론홍보 관점에서 보면 개인적 사실을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대관 업무에 비유를 해 보아도 대관업무 담당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대관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에 전달하는 셈이다.

기업 내부에서 일반 언론홍보나 대관업무, IR업무 등은 실무자의 개인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상식화하는 데 비해, 왜 기업 소셜미디어는 방치하는 지 궁금하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놀이(play)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윗 분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기업들의 그 반복적 무심함이 더 놀랍다.

모든 업무에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최소한 직원에게 업무를 진행 전담 시키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IT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소셜미디어를 기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일괄 전담시키면 기업이 힘들어진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실무자가 전담하거나 지휘해야 맞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이폰을 사가지고 출근하니 어느 날 자신을 주변에서 ‘IT오타꾸’라 부르며 조직의 소셜미디어를 전담시키더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설화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아주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에게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훈련시키지 않은 시니어와 회사에게 있다고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개인화의 또 다른 병폐는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이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가 이에 따라 자주 성격이 변한다. 매번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다. 소셜미디어 자산이라는 것이 누적이 되지 않는다. 일부 담당자들은 기업 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스타성을 발휘한 뒤 연봉을 높여 이직을 한다. 영리하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도 개인적인 중장기 커리어를 위해서도 이런 식의 개인화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업의 소셜미디어가 항상 불안한 기업의 위기요소로 자리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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