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comm

5월 212008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M&A) 플레이어들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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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5) M&A판이라는 곳이 거기서 거기고, 서로 아는 사람들도 많은데 견제라던가 커뮤니케이션 지원에 있어서 제약이 따르지는 않는가?

그렇다. 이게 M&A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흔한 걸림돌 중의 하나다. 예를들어 골드만삭스를 견제 해서 매각자문사 지위를 떨어 냈다고 해도, 나중에 그 골드만삭스를 클라이언트로나 컨소시엄 멤버로 다시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그룹들을 견제해서 상당한 노이즈를 일으켜 놓아도, 바로 그 다음 M&A시에 같은편이 되면 참으로 난감한 논리 전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또 문제는 개인적인 친분이다. 예를들어 유명한 자문 변호사들끼리는 서로 누가 어떤 회사를 자문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거의 대학 사시 선후배간이고, 친분이 깊은 경우들도 있다. 이때 커뮤니케이션 지원에 있어서 상대방 자문 변호사 그룹을 견제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내부에서 참 난감한 분위기가 벌어지곤 한다.

사주끼리 민감한 관계라면 커뮤니케이션 지원은 더욱 힘들다. 예를들어 사돈간이라던가, 친소관계가 있을 때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공정위 같은 대정부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할 때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종종 겪는 일이지만, 몇개 신문에 이번 M&A에 대해 공정위나 정부 기관과 관련된 ‘설’을 다루면, 그 다음날 아침 관련 부처에서 바로 사내 대관업무 담당자에게 전화가 온다. 보통 “이 기사에서 언급한 ‘업계관계자’가 누구인가?” 에서 부터 “업계에서 누가 이 따위 기사를 가지고 장난 하는지 밝혀라”하는 경우들이 많다. 당연히 대관업무 파트에서는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하는 푸념이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M&A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파트는 인수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최고 책임자에게만 통제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많은 인수팀 부문별 책임자들의 의견과 친소관계를 들어주다 보면 임팩트있는 활동은 거의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상당히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M&A 커뮤니케이션팀은 모든 인수팀과 마찬가지로 비선 조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심지어는 인수팀내부에서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오픈 커뮤니케이션은 그냥 홍보팀에서 전담을 해서 푸쉬 할 수 있겠으나, 클로즈 커뮤니케이션의 경우에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비선 및 비밀 조직으로 수행 하는 것이 낫다.

이 M&A판은 정보력의 싸움이자, 정보력의 품질이 승패를 좌우한다. 아무리 주의를 하고 비밀 비선조직으로 운영을 하더라도, 언론 플레이나 기타 플레이들이 가시화 되면 그 소스는 어느정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기사 하나를 놓고도 어디에서 이런 기사를 밀어 넣었는지 ‘감’이라는 것이 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내에서도 이 비선 커뮤니케이션팀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다. 오픈과 클로즈 커뮤니케인의 적절한 믹스 그리고 통합된 관리 또한 인수 작업 책임자의 몫이다.  

5월 20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M&A) 경쟁사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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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 M&A는 승패가 갈리는 승부판인데, 경쟁사 또는 경쟁 컨소시엄에 대한 견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맞다. 어떻게 보면 M&A 커뮤니케이션의 꽃이 바로 경쟁사 견제 지원이라고도 말 할 수 있겠다. 분명히 승부가 갈리는 승부판이고, 각각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력과 명성을 보유한 인수 경쟁사들이기 때문에 공정한 승부가 진행 될 듯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또 다양한 논리들로 포장 되어져 공유된다. 이러한 견제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일정한 상호 견제의 커뮤니케이션 장치들이 원할하게 움직여 주면 미처 매각주체들이나 정부에서 감지 하지 못 했던 게임의 룰이 새로 생성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매각 이후의 치명적인 논란을 미리 한번 필터링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인수를 성공한 회사에게 어느 정도 면죄부를 주는 통과 의례의 의미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견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패배’하고 ‘인수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승부판에서 이러한 구도는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인수 경쟁사들에 대한 견제방식으로 잘 사용되는 형식은:

1. 자금력을 문제로 삼기
2. 경쟁제한 구도를 문제로 삼기
3. 국민감정 또는 애국심을 자극 하기
4. 비지니스 윤리적 측면으로 문제 삼기 (이해상충등)
5. 전력 들추기
6. 경험 없음을 꼬집기
7. 인수후 시너지를 평가 절하하기
8. 컨소시엄 파트너들을 문제 삼기
9. 자금형성 과정 및 출처에 대한 의문 제기 하기
10. 진정한 인수의지에 물음표 붙이기
11. 인수 목적에 대해 물음표 붙이기
12. 정치적인 배경 들추기
13. 기타 유언비어 배포하기

일반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볼 때에는 아주 dirty play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형식들은 M&A 경쟁에서 반복적으로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반대로 이러한 방식들을 미리 알고 M&A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자사에 적용해 각각에 대한 대응 논리를 만들어 M&A 커뮤니케이션 플랜과 사전 시뮬레이션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입찰을 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어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까지도 주된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은 이상의 13가지 주제들이 대부분이다. 계속 반복 강화되어지는 주제들도 있고 생겼다가 사라지는 주제들도 있다.

보통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각 경쟁사 또는 컨소시엄에 대해 위의 13가지 항목들에 대한 적용 가능성들을 리스트화 해서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곤 한다. 우리 회사의 이야기는 하지 못해도 경쟁사들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기자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각 경쟁사들이 안고 있는 키 이슈들을 짚어 주는 것이다. 물론 우리회사에 대한 이슈들은 경쟁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짚어 주곤 한다.

기자들에게는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경쟁사들을 분석해 주고, 판을 큰 흐름에 따라 읽어주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고맙다. 짧아도 몇개월 가는 이 M&A 레이스에서 단계마다 좋은 이슈들을 정리해서 브리핑해 주는  커뮤니케이터는 당연히 존경 받을만 하다. (비밀준수 범위와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물론 세부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쟁사에 대해 확실한 상황판단을 가지고 법률적인 고증을 거친 평가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말 그대로 해당 경쟁사의 아픈 곳을 찌르는 창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마타도어 수준의 근거 없는 비방은 기자들에 의해 단기간에 검증되고 외면 받는다. 물론 부정적인 후유증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구두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거나, 자료를 정리 해 주지도 않는다. 그냥 한정식집에 앉아 전문가의 입을 빌어 술 한잔에 이슈 하나 식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다. 부담 없는 분위기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이슈들을 말이다.

5월 19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M&A)커뮤니케이션 타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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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M&A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타겟이 있을 텐데 어떤 타겟들을 주로 대상으로 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건가?

이 또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특히 M&A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단기성, 강력한 효과, 한정된 타겟으로 볼 때 한정된 타겟의 규정과 실행에서의 접근성 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근간이다.

일반적으로 M&A 교과서에서는 다양한 타겟군들을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으로 한다고 나와 있지만, 분명히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는 우선 순위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우선 순위로 놓은 커뮤니케이션 타겟에게 접근 함에 있어서 M&A 커뮤니케이션상의 특성에 의한 접근 방식의 제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매각 주체에 대한 우선 순위가 가장 높게 나왔다 해도, 오픈 된 소스나 일방적 홍보 메시지로 매각 주체에게 큰 임팩트를 줄 수 는 없다. 기존에 공유된 명성이 존재 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인수 경쟁에 즈음한 무차별적인 홍보성 메시지 배포는 매각측에게 별반 인상적 메시지들이 되지 못하기 마련이다.

인수 의향을 가진 다른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메시지들도 오픈 된 소스로 다가 가기에는 큰 장애가 따르기 때문에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또한 M&A 이후에 결합심사등을 관할하는 공정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도 마찬 가지 장애가 존재한다.

단순히 언론을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커뮤니케이션 필드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과거 사례들을 보면 언론이나 일반 stakeholder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심지어 매입액수와 기업결합 승인의 배후에 대해서 까지 여러 이슈들을 제기했어도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transaction이 완결된 많은 사례들이 있다.

그렇다고 M&A에 있어서 언론의 힘을 과소 평가 할 근거 또한 없다. 최근 모 대형 M&A의 매각자문사 선정 과정에서도 언론의 견제 파워는 여지 없이 나타났다. M&A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프로세스인 ‘이슈–> 실행–> 보도 –>심화 실행 –>보도’의 spiral strategy의 파워는 언론을 통해서 종종 목격된다.

요점은 M&A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터들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만 전력을 집중 배분한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분명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좋은 도구이며, 큰 힘을 발휘하지만, 성공적인 M&A Deal을 위해서는 일상적 언론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open communication과 shadow campaign이나 lobby와 같은 close communication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돌아가서 일반적인 타겟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다.

  • 매각주체 (매각사 주주 및 주요 채권단, 매각 주간사…)
  • 인수 파트너들 (같은 컨소시엄내 멤버들)
  • 잠재적 투자자 (IB, SI, PF 등 포함)
  • 인수 경쟁사들 (경쟁 컨소시엄내 멤버들 모두 포함)
  • 정부 (공정위, 국회, 청와대, 관련 부처…)
  • NGO (각종 trade 또는 소비자 단체들)
  • 언론 (국내 언론 및 해외 언론 포함)
  • 직원들 (자사 및 인수 예정사 노조 포함)
  • 기타 사업관련 조직들 (도매상, 판매점주, 전략적제휴사, 하청 도급 업체등…)

타겟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공식적이거나 오픈된 접근 방식은 거의 10-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외에는 모두 제3자 인증방식을 통한 간접 접근이나, shadow approach들을 통한 접근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메시지에 있어서 전략적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확정된 메시지가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적 접근에 있어서도 상당히 민감한 태도를 취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M&A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슬비 처럼’ 커뮤니케이션 타겟이 비가 오는지 의식하지 못해도 몸이 젖는 것과 같은 접근 방식이 유효 할 때가 많다.

5월 182008 Tagged with , , , , , , , , , , , 1 Response

(M&A)인수 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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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피인수 기업에 대한 인수 의향을 밝히는 기업도 있고, 끝까지 밝히지 않는 기업도 있는 데 그 차이는 무얼까?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볼 때도 일부 기업들은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일부 기업들은 ‘설’은 있는데도 공식적인 인수의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인수의향이 있다고 밝히는 기업들은 왜 그렇고,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기업들은 또 왜 그럴까? 이 둘간의 차이는 무었이 있을까?

일단, 여러가지로 유추를 해 볼 수 있는데 첫번째 공개적으로 인수의향을 미리 부터 밝히고 나오는 기업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M&A 경험이 적은 기업
2. 피인수 기업과 업종 관련도가 약간 떨어지는 기업
3. 의향은 있는데 자금력 일부나 컨소시엄 파트너가 필요한 경우
4. 일부 국내 재벌 기업 (오너 기업)
5. 기타

일단 M&A경험이 적은 기업의 경우 ‘우리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 들 예정이다’라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stakeholder들의 반응을 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어떤 반응들이 나오는지를 직접 간을 보는 거다. 이런 분석들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숙련된 전문가들에 의해 simulation이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M&A 경험이 적은 기업의 경우 이런 활동을 병행해 보면서 인수 의향을 확정하는 경향이 보인다.

피인수 기업과 업종 관련도가 떨어 질 경우에는 stakeholder들이 ‘왜 이 회사가 이 판에 끼어 드나?”하는 의문에 대해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답변해야 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에 미리 인수 의향을 공표하는 듯 하다. 매각사측에도 전혀 엉뚱한 업계의 예상치 못했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고, 예상되는 인수후 비전에 대한 사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수 의향은 있는데 자금력이나 컨소시엄 파트너를 원하는 경우에도 인수의향을 미리 미리 공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경우 이 기업은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거나, 규모나 포텐셜이 있는 회사인 경우가 많다.  OO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연이어서 “꼭 인수한다”는 확신에 찬 의지를 강조하는 거다. 인수의향서 접수 이전까지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군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이런 일시적인 지위를 통해서 인수 자금을 지원 받거나, 다른 강력한 인수 의향을 가진 기업들 또는 사모펀드들로 부터 컨소시엄 구성 제안을 받을 수 있다.

오너 재벌 기업의 경우에도 이런 사전 의향 공표가 이루어진다. 오너께서 ‘그거 인수 해야 하지 않겠어”한 마디만 하시면 모든 전문가들이 그 쪽으로 최선을 다해 방향을 잡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이나 하는 절차들이 요식화되고, 오너의 자금력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현실화 된다. 당연히 기업 홍보팀에서는 이런 오너의 의지를 활발하고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겠다.

기타의 경우에는 이미 관련 주요 부분에 인수 로비를 장기간 진행해 왔던 기업이 명분을 쌓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 실제 인수 의사는 없으면서 단기간의 기타 이익을 얻으려는 기업, 자사의 인수 의향을 통해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해보려는 기업 등등의 여러가지 형태들이 있을 수 있다.

반면에 대부분의 기업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인수 의향은 끝까지 대외비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시각은 철저하게 ‘MARKET’에 근거하기 때문에 ‘stock price’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불필요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되고, 모든 기업내 역량이 align되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 의향을 공표한다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부담이다. 또한 인수 의향을 공표하는 것과 공표하지 않을 때 얻는 이익을 비교 분석해서 사전 공표의 실익이 없다면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다. 인수 의향을 너무 강하게 표출하다 보면 인수 실패 후 얻을 수 있는 이미지상의 데미지 또한 사전 인수 의향 공표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이유다.

결론은,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거다. 항상 pros and cons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중장기적인 시나리오를 그려 나가야 한다. 외부 변수들을 100%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Plan B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설계를 해야 한다. 그래서 힘들다.

5월 162008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M&A)비밀준수 v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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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터 정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M&A Communication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사내적으로 M&A Communication과 PMI(Post Merger Integration) 서비스 팩을 완성했기 때문에 이제는 보다 실행적인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M&A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전문가들은 많다. 그러나 M&A는 transaction이 전부가 아니다. Transaction process를 둘러 싼 수많은 stakeholder들과 그들 각각에 얽혀 있는 issue들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대응하며, 활용해야 하는 가에 M&A 성패의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 최근에 조명을 받고 있는 PMI의 경우에도 그러한 연장선상이 아닌가 한다.

칼럼 하나에 한가지 질문을 가지고 M&A communication에 대해 글을 쓸 예정이다.

질문1) M&A는 비밀준수가 생명인데, 어떻게 기자들은 M&A 가능성을 점치고 관련 정보를 얻을까?

경험상 기자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얻는다. 보통 M&A와 관련 된 정보의 소스또한 인적정보가 가장 많은 것 같다. 그 다음은 소위 찌라시를 통한 ‘루머’를 얻어 이를 확인하는 타입이 많다.

인적정보라는 것은 보통 은행권이나 증권관련 또는 투자자문사 같이 소위 ‘돈’과 관련된 인사들이 기자들과 접촉하면서 나눈 이야기들이 뿌리가 되곤 한다. 기자가 주식을 하는경우에도 시장이 소스가 된다. 보통 관련 회사의 홍보팀에서 나오는 것 같지는 않고, 와인 동호회나 골프 모임 등등의 사적인 모임에서 알게된 기자와 관련 인사가 저녁식사등을 하거나 하면서 흘리는 이야기들이 소재다. 전혀 비지니스적인 환경은 아니라는 점이 독특하다.

Buyer측에서는 관련 직원들이 아무리 입조심을 해도 몇몇에게는 정보를 흘린다. 보통 주식과 관련 된 이야기로 주변인들에게 흘리는 데 “OO주식을 사…그거 앞으로 괜찮을꺼야” 이런 식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는 Buyer사 핵심 임원이 사적인 사교모임에서 흘리는 경우도 있고, 그 이야기가 흘러 흘러 기자들에게 전해 지는 사례들도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M&A관련 정보는 극히 제한되고 검증된 인사들만 공유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밀준수라는 개념 자체가 한국적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보공유 범위를 극히 제한하는 방법 밖에는 leaking의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는 방식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M&A Communication 관점에서 M&A를 준비하는 커뮤니케이터는 M&A 의향이 섬과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개발해야 한다. M&A Communication에서의 원칙은 “전략적인 노 코멘트’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최초 기자가 전화를 걸어 왔을 때 부터다.

(따르릉)
여보세요. OO 홍보팀 김철수입니다.

아 김팀장님, 저 OO투데이 이영수인데요. 저 뭐 한가지 물어 볼께요. 혹시 ### 인수할 계획이 있어요?

네? ###이요? 그건 왜요?

아니…내가 어제 누구한테 들었는데…OO이 ### 인수할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야마가 되는게..OO이 ###먹으면 여러가지 지역 열세에서도 벗어 날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좀 있을 것 같아서…어때요 진짜 사내에 그런 움직임이 좀 있나?

에이…그러면 일단 제가 알겠지요. 저는 처음 듣는 소린데?

흠…김팀장님이 몰라서 그래. 내가 조상무한테 전화해 볼께. 직접 물어봐야 겠다.

아니 아니…이기자님. 제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께요. 조상무 회의 들어가서 통화도 안될꺼에요. 제가 알아보고 뭐가 어떻게 되가는 지 알아 볼께요. 금방 전화드릴께…

(딸깍)

이렇게 M&A Communication은 진행된다. 그 다음은 아주 뻔하다. 몇가지의 답변 중에 가장 흔한 답변을 골라보자.

1. 이기자님, 제가 알아봤는데 그런 이야기는 말도 안된데요. 절대 아니야. 그거 그냥 찌라시에서 나온 이야기 아니에요?

2. 이기자님, 모르겠는데. 아무도 몰라 그런 이야기는. 나보고 어디서 그런 이야기 들었냐며 되레 묻더라구…

3. 이기자님, 제가 알아보니까. 조금 민감하네 그게.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합시다.

가장 흔한 답은 뭘까? 경험상…M&A에 대한 의향이 있는 기업의 경우는 2번 답변이 가장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일부는 1번 처럼 오리발을 내미는 커뮤니케이터들도 있다. 모두다 ‘노 코멘트’전략에 일환인데, 전달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이렇게 나뉜다.
 
보통 M&A Communication을 담당한 홍보담당자는 ‘모른다’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는 문제가된다. 기자가 생각하기를 ‘이회사 홍보팀은 M&A와 관련되서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 그러니 직접 담당임원에게 전화를 하는게 빠르겠다’하는 생각을 하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른다’고 이야기 하기 보다는 다른 표현을 하고 나름의 논리를 통해 노코멘트하는 것이 낫다. 어짜피 기자는 추가취재를 하기 때문에 홍보팀의 공식적인 답변에 연연하지 않는다. M&A Communication 때 만큼 기자가 홍보팀을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이왕 믿지 않는 것…인간적인 신뢰마저 훼손하면 안된다.

외국기업들의 내부 가이드라인들을 살펴보면 답변 샘플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시장의 어떠한 루머에 대해서도 논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불확실한 사실은 컨펌해 드릴 수 없습니다.”
“현재 그와 관련한 어떠한 사항도 확정되어진 것은 없습니다.”

답변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모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재수없는 답변’이다. 🙂 기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내가 다 취재해서 여러 곳을 통해 동일한 이야기들을 다 듣고 기사를 꾸며서 들이민건데…홍보담당자가 아니다 배째라 하기만 하면 다야? 솔직히 몇 일 안 지나서 다 밝혀질 껀데…그때가서 무슨 말을 할려고 그래? 서로 안볼 껀가?”

여기에 M&A Communication의 고민은 시작이 된다. 다른 업무 실무자들은 모르는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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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o See…

아주…다이나믹한 M&A communication 시장이다. Good to see and good to build…

대우조선 매각 ‘진로 전략’ 통할까

2008-05-14 17:22:53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인수가격 폭등과 국내 다른 대형 매물들의 도미노 인수 차질 등이 예고되고 있다.

대우조선의 매각주간사로 선정된 골드만삭스를 놓고 자격 시비 논의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대우조선 매각 일정 전반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노조까지 가세해 쟁의 체제로 전환하면서 문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진로와 똑 같은 수법 통할까

14일 산업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골드만 삭스가 국내 대형 M&A 딜에서 ‘치고 빠지기’ 작전으로 시세 차익을 남기며 언론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한 전말을 알고 있는 기업들은 이번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미 대우조선해양 노조, 국내 투자은행(IB)들이 매각 주간사 선정 과정을 백지화하자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매각주간사 선정 과정 중 0.2∼0.5%의 평균 수수료를 0.03%대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숨은 속내에 대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손해보고 장사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골드만삭스가 대우조선 인수가격을 여론조성 등을 통해 매각 가격을 높이 띄우게 될 경우 현재 수수료율은 낮더라도 매각가격 상승에 비례해 수익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또한 당초 제시한 합병 후 양사간의 시너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보다 오로지 인수 가격에만 높은 점수를 두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골드만삭스가 진로 M&A 때 보여준 1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은 3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당시 진로의 정리 계획안 외부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진로의 매각 가치를 1조8000억원에 평가한데 이어 골드만삭스 또한 2조4000억원의 적정 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그러나 진로 인수가 본격화된 지난 2005년 3월 주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제3국 언론의 인터뷰를 통해 진로의 매각 가치를 3조6000억원이라고 흘렸다. 당시 오비맥주 본사인 인베브는 터무니 없는 인수 가격으로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국내 언론 또한 앞 다퉈 이를 보도하면서 ‘몸 값 불리기’에 동참, 결국 골드만삭스의 작전은 성공했다.

당시 진로 매각에 참가한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의 언론 플레이에 결국 놀아나 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만들어지면서 향후 국내 언론과 기업들도 국부 유출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설명했다.

이후 골드만삭스의 리서치 부서에서 나온 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하이트맥주의 진로 낙찰가는 지나치게 높았다는 보고서였다. 결국 국민 모두가 골드만삭스의 계략에 말려든 것이었다.

이번 대우조선 또한 골드만삭스의 ‘진로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잠재적 인수자 입찰 참여 여부 유보

국내 대형 매물들의 인수 비용이 턱없이 높다는 비난이 일고 있어 국내 잠재 인수후보들도 이번 매각주간사 선정 논란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 GS, 한화, 두산 또한 대우조선의 몸값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향후 일정에 대한 공개적인 의사 표명을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 등 잠재적 인수자들도 이 같은 이상 매각가격 급등 현상을 경계해 매각주간사 선정에 대한 논란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조선 매각주간사 선정 논란으로 대우조선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대형 매물 일정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인수전 매각주간사 참여를 준비중인 모 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수 희망 기업들도 대우조선 매각 차질로 투자 자금 모집 및 인수합병 참여 일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기업이나 매각 대상 기업이나 모두 국가적으로 손실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shower@fnnews.com 이성재 조창원기자

11월 112007 4 Responses

M&A comm-12(final)

M&A Communication-12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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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마당에서는 이겼는데 왜 본 게임에서는 졌을까?

경험상 M&A Communication의 핵심은 이렇다고 생각한다.
 
1.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존재하는 chaos를 communication 활동으로 어떻게 관리하는가?
2. 다른 M&A 전문가들(컨소시엄멤버들, 자금라인들, 법률자문들, 회계자문들, 경영자문들, 정부 로비스트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딩에 참석한 기업들의 owner들) 과 어떻게 message와 strategy를 align하는가?
3. 게임이 진행중일 때는 어떻게 극단적인 performance를 보여주고, 게임이 끝났을 때는 얼마나 완벽하게 평상으로 돌아가는가?

특히, 3번의 경우 ‘게임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로 인한 후유증(!)을 얼마나 깨끗하게 남기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마치, 최근 한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후보와 박후보간의 설전이 후보선출 후 후유증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사실 이것 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발을 뺄 장소를 돌아보면서 싸우면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말이다. (스파르타!^^)

왜 이 핵심들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하는가 하면…우리는 경쟁사에 대한 이런 negative campaign을 끝내고 나서 일정 기간 동안 아주 호된(!) 반격들을 당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본사 중국 오피스 PR VP가 한국에 와서 내게 한 말…”Now I understand why they are doing like that…Huh Huh… James, You need to understand them too. Right?”

결국 경쟁사는 J 소주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냈다. 심사 위원 9명중 과반수 이상의 조건부 승인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의 패배원인을 분석해 보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각각의 원인들에 대해 간단하게 부연하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우리는 이미 경쟁사와 공정위를 사이에 둔 경쟁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전력이 있었다. 경쟁사가 천연 암반수를 강조하는 광고를 개시 했던 90년대 초반, 시장 우위에 있던 우리는 공정위에 경쟁사가 맥주 용수로 강조하는 천연 암반수의 현실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면서 과장/허위광고 건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적이있다. 분명한 과학적 조사결과에 따른 제소건에 대해 무참하게 어떻게 보면 어이없이 우리는 패배했다. 그 만큼 경쟁사의 공정위 네트워크를 비롯한 대정부 로비력은 강력하다. 한국적인 오너기업이라는 특수성도 존재한다. 일부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봐. 3조 4500억원을 써내고, 3천 450억원을 인수 보증금으로 넣어 논 기업의 오너가 만약 공정위가 승인 불가 결정을 내리면 그 보증금을 날리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야. 눈이 뒤집히는데 막말로 300-400억원이 아깝겠나? 나 같아도 그렇겠지…”  동의한다. 반면에 우리는 중반 이후로 넘어가는 시점에 겨우 재경위 국회의원 명단을 얻어 각개 전투를 시작했다. 아무리 로비스트가 있어도 로비는 기업에서 하는 것이다. 로비스트는 거간꾼 일 뿐이다. 막판까지 누가 공정위의 해당 건 심사위원단으로 구성될런지…아무도 몰랐다. 극단적으로 우리 회사에서 골프를 치는 최고 경영진은 한명밖에 없었다. 은퇴를 내일모레 남겨둔 임원 분…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2005년은 벨기에 본사와 브라질 본사간에 한찬 이사진 구성을 통해 파워게임이 진행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브라질 그룹이 승리를 해서 전세계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 시절에 한국이라는 변방에서 일어나는 소모적(?)인 프로젝트는 당연히 관심 밖이 었다. 또한 본사 차원에서는 경쟁사가 더욱(?) 강력해 진다고 해도 어짜피 2개 회사의 과점 체제하에서 생존(!)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던 것이다. 본사적인 시각에서는 단편적으로 수억명 인구의 남미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초 국경적회사 A사를 인수(합병)하는 금액이 약 9조원 가량이었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성장가능성이 없는 지역주인 소주회사 하나를 인수하기 위해 겨우 인구 4000만명의 변방에 3조 4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처음에는 한국 지사 차원에서 이것은 ‘위기’라는 신호를 보내서 주목했었지만… 결국 본사에서는 ‘so what…don’t care…not a big deal…’하는 반응이 오고 있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본사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우리들의 프로젝트 성과에 매주 박수를 보내주었던 AP 사장도 사내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유러피언이었던 그는 결국 브라질 경영진에게 큰그림을 보지 못하는 인사로 간주되었고…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그는 2005년말경에 회사를 떠났다. 현재 세계적인 모 콜라 회사의 유럽사장을 하고 있다. (이 분을 추종하는 유러피언들과 미국인들은 지금 다 그와 함께 일한다…)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시잠점유율을 반전 당한 90년대 중반이후 10년간 반복되어진 시장에서의 실패들은 우리 회사 임직원들에게 뿌리 깊은 패배의식을 만연하게 했다. 이 프로젝트 당시에도…”우린 이제 가망이 없다. 도매상들의 반응을 봐. 이제 우린 진짜 마이너가 되가고 있어…”라는 의식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 뛰어 다니는 우리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다. 마치 암말기 환자가 그를 위해 신약을 구하러 뛰어 다니는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할까…되면 좋지만…하는 그런…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우리회사는 98년 당시 벨기에 회사가 최초 회사를 인수했고, 99년에 현재 J소주가 만들던 맥주회사 C사를 추가 인수해 만든 컴비네이션 회사다. 따라서 주된 사내 구성원들을 분류해 보면 전통적인 D그룹의 O맥주회사 출신들 + J소주에 입사해 C맥주를 만들던 J소주회사 출신들 + 외국회사화 된 이후에 들어온 외국계 기업 출신의 외인부대들이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J소주 회사의 성공적인 회생을 어떻게 보면 방해하는 프로젝트였다. 물론 경쟁사 인수를 방해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J소주사에서 볼 때는 훼방꾼이었다. 당연 친정이 J사인 우리회사의 내부 인력들 일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거…그렇게 극단적이게까지 우리가 대응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반응이 당연하다. 사실 우리측의 정보에 대한 leaking도 일부 존재했다.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환경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유효하게 경쟁사의 J소주 인수를 가능하게 한 요소라고 본다. 여론과 정치권의 인식은 확연히 다르다.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국민경제와 연결이 되어있는 J소주사를 다시 유찰 시키는 것은 곧 정치적인 부담이었다. 또한 외국자본과 민족자본의 논리로 맞서는 구도설정 자체가 정치권에는 명분을 주었다. 참으로 비참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정치권의 명분인식에는 문제가 있다. 항상 그렇지만…우리에게 유리하면 글로벌이고, 불리하면 민족자존이다. 이 ‘암묵적 관여’라는 것이 얼마나 PA부분에서 힘을 발휘하는지…정확히는 겪어 보는 사람만 안다.

패자는 말이 많다. 그러나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learning이 없으면 그 다음의 승리는 없다. 패배에 대한 변명이라기 보다는 분석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분석요소들을 뒤짚어 보면 얼마나 경쟁사가 우수했는지를 알수 있다. 승리자는 항상 존경받아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PR이라는 것, Communication이라는 것, 그리고 여론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홀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소들과 부문들이 함께 어우러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고 빈약한 진실을 그렇게 오랬동안 고생하면서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바보다. 경험해야 똑바로 아는 동물이기 때문에…

 

by 우마미 | 2007/08/25 17:34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4)
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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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 그대로 투쟁의 3개월여가 지났다. 공정위가 H사의 J사 인수를 ‘공정위’적인 시각에서 검토하여 승인, 불승인을 가리는 운명의 날이 왔다. 2005년 7월 20일.

그 동안의 우리 내부적 변화라면, 전체적으로 장기전에 지치기 시작했다. 법률자문팀은 공정위에게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들을 제공하면서 우리의 논리를 전달했고, 경제학 자문팀은 왜 H사의 J사 인수가 문제가 예상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문서를 꾸며 법률자문단을 지원했다.

법률자문팀은 때때로 여론에서 제시한 (사실은 우리가 개발한) 기사자료들을 직접들고 공정위에 제시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그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일단 진행하고 변화를 기다렸다.

최초 본사에서 내려온 방침은 ‘불승인’을 이끌어 내라하는 것이었다. 후반기에 들어가니 법률자문과 경제학 자문팀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점차 ‘조건부 승인’쪽으로 감이 기울어 가고 있었다. (겉으로 말은 안하지만 담당자들과 자문단들이 그냥 공유하는 감이란게 있다…)

공정위측의 반응은 지속적으로 ‘불승인’이 옳다는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어느 상황을 따라야 할찌, 용기를 갖어야 할찌, 포기해야 할찌…아무도 결정을 못했다.

7월 20일. 공정위의 심사평가단이 회의를 시작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정부 및 민간전문가 그룹이 H사의 J사 인수가 과연 반시장적 반소비자적인지 아닌지를 그 자리에서 판단을 해 결정을 내리는 수순이다.

아침부터 기자들에게 돌아가면서 전화가 온다. 한 기자마다 한 30분에서 한시간 단위로 계속…

하루종일..”우리는 불승인을 간절히 원합니다. 시장과 소비자들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기대합니다.”라는 멘트를 수백번 반복했다.

오후가 또 지났다. 점심을 먹지도 않고 시시각각 현장에서 보고되는 그리고 나의 핸드폰 문자로 찍히는 우리 정보통들의 업데이트를 받으면서 마음을 졸였다.

우리 정보통들의 현장 반응 스케치들도 시시각각 또는 소스별로 달라 어떤게 정확한 것인지 알길이 없다. 맨처음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M&A Communications의 가장 큰 특성은 Chaos다.

퇴근시간이 지났다. 현장에서 “결심이 아마 저녁에나 날 것 같다”는 소식이 들린다. 8시가 되니 모두가 지쳤다. 같이 자리에서 맘을 졸이던 상무 두분이 나에게 저녁이나 먹으면서 기다리자는 제안을 한다.

회사앞 밥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서로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맥주에 소주를 섞어 돌리고 있었다. 주거니 받거니…

“최선을 다했으면 된거야. 결과는 그 다음이지. 결과가 좋으면 좋은거고, 아니면 그건 네가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니까…너무 마음 졸이지 마라” 

상무님의 위로를 받지만…아직도 기대는 지지 않는다.

9시경이 되니…내 휴대폰에 문자가 갑자기 폭증 한다. 약간 취한 술김에 문자들을 연속적으로 확인했다.

‘조건부 승인 될 듯…’ ‘조건부 승인 분위기…’ ‘조건부…’

암울했다. 조건부라니…승인이면 승인이고 불승이면 불승인이지…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도 아니고…뭐 이딴…바로 사장님에게 휴대폰으로 보고를 드렸다. “예, 정팀장 알겠습니다. 수고했어요”

그후로 부터 10여분후…마치 댐이 터진듯 출입기자들의 전화가 밀려왔다. 상무님들과 시끄러운 밥집에서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바로 옮겨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미 승인, 조건부승인, 불승인에 맞추어 official statement가 정해져 있었다…)

답변은 “공정위의 판결에 유감이다. 조만간 가능한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 이상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누군데 이런 판에 밖힌 ‘버터’ 답변에 만족하고 전화를 끊을까…여러가지 물어 본다. 거의 급히 소설들을 만들 기세다.

친한 몇몇 기자들은 질문 말미에 한마디씩 위로의 말을 던진다…또 같이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말도 안된다는 반응으로 나의 우울함을 같이 해주었다.

“수고했어. 고생두 했고…이젠 좀 쉬어라” “당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쫌 쉬어 이젠…” “왜 울어? 정신을 차리고 그냥 집에가…괜히 화난다고 술 푸지 말고…”

내가 울고 있었나보다…지금까지 반년간 고생했던 날들을 생각하면서…만났던 기자들의 얼굴들을 하나둘씩 떠올리다 보니…눈물이 난 거 같다. 또 모두 쉬라는 말을 한마디씩 공히 해주는 걸 보니…혼자 뛰어 다녀야 했던 내가 그동안 안쓰럽기도 했나보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했던 기간이었다. 원 없이 최선을 다했다.

밤 11시경…기자들의 문의가 잦아들면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두분의 상무님들과 그동안 우리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준 기자들 여러명이 나를 둘러 보고 앉아 있었다.

그래 내일도 해는 뜰꺼야…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그날…모두 필름이 끊기도록 ‘뒷풀이’를 했다. 쓸쓸한 뒷풀이를 함께해 준…고마운 보쓰들..고마운 기자들…

(다음편은 마지막편으로 왜 우리가 결과적으로 패배했는지에 대한 정리를 하겠습니다)

by 우마미 | 2007/08/01 17:36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5)
11월 112007 2 Responses

M&A comm-10

M&A Communicatio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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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Plan B라고 불렀다. Plan B팀은 공정위가 H사의 J사 인수를 승인하는 것을 막아내라는 것이 미션이었다. Plan B팀은 크게 로비스트 및 법률 자문 그룹, 경제학 자문 그룹 그리고 PR자문그룹으로 구성되었다.

공정위에 대상으로 우리와 시장의 입장을 개진하고,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구성하는 것이 법률자문 그룹이 하던 일이었다. 전직 공정위 간부 출신의 법률 자문 그룹단이 지원을 개시했다.

경제학 자문 그룹은 국내 최고학부의 fair trade 관련 교수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왜 H사의 J사 인수가 반시장적이고 반 소비자적인지 어떻게 공정한 경쟁을 해할 것인지를 학문적으로 규명하여 공정위측에 전달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물론 법률자문단을 통한 의견 전달이었다.

우리 PR그룹은 수면하에서 움직이는 것을 전제로 하여, 끊임없이 우리의 주장을 지면과 화면으로 끌어 올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여론을 움직여 공정위에게 영향을 주겠다는 의지였다.

모두 상당한 시간들과 열정을 투자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3-4시간씩 weekly review meeting을 몇달간 계속했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태평양 사장과 아태지역 법률, 경영 및 PA자문 담당임원들을 포함해 우리 로컬의 Plan B팀까지 약 20여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전략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지난 한주 동안 각 팀들이 진행한 활동들과 그 결과 보고, 그리고 향후 활동 계획들과 예상 결과등을 순서대로 발표했다. 또한 공정위의 심사 과정에 대한 변화들에 대해 업데이트 받는 시간들이었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열리는 회의였고, 몇명의 통역 비서들이 배석했었다.

PR팀에서 4개월간 진행했던 600여개 이상의 기사들이 이 자리에서 하나 하나 리뷰되었고, 그 방향성에 대해 공유가 되었다. 가끔씩은 법률자문이나 경제학 자문팀에서 “너무 과한것 같다…”할 정도로 PR팀은 공격적이었고, 적극적이었다. 그 만큼 PR팀은 절실했다. 열정이 많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PR팀 퍼포먼스의 백미는 두가지였다. 그 첫째가 S방송사 아침뉴스 시간에 약 10여분 이상 동안 H사의 J사 인수 이슈들을 우리의 시각을 중심으로 이슈 추적형식의 보도를 따냈던 것이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었고, 시간대도 우리가 weekly review meeting을 진행하는 바로 그 시간이었다.

우리팀은 회의를 진행하면서 회의실 벽면의 대형 TV를 켜놓고 있었다. 마침내 보도가 시작되었고, 20여명의 우리 회사 내외국인들이 그 보도를 한참동안 감상(?)했다. 한국인 사장과 임원들은 그 보도를 지켜보면서 가끔씩 “와~” “어휴~”하면서 너무 심하게 우리편을 들어주는 뉴스제작팀을 놀라와했다. (당시 호 선배 회사의 한 클라이언트도 이 보도 때문에 S방송사에 강력하게 컴플레인 한 것으로 안다…죄송…어쩔수 없었어요~)

보도가 끝나고 아태지역 사장인 P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Great. excellent job, guys” 그는 해당 보도가 우리가 말하고 싶은 모든 키메시지들을 훌륭하게 담아내었다는 것을 치하했다. 이 보도이후에 공정위측의 반응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법률자문팀에 주문했다. 한국인 사장께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수고했다” 웃어주었다. 사실 직장생활은 이 맛에 한다. 새벽까지 힘들어 혼자 울기도 했었는데…사장의 이런 웃음이 다시 전의를 불타게 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로부터 얼마후 K방송사 보도를 하나 더 추가했다.

두번째 백미는 모 메이저 리서치 회사를 통해 주류도매상들의 반응을 조사해서 발표하게 작업을 한 것이다. 시장 당사자인 우리가 진행하는 도매상 반응조사는 언론에서 공정성을 평가 받지 못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리서치 회사가 단독으로 이슈를 조사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지원을 했다.

기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출입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바로 그 점에 착안한 것이다. 기자들은 우리에게 “너희들이야 경쟁사이니까 경쟁사가 인수하는 것을 싫어하겠지만, 도매상들은 어떤 반응이냐? 만약 도매상들이 반대한다면 그것이 시장의 여론 아니겠느냐?” 그렇다 항상 이슈관리에서 답은 기자들에게서 나오곤 한다. 기자들이 논리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을 채우기만 하면 이슈관리는 반은 성공한다고 본다.

조사결과가 여러 매체에 언급이 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반 H사 정서로 굳어지고 있었다. H사에서는 이 리서치의 배후가 누구냐에 촛점을 맞추어 우리를 매도했지만 그 증거는 없었다. 몇몇 기자들도 이 자료 자체에 대해 신뢰를 두지 않는 기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개념정립에는 도움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법률자문이나 경제학 자문팀에 속한 변호사들과 교수들도 PR이 얼마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는 지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2005년 당시의 회사생활은 “우리가 우리 회사를 살릴 힘이다”라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했다. 우리회사를 사랑하고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어금니를 깨물고 다녔다. 그 만큼 당시 경쟁상황은 비장했었다…

((P.S.)) 보통 오전에 인터뷰들을 했는데 얼굴이 말이 아니다. 하긴 바로 몇시간전까지 술을 마셔대고 있었을 때니까…이젠 쉬고 싶다. 진짜…

by 우마미 | 2007/07/31 22:14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7
11월 112007 0 Responses

M&A comm-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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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베스트팀 구성의 명을 받아 주류업계에 밝고, 이슈 및 위기관리에 경험이 많은 에이전시를 선정했다. (사실 선정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의뢰했다는 말이 맞다) 긴급한 시기에는 정상적인 선정 프로세스가 불가능할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들과의 첫번째 업무는 어떻게 프로젝트를 관리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일단 거의 우리 PR측이 주체가 되어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나나 에이전시 사장님들이나 맘들이 편치 않았다.

우리에게 하달 된 지상목표는 “경쟁사가 J사를 인수하지 못하게 하라”는 것. PR의 목표공중은 1. 소비자들을 포함한 일반국민, 2. 공정위 3. 기타 관련 정부기관이었다.

프로젝트의 성격은 왜 경쟁사가 J사를 인수하면 안되는가? 어떠한 반시장적/ 반소비자적/ 반경쟁적인 효과들이 기대되는가?를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목표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이해를 강구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아주 험난한 일정들이 시작되었다. 1차 모든 출입기자들을 1대 1로 만나서 우리가 미리 준비한 expected Q&A에 따라 일선기자들을 이해시켰다.

주류시장의 특수성에 대한 교육부터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세한 반응까지 여러가지 이슈들을 기자들과 면대면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술병들과 안주들이 사라져갔다.

약속이 잡힐때는 하루에 3명 이상의 기자들을 만나야 했고, 하루에 수십통의 전화와 수십개의 자료들이 전달되었다. 천천히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한 기자들이 경쟁사의 J사 인수에 대한 파급효과에 대해 여러가지 의문점을 제시하는 기사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경쟁사의 관점보다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시장의 관점에서, 공정한 경쟁의 관점에서 개발한 메시지들과 사례가 유효했다.

우선인수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끝날줄 알았던 이 활동들이 다시 장기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에이전시는 나의 back up이었다. 내가 전장에서 일하는 일벌레라면 그들은 보급부대의 역할을 했다. 홀로 외롭기도 했고, 체력이 딸려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다. 그러나 그 다음날이나 이삼일 후 사내 ‘프로젝트 회의’에서 우리팀이 개런티 했던 핵심 메시지를 담은 기사가 떡 하니 나올때에는 그런 외로움과 힘듦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하나의 중독이랄까…

몇년이 지난 지금도 같이 매일 밤늦도록 고생하면서 같이 얼굴을 맞대었던 우리 출입기자들이 고맙다. 그들은 수많은 기사들로 우리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 주었고, 우리의 시각을 여론화 시켜 주었던 것이다. 10년간의 이 생활에서 가장 기자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과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했던 기간이었다. 앞으로도 아마 이런 경험은 다시 없을 것이라 믿는다. (사실 너무 힘들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 당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월-금까지 working week에 20여 시간밖에 못잔다고 불평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집에서 서너시간의 단잠이 그때 당시에는 충분했다.

나중에 합산한 결과 우리는 최종 인수결정이 난 직후까지 약 4개월여간 600여개가 넘는 주요기사들을 개발했었다. 그만큼 이 이슈가 큰 이슈 였기도 했지만, 그 600여개가 다 우리팀의 눈물과 땀 그리고 피로 쓰인 것이라 나름 의미가 깊고 지금까지 애정이 간다.

당시 경쟁사에서는 우리를 상당히 미워했었다. 자신들은 손발이 묶여 있는 입찰참가자였고 우리는 그들을 견제하는 전문 여론 플레이어였으니 얼마나 우리가 미웠을까…(경쟁사 홍보팀 선배님들께 죄송합니다. 다 공적인 일이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2005년 늦봄과 초여름은 갔다. 수천병의 술병들은 탄창처럼 흘러 내려갔고, 기사들이 연기처럼 피워 올랐던 여름이었다…

by 우마미 | 2007/07/19 16:49 | M&A PR 스토리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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