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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상 M&A Communication의 핵심은 이렇다고 생각한다.
1.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존재하는 chaos를 communication 활동으로 어떻게 관리하는가?
2. 다른 M&A 전문가들(컨소시엄멤버들, 자금라인들, 법률자문들, 회계자문들, 경영자문들, 정부 로비스트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딩에 참석한 기업들의 owner들) 과 어떻게 message와 strategy를 align하는가?
3. 게임이 진행중일 때는 어떻게 극단적인 performance를 보여주고, 게임이 끝났을 때는 얼마나 완벽하게 평상으로 돌아가는가? 특히, 3번의 경우 ‘게임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로 인한 후유증(!)을 얼마나 깨끗하게 남기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마치, 최근 한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후보와 박후보간의 설전이 후보선출 후 후유증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사실 이것 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발을 뺄 장소를 돌아보면서 싸우면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말이다. (스파르타!^^)
![](https://i0.wp.com/pds5.egloos.com/pds/200708/25/97/d0046497_46cfe414ebd19.jpg?resize=370%2C190)
왜 이 핵심들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하는가 하면…우리는 경쟁사에 대한 이런 negative campaign을 끝내고 나서 일정 기간 동안 아주 호된(!) 반격들을 당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본사 중국 오피스 PR VP가 한국에 와서 내게 한 말…”Now I understand why they are doing like that…Huh Huh… James, You need to understand them too. Right?”
결국 경쟁사는 J 소주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받아 냈다. 심사 위원 9명중 과반수 이상의 조건부 승인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의 패배원인을 분석해 보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각각의 원인들에 대해 간단하게 부연하면;
1. 경쟁사 대비 로비력의 열세 (전략, owner의 의지, 투자, 기존 네트워크…)
우리는 이미 경쟁사와 공정위를 사이에 둔 경쟁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전력이 있었다. 경쟁사가 천연 암반수를 강조하는 광고를 개시 했던 90년대 초반, 시장 우위에 있던 우리는 공정위에 경쟁사가 맥주 용수로 강조하는 천연 암반수의 현실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면서 과장/허위광고 건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적이있다. 분명한 과학적 조사결과에 따른 제소건에 대해 무참하게 어떻게 보면 어이없이 우리는 패배했다. 그 만큼 경쟁사의 공정위 네트워크를 비롯한 대정부 로비력은 강력하다. 한국적인 오너기업이라는 특수성도 존재한다. 일부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봐. 3조 4500억원을 써내고, 3천 450억원을 인수 보증금으로 넣어 논 기업의 오너가 만약 공정위가 승인 불가 결정을 내리면 그 보증금을 날리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야. 눈이 뒤집히는데 막말로 300-400억원이 아깝겠나? 나 같아도 그렇겠지…” 동의한다. 반면에 우리는 중반 이후로 넘어가는 시점에 겨우 재경위 국회의원 명단을 얻어 각개 전투를 시작했다. 아무리 로비스트가 있어도 로비는 기업에서 하는 것이다. 로비스트는 거간꾼 일 뿐이다. 막판까지 누가 공정위의 해당 건 심사위원단으로 구성될런지…아무도 몰랐다. 극단적으로 우리 회사에서 골프를 치는 최고 경영진은 한명밖에 없었다. 은퇴를 내일모레 남겨둔 임원 분…
2. 중반 이후 유럽 본사의 관심 소멸 (우리는 중반 이후에 별동대 처럼 싸워야 했다)
2005년은 벨기에 본사와 브라질 본사간에 한찬 이사진 구성을 통해 파워게임이 진행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현재는 브라질 그룹이 승리를 해서 전세계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 시절에 한국이라는 변방에서 일어나는 소모적(?)인 프로젝트는 당연히 관심 밖이 었다. 또한 본사 차원에서는 경쟁사가 더욱(?) 강력해 진다고 해도 어짜피 2개 회사의 과점 체제하에서 생존(!)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던 것이다. 본사적인 시각에서는 단편적으로 수억명 인구의 남미 전체 맥주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초 국경적회사 A사를 인수(합병)하는 금액이 약 9조원 가량이었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성장가능성이 없는 지역주인 소주회사 하나를 인수하기 위해 겨우 인구 4000만명의 변방에 3조 4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처음에는 한국 지사 차원에서 이것은 ‘위기’라는 신호를 보내서 주목했었지만… 결국 본사에서는 ‘so what…don’t care…not a big deal…’하는 반응이 오고 있었다.
3. 사내 정치적으로 본 프로젝트에 많은 힘이 되어준 AP 사장이 사내적으로 정치적 약화
본사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우리들의 프로젝트 성과에 매주 박수를 보내주었던 AP 사장도 사내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유러피언이었던 그는 결국 브라질 경영진에게 큰그림을 보지 못하는 인사로 간주되었고…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그는 2005년말경에 회사를 떠났다. 현재 세계적인 모 콜라 회사의 유럽사장을 하고 있다. (이 분을 추종하는 유러피언들과 미국인들은 지금 다 그와 함께 일한다…)
4. 우리 회사 사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시잠점유율을 반전 당한 90년대 중반이후 10년간 반복되어진 시장에서의 실패들은 우리 회사 임직원들에게 뿌리 깊은 패배의식을 만연하게 했다. 이 프로젝트 당시에도…”우린 이제 가망이 없다. 도매상들의 반응을 봐. 이제 우린 진짜 마이너가 되가고 있어…”라는 의식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 뛰어 다니는 우리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았다. 마치 암말기 환자가 그를 위해 신약을 구하러 뛰어 다니는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할까…되면 좋지만…하는 그런…
5.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특수성
우리회사는 98년 당시 벨기에 회사가 최초 회사를 인수했고, 99년에 현재 J소주가 만들던 맥주회사 C사를 추가 인수해 만든 컴비네이션 회사다. 따라서 주된 사내 구성원들을 분류해 보면 전통적인 D그룹의 O맥주회사 출신들 + J소주에 입사해 C맥주를 만들던 J소주회사 출신들 + 외국회사화 된 이후에 들어온 외국계 기업 출신의 외인부대들이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J소주 회사의 성공적인 회생을 어떻게 보면 방해하는 프로젝트였다. 물론 경쟁사 인수를 방해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J소주사에서 볼 때는 훼방꾼이었다. 당연 친정이 J사인 우리회사의 내부 인력들 일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거…그렇게 극단적이게까지 우리가 대응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반응이 당연하다. 사실 우리측의 정보에 대한 leaking도 일부 존재했다.
6. 정부차원의 암묵적 관여
환경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유효하게 경쟁사의 J소주 인수를 가능하게 한 요소라고 본다. 여론과 정치권의 인식은 확연히 다르다.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국민경제와 연결이 되어있는 J소주사를 다시 유찰 시키는 것은 곧 정치적인 부담이었다. 또한 외국자본과 민족자본의 논리로 맞서는 구도설정 자체가 정치권에는 명분을 주었다. 참으로 비참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정치권의 명분인식에는 문제가 있다. 항상 그렇지만…우리에게 유리하면 글로벌이고, 불리하면 민족자존이다. 이 ‘암묵적 관여’라는 것이 얼마나 PA부분에서 힘을 발휘하는지…정확히는 겪어 보는 사람만 안다.
패자는 말이 많다. 그러나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learning이 없으면 그 다음의 승리는 없다. 패배에 대한 변명이라기 보다는 분석이라고 보면 된다. 이 분석요소들을 뒤짚어 보면 얼마나 경쟁사가 우수했는지를 알수 있다. 승리자는 항상 존경받아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PR이라는 것, Communication이라는 것, 그리고 여론이라는 것. 이런 것들이 홀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환경적인 요소들과 부문들이 함께 어우러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고 빈약한 진실을 그렇게 오랬동안 고생하면서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바보다. 경험해야 똑바로 아는 동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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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0.wp.com/pds5.egloos.com/pds/200708/25/97/d0046497_46cfe9893ca70.jpg?resize=240%2C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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